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흔적. 3> 1. (16/38)

<흔적.  3> 

            1. 

            삽입할 때마다 아직도 몸이 움찔거린다. 

            그것도 언제나 대낮같이 밝혀둔 불 아래에서 노골적으로 꿰뚫어지는 치욕감은 절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녀석은 자신에게 볼 일이 있을 때를  빼 놓고는 언제나 손님처럼 이 방에 들어온다. 갈수록 많은 자유를 

            허락받았지만, 또한 갈수록 이 녀석의 몸도 자주 칩입했다. 

            방 안에 노트북이 들어오고, 강원우가 여전히 친절하게 인터넷 선을 연결해 준 어떤 날, 강서준은 어김없이 밤 늦게 객실로 

            들어왔다. 비록 외출을 허가받았지만, 은협이 있는 곳에는 절대 발길도 내밀지 못할 나였기 때문에 갈수록 기운은 침체되었다. 

            그러나 녀석은 언제나 밤 늦게 마치 주인처럼 방 안에 들어와서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절대 익숙해지지 

            않을 행위를 누차 반복하는 사이, 나는 이 곳에서 점차 길들여지는 나 이외의 음란함에 자주 치를 떨어야 했다. 

            처음부터 느끼지 않으려고 갖은 애를 썼던 계획은 늘 무참하게 박살났다. 녀석은 있는 힘을 다해서 나를 도발시켰고, 점점 

            자극이 강해질 때마다 쥐어짜듯이 사정을 강요당했다. 

            견딜 수 없을만큼 범해지는 것에 점차 익숙해지는 것도 두려울 정도다. 

            “...히잇..........” 

            항상 아무렇게나 쑥 밀려들어오는 사내의 성기. 

            그리고 짐승처럼, 단순한 배출의 저장고로 다뤄지는 몸. 

            개가 행위를 하듯 엎드린 채, 내 입구는 벌겋게 달아올라 녀석의 피스톤 질을 감당했다. 조금 전에 녀석이 잔뜩 핥아대는 

            바람에 미끈 미끈한 점액을 토한 내 페니스는 다시 한번 부풀어 오르며 아랫도리를 뻐근하게 만든다. 

            “........아아............” 

            엎드린 채 침대보를 움켜쥐고, 녀석과 연결된 부분에서 야한 소리가 날 때마다 나는 흔들림을 견디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서글프게도 몸은 나날이 익숙해지고 감도가 좋아져서, 아주 작은 반응에도 저절로 다음 것을 기다리며 반응하기 

            시작한다. 

            원치 않았는데도 쓰윽-빠져 나가는 굵은 녀석의 페니스를 느낄 때마다 본능적으로 허벅지 사이에 힘이 간다. 욱-하고 짧은 

            신음을 서둘러 이빨 사이로 막아보지만, 이미 하체는 하염없이 음란하게 젖고 있었다. 고통스러웠지만, 고통을 희석시키기 위한 

            자기 보호의 수단처럼 내 머리는 자주 짧은 쾌감을 목말라 했다. 

            녀석도 그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또한 내가 이런 행위들로 온통 망가지는 것을 아주 적절하게 즐기고 있었다. 

            “.......으으응............” 

            마지막까지 저항처럼 머리를 흔든다. 내 턱까지 땀이 저절로 흘러 내려와 빗물처럼 뚝-뚝- 침대보를 물들였다. 

            그러나 곧 거침없이 손이 앞으로 내밀어져, 엎드린 채 흔들리는 유두를 꼬집어 댔고, 그 아찔한 자극에 견디다 못한 나는 

            불쌍할 정도로 가늘게 흐느끼며 몸 안의 압박감에 전율해야 했다. 

            하체가 붙었다 떨어지고 , 다시 붙었다 떨어지는 몇 번의 동물적인 움직임이 끝날 때까지 나는 거듭해서 눈 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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