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ail protected]#$%^&*())(*&^%$#@!g? 짐승의 흔적
- 엔닝
<흔적 - 프롤로그>
1.
나 유기연은 열 일곱 되던 해에 윤은협을 만났다.
“야, 거기 예쁘장하게 생긴 놈!!!
너, 담배 가진 거 있냐?”
은협은 모든 사람들이 다 보이는 학교 운동장에서 내게 물었다. 그것도 교복 넥타이가 바람에 휘날리는 그 장소에서!!
문제는 그곳이 선생들이고 학생들이고 모두가 볼만한 장소라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담배를 피면, 어른들은 기가 차는 것으로
끝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일단 선배들에게 먼저 죽는다. 고만한 나이의 우리들에겐 선생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선배들이었다.
그런데도 은협은 그 잘생긴 얼굴로 아이처럼 해맑게 미소지으며 나에게 말한 것이다.
“담배 한 대만 빌리자, 친구-!”
그렇게 내 인생은 꼬였다.
나는 윤은협의 그 얼토당토 않은 사고회로, 그리고 어린애처럼 단순한 그 결과들에 일종에 책임의식까지 느끼며 나이 들어 버린
것이다.
한마디로 반한 것이 죄라고-
그 녀석의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은 모두에게 늪이기도 했고, 그것은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녀석이 뭔가를 원하고 가끔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어떻게든 해결해주는 보호자같은 비서였다.
..그러나 그 녀석에게 나는 단순한 친구였다. 그 녀석은 내 안에 이렇게 시커먼 사내가 숨어있다는 것을 전혀 모를 뿐인
10살밖이 어린아이와 같았다.
어린아이처럼 순진했고, 해 맑았고, 그리고 이기적인 윤은협.
한마디로 내 인생은 완전히 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