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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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갑자기 질식할 것 같은 기분에 숨을 멈췄고, 또한 머리 속이 시원해지는 차가운 기분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떴다. 

            한동안은 정신이 들고도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침침한 눈길로 앞을 이리저리 쏘아보자 그 때서야 눈에 초점이 

            잡힌다. 나는 누군가 내 안경을 벗겨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가 어딥니까...” 

            침착하자, 유기연. 

            침착하자...평상시처럼 냉정을 되찾자... 

            속으로 몇 번이나 되아리며 눈을 깜박인다. 그다지 어둡지 않은 방 안은 고급 내실같은 분위기였다. 일단 그다지 주눅들만한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조금 긴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나는 일단 내 처지부터 점검했다.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 팔은 묶여있었다. 그리고 이 주점의 고급 내실같은 장소 안에는 아까 사무실에서 보았던 장정들이 

            서너명 둘러 서 있었다. 검은 선그라스의 사내가 ‘강실장’이라고 부른 사내도 내 옆에 서 있었다. 

            일단, 그들 중에 아무도 그다지 위협적인 표정을 짓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간신히 마른 입을 열어 그들에게 부탁한다. 

            “이봐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은협이네 회사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고...“ 

            그러자 기절한 내게 물을 끼얹었던 괘씸한 강실장이 조금 옆으로 물러섰다. 아마 내가 제대로 깨어났는지 확인하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 

            “..........-!!!!!!!” 

            그리고 나는 다시 한번 ‘헉’하고 숨을 들이쉰다. 강실장의 뒤에는 아까 낮에 등장했던 그들의 대빵, 검은 선그라스의 사내가 

            앉아 있었다.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조금 미소짓는 것처럼 가볍게 고개를 까닥였다. 기분이 그다지 좋진 않았지만, 나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그가 입을 열 때까지 기다린다. 

            마치 이곳에 잡혀온 포로가 된 느낌으로 영 석연치 않았던 것이다. 

            한참을 기다렸다. 마침내 선글라스의 사내는 안경을 벗으며 내게 인사할 때까지. 그는 천천히 맨 얼굴을 드러내며 조용한 

            목소리로 내게 입을 연다. 

            “안녕하셨어요, 선배님.” 

            “.............-!!!!!!!!!!” 

            몇 번이나 눈을 깜박인 끝에 그가 누군지 겨우 알아보았다. 녀석은 나와 윤은협이 나온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던 한 학년 

            후배- 바로 ‘강서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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