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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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스러움과 초조함에 속으로 비명을 내지르긴 했지만, 사실 상혁의 본능은 이 아찔한 상황에 강한 흥분과 자극을 느끼고 있었다. 머리로는 여기서 멈추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한구석에선 ‘조금만 더~’라고 기대하는 이율배반적인 상태였다. 아니, 어쩌면 그거야말로 가장 솔직한 남자의 본성일 거다.

눈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만져본다는 건 너무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상혁이 갈등하는 사이 허벅지가 끝나는 곳에까지 다다른 손, 하지만 막상 거기서부터는 제자리에서 맴돌며 망설인다. 그러더니 결국엔 벼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아주 낮게 불러왔다.

“..오..빠...”

뭔가를 간절히 열망하는 듯한 뜨거운 저 눈빛, 도와달라고 애원하는 것만 같은 그녀의 모습에 상혁은 조용히 속삭였다.

“벼리야, 일단은 영화에 집중하자꾸나...그리고 나중에 천천히 이야기해, 알았지?”

상혁은 자신의 허벅지에 자리한 그녀의 손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은 뒤, 살며시 거머쥐고는 떼어놓았다.

“으, 응...”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는 벼리의 얼굴에서 안도의 빛이 돌았다. 무작정 여기까지 밀어붙여놓고는, 어찌할 바를 몰라 진퇴양난에 빠져있었던 것 같았다.

귀여운 한편 안쓰럽기도 한 그 모습에 그녀의 어깨를 다시 껴안아주었다. 그러자 그의 품에다 얼굴을 푹 파묻으며 찰싹 달라붙는다. 그 순간 말랑말랑한 젖가슴이 생생하게 느껴지면서, 달콤하고도 향긋한 내음이 콧속 가득 밀려들어와, 팬티 속에서 가뜩이나 답답해하던 자지를 더욱 부풀게 만들었다.

‘죽겠구나, 죽겠어...아쒸~ 쟤들은 왜 저렇게 오래해?’

뜨겁게 정사를 나누고 있는 영화 속의 두 주인공을 향해 투덜거렸다. 지금 같은 상황이 아니었다면, 뜻밖에 제대로 된 영화를 건졌다고 아주 좋아했을 테지만.

자꾸만 자극을 던져주는 스크린에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더한 장면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라? 이제 봤더니...’

벼리가 누군가의 조언대로 허벅지를 더듬어왔던 게 아닌 모양이다. 그의 오른쪽으로 나란히 앉은 두 남녀를 보고 그런 것 같았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커플이 서로의 가랑이에다 손을 넣고 있었다. 허벅지 위로 올려놓은 가방과 백이 살짝 가리긴 했지만, 시선은 앞쪽을 향한 채 시치미를 뚝 떼고서, 조심스럽게 꼼지락거리는 손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아주 명확했다.

특히 치마 밑으로 들어간 남자의 손이 너무나 많은 상상을 불러일으켜, 가라앉히려 노력했던 상혁의 자지 끝에서 물을 찔끔 뽑아낼 정도였다.

‘하~ 미치겠네? 은주랑 왔으면 완전히 끝내줄 텐데...’

지금쯤이면 팬티를 홀랑 벗어버린 은주의 보지를 흥건하게 만들어놓고서, 그 짜릿한 촉감을 즐기며 느긋하게 영화감상을 하고 있을 거다. 물론 당장에도 그리 늦은 건 아니다. 벼리의 아래쪽을 더듬으면 십중팔구는 가랑이를 벌려줄 테니까.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자신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한 게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짓을 한다면, 그건 추행이고 능욕밖에 안 된다.

그렇게 자신을 달래고 또 달랬다.

‘으아~~ 도대체 언제 끝나냐? 그만 좀 해라! 이것들이 무슨 변강쇠와 옹녀도 아니고~~’

마음 속으로 비명을 지르는 상혁, 그게 영화주인공들을 향한 건지, 아니면 옆자리의 커플에게 그러는 건지는 스스로도 헷갈렸다. 어쨌던 족히 한 시간 이상은 이걸 버텨내야 할 판국이었기에, 눈앞이 캄캄해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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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하면서도 고달팠던(?) 시간이 마침내 끝났다. 엔딩음악과 더불어 실내의 불이 켜졌다. 상혁은 일어서려는 벼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벼리야, 사람들이 좀 빠지고 나면 천천히 나가자..”

“응, 오빠~”

언젠가 은주의 눈물이 진정되기를 기다렸다면, 지금은 여전히 사기충천한 자지가 말썽이었다. 그때 했던 것처럼, 벼리를 앞에다 내세우고서 뒤에 달라붙어가기도 곤란했기에, 그저 가라앉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가 않았다. 불룩한 그의 앞자락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벼리의 시선 때문에, 도무지 죽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상혁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관심을 딴 데로 돌리려고 시도했다.

“벼리야...”

“응?”

“솔직히 말해봐, 오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너한테 가르쳐준 사람이 있지? 그게 누구야?”

그러자 대뜸 움찔하며 고개를 숙이는 벼리, 역시 예상이 맞았던 모양이다. 상혁은 일단 그녀의 시선을 떼놓는데 성공한 걸 자축하며, 설득에 들어갔다.

“하하하~ 내가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나서 이러는 게 아니야..오히려 정반대야..굉장히 즐겁거든?”

그제서야 다시 고개를 쳐든 벼리의 안색이 환해졌다. 상혁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네 옷차림도 그렇고, 머리를 새로 한 거나, 이 영화를 고른 것까지...모두 마음에 쏙 들어서 많이 놀랐어...솔직히 이런 걸 해낸다는 건, 남자에 대해서 굉장히 잘 안다는 소린데..우리 벼리는 아니잖아? 지금까지 남자친구를 사귄 적이 없지?”

“응, 오빠!!”

자신만만하게, 그리고 자신의 순결함을 꼭 알아달라는 듯이 아주 세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사랑스럽다,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이대로 주머니에다 쏙~ 집어넣은 채 나간 다음, 아무도 없는 곳에다 꽁꽁 숨겨놓고서 혼자만 몰래 꺼내보고 싶을 정도다.

‘나도 모르겠다...나중에 죽일 놈 소리를 듣는 한이 있더라도...’

이순간 상혁은 결심을 해버렸다, 벼리를 가져버리기로.

지금까지 양심에다 비추어가며 미적미적 망설였던 게 우스울 지경이다. 미현의 말처럼 언젠가는 통과해야 할 관문이었다. 그렇다면 벼리가 원하는 상대인 자신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했다.

‘씨발~ 야~ 야~ 이제 와서 무슨 개지랄이냐? 그냥 솔직해져, 임마!’

자신에게 욕을 퍼부었다.

이미 스스로도 알고 있지 않은가? 사랑스러운 벼리를 엉뚱한 놈의 품에다 안겨주기는 정말 싫다는 걸, 아니, 그런 잡스런 변명도 필요 없다. 그냥 가지고 싶은 거다.

미현의 말마따나 하숙집의 여자들을 몽땅 내 것으로 가지길 원한다. 솔직히 까놓고 볼 때, 남자라면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아름답고 매력적인 그 여자들을 어떻게 양보한단 말인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생? 힘들어하는 게 안쓰러워서? 웃기는 소리다. 친 혈육도 아닌데 처음부터 그런 마음이 들었다는 건, 이미 여자로서의 매력을 느꼈다는 의미다. 순진할 때 살살 키워서 나중에 잡아먹자는, 그런 마음이 은연중에 있었겠지.

“후후후~ 그래, 역시 그랬구나...그러면 이제 그만...”

그렇게 마음먹은 이상 구태여 시시콜콜한 걸 알 필요가 없었다. 벌떡 선 자지에서 벼리의 시선을 떼놓을 이유도 사라져버렸고. 상혁이 그쯤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하려는 순간, 벼리가 뜻밖의 이야기를 했다.

“은주 언니야, 자기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오빠가 정말 좋아할 거라면서...”

“헛~!”

사실은 미현을 의심했었다. 여은도 잠깐 의심해봤지만, 그러기엔 아직 그 정도까지의 공력(?)은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은주도 충분하지만 설마 그럴까 싶었다. 오늘 하루를 벼리에게 순순히 양보한 것만 해도 대단한 배포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저 옷도 그녀가 선물한 거란다. 게다가 미장원의 쿠폰까지 주어서 이 모든 걸 미리 준비해주었다니!

상혁은 순간적으로 머리 속이 너무나 혼란스러워졌다.

“오빠...?”

“으, 응...이제 슬슬 나가도 되겠다.”

“응..”

미현이 이야기했듯이 역시나 표정에 모든 게 드러나는 모양이었다. 순진한 벼리마저 대뜸 조심스러워지는 걸 보면 말이다. 상혁은 부드럽게 웃어주면서 그녀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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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노래를 부르며 커피를 준비하는 벼리를 바라보다, 상혁은 고개를 내저었다.

‘은주야,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이냐?’

극장을 나와서 어디로 갈까 묻자, 벼리는 화실로 오자고 대답했다. 차를 마시든 술을 먹든, 그게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다. 아마 비용적인 면에서도 훨씬 적게 먹힌다는 점이 한몫 했을 게 분명하다. 오늘 데이트의 모든 걸 상혁이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벼리 나름대로도 굉장히 미안했을 거다. 물론 그런 예쁜 마음씀씀이가 그녀를 더더욱 사랑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은주가 못내 마음에 걸려 ‘나를 시험의 구덩이에다 던지는 거야?’라는 문자를 남기자마자 곧바로 답이 왔었다. ‘벼리를 울렸다간 나한테 죽어!!!’라고.

참으로 해석이 어려운 대답이었다. 그래서 다시 전화를 걸어봤지만, 꺼져있다는 메시지가 들려왔다. 즉, 알아서 하라는 뜻인데, 과연 자신이 생각하는 정답이 맞는지 자신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미현이라면 차라리 이해가 갔다. 하지만 은주의 입장은 다르지 않은가? 미현하고처럼 한계가 그어진 사이도 아니었다. 상혁과 은주, 이 두 사람은 배우자가 될 가능성도 충분했다. 그런데 벼리와의 관계를 허용한다?

그렇게 상념에 빠져있을 때 벼리가 곁에 앉으면서 커피잔을 내밀었다.

“오빠~ 자~”

“후후~ 그래, 고마워...”

일찌감치 열쇠를 받아놓고도 막상 와보는 건 처음이었다. 여태까지는 다섯 여자의 날카로운 시선에 알몸을 낱낱이 해부 당해야 했으니 늘 긴장이 되는데다가,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곧바로 떠들썩한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렇게 고즈넉하게 있어보니 느낌이 전혀 달랐다. 여기저기 어지러이 널려진 미술도구들과 그림들, 그리고 콧속을 확 찔러오는 유화물감냄새가 왠지 찡한 감동을 준다. 피와 땀 정도를 넘어서 혼까지 배인 느낌이랄까?

“오빠는 내가 별로야?”

헛~! 느닷없이 강공으로 나온다. 기습에 잠시 당황하던 상혁은 재빨리 정신을 차렸다.

“그게 무슨 말이야? 이렇게 예쁜 벼리를...”

“오빠는 은주 언니가 있으니까...언니는 정말 예쁘잖아? 너무 멋있는데다가...”

솔직히 은주가 그런 면이 좀 있긴 하다. 미모를 떠나서 자신감과 거침없는 행동력이 남자마저 주눅들게 만드니까. 상혁이야 지금은 그런 콤플렉스를 극복하긴 했지만.

벼리의 뺨을 두 손으로 감쌌다.

“흐음~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나보다 잘생긴 남자도 엄청 많은 걸? 그런데 그렇게 잘난 은주나, 이렇게 예쁜 벼리가 왜 좋아하지?”

“그, 그건...웅~~”

그런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지 우물쭈물하며 말을 못한다. 역시나 아직은 어리다. 은주나 미현이었다면, 다른 장점들을 열거하며 용기를 북돋워주고 있을 터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순진한 면이 벼리의 매력을 더하게 하고 있었다.

진지하고 열정적인 이곳의 분위기가 사람을 솔직하게 만드는 것 같다. 상혁은 벼리에게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며 속삭였다.

“나도..벼리가 참 좋아...너무, 너무 좋아서 이젠 더 이상 아닌 척을 도저히 못하겠어...”

“오...빠...”

여러모로 변신을 시도한 탓에 한층 성숙해져 보이는 그녀였지만, 그 청순하고 귀여운 본질이야 어디로 갈까? 눈을 꼭 감고서 속눈썹을 ‘파르르~’ 떠는 벼리의 깨끗한 얼굴이, 상혁을 완전히 매혹시켰다. 십대와 이십 대가 공존하는, 그래서 더욱더 강한 욕정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초봄 산골짜기의 바위 틈에 피어난 철쭉꽃처럼, 너무나 붉디 붉은 꽃잎에다 입술을 갖다 댔다.

“으~응~”

색정적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고, 그렇다고 그냥 콧소리로만 듣기엔 묘한 느낌을 가진다. 그런데 그 울림이 상혁의 온몸을 짜르르하게 만들더니, 겨우 잠잠해진 것 같던 자지를 단번에 벌떡 세워버렸다.

아니, 물에 젖은 습자지처럼 찰싹 달라붙은 촉촉한 입술 때문에 그럴 거다. 맞붙은 입술을 떼어내면 살갗이 덩달아 떨어져나올 것만 같은 너무나 보드라운 감촉, 상혁은 그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젤리조각을 아래위 교대로 빨아대다가, 혀를 빼 살며시 찔러 넣었다. 그러자 수줍은 듯이 열리는 그녀의 치아, 단단한 그 틈새를 잽싸게 밀고 들어가서는, 수줍게 웅크리고 있던 살덩이를 휘감았다.

“우웅~ 흐응~”

이번에는 확실하게 뭔가가 느껴지는 울림이었다. 그의 무릎에다 올려놓은 그녀의 손이 ‘부르르~’ 떨며 꽉 쥐어왔다. 조심스레 혀를 빨아당기자 헐떡거리며 타액을 넘겨준다.

“으응~ 응~ 흐응~”

설왕설래, 말 그대로 혀와 함께 타액을 주고받기를 반복하자, 그녀의 비음이 점점 더 가락을 타면서 강해졌다. 그리고 맞비벼지는 그녀의 두 허벅지, 언젠가 영화에서 보았던 여주인공의 자위가 생각났다. 저렇게 자신의 허벅지를 마구 비비며 달아오르던 그녀, 왠지 지금의 벼리도 꼭 그런 것 같다. 꽉 조인 반바지 속이 축축하게 젖어가고 있을 듯한, 그래서 손을 집어넣어 확인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몸짓.

“하아~”

하지만 상혁은 키스만 길게 이어가다 끝내고 말았다.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벼리의 눈이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설마...이걸 울린 거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런 장난스러운 생각을 해보았다. 사실 그렇게라도 딴 곳으로 신경을 분산시키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벼리를 덮쳐버릴지도 모를 만큼 너무나 흥분하고 있었다. 이건 단순한 욕정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주 강한 소유욕이었다. 그녀를 내 걸로 하고야 말겠다는 그런 집착.

“이제는 알겠니? 오빠가 우리 벼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오빠~ 사랑해~”

“벼, 벼리야...”

와락 안겨 들면서 목을 꽉 껴안는 벼리, 진도가 너무 빨랐다. ‘좋아한다’에서 이제는 ‘사랑한다’로 발전하다니. 상혁은 그 고백이 짜릿하고 달콤하면서도 내심 우려가 되었다. 그래서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그래, 고마워. 벼리가 이 오빠를 사랑한다니 너무 기뻐...그렇지만 말이야...”

“나도 알아...오빠가 은주 언니를 사랑한다는 거...이러는 게 정말 나쁜 짓이라는 것도...흑...하지만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걸? 흑흑흑~”

나지막이 흘러나오는 그녀의 흐느낌을 듣는 순간, 상혁은 불에 덴 듯이 화들짝 놀라면서 가슴이 싸하게 아파왔다. 그리고 은주의 메시지가 뭘 뜻하는지 확실히 깨달았다. ‘울리지 말라는 것’ 그건 슬프게 만들지 말라는 의미였다.

‘은주야, 진심이니? 그래도 괜찮아?’

골백번을 다시 생각해봐도, 벼리를 기쁘게 만들 일은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 딱 한가지뿐이었다. 물론 이미 그 스스로가 자신이 벼리를 원한다는 걸 인정한 상태이긴 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은주의 생각이 무엇인지 너무나 미스터리였다.

어쨌던 그건 나중에 은주와 따로 풀 숙제였다. 지금은 벼리를 달래고 진정시켜야 할 때였다.

“쪽~ 쪽~ 울지마, 오빠가 하려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그렇게 지레짐작으로 울면 안돼. 응? 사랑하는 우리 벼리...”

“훌쩍~ 오빠?”

입맞춤을 마구 퍼부으면서 그렇게 속삭이자 그녀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상혁은 그녀를 무릎 위에다 앉히고는 꼭 껴안으면서 계속 말했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서로에게 익숙해지질 때까지는 너무 서둘지 말았으면 하는 거야..내 말뜻을 알겠니? 벼리를 아프게 만들고 싶지 않거든..”

노골적으로 표현하기가 어려워서 그렇게 두리뭉실하게 말하면서도, 제대로 알아들었을까 걱정부터 되었다. 하지만 그건 벼리를, 아니, 여자라는 존재를 너무 과소평가한 것이었다.

“..나도 이미 알 건 다 알아...”

그러면서 그의 손을 잡아 젖가슴에다 올려주는 게 아닌가? 아담한 살덩이가 손안에 잡히면서 그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을 전해주자, 상혁은 한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속삭임.

“오늘 여기엔 아무도 안 와...언니들은 과 M.T를 갔거든..”

그건 정말 엄청난 유혹이었다. 저 짧은 말 속에 모든 게 들어있었다. 벼리는 이미 오늘 이곳에서 순결을 바칠 각오를 하고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그때 그의 눈을 획~ 돌아가게 만드는 결정적인 고백이 덧붙었다.

“...오빠가 은주 언니랑 사귀는 걸 알았을 때 엄청 술을 먹고, 나를 전부터 좋아하는 학원오빠를 따라서 모텔까지 갔던 적이 있어...이럴 줄 알았으면...미안해, 오빠...”

이 예쁜 벼리를, 이 순결한 아이를, 다른 놈에게 안기게 만들어버렸다니! 물론 이 모든 게 그녀의 간절한 마음을 외면해온 자신 탓이지만, 그래도 미칠 것 같은 질투심과 원통함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씨발~ 이 멍청한 새끼~ 이 병신 같은 놈~’

자기 자신에게 저주를 마구 퍼부으면서 벼리에게 거칠게 키스했다. 그리고 동시에 그녀의 옷자락을 손이 파고들어 브래지어 안까지 스며들었다. 그렇게나 조심스러워하고 소중히 했건만, 이 감미로운 걸 엉뚱한 놈이 먼저 건드렸다는 사실이 그를 환장하게 했다.

‘그래, 좆도~ 어차피 나도 처음이 아닌데 그만 열 받자...대신에 확실히 죽여주겠어! 그딴 놈은 아예 기억도 나지 않게..’

상혁은 미현과 은주라는 너무나 뛰어난 교사들로부터 수업 받았던 걸, 오늘 이 자리에서 몽땅 털어놓기로 작정했다. 쾌락의 비명을 토해내면서, 바닥까지 줄줄 흘러내릴 정도로 보짓물을 싸대는 벼리의 모습을 보지 않고서는, 당장 돌아버릴 것만 같았다.

무릎 위에 걸터앉은 벼리를 번쩍 안아 들었다.

“오, 오빠..”

“사랑해, 벼리야...지난 일로 후회하지마...아니, 그런 하잖은 일 따위 전혀 생각나지 않게 해줄게...이제부터 널 내 여자로 만들 거야, 그래도 괜찮겠니?”

“오빠~ 사랑해~ 사랑해~ 너무 기뻐...”

미현이나 은주에 비하면 참 가벼웠다. 요정같이 가녀리고 하늘하늘한 벼리의 몸이 왠지 가슴을 싸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지금 자신이 못할 짓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회의가 문득 들었다.

하지만 그의 발걸음은 이미 화실의 한쪽구석에 쳐진 칸막이 뒤쪽 간이침대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침대 위에다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벼리야...”

“오빠..”

밀려 올라간 원피스 아래로 드러난 허리가 너무나 가늘었다. 그리고 그 중앙에 자리한 귀여운 배꼽, 티 하나 없는 매끄러운 피부가 서럽게까지 느껴진다.

자신도 모르게 바닥에다 무릎을 꿇은 그가 치맛자락을 잡고서 끌어올리자, 벼리가 두 팔을 위로 번쩍 쳐들어주었다. 가냘프게만 보이는 갈비뼈의 굴곡이 살짝 나타나더니, 곧이어 순백의 브래지어에 쌓인 아담하고 예쁜 젖가슴이 숨막히게 만들었다. 조금 전 그의 손안에서 착착 감겨오던 그 아찔한 감촉이 또다시 떠오르며, 딱딱하게 성이 난 자지가 경련했다.

“꿀꺽~”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킨 상혁은 크게 숨을 들이키고서, 그녀의 머리 위로 옷을 완전히 빼냈다.

“너무...예뻐...벼리야...”

추운 듯이, 아마 부끄러움에 그렇겠지만, 두 팔로 가슴을 움켜 싼 벼리, 눈을 아리게 만드는 새하얀 상체와 짧은 반바지만 걸쳐진 미끈한 다리가 마치 님프 같았다.

그때 그녀가 스르르 등을 기대고 눕더니, 눈을 감으며 중얼거렸다.

“오빠...빨리..안아줘...”

“사랑해, 벼리야...쪽~”

동글동글 예쁜 곡선을 그린 이마에다 입을 맞추고서, 반바지에다 손을 댔다.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릴 때 손끝이 가늘게 떨려왔다. 그리고 벌어진 지퍼 사이로 브래지어와 마찬가지로 새하얀 팬티가 보이는 순간, 그는 그곳에다 얼굴을 파묻을뻔한 충동을 겨우 참아냈다.

새하얀 속옷 그리고 그보다 더 뽀얀 것만 같은 살결, 순결함을 강조하는 그 눈부신 빛깔들이 상혁의 억울한 마음을 더욱 부채질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은주의 팬티를 찢을 때처럼 거칠게 달려들 만큼이나 정신이 없지는 않았다.

‘최대한 부드럽게...그리고 천천히...’

타는 듯한 갈증에 마른 침을 연신 삼키면서, 그렇게 마음 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하지만 그런 자제력도 벼리의 가랑이에서 반바지가 빠져 나오는 순간 훌훌 날아가버렸다. 새하얀 팬티의 가장 좁은 곳에, 마치 오줌을 싼 것처럼 얼룩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살갗에 찰싹 달라붙은 바람에 보지의 갈라진 골짜기가 아주 선명하게 보이는 상태로.

“벼리야~”

반바지를 내리다 말고, 벼리의 이름을 외치며 그곳으로 얼굴을 처박아버렸다.

“아~ 오빠~”

코끝에 닿는 보드라운 천과 함께 후끈하게 밀려드는 내음, 비록 처음 맡아보지만 오줌이 아니란 건 쉽게 알 수 있었다. 그건 분명 보짓물 냄새였다.

*

“앙~ 오빠~”

새하얀 천이 침으로 점점 더 흠뻑 젖어갔다. 그리고 그에 비례해서, 미끈거리며 스며 나오는 점액질의 액체도 많아졌다. 어항에서 꺼내놓은 금붕어마냥 빨간 입술을 벙긋거리며 퍼덕대는 벼리, 그녀의 아랫배가 크게 기복을 일으키고 있었다.

입술을 떼어낸 상혁은 자신이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그곳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반투명해져 버린 천의 안쪽으로 불그스레한 살갗이 내비쳤다. 그리고 바로 위에는 거무스름한 털까지.

“..마저 벗길게...”

상혁이 자신의 입술에 묻은 끈적한 보짓물을 핥아먹으며 속삭이자, 벼리가 말없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더니, 두 다리를 곧게 뻗어주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수줍은 듯한 그 모습이 굉장히 음란하게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아마 그 자신의 마음이 그렇기 때문일 거다.

두근두근 터질 것만 같은 심장을 달래며 팬티의 고무줄에다 손가락을 걸었다. 그리고 천천히 뒤집으면서 벗겨 내리는 순간, 그의 머리 속에서 뭔가가 ‘툭’하고 끊어졌다.

잘 다듬어진 잔디밭처럼 소담스럽게 솟아난 털들이 빌로드마냥 까만 윤기를 ‘자르르~’ 흘리고, 그 아래쪽의 희고도 뽀얀 살결이 쪼개져, 그 속에 숨은 선명한 붉은 꽃잎이 물기로 반짝거렸다. 게다가 그곳과 팬티를 연결한 투명한 실, 보짓물이 길게 늘어지는 중이었다.

너무나 환상적이었다. 이 아름다운 비밀의 정원을 누군가가 벌써 다녀갔다는 사실이 또 한번 그의 가슴 속을 때렸다. 하지만 그 찬란한 빛을 조금도 잃지 않은 채, 여전히 순결하고 투명하게만 보인다.

“예뻐...너무 예뻐서 눈물이 다 날 것 같아...벼리야...”

“오빠...어서...어서 오빠의 여자로 만들어줘, 제발...”

넋이 빠져 중얼중얼거리고 있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상혁은, 그녀의 팬티를 더 끌어내려서는 허벅지에 걸려있던 반바지와 함께 벗겨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가느다란 발목에서 마지막 옷가지가 떨어져나가고, 매혹적인 요정이 새하얀 나신을 완전히 드러냈다.

상혁은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허겁지겁 옷을 벗어 던졌다.

침대 위에 길게 누운 벼리는, 허벅지를 꼭 붙이고서 젖가슴과 가랑이를 양손으로 가린 채,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 그의 알몸에 정신을 뺏긴 듯했다.

‘이미 몇 번이나 봤는데도..느낌이 다른 걸까?’

무의식 중에 허벅지를 비비적거리는 벼리, 아까도 그러더니 평소에도 자주 저러는 모양이었다. 아니, 어쩌면 자위를 할 때, 보지를 만지는 손을 허벅지로 꽉 조이는 버릇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자지가 ‘부르르~’ 진동하더니 끝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게 느껴졌다.

‘나중에 꼭 시켜봐야지...’

지금 당장에야 자위를 시켜보는 게 불가능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그걸 보고 말리라. 미현과 은주를 통해서, 그게 얼마나 아찔한 흥분을 주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더더군다나 저렇게 순진한 얼굴의 벼리라면, 뭔가 금기를 건드리는 듯한 그 짜릿함을 필설로 표현하기가 힘들 거다.

앞부분이 축축하게 젖은 팬티를 내리자마자 자지가 용수철처럼 튀어나왔다.

“꺅~!”

“벼, 벼리야?”

벼리의 갑작스러운 비명에 깜짝 놀란 상혁이 다가갔다.

“왜 그래?”

“...너, 너무 커...”

상혁은 순간적으로 웃음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았다. 그 동안 축 늘어진 것만 봐온 탓에 당연히 다를 수 밖에. 거기다가 그 놈의 자지보다 자신의 것이 훨씬 더 크다는 걸 의미하니, 내심 뿌듯하기도 했다.

“그렇게 커?”

“....”

입이 떡 벌어진 채 고개만 끄덕이면서도, 자지로 못박힌 시선이 떨어질 줄을 모른다. 상혁은 슬며시 더 다가가, 그녀의 얼굴 앞에다 불끈불끈한 자지를 쑥 내밀었다. 그러자 움찔하는 벼리,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워 당장 덮쳐버리고 싶어진다.

“무서워? 그만할까?”

“아, 아니...싫어. 그만두면 절대 안돼!”

세차게 고개를 내젓는다.

‘미, 미치겠다~!!!’

미현이 자신을 보면서 귀여워 죽을뻔했다는 게 이런 느낌이었을까? 껍질째 홀랑 삼켜도 비린내 하나 나지 않을 것만 같은 이 신선함이라니!

상혁은 그녀를 가지고 싶은 마음에 똥구멍까지 움찔거리는 것만 같았다.

“저 혼자 움직여...”

끄덕거리며 길게 물을 늘어뜨리는 자지가 신기한지, 벼리는 입까지 헤~ 벌리고서 중얼거렸다.

“후후후~ 한번 만져볼래?”

하지만 뜻밖에도 그녀는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왜? 전에도 만져보고 싶어했잖아?”

“..나중에...지금은 말고...”

왠지 그 심정이 이해가 갔다. 온갖 기교를 다 부려서, 시작부터 초주검으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애초의 각오와는 달리, 자신 역시 지금은 그저 한시라도 빨리 하나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했다. 알 수 없는 초조함과 불안감이 자꾸 그렇게 재촉하고 있었던 것이다.

재빨리 팬티를 벗어 던지고서 옆에 드러누웠다. 태어날 때 모습으로 돌아간 두 사람의 몸이 닿자, 그 보드랍고 따스한 감촉에 감동까지 밀려들었다. 상혁은 옆으로 돌아누워 마주 껴안으면서 속삭였다.

“사랑해, 벼리야...”

“오빠...사랑해...”

서로의 눈을 뜨겁게 응시하다 자연스럽게 입술이 마주쳤다.

이미 알몸이 된 상황이라서 그럴까? 벼리는 아까처럼 잔뜩 굳어있는 게 아니라, 제법 능동적으로 혀를 움직이며 목을 껴안아왔다. 가슴팍을 짓눌러오는 몽실몽실한 젖가슴과 자지를 비벼대는 날씬한 아랫배가 너무나 짜릿했다.

그녀의 허리를 껴안았던 손이 자연스럽게 엉덩이를 더듬기 시작했다. 풍만하다고 하기는 힘들었지만 대신 아주 탄탄한 살집이다. 거머쥘 때마다 생고무처럼 달라붙으면서도, 은근히 튕겨내는 탄력이 끝내주었다.

‘많이 젖었던데...보지는 어떤 느낌일까?’

그 죽이는 감촉을 뒤로하고서, 능선을 미끄러져 가파르게 떨어진 계곡 사이로 흘러 들었다. 그건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녀의 몸 어디 한구석이 매혹적이지 않을까마는, 역시 최고의 유혹이자 관심사는 바로 보지였다.

뜨거운 열기가 전해지는 깊은 곳으로 손가락이 파고드는 순간, 벼리가 손목을 잡아오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미끈미끈하면서도 쫀득쫀득한 감촉, 보지가 시작되는 뒤쪽을 살짝 파고든 손가락마디가 그대로 녹아 드는 것만 같았다. 꿈틀거리는 자지가 그녀의 아랫배를 뚫고서 자궁까지 파고들듯한 이 기분.

손가락과 자지에서 전해지는 너무나 아찔한 감각에 미치기 직전이 돼버린 상혁은, 몸을 벌떡 일으켜 벼리의 발치에다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다리를 잡아 벌리고서 얼굴을 들이밀었다.

“오, 오빠!”

“괜찮아, 너무 예쁘고 깨끗한걸? 제발 가리지마, 응?”

“오...빠...”

상혁의 애원에, 벼리가 두 손으로 가렸던 가랑이를 천천히 공개해주었다.

미현이나 은주처럼 탐스럽게 흐드러져서 풍성한 느낌을 주는 모습은 아니지만, 그녀의 체형처럼 매끈하고 가녀리게 생긴 보지였다. 색깔도 새빨갛다기보다는 연한 색이고. 전체적으로 굉장히 깨끗하고 청순했다. 그리고 보짓물도 아주 투명했다. 왠지 오줌마저 상큼한 맛이 날 것만 같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은주나 미현이 농밀하고도 끈적한 향과 맛으로 갈증을 느끼게 한다면, 벼리는 시원한 옹달샘을 연상케 하는 저 맑은 보짓물로 목이 타게 만드니 말이다. 물론 어차피 결론은 단 한가지, 보지를 너무나 빨고 싶다.

그걸 당장에 실행으로 옮겼다. 상혁의 혀가 잽싸게 달려들어서는, 야들야들한 보지를 밑에서 위로 단숨에 갈라버렸다.

“아악~ 오, 오빠~!”

“할짝~ 할짝~ 후릅~”

“아학~ 그, 그만~ 제발~ 앙~”

벼리는 숨이 넘어갈 듯이 가파른 비명을 질러대며, 허벅지를 강하게 조여 상혁의 얼굴을 붙든 뒤에, 손으로 밀어내려 애를 썼다. 하지만 끈질기게 달라붙는 혀에 결국 엉덩이를 들썩이며 보짓물을 한 가득 쏟아냈다.

“후후후~ 어때? 좋았지?”

상혁이 의기양양한 미소와 함께 어깨로 밀어, 가랑이는 물론 엉덩이까지 활짝 벌어지게 만들고서 또다시 혀를 가져가려는 순간, 갑자기 흐느낌이 들려왔다.

“흑....흑...”

“벼, 벼리야!”

그제서야 상혁은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깨어났다.

잘못되었다. 그것도 많이 어긋나버렸다. 그의 실수였다. 흥분에 못 이겨서, 벼리가 지금까지 겪었던 여자들과 아주 다르다는 걸 깜박한 탓이었다. 기껏해야 처녀딱지를 겨우 뗀 순진한 여자였다. 그런 그녀를 그렇게 다루었으니, 너무나 수치스럽고 당황스러웠을 게 분명하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훌쩍~ 훌쩍~”

그녀를 꼭 껴안고 달래자 조금씩 울음이 가라앉았다. 이쯤에서 분위기를 다시 살릴 필요가 있었다. 이제는 그도 제법 이력이 붙은, 미현이 바람둥이라고 인증까지 해준 남자가 아니던가?

“벼리의 모든 게 나를 미치게 만들어...이 좋은 냄새는 물론..”

상혁은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부드러운 젖가슴에다 얼굴을 파묻고서 코를 킁킁거렸다. 그리고는 가녀린 목덜미에다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요 매끈하게 빠진 목도...귀여운 배꼽도...”

“킥~ 간지러워~ 앙~”

밑으로 미끄러져 배꼽에다 혀끝을 넣자 킥킥거리며 몸을 비트는 그녀. 일단은 어느 정도 기분이 풀린 것 같다. 단순히 간지러워서만은 아닐 거다.

이제부터가 본론이었다. 상혁은 조금 더 아래쪽으로 얼굴을 내렸다.

“이 털도 너무 부드러워서, 만지고만 있어도 기분이 저절로 좋아져...후~~우~”

“아이~ 참? 그만해~”

그녀의 보지털을 손으로 쓸며 입김을 불어대자, 얼굴을 사르르 붉히며 미소가 피어난다. 그때 상혁은 자신의 자지를 내려다보면서 물었다.

“벼리 넌...이게 징그러워?”

“아, 아니야, 오빠..”

“그러면 더럽게 느껴져? 오줌이 나오는 곳이니까..”

“아니, 절대 안 그래!”

상혁은 내심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그런 대답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녀가 가장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귀한 손님(?)이 아니던가?

이젠 정점을 찍을 때였다. 보지를 부드럽게 애무하며 속삭였다.

“그런데 왜 그렇게 부끄러워해? 여기가 너무 예뻐서 키스해주고 싶었던 것뿐인데...”

“그....냥...”

“오빠가 만지는 게 싫어?”

꽃잎을 따라 미끄러지던 손가락이 음핵을 부드럽게 문지르자, 그녀의 허리가 꿈지럭거렸다.

“....좋아....계속 그렇게 만져주면 좋겠어..”

“입으로는? 만지는 건 좋아도, 그건 안 되는 거야?”

조금은 실망을 한 듯이 묻자, 벼리가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괜찮아...오빠가 하고 싶으면 언제라도...”

“지금 해도 돼?”

“..으, 응...오빠...”

살며시 뒤로 눕더니 무릎을 세워주기까지 하는 그녀, 상혁은 그곳으로 얼굴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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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는 듯이 낑낑거리던 벼리가, 큰 신음소리와 함께 온몸이 뻣뻣해졌다 축 늘어지고 난 다음, 상혁은 가랑이에서 빠져 나와 따끈따끈하게 느껴지는 여체 위로 엎드렸다.

송글송글 땀이 맺힌 채 할딱거리는 그녀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아직 결합하지 않았음에도, 이미 한차례 정사를 치르고 난 것처럼 익숙해진 느낌이다. 하기야 그렇게나 보지를 빨아대고도 낯설다면 그게 더 이상할 거다.

“사랑해, 벼리야...지금 네 모습...굉장히 예뻐...”

“오빠~ 사랑해, 사랑해, 오빠를 너무 사랑해~”

그녀가 연이어 외치고는 뜨겁게 키스를 해왔다. 그러면서 자지를 거머쥐는 게 아닌가? 쥐는 듯 마는 듯 그저 올려만 놓은 굉장히 엉성한 손놀림이었지만, 그 어떤 능숙한 애무보다도 더 짜릿한 쾌감이 밀려왔다.

키스가 끝난 후, 여전히 자지를 거머쥔 벼리에게 속삭였다.

“무섭지 않아?”

“아니...”

“그러면 이젠 정말로 너를 가질 거야.”

“응...제발...”

아무리 서툴러도 알만한 건 다 안다고 했던가? 허벅지를 넓게 벌려주는 그녀의 몸짓이 왠지 가슴을 짠하게 만든다. 가랑이 사이를 자연스럽게 파고든 자지 끝으로 흐느적거리는 꽃잎이 느껴졌다. 파르르 떨면서 가쁜 숨을 들이키는 벼리, 그 작은 동작 하나하나가 상혁의 마음을 온통 뒤흔들고 있었다.

“사랑해...”

“오빠~ 어서, 어서 날 가져...”

보지의 중심에다 귀두를 고정한 채, 그렇게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는 그녀의 촉촉한 입술을 덮었다. 그리고서 조심스럽게 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미 처녀막이 찢어졌다지만, 아직은 통증을 느낄 게 분명했다. 최소한 몇 번까지는 성교통이 있다고 들었다. 심지어 처녀막의 일부가 남아 나중에도 출혈이 생길 경우가 있다니.

‘우욱~ 정말 빡빡하구나...이러다 정말 벼리의 보지가 찢어지는 거 아냐?’

이때만큼은 자신의 자지가 크다는 게 꽤나 부담으로 작용했다. 아마 그만큼이나 벼리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뜻일 거다.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 보지구멍에 상혁은 꽤나 고생을 하고 있었다. 물론 철판이라도 뚫어버릴 듯 단단해진 자지를 그대로 쑤셔 박아버리면 그만이겠지만, 가급적이면 보지가 충분히 적응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를 바랬다.

“우웅~”

그의 등을 꽉 껴안고 손톱까지 박아 넣으며 ‘바들바들~’ 떨고 있는 벼리의 상태로 볼 때, 힘들기는 그녀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아니, 훨씬 더하겠지.

‘훗~ 그래...이렇게나 어려운데 새 보지나 마찬가지지, 뭐...그딴 건 잊어버리자..’

‘헌 숫총각’이라는 별명을 오래 달고 살았던 탓인지, 무심결에 ‘새 보지’라고 지칭하는 자신이 조금은 우스웠다.

어쨌던 선천적으로 좁은 건지, 벼리의 보지는 들어가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노력이 조금씩 빛을 발해, 마침내 귀두의 반 이상이 그 비좁은 구멍 속으로 파묻혔다.

‘끄, 끝내주는구나~ 벼리 네가 최고다~~’

지금까지는 은주만한 여자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은주의 보지는 정말로 아찔할 정도였다. 그런데 귀두마저 채 다 들어가지도 못했는데, 지금 상혁의 자지는 벌써부터 불안한 낌새를 보이고 있었다. 어쩌면 은주가 기록한 20분을 갱신할지도 몰랐다. 그것도 아마 당분간은 거의 깨어지기 힘들만큼 아주 짧은 시간으로.

‘근데...원래 이런 건가?’

귀두의 가장 큰 부분만 넘어서면 그 다음부터는 수월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안쪽에서도 뭔가가 막아서는 것이다.

‘아~! 벼리가 그런가 보구나..’

처녀막이 유달리 두텁고 질겨서, 한번에 완전히 찢어지지 않은 경우가 이런 걸 두고 하는 이야긴가 보았다. 처녀막을 경험한 적은 없었지만, 여러 상황으로 볼 때 귀두를 막아선 게 그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왠지 흐뭇해지는 상혁.

‘후후후~ 그래도 내가 벼리의 숫처녀를 반은 개통시켜주는 거네?’

딱히 처녀막에 집착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은 게 사실이다. 내 여자가 그만큼이나 다른 남자의 손을 덜 탔다는데 당연히 그렇지 않을까?

‘자~ 벼리야~ 이제는 정말 어른이 되는 거야~ 사랑해~’

더 이상은 기다린다는 게 무의미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미 축축하다 못해 흥건할 정도로 보짓물을 쏟아낸 상태였다. 그리고 빡빡하게 굳어있던 안쪽도 꼼지락거리고 있었고. 남은 방해물은 앞을 가로막은 처녀막의 잔해뿐이었다.

상혁은 엉덩이에다 힘을 단단히 주고서, 벼리의 입술을 더욱더 강하게 빨아들였다. 그리고는 힘차게 허리를 튕겼다. 그러자 순간 그 막이 쭉~ 늘어나는듯하다가, 찢어지는 느낌과 함께 깊숙이 박혀 들었다.

“우욱~ 웅~”

벼리의 허벅지가 딱딱하게 굳으며 몸부림쳤다. 그리고 등으로 파고드는 손톱, 굉장히 아픈 모양이었다. 화살에 심장을 뚫린 사슴처럼 안쓰러운 그 모습에 상혁은 마음이 짠해졌지만, 그저 그녀를 꼭 껴안고서 진정되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하아~ 이러다가 그냥 싸겠는데?’

무례한 침입자에 놀란 보지 속이 난리를 쳐댔다. 게다가 둑이라도 터진 양, 뜨거운 물까지 줄줄 샜다. 상혁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서 버텼다. 그래도 첫 관계인데, 몇 번이나마 이 아찔한 보지 속을 박아보기는 해야 억울하지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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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그만해...내가 할게..”

“쉿~ 내 말을 잘 듣기로 했지?”

“응...”

“에고~ 에고~ 우리 예쁜 벼리~~ 쪽~ 쪽~”

상혁은 벼리에게 마구 입맞춤을 한 다음, 다시 물수건으로 그녀의 가랑이를 닦아나갔다.

벌겋게 변해가는 수건, 벌써 몇 번째 빨았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저 침대시트는...

‘흐음~ 안 되겠다. 저건 내가 기념으로 갖고, 아예 새 걸 하나 사다 놔야겠구나...’

간이침대라 시트가 쿠션과 일체였던 것이다. 그냥 물로 닦아서는 한계가 있었다.

물수건으로 깨끗이 한 벼리의 보지에선 이제 피가 그친 것 같았다.

‘크크크~ 요 깜찍한 것~’

미칠 것만 같았다. 허파에 바람이라도 든 듯이 웃음이 피식피식 새나왔다.

벼리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된 것 같아 천천히 자지를 출입시키기 시작했을 때, 뭔가 이상했다. 마치 오줌처럼 아랫도리를 적셔오는 뜨뜻미지근한 느낌. 그래서 상체를 들어 내려다보는 순간,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오줌이 아니라 피였다. 자지는 물론 그녀와 자신의 두덩을 온통 벌겋게 물들인 그것에서, 비릿한 냄새가 확 풍겨와 기겁을 한 그가 몸을 떼어내려 하자, 벼리가 매달리며 그대로 끝까지 해주길 애원했다.

결국 그녀의 보지 속에다 정액을 한 가득 쏟아내고서야, 허둥지둥 물수건을 가져와 닦아주며 실토를 받아냈다. 황당하게도 거짓말이었단다. 학원오빠와 모텔은커녕 손 한번 잡아본 적이 없다나? 그래야만 자기를 가져줄 것 같아서 그랬단다. 너무나 예쁜 그녀에 상혁은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은 걸 참고, 대신 번쩍 안아 들고서 화실 여기저기를 뛰어다녔었다.

“자~ 이제 피는 안 나오는 것 같으니까...마지막으로..”

“오, 오빠?”

가랑이 사이에다 얼굴을 집어넣어서는 혀를 내밀자, 그녀가 깜짝 놀라 말린다.

“음, 이건 오빠가 군대서 배운 응급조치법인데, 상처에다 침을 발라서 소독해야 덧나지가 않아. 알았지?”

“피~”

“떽~ 사랑하는 오빠가 믿으라면 믿어야지!”

“웅~ 알았어~ 헤헤헤~”

얼굴을 빨갛게 붉히며 조심스레 가랑이를 벌려주는 벼리, 상혁은 그녀의 사랑스러움에 푹 빠져들며 보지에다 혀를 갖다 댔다.

“앙~ 오빠~”

이젠 제법 그럴듯한 신음소리를 낸다. 깨끗이 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릿한 피 맛이 살짝 느껴졌다. 하지만 그마저도 달콤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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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서, 어기적어기적 걷는 벼리를 조심스레 방에다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자기 방으로 향한 상혁. 하지만 방문을 여는 순간 심장이 떨어지는 줄만 알았다.

“잘 다녀왔어?”

은주가 침대에 오도카니 앉아서는, 빙긋이 웃으며 손을 흔든 것이다. 그는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듯이 거칠게 뛰는 박동을 들키지 않으려 애쓰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뭐, 그냥 이것저것하고 놀았지...”

“이리와...”

옆자리를 ‘툭툭’ 두드리는 은주에 얌전하게 다가가 앉았다. 비록 그녀가 여러 가지로 관여한 데다가, 그런 메시지까지 보냈다지만 찔리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눈치를 보는 상혁에 그녀가 실실 웃더니 한마디를 던졌다.

“캬~ 내가 그랬다고 정말 잽싸게 해치워버렸네?”

“그, 그게...”

아니라고 잡아뗄까 하다가 미현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얼굴에 훤히 다 드러난다고 했었지. 더군다나 기가 막히게 눈치 빠른 은주다. 이럴 땐 뻗대는 것보다 차라리 몸으로 때우는 게 훨씬 낫다.

상혁은 그냥 고개만 푹 숙여버렸다.

“잘했어...벼리는 나처럼 되지 않아서 다행이야.”

“으, 은주야?”

“사랑해, 상혁아.”

“은...주..야..”

은주가 드디어 사랑한다는 말까지 고백했건만, 왜 이리 가슴이 먹먹해지는 걸까?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축축해지는 상혁에게 그녀가 속삭였다.

“나도 안아줄래? 힘들면..흡~”

그녀의 입술을 덮어버렸다. 그리고는 침대 위로 뉘고서 옷을 벗겨나갔다.

모든 걸 이야기해줄지는 미지수지만, 그래도 어렴풋이 짐작 가는 게 있었다. 언제가 그를 보면서 중얼거렸던 ‘오빠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라는 거나, 조금 전 ‘벼리가 자신처럼 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한 점들을 미루어볼 때, 첫사랑에 얽힌 아픈 사연이 있음에 분명했다. 사랑하는 남자를 양보할 정도로 굉장히 큰 상처 말이다.

지금 상혁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자신의 체온으로 그녀를 보듬어주는 일뿐이었다. 그게 너무나 답답했다.

*

‘애절하다’는 표현과 ‘섹스’라는 말이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염의 화신이라도 된듯한 은주의 뜨겁고도 열정적인 몸짓이, 마치 망자(亡者)를 떠나 보내는 살풀이춤처럼 애절하게만 느껴졌다.

“하아악~ 상혁아~~~”

기둥을 타고 오르내리면서 끝없이 빨아들이던 보지가 갑자기 파르르 떨리더니, 그녀가 상혁의 가슴 위로 무너져 내렸다.

‘푸륵~ 푸르륵~ 피이~’

헐떡거리는 숨소리를 따라 뭉클한 젖가슴이 물결치고, 절절 끓는 보지 속이 잔 경련을 일으키며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냈다. 사정을 하지 않은 탓에 여전히 굳건함을 유지하고 있는 자지를 꽉 물어오는 질, 그 아찔한 감촉에도 상혁은 그저 조용히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져만 주었다.

“좋았어?”

“으, 응...근데..왜 안 쌌어?”

역시 타고난 명기다. 그 말과 동시에 손으로 만지는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조여온다.

“우리 예쁜이를 밤새 사랑해주려고...”

“앙~ 상혁아~ 사랑해~”

목을 꽉 껴안아오는 그녀, 달콤한 고백을 또다시 들으니 가슴이 짜르르하게 울려온다. ‘사랑한다’는 속삭임을 저렇게나 연거푸 들려주고 있다는 건, 그만큼이나 애정이 더 깊어진 탓도 있겠지만, 아마 마음 속에 맺혀있던 뭔가가 조금은 가벼워진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다.

상혁은 포동포동하니 탐스러운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면서 물었다.

“이젠 날 사랑할 자신이 생긴 거야?”

“..응...고마워...”

“후후후~ 내가 더 고맙지..앞으론 늘 ‘사랑해~’라고 말해줄 거 아냐? 사랑해, 은주야..”

“사랑해~”

밀어와 함께 달콤한 키스가 오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보지가 문어빨판처럼 ‘쭈욱~’ 빨아들인다.

처음엔 의식적으로 근육을 조이고 풀어서 조절하는 줄만 알았다. 물론 은주에게 그 정도의 테크닉쯤은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긴 하다. 하지만 대부분은 감정적인 변화에 따라 반사적으로 반응했다. 이런 기막힌 보지이기에, 상혁이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며 ‘최고의 보지’라고 극찬하기를 망설이지 않는 것이다.

그에게 뺨을 갖다 붙인 그녀가 소곤거렸다.

“왜 묻지를 않아?”

상혁은 잠깐 생각을 해보다가, 자신의 추측이 옳다는 가정하에서 대답했다.

“이젠 완전히 괜찮아진 거야? 다 털어놓아도 아무렇지 않을 만큼?”

그러자 이번에는 은주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미안해, 아직 그렇게까지는 아닌 것 같아..”

“천천히, 나중에 자신이 생겼을 때 이야기해줘..기다릴게..”

“고마워...넌 진짜...괜찮은 남자야..”

“에게~? 겨우 그 정도?”

“웅~ 어디 한번 따져보고...생긴 건 이만하면 괜찮은 편이고, 음~~ 몸은..솔직히 꽤 좋아. 그리고..”

순간 은주 특유의 움직임이 보지에서 느껴졌다. 마사지를 하듯이 잘근잘근 씹어온다. 상혁은 자신도 모르게 ‘헉~’하는 소리가 나올뻔했다.

“...이 자지는 정말 명품이긴 해, 호호호~...하지만 제일 마음에 드는 건 바로 네 성격이야. 착하긴 해도 아주 바보스러울 정도까진 아니고, 우유부단하지만 꼭 필요할 땐 용감해지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슴 속이 너무 따뜻해서 자꾸만 빠져들게 만들어, 내가 사랑하는 남자는..”

“은주야...”

멋지다느니 굉장하단 따위의 화려한 미사여구보다도 훨씬 더 기뻤다. 진심이 오롯이 전해지는 그 말이 상혁의 가슴을 감동으로 가득 채웠다. 그녀의 허리를 꽉 껴안자, 이미 끝까지 박혀있음에도 자지가 더욱더 깊숙이 들어가는 느낌이다. 아니, 온몸이 빨려 들어가버릴 것만 같다.

확실히 은주와는 너무나 잘 맞았다. 단순히 섹스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미현, 은주 그리고 벼리, 이들 셋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은주와 있을 때가 몸과 마음이 가장 자연스러웠다. 미현한테처럼 귀염성을 떨지도, 벼리를 대하듯이 의젓하게 구는 것도 아닌,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을 느끼는 그대로 스스럼없이 드러낸다고 할까?

“우리 결혼할까?”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말이 자신도 모르게 느닷없이 튀어나와 상혁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곧바로 그게 바로 자신의 본심이란 걸 깨달았다. 그녀의 허리를 껴안은 채, 몸을 뒤집어 올라탔다.

“은주야, 나와 결혼해줘..”

은주 역시 꽤나 충격이 큰 모양이었다. 멍하니 바라만보던 그녀가 눈을 깜빡이더니 입을 열었다.

“햐~~ 이제는 따라잡기 힘들만큼 마구마구 달려가네? 근데...지금 상황이 프러포즈를 하기엔 좀 그렇지 않아?”

하기야 여자의 몸 속에다 불뚝 선 자지를 끝까지 박아놓은 상태에서, ‘사랑하는 그대여~ 내 청혼을 받아주오~~’라고 세레나데를 부르는 건 뭔가 어색하긴 했다. 자고로 프러포즈라는 건 그럴싸한 이벤트가 필요한 법이다. 그래야 훗날 아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으니까. 자식을 무릎에다 앉혀놓고서, ‘이 아빠가 말이야, 네 엄마 위에서 아주 화끈하게 청혼을..’ 이럴 순 없지 않은가!

“흠~ 그렇긴 하네? 알았어, 그러면 일단 하던 일부터 끝내놓고~”

“아흑~ 가, 갑자기~ 이러는 게 어디 있어? 앙~~ 상혁아~”

갑작스레 박아대기 시작하는 상혁에 은주가 가쁜 신음을 토해내며 매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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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의 대답은 ‘우린 아직 젊잖아?’였다. 사실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지금 당장에라도 결혼할 수 있는 그녀의 입장과는 달리, 상혁은 적어도 몇 년은 있어야 가장 기본적인 준비라도 갖추어지는 것이다. 최소한 취직이라도 해야만, 자신이든 그녀든 부모님께 이야기를 꺼내볼 테니까.

그래도 벼리와의 관계에 대해 ‘총각 때는 봐주겠지만, 결혼 후에는 어림도 없다’는 엄포를 빙자한 묵인을 해줌으로써, 그와의 결혼자체에 대해서는 그다지 부정적이지 않다는 뜻을 슬쩍 내비친 게 희망이라면 희망이었다.

“어! 벼리는요? 누나..”

가뜩이나 전날의 일로 신경이 바짝 쓰이던 벼리였다. 그런데 언제나 제일 먼저 식탁에 자리잡고 있던 그녀가, 오늘은 안 보인 것이다.

“응, 배가 아파서 오늘 하루는 학원을 쉬어야겠다면서 자기 방에 누워있어..”

“그, 그래요?”

상혁은 가슴이 뜨끔해져서 미현의 눈길을 슬쩍 피했다. 왠지 ‘나는 모든 걸 알고 있어’라는 듯한 묘한 미소가, 그녀의 얼굴에 서려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옆자리에 앉았던 은주도 짓궂게 한마디를 거들었다.

“음~ 배가 아플 때는 엄마의 약손이 필요한데...벼리엄마는 지금 안 계시니까, 상혁이 네가 대신하면 되겠다~ 벼리한테는 네 손이 진짜 약손일 거야, 그렇지? 언니~”

“호호호~ 아무렴~ 하지만 그건 은주 너도 마찬가지 아니니?”

“응~ 맞아~ 상혁이가 만져주면 시들시들하다가도 기운이 펄펄 나, 전기치료보다 더 짜릿하거든? 킥킥킥~”

“어머~ 정말? 어떤 느낌일까? 나도 요즘 허리가 좀 결리는데, 그러면 상혁이한테...”

“흥~ 꿈도 꾸지 마셔~~ 이 밝히는 아줌마~”

“요게, 요게~ 내가 먼저 점 찍은 걸 새치기한 주제에, 이젠 아주 대놓고 유세를 떠네?”

두 여자의 거침없는 설전에 상혁은 조마조마해 죽을 지경이었다. 어디까지가 농담이고 어디부터가 진담인지 도대체 구분이 가지 않는, 이 살벌한 분위기 속에 이대로 있다가는 심장마비에 걸릴 것만 같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담담하게 밥을 먹고 있는 수한이 부럽기까지 했다. 하기야 상혁이 그녀들과 어떻게 얽히고 설켰는지 전혀 모르니 저럴 거다. 만약 두 여자 모두 이미 상혁의 여자라는 걸 안다면 입에다 거품을 물겠지?

“...벼리한테 한번 가보고 올게..”

슬그머니 엉덩이를 떼내 부리나케 그 자리를 떴다. 그리고는 벼리의 방문 앞에 서서 조심스레 불러보았다.

“벼리야~ 오빠야, 괜찮아?”

“으, 응...잠깐만...”

잠시 후 방문이 열렸다.

“들어와, 오빠..”

귀여운 잠옷차림인 걸 보니 여태 침대에 누워있었던 모양이다. 안으로 들어서 문을 닫자, 벼리가 와락 안겨 들었다.

“많이 아프다며?”

“아, 아니야...미현이 언니가 부르러 왔길래 그냥 그렇게 핑계를 댄 것뿐이야..”

“정말?”

“응...”

“휴~ 그랬구나, 다행이다..”

안심이 된 상혁은, 그제서야 자신의 품에 안긴 하늘하늘한 여체를 의식하고는, 짜릿했던 어제의 일들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잘 잤니? 우리 벼리..”

“응~ 오빠도 잘 잤어?”

“아니, 난 벼리를 생각하느라고 밤새 한숨도 못 잤지...”

“앙~ 오빠~ 사랑해~”

촉촉한 입술을 붙이더니 혀를 집어넣어온다. 텁텁한 냄새가 아닌, 상큼하고도 시원한 박하 향이 느껴지는 걸 보니, 양치는 물론이고 구강청정제까지 사용하고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연인이다. 상혁은 보드라운 혀를 빨아들이며 달콤한 타액을 받아 삼켰다.

“참! 그런데 학원까지 쉰다고 들었는데..”

“그, 그게...”

“왜? 정말로 어디가 많이 아픈 거...아차~! 미, 미안해...”

배가 아니라 더 아래쪽이 아픈 게 분명했다. 그 좁은 구멍을 강제로 벌리고서, 커다란 몽둥이로 무자비하게 쑤셔댔는데 오죽할까? 더군다나 20년 동안 고이 간직해온 처녀막까지 상실한데다가, 피는 또 얼마나 많이 흘렸던가!

그런데 눈치 없이 자꾸만 물어봤으니 얼마나 부끄러웠을까나, 은주였다면 아마 대뜸 ‘보지가 아파서 쉴 거야’라고 서슴없이 말했을 테지만, 순진한 벼리로는 도저히 상상도 못할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회피할 일도 아니었다. 미현의 말처럼 애초부터 아예 금기를 만들지 않는 게 최상이다.

상혁은 그녀의 어색함을 덜어주면서 한편으론 빨리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양수겸장(兩手兼將)의 길을 택했다.

“이 바보오빠가 당연한 걸 물었구나? 벼리의 예쁜 여기가 아픈 건데, 맞지?”

“마, 많이는 아니야...”

도독한 보지를 잠옷 위로 어루만지는 손길에, 벼리의 얼굴이 새빨개졌지만 피하지는 않았다. 상혁은 따스하고 보드라운 그 감촉에 아찔해지면서, 자지가 뻐근해오는 걸 느꼈다.

“좀 있다 다들 나가고 나면, 아침을 챙겨서 다시 올게. 어제처럼 소독도 해주고, 알았지?”

“으, 응...”

그 말에 벼리가 목덜미까지 발갛게 돼버렸다. ‘보지를 빨겠다’고 대놓고 선포했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차마 떨어지지 않는 손끝을 그녀의 가랑이에서 떼낸 다음, 또다시 키스를 해주고서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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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와 수한이 출근하고 난 뒤에, 상혁이 소반에다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을 주섬주섬 챙기자, 미현이 물어왔다.

“벼리를 갖다 주려고?”

“응, 누나..”

“그러면 학교는 언제 가고?”

“으, 응...천천히 가면 돼..”

“호오~~ 그래?”

미현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찰싹 달라붙었다. 그리고는 그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랑이로 이끌었다.

“의사선생님~ 저도 여기가 많이 아픈데요?”

“나~참~”

상혁은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며 키스했다. 그리고는 그녀의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촉촉한 보지를 만지면서 속삭였다.

“나중에 안방으로 건너갈게...”

“쿡쿡~ 우리 의사선생님이 여기저기에다 주사를 놔주느라 오늘 무척 바쁘겠네?”

순간 부인을 해볼까 하다가 내심 고개를 저었다. 은주 못지않게, 아니, 눈치가 더 빠른 여자다. 게다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권유를 했었고. 벼리와 관계를 가졌다는 걸 이미 확신하고 있을 거다. 그래서 그냥 멋쩍게 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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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입술을 앙다물고서 오물오물 꼭꼭 씹어 삼키는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상혁은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나가려는 손을 참느라, 온몸에서 쥐가 내릴 지경이었다. 마침내 식사를 끝낸 벼리에게 물잔을 내밀었다.

“오빠~ 고마워~ 헤헤헤~”

병아리가 물을 마시듯이 홀짝거리는 것마저 예쁘고 사랑스럽다. 손끝을 파르르 떨면서 억지로 참고 참다, 그녀가 잔을 내려놓자마자 낚아채듯이 소반을 치우고는 슬며시 다가가 앉았다. 그리고 어깨를 껴안아 침대에다 눕히며 그 곁에 따라 누웠다.

“미현이 언니가 있는데...”

“괜찮아, 졸려서 한숨 잔다고 안방으로 들어갔어..그리고 내가 들어오면서 방문을 잠갔으니까 안심해, 오빠 믿지?”

“응~”

배시시 웃으며 품으로 파고드는 그녀. 그런데 말을 해놓고 보니, 세상에서 가장 못 믿을 소리를 내뱉은 게 굉장히 쑥스러웠다. ‘오빠 믿지?’ 이것이야 말로, 믿지 말아야 할 3대 멘트 중 하나가 아니던가?

상큼달콤한 향기와 함께 폭 안겨 든 여체가 상혁의 가슴을 콩닥거리게 만들었다. 물기가 묻어 반들거리는 빨간 입술을 빨아대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따스한 배를 쓰다듬다 매끄러운 살결을 타고서 위쪽을 향했다. 손끝에 걸리는 브래지어, 그걸 살짝 밀어 올리고서 말랑말랑한 살덩이를 가볍게 거머쥐었다.

“아~ 오빠~”

손아귀에 쏙 들어오는 아담한 젖가슴을 조몰락거리자, 벼리가 가쁜 숨을 몰아 쉬며 ‘파르르~’ 떨었다. 손바닥을 찔러오는 귀여운 꼭지를 손가락 사이에다 놓고서 살며시 문질렀다.

“앙~”

신음소리와 함께 할딱대면서, 하체를 그의 허벅지에다 비벼온다. 가뜩이나 터질 듯 부풀어오른 자지를 자극하는 그녀의 무릎, 당장에라도 홀랑 벗겨서 올라타고만 싶었다. 하지만 첫 파과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을 게 뻔했다. 최소한 며칠은 참아야만 한다. 물론 그렇다고 손끝 하나 대지 않아야 하는 건 아니니까.

상혁은 젖가슴에 있던 손을 내려 하의 속으로 집어넣었다.

“아직도 많이 아프니?”

“아니, 그냥 뻐근한 정도야...”

“응? 그렇다면 학원을 쉴 정도는 아닌데?”

사실 상혁은 그걸 좀 걱정했었다. 자신 때문에 그녀의 수험준비에 이상이 생긴다면, 서로에게 큰 후회만 남게 될 테니 말이다.

“으, 응...사실 많이 아픈 건 아닌데...그게 아직도 안에 들어있는 것 같아서 좀 이상해...”

걷고 움직이는 게 자꾸만 어색해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들킬까 오늘 하루만 쉴 작정이라고 했다.

그러자 상혁은 지난밤 벼리의 걸음걸이가 떠올랐다. 아랫배를 부여잡은 채, 엉덩이를 주춤 빼고서 어기적어기적 어설프게 걸었었다. 그녀의 말이 옳았다. 몸 속에 이물질이 들어있는 느낌이라면, 무심결에 그런 동작이 나올 가능성이 컸다. 확실히 여자들은 남자보다 훨씬 더 세심한 것 같았다.

물기를 머금은 미끈거리는 살점이 손가락으로 달라붙어왔다. 흐느적거리는 그 꽃잎을 따라 손끝을 움직이면서 속삭였다.

“우리 벼리 여기를...오빠가 ‘호~’ 해줄까?”

“아앙~ 오빠~”

뾰족하게 튀어나온 싹을 부드럽게 건드리자, 하체를 들썩하면서 꽉 껴안아오는 그녀, 어쩌면 이렇게나 귀엽고 사랑스러울까? 보짓물을 흘리며 색을 쓰는 음란한 모습마저 상큼하고 예쁘다니!

“아직은 완전히 아물지를 않았으니까...우리 벼리를 사랑해주는 건 조금 나중으로 미루고...”

말을 잠시 끊은 상혁은 그녀의 팬티를 끌어내리며 다시 속삭였다.

“대신에...어제처럼 입으로 해줄게, 괜찮지?”

“..으, 응...”

그의 가슴팍에다 얼굴을 파묻으면서 엉덩이를 살짝 들어, 벗기는 걸 도와준다.

‘후후후~ 확실히 민감한 것 같아...’

그의 손에 잡혀 이불 속에서 빠져 나온 벼리의 팬티는 이미 많이 젖어있었다. 그걸 코로 가져와 짜릿한 냄새를 맡아보고 싶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짓을 자제해야 한다. 과유불급이라 하지 않았나? 자칫 그녀의 마음 속에다 거부감을 만들 수도 있었다.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지면, 나중엔 이런저런 난관과 부닥칠게 뻔했다.

‘흐흐흐~ 나도 이젠 정말로 선수가 다 된 건가?’

왠지 뿌듯하고 흐뭇한 기분에 미소를 지으며, 상혁은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그러자 아랫도리만 벗은 야릇한 모습의 벼리가 짜르르한 흥분을 몰고 왔다.

“오..빠...사랑해...”

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조심스레 벌어지는 가랑이, 보슬보슬한 옅은 털과 물기로 반짝거리는 청초한 보지가 너무나 아찔했다. 그곳으로 얼굴을 들이밀고서 혀를 내밀어 꿀물을 살짝 찍어내는 순간, 그녀의 아랫도리가 허공으로 ‘붕~’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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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만으로 벼리를 두 번이나 가게 만드는 쾌거(?)를 이룬 상혁은, 자신의 품 안에 새근새근 잠이 든 그녀를 조심스레 빼낸 후에, 이불을 덮어주고서 방을 빠져 나왔다. 아마 지난밤을 거의 뜬눈으로 보낸 모양이었다. 하기야 그렇지 않겠나? 생애 처음으로 섹스라는 걸 해봤으니 말이다.

빈 그릇들을 싱크대에서 씻고는, 안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중얼거렸다.

“음~ 금방 깨지는 않겠지?”

깊이 잠이 들기도 했지만, 깨어나도 주방이나 안방 쪽으로 얼씬하지 않을 게 뻔했다. 가뜩이나 남에게 들킬까 학원까지 쉬는 판국인데, 미현의 눈에 띌 행동을 할 리가 없었다.

‘그 사이에 깨면 잠깐 앞에 나갔다 왔다고 하면 되지, 뭐...’

어떻게 생각하면 참으로 태평한 소리겠지만, 상혁은 요즘 한참 운빨이 좋은 자신의 운세를 믿어보기로 했다.

“어?”

방문을 열고 소리 없이 들어서자, 침대 위에서 잠이 든 미현이 보였던 것이다.

“하~ 이것 참?”

이 방도 저 방도 모두 이런 상황이라니!

한껏 기대를 하고 왔던 그로서는 맥이 빠질 수 밖에 없었다. 벼리의 보지가 주는 그 엄청난 유혹을 뿌리치고서, 정성스레 혀로 봉사하는 게 가능했던 것도, 사실은 곧바로 미현에게 욕정을 풀 수 있다는 점이 컸다.

물론 지금이라도 깨우면 그만이지만, 저렇게나 맛있게 자고 있는 걸 건드리기가 너무 미안했다. 하숙집을 꾸려나가느라 늘 고단한 그녀가 아니던가?

‘휴우~ 어째서 모두들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참으로 편안한 얼굴로 잠든 미현의 곁에 조심스레 다가앉았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다 커다란 집을 지어놓고는, 세 여자를 몽땅 데려다가 모두가 함께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쩝~ 로또라도 되지 않는 다음에야...’

실현 불가능한 상상일 뿐이라는 걸 잘 알기에 상혁은 가슴 속이 허해졌다. 그때 갑자기 그의 손을 잡아오는 보드라운 감촉.

“왜 그렇게 우울한 얼굴이야?”

“으, 응? 깼어? 많이 피곤했나 봐?”

“이리와~”

“응..”

미현이 끌어당기는 대로 젖가슴에다 얼굴을 파묻으며 안겼다. 뭉클하고 따스한 느낌, 이건 그녀만이 줄 수 있는 편안함이다. 상혁은 눈을 꼭 감고서 포근함을 만끽했다.

“벼리랑 싸웠어?”

“아니...그냥...”

적당히 얼버무리려다가,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자신도 모르게 다 털어놓고 말았다. 그러자 그녀가 미소를 함빡 머금으며 속삭였다.

“호호호~ 그건 자기가 하기 나름이야, 로또? 그 딴 거 없어도 충분해...여자들은 의외로 굉장히 용감해지기도 하거든? 정말 그게 소원이라면...은주나 벼리를 잘 설득해서 동의만 얻어내도, 아마 가능할걸?”

“헛~!!”

순간 상혁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걸 이제서야 깨달았다. 어쩌면 그 누구보다도 그런 소망이 간절한 게 미현일 거다. 둘 사이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은주나 벼리와도 잘 되도록 늘 도와주지만, 그녀라고 왜 욕심이 없으며 행복해지고 싶지가 않을까? 가슴이 찡해졌다.

“알았어. 꼭 그렇게 되도록 해볼게..내 사랑 미현이를 위해서라도, 꼭, 기어코...”

“아~ 자기야~ 사랑해, 자긴 정말..여자를 감동시킬 줄 아는 멋진 남자야...”

그렇게 속삭인 그녀가 상혁의 손을 치마 밑으로 끌더니 끈적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피곤해서가 아니라...자위를 하다가 잠든 거야...벼리랑 하고 있을 걸 상상하니까 참기가 힘들었거든?”

“미현아~”

벌거숭이인 그녀의 아랫도리가 온통 젖어있었다. 상혁은 뜨겁게 키스하며 허겁지겁 바지를 벗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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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쏜 살과 같다고 했던가? 파란만장한 복학생활이 시작된다 싶더니, 어느새 초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아침부터 따갑게 느껴지고 있었다.

상혁은 너무나 바쁘고도 행복한 날들에 정신을 차리기가 힘든 상태였다.

“할짝~ 할짝~”

“후우~ 벼리야, 이제 그만하고 빨리 가봐야지?”

“응~ 오빠~”

그의 발치에 주저앉아 자지를 핥고 있던 벼리가, 방긋이 웃으며 일어섰다. 단정하게 옷을 차려 입고, 등에다가는 가방을 멘 모습이었다. 상혁은 그녀에게 키스하며 탱탱한 엉덩이를 주물럭거렸다.

“오늘도 열심히 하고..나중에 보자..”

“응, 오빠도 잘 보내~”

그렇게 짜릿한 아침인사를 끝낸 벼리가 나가고 나서, 채 5분이나 지났을까?

“자기야~ 나 출근~”

이번에는 은주가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는 대뜸 뜨겁게 키스해오며 그의 손을 치마 밑으로 이끈다. 말랑말랑하고 따스한 두덩이 팬티 속에서 짜릿한 촉감을 전해주었다.

“그러면 저녁 때 거기서 봐, 알았지?”

“그래...늦겠다..빨리 가..”

“응, 사랑해~ 쪽~”

“사랑해~ 예쁜 내 각시~”

언젠가부터 그녀를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그리고 은주 역시 은근히 그걸 좋아하고. 두 사람 사이에서는 ‘결혼’이라는 무언의 약속이 점점 더 굳어져가는 중이었다.

“크흠~ 이젠 미현이 차례인가?”

상혁은 머리를 긁적거리며 방을 나섰다. 그녀의 보지를 가볍게나마 빨아주고서, 자신도 바로 등교를 해야 하니까. 이게 바로 요즘 그가 하루를 시작하는 일상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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