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88
촉수 괴물로 지낸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다른 의미로 말해보자면,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옷을 입은 적이 없다는 뜻이다.
‘생각해 보니 대단하네.’
딱히 옷가지가 필요 없는 촉수 괴물의 몸.
언제나 자연의 날것 그대로인 상태로 지내다 보니, 옷을 입지 않고 사는 것이 익숙해져 버렸다.
인간으로 변신을 하면 당연히 알몸으로 신체를 재구성하게 된다.
그 알몸인 상태로 밤새도록 협곡을 달리고, 산을 넘고, 숲을 해쳐왔는데도 딱히 이상함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다니.
나도 참 촉수 괴물의 삶에 너무 잘 적응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덜렁덜렁-
참고로 지금 내 밑에 달린 이 우람한 물건은, 내가 꺼낼 수 있는 ‘성기촉수’와는 다른 물건이다.
변신하기 전 커스터마이징해서 만든 인간폼 전용의 생식기.
그래서 그런지, 촉수 괴물 상태의 성기촉수보다는 훨씬 더 얌전하게 생겼다.
애초에 성기촉수는 그야말로 암컷이 느끼는 쾌감을 하늘까지 끌어올려 주는 일종의 전략 병기 같은 물건이니까. 비교할 대상이 잘못되기는 했다.
그래도 이 인간폼의 생식기도 스팩이 만만치 않다.
무려 풀 발기 길이 23cm.
발기할 시 솟아오르는 핏줄들도 굵고 선명해서, 여성의 질벽을 긁어주는 데 특화되어 있었다.
게다가 자지 자체의 굵기까지 상당히 굵다.
커스터마이징 할 때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기 때문에, 인간계에서는 가히 최강의 위력을 자랑하는 생식기라고 봐도 무방했다.
비록 ‘변신’해서 재구성한 성기일 뿐이라 자지에서 실제 정액은 짜내지 못하지만, 내 성기촉수와 연결되어 있어 정액과 별로 다를 바 없는 쾌락액은 쌀 수가 있었다.
최음액도 분비가 가능하다.
음문 진척도 300%를 찍으면 쾌락액으로 여자를 임신시킬 수 있으니, 사실상 성능 면에서 성기촉수와 별다른 차이는 없었다.
아무튼, 그런 내 우람한 성기를 보고, 두 여자는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었다.
더 정확하게는 자매 중 언니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좀 더 앳된 여자아이의 눈을 감싸서 내 물건을 못 보게 하고 있었다.
언니 쪽은 눈을 감고 있었고.
나는 만생의 주인을 발동해, 두 여자의 스테이터스를 바라보았다.
------ 만생의 주인 / 시야 대상 스테이터스( Status ) ------
⚫ 기본 정보( Basic Information )
- 진명 : 세라
- 종족 : 인간
- 성별 : 여성
- 나이 : 21세
⚫ 육체 능력 평가 : F
- 근력 : 4
- 민첩 : 5
- 체력 : 5
- 내구 : 4
- 감지 : 5
⚫ 마력 능력 평가 : F
- 효율 : 5
- 용량 : 6
- 회로 : 6
- 친화 : 7
⚫ 프로필
- 신장 : 161.2cm / 몸무게 : 47.3kg
- 신체 : B83( U71 )-W59-H88
- 음문 진척도 : 0%
⚫ 성감대 및 경험
- 성감대 : 발가락, 발바닥, 입술, 자궁구, 클리토리스
- 경험인원 : 0명 ( 처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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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생의 주인 / 시야 대상 스테이터스( Status ) ------
⚫ 기본 정보( Basic Information )
- 진명 : 세리
- 종족 : 인간
- 성별 : 여성
- 나이 : 20세
⚫ 육체 능력 평가 : F
- 근력 : 5
- 민첩 : 4
- 체력 : 4
- 내구 : 4
- 감지 : 5
⚫ 마력 능력 평가 : F
- 효율 : 5
- 용량 : 6
- 회로 : 6
- 친화 : 6
⚫ 프로필
- 신장 : 153.4cm / 몸무게 : 45.3kg
- 신체 : B87( U72 )-W57-H88
- 음문 진척도 : 0%
⚫ 성감대 및 경험
- 성감대 : 유두, 가슴, 입술, 자궁구, 클리토리스
- 경험인원 : 0명 ( 처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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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완전히 평범한 시골 마을 처녀들이네.’
세라와 세리.
키가 더 작은 쪽이 여동생인 세리이고, 큰 쪽이 언니인 세라였다. 혹시 자매인가 했는데, 이름을 보니 아무래도 맞는 것 같았다.
나는 둘에게 우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숲을 해치고 오느라 옷이 찢어져서, 마땅히 가릴 게 없네요.”
“아, 아, 아니에요......”
언니 쪽인 세라가, 내 말에 대답했다.
그녀는 슬그머니 눈을 뜨더니, 자연스럽게 시야에 들어온 내 커다란 물건을 보고, 볼을 확 붉혔다.
하지만 눈을 감지는 않고, 아무것도 보지 못한 척 얼른 시선을 옆으로 피했다. 눈알을 데굴데굴 굴린 그녀는, 그녀의 옆으로부터 하의와 상의 하나를 얼른 집어서 내게 건네주었다.
“그...... 여기. 옷이 있어요. 호, 혹시 곤란하시다면 이거라도......”
“아, 감사합니다.”
스윽-
세라는 내게 옷 한 벌을 건네고는 곧바로 다시 눈을 감았다. 그녀는 귀는 이미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귀엽네.’
과연 시골 처녀다운 반응이다.
귀여워서 웃음이 절로 나온다.
딱히 곤란하지는 않지만, 나는 여자애가 건네준 옷을 입었다.
내 아내의 살갗을 다른 남자한테 보여주는 건 참을 수 없지만, 솔직히 내 몸이야 누가 보든 말든 별다른 상관이 없으니까.
스윽- 슥- 스윽-
‘의외로 입을 만하네.’
세라가 건네준 옷은 평범한 천 옷이었다. 남녀 공용으로 펑퍼짐하게 나온 옷인지 몸에 그럭저럭 맞았다. 대피용 지하실에 있는 옷이라, 새 옷인 것 같았다.
“다 입었어요.”
“아, 네, 네에......”
세라는 내 말에 눈을 힐끔 떴다.
노출이 없는 내 모습에 안도하는 표정을 짓고는, 그녀는 여동생인 세리의 눈을 가리고 있던 손을 풀어주었다.
“언니 눈 아파아.”
세리가 세라를 바라보며 칭얼거렸다.
“미안. 그래도 보면 안 되는 장면이었어.”
“보면 안 돼? 뭔데?”
“읏...... 그, 그런 게 있어. 너는 몰라도 돼.”
세리도 20살인데 알건 다 알 나이이지 않나.
그래도 내 자지를 본 건 세라뿐이었기에, 그녀는 시치미를 뗄 모양인 듯했다. 세라가 세리의 눈을 재빠르게 가린 덕분에, 세리에게는 내 물건이 노출되지 않았다.
나는 세라에게 말했다.
“멋대로 지하실에 들어와서 죄송해요. 마을이 전부 폐허가 되어 있길래, 혹시 생존자가 있을까 싶어서 집들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들어왔어요.”
“아, 아니에요......!”
세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오히려 감사해요...... 사실 저희...... 여기서 갇혀서 나가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세라는 그녀의 여동생 세리를 감싸 안았다. 그녀의 표정은 슬퍼 보였다.
“삼 일 전에, 몬스터들이 저희 마을을 습격해왔어요.”
“몬스터들이 마을을요?”
어쩐지, 밖에 있는 사람들의 시체도 전부 오크한테 당한 걸로 보였는데, 역시 몬스터들이 습격한 게 맞았다.
“네...... 밤에 갑자기...... 저랑 여동생은 방에서 함께 자고 있었는데, 마을에서 엄청 커다란 소리가 났어요. 마을에 비상이 걸리면 울리는 종소리인데, 그 소리가 울리고...... 곧바로 몬스터들이 마을에 쳐들어왔어요.”
세라는 그때 그 상황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한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대응할 사이도 없이 몬스터들이 사람들을 공격해왔어요. 저희는...... 마을 밖으로 탈출할 생각조차도 하지 못했어요. 몇몇 사람들은 탈출에 성공한 것 같았는데, 저희 집은 가운데에 있고, 무엇보다 몬스터가 너무나도 많아서......”
확실히 이 집은 마을 한가운데 위치해있었다.
오크들에게 포위당했다면, 일반인의 능력으로 그걸 뚫고 마을을 탈출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가족 다 같이 얼른 지하실에라도 들어가려고 했는데, 그때 오크 한 마리가 문을 부수고 들어왔어요. 오크가 보는 앞에서 지하실로 들어가면 분명 들켜서 모두 죽을 거라고 생각해, 저랑 여동생이라도 숨을 수 있게 엄마랑 아빠가 주의를...... 흑.”
세라는 내게 그녀들이 어떤 상황을 겪었는지 설명하는 과정에서, 결국 눈물을 흘렸다.
아무래도 세라와 세리를 살리기 위해서 그녀들의 부모님이 주의를 끌다가 둘 다 사망한 것 같았다.
세리는 눈물을 흘리는 언니를 토닥여주었고, 나는 가만히 그녀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
“죄, 죄송해요...... 갑자기 눈물이 나와서.”
세라는 눈물을 닦고 훌쩍이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죄송할 게 대체 뭐가 있어요.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힘드셨겠어요.”
“맞아, 언니. 얼른 콧물부터 닦아.”
“읏......! 그걸 굳이 말할 필요는 없잖아.”
세라는 세리가 건넨 티슈로 눈물과 콧물을 닦고 나서, 내게 말했다.
“그, 그러고 보니 아직 제 소개도 안 했는데...... 저는 세라에요. 이쪽은 제 여동생 세리고요. 나이는 제가 스물하나고, 동생이 스물이에요.”
“세라양이랑 세리양. 저는 유진이라고 해요. 나이는 스물셋이에요.”
“아, 유진 오빠...... 그, 오빠라고 불러도 괜찮을까요?”
“그럼요. 당연하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라.
세라의 말을 곱씹으며, 나는 묘한 감동이 올라오는 기분을 느꼈다.
오빠라는 단어만큼 환상적인 울림을 내포하고 있는 단어가 몇 없었다.
주인님, 서방님 등과 같은 호칭도 좋지만, 오빠가 가지는 파괴력 또한 상당했다.
“그, 유, 유진 오빠도 저희한테 말 편하게 해주셔도 돼요.”
“그래도 될까?”
“네......! 괜찮아요.”
세라는 웃으며 고개를 주억였고, 나는 사양하지 않았다.
“알았어. 그럼 편하게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