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80
아리엘의 입 안을 촉수 괴물의 혀가 마음대로 휘저으며 돌아다닌다.
“우움, 쭙, 츄웁, 쭈웁, 쪼옵......”
- 어때? 좋지 않아? 나랑 평생 함께하는 거.
모든 게 하늘 위로 떠올라 구름으로 둘러싸인 왕국.
언젠가 아리엘은 그 왕국의 여왕이 되어, 수많은 구름 친구들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헤움, 츄룹, 쭙, 쭈웁, 츕, 쭈우웁......”
촉수 괴물과의 키스는, 마치 그 꿈을 실제로 이룬 듯한 기분을 그녀에게 안겨주었다.
단순히 기분이 좋다는 말로는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의 쾌락. 그것이, 촉수 괴물과의 키스에는 있었다.
혀를 섞으면 섞을수록, 타액을 나누면 나눌수록, 촉수 괴물의 혀와 타액이 맛있게 느껴진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촉수 괴물의 침과 혀에 자신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아, 안돼...... 이러면 안 된단다......’
아리엘은 겨우겨우 정신을 차렸다.
저 나쁜 몬스터의 말에 넘어가면 안 된다.
그는 거짓말쟁이에, 식구들까지 모조리 죽인 괴물이다.
아리엘은 그 사실을 머릿속에 상기시키며, 촉수 괴물을 노려보았다.
“츄웁, 츄룹, 쭙, 쭈웁, 하아, 하아...... 하, 하나도 좋지 않단다...... 이, 이런 키스를 한다고 내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니? 움-! 우움......!? 츕, 츄룹, 쭙, 쭈웁......”
잠깐의 틈이 나왔을 때 겨우겨우 입을 열었다. 하지만, 곧바로 촉수 괴물의 키스에 말이 막혀버렸다.
- 솔직하지 못하네, 아리엘. 아리엘도 나랑 쪽쪽하는 게 좋잖아. 안 그래?
촉수 괴물은 다시 아리엘의 혀와 입술을 음란하게 빨며, 그녀에게 말했다.
마치 너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아리엘의 침을 꿀꺽꿀꺽 삼키며 확정했다.
아리엘은 그의 말에,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느낌이 들었다.
“하움, 쭈룹, 츕, 쪼옥, 쪽, 쭈우웁......”
‘흐읏, 너, 너무 기분 좋아앗......’
촉수 괴물의 말.
그건 사실이었으니까.
그와 나누는 키스가 황홀하다는 말로도 부족했기 때문에, 아리엘은 저항하지 못하고 촉수 괴물의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우움, 츄웁, 쭙, 츄루웁, 츄웁, 쭈우웁......”
촉수 괴물은 그런 아리엘의 반응을 보며, 더욱 상냥하고 부드럽게 아리엘의 입술과 혀를 감싸듯이 빨아주었다.
- 아리엘 입술 너무 맛있어. 부드럽고 말랑말랑해서 평생 키스만 하고 싶을 정도야.
‘펴, 평생......’
실제로 아리엘의 입술과 혀는 너무나도 부드러웠다. 촉수 괴물은 그녀의 혀를 쪽쪽 빨며, 마치 마시멜로와 같은 느낌을 즐기고 있었다.
“우움, 츄웁, 츄릅, 쭈우웁, 츄룹, 쭙......”
애초에 ‘키스’라는 행위 자체가, 아리엘에게는 굉장히 취약한 부분일 수밖에 없었다.
다른 누군가와 함께 있기를 좋아하고, 이야기를 나누길 좋아하는 아리엘은, 정을 나누고 입술을 맞대어 쪽쪽 타액을 나누는 행위에 행복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누구나가 될 수는 없었지만, 누군가는 될 수 있었다.
그녀가 처음으로 특별함을 느낀 뱀파이로라면. 그녀의 가슴을 처음으로 뛰게 한 뱀파이로라면, 그게 가능했다.
“하움, 츕, 쭙, 츄릅, 쭈웁, 쪽......”
설령 그 뱀파이로가 사실은 뱀파이로가 아니었다고 해도. 심지어 그녀의 부하들을 몰살한 장본인이었다고 해도.
그에게는 기술이 있었다.
최음액을 통해 성욕과 흥분감.
여성의 민감도를 끌어올리고, 수없이 많은 키스를 나눠본 소화촉수로 아리엘의 입술과 혀를 끊임없이 자극했다.
‘혓바닥...... 침...... 너무 맛있어......’
“하움, 쭙, 츄우웁, 쪽, 쪼옵, 츄우웁......”
아리엘은 촉수 괴물과의 키스에서 황홀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기분이 좋은 키스. 외로움을 자극당하며, 계속해서 촉수 괴물이 속삭여주는 달콤한 말들에 머릿속이 닿자 뇌가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부르르-
아리엘의 몸 전체를 떨었다.
기본촉수로 아리엘을 꼬옥 안고 있는 촉수 괴물은, 그녀의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떨림을 감지했다.
아리엘은, 촉수 괴물이 혓바닥으로 그녀의 혀를 톡톡 쳐주거나.
파르르-
입술로 그녀의 혀를 아이스크림 빨아 먹듯 쪽쪽 빨아주면.
움찔, 움찔......!
여지없이 몸을 진동시켰다.
싫어서 떠는 게 아니다. 촉수 괴물이 된 다음 수없이 여자들을 안은 유진은, 이 떨림이 바로 ‘쾌감’에서 오는 떨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리엘의 얼굴 또한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제는 저항도 거의 멎다시피 했고, 잠시 입을 떼면 달콤한 숨을 내쉬며 촉수 괴물의 입술을 빤히 바라본다.
“하아, 하아, 하아......”
누가 봐도 키스에 중독된, 음란함을 깨닫기 시작한 풋풋한 여자의 얼굴이었다.
- 어때? 혓바닥 빨아주는 거 좋아?
“그, 그런 거 모른단다......”
- 몰라? 진짜로?
“나, 나한테 물어봐도 그런 거 모른- 우움-! 움......! 쭙, 쭈웁, 헤움, 츄룹, 쭙, 쭈웁, 쭈우웁, 츕......”
거짓말을 한 대가로, 아리엘은 또 촉수 괴물의 혀를 잔뜩 맛봐야 했다.
어떻게든 이성을 유지하기 위한 아리엘의 입장에서는 고역이었지만, 키스가 거듭되면 거듭될수록 점차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단계에 도달했다.
‘하움, 츄웁, 기분...... 좋아아......’
분명히 식구들을 죽인 건 눈앞의 몬스터인데...... 지금의 키스로 그 슬픔을 전부 치유 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촉수 괴물과의 키스가 너무 황홀해서, 이전까지의 괴물의 행동 따위 어찌 됐든 상관없을 정도의 마음까지 든다.
“헤움, 츄루웁, 쭈웁, 츄릅, 쭈웁, 쪼옥......”
꼬오옥-
특히나 촉수 괴물이 수많은 촉수로 그녀를 감싸 안듯 안아주는 이 온기.
아리엘은 이 온기가 너무 좋았다.
이렇게 꼬옥 품에 안기는 건, 그녀의 어머니의 품 이후에는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때문에 아리엘은, 촉수 괴물이 꿈틀거리는 촉수들로 그녀의 몸을 꽈악 안아주는 이 느낌을 싫어할 수가 없었다.
모든 촉수들이, 한 군데 빈틈도 없이 그녀의 몸을 속박한다.
“우움, 츄우웁, 쪼오옥, 쪼옵, 츕, 쭈웁......”
- 이제 다른 곳들도 같이 맛볼게?
‘하읏, 하아, 다, 다른...... 곳?’
“우움, 츕, 쭈웁, 후웁......!?”
쪼오옵-
아리엘이 의문도 품기 전에, 촉수 괴물이 그녀의 몸을 먼저 빨기 시작했다.
여전히 입술과 입술을 맞대며 끈덕진 키스를 나누면서, 촉수 괴물은 다른 소화촉수를 아리엘쪽으로 다가와 기다란 뿔을 츄룹츄룹 빨기 시작했다.
‘하흑! 헤읏......! 자, 잠깐만...... 기분 이상해에......’
뿔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목덜미, 날개, 그리고 겨드랑이까지.
“하웃, 응학......! 그곳은 아, 안 된단다. 냄새 나는 곳...... 히훗.......!?”
츄루웁-
촉수 괴물은 아리엘이 필사적으로 겨드랑이를 내리려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팔을 고정해놓고 겨드랑이를 핥짝핥짝 핥아주기 시작했다.
아리엘의 성감대에 겨드랑이가 있었고, 촉수 괴물의 많은 아내들중 겨드랑이에 성감대를 가진 아내가 몇 있었기에, 그는 이런 곳을 빠는 데에 거침이 없었다.
- 하나도 냄새 안나, 아리엘. 오히려 너무 향긋해. 예뻐.
‘아, 안 되는데에...... 냄새 나는 곳 빨리면 안 되는데......’
“츄룹, 츄웁, 쭈웁, 쪽, 쪼오옥......”
아리엘은 허벅지, 겨드랑이, 목덜미, 옆구리, 뿔, 입술, 혓바닥 등등......
동시에 수많은 곳을 자극당하고 쪽쪽 빨리며, 단순히 키스를 당했을 때보다도 수 배의 자극을 느꼈다.
천국이 있으면 이런 곳일까 싶다.
분명히 식구들의 원수이고, 자신을 속이고 마음의 상처를 준 나쁜 몬스터인데...... 너무나도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착각일 게 분명해...... 속으면 안 된단다...... 아리엘, 속으면-’
츄우웁-
“하후읏......!?”
부르르-
움찔, 움찔-!
그러나, 속지 않기에는 너무나도 커다란 쾌감이었다.
애초에 속일 생각도 없었다.
촉수 괴물은 진심으로 아리엘을 아끼고 사랑하며 아내로 맞이하고자 했고, 아리엘은 그런 촉수 괴물의 마음을 은연중에 암컷의 본능으로 느끼고 있었다.
아리엘은 온몸에서 느껴지는 자극적인 쾌감과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에,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거...... 반칙이야. 이렇게 자극하면......’
“하움, 츄루웁, 츄웁, 쭈룹, 쭙, 쪼옵......”
키스도 이전보다 더 진득해졌다.
촉수 괴물의 타액이 입안 전체에 퍼졌고, 그의 침을 꿀꺽 삼키고, 식도로 넘기고, 뱃속에 받아들임에 따라 아리엘은 그의 맛을 확실히 기억해버렸다.
‘침 맛있어...... 좀 더 먹고 싶어...... 더 맛보고 싶어......♡’
“헤움, 하우움, 츄웁, 쭈우웁, 쪼오옥, 쫍, 츄룹......♡”
아리엘의 눈동자에 서서히 하트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온몸이 두둥실 떠오르는 쾌감을 맛보면서도, 그래도 수동적으로 있던 아리엘이, 이제는 스스로 촉수 괴물의 혀를 쪽쪽 빨고 타액을 적극적으로 삼키며 키스에 응했다.
- 좋은 자세야 아리엘. 우리 잔뜩 기분 좋아지자?
촉수 괴물은 아리엘의 변화에 기쁘게 웃으며, 아리엘을 감싸고 있는 기본촉수로부터 ‘분해액’을 분비했다.
치이익-
“우움, 쭈웁, 츄우웁, 츄릅, 쭈웁, 쪽......♡”
‘하으, 가죽이 녹아내리고 있어......’
가죽은 아리엘의 살이 아니었다.
손톱이나 머리카락 같은 거라고 비유하면 옳을까.
통각이 있지 않고, 단순히 몸을 가려주는 덮개였다. 뱀파이로 로드 종족은 신체로부터 자유롭게 가죽을 생성해, 중요한 부위와 신체 전반을 가릴 수 있었다.
당연히 체온 유지와 방어의 목적도 있었다.
인간의 옷과 같은 개념이기에, 촉수 괴물이 아리엘의 가죽을 녹인다고 해서 딱히 그녀가 상처를 입거나 아픔을 느낀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단지, 아리엘의 맨살이 드러날 뿐이었다.
“헤움, 쪽, 쪼오옥, 츄웁, 쭙, 쭈우웁......♡”
촉수 괴물과 키스를 하는 사이, 아리엘의 가죽은 어느덧 대부분이 녹아내렸다.
새하얀 나신.
봉긋한 가슴과 핑크색 유두.
말랑해 보이는 배와 허벅지까지.
아리엘의 숨겨져 있던 부분들이 촉수 괴물의 시야에 훤히 보이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다 보이게 된 건 아니었다.
촉수 괴물은 아리엘의 두 다리를 잡고, 좌우로 넓게 벌렸다.
활짝-
털 하나 없이 핑크빛으로 앙 다물어진 아리엘의 소중한 보지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