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나는 먼 미래의 끝에서 현실의 허무를 본다. 내게 현실은 과거이다. 이미 죽
어버린 껍질이다. 그 어느 것도 진정이 될 수 없으며 실재가 아니다. 언어,
대화, 고백등이 무슨 의미를 가지겠는가? 이미 잊혀지기 시작했는데... 그 많
은 단순한 충동에서 비롯된 행위들. 그 열정어린 행동들이 나의 모든 젊은
모습을 앗아버리고 나에겐 허무밖에 남은 것이 없다. 실로, 나는 모든 것을
경험해버린 후회와도 같은 침묵이었던 것이다! -
윤민은 타다남은 담배를 손에 낀채 수첩을 뒤적여 보았다. 아직 학원의 수업
시간은 10여분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어차피 시작되어봤자 한명밖에 들어와
있지 않을 것이었다. 한명만이 자신의 수업을 듣게 된 날도 4일쯤 되었다.
윤민은 이제 학원을 그만두어야 할 날이 다가왔음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느
끼고 있었다. 먼저 그만두겠다고 말할 것인가, 그만두라고 할때까지 모른체
버틸 것인가.
별다른 장식없는 수첩. 낡을대로 낡았지만, 여러 빛바랜 잉크들이 뒤섞여 자
신의 편린들을 남기고 있는 기록이었다. 별로 할 일이 없거나 마음이 공허해
지면 아무 생각없이 뒤적거려 보는게 습관이었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자신
이 끄적거려 놓은 글귀들을 발견하고는 예전의 상념으로 자신을 눕히곤 했
다. 수첩의 한 귀퉁이에서 눈에 익은 글귀가 들어왔다.
나, 슬픈 일이 있었어...
어느 날인지도 몰라. 밤하늘에 길게 뜬
유성이 나에게 숨막히는 인사를 하던 날,
나, 문득 이부자리 곱게 펴고 누웠을 너를
생각하고 있었어...
외롭지만 혼자서 뜨고 지는 일을 계속하는
법칙을 인정하고선, 살 의미를 잃어버린채
누웠다 일어나는 법칙을 나는 배웠어.
나, 사람의 슬픈 사랑을 다시 배웠어...
너에게서... 길고 긴 여운을 남기고 끊어진
수화기들에서...
채련이 결혼한 후에도 별다른 감정없이 지낼 수 있었다. 지낼 수 있으려니
했다. 그 겨울밤까지는... 윤민은 머리가 다시 시려왔다.
바람이 대기를 흩뿌리는 밤이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윤민도 몰랐었다. 갑자
기 잠이 깨는가 싶었더니,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아이처럼 울고 있었다. 하
염없이 울던 그 겨울밤, 창을 두드리는 바람의 기척에도 아랑곳없이 마냥 흐
느껴 울던 밤. 그 밤이 지나고 몇 날이 지나서야 윤민은 그 때 자신의 마음
을 그토록 에이게 하던게 무엇인지 알았다. 상실감이었다. 자신의 소중한 존
재를 이제 영원히 잃어버렸다는 지독한 상실감에 마음의 균형이 무너진 것이
었다. 그리고, 그 후에도 가끔씩 같은 경험을 해야했다. 그건 자신의 과거를
잃어버린 것과 같았다. 자신의 과거를 기억해 줄 사람, 그때 그랬지하며 과
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망각의 무덤속으로 보내버리는 것
과 같은 상실감을 윤민은 짙게 경험해야 했다. 그리고, 저녁바람이 볼을 스
치고 지나가는 어느날에 수첩을 꺼내어 끄적여 본 편지의 서두였다. 이부자
리 곱게 펴고 누웠을 너, 채련... 네 옆에는...
[최윤민씨. 저 좀 보세요.]
감정없는 여자의 목소리. 새된 소리로 원장이 윤민을 불렀다. 최선생님이 아
닌 최윤민씨라고 불렀다. 윤민은 끝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말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숨이 막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원장님. 오늘로 그만두겠습니다.]
원장의 눈썰미가 고마운 빛을 띠었다. 원장은 왜 윤민이 그만두겠다고 하는
지 이유도 묻지 않았다. 그정도쯤이야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가 알고 있는
사항이다.
[강의 마치고 오세요. 오늘까지의 급료 계산해 두겠습니다.]
시원스럽게 질질 끌지 않고 끝나 양쪽다 불만스럽지 않았다. 마지막 강의
라... 윤민이 조금은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강의실에 들어갔다. 긴머리카락을
찰랑찰랑 늘어뜨리고 솜털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혜연이 앉아 있었다.
[어쩌지, 선생님이 오늘로 그만두게 돼서?]
[어머! 왜요?]
글쎄, 왜라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을 한다? 글쎄, 그건 혜연이 너도 짐작하고
있는건 아니니? 윤민은 그냥 얼버무리고 말았다. 미적미적하게 10여분이 흘
렀다. 강의를 하는 윤민도 힘이 없이 맥빠진 음성이었고, 듣는 혜연이 역시
건성건성으로 고개만 가끔 끄덕이는 정도였다. 혜연이가 지루했던지 그만하
자고 말했다.
[선생님, 마지막인데 수업하지 말아요.]
윤민도 내심 반가왔다. 그냥 끝냈으면 싶었다.
[그럴까? 그럼, 어떻게 한다?]
[얘기해요.]
[무슨 얘길?]
[선생님 첫사랑이요.]
왠지 선생님에게선 고독한 냄새가 강하게 난다고 혜연이 생각해 오고 있었
다. 항상 우울이 뒤를 따라온다는 표정으로 눈매가 씁쓸했다. 기력을 잃은
남자, 생명이 없는 남자. 평범한 모습중에 오직 특이하게 우수에 가득찬 시
린 표정만이 살아있는 남자.
[듣고 싶니?]
[예.]
윤민도 얘기하고 싶었다. 얘기를 할 상대가 필요했다. 자신의 아린 기억을,
과거를 나눌 사람이 필요했다. 어차피 오늘이 지나면 이런 기분은 한동안 잠
잠할 것이다. 그러기 전에 얘기하고 싶었다.
윤민은 생각했다.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채련을. 몸도 섞어보지 못한 첫사랑
을. 대학교에 복학해 3학년일때, 채련도 3학년이었다. 같은과 후배, 군대가
기전에는 아직 학교에 들어오지도 못한 후배. 그룹프로젝트건으로 같은 그룹
에 속하게 된게 친해진 계기가 되어, 그 후 같이 어울려다니게 되었다. 윤민
은 자신이 생각해도 채련과 후배이상으로 친해진게 신기했다. 채련은 어딜가
나 빛나는 주역이었다. 활달했고, 미모를 지녔고, 글래머였다. 늘씬한 키가
가리워질 정도로 채련은 볼륨이 있었다. 가슴이 핸드볼공을 반으로 잘라 한
쪽씩 엎어놓은 것 같았다. 거기다 하복부의 골반과 허벅지가 풍만해 바지를
입으면 그 부위가 꽉 끼었다. 옷을 찢을듯이 톡톡 튀어나온 채련의 몸은 학
과뿐만 아니라 학교안의 웬만한 남자들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몸이었다. 그
런 몸이 별볼일 없이 평범한 자신과 후배이상의 관계로 지내게 될 줄은 몰랐
다. 후배이상의 관계. 애인은 아닌 관계. 어쩜, 애인이 될 수도 있었다. 그
놈만 없었다면. 김규진.... 정말 잊고 싶은 이름이었다. 자신은 별볼일 없는
놈인데도 불구하고 그 녀석은 잘난 부모를 둔 덕분에 호강하고 있었다. 어떻
게 된 학과인지 그런 놈이 과학생회장이 되어 설치고 있었다. 제 멋대로 하
고 싶은 건 다 하고 다니는 녀석. 항상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며 여자애들을
태우고 다니는 녀석. 쳐다 보기도 싫은 녀석이었으나, 왠만한 술친구들은 그
를 따랐다. 배알도 없이 술값내기가 싫어...
규진과는 거의 말도 안하고 지내는 사이였다. 서로 미워한다는 사실을 잘 알
고 있었다. 윤민이야 그녀석 자체가 싫었지만, 규진은 그 이유가 채련때문이
었다. 규진또한 채련에게 보통이상의 관심을 쏟고 있었다. 그래서 규진은 윤
민이 채련과 다정히 지내는 것을 눈에 띌정도로 불쾌해했다.
학과의 웬만큼 생긴 여자애들은 다 규진과 보통이상의 일이 있다는 설이 나
도는 터라 윤민에겐 항상 신경이 쓰였었다. 신경을 안 쓸수 없던게 채련 또
한 과학생회 간부여서 둘이 같이 있을 시간이야 만들면 될 정도로 부족함이
없어서였다.
그런데, 규진을 경계하며 채련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1년이었다. 겨울 LT
를 다녀온 채련이 변해 있었다. 아무런 설명도, 이유도 없이 윤민에게 결별
을 선언했다.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며 밤거리의 가로등 위에 얹힌 눈이 보
이는 창을 가진 찻집에서 선후배사이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아직 키스밖에
해 보지 못했는데...
4학년이 되어 학기가 시작되자, 규진과 채련이 함께 다니는 걸 자주 보게 되
었다. 둘다 학생회에서 물러나 그렇게 자주 만날 이유는 없어 보였는데...
뻔한 스토리였다. 규진과 채련은 공인된 사이가 되었고, 기말시험이 끝나자
그해를 넘기기 전에 결혼했다. 윤민은 결혼식에 가지 않았다. 4학년의 그때,
바로 그때 이후로 그들의 모습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윤민은 모든 얘길 혜연에게 할 수는 없었다. 대충 간추려 뻔한 실연얘길 해
주었다. 어느덧 윤민은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혜연은 윤민이 조금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정
도 실연했다고 사람이 저모양이 될 수가 있을까. 혜연은 윤민의 얘기를 들으
면서 이제 만날 일이 없는 선생님을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17살
로는 당찬 생각이었지만, 혜연은 윤민이 가련해보였다. 자신의 마음속에 그
딴 생각이 들어왔다는게 전율스러웠지만, 혜연은 자신에게 놀라면서도 그 생
각에 충실하게 따랐다.
혜연은 팬티를 내려 한쪽 발목에만 걸치게 한다음 그 발목을 다른 책상위로
올렸다. 학원용책상은 흔히 볼수 있는 책,걸상겸용이었다. 받침이 철제로 되
어 뼈만 앙상한 책상, 하반신이 훤히 보이는 책상. 치마가 스르르 복부쪽으
로 내려가 혜연의 상큼하고 은밀한 모든 비밀이 윤민의 눈앞에 드러났다.
윤민은 돌발적인 상황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혜연이 이런 애인줄 상상도 해
보지 못하던 일이었다. 갑자기 자신의 팬티를 벗고 보란듯이 다리를 벌리다
니... 대학교에서 짓궂은 여학생들이 미니스커트차림으로 앉아 다리를 꼬고
흔들어대어 강사를 놀려주던 것보다 더 심했다. 아주 노골적으로 혜연이 나
오고 있었다. 윤민의 목에서 목젖이 움직였다. 직업촌에 가끔 가보았지만,
이런 꽃보지를 보는 일은 처음이었다. 저절로 바지가 부풀어 올랐다. 팽팽한
꽃보지가 자신을 유혹하고 있었다. 윤민은 전의 일이 생각났다. 이것과는 달
랐지만 요점은 같았다. 여자가 차려주는 밥상이었다. 전에는 그 밥상에 손대
지 않아 이모양이 되었다. 그후로 윤민은 배운게 있었다. (*)여자가 차려주
는 밥상을 거부하는 것은 남자의 수치다. 윤민은 혁대를 끌르고 바지를 내렸
다. 팬티도 같이 내렸다. 윤민의 것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혜연의 꽃보지를
주시했다.
혜연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엄머, 엄머!' 거기까지 평범할 거라고
생각했던 건 속단이었다. 이제 두명의 남자를 받아보았지만, 윤민의 자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거대했다. 덜컥 겁이 났다. 길이도 길이지만, 굵기가 대
단했다. 골프공만한 직경의 귀두가 화가 날대로 나 자신을 보고 있었다. 혜
연은 겁에 질려 새파래졌다. 저만한걸 받아들일 자신이 없었다. 경솔한 행동
이 후회되었지만, 이미 늦었다. 윤민이 혜연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혜연은
눈을 질끔 감았다. 자신을 붙잡는 손이 느껴지더니 그 손이 자신을 일으켜
벽에 손을 대게 했다. 혜연은 벽에 손을 대고 엎드린 자세가 되었다. 혜연의
팬티는 한쪽 발에 걸린 채로 혜연의 치마가 걷혀져 혜연의 꽃보지가 무방비
상태가 되었다. 거대한 몽둥이가 보지를 벌리는 걸 알았다.
[으읍, 읍, 읍, 읍읍, 으읍.]
혜연은 보지가 찢어지는 것 같았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지를 수는 없
었다. 목에서 걸리는 소리가 나왔다. 보지가 화끈거렸다. 쾌감이고 뭐고 보
지가 너무 아팠다. 선생님의 자지가 이렇게 클줄 몰랐던게 잘못이었다. 선생
님이 너무 세게 박고 있었다. 섹스전의 애무도 없이 무작정 자신의 보지를
찌르고 있었다. 너무 아파 눈물이 배어나왔지만, 울음을 터트릴 수도 없었
다. 원장이 들을까 겁이 나 숨을 죽였다. 목에서 계속 읍읍하고 탁한 소리가
났다.
윤민의 자지는 혜연의 꽃보지에 다 들어가지도 못했다. 그러나 윤민은 혜연
의 보지가 너무 좋았다. 질점막이 자지에 완벽하게 감겨왔다. 소녀의 꽃보지
에 박고 있다는 정신적 쾌감도 있었다. 신나게 박으며 슬픔도 고독도 자신을
잊어갔다. 야무진 혜연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며 꽃보지를 마음껏 찔렀다.
[읍, 읍, 아읍, 읍읍, 읍읍읍, 으읍.]
혜연은 선생님이 심하게 박는 바람에 다리가 밀려 수그린 머리가 벽에 닿았
다. 선생님이 박을 때마다 목이 꺽여져 선생님의 개불알을 보아야 했다.
[읍읍, 으읍, 으웁, 읍, 아웁.]
머리가죽이 벗겨지는 것 같았다. 혜연은 목이 부러지지나 않을까 두려웠다.
선생님이 보지를 찌를때마다 벽에 박치기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보짓살이
부어오르고 있었다. 질구가 퉁퉁부었으나 윤민의 자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질
구속을 파헤치고 있었다. 윤민도 말이 없었고, 혜연도 말이 없었다. 혜연은
어서 이 시간이 지나갔으면 바랬다. 선생님이 빨리 쌌으면 싶었다. 보지를
뚫리면서 상대방이 빨리 싸길 기다리긴 이번이 처음이었다.
[허, 허, 허으.]
윤민의 입에서 쉰소리가 났다. 소리는 혜연의 입에서도 혜연의 꽃보지에서도
났다.
[아읍, 아웁, 읍, 으읍, 읍읍, 읍, 읍.]
[뿌이익, 찌이꺽, 뿌이익, 찌이꺽.]
최대로 겨우 찢어지지 않고 늘어난 혜연의 질벽틈으로 거품이 밀려나왔다.
윤민은 자지가 끊어질정도로 수축하는 소녀의 꽃보지에 감사했다. 달덩이처
럼 피어오른 소녀의 엉덩이가 눈앞에 보이고 파들거리며 벽에 머리를 비비는
혜연이 보였다. 윤민은 거의 정상에 도달했다고 생각했다. 뿌리쪽에서 정액
이 올라오는게 느껴졌다. 혜연의 보지안에 싸기는 미안해서 얼른 자지를 뽑
아 혜연의 엉덩이 위쪽 꼬리뼈 바로 아래에 갖다댔다. 윤민의 혈압이 높아지
며 강렬한 쾌감이 올라왔다.
[으으... 채련아..]
툭툭하며 윤민의 정액이 혜연의 엉덩일 강하게 누르며 귀두와 엉덩이 틈으로
밀려나왔다. 혜연의 엉덩이가 정액으로 온통 엉망이 되었다. 울컥울컥하며
최후의 숨을 쉬며 나머지 정액이 간격을 두고 끄물거리며 혜연의 엉덩일 맛
사지해주었다.
혜연은 선생님이 싼것을 알고는 겨우 숨을 돌렸다. 얼른 팬티를 다시 입었
다. 엉덩이가 축축했지만, 보지를 다시 보여주기가 싫었다. 보지전체가 불에
데인듯 화끈거렸다. 제대로 집까지 걸어 갈수가 없을 것 같았다. 목도 뻐근
했다. 채련? 선생님의 기억의 이름인것 같았다. 다시는 보지를 남에게 쉽게
대주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역시 오빠하고 할때가 즐거웠다. 자신도 오르
가즘을 느껴 사시나무떨듯 보지를 떨고 싶었다. 큰게 좋은게 아니라는 걸 혜
연은 이번 경험을 통해 배웠다.
원장에게서 돈을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가며 윤민은 혜연일 생각했다. 자신에
게 보지를 대준 혜연이가 고마웠다. 갈보들하고 할때처럼 마구잡이로 자신만
한게 미안했다. 꽃보지에 정신이 팔려 혜연이도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
을 깜박했다. 미안했다. 그리고, 미안한건 또 있었다. 혜연에게 얘기를 다
한건 아니었다. 채련에의 기억. 되살리기 싫은 기억이 있었다. 어두워지는
거리의 야경을 불빛에 비춰보며 좌석버스의 좌석에 몸을 파묻고 윤민은 곰곰
히 생각에 잠겼다.
여름의 타오르는 날이었다. 방학을 이용해 채련과 윤민은 2박 3일의 등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윤민은 기대에 부풀었다. 둘만의 여행에 채련이 승낙한 것
은 자신을 확실한 사람으로 인정해 준 것이라고 여겼다. 가슴뿌듯한 산행이
었다. 민박은 하지 않고 텐트에서 잘 생각이었다. 설악산 대청봉을 향해 오
르면서 중간에 텐트를 치고 밤을 보내고 다음날 대청봉을 정복하고 내려오면
서 중간에 텐트를 칠 생각이었다. 그런 일정이면 2박 3일이 오붓하게 지나가
리라 생각했다. 텐트는 하나였다. 등산을 계획하면서 텐트는 하나만 가져가
기로 의논을 보았다. 채련이 거기에 토를 달지 않고 그러자고 했다. 윤민은
그때 너무나 가슴이 뛰어 진정시키기 어려웠었다. 채련은 윤민을 믿겠다고
했다. 윤민도 믿게 할 작정이었다. 성급할 이유가 없었다.
첫날밤은 텐트에서 둘다 별탈없이 잠을 잤다. 겉으론 그랬다. 윤민은 잠이
들기까기 무척 많은 애를 써야했다. 바로 옆에 채련이 육감적인 여체로 잠을
자고 있었다. 몸만 돌리면 채련의 22살의 육체를 안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기가 망설여졌다. 자신을 믿겠다고 한 채련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윤민은 자신을 억누르고 잠을 청했다.
대청봉을 정복하고 머리를 맑게 한 후에 내려오던 둘째밤이었다. 골짜기의
바람이 시원스레 나뭇잎들을 스치고, 여름밤벌레들이 외로워하는 울음소리가
텐트주위에서 녹아들던 밤이었다. 이 밤이 지나면 이런 기회는 다시 없을 거
라는 생각을 하며 윤민이 상념에 잠겨 누워 있었다. 머리가 갈등으로 생생해
져 잠이 쉽게 들지 않았다. 채련은 옆에서 자는지 고이 누워 있었다.
[오빠...]
채련도 잠이 들어 있지 않았다. 윤민은 고개를 돌려 채련을 보았다. 서글서
글한 눈매로 채련이 텐트의 야광등에 비쳐 너울거리고 있었다. 채련의 눈이
예쁘다고 생각한 순간 윤민의 입은 벌써 채련의 입술을 탐하고 있었다. 그것
이 채련과의 첫키스였다. 감미롭고 애처로운 키스. 채련이 거부하지 않고 윤
민의 입술을 받아주었다. 오래 그렇게 서로 입술을 맞대고 있었다. 윤민은
그순간 채련을 갖고 싶은 욕망으로 불탔었다. 채련의 타오를 것 같이 팽팽한
몸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채련의 그 풍염한 가슴을
만지고 싶었다. 어느새 윤민은 채련의 가슴을 매만지고 있었다. 비록 옷위였
지만, 두손으로도 채울 수 없는 채련의 유방을 알수 있었다. 그때였다. 채련
이 그말을 한 것이...
[오빠.. 나.. 버진이야...]
갑자기 윤민의 정욕이 사그라든건 그순간이었다. 버진이라는 채련의 말이 오
히려 윤민을 진정시켰다. 자신을 믿겠다던 채련과 버진이라고 얘기하는 채련
중의 어느게 진정인지 알 수 없었다. 채련의 처녀를 가지고 싶은 마음과 순
결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으로 갈등하다 윤민은 텐트밖으로 나가 오래도록 별
들의 운행을 보며 지구위의 자신을 생각했다. 그 밤은 그렇게 불꽃을 여미고
사그라든 모닥불처럼 지나갔다.
그것이 여자가 차려준 밥상을 먹지 않은 기억이었다. 그 경험을 통해 윤민은
여자가 차려주는 밥상은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에
있었던 일이 그것을 가르쳐 주었다.
느닷없는 채련의 결별선언. 전화도 받으려 하지 않고 만나주지도 않았다. 개
학해서 학교에 나가보니, 이미 채련은 규진과 같이 다니고 있었다. 윤민이
비집을 틈조차 없었다. 과에서 이미 채련과 규진을 C.C로 공인하고 있었다.
윤민은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것 같았다. 채련과 규진이 손을
잡고 캠퍼스의 보도를 걷는 모습을 마주칠 때마다 윤민은 진한 패배감을 맛
보아야 했다. 규진은 그때마다 웃어가며 아는체를 했다. 그러나, 그게 결정
타는 아니었다.
봄의 끝내음이 서서히 나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학구파들만 도서관에 남아 공부를 하고 있던 시간이었다. 윤민이
학생회실에 놓아둔 책을 찾으러 학생회실에 들어가다, 끔찍한 광경에 놀라야
했다. 두 사람이 씩씩거리며 큰 탁자위에서 비비고 있었다. 한 사람은 남자
였고, 한 사람은 여자였다. 한 사람은 규진이었고, 한 사람은 채련이었다.
규진이 채련의 활화산같은 유방을 만지며 키스를 하고 있었다. 단단한 육질
로 가득채워진 채련의 유방이 마구 만져지고 있었다. 채련은 역시 글래머였
다. 터질 듯한 몸을 채련은 갖고 있었다. 채련의 옷은 풀어 헤쳐져 있었다.
상의 앞자락이 벌어지고 브래지어가 위로 말려 올라갔다. 치마는 걷히고, 팬
티는 내려가 있었다. 불룩 솟은 골반에 채련의 치모가 무성했다. 채련의 치
모는 풍성했다. 보통 여자들의 치모는 남자와 같지 않아서 낮게 깔린 잔디처
럼 보슬보슬하다. 남자의 털자락이 길게 자라는 반면 여자의 털자락은 그렇
게 길지는 않다. 그런데, 채련의 치모는 남자같이 길게 자라 있었다. 온통
그부위가 숲으로 울창했다.
규진과 채련이 흥분해서 몸을 부비다 채련이 윤민이 들어온것을 알고는 규진
에게 말했다.
(*)[저기, 봐요.]
규진이 윤민을 힐끗 보더니 바지를 벗었다.
[보면 어때? 나한테 결국 졌는 걸. 나하고 하는 걸 보여 주자구. 패배자에
대한 서비스로. 어이! 끝까지 보라구.]
규진이 채련의 다리를 벌리고 자지를 채련의 깊은 곳에 넣었다. 채련이 눈을
감고 음미하듯이 말했다.
[아아... 규진오빠. 기뻐요..]
윤민은 눈에서 피눈물이 나왔다. 꽉 다문 이빨이 부들부들 떨렸다. 다리가
벌벌 떨리면서도 그 자리를 벗어날 수가 없었다. 끝까지 보라는 규진의 냉소
가 머리속을 빠갰다.
규진은 낄낄 웃으면서 채련의 유방을 입으로 애무해갔다. 채련의 붉은 유두
를 이빨로 깨물었다. 그러면서도 채련과 붙은 하반신을 움직이는 걸 잊지 않
았다.
[아응.. 아.. 오빠.. 아으응.. 아.]
채련은 환락에 겨운 음성으로 비음을 냈다. 채련도 윤민이 있는걸 상관하지
않았다. 한쪽 다리를 탁자 아래로 내려 규진의 자지가 왕복하는 걸 윤민에게
보여주었다. 검은 수풀을 헤치며 규진의 자지가 채련의 계곡속으로 숨었다
다시 나타났다 했다. 채련의 살집을 꿰뚫으며 윤민에게 버진이었던 채련을
즐기고 있었다. 채련도 규진의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패배자에 대한 서비스
인지는 몰라도 그들은 부끄러움없이 자신들의 섹스를 윤민에게 보여주었다.
[으응, 응, 아응, 아응, 응, 아아.. 아응.]
채련의 좋아하는 소리가 윤민의 고막을 찢어질듯 파고들었다. 자신이 지켜주
었던 순결은 어디로 가고 육체의 쾌락에 채련이 몸을 바치고 있었다. 규진에
게 그 아름다운 몸을 주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몸의 아랫도리의 털들이 젖
어가고 있었다. 축축히 젖어 규진이 통과하는 부위가 잘 드러나 보였다. 채
련의 사랑의 입구를 자신있게 관통하고 있었다. 거품을 내놓으면서 채련의
골짜기를 보란듯이 가지고 있었다.
[으응응, 오빠, 나 될 것 같아요. 아응응, 오빠, 아, 오빠, 나 돼요. 돼요.
아응으응응응!!]
채련이 규진의 자지에 오르가즘을 느끼고는 허리를 치켜올리고 땀에 젖은 몸
을 경련했다. 채련이 절정에 떠는 모습을 보는 윤민의 마음은 비참했다. 다
른 사람도 아닌 규진으로 인해 소중했던 채련이 섹스의 기쁨으로 떠는 걸 보
는게 저주스러웠다. 규진은 채련이 절정을 느낀 후에도 계속 채련의 몸위에
서 움직이다가 어느 순간 그대로 몸을 굳히고 떨었다. 규진의 자지는 채련의
몸속에 그대로 꽂힌 채였다. 규진의 정액이 채련의 몸속에 채련의 거부없이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나서 둘은 다시 키스를 했다. 규진이 윤민을 보고 호탕하게 웃어제꼈
다. 윤민은 그제서야 환상에서 깨어난듯 몸이 움직여졌다. 벼락같이 문을 열
어제끼고 밤공기만이 가득차있는 잔디밭으로 달려갔다. 비참함에 이를 악물
어야 했다. 바보같이 천치같이 그걸 다 보고 있다니. 패배감이 온 몸을 찢어
발겼다. 직접 눈으로 확인한 그들의 관계였다. 자신에게 남아있던 조그마한
기력조차 소진되어 울 기운도 없었다.
윤민은 그 다음날부터 학교에 가지 않았다. 그렇게 4학년을 보냈다. 취업준
비도 학점관리도 하지 않았다. 내내 떠돌아 다녔고, 방바닥을 긁었고, 직업
촌을 드나들었다. 미래에 대한 생각, 현실에 대한 생각이 따로 없었다. 되는
대로 하루하루를 흘려보냈다. (*)되는 대로 살자. 자는게 남는거다.
그해가 가기전 과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기말시험이 끝나는대로 규진과
채련이 결혼한다고. 과의 경사라고 모두 가니까 이번만은 빠지지 말고 학교
에 나오라고 했다. 염병할, 전화를 내려놓고 염병할이라고 되뇌었다.
윤민은 혜연에게 이런 얘기를 할 수가 없었다.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얘기
였다. 사정하기전에 채련을 부르는건 직업촌을 드나들면서 생긴 버릇이었다.
엎드리게 하고 일방적인 섹스를 하면서 채련을 불렀다. 불쌍한 자기 만족이
었다. 정말 가련하고 불쌍한 인간이었다. 어쩌면 한심한 인간인지도 몰랐다.
여자가 차려준 밥상은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신념은 그후로 생겨났다. 채련
과 등산을 갔을때 채련을 가졌더라면... 윤민은 지나간 일에 가슴아파했다.
혜연이 자신에게 꽃보지를 내놓았을때 주저없이 혜연을 가진건 그때문이었
다. 윤민은 혜연을 그렇게 다룬게 미안했다. 하지만, 지나간 일이었다. 이번
일에는 가슴아파하지 않기로 생각했다...
[종점입니다. 일어나세요.]
귀찮다는 투의 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윤민은 정신이 퍼득 들었다.
어느새 자신이 버스안에서 자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주위를 돌아보았다.
황망한 벌판이 매연에 찌든 좌석버스주위에 가득했다. 벌판에서 매서운 바람
이 먼지같은걸 들짐승을 몰듯 쫓고 있었다. 윤민은 그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어쨌든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오늘의 윤민에게 마직막으로 남겨진 일은 오
직 그것,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었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 느릿느릿하게 움
직였다. 달 또한 지상의 오직 한점을 비추는듯 멈춰 있는 것 같았다. 그러
나, 윤민은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어쨌든 가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