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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를 허벅지 중간쯤에다 걸쳐놓은 상혁은, 뜨끈뜨끈한 열기가 느껴지는 그녀의 가랑이로 손을 가져갔다. 보드라운 털을 헤치고서, 뾰족하게 솟아난 싹의 아래쪽으로 손가락을 미끄러뜨리자, 보짓물에 흠뻑 젖어 조갯살처럼 미끈거리는 꽃잎이 갈라지더니 흐느적거리고 달라붙었다. 그 사이에 숨은 매끄러운 점막을 더듬어 몽글몽글하게 뭉친 연한 살점을 찾아냈다. 그리고는 가운데손가락으로 그곳을 누르는 순간, 부드럽게 벌어지면서 ‘쑥~’하고 빨려 들어갔다.
“흐응~”
은주가 콧소리를 흘려내며 자지를 꽉 거머쥐었다.
보지구멍을 조여오는 괄약근이 한껏 당겨진 고무줄처럼 탱탱했다. 끝까지 박아 넣은 손가락을 구부려 벽의 주름들을 문지르자, 온몸을 ‘파르르~’ 떨고는 헐떡거리며 아프게 혀를 빨아오는 그녀.
보지구멍에서 새나온 진득한 물이 손바닥을 적셔오고 있었다. 상혁은 그 매끄럽고 뜨거운 보지 속에서 손가락을 빼내, 이번에는 두 개를 한꺼번에 찔러 넣었다.
“흐으응~”
더욱더 커지는 비음. 손가락을 안에서 좌우로 돌려대니, 그녀의 허리가 덩달아 물결치며 꽉꽉 조여온다.
‘하나 더 넣어볼까?’
흠칫 놀라고 말았다. 지금 그녀의 보지 속은 손가락 두 개만으로도 빡빡하기가 그지없다. 그런데도 무심결에 이런 생각을 하다니.
은주와 사랑을 나눌 때면 항상 이렇다. 이상하게도 자제가 잘되질 않는다. 알 수 없는 갈증이 몰아쳐 왠지 자꾸만 과격해진다. 상혁의 저 깊은 내면에 숨겨진, 광폭한 본능을 자극하는 뭔가가 그녀에겐 있었다.
자칫 다치게 할지도 모르는 무리한 짓을 하는 대신, 두 손가락으로 빠르게 쑤셔대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어둠 속에서 울리는 질척한 물소리가 너무나 음란했다. 강하게 밀어닥치는 쾌감을 감당하기가 힘들었던지, 은주는 손에 쥐었던 자지를 놓고서 그의 목을 꽉 껴안은 채 하체를 요란스럽게 흔들어댔다.
“으응~ 응~ 흐응~”
“흐음~ 꿀꺽~”
교미를 하는 한 쌍의 뱀처럼 칭칭 휘감긴 두 혀가 서로의 입 속을 숨가쁘게 오가는 동안, 흐르고 흘러 넘친 타액이 입가를 축축하게 만들고서는 턱에까지 늘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증은 점점 더 커지기만 한다.
“아흑~ 제발~ 이젠 자지로 해줘~ 미칠 것 같아~ 앙~”
은주 역시 마찬가지였던가? 보지를 쑤셔대는 손에다 가랑이를 계속 맞부딪쳐오면서도, 자지를 와락 거머쥐더니 거의 울다시피 애원했다. 그런데 그런 약한 모습이 애써 억누르고 있던 수컷의 거친 본능을 오히려 자극해, 상혁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허벅지에 걸려있던 팬티를 확 뜯어내버렸다.
“사, 상혁아!”
깜짝 놀라는 은주의 팔을 잡고 돌려세우며 명령했다.
“벽을 짚고 엉덩이를 내밀어, 어서!”
“으, 응...”
잔뜩 주눅이 든 그녀의 음성, 상혁은 왠지 짜르르한 쾌감이 밀려들었다. 쭉 내밀어진 엉덩이로부터 치마를 걷어 젖히자, 어둠 속에서도 희끄무레한 살덩이가 살랑거리며 유혹한다. 그걸 두 손으로 강하게 잡아 벌리고서, 그 사이에다 자지 끝을 들이밀었다.
“아앙~ 상혁이 자지~ 너무 단단해, 뜨거워~ 빨리 넣어줘~”
하지만 상혁은 탐스러운 엉덩이를 꽉 거머쥐기만 한 채, 그녀의 귓가에다 속삭였다.
“네가 직접 해봐...엉덩이를 뒤로 밀어서 보지에다 집어넣는 거야...”
“앙~ 너무해~ 아까부터 자꾸 부끄러운 짓만 하게 만들고~”
수줍은듯한 그녀의 귀여운 칭얼거림에, 상혁은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부끄러워? 천만의 말씀이다. 잠자는 그를 홀랑 벗겨놓고서 자지를 빨았던 그녀다. 게다가 데이트를 하는 도중에도 마음이 동하면, 그 즉시 화장실에서 노팬티 상태로 돌아와 그의 손을 보지로 이끌곤 할 정도였다.
그저 연기를 하는 것뿐이다. 원체 머리가 좋은 여자이긴 하지만, 섹스에 대한 감각만큼은 정말로 타고난 것 같았다. 그 짧은 사이에 그가 던진 몇 마디만 가지고서, 원하는 걸 정확히 파악하다니.
“아아~ 들어와~”
그녀의 엉덩이가 천천히 다가오면서, 자지가 뜨거운 구멍 속으로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미끌미끌한 보짓물을 기둥에다 질척하게 발라가며, ‘우물우물’ 삼켜나가는 보지가 한없이 탐욕스럽게만 느껴진다. 되새김질이라도 하듯이 잘근잘근 씹어대는 질의 움직임이 너무나 짜릿했다.
어느새 반 이상이 들어갔을 때, 상혁은 느닷없이 그녀의 허리를 잡아당기며 단숨에 박아버렸다.
“아흑~ 갑자기 그러는 게 어디 있어? 앙~”
순간 비틀하면서 벽으로 달라붙어버린 은주가 항의를 해왔다. 상혁은 그녀의 젖가슴과 아랫배를 끌어당겨 껴안으면서 속삭였다.
“후후후~ 그러면 빼?”
“안돼!”
양팔을 뒤로 돌려 상혁의 엉덩이를 바짝 당기는 그녀, 굉장히 유연한 몸이다. 상체를 거의 세우다시피 했는데도, 활처럼 휘어진 허리가 완전히 결합시킨 상태를 유지하게 만든다. 아니, 그 덕분에 보지가 더욱더 강하게 조여와 정말로 환상적인 느낌이다.
“더 이상은 못 참아, 빨리 박아줘, 안 그러면 비명이라도 지를 것 같아~ 제발~”
“그래, 나도 마찬가지야....”
“앙~”
고개를 돌려온 은주에게 키스하며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녀 뒤쪽으로 완전히 달라붙어선 채, 양손으로 젖가슴과 보지를 만지면서 동시에 키스까지 하자니, 큰 동작으로 박아대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이렇게 자지를 깊숙이 넣은 상태에서, 춤을 추듯 허리율동만 하는 상황도 굉장히 자극적이었다.
브래지어와 함께 올려버린 상의 밖으로 노출된 젖가슴의 한가운데서는, 딱딱하게 성난 젖꼭지가 손바닥을 찔러왔다. 물론 그 못지않게 딱딱해진 음핵 또한 그의 손가락으로 비벼지고 있었다.
상혁은 검지와 중지를 넓게 벌려서 아래쪽으로 더 내려보았다. 그러자 보지 속으로 틀어박힌 자신의 자지기둥이 손가락 사이에 걸렸다.
‘후후후~ 이렇게 만져보니까 엄청 굵은 것 같은데?’
불룩하게 부푼 씹두덩과 당장에라도 찢어질 것처럼 팽팽하게 벌어진 보지구멍이, 상대적으로 자지를 더더욱 굵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앞뒤로 아랫도리를 흔드는 은주의 움직임에, 기둥이 보지를 깔짝깔짝 드나들며 미지근한 꿀물이 묻어 나온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그 감촉이 너무나 생생해서, 상혁의 흥분을 가파르게 상승시켰다. 보지 속에서 크게 부푸는 자지. 그러자 그걸 눈치 챈 은주가 입술을 떼어내더니, 다시 벽을 손으로 짚으며 말했다.
“하아~ 마지막은 세게, 아주 세게 박으면서 싸줘~ 어서~ 응?”
그녀로서는 그런 감질나는 삽입이 많이 아쉬웠던 모양이다. 하기야 그건 상혁도 마찬가지였다. 짜릿하고 자극적이긴 했지만, 좁디 좁은 보지 속을 시원시원하게 꿰뚫으며 박아대는 맛이 부족했던 것이다. 역시 은주와는 속궁합이 너무나 잘 맞는 것 같았다.
“후후후~ 좋아~ 단단히 짚어..”
“앙~ 어서~”
그래도 혹시나 싶어, 그녀의 허리를 꽉 붙든 채 엉덩이를 뒤로 쭉 뺐다가 힘차게 들이쳤다.
“아아아~ 좋아~ 앙~~~ 더, 더~”
뺨을 치는 것 같은 소리가 ‘철썩~ 철썩~’ 울리면서 엉덩이의 차진 살이 아랫도리를 때려오고, 그때마다 축축하고 뜨거운 보지에서 튀어 오르는 보짓물방울들이 허벅지를 적셔왔다. 너무나 음란하면서도 매혹적이다.
보지가 잘게 경련하면서 붙들고 늘어졌다. 자지를 빼낼 때 그 속살들이 보지 밖으로까지 딸려 나오는 느낌이 들어, 그걸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게 만드는 짙은 어둠이 원망스러웠다.
불알이 당겨지는 기분과 함께 자지가 불뚝거리기 시작하자, 상혁은 재빨리 물었다.
“헉~ 헉~ 어디다?”
“그, 그냥~ 안에다 해~ 지금 빼면 죽여버릴 거얏~!!! 아앙~”
그녀의 다급한 대답이 상혁도 몹시 반가웠다. 그 역시도 이 짜릿한 순간을 도중에 멈추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힘껏 끝까지 박아 넣는 것과 동시에 정액이 터져 나왔다.
“가, 간다~ 으헉~~”
“아흑~ 뜨거워~ 아~ 상혁아~~”
두 사람은 부르르 떨면서 또다시 키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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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은 채 걷다가 속삭였다.
“미안해, 더 예쁜 걸로 사줄게.”
“치~ 학생이 무슨 돈이 있다고? 그게 얼마나 비싼지 알아?”
“후후후~ 나도 그쯤은 알아.”
여자속옷이 상상외로 비싸다는 거야 상혁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미현에게 선물을 해봤으니 말이다.
“호호호~ 어떤 걸 사줄지 기대되는 걸?”
은주의 말에 상혁은 갑자기 짓궂은 생각이 들었다.
“흐흐흐~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사도 되지?”
“너~~ 지금 야한 생각하는 거지?”
전 같으면야 찔끔했을 테지만 이제는 그도 제법 능글맞아진 상태다.
“크크크~”
“어떤 걸 생각했는데? 끈 팬티? 앞뒤가 완전 망사인 거? 아니면...밑트임팬티?”
“그, 그게...”
줄줄이 늘어놓는 그녀에 의기양양해하던 상혁은 기가 팍 죽고 말았다. 그런데 거기에다 카운터블로가 마무리로 날라왔다.
“그런 거라면 사지마, 괜히 돈 낭비야...내가 입은 게 보고 싶다면 언제라도 말해..다 있으니까..”
순간 상혁은 꼬리를 말고 말았다. 역시나 고수님의 경지는 범인의 수준으로 따라잡기가 너무나 요원했다.
“호호호~ 내가 우리 귀염둥이의 기를 죽여버렸네? 괜찮아...사실...”
은주가 주변을 둘러보고는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했는지, 슬며시 그의 손을 잡아 치마 밑으로 이끌었다.
“..그런 시시한 걸 입는 것보다는...아까 네가 팬티를 찢을 때가 훨씬 더 짜릿했으니까...봐... 보지가 또 흥건하지? 그걸 떠올리자마자 이렇게 돼버렸어..”
“은주야...”
정말이었다. 노팬티인 그녀의 가랑이는 허벅지 안쪽까지 보짓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상혁은 또다시 밀려드는 욕정에, 숨을 크게 들이키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그러니까...싸면서도 잘 찢어지는 걸로 몇 개만 사, 알았지?”
한쪽 눈을 찡긋하는 은주에, 상혁은 뭉클하면서도 한편으론 흥분으로 가슴이 뛰었다. 지금 그녀의 말은 아까와 같은 짓을 또 해보고 싶다는 의미였다.
“은주 넌...정말 너무 사랑스러워...알면 알수록 점점 더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그런 여자야..”
“후훗~ 상혁이가 오늘따라 나를 여러 번 감동시키네? 그거 아니? 너야말로...”
말문을 끊고서 갑자기 키스를 해온 그녀가 작게 속삭였다.
“..내 마음을 크게 흔들어놨어...어쩌면 너한테는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될지도 몰라..”
“은주야~ 사랑해~”
그녀를 와락 껴안았다.
겨우 이 정도에 왜 그렇게 감동하냐고? 그건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전에 미현이 얼핏 말했듯이, 은주에겐 뭔가 깊은 상처가 있는 모양이었다. 본인 스스로가 그걸 밝히지 않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이야 알 수 없지만, 애초에 그녀는 상혁에게 미리 선언했었다. 좋아하긴 해도 사랑할 수는 없다고 말이다. 아니, 그건 상혁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었다. 그 어떤 남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런데, 그녀가 드디어 이런 고백을 했으니, 그가 어찌 뛸 듯이 기뻐하지 않겠는가?
품에 안긴 채 부드럽게 등을 쓰다듬어오는 그녀의 손길이 너무나 따스하고 포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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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동요가 조금 과했던 걸까? 그간 하숙집에서는 두 사람이 사귄다는 티를 내지 않았는데도, 미현은 물론 벼리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긴 했지만, 무심결에 손을 잡은 채 들어오다 수한과 딱 마주쳤다.
슬며시 손을 놓는 둘을 쳐다보는 수한은 꽤나 놀란 눈치였다.
“..같이 들어오네?”
“아~ 형, 도서관에서 나오다가 우연히 마주쳐서요, 둘이서 술 한잔하고 오는 길이에요.”
“어...그랬구나..”
수한과는 처음에 술자리를 몇 번 가지고는 거의 얼굴조차 보기가 힘들었었다. 상혁은 상혁대로 정신이 없었지만, 그보다는 그 동안 워낙 바빠서 반 이상을 밖에서 지낸 수한으로 인한 게 더 컸다. 이제서야 조금 한가해진 건지, 간만에 일찍 들어온 모양이다.
“이제는 시간이 좀 나는가 봐요?”
“으, 응...그 동안 죽다 살았지, 뭐...”
“조만간 단합대회나 한번 하죠? 어때요?”
“그, 그래...그러자.”
“잘 자요, 형.”
“그래...너도..”
상혁은 은주와 함께 그의 곁을 지나치면서 뭔가 어색함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은주와 헤어져 자기 방으로 돌아온 다음에야 그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은주와 수한, 이 둘은 서로에게 한마디도 하지를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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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리는 주말의 데이트약속에 대한 기대가 아주 큰지, 들어오는 길에 상혁에게 들러서는 한참을 즐겁게 재잘대다가 자기 방으로 갔다. 그리고서 한 10분쯤이나 지났을까, 방문이 슬며시 열리더니 은주가 들어섰다.
“어? 웬일이야? 안 피곤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상혁의 몸은 벌써 일어나서, 사랑스러운 연인의 허리를 껴안으며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은주가 문의 잠금 장치를 누르면서 속삭였다.
“벼리는 완전히 간 거지?”
“으, 응..그럴 거야, 잘 자라고 인사까지 했으니까..”
“웅~ 키스해줘~”
목을 껴안고 매달려오며 애교를 부린다.
상혁은 한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그런 모습에 깜짝 놀라면서도, 가슴한구석이 환희로 짜릿해졌다. 아까의 고백대로, 그녀는 지금까지의 친구와 연인이 뒤섞인 것 같은 어정쩡한 관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려고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랑해, 은주야~”
곧바로 입술을 덮어버렸다. 지금 당장에는 ‘사랑한다’고 대답해주지 못하는 걸, 그녀가 미안해할 거 같아서였다. 그리고서 침대 위로 쓰러져 서로의 몸을 더듬으며, 달콤하고 두근거리는 키스를 나누다가 소곤소곤 속삭였다.
“나 오늘 여기서 그냥 잘까?”
“괜찮겠어?”
“아침에 살짝 내 방으로 돌아가면 되지, 뭐?”
“후후후~ 나야 대환영이지, 우리 예쁜이가 밤새 곁에 있어준다는데...”
갑자기 은주가 또다시 키스를 해왔다.
“이상해...”
“뭐가?”
“예쁜이라고 부르는 거...”
“응? 듣기 거북해?”
“아, 아니야...그게 아니라...”
고개를 내저은 그녀가 그를 꼭 껴안으며 속삭였다.
“여태까진 안 그랬는데...지금은 너무 좋은 거 있지? 네가 그렇게 부르니까 가슴이 막 콩닥거려..”
얼굴까지 살짝 붉히며 수줍게 말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상혁은 미칠 것만 같았다. 이렇게나 여성스럽고도 애교가 넘치는 본성이 숨어있었다니!
물론 그간의 왈가닥 같은 모습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던 건 사실이다. 아름다운 외모와는 상반되는 행동과 말투가 묘한 매력을 발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건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마찬가지였기에, 그녀 주변에서 남자가 끊이지를 않았을 거다.
하지만 지금의 살살 녹는듯한 이 모습에야 도저히 비할 바가 아니다.
“은주야~ 은주야~ 큰일났어..”
“응? 왜 그래?”
그의 호들갑에 눈이 동그래진다. 완전히 콩깍지가 씌워져 버린 걸까? 그런 사소한 반응에서마저 자지가 부르르~ 떨리는 유혹을 느끼니.
상혁은 몸을 빙글 돌려 그녀를 올라타고서 속삭였다.
“내일 아침뿐만이 아니라...영영 못 보내줄 거 같아...그랬다간 난 죽을지도 몰라..방금 ‘은주중독증’이라는 아주 치명적인 불치병에 걸려버렸거든?”
“..상혁이 너는..정말...”
“사랑해, 사랑해...우리 예쁜이...”
“아~”
은주가 몸을 부르르~ 떨더니, 허겁지겁 그의 바지를 끌어내리고는 자신의 가랑이로 이끌었다. 놀랍게도 그녀의 치마 속은 벌거숭이였다. 그것도 벌써 보짓물로 물바다가 된 상태로. 귀두가 하늘하늘한 꽃잎 사이를 파헤치는가 싶더니, 물기를 타고서 보지 속으로 단숨에 미끄러졌다.
“아흑~ 좋아~”
“은주야~”
“어서~ 어서 박아줘~ 앙~”
너무나 뜨거웠다. 절절 끓는 것만 같은 보지가 아프게 조여온다.
은주가 사지로 그의 몸을 칭칭 감고는, 헐떡대면서 허리를 ‘팍~ 팍~’ 쳐올려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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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혁의 팔을 베고 누워, 폭풍 같았던 정사의 여운을 음미하던 은주가 말했다.
“이번 주말에 교외로 나갈까? 팬션에서 하루 묵고 오면 좋을 것 같은데..”
상혁은 잠시 망설이다가 솔직하게 이야기하기로 했다.
“미안해, 사실은 벼리하고 선약을 해버렸어..”
“응, 벼리?”
물론 그 사정을 다 털어놓을 수야 없다. 딴 건 몰라도, 두 가지 사실만큼은 절대로 비밀로 해야 하니. 자신의 알몸을 벼리에게 모두 보여준 것과 실수라지만 그녀의 젖가슴을 만져버린 그 사고, 만약에 그게 알려진다면 그 후에 벌어질 일들을 상상하는 것조차 두렵다.
적당히 둘러댔다. 요즈음 주말마다 둘이서만 밖으로 나돌았더니 많이 쓸쓸해하는 것 같아, 이번 주말을 같이 보내주기로 한 거라고 말이다.
그러자 은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에효~ 어쩔 수 없지~ 뭐. 나도 끼고 싶지만, 벼리가 싫어할 건 뻔하고...할 수 없이 그날 하루는 내 애인을 빌려줘야겠네?”
“후후후~ 역시 우리 예쁜이는 착한 언니구나..그런데 참~”
상혁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물어보았다.
“수한이 형하고는 싸웠어?”
“으, 응? 수한이 오빠?”
“응..아까 보니까 서로 서먹해하면서 말도 안 하길래...”
그러자 은주가 움찔하더니 입을 다물었다.
상혁은 순간적으로 자신이 괜한 이야기를 꺼냈다는 후회가 들었다. 자고로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고 했건만. 원래 모든 화근은 가벼운 입에서부터 시작된다.
잠시 침묵하던 그녀가 말했다.
“내 이야기를 듣고, 괜히 오해하거나 그러지는 마, 알았지?”
“으, 응...”
왠지 무거워지는 분위기다. 상혁은 후회가 점점 커지면서 불안감까지 들었다.
“사실은 얼마 전에...”
퇴근이 가까워질 무렵, 근처에 일이 있어 왔다가 생각이 나서 들렀다며 수한으로부터 전화가 왔었다고 한다. 그간 서로가 너무 바빠서 좀 소원했던 차라, 반갑게 만나 저녁 겸 술을 같이 했단다. 그런데 3차로 옮긴 노래방에서 많이 취한 수한이 갑자기 키스를 해왔다는 대목에서는, 상혁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이 불끈 쥐어질 정도로 울화가 치밀었다.
“미안해...나는 생각도 못하다가 갑자기 당한 일이라서...”
“아, 아니야...네 잘못이 아닌데 뭘? 괜찮아...”
상혁이 그녀를 꼭 껴안으면서 부드럽게 애무하자 그제서야 안심이 되는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래서 내가 화를 내면서, 왜 이러냐고 하니까...느닷없이 자기랑 결혼하자고 하더라?”
“뭐~?”
순간적으로 입에서 욕이 나올뻔했다.
어떻게 된 게, 자신에게 선배라고 들이대는 인간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뒤통수를 치는 걸까?
처음 둘이 술을 마실 때, 은주와 잘해보라며 부추긴 사람이 그였다. 그런데 그래 놓고서 뒤에서 그런 짓을 하다니.
“네가 이해해, 우리가 사귀는 걸 전혀 몰랐잖아? 게다가 취해서 잠시 헛소리를 한 것뿐인데..”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겉 다르고 속 다른 인간인데..”
“응?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상혁은 너무 흥분한 탓에 안 해도 될 이야기를 까발리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서, 그날 수한에게 들었던 걸 다 털어놓고 말았다. 그러다가 요 몇 년 사이 은주 방에서 자고 간 남자들이 여럿이었다는 말을 내뱉는 순간, 굉장히 씁쓸해지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급히 사과했다.
“으, 은주야...미안해...내가 너무 흥분해서...정말 미안해...”
“..전부 사실인걸...”
“은주야...”
그녀를 꽉 껴안고서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제발, 제발 용서해줘...내가 바보란 건 잘 알잖아? 응?”
그러자 그녀도 그의 등을 어루만지며 웃음 섞인 소리로 대답했다.
“후후~ 바보긴 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멋진 바보지...자기 여자를 무시하는 녀석 따위 가볍게 혼내줄 만큼 씩씩하기도 하고...힘들어하는 동생을 잘 챙기기도 하는 따뜻한 남자...그래서 내 마음을 사정없이 흔들어놓고, 자꾸만 안기고 싶게 만드는 내 남자...”
“은주야...사랑해..”
“...나도...”
순간 상혁의 머리 속에서 빵빠레가 울리면서 심장이 터질 듯이 마구 뛰었다. 비록 ‘사랑한다’는 말을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진배없는 표현을 한 것이다. 그 어떤 짜릿한 애무보다 더 큰 흥분을 몰아다 준 은주의 속삭임으로, 자지가 단숨에 서버렸다. 그리고 그게 아랫배를 쿡 찌르자, 그녀가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더니 귀두를 입에다 물었다.
“후릅~”
“아~ 은주야~”
그녀의 엉덩이를 잡아당기자, 자지를 삼킨 채 몸을 빙글 돌려 상혁의 얼굴에다 가랑이를 가져다 주었다. 진득하게 흐르는 꿀물로 유혹하는 보지에다 혀를 내밀자, 자지를 빨아들이는 힘이 더욱더 강해지면서 짜르르한 쾌감이 밀려들었다.
한참 동안 서로의 성기를 빨아대다가, 다시 몸을 돌린 은주가 올라타오면서 자지를 집어넣었다. 오늘 저녁만 해도 벌써 세 번째의 관계였지만, 그는 지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더 힘이 넘치면서 욕정이 뜨겁게 들끓었다.
요분질을 해대던 그녀가 중간에 던진 속삭임만 아니었다면, 정말로 완벽한 시간이었을 거다. 물론 그를 안심시키려고 그랬을 테지만, ‘수한 오빠한테는 신경 안 써도 돼,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미현 언니니까’라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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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에게서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자 수한을 보는 게 영 껄끄러웠다. 아무리 태연을 가장하려 해도, 딱 마주치는 순간부터 불쾌한 기분이 먼저 드는 걸 어쩌란 말인가? 다른 사람도 아닌, 그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두 여자와 이런저런 일로 얽혀있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속 좁은 자신에 비하면야, 직접 겪고도 대범하게 넘겨버린 은주야말로 진정 대인배라고 부를만하다는 걸, 상혁도 인정하는 바였다.
모두가 나갈 때까지 자기 방에서 미적대던 그는, 슬며시 주방으로 향했다.
“누나...”
“응? 왜? 오늘은 도서관에 안 가?”
설거지를 하고 있던 미현이 깜작 놀라 돌아보며 그렇게 물었다. 강의가 있던 없던 일찌감치 나서서 학교도서관에다 자리부터 잡던 그였다. 물론 그러고는 점심시간이면 돌아와 그녀와 사랑을 나누곤 하지만.
“으, 응...오늘은 그냥 오후강의시간에 맞춰서 천천히 나가려고...”
“그래, 요즘 많이 무리하는 것 같던데, 가끔은 그렇게 쉬어가면서 쉬엄쉬엄 해. 뭐니뭐니해도 건강만큼 중요한 건 없으니까..”
뺨을 쓰다듬어주며 다정하게 말하는 그녀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래...이런 여자라면, 누구라도 마음이 끌릴 수 밖에 없겠지...더군다나 늘 가까이서 지켜보는데...’
하지만 머리 속으로는 수한의 심정이 이해가 가면서도, 마치 자신이 그녀의 남편인 듯 화가 나고 불쾌한 건 왜일까? 그게 말도 안 되는 이기심이라는 걸 잘 알지만.
‘내가 사랑하는..내 여자니까...’
뻔뻔스럽던 말던 간에 상혁은 그렇게 간단하게 결론을 내버렸다. 그리고는 곧바로 ‘내 여자 단속하기’에 들어갔다.
“맞아, 안 그래도 오늘은 좀 쉴 작정이었어...”
그렇게 대답하고는 곁으로 다가서 설거지통에 쌓인 그릇을 닦기 시작했다. 그러자 미현이 손목을 잡아왔다.
“아이~ 참, 뭐해? 쉰다면서...”
“이걸 빨리 끝내야 누나도 쉴 수 있잖아? 사랑하는 내 여자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어떻게 혼자 쉬어? 우린 일심동체니까.”
상혁의 번지르르한 그 말에 그녀가 크게 웃었다.
“호호호~ 이젠 바람둥이가 다 됐는걸?”
미현이 뒤에서 꼭 껴안아왔다. 등으로 뭉클하게 달라붙는 젖가슴, 그리고 겨드랑이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온 손이 가슴팍을 부르게 쓰다듬는다. 게다가 그의 엉덩이에다 문질러오는 굴곡진 아랫도리의 감촉까지, 너무나 짜릿했다.
“우리 집 여자들을 몽땅 휘어잡다니 정말 대단해~ 요즘 은주는 나사가 몇 개쯤은 풀린 것 같던데? 그리고 벼리도 벌써 눈이 반쯤 돌아갔고..”
“아, 아니야. 벼리는 그냥 귀엽고 안쓰러워서...”
“후후후~ 괜찮아, 걔도 이젠 성인인걸? 그렇게 사랑도 해보면서 진짜 어른이 되는 거야. 자기처럼 좋은 사람이 상대라면 안심도 되고...”
그의 어깨에다 턱을 올려놓고서 속삭이는 미현의 따스한 숨결이 귓가를 간질였다. 하지만 그보다는 그녀의 마음씀씀이가 더 따사로웠다. 이런 게 바로 성숙한 어른이리라. 수한에 대한 경계심 때문에, 그녀를 단속한답시고 이러고 있는 자신의 치기가 왠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미안해, 누나...”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냥...이것저것 모두...”
그녀의 손이 스르르 내려오더니 바지 속으로 파고들었다.
“아~”
자지를 거머쥐면서 동시에 귀두를 애무하는 능숙한 손길, 상혁은 신음을 토해냈다.
“후후후~ 나는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사랑해’라고 해주는 게 백배는 더 좋던데....”
“사랑해, 누나...아아~”
오줌구멍을 ‘톡’ 찔러오는 손톱에 전기가 짜르르 흘렀다.
상혁은 양팔을 뒤로 돌려 그녀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더듬었다.
“..그리고..이왕이면 이름으로 불러줬으면 해...”
기분이 내킬 때만 가끔씩 미현의 이름을 불렀었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건방지게 구는 모습으로 받아들여질까 조심스러웠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사랑을 나누는 순간만큼은 그녀 또한 그냥 여자이고 싶은 것이다.
상혁은 문득 은주의 반응이 떠올랐다.
“미현아, 내 자지를 빨아, 어서!”
“아~! 자기야~ 알았어~”
작은 탄성을 토한 그녀가 앞에 쭈그리고 앉더니 자지를 꺼내 입에다 물었다.
“후릅~”
“너무 좋아. 미현아~ 자지를 빨면서 보지도 한번 만져봐, 네가 자위하는 걸 보고 싶어...”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치마를 걷어 올리고는, 팬티를 젖혀 보지를 문지르기 시작한다.
너무나 음란한 그 모습에, 상혁은 아득한 흥분으로 몸서리치면서도 한가지를 깨달았다. 사랑하는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의 강제성이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오히려 기쁨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고 보니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많이 부드러워졌다지만, 은주도 한때는 그런 말투를 많이 썼었다. 심지어 ‘지금 빼면 죽여버리겠다’는 말까지 들었지만, 달콤하고 짜릿하기만 했지 결단코 협박으로 여겨진 적은 없었다.
“후후후~ 미현이 보지에서 물이 줄줄 새는데? 진짜 야해~”
“우웅~ 흐읍~”
그의 말에 가랑이가 더 넓게 벌어지고, 보지를 미끄러지는 손길이 빨라졌다. 활짝 열린 새빨간 꽃잎 사이로 끈적한 물이 ‘주르르~’ 흘러내려 아래쪽에서 고이고 있었다.
“혼자서 할 때도 그렇게만 하는 건 아니겠지? 손가락을 집어넣지 않아?”
그러자마자 대뜸 구멍 안으로 ‘쑥~’ 들어가는 가늘고 긴 손가락, 상혁은 흥분으로 미칠 것만 같았다. 저 유혹적인 보지를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녀의 어깨를 잡아 일으켰다.
“쪼옥~ 쪽~”
자신의 손가락에 묻은 진한 보짓물을 빨아들이는 그녀의 아찔한 행동에, 덮치듯이 뜨겁게 키스했다.
“이대로 할까?”
“하아~ 하아~ 그래, 그렇게 해줘...”
옷은 입은 채 성기만 노출시킨 상태였다. 상혁이 그렇게 묻자, 그녀가 축축하게 젖은 음성으로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이미 그의 자지를 잡아당겨서는, 그 끝을 미끌미끌한 속살에다 비벼대는 중이었다.
“후후후~ 오늘따라 더 야한데?”
“자기가 그걸 원하니까...”
그녀도 은주와 마찬가지였다. 아니, 여자들 자체가, 남자가 원하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채는 재주를 타고난 모양이다.
구멍이 자지 끝에 걸리면서 조금 밀려들어갔다. 마주선 자세라 가뜩이나 삽입이 어려운 판국에, 한껏 당겨진 팬티가 짓누르다 보니 배는 더 빡빡한 느낌이다.
“흐흐흐~ 잘못하면 자지가 잘리겠는데?”
“흐~응~ 아니, 그러기 전에 내 보지부터 찢어질걸? 자기 자지는 아주 단단하니까...”
노골적이고 음탕한 대화 역시 지금은 달콤한 사랑의 표현일 뿐이다. 상혁은 아름답고 매력적인 자신의 연인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숨까지 턱턱 막혀오는 것만 같았다.
“사랑해, 미현아~”
“아흑~ 사랑해~ 자기야~”
미현의 엉덩이를 잡아당기자, 그녀가 팔을 꽉 붙들어오며 ‘부들부들~’ 떨었다. 한없이 들어갈 것만 같던 자지가, 엄청난 압박과 함께 뜨거운 속살에 완전히 갇혔을 때, 두 사람의 입술은 자연스럽게 달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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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샤워를 하고는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서 상혁은 미현의 가랑이 사이에 엎드려,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처럼 보지를 만지작거리다 혀를 대보기도 했다. 그런 그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던 그녀가 조용히 물어왔다.
“무슨 걱정 있어?”
순간 움찔하고 말았다. 하숙을 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접해본 경험에다가, 연인에게 늘 관심과 배려를 쏟는 그녀의 날카로운 눈을 속이기는 역시 힘들었다.
상혁은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털어놓기로 했다. 자신의 편협함을 드러내야 한다는 점이 쪽팔리긴 하지만, 괜한 걱정을 시키는 것보다야 나았다. 그리고 그녀라면 비난하기보다는 솔직함을 칭찬해줄 게 틀림없으니까.
“으, 응...사실은...”
동네친구에게 두들겨 맞고서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와 하소연하는 어린애 같은 기분이 들긴 했지만, 사실대로 다 이야기했다.
묵묵히 듣고 난 미현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휴~ 그랬구나...수한 씨는...참...”
잠시 말을 끊었던 그녀가 다시 이었다.
“그냥 모른 척해주지 않을래?”
“으, 응...알았어...”
맥이 빠지면서 왠지 서운한 마음까지 들었다. 편을 들어주는 것까지는 아니라도, 뭔가 심각하게는 받아들일 줄 알았던 것이다.
“수한 씨가 날 좋아하는 건 이미 알고 있었어...”
“어~!”
순간 상혁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러자 그녀가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양팔을 벌리며 안기라는 시늉을 했다.
뽀얗게 빛나는 젖가슴, 그녀를 육감적으로 보이게 하는 일등공신답게, 아주 멋들어진 그곳에다 얼굴을 파묻었다. 보드라운 살덩이가 따스하게 감싸오면서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었다.
“호호호~ 왜 그렇게 자신이 없어? 자위를 해보라고 당당하게 요구해서 날 반하게 했던, 멋진 남자는 어디로 도망쳐버렸을까?”
“누나...”
“이럴 때는 ‘미현아~’ 그러는 거라니까?”
“미현아~~~ 사랑해~”
달리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짧은 몇 마디로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상혁은, 그녀에게 뜨겁게 키스한 뒤에 속삭였다.
“바보같이 굴어서 미안해, 미현아...넌 내 여자야, 내 거 맞지?”
“맞아, 늘 그랬는데, 내 사랑하는 ‘여보’가 자꾸 까먹어서 걱정이야~”
“아~!!”
저 단어가 이렇게나 감동적일 줄이야! 한창 사랑을 나눌 때나 가끔 들을 수 있던 그 말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그녀가 다정하게 뺨을 쓰다듬어오며 사근사근 설명해주었다.
“수한 씨가 근본적으로 심성이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비뚤어진 면이 있단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그렇게 만들었을 거라는 그녀의 해석이다. 변변한 연애 한번 못해본 게 볼품없는 외모 탓이라 여기고서, 그걸 극복하기 위해 일명 ‘고시’로 통하는 회계사시험공부를 죽어라 한 사람이란다.
그러다 보니 일종의 보상심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자신 정도의 위치면, 당연히 여자가 먼저 다가와 매달려야 한다는 그런 착각 말이다.
은주에게 강제로 키스를 한 거나, 느닷없이 결혼하자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진심이라기보다는 그저 한번 떠본다는 정도? ‘감히 나를 거부할 수 있겠어?’라는 오만함에서 나온 거라는 소리에, 상혁은 속이 뒤집히는 줄만 알았다.
“기억하지? 남자의 자신감은 매력이라고 했던 거...”
“응...”
“평소에도 그렇다면 나름대로의 자신감쯤으로 봐줄 수 있겠지만...”
기껏해야 술에 잔뜩 취한 상태에서 겨우 표출할 뿐이란다. 미현에게도 몇 번인가, 고생만 시키는 남편과 헤어지고 자기와 같이 살자고, 그런 적이 있단다.
“사실...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잠깐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어.”
그랬을 거다. 남편이라는 작자가 그 따위니.
“그런데 다음날이 되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전혀 티도 안 내는 거 있지? 그래서 기억을 못하는 줄만 알았는데..”
비슷한 일이 여러 번 반복되고서야 눈치챘다는 것이다. 술에 취한 척 일단 미끼를 던져놓은 다음, 나중에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 듯이 연기하면서, 이제나저제나 먼저 안겨오기를 기대하는 그 요상한 심리를.
“벌써 3년째 여전히 그러고 있는 거야...이제는 나도 그러려니 하고 무시하는 중이고...어쨌던 하숙비는 꼬박꼬박 잘 내니까 그냥 내버려둘 수 밖에, 그건 이해하지? 난 가련한 하숙집부엌데기 아줌마잖아?”
그렇게 농담을 덧붙이며 윙크하는, 미현의 씩씩하고 여유 있는 모습이 참으로 매혹적이었다.
그나마 요즘은 그런 소리를 전혀 하지 않는단다. 뭔가를 알아달라는 듯이 간절한 눈빛으로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나? 한심한 위인이었다. 꿈 많은 십대 소녀라도 되는 양, 촉촉한 눈빛으로 해바라기하는 그 모습을 상상하자, 징그러움에 소름이 쫙~ 끼쳤다.
“그러니까 은주하고의 일도 신경 쓰지마. 보나마나 기억 안 나는 척할 테니까, 자기가 그냥 무시해버리면 자연스럽게 지나갈 거야.”
그녀가 방긋 웃으며 상혁의 뺨에다 입을 맞추었다.
“호호호~ 거기에 비하면 자기는 얼마나 순진한지~ 귀여워서 죽는 줄만 알았어. 생각하는 게 얼굴에 다 드러나거든?”
그, 그렇구나, 아주 쉽게 읽히는 타입이라니!
상혁은 그제서야 여자들이 만만해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나마 귀엽게 느낀다니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참, 한가지만 조심하면 돼..자기는 남을 너무 쉽게 믿는 경향이 있으니까..”
수한이 이간질을 할지도 모른단다. 딱히 어떤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습관적으로 그러는데, 다른 사람의 약점을 은근슬쩍 흘려서, 친한 사람들을 갈라놓곤 한다는 것이다. 예전의 하숙생들 사이에서도 몇 번인가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상혁은 그제서야 자신이 그 술수에 걸려서 은주에게 큰 실수를 했었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그녀가 바로 용서해주어서 수월하게 넘어가긴 했지만, 사귀어보라고 부추기는 척하면서 그녀의 남자관계를 까발린 거였다.
순간 머리에서 뜨거운 김이 확~ 올라오는 기분이었지만, 곧바로 힘이 빠져버렸다. 결국 따지고 보면, 귀가 얇은 데다가 줏대마저 없는 자신의 탓이었다.
그때 미현이 속삭였다.
“자기 잘못을 반성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너무 자책하고 풀이 죽으면 안돼.”
“으, 응...”
“사랑하는 낭군님한테 기운을 불어넣어줘 볼까?”
그녀가 품에서 빠져나가더니 그의 가슴 위에 걸터앉아, 아주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자기 손으로 보지를 벌려 보였다. 그러자 새빨간 보지 사이로 연한 빛깔의 점막이 반짝거려 아찔하게 만든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보여줄 테니까 힘내~”
그리고는 곧바로 자위를 시작했다. 손가락이 비빌 때마다 음란하게 벌렁거리는 보지, 때로는 구멍 안으로 깊숙이 꽂아 휘저으며 엉덩이를 흔들었다. 게다가 보짓물이 듬뿍 발린 그 손가락을 그의 입에다 넣어주기까지.
‘그래, 그 따위 하찮은 인간..무시하면 그만이지..’
그래도 은주의 선배라는 그 놈에 비하면 아주 양반이었다.
상혁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후후후~ 난 벌써 기운을 다 차렸어, 뒤를 봐~”
“어머~~ 호호호~ 역시 자기가 최고야~”
천장까지 뚫어버릴 듯 기세등등한 자지를 본 미현이 반갑게 소리치더니, 몸을 돌려 그걸 입에다 물었다. 그리고 그 순간 상혁의 혀가 질척질척한 보지를 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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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난 다음, 벼리를 에스코트하기 위해서 방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잠시 후 문이 열렸을 때 상혁은 ‘헉~’하는 소리가 나올뻔했었다. 딴 사람인줄만 알았다.
늘 뒷머리를 묶고 다녔기에, 처음 봤을 당시의 단발머리가 그 사이에 저렇게나 길게 자란 줄은 전혀 몰랐다. 풀어헤친 머리카락이 어깨 위에서 찰랑찰랑~ 물결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무릎 위로 한참 올라간 치맛단이 뽀얀 허벅지를 다 드러낸 채 찰랑거리고, 가슴골짜기가 보일까 겁날 정도로 깊이 패인 목덜미에다, 소매는 또 어디에다 팔아먹었는지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다시 말해서 지나치게 노출이 심한 원피스였다. 아니, 상체 쪽이야 어찌어찌 넘어가더라도, 저 짧은 치마만은 도저히 용납이 안 되었다. 저래서야 어디 제대로 걸을 수나 있을까? 계단은 물론이고, 평지라도 보폭만 조금 크게 하면 당장에 팬티가 보일 판이다.
“벼리야...”
“응, 오빠~ 헤헤헤~”
얼굴에서 한시도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 그녀를 보니,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를 않는다. 하지만 할 이야기는 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 옷...참 예쁘긴 한데...”
사실이었다. 하늘하늘한 체형과 너무나 잘 어울려서, 그가 애독했던 만화책의 여주인공처럼 정말로 깜찍하고 예뻤다. 순간 그의 머리 속으로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주르르~ 지나갔다. 왕성한 성생활에, 물론 자위뿐이었지만, 지대한 공헌을 했던 19금의 일본만화들. 그렇다, 문제는 바로 그거였다. 야릇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너무 야한 모습이라는 점이다.
“헤헤헤~ 예뻐?”
굉장히 좋아하며 제자리에서 한 바퀴 핑그르르 도는 그녀, 상혁은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헛~!”
“왜?”
“아, 아니...너무 잘 어울려서...”
얼굴이 뜨끈뜨끈했다. 부드럽게 휘날리는 치마 속으로 짧은 반바지가 숨어있었던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일명 ‘하의실종패션’이다. 그걸 모르고서 설레발을 쳐댔으니, 그것도 온갖 야한(?) 상상은 다해가면서, 어찌 부끄럽지 않을까?
그런 상혁의 심정도 모르고, 벼리는 방긋방긋 웃으며 팔짱을 껴왔다.
“빨리 나가자, 오빠~”
“그, 그래..”
향수라도 뿌린 모양이다. 평소와는 다른 은은한 향기가 맡아졌다. 사람은 꾸미기 나름이라더니 확실히 그런가 보았다. 지금의 벼리는 귀여운 동생이라기보다는, 맑고 투명한 매혹의 요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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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오빠~ 아까 미용실에서 어떤 언니가 말이지~”
노래하는 꾀꼬리마냥 쉴새 없이 지저귀는 벼리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었다. 하지만 상혁의 속은 겉모습처럼 잔잔하지가 못했다.
‘도대체 누가 코치를 한 거지?’
영화를 예매하고서, 상영 때까지 남는 시간을 이용해 벼리는 미용실을 갔었다. 그리고 카페에서 기다리던 상혁은, 머리를 하고 돌아온 그녀를 보자 또 한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은은한 갈색을 띤 채 가볍게 웨이브가 진 머리카락으로 변신한 그녀, 한층 더 성숙해진 느낌과 함께 ‘아! 이 아이도 여자구나’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던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 혼자만의 머리에서 나온 건 아닐 거다. 그랬다면 이미 예전에 그랬을 테니.
벼리에게서 묻어 나오는 여자의 향기가 점점 더 짙어갈수록, 그의 마음 또한 파도를 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영화관으로 향하는 발걸음도 흔들거리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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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혁은 당혹감에 어쩔 줄을 몰랐다. 벼리가 선택한 영화인데다가, 어디선가 여성취향의 로맨스물이라고 언뜻 읽은 기억이 있었기에, 그저 잔잔한 내용의, 남자의 시각에서는 약간은 지겨운 느낌마저도 드는, 그런 종류일 거라고만 추측했었다.
그런데 초반부터 뭔가 심상치가 않았다. 택시를 타고 가던 남자가 주머니에서 꺼내든 사진들을 쭉 넘기는 장면에서, 느닷없이 가랑이를 벌린 모습, 즉, 침대 위에 누운 여자의 보지가 아주 적나라하게 나온 것이다.
‘이, 이거 미리 알고 고른 건가?’
어쩐지 유독 젊은 커플들이 많다 싶더니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었다.
이미 누드화까지 경험해본 때문인지, 벼리는 그렇게 많이 놀라는 눈치는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상혁의 손을 슬며시 잡아오더니 깍지까지 끼었다. 가늘고 자그마한 손이 손아귀에 쏙 들어와서는, 따스하고 보드라운 감촉을 전해주었다. 기분 좋은 느낌과 함께 그의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어쩌면 스스로도 이런 상황을 예상했을지 모른다.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현해오는 벼리와 그것에 당황스러워하는 자신. 하지만 그걸 기대한 건지 아니면 두려워하는 건지, 그 자신도 확신할 수가 없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야릇한 흥분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니까.
그녀의 머리가 어깨로 부드럽게 기대오자, 팔뚝으로 봉긋한 젖가슴이 닿으며 말랑말랑한 촉감을 전해준다. 또다시 빨라지는 박동.
“오빠...좋아해...”
순간 심장이 멈추는 것만 같았다.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고백을 들으니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시 혼란스러워하던 상혁은, 결국 팔을 들어 그녀의 어깨를 껴안아주었다. 그러자 잔뜩 굳어있던 벼리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많이 긴장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여리고 순수한 그 모습이 가슴 속을 사정없이 파고든다.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래...외면하지도 말고..내 자신을 속이지도 말자...’
미현의 충고가 아니었더라도 똑같이 행동했을 거다.
그나저나 누군지는 몰라도 아주 끝내주게 코치를 한 것 같았다. 잘 짜인 대본처럼 모든 게 착착 맞물려 돌아가며, 도저히 거부하기 힘든 분위기로 빠져들게 만들고 있었다.
‘허억~!!’
설마 이런 것까지 전수를 받은 걸까? 그의 허벅지로 손이 놓이더니, 간질이는 듯 부드럽게 쓰다듬는 게 아닌가! 더군다나 커다란 스크린 속에서는, 옛 애인과 외도를 하는 여주인공이 자지를 막 빠는 중이었다. 그것도 마치 포르노처럼 입 속으로 들어간 자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정말로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
‘벼, 벼리야~ 거, 거기서 멈춰, 더 이상 올라오면!!’
시각과 촉각 그리고 향긋한 체취까지, 이렇게 세 감각기관에서 동시에 밀려드는 자극을 어찌 참아내겠는가? 이미 미현과 은주를 통해서, 여체가 주는 짜릿하고 달콤함에 중독이 돼버린 그인데.
허벅지를 슬금슬금 기어올라오는 벼리의 손끝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는, 바지앞자락을 밀어내며 터질 듯 부풀어오른 자지가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