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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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리는 입시학원에서 듣는 수업 말고도, 미대생인 친척언니와 몇몇 친구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화실에서 개인적으로 배우고 있단다.

그런데 원래부터 누드화 쪽으로 관심이 많았던 그녀들에게는, 강의시간의 실습만으로는 언 발에다 오줌을 누는 격이라서, 자기들이 직접 모델을 구해 연습하고 싶은데, 누드라는 특성상 모델을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구한다고 해도 그 비용이 워낙 만만치 않다고 한다. 가뜩이나 알바에다 애들 교습까지 해가며, 돈을 쪼개고 쪼개 겨우 꾸려나가는 상황이니, 마음만 간절할 뿐 요원한 일이었다.

물론 서로서로 돌아가면서 모델이 되어주는 방법도 사용해왔지만, 문제는 남자모델이었다. 믿을 수 있을 만큼의 친분이 있는데다가, 이왕이면 균형 잡힌 몸매의 남자를 구한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였다.

그 힘든 와중에도 동생의 수험준비를 돕고자, 따로 시간을 내서 특별개인교습을 해주는 착한 언니들인지라, 늘 미안하기만 했던 벼리는 그 고민을 듣자마자 곧바로 상혁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오빠~ 정말 고마워요~”

사랑스럽고 귀여운 벼리에게 드디어 믿음직한 오빠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준 것 같아, 상혁은 굉장히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막막해지고 있었다.

‘벼리야~ 넌 지금 이 오빠의 심정을 아니? 그래~ 어쩌겠어, 예쁜 동생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딱 한번만 눈을 질끈 감지 뭐. 흑흑흑~~’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 얼굴에다 드물게 홍조까지 띠고서, 눈동자를 반짝반짝 빛내는 벼리의 모습을 보자,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우리 벼리한테 도움을 많이 주는 고마운 언니들인데...이 오빠가 그 정도는 당연히 도와야지..”

“저한테도 큰 공부가 될 거에요, 오빠~”

어라? 이, 이건 또 뭔 소리래? 왜 벼리한테 공부가 돼? 서, 설마?

상혁이 화들짝 놀라는 순간.

“실기시험준비를 하는 데에 누드데생이 큰 도움이 될 거래요...부드럽고 섬세한 터치를 익히려면 인체를 그려보는 것만큼 좋은 공부가 없대요~ 오빠를 아주 멋있게 그려줄게요~”

정말이다. 지금만큼은 약속을 취소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나 간절했다.

아니, 그 여자들이 제정신이야? 이런 어린애한테...음...20살이면 성인이긴 하구나..

어쨌던 벼리 앞에서 발가벗고, 거기다가 자칫 자지가 서버리기라도 한다면?

상혁은 아득해지는 것만 같았다.

“일요일로 이야기해놓을 테니까 딴 약속잡지 마세요, 오빠는 이 세상에서 제일 멋져요~ 쪽~”

“어~?”

갑자기 목을 껴안아온다 싶더니 입술에서 보드라운 감촉이 느껴졌다. 그리고는 언제나처럼 기척도 사라져버리는 벼리.

상혁은 꿈을 꾸듯 몽롱한 상태가 되어 비실거리다가 침대로 푹~ 쓰러져, 이불에다 얼굴을 처박고서 입술을 더듬어보자, 조금 전의 그 짜릿한 감촉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흐흐흐~”

허파에 바람이라도 든 듯이 실실 쪼개다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뭐, 뭐야? 내가 지금 왜 이러는 거지?’

이건 마치 첫사랑에 빠진 소년의 모습이다. 순간 등골이 싸늘해졌다.

벼리를 보기 전에야 온갖 야릇한 기대감으로 가슴을 콩닥거렸지만, 그 이후에는 전혀 아니었다. 그렇게 귀여운 아이한테 어찌 감히 그런 사특한 마음을 품을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런데, 그랬는데......

“서, 설마?”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아, 아닐 거야...나한텐 미현이 누나가 있잖아?”

상혁은 울상이 되어 혼자 끙끙대기 시작했다. 자신이 치마만 두르면 무조건 ok하는 껄떡맨은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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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혁은 하숙집사람들, 특히 은주에게는 절대로 비밀로 할 것을 벼리에게 신신당부했다. 그리고서 이왕지사 결심한 거 제대로 하자 싶어, 사실은 그 여대생들에게 섹스어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단 며칠이지만 그간 등한시했던 몸 만들기에 재돌입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밝았다.

“오빠...”

“그래, 먼저 나가있어...”

“네~”

스트립 쇼(?)를 하러 가는 게 아니라 무슨 첩보전이라도 치르는 양, 둘은 주변을 살피며 낮은 목소리로 재빨리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그리고서 벼리가 먼저 집을 나선 후, 상혁이 조심스럽게 현관으로 향하려는데 느닷없이 뒤에서 들려온 은주의 음성.

“수상해~ 수상해~”

“헉~! 뭐, 뭐야?”

이젠 은주마저도 그 거친 발걸음을 숨기는 경지까지 올랐을까? 상혁은 기겁하면서 돌아섰다.

“너네 말이야...”

“너네 라니?”

상혁은 일단 무조건 잡아떼고 봤다. 그가 언제 은주와 엮어서 좋은 꼴을 본 적이 있어야지.

“벼리랑 너랑...”

“벼리랑 내가 왜?”

바짝 다가서는 그녀, 상혁은 찔끔하면서 물러서다 등이 벽에 닿았다. 그러자 그녀가 더더욱 가까이 달라붙으며 얼굴을 가까이 들이민다.

“둘이 사귀어?”

“무, 무슨 소리야?”

“그런데 왜 바람난 다람쥐처럼 찰싹 달라붙어서 소곤거리는데?”

크아~!! 이 여자 표현 한번 죽이네? 바람난 다람쥐? 그러면 자기는 발정 난 꽃뱀이냐?

상혁은 콧김을 거세게 내뿜으며 말했다.

“도대체 말 한마디를 해도 꼭 그렇게 해야겠어?”

“미안해...내가 말이 너무 심했어..”

“어?”

뜻밖에도 순순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해오는 은주에, 그는 멍해졌다. 평상시와 다른 그녀의 모습에 괜스레 미안해지는 건 왜일까?

“사과할 정도까지 아니고...”

“내가 잘못한 건데, 뭘..”

“아니, 그게...그러니까..”

왠지 점점 더 자신이 나쁜 놈이 되어가는 것만 같은 기분까지 드는 상혁이었다.

그때 은주가 ‘툭~’ 한마디를 던졌다.

“근데 벼리가 기다리지 않아?”

“아~! 맞다, 벼리...”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벼리를 깜빡 잊고 있었던 상혁이 허둥지둥 서두르자, 은주가 그의 귀를 콱~ 틀어쥐었다.

“아야~!”

“호오~ 자~ 이래도 딱 잡아뗄 거야?”

그제서야 그녀의 가증스러운 연기와 유도심문에 넘어갔다는 걸 깨달은 상혁은, 어쩔 수 없이 둘러댔다. 차마 누드모델을 하러 간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사건을 키우는 데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은주에게는 더더군다나.

“쩝~ 누나가 이런 식으로 나올까 싶어서 몰래 나갔다 오려고 했더니...시험공부 하느라 많이 지쳤을 텐데, 영화나 보여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려고 그래.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벌써부터 무리하면 나중엔 지쳐서 못 견딜 거 같아서 말이야..”

그러자 정말 미안했던지 은주가 슬며시 귀를 놓았다.

“치~ 그러면 진작에 말을 하지? 잠깐만 기다려봐..”

“으, 응? 왜?”

“잔말 말고...”

본 모습으로 돌아간 은주가 ‘우당탕~’ 방으로 달려가더니, 금새 헐떡거리고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는 지폐 몇 장을 내민다.

“자, 받아..”

“이걸 왜?”

자신도 간만에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벼리가 둘만 가기를 원할 것 같아 그냥 참는단다. 그리고 벼리와 같이 지낸 시간이 제법 됐는데도, 언니가 되어서는 그런 것 하나 챙겨줄 생각을 전혀 못했던 게 미안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 대신에 재미있게 놀아줘, 부탁할게...”

급한 김에 거짓말을 했는데, 은주가 너무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니 가슴이 뜨끔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녀의 따스한 마음씨가 느껴져 흐뭇해졌다. 아무리 왈가닥으로 굴어도 역시나 천생 여자인 거다. 상혁은 자신을 첫눈에 반하게 만들었던 그날의 은주가 떠올라 두근거렸다.

“만.약.에...그걸로 모텔비를 했다간 내 손에 죽는다? 돌아오면 팬티검사부터 할 거야, 알았지?”

크악~!!! 이 계집애!!!

상혁은 잠시나마 감동을 받았던 게 억울했다. 도대체 이 여자의 뇌 구조가 어떤지 정말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에효~~ 인간아, 인간아~’

하지만 그런 분노도 잠시, 기지개를 쭉 펴며 돌아서는 그녀의 티를 밀치면서, 노브라인 게 분명한 탱탱한 젖가슴과 도드라진 젖꼭지가 윤곽을 드러내자마자, 침부터 ‘꿀떡~’ 삼키는 스스로가 한심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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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현과 은주에게 제법 단련이 됐다고는 하지만, 낯선 여자 그것도 한창 피어나는 여대생들 사이에 파묻히자, 고질병이 다시 도져서 그저 ‘어버버~’ 반벙어리 시늉만 냈다. 그리고서 생전 처음으로 들어보는, 잘 생겼다는 둥 몸이 굉장히 멋지다는 둥, 그녀들의 과찬 때문에 우주를 향해 한없이 날아갔던 정신이 되돌아왔을 땐 이미......

1시간 가까이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더니 여기저기가 결려왔다. 자세교정을 해준다며 만져대는 짜릿한 손길에, 자지가 서버릴까 걱정하던 때가 까마득하게만 느껴졌다. 상혁은 또다시 나오려던 한숨을 애써 참았다.

‘에효~ 그래도 오늘은 이 정도로 가볍게 하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그나마 완전히 알몸은 아니라, 팬티를 입고서 허리에다 천 조각 비슷한 걸 두른 상태였다. 어릴 때 영화에서 보았던 타잔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무작정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오늘은 일단’이라는 단서가 붙은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상혁은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는 걸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아마 다음 번에는 정말로 홀랑 다 벗게 될 게 거의 확실했다.

그래도 시간이 되는 경우에 한해서 가끔씩이라는 조건을 내걸은 게 다행이었다. 안 그랬다면 주말마다 이럴지도 몰랐다. 그 놈의 ‘오빠’라는 달콤한 단어가 마구 들려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그럴 수가 있었다는 건 정말 천운이었다.

“휴우~”

“저~ 죄송한데요, 오빠...자꾸 움직이면 안돼요.”

“아! 미안..”

자신도 모르게 찔끔하며 기가 죽는 상혁, 왠지 10개의 눈동자가 동시에 질책하는 것만 같다.

자지가 설까 걱정해? 이러다 영영 안 서게 될까 오히려 걱정해야 할지도 모를 판국이었다.

어디선가 그런 걸 들은 기억이 난다. 포르노배우들이나 되니까 카메라 앞에서 그럴 수 있지, 일반인들을 데려다 놓으면 심리적 압박감에 아예 발기가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이다. 아마 지금 그의 상태가 그것과 비슷할 거다.

“잠시 쉬었다가 할까요? 많이 힘들죠?”

“그, 그래...사실 좀 힘들긴 해...”

“수고하셨어요~ 오빠~”

“감사해요~ 오빠~”

크~ 그래, 바로 이 맛이야.

동시에 들려오는 낭랑한 ‘오빠’의 합창에 상혁은 가슴이 뿌듯해졌다.

“오빠~ 이거 마셔요...”

“후후후~ 고마워, 벼리야~”

음료수가 담긴 잔을 내미는 귀여운 벼리. 모든 걸 떠나, 또랑또랑한 눈으로 열심히 데생을 하던 그녀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보람이 있었다.

상혁은 빙그레 웃으며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아차~’하고서 손을 뗐다.

“웅~ 오빠가 그렇게 쓰다듬어주니까,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참 좋아요. 헤헤헤~”

오옷~! 이건 뜻밖의 보너스다.

하숙집식구들이 공히 인정하는 정말로 맑고 투명한 벼리의 미소였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만 보여주는 바람에, 모두를 안타깝게 만드는 저 웃음이 상혁의 가슴을 포근하게 만들었다. 지쳐있던 몸과 마음에서 힘이 마구 솟는 기분이었다.

“자~ 자~ 다시 시작해볼까?”

상혁이 밝은 목소리로 우렁차게 말하자 모두의 얼굴이 환해졌다. 사실 부담감들이 많았을 거다. 모델료는 고사하고 근사한 저녁한끼 제대로 대접할 형편이 안 되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이런저런 요구를 하기는 더더욱 힘들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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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혁은 침대에 누워 손바닥에 놓인 열쇠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흐음~ 이거 참~ 기분이 묘하네?”

자원봉사의 중노동이 끝난 후, 아예 거기서 삼겹살파티를 열었었다. 은주가 준 돈에다가 상혁이 조금 더 보태서, 고기는 물론 야채와 술까지 넉넉하게 차린 아주 즐거운 자리였다. 덕분에 그는 오늘 자신의 열렬한 여성 팬을 4명, 아니 벼리까지 포함하면 다섯이나 확보했다. 그의 평생에 있어서 최대의 성과였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녀들이 고마움과 미안함의 마음을 담아, 화실의 열쇠를 내놓은 것이다. 언제라도 출입해도 좋다고 말이다. 자신들도 가끔씩 그곳에서 자곤 한다는 묘한 설명과 함께.

‘확실히 착한 애들 같긴 해...’

다른 건 몰라도 자신들의 목숨이나 마찬가지인 고가의 각종 미술도구에다가 피땀이 서린 소중한 그림들이 보관되어있는 곳이다. 게다가 여자들만 있는 ‘금남의 성’이었다. 그런 장소를 생면부지인 남자에게, 물론 벼리를 통해 이야기를 듣긴 했겠지만, 그렇게 선뜻 개방하다니.

상혁은 마치 여자기숙사의 모든 방을 열수 있는 마스터 키를 얻은 기분이었다.

“그만큼이나 신뢰한단 의민가?”

왠지 사랑을 고백 받는 것보다 더 기쁘게만 느껴졌다.

특별한 경험이기도 했지만, 여러모로 얻고 배운 게 많은 하루였다.

황당한 부탁으로 자신을 당혹하게 만들어, 조금은 원망스러운 마음까지 들게 했던 벼리가 너무나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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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새 학기가 시작되기에 인사차 고향집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뭐, 그렇다고 부모님은 물론 형과 형수들에게서까지 받은 용돈이 제법 두둑한 점을 애초부터 노린 건 아니다. 다만 마침 필요하던 곳이 있었기에 한결 더 기분이 좋아졌지만.

상혁은 하숙집에 들어서서는, 곧장 주방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소리쳤다.

“누나~ 저 왔어요~”

“어머~ 잘 다녀왔어?”

환하게 웃으며 맞아주는 미현, 겨우 며칠만인데도 너무나 반가운데다가, 앞치마를 한 모습이 굉장히 아름다워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어쩌면 그가 손에 든 이것 때문에 더 그런지도 몰랐다.

“자~ 선물이에요..”

“응? 선물?”

“꺼내보세요..”

건네준 쇼핑백에서 작은 상자를 꺼낸 미현이, 그걸 열어보고는 얼굴을 붉혔다..

“어머!”

“카드도 읽어보셔야죠?”

상혁은 다시 재촉했다. 그러자 그 속에서 작고 예쁘장한 카드를 꺼내 펼치더니 조용히 읽는다.

“어때요? 저번보다 더 나아진 것 같아요?”

상혁의 조금은 짓궂은 질문에, 이제는 거의 홍시처럼 변한 얼굴로 그녀가 속삭였다.

“얼마나 나아진 건지는 한번 확인해봐야겠지? 잠깐만 기다려...”

그리고서 그걸 손에 든 채 안방으로 사라지는 미현을 지켜보며, 상혁의 가슴은 마구 요동치고 있었다. 저건 분명 입어보러 간 것이다.

‘정말로 보여주려는 걸까?’

당연히 속옷이었다. 그것도 애초에 생각했던 대로 아주 야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걸로. 게다가 카드에는 이렇게 썼었다. ‘이걸 입은 모습을 꼭 보고 싶어요’라고. 하지만 설마 받은 이 자리에서 당장 저럴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었다.

그때 미현이 안방에서 다시 나왔다. 사뿐사뿐 다가오는 그녀의 입가에 서린 요염한 미소가, 상혁의 아랫도리를 단번에 단단하게 만들어버렸다.

“흐응~ 아주 훌륭한데? 사이즈는 어떻게 알았어?”

꽃잎처럼 새빨간 입술이 이슬을 머금은 듯 촉촉했다. 그리고 그 사이로 흘러나오는 나지막하면서도 뜨거운 속삭임에서 달콤한 향기가 묻어났다.

“그냥 알았어요...누나랑 팔짱도 끼고..껴안아보기도 했으니까요.”

“호호호~ 우등생 정도가 아니라...완전히 수재인걸? 너무 딱 맞아서 정말 놀랬어.”

쬐금은 양심에 찔렸다. 사실은 건조대에 걸린 그녀의 속옷에서 사이즈를 몰래 확인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사실대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거야말로 전형적인 오덕후(五悳侯)의 행동양태니까.

그때 그녀가 더욱 가까이 다가오더니 물었다.

“들어오면서 대문은 잠갔지?”

“...네..”

가슴이 떨려왔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가 부드럽게 목을 껴안아오면서 다시 속삭였다.

“생일선물...너무 고마워...내 마음에 꼭 들어..”

“누나? 오늘이 생...흡~”

깜짝 놀라 중얼거리던 상혁은 갑자기 달라붙는 입술에 아찔해졌다.

보드라운 살갗이 비벼오더니, 곧 몰캉몰캉한 살덩이가 입 속을 파고들었다. 그러자 저절로 마중을 나가는 혀. 비록 한번뿐인 경험이지만 그래도 수정과의 키스를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그다. 최소한 어설프게 이빨끼리 부딪치거나, 얼굴의 각도가 같은 쪽을 향하는 우스꽝스러운 실수로 분위기를 깰 정도는 아니었다.

‘아~ 이런 게 진짜 키스구나~!!!’

예전에 겪었던 게 뭔가 약간 미진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넘치고 또 넘쳐서 당장에라도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흩날리는 꽃잎 사이를 날아다니는 나비처럼 가벼우면서도 화려하고, 때로는 장난스럽게 ‘톡톡~’ 건드려보다가 갑자기 사나운 맹수가 되어 달려들더니 아프게 빨았다.

그녀가 쉴새 없이 넘겨주는 달콤한 타액을 ‘꼴깍~ 꼴깍~’ 받아 삼키며, 상혁은 온몸이 무저갱 속으로 한없이 가라앉는 듯 나른하게 늘어지고 있었다.

“하아아~”

“누나~”

달뜬 한숨과 함께 길고도 뜨거웠던 키스가 끝나자, 두 입술 사이에서 타액이 실처럼 길게 늘어지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물기로 반들거리는 입술의 붉디 붉은 빛깔이 눈앞에서 아롱지자, 상혁은 순간적으로 현기증이 핑~돌아 그녀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낭창낭창하게 휘면서 부드럽게 감겨오는 여체, 이미 터질 것처럼 되어버린 자지가 그녀의 폭신한 아랫배를 찌르고 있었지만, 두 사람 모두 거기에 대해선 전혀 내색하지 않은 채, 그저 서로의 눈동자만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내가 처음이라도 괜찮겠니?”

“누..나...”

어느 영화 속에서 본 장면이 생각났다.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새 신부가 교회를 나서는 순간, 종소리가 온 마을을 울리는 것과 동시에 비둘기 떼가 ‘푸드득’ 날아오르고, 마치 축하라도 하듯이 파란 하늘을 가로지르는 비행기가 하얀 꼬리를 길게 남긴다. 그리고 그걸 바라보며 미소 짓는 그녀를 번쩍 안아 들어 뜨겁게 키스하는 남자.

상혁은 지금 자신이 꼭 그 남자가 된 느낌이었다.

“처음뿐만이 아니라...앞으로도 계속, 그리고 영원히 누나를 원할 거에요.”

“호호호~ 다른 여자들은 이런 달콤하고 멋진 남자를 왜 못 알아봤을까?”

“누나가 그렇게 만든 거죠...쓸모 없는 돌멩이를 멋진 보석으로...”

드디어 봇물이 터진 걸까? 상혁은 오랜 시간 동안 머리 속으로만 상상해봤던, 달콤하고도 느끼한(?) 말들이 술술~ 흘러나오는 자신이 너무나 신기했다. 아니, 그보다 더 놀라운 건 따로 있었다.

“아이~ 천천히...”

미현이 자기 엉덩이에서 슬며시 떼내는 상혁의 손이야말로 기적에 가까웠다. 그 아찔한 키스의 순간에도 만지기는커녕 바들바들 떨고만 있던 그 손이, 조금 전까지 그녀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다 못해 치마 밑으로까지 기어들어가, 선물로 준 팬티를 막 확인하려던 참이었다.

“오늘은 우리 둘뿐이야...어쩜 그렇게 딱 맞춰서 돌아온 거야?”

“저, 정말이요?”

“응...”

정말로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

그녀의 남편인 창우는 어제 들리면서 당분간은 부산 쪽에 있을 거라고 했다니 완전 해결, 수한은 오늘부터 회계감사에 들어가 일주일간 호텔에서 먹고 잔단다. 게다가 은주는 해외출장으로 모레나 돌아오고, 벼리마저 개강 전까지 학원이 쉬는 탓에 고향집에 갔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조금 전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든 게,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하하~ 오늘은 진짜 우리를 위한 날인가 봐요...자요...”

상혁이 바닥에 내려놓았던 다른 상자를 내밀자 그녀가 깜짝 놀랐다.

“어머!”

그가 준 게 케이크였기 때문이다. 속옷선물만 주기엔 왠지 밍밍한 것 같아 집 앞 제과점에서 저걸 샀더니, 마치 미리 짜기라도 한 것처럼 모든 상황에 딱딱 맞아떨어지는 게 아닌가?

상혁은 그녀의 허리를 꽉 껴안으면서 속삭였다.

“생일 축하해요..”

만약에 상혁이 하루만 더 늦게 왔더라면 정말로 쓸쓸한 생일을 보낼뻔했던 그녀다.

“그리고 오늘밤 드디어 제가 진짜 어른이 되는 날이기도 하고요...앞으론 절대 누나생일을 잊을 일이 없겠죠?”

“그래, 나도 절대로 잊지 않을 거야...내가 상혁이의 여자가 되는 날이기도 하니까..”

또다시 합쳐지는 입술, 하지만 이번에는 아까와 전혀 달랐다.

상혁의 손이 키스와 함께 대담하게도 뭉클한 젖가슴을 잡는 순간, 미현의 손 또한 딱딱하게 부푼 자지를 거머쥐어왔으니까.

그런데 ‘천천히’라고 말했던 그녀가 내심은 오히려 더 급했던 모양이다. 바지 위로는 도저히 양에 안 찬다는 듯이, 지퍼를 내리고서 팬티 안까지 침투해 직접 잡아온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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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키스가 끝나고 입술이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서로의 몸으로 가있는 손, 열기는 오히려 더욱더 강해지고 있었다. 미현이 자지를 잡은 손을 미묘하게 움직이며 올려다보았다. 불그스름한 기운이 도는 눈자위가 촉촉하게 젖은 채 요요하게 빛났다.

“..아무래도 생일축하는 나중에 받아야만 할 것 같은데..네 생각은 어떠니?”

식탁 위에 놓인 케이크를 흘깃 쳐다보며 장난스럽게 말하는 그녀. 그러나 자지를 감싼 손바닥에서 땀이 느껴지고, 가빠지는 호흡을 참느라 가늘게 떨려 나오는 음성을 보니, 마음의 동요가 큰 것 같았다.

상혁은 어느새 브래지어 안으로 들어가있던 손에다 슬며시 힘을 줘, 탐스러운 살덩이를 ‘꾸욱~’ 거머쥐면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후후후~ 12시 전에만 초를 켜면 되니까요.”

“네 방으로 갈까? 아니면...”

“제 방으로 가요.”

상혁은 재빨리 미현의 뒷말을 잘라버렸다. ‘안방’이라는 장소는 그녀에게 굉장히 부담스러운 게 될 터이니. 그리고 그건 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응...그렇게 해..고마워..”

그런 배려를 느꼈는지 수줍은 미소를 살포시 짓는 미현의 모습이, 마치 벼리 또래처럼 아주 앳되고 귀엽게까지 느껴진다.

“근데...누나...”

“으, 응?”

상혁은 한쪽 눈을 찡긋하면서 장난스럽게 말했다.

“이걸 놔줘야 걸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머~!!”

아랫배에다 힘을 줘 보드라운 손에 잡힌 자지를 끄덕거리자, 그녀가 화들짝 놀라서 놓고는 얼굴을 확 붉혔다. 상혁은 갓 구워낸 카스텔라처럼 폭신폭신하고 따스한 젖가슴을 주물럭거리며, 다시 한번 짓궂게 소곤거렸다.

“후후후~ 이건 그냥 이대로라도 걷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죠?”

“치~ 너무 빨리 배워서 겁나는데? 바람둥이소질이 다분해~”

“정말로 좋아하니까, 누나가 원한다면 어떤 모습으로도 다 변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그녀의 말처럼 정말로 바람둥이의 소질을 타고난 걸까? 생각이고 자시고 할 필요도 없이 알아서 척척 튀어나오는 매끄러운 답변에, 상혁은 스스로도 많이 놀라고 있었다.

‘어디 그러면 이것도 한번 시도해봐?’

그녀의 옷안에서 손을 빼냈다. 손아귀에서 멀어지는 그 짜릿한 감촉이 너무나 아쉬웠지만, 이제 곧 다시 맘껏 맛볼 수 있으니 잠시간의 이별(?) 정도야 충분이 참을 만하다.

그녀의 등과 오금에다 양손을 넣어서 번쩍 안아 들었다.

“어머!!”

깜짝 놀란 미현이 두 팔로 목을 껴안아오면서 짧은 탄성을 토해냈다.

“이렇게 침대까지 가고 싶어요...”

“상혁아...”

“네, 누나..”

그녀의 입술이 다가와 살짝 입맞춤을 하고서는 촉촉하게 젖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가 전에 그랬지? 넌 장점이 아주 많으니까 있는 그대로만 보여주라고..”

“맞아요, 그랬죠...”

“내 생각이 옳았어..네가 뭘 하던, 나를 기쁘게 해줄 거라는 확신이 들어..그러니까 일일이 묻지 말고, 네가 원하는 대로 다해도 좋아...”

“누나~”

상혁은 아까 떠올렸던 영화장면이 다시 생각나 그녀에게 키스를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원하는 건 모두란다!

그의 가슴 속이 두방망이질 쳤다. 잔뜩 성이 난 자지의 끝이 끄덕끄덕거리면서, 그녀의 엉덩이를 ‘쿡쿡’ 찌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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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현을 침대 위에다 내려놓은 상혁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나가 현관문까지 잠그고 돌아왔다. 그런데 방으로 들어서자, 그녀가 돌아서서 옷을 벗고 있는 게 아닌가! 머리 위로 상의를 뽑아내는 여체의 뽀얀 등한가운데를, 자신이 선물한 브래지어가 가로지른 모습이 너무나 아찔했다.

벗은 상의를 침대에다 내려놓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틀어 올린 머리카락 몇 가닥이 가늘게 빠진 목덜미로 흘러내려 살랑거린다. 아직 30대 초반인 그녀의 피부는 너무나 희고 매끄러웠다. 뒤에서 부드럽게 껴안으며 속삭였다.

“누나...”

“상혁아...”

귀밑의 따스하고 보드라운 살갗에다 입술을 갖다 대면서 브래지어 위로 젖가슴을 잡자, 그녀가 ‘파르르~’ 떨며 등을 기대어왔다.

상혁은 그녀의 목과 귀에다 연거푸 입맞추며 말했다.

“제가 벗겨줄게요, 돌아서봐요..”

그러자 수줍게 몸을 돌리는 그녀, 얼굴은 물론 목덜미와 쇄골이 있는 곳까지 붉게 물들인 모습이, 아름다운 조각을 보는 듯 정말로 매혹적이었다. 거기다가 탱탱한 반구의 아래쪽 반정도만 겨우 가려져, 젖꼭지가 보일 듯 말듯한 저 아찔한 유혹이라니!

그는 당장에라도 저걸 확~ 내려버리고서, 입에다 한 가득 물고 싶은 걸 애써 참았다. 카드에 썼던 대로 자신의 선물을 입은 그녀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말 아름다워요...후후후~ 제 선물이 잘 어울려서 기분이 너무 좋은데요?”

잘록한 허리에 걸려있는 치마에다 손을 대자, 하늘거리는 천 속으로 탱탱한 엉덩이가 마찰되는 느낌이 아주 짜릿했다. 스르르~ 내려오는 치마, 부풀어오른 골반을 따라 고무줄이 늘어나면서, Y자로 갈라지는 계곡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혈관을 흐르는 피의 흐름이 급격하게 빨라지고, 얼굴로부터 화끈거리는 열기가 피어났다. 거칠어져만 가는 숨소리, 게다가 자지까지 ‘징징~’ 울리는 느낌이 든다.

“아~”

“상혁아...”

작고 투명한 팬티가 보이는가 싶더니, 엉덩이의 가장 넓게 퍼진 부분을 지나친 치마가 발치로 ‘툭~’ 떨어지고, 시야를 가득 메워오는 가랑이의 검은 수풀.

상혁이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토해내자,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부르며 키스를 해왔다. 이제는 작은 천 조각 두 개만 걸린 매끄러운 여체가, 찰싹 달라붙어 비벼오는 감촉에 숨이 막혔다.

상혁은 탐스러운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는 자신의 손이, 자꾸만 앞쪽으로 돌아오려는 걸 자제하고 또 자제했다. 그 뜨겁고 축축한 곳이 손끝에 닿는 순간 이성을 잃어버릴 게 분명하니까.

“잠깐만 그대로 서있어요, 누나...”

“으, 응..”

“가리지 말고요..”

본능적인 부끄러움으로 아래쪽을 가리는 그녀의 손을 떼내자,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 고개를 끄덕이고는, 팔을 엉덩이 옆으로 가지런히 내린다.

가뜩이나 투명한 망사천인데다가, 고무줄과 뒤쪽은 끈에 가깝게 된 때문에, 시야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거의 없었다. 팽팽하게 당겨진 역삼각형의 천 속으로 소담스러운 털이 검은 윤기를 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아래쪽의 뾰족한 꼭지점, 그곳은 안으로 한 겹이 더 있는 탓에 진짜로 보고 싶었던 보지가 확연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붉은 빛깔이 내비칠 정도는 되는데다 아주 선명하게 패인 도끼자국이 오히려 더 자극적이었다. 더군다나 갈라진 살 틈에서 스며 나온 점액질 액체가 천 밖에까지 흠뻑 적시고서 불빛에 반짝거리고 있었다.

“환상적이에요, 누나...특히 누나의 보...”

상혁은 무심결에 ‘보지’라고 내뱉으려다가 멈칫하고 말았다. 그런 노골적인 말을 싫어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수정과 그럴 때는 그런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지만, 그건 경우가 달랐다. 그때야 말 그대로 보지를 사고 팔던 상황이 아니었던가! 그러다 보니, 그녀와의 대화에서는 아무런 부담감이 없었다.

“누나의 거기가...”

그가 슬며시 말을 바꾸자, 미현이 갑자기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왔다.

“상혁아...”

“네?”

대답하는 순간, 그녀가 상혁의 손을 끌어다 보지에다 놓아주며 말했다.

“내가 그랬잖아? 망설이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다하라고...”

“그거야 그랬지만...”

“시작부터 그렇게 망설이면, 나중엔 이것저것 가려야 할 게 정말로 많아져...그러다 주저하는 일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그런 식으로 조금씩 멀어지다가 결국엔 헤어지지..꼭 큰 일 때문이 아니야, 알겠니?”

“네, 누나...”

“네 자신을 믿어...”

또다시 소중한 가르침을 배웠다. 어쩌면 그녀는 상혁에게 있어서 인생의 멘토인지도 몰랐다.

손끝에 달라붙은 보지가 아주 뜨거웠다. 비록 천이 그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지만, 그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너무나 얇았다. 게다가 미끌미끌한 보짓물 덕분에 살갗에 완전히 달라붙었으니 더더욱 생생한 느낌이 전해졌다. 다만 한가지, 보지를 벌린다거나, 그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보는 일 같은 건 불가능했다.

“누나의 보...지...너무 예뻐요...완전히 보이지는 않지만...”

목구멍이 바짝바짝 타오는 느낌에, 잘 떨어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열어 그렇게 말하자, 그녀가 보지에 놓인 그의 손을 더 꾹 누르면서 속삭였다.

“보고 싶니?”

“네...”

“보기만 할 거야?”

“아니요.”

“그러면?”

바로, 바로 흘러나오는 질문에 점점 긴장이 풀렸다. 그리고 그녀가 그렇게 물어올 때마다, 보지가 움찔거리며 물을 토해내는 게 너무나 짜릿했다.

“누나의 보지를 빨고 싶어요!”

아주 강한 어조로 내뱉어보자, 상혁의 온몸으로 전율이 흐르면서 답답하던 가슴 속이 후련해지고 환희가 밀려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음성 또한 점점 더 뜨거워져갔다.

상혁은 흥분으로 미칠 것 같았다. 그저 보지에다 손을 댄 채 말만 주고받고 있는 상황인데도, 마치 나신이 되어 애무를 받고 있는듯한 아찔한 쾌감이 느껴진다.

“혀도 집어넣고, 손가락도 넣을 거에요.”

“또?”

눈치가 둔한 그답게 그제서야 그녀가 진정으로 바라는 대답이 뭔지를 깨달았다. 상혁은 그 뜨겁고도 달콤한 보지를 와락 거머쥐면서, 그녀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고 말했다.

“제 자지로 박을 거에요. 그래서 보지 안에다 잔뜩 싸겠어요..”

“하아~ 그렇게 해. 어서 해줘...누나의 보지에다 이 큰 자지를 집어넣어!”

“누나~”

축축하게 젖은 목소리로 외치며 자지를 거머쥐었던 미현이, 갑자기 그를 뒤로 밀쳐 침대에다 눕히더니 옷을 급하게 벗겨나갔다. 그리고서 상혁의 팬티만 남았을 때, 이번에는 자신의 나머지 옷들을 벗어버렸다.

“어떠니? 역시나 아줌마지?”

찬사를 기대하는 자기비하, 그 속에 깔린 ‘이 정도면 제법 괜찮지?’라는 은근한 자부심 정도쯤은 그도 안다.

그녀의 조언처럼 거침없이 나가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상혁은 자신의 팬티를 내려 터지기 직전인 자지를 내보이며 말했다.

“후후후~ 그랬다면 제 자지가 이렇겠어요? 구구한 설명보다는 이게 더 확실한 증거겠죠? 누나, 보지를 더 가까이서 보고 싶어요.”

“아~ 상혁아...”

미현은 불뚝거리는 자지에다 시선을 못박은 채, 마치 홀린 것처럼 흐느적거리며 다가왔다. 그리고는 침대 위로 기어올라와, 그의 머리맡에다 한쪽 무릎을 대고서 가랑이를 넓게 벌려 보였다.

“너무 아름다워요. 굉장히 야하기도 하고요...방금 보지가 제게 윙크를 했어요, 반갑다고 눈물도 흘리네요?”

정말이었다. 구멍이 움찔하면서 보짓물을 흘려내는 게 마치 윙크를 하는 것만 같았다.

“저도 인사를 할래요, 누나의 보지에게 키스를 해주고 싶어요...”

“아~ 아~ 상혁아~ 우리 상혁이~ 아~”

그녀가 시라도 낭송하듯이 상혁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얼굴을 타고 앉았다. 그리고는 그의 뒤통수를 양손을 받쳐들더니 보지를 갖다 붙여왔다.

“키스해줘, 아주 뜨겁게...어서...”

“후릅~”

“아학~ 상혁아~~~”

풀칠을 한 것처럼 끈적하고 미끈거리는 액체로 뒤범벅이 된 보지, 입술에 달라붙어 흐느적거리는 매끄러운 꽃잎을 혀로 가르며 쭉 훑어 내리자, 그녀가 벌에라도 쏘인 양 펄쩍 뛰며, 허벅지 사이를 좁혀 그의 얼굴을 강하게 조여오면서 부들부들 떨었다.

“아흑~ 앙~ 아~ 좋아~ 상혁아~ 앙~ 더, 더~”

장난감 말을 타는 아이처럼 가랑이를 앞뒤로 마구 흔들어댔다. 보드라운 털이 상혁의 코를 간질이고, 보짓물은 이미 턱까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는 보지에 짓눌려 숨쉬기가 곤란한 건 둘째로 치더라도, 자신의 입술이 화끈거릴 정도인데 연약하기 짝이 없는 보지의 살결들이 다치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그건 기우라는 게 곧바로 증명되었다.

“아악~ 악~ 가~ 상혁아~~~~~”

그의 얼굴 통째로 보지 속에다 집어넣을 듯이 아주 강하게 잡아당기며 새된 비명을 내지르는 미현, 코에 달라붙은 보지입술이 ‘파르르~ 파르르~’ 숨가쁘게 날갯짓을 하고, 딱딱하게 굳은 허벅지가 잔물결을 일으켰다.

화려하게 터진 그녀의 절정은, 마치 두 사람의 결합을 축하하는 빵빠레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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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답이라도 하듯이 상혁의 굵은 자지를 정성껏 빨던 그녀가, 마침내 그걸 뱉어내고는 미소와 함께 속삭였다.

“너무 맛있어...”

“정말이요?”

“그래, 중독이 될 것 같아...”

“후후후~”

설마 진짜로 그렇기야 할까? 아마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는 걸 거다. 아니, 어쩌면 사실일수도 있다. 상혁도 그녀의 보지가 꿀보다 더 달콤했으니까.

“이제는 넣어줘, 보지가 저려와서 더 이상은 못 참겠어.”

“누..나...”

확실히 섹스를 즐길 줄 아는 여자다. 어떤 말을 내뱉고, 어떻게 행동하면 남자를 자극하는지를 너무나 정확하게 집어낸다. 거침없이 드러내는 음란함마저 아름답고 매혹적이었다.

그녀가 넓게 벌려준 가랑이 사이로 아랫도리를 집어넣으면서 올라타자, 부드럽고 탄력적인 여체가 포근하게 맞아주었다.

“느껴져?”

그녀의 보드라운 손이 기둥을 붙잡고서, 귀두를 보지에다 비비며 그렇게 물어왔다.

“네, 아주 뜨거워요..”

“여기서부터는 네가 해봐...이것도 공부니까...”

구멍에다 자지 끝을 걸쳐놓고는, 기둥에서 손을 떼 그의 등을 껴안아오는 그녀, 정말로 사랑스럽고 사려 깊은 여자다. 상혁은 더더욱 깊이 빠져드는 자신을 느꼈다.

“누나...사랑해요...”

“아~!”

미현이 탄성을 토하며 부르르 떨었다. 그녀 역시 알고 있는 것이다. 상혁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보는 말이라는 걸. 그 순간 보지가 크게 실룩거리면서 느른한 물을 왈칵 쏟아냈다. 그리고 잔 경련을 일으키던 그녀에게서 들려오는 뜨거운 속삭임.

“하아~ 방금 또 왔었어. 이런 느낌 생전 처음이야, 정말 굉장해...사랑해, 상혁아. 지금이야, 어서 넣어, 네 자지로 날 박아줘, 안 그러면 미칠 것 같아, 제발~”

“누나~”

짜릿한 고백, 상혁은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이 되어서는 허리를 내밀었다.

“아학~ 들어오고 있어~ 아앙~”

좁은 통로가 벌어지는 느낌이 너무나 생생했다. 귀두를 간질이는 굴곡들, 질에 새겨진 주름들일 거다. 용광로처럼 뜨거운 열기가 기둥전체로 전해지고 있었다. 호들갑을 떨면서 조여오는 보지 속을 헤치며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던 자지가, 두 사람의 두덩이 맞닿는 것과 동시에 멈추었다.

가쁘게 부딪쳐오는 미현의 뜨거운 숨결과 함께 보지가 꿈틀대고 있었다.

“하아~ 하아~ 역시...굉장해...보지가 꽉 차는 느낌이야...이대로 또 가버릴 것만 같아..”

“누나...”

“축하해, 이젠 드디어 동정을 뗐네? 어때? 보지에 처음으로 들어와본 소감이?”

순간 상혁은 양심에 찔렸다. 미현의 말대로라면 그는 이미 동정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그날 밤 여자의 보지 속을 최소한 수천 번은 드나들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필요도, 그래서도 안 된다.

‘그래, 난 미현이 누나가 처음인 거야...’

그렇게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입을 열었다.

“뜨겁고 빡빡해요...그리고 마치 살아있는 것만 같아요. 지금도 숨을 쉬는 것처럼 조였다 풀렸다 하는데요?”

“그래서 어떤 기분인데?”

“..너무나 환상적이에요...누나의 보지에 중독이 될 것 같아요...”

“호호호~”

“아~ 누나...”

상혁이 조금 전 그녀의 말을 그대로 되돌려주자, 짜랑짜랑하게 웃는다. 그러자 보지 속이 진동하면서 아찔한 쾌감이 밀려들었다. 자지 끝에서 찔끔하고 흘러나오는 물기, 왠지 이번에는 제대로 사정이 가능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벌써부터 저 아래 불알 쪽이 근질근질하니 정액이 들끓기 시작하고 있었다.

“움직여, 아까 네가 말했던 대로...나를 박아서 보지 안에다 가득 싸줘, 부탁해, 상혁아..”

“누나..사랑해요..”

“사랑해, 상혁아..”

미현의 유혹적인 말, 상혁은 또다시 ‘사랑한다’고 속삭이고는 키스를 퍼부었다. 그리고서 허리를 천천히 뒤로 빼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목을 강하게 조이면서 매달려오는 그녀, 빠져나가는 자지가 아쉽다는 듯 하체를 쳐들며 따라오기까지 한다. 하지만 곧바로 세차게 내리찍는 자지에, 그녀는 작살에 꿰인 물고기마냥 퍼덕거리며 꽉 껴안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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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땀으로 흥건한 두 사람은 서로를 쓰다듬으며 늘어져있었다.

“하아아~ 정말 죽는 줄만 알았어...”

“후후후~ 미안해요, 누나...”

약속했던 대로 미현의 몸 속에다 한 가득 쏟아내긴 했다. 자궁을 뚫어버릴 것처럼 정액이 세차게 튀어나가는 순간, 정신마저 아득해질 정도의 엄청난 쾌감이 몰아쳤다. 그리고 ‘후드득~ 후드득~’ 뒤이어지는 물줄기에, 그녀도 바들바들 떨며 덩달아 절정에 올랐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근 한 시간 만에 이루어진 결과였다는 거다. 그 사이에 미현은 이미 가파른 고개를 한번 넘겼던 탓에,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로 비명을 질러댔다. 그의 입에 의해서 한번, 그리고 사랑한다는 고백에 작은 절정을 느꼈던 것까지 포함한다면, 한번의 정사에 무려 네 번의 오르가슴을 느낀 거였다.

상혁은 자기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렸다. 당시 수정과 끝까지 가지 못했던 건 결국, ‘낯을 가린’ 탓도 있지만 원래부터 지루에 가까운 체질이라는 걸로 말이다. 물론 지금의 그처럼 체력만 뒷받침된다면야, 득이면 득이지 결코 나쁜 일은 아니었다.

“흐응~ 하지만 벌써 또 그렇게 죽고 싶어지는걸? 정말로 중독이 됐나 봐...”

그렇게 쫑알거린 그녀가 밑으로 기어내려 가더니 자지를 ‘쪼옥~ 쪽’ 빨아댔다. 귀두를 입술 사이에다 살짝 걸친 채, 혀끝으로 삿갓아래의 골을 샅샅이 훑고 오줌구멍을 벌려 파헤치는 현란한 기교. 상혁은 자지 끝에서 시작된 저릿저릿한 감각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부드럽게 불알을 주물럭거리는 그녀의 손길에, 사정이 끝난 지 10분도 지나지 않았건만 또다시 자지가 단단해지고 있었다.

“멋져~ 정말로 멋진 자지야~”

자지를 뱉어낸 미현이 그걸 거머쥔 채 감탄했다.

“제 자지가 그렇게 잘 생겼어요?”

“뭐? 호호호~”

상혁의 질문이 어이없다는 듯이 크게 웃은 그녀가 다시 위로 쪼르르 올라오더니 속삭였다.

“이런 말 들어봤어?”

“어떤 말이요?”

“좆은 좆같이 생긴 게 최고...라는 말..”

“컥~”

미현의 입에서 ‘좆’이라는 단어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사실 남자들 사이에서도 욕을 할 때나 쓰는 게 아닌가? 어쨌던 그 말을 곰곰이 되새겨보자니 꽤나 재미있는 표현이었다.

“그러니까...자지는 잘 생길 필요가 없다는 뜻이네요?”

“맞아, 그걸 꺼내놓고 다니면서 자랑할 일도 없잖아? 빨기가 거북할 정도로 징그럽지만 않으면 돼..대신에 너처럼...”

그녀가 잠시 말을 끊으면서 자지를 꼭 거머쥐어왔다.

“이렇게 크고 굵은데다가...머리부분이 넓은 게 최고야...아흑~”

손가락으로 보지를 파고들자 미현이 신음을 토해냈다. 미끌미끌한 정액과 함께 새로운 보짓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지만...전 누나의 보지가 이렇게 예뻐서 너무 좋은 걸요?”

“하아~ 이번엔 내가 위에서 할게..”

재빨리 상혁의 몸 위로 올라온 그녀가, 젖가슴을 크게 오르내리며 자신의 가랑이로 손을 뻗어 자지를 거머쥐고는, 엉덩이를 들어서 그 끝에다 보지구멍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 음란하고 짜릿한 모습을 바라보며 상혁의 심장은 빨라지기 시작했다.

이제 겨우 초저녁이었다. 그녀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진다고 해도, 최소한 내일 아침까지 10시간 가까이 마음껏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정도는 잠을 자지 않아도 끄떡없는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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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아프게 하는 강한 햇살에 깨어났다. 품 안에서 느껴지는 포근하고 따스한 감촉, 시선을 내리자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고 있는 미현이 보였다. 이불 밖으로 새하얀 어깨를 드러낸 채, 아주 편안한 얼굴로 잠들어있었다.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리고 한편으론 굉장히 귀엽기도 했다. 그의 품에 매달려 밤새 신음하던 그녀가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전처럼 기대고 싶어지는 존재가 아닌, 안아주고 보호하고 싶은 가녀린 여자로.

“사랑해, 미현아...쪽~”

그렇게 중얼거려보고는, 부드럽게 입맞춤을 해주자 잠결에도 미소를 짓는다.

왠지 은주를 누나라고 부르고 싶지 않던 것과 비슷했다. 그건 자신의 몸 아래에 깔려 신음을 토하던 미현이 ‘여보~’라고 외치던 바로 그때부터 문득 든 감정이었다. 그녀의 장담이 옳았다. 그의 가슴 속에 강한 자신감이 자리잡은 것이다. 상혁은 또다시 아랫도리가 뻐근해지는 느낌에 슬며시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연인의 달콤하고 매혹적인 보지를 맛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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