소설리스트

PART 42 (40/52)

PART 42

 「여러분, 우선, 무대세팅하는 걸 도와주세요. 

시로이시양의 책상만 중앙에 남겨두고, 다른 책상들은 모두 교실 구석으로 밀어넣어, コ(코)자형으로 만들어 주세요.」

 「저, 저기, 자, 잠깐만...」

사토미가 힘없는 목소리로 이의를 제기하려고 했지만, 모든 책상이 질질 끌리는 요란한 소리에 묻혀버렸다. 

(너, 너무해, 카오리. 내 책상위에서 스트립을 시킬 생각이야? 게다가, 사방팔방으로 둘러쌓이도록 해놓고...)

 사토미의 치욕쇼를 조금이라도 오래 구경하기위한 모든이들의 노력으로, 불과 1분이 채 안되서 무대세팅 끝, 

즉, 사토미를 위한 치욕의 무대가 완성되었다.

 「좋습니다, 그럼 시로이시양은, 자기 책상으로 돌아가세요.」

 카오리가 재촉하자, 사토미는 교단에서 내려가, 카오리의 말대로 책상 옆에 섰다. 

교단 반대편을 향해 서자, コ자형으로 자신을 둘러싼 클래스메이트들의 모습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부터 클래스메이트들이 주시하는 가운데, 진정 스스로 옷을 벗고 전라가 되어야 하는 것인가.... 

사토미는, 겨우 잊고 있었던 악몽같은 시간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럼, 지금부터, 시로이시양의 음란체크를 시작하겠습니다.」

마치, 문화제 출품작을 설명하듯, 담담한 어조로 카오리는 말을 이었다.

「체크방법은, 아까, 풍기위원인 노나카양이 제안한대로 입니다. 모두들, 이의 없습니까?」

이의없음, 이라는 모두의 대답을 확인한 후, 카오리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카오리가 진행 중 잠시 숨을 들이마시는 사이, 한 남학생이 경박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그 얘기는, 만약, 사토미가 음란하다고 판정되면, 아까 읽었던 선서문을 이번엔 정식으로 읽은 다음, 

모두 앞에서 알몸으로 오나니를 하고, 그것을 봐준 답례로 남학생 전원에게 펠라치오를 해준다는 거야?」

 (왜 그걸 지금 말해! 하여튼,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일만 생각하니, 남자애들한텐 맡길 수가 없다니까.)

미치요는 속으로, 살짝 한숨을 쉬었다.

 「그, 그런 일은 못해!」

미치요가 우려한대로, 사토미가 즉석에서 반발했다. 

「만약 그런 판정이 나왔다 해도, 왜 남자들한테, 그, 그런 일을 해야 하는 거야!」

 (이제, 어쩔 수 없군...)미치요가 입을 열려고 하자, 그보다 먼저, 짜랑짜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시로이시양은, 절대, 자신은 음란하지 않다고 아까 분명히 말했습니다. 

그럼 어째서, 음란하다고 판정된 경우에 대해 걱정해야 하는 거죠?」

카오리의 침착한 어조에, 미치요는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래,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어.)

 미치요의 그런 모습을 슬쩍 보고는, 카오리는 말을 이었다. 

「다만 그대신, 만약 시로이시양이 음란하지 않을 경우, 이제까지 있었던 낯뜨거운 행위들은, 시로이시양의 주장대로, 

전부, 누군가에게 강제당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하겠습니다. 따라서, 풍기위원인 노나카양이 보관하고 있는, 

시로이시양이 한 행동들을 기록한 자료들은 전부, 폐기처분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여러분?」

카오리는, 우선 사토미를, 그 다음 클래스 전원을 둘러보았다.

 요컨데, 카오리는 지금부터, 사토미에게 있어 천국과 지옥, 양쪽 결과중 하나를 초래할 수 있는 게임을 제안한 것이다. 

 사토미가 이기면, 이제까지의 부끄러운 행위들에 대한 기록은 전부 소멸되고, 명예도 회복되지만, 

만약 진다면, 클래스 전원 앞에서, 오나니를 연출하고, 거기에 더해 남학생 전원에게 펠라치오, 

교내에 있을 시, 여학생들의 어떤 부끄러운 명령에도 따라야 한다, 말하자면, 2학년 1반의 성노리개로까지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사토미가 거부할 수 없는 지경까지 몰아넣은 다음, 주홍글씨를 새기듯 선서문을 읽게 하다니...

미치요 못지 않은 카오리의 잔인함에, 클래스안이 다시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잘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한 점이 있지만, 갑작스레 등장한 매력적인 제안에 현혹되어, 사토미는 머리가 잘 돌아가질 않았다. 

(그럼, 앞으로 조금만 참으면, 이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지?)

어딘가에 함정이 있을 듯한 느낌도 들었지만, 그게 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침묵을 동의로 간주하고, 미치요가 말을 꺼냈다. 

「좋아, 그럼 빨리, 체크를 시작합시다. 지금부터 진행은, 풍기위원인 제가 맡아도 되겠죠?」

 (잘했어, 카오리)미치요가 카오리에게 윙크를 하며 일어섰다. 카오리도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럼, 체크를 시작하겠습니다. 학급회의 시간은, 에... 앞으로 35분 남았으니, 30분간, 

시로이시양이 부끄러운 모습을 하고, 남은 5분동안 성적반응 유무에 대한 체크, 필요하다면 시로이시양에게 선서를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일단, 시로이시양에게, 체크를 받기에 앞서 선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에... 비디오는 있습니까?」

미치요는 교실 뒷줄에 있는 한 남학생에게 시선을 건넸다. 그 남학생는 고개를 끄덕이곤,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일어섰다. 

「좋습니다, 그럼 여기, 시로이시양 정면에서 준비해 주세요. ...준비됐습니까?」

 「뭐야, 도대체, 무엇을... 선서는 체크 후라고 했잖아...」

어리둥절해 하는 사토미와는 달리, 미치요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겨우 체크를 해도, 그 후에 또, 『그건 강제되서 어쩔 수 없이 한 것입니다.』라는 둥 딴소리를 하면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이 체크는 시로이시양 자신의 의지로 받는 것임을 확실히 비디오 앞에서 선언해 주세요.」

미치요의, 사토미의 주장을 역수로 취한, 교활하고도 영악한 언변에, 교실안에 우레와 같은 갈채가 쏟아졌다. 

「이렇게 선언해보세요...」

미치요는 사토미의 귀에다 속삭였다.

 「...아, 알겠습니다.」

결심을 굳힌 듯, 사토미는 말했다. 

「체크결과, 제가 정상이라도 판명되면 그 비디오도 폐기처분되는 거죠?」

물론, 이라는 듯 미치요가 수긍했다.

 (알겠어, 선언하면 되는 거지? 좋아, 30분 후에는 어차피 폐기처분 될테니까... 그 후엔... 각오해, 미치요)

 「에... 저, S고교 2학년 1반 시로이시 사토미는, 성격에 풍기상 문제가 없는지를 판정받기 위해, 

지금부터 여기에서, 저, 저, 전라가 됩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가 여러분에게 부탁드려 행하는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무리 몇번이나 보여지고 있다고는 해도, 동급생들에게 둘러쌓여, 스스로 전라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굴욕이었다. 

게다가, 지금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강요당했기 때문이라고, 속으로 최소한의 위로가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스스로 자신의 전라를 봐주도록 부탁해야 하는 것이다.

 (절대 못빠져나가게 해주마. 그럼, 드디어 사토미의 대치욕쇼를, 시작해 보실까.)

미치요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체크 시작! 시로이시양은 신속히 옷을 전부 벗어주세요.」

 그 때, 비디오카메라를 준비해온 남학생이 손을 들었다. 

「자, 잠깐만! 한가지, 제안할 게 있어.」

클래스에서 경박함에 있어 1,2위를 다투는, 타카하시였다.

「그게, 전부 벗게 하는 건 관두면 안될까?」

 「이봐이봐, 뭐야 이제와서.」

남자들이 살기를 띤 눈으로 타카하시를 노려보았다. 

「이미 결론이 난 걸 다시 문제 삼지마. 시간이 없으니, 쓸데없는 소리 말라구.」

 「미안미안, 그게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라는 목소리를 양손을 흔들어 잠재우고는, 타카하시는 말을 이었다. 

「시간이 30분 남았으니, 조금씩 가는게 어때? 일단은, 초미니스커트 차림이 되게 한 다음, 교단 위에서 팬티 엿보이기 같은걸 하게 한다든가.」

 남자들이 타카하시의 진의를 깨닫자, 교실안의 험악한 공기가 순식간에 누그러졌다. 

「뭐야, 그런 말이야? 너, 이제보니 아주 페티쉬(fetish)한 놈이네.」

「아, 아니야! 그게 아니라, 지금까지 한 행동들을 재현시켜서, 그걸로 젖은 경우엔 완전히 게임오버라고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과연, 네 머리에서 나온 것 치고는 제법 괜찮은 생각인데? 하지만, 마지막껀 무리야. 이번엔 노출이라는 조건 뿐이라, 로터는 사용할 수가 없다구.」

「사토미, 로터가 없어 외롭지? 그 대신, 알몸으로라도 아주 부끄러운 모습을 시켜줄테니까, 기대하고 있으라구!」

 그것 참 재밌겠네,라는 폭소를 들으며 사토미는 치욕에 주먹을 꽉 쥐었다. 

(너, 너무해, 이제까지 있었던 일들을 한번더 떠올리게 하려는 의도야!?)

「잠깐만, 불순한 의도로 구경하는 사람은 의장이 퇴출이라고 했어. 지금 웃은 남자들은 전원퇴장이야! 

그리고, 어째서 또 녹화해야하는 거야? 이미 선언은 기록했잖아!」

 사토미의 반격에, 남자들은 움츠러들었지만, 이에 질새라 카오리가 되받아쳤다. 

「이봐요, 시로이시양,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군요. 조롱하는 말들을 쏟아낸다고 해서, 저질스런 눈으로 구경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클래스메이트로써의 배려차원에서, 사토미양의 수치심을 자극해주는 요소이므로, 체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남학생들의 갈채를 받으며, 카오리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비디오녹화는, 선언에서 체크결과까지, 자초지종을 어느정도 기록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 성적인 반응이 있었다는 걸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그래그래,라는 남자들의 동의가 이어졌지만, 사토미는 이에 질새라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반론했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불순한 의도로 구경하는 사람은 퇴장이라는 결론은 유명무실해집니다. 배려차원이라니 완전...」

그러나 사토미의 주장은, 카오리의 편파판정으로 묵살되었다.

 「시로이시양, 시간끌기를 하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이상 질질끌려고 한다면, 

오늘 방과 후에 긴급학급회의를 열어서, 체크를 계속할 것입니다. 

다른 반 학생이 들어오면, 그 학생도 체크장면을 보게 됩니다만, 그래도 괜찮습니까?」

카오리의 의장역할은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그 수완능력이 상당한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

 「아, 알겠습니다...」

다른 반 학생에게 전라를 보이는 감당못할 치욕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그래, 납득했으면, 시간도 없으니 서두르라구.」

타카하시가 완전히 안달이 난 얼굴로, 비디오카메라를 들이대며 말했다. 

「그럼 우선, 『S고교 2학년 1반 시로이시 사토미입니다. 저의 팬티를 봐주세요.』라고 한 다음, 스커트를 걷어 올려.」

 「.....」

주저하는 사토미를 향해, 여기저기서 일부러 하는 듯한 헛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사토미의 머릿속에서, 악몽같은 기억들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예, 예전과 똑같이 하라는 말이네...)

 사토미는 하는 수 없이, 비디오카메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S고교 2학년 1반, 시로이시 사토미입니다...」

그렇게 말하곤, 입술을 깨물며, 스커트 자락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저, 저의...패, 팬티를...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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