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9부 > -배신-
막혔던 숨이 뚫린듯 인혜의 앞을 가로막던 일들이 술술 풀리고 있었다.
대가를 치르긴 했지만 어쨌든 아들을 위해서 그녀는 무언가를 할 수 있었고 그 덕에 아들의 일은 잘 진행되고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변호사의 몫이다. 그는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녀가 보기에도 그는 유능한 변호사인것 같았다.
분명 본인이 호언한 대로 공소장 변경과 좋은 판결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녀는 믿었다.
합의 과정에서 법원 제출용의 서류작성들을 일부 도와주기는 했지만
아직 유기훈 변호사와 정식으로 선임계약을 한 건 아니었다.
오늘 그 문제 때문에 인혜는 유변호사의 사무실을 방문하기로 했다.
약속시간은 저녁 9시였다. 너무 늦은 시간이 아닌가 했지만 유변호사는 바쁜 사람일테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어쨌든 그녀는 돈을 내고 변호를 맡긴 정식 고객은 아니니 뒤로 미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퇴근 후 혼자서 식사를 하고 집에서 잠시 쉬다가 정성들여 몸치장을 했다.
가능하면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이 좋겠지...그녀는 밝은 색의 정장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다시 봐도 거대한 빌딩이었다.
빌딩 전체가 로펌의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모습만으로도 그들의 세상이 자신과 얼마나 다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위축되지 말자...생각하며 인혜는 빌딩 안으로 들어섰다.
사실 위축될 필요도 없는 것이, 정성껏 치장한 인혜의 모습은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유능한 커리어우먼의 모습이지
아들의 사정 때문에 신세를 지러 온 중년여인의 모습은 아니었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유기훈 변호사의 사무실이 있는 층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미 대부분의 직원들은 퇴근했는지 프런트의 여직원에게 안내를 받은 후 유변호사의 사무실까지 가면서 인혜가 마주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똑똑..노크를 하자 유변호사의 들어오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인혜는 조심스레 문을 열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사무실에는 박지용 사무장도 와 있었다. 인혜에게 유변호사를 소개시켜줬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올거라는 얘기도 없었고 딱히 그가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의 존재는 다소 의외였다.
인혜는 정중히 인사를 하고 박사무장의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그녀의 몸매를 훑어보는 박사무장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인혜로선 남자들을 상대할 때 일상적으로 겪는 일이었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일상적인 인사말을 몇마디 주고 받고 나서 유변호사가 본격적으로 일 이야기를 꺼냈다.
"어떻게...사실 전 합의가 거의 불가능할거라고 생각해서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의외로 저쪽에서 쉽게 합의를 해줬네요."
"네...그 민석이라는 아이가 아들이랑 고등학교 친구라서...아무래도 아주 모질게 하기는 그 아이도 어려웠나봐요."
순간 인혜의 머릿속에서는 며칠전 모텔방에서 민석 앞에 무릎을 꿇고 그의 물건을 빨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으나 급히 머릿속에서 떨쳐냈다.
잠시 유변호사가 가만히 인혜를 응시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친구도 친구지만...아마도 어머님의 진심이 통한 부분도 있을 겁니다. 어머님이 이렇게 헌신적이시니..."
"세상에 자식 일에 헌신적이지 않은 엄마가 어디 있겠어요."
그때 박사무장이 뜬금없는 말을 꺼냈다.
"거기다 어머님이 이렇게 아름다우시니 피해자 아버지도 맘이 돌아서지 않았겠어요? 미인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남자가 어딨겠습니까 허허허"
인혜에겐 굉장히 불쾌한 말이었지만 딱히 뭐라 할 처지도 아니어서 그냥 어색하게 웃고 말았다.
유변호사도 조금 불편한 표정을 짓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아무튼 제 예상대로...강민석이가 합의를 하니까 다른 피해자들도 줄줄이 합의를 해주네요.
아드님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녀석들이 다 한패거리거든요. 아마도 강민석이 그 중에 리더일거구요.
어떻게 강민석을 설득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른 녀석들은 그놈 따라서 움직이는거죠."
"네..."
아들의 진술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고마웠다.
"이제 합의가 됐으니 다음은 검사랑 판사쪽 작업인데...."
유변호사는 탁자에 놓여있던 서류를 뒤적뒤적 거렸다.
"검사가 서정은이고 판사가 이병천이라..."
그때 박사무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서정은 검사면 그 누구더라....이제현 변호사였나 그 양반이 연수원 시절에 따먹었다는 그 여검사 아닙니까?"
따먹다니...순간 예상치 못한 천박한 말에 인혜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유변호사가 엄한 표정으로 박사무장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거 여자분 앞에서 말 좀 조심해요, 박사무장. 확실하지도 않은 얘기를 가지고 그렇게...."
"네..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어머님"
"아뇨, 괜찮습니다."
잠시 서류를 뒤적이던 유변호사가 다시 말을 이었다.
"서정은이는 제가 직접 알지는 못하지만...여기 지검장이 제 대학 후배고 제 말이라면 껌뻑 죽는 놈이라 그 친구 쪽으로 연결하면 간단할 겁니다.
애초에 그래서 저도 자신있다고 말씀드렸던 거고....이병천 판사도 제가 판사할 때 밑에 있던 사람이라 제 말은 무시 못할겁니다.
딱히 어려운 점은 없겠네요."
인혜의 눈에 눈물이 핑 고이며 온 세상이 갑자기 환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난 몇달간, 아니 인혜의 평생동안 이렇게 아름다운 말은 들어본적이 없었다.
유기훈 변호사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으로 느껴졌다. 이 사람에게는 안되는 일이 없을 것 같았다.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자신과 아들을 위해서 무료로 나서주다니....
인혜는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그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리고 계약 문제는...어차피 제가 하는거라봐야 담당자들한테 전화 몇 통 돌리는 것 뿐이고...
정식 변호인으로 선임되어봐야 수임료니 뭐니 이것저것 복잡한 일밖에 없어요.
그냥 공식 변호인은 지금 있는 국선 변호사로 계속 가시고...전 그냥 비공식적으로 도와드리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얘기가 끝나고 나자 박사무장이 술을 한잔 하러 가자고 바람을 잡았다.
유변호사는 인혜가 시간이 되는지 물었다.
인혜에겐 불편할 수밖에 없는 자리였지만 굳이 거절해서 그들의 성의를 무시하고 싶지도 않았다.
셋이 찾아간 곳은 근처에 있는 어느 일식집이었는데 인혜는 영화에서나 보던 고급 식당이었다.
식당 주인이 유변호사에게 깍듯한 걸로 봐서 그는 그곳 단골인듯 했다. 셋은 조용한 방으로 안내되었다.
유변호사와 박사무장이 마주보고 앉았고, 인혜는 유변호사의 옆에 앉았다.
조금 있자 식사와 술이 나왔다.
두 남자의 술 마시는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인혜는 최대한 안 마시려고 했지만 박사무장은 끊임없이 술을 권했다.
사실 인혜는 여자치고는 주량이 상당히 센 편이었다.
소주 두병 정도는 너끈히 마시는 주량이었지만 두 남자가 마시는 속도로 봐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듯 해서 최대한 자제하며 마셨다.
유변호사와 박사무장은 계속 주거니 받거니 마시며 그녀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했다.
어떻게 해서 혼자가 됐는지, 남편과의 관계는 어땠는지, 혼자서 자식을 키우는 것은 어땠는지....
인혜에게는 이야기 하고 싶지 않은 개인적인 이야기들이었지만 분위기상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리고 힘들었던 인생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녀 역시 점점 감정이 격렬해지고 있었다.
유변호사는 신사적이고 품위있는 사람이었다.
박사무장의 말이 조금 지나치면 바로 타일렀고 인혜가 하는 말은 열심히 귀기울여 들어주었다.
어딘가 아버지 같은 느낌이라서인지 그녀는 평소보다 감정을 쉽게 털어놓게 되었다.
그녀의 삶에 너무 오랫동안 없었던, 의지할 수 있는 사람. 유변호사가 그런 사람으로 느껴졌다.
인혜는 한동안 술을 마셔본 적이 없었고, 누군가에게 이렇게 신세 한탄을 해본적이 없었다.
그녀는 심리적으로 매우 약해져 있는 상태였지만
아들을 지켜야 하는 엄마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하느라 다른 사람에게 약한 모습을 보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어느새 그녀도 점점 취하고 있었다. 유변호사와 박사무장은 번갈아가며 술을 따라주고 마시기를 재촉했다.
두 남자는 정신없이 술잔을 비웠고 빈잔은 계속 인혜가 채워주었다.
그녀는 어느새 두 남자의 술시중을 드는거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으나 그녀도 꽤나 취해 있었기에 깨닫지 못했다.
술이 술을 마신다고...그녀는 어느새 자신의 주량을 넘는 양을 마시고 있었다.
박사무장이 노래방에 가자고 분위기를 잡기 시작했다.
유변호사는 이번에도 인혜의 의견을 물었다.
인혜가 머뭇거리고 있자 박사무장이 그녀를 재촉했다.
"어머님, 마지막으로 노래방 가보신게 언제세요? 맘껏 놀지도 못하셨을텐데, 이제 한시름 놓으셨으니 한번 재밌게 놉시다.
변호사님도 이제 신경쓰셔야 될 일들이 좀 있을텐데 스트레스 좀 풀어드려야 되지 않겠어요?"
이번에도 그녀는 거절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다.
또 그녀 역시 상당히 취기가 올라있었기에 다소 경계심이 약해진 것도 있었다.
식당과 마찬가지로 노래방도 인혜가 지금껏 가본적이 없는 고급스러운 곳이었다.
노래방이라고 했지만 사실 단란주점이었다. 셋이 자리에 앉자마자 테이블엔 양주와 안주들이 차려졌다.
유변호사와 인혜는 신나는 노래는 부를 줄 몰랐지만,
박사무장이 열심히 춤추고 노래부르고 하면서 분위기를 띄운 덕에 어느새 꽤나 달아오른 분위기가 되었다.
두 남자는 연신 위스키를 마셔댔고, 인혜 역시 몇 모금 마시자 점점 술기운이 올라왔다.
박사무장이 노래를 부르면서 은근 슬쩍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려도,
그녀는 그게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자자 이번엔 분위기 있는 곡 하나 갑니다."
박사무장이 이번엔 부드러운 발라드 곡을 골랐다.
"나 노래 부르는 동안 두분 또 앉아서 구경할라고 그러죠? 안돼요 이번엔.
두분 여기서 블루스. 블루스 함 춰요."
박사무장은 유변호사와 인혜를 억지로 달라붙게 했다.
유변호사도 마지못한척 인혜의 몸을 부드럽게 안았다.
사실 거의 접대부나 다름없는 이런 취급을 평소의 인혜라면 받아들이지 않았겠지만,
지금 인혜는 거의 모든 경계심을 내려놓고 있는 상태였다.
그건 과음을 한 탓이기도 했고, 그냥 즐기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기도 했다.
둘은 완전히 밀착하지는 않은 채로 어색하게, 유변호사는 인혜의 허리를 잡고 인혜는 그의 어깨를 잡은 채로
조금씩 몸을 움직였다. 인혜는 그냥 재밌다는 듯 멋쩍게 웃을 뿐이었지만,
그런 인혜를 내려다보는 유변호사의 시선은 그녀의 발갛게 달아오른 목덜미와, 옷 위로도 크기를 짐작할 수 있는 그녀의 젖가슴에 향해 있었다.
노래를 부르는 박사무장의 시선도 바지를 터뜨릴듯 탱탱하게 부풀어오른 그녀의 엉덩이와
그 위로 살짝 드러나 있는 삼각형의 팬티 라인을 향해 있었다.
두 남자의 성욕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지만 인혜는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박사무장이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는 사이,
어느새 유변호사와 인혜는 자리로 돌아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유변호사가 빈잔을 인혜에게 내밀었다. 인혜는 술병을 두손으로 받쳐들고 그의 잔을 채웠다.
그때, 인혜의 허벅지 위로 두툼한 유변호사의 손이 올라왔다.
인혜는 소스라치게 놀라 유변호사를 쳐다봤지만, 그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듯 노래하는 박사무장만 쳐다보고 있었다.
인혜는 당황하여 박사무장 쪽을 봤다. 그는 노래를 부르며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바지를 입고 있었지만 그건 얇은 여름용 정장바지였다.
어느새 유변호사의 손은 그녀의 허벅지 안쪽을 살짝 주무르고 있었다.
"변호사님...."
인혜는 술병을 내려놓고 그의 손을 잡아 떼어놓았지만 이번엔 그의 손이 인혜의 허리를 감았다.
얇디 얇은 블라우스 위로 뜨거운 그의 손이 인혜의 옆구리를 만지는 것이 느껴졌다.
"변호사님 왜 이러세요..."
어느새 술기운이 확 날아간 인혜였다.
유변호사와 박사무장은 이런 식으로 여자를 가져본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유변호사 역시 처음부터 이런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깨끗한 판사였고, 퇴직 후에도 성실한 변호사였다.
물론 그의 변호가 모두 합법적인 방식만을 쓴 것은 아니었지만, 딱히 다른 변호사들이 하지 않는 일탈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던 그가 달라진 것은 3년 전쯤 맡았던 어느 사건 때문이었다.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어느 교사의 사건이었다.
교사 본인과 그 아내가 함께 찾아와서 그와 상담을 했다. 아내는 30대 중반의 상당한 미인이었지만, 처음엔 유변호사도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점점 눈시울이 붉어지는 그녀를 보며, 유변호사는 이상한 욕정에 휩싸였다.
그는 그 사건을 충분히 무죄로 만들 자신이 있었다. 그에겐 딱히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는 그녀가 우는 모습을 더 보고 싶었고 굉장히 어렵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결국 유변호사가 원하는 가격을 맞출 수 없었던 부부는 사무실을 나갔다.
그리고 며칠 후 교사의 아내가 혼자서 그를 찾아왔다.
그녀는 눈물이 글썽글썽해서는 남편을 무죄로 만들어주면 자기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고 했다.
몸을 주겠다는 말을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의도는 명백했다.
그때 이미 60줄에 접어들고 있었던 유변호사는 수십년간 느껴본적 없었던 커다란 흥분을 느꼈다.
그토록 단단해진 자지를 느껴본게 얼마만인가.
그는 그 자리에서 다짜고짜 그녀의 치마를 걷어올리고 스타킹을 찢어버리고는 보지에 자지를 박았다.
대낮에 사무실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그녀는 작은 소리로 흐느낄 뿐 비명을 지르지 않고 그에게 몸을 내주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도 몇달간 거의 매일같이 그녀의 몸을 짓밟으며 유변호사는 그녀의 요구대로 그 남편을 무죄로 만들어주었고,
그녀에게 질리자 다른 사냥감을 찾아나섰다.
그가 가진 힘. 그 힘을 원하는, 약하지만 정숙한 여자들. 그녀들을 자신의 힘으로 도와주고 그 댓가로 몸을 받는다.
그에겐 지금까지 이 좋은 걸 왜 안 하고 살았나 후회될 정도로 즐거운 유희였다.
새로운 사냥감이 눈 앞에 나타날때마다 그의 심장은 다시 뛰었고 그는 점점 그 감각에 중독되어갔다.
그리고 그런 그가 사냥감을 찾는 것을 도와주기 시작한 사람이 박사무장이었다.
원래 유변호사의 고교 후배였던 박사무장은 우연한 기회에 유변호사의 부도덕한 사냥을 알게 되었고
그에게 협조하면서 자신 역시 떡고물을 챙기고 있었던 것이다.
인혜를 처음 본 박사무장과 유변호사는 어느때보다도 큰 흥분을 느꼈다.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그녀는 지금껏 가져본 어떤 여자보다도 아름다웠다.
더욱이 그녀의 아들은 너무나 큰 죄를 지었다. 그녀의 아들을 그 죄에서 구원해줄 수 있는 힘을 유변호사는 가지고 있었다.
그녀를 가지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그들은 성공을 100퍼센트 확신했다.
물론 피해자인 강민석이 그녀와 합의를 해주지 않는다면 유변호사의 힘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그들에겐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인혜의 부드러운 몸의 감촉을 드디어 손에 느낀 유변호사의 심장은 6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쿵쾅거리고 있었다.
반면 인혜는 온 세상의 공기가 갑자기 바뀐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처음부터 그녀는 박사무장의 음흉한 시선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시선은 그녀가 남자들을 만날때 늘상 느끼는 것이었다.
몸매가 여자다워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수십년간, 그녀가 남자를 대할때마다 열에 일고여덟은 그러한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유변호사는 그렇지 않았다. 사실 인혜는 변호사같은 사람들을 많이 대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해 다소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는 점잖고, 신사적일 것이라는 것. 그리고 유변호사는 정확히 그런 이미지에 부합하는 사람이었다.
더욱이 그는 60대의 노인이었다.
인혜가 느낀 것은 당혹감, 그리고 배신감이었다.
'이 사람도?'
그도 결국 민석과 같은 부류였던 것이다.
그녀가 처한 상황을 약점 잡아 그녀의 몸을 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변호산데...판사였던 사람인데...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
결국 세상에 무료라는 건 없는 것이다. 그녀는 그 변호사를 살 돈이 없었으니, 돈이 아닌 다른 걸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신세가 수치스러워 다시 눈에는 눈물이 고였지만, 인혜는 더이상 유변호사의 손을 거부하지 않았다.
인혜가 저항하지 않자 옆구리를 더듬던 그의 손이 인혜의 가슴을 향했다.
"몸매관리를 아주 잘했네....피부도 부드럽고..."
브래지어 위로 인혜의 젖가슴을 떡주무르듯 주무르면서 유변호사는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빨통도 크고...냄새도 향긋하고..흐흐흐..."
유변호사에 대한 배신감 못지 않게 그녀를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지금 그 공간에 둘 외에 다른 남자가 한명 더 있다는 것이었다.
박사무장은 노래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와 둘의 맞은 편에 앉았다.
유변호사는 이제 두손으로 마치 자신의 것인양 인혜의 몸을 주물러대고 있었다.
한손은 엉덩이로 파고 들고 한손은 젖가슴을 주물렀다.
얼굴을 빨갛게 한채 어쩔줄 모르고 그의 애무를 받아들이고 있는 인혜의 모습을,
박사무장은 음흉한 미소를 띤채 정면에서 감상하고 있었다.
"어떠세요, 선배님. 쓸만합니까?"
"아무렴. 직접 만져보니까 보는 거 이상이네."
"큭큭큭..."
둘은 대놓고 그녀의 몸이 마치 물건이라도 되는 양 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유변호사의 손이 그녀의 허벅지 안쪽을 쓰윽 쓰다듬더니 옷 위로 보지를 움켜쥐었다.
"꺄악"
인혜가 비명을 지르며 엉덩이를 옆으로 뺐다. 둘은 그 반응이 재밌는지 깔깔 웃어댔다.
"선배님, 저도 좀 보여주세요. 여기선 만지질 못하니 보기라도 해야될거 아닙니까."
"그럴까?"
유변호사의 손이 인혜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자..잠깐만요."
인혜가 그런 유변호사의 손을 제지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 아무리 몸을 버린다고 해도 이렇게는...
두 남자에게 동시에 노리개가 된다는 건 너무 심하다. 거기다 이곳은 술집아닌가.
"가만히 있어!"
유변호사가 호통을 치고 다시 단추를 풀렀다.
"잠깐만요,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그녀도 목소리를 높이며 저항했다.
"이..썅년이..."
순간 유변호사의 얼굴이 무섭게 변하더니 그녀의 블라우스를 양손으로 잡아 좌우로 잡아당겼다.
"꺄아악!"
후두둑 하고 단추들이 떨어져 나가며 하얀색의 브래지어와 그보다 더 하얀 속살이 드러났다.
유변호사는 브래지어를 잡아 위로 끌어올렸다. 인혜의 커다란 유방이 브래지어 밖으로 튕겨져 나오면서 출렁였다.
인혜의 비명과 두 남자의 탄성, 그리고 낄낄대는 웃음 소리.
인혜는 두 팔로 젖가슴을 감싸며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유변호사도 따라 일어나서는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 소파에 쓰러뜨리곤 그 위로 올라탔다.
"이러지 마세요!! 변호사님, 꺄아악!!!"
그러나 그녀의 비명소리는 어느새 박사무장이 재빨리 음악을 틀어 그 소리에 묻혀버렸다.
박사무장은 연달아 몇곡을 더 예약하고는 인혜의 머리 윗쪽에 앉아서 바둥대는 그녀의 두 팔을 붙잡았다.
유변호사는 인혜가 몸을 흔들때마다 출렁이는 그녀의 젖가슴과 젖꼭지를 핥고 빨아대다가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제발..제발 하지 마세요..."
인혜는 어느새 비명을 멈추고 울고 있었다.
박사무장이 그런 그녀의 얼굴에 대고 속삭였다.
"아들 살리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안그래요 어머님? 우린 뭐 땅파서 장사하나"
유변호사는 순식간에 그녀의 바지와 팬티를 벗겨내렸다.
"캬..죽이네요."
"그러게..명품이네 이거...흐흐흐"
드러난 그녀의 하체를 보며 둘은 또다시 킬킬댔다.
인혜는 두 다리를 바둥거렸지만 유변호사는 바지를 내려 자지를 꺼내고, 손바닥에 침을 뱉어 자지에 바르더니,
인혜의 하체에 체중을 싣고는 그녀의 보지속에 자지를 밀어넣었다.
"아아아아.....흑흑..."
그의 자지는 평균 이하의 크기였지만 나이치곤 빳빳하게 발기되어 있었다.
박사무장은 울고 있는 인혜의 얼굴을 핥아댔다.
유변호사는 헐떡이며 그녀의 젖가슴을 빨면서 허리를 흔들어댔다.
자신이 가진 힘을 확인하는 순간. 여자를 짓밟는 순간이 그에겐 바로 그런 의미였다.
여자들에게 처음엔 점잖은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그의 취향 중 하나였다. 배신감에 충격받는 여자들의 모습이 그에겐 즐거웠던 것이다.
"이년 빨통이 아주 좋아..."
"딱 제가 그거 보자마자 이건 대박이다 싶어서 선배님한테 가지고 간거 아닙니까. 큭큭큭.."
"그럼 너도 한번 빨아봐라, 이쪽"
"그럼 감사히 큭큭큭.."
유변호사는 인혜의 보지를 박으면서, 박사무장은 그녀의 머리 위쪽에서, 각각 그녀의 유방을 한쪽씩 빨아대기 시작했다.
"하지마요..흑흑...하지마요 제발....그만..."
집도 모텔도 아닌 술집에서, 두 남자에게 동시에 유린당하며 그녀는 자신의 삶이 한단계 더 비참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헉헉..싼다..싼다...윽..."
유변호사는 자지를 뽑더니 인혜의 하얀 배위에다가 정액을 싸놓았다.
그리곤 바닥에 떨어져있던 그녀의 팬티를 집어 그것을 쓱쓱 닦아냈다.
'조루 새끼..'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박사무장은 속으로 비웃음을 흘렸다.
유변호사가 끝나자 이번엔 박사무장의 차례였다.
그는 테이블에 인혜의 상체를 엎어놓고는 뒤에서 박아댔다.
욕정을 해소한 유변호사는 맞은편에 앉아 그 모습을 감상하면서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불렀다.
박사무장의 자지는 민석의 것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평균 이상의 크기여서 상당히 아팠다.
더구나 그가 박아댈때마다 허벅지가 테이블 모서리에 눌리는 것도 아팠다.
그가 인혜의 머리를 붙잡아 테이블에 짓누른 채로 박아댔기 때문에 테이블에 눌려있는 옆얼굴도 아팠다.
그러나 그런것보다도 더 아픈 것은 굴욕적인 그녀의 처지였다.
그녀의 눈엔 아직 먹지 않은 안주들과 양주병들이 보였다. 마치 자신이 테이블 위의 안주들과 동격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이 사람들은 자신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식욕을 해소하기 위해 음식을 먹는 것처럼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따먹고' 있을 뿐이었다.
한참을 박아대던 그는 사정이 임박하자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얼굴을 자지 앞으로 끌고 와서는
얼굴에 비린내나는 정액을 뿜어댔다.
사정이 끝나고 그가 머리채를 잡았던 손을 놓자마자 그녀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바닥에 구토를 했다.
블라우스는 찢어지고 브라는 위로 끌어올려져 젖가슴이 드러나 있었고, 하체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그리고 얼굴엔 허연 정액을 뒤집어쓴 채로, 그녀는 가라오케의 테이블 아래에서 자신이 게워놓은 토사물 옆에 주저앉아 있었다.
처참한 자신의 처지에 온몸이 떨렸다. 이젠 울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지쳐서 흐느적대는 그녀의 얼굴을 아까 사용했던 팬티로 대충 닦고, 바지를 입히고 위에는 박사무장의 정장 재킷을 입히더니,
차에 태워 혼자 사는 박사무장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날 밤의 능욕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