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쯔꾸르 야겜 속 촉수괴물이 되었다-70화 (70/108)

Ep. 70

‘생물을 사냥하거나 성관계를 맺으면 중첩이 생기고, 그 중첩을 사용해 해당 생물의 긍정적 특성을 얻거나 변신 스킬을 익히는 것이 가능하다라......’

생물 해체 분석.

설명만 보아도 아주 좋은 스킬이라는 느낌이 왔다.

아니, 단순히 좋은 스킬이 아니다. 내가 지금까지 기다려오던 스킬이다.

‘안 그래도 여신님이 말했지. 날 촉수 괴물로 만들기 직전, 레벨이 오르면 언젠가 인간으로도 변신할 수 있을 거라고.’

그게 바로 이 스킬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인간으로 변신 가능한 스킬.

이 세계에 온 지도 나름 시간이 지났다.

이제 촉수 괴물의 몸으로 살아가는 것도 당연한 것처럼 적응되었지만, 역시 인간 폼 정도는 가지고 있는 게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일단 인간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 많아지고, 할 수 있는 플레이의 폭도 넓어진다는 뜻이니까.

무조건 좋은 일이다.

애초에 촉수 괴물의 몸이면 여자들과 마주쳤을 때 일단 ‘물리쳐야 할 적’이나 ‘역겨운 괴물’이라는 이미지가 박히고 시작한다.

이건 불리해도 너무 불리한 요소다.

그에 반면 인간 변신이 가능하다면, 변신한 상태로 연기를 하다가 갑자기 촉수 괴물로 다시 돌아와 방심을 유도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잠입 플레이 같은 걸 하는 것도 가능하다.

‘좋아, 좋아.’

아주 만족스럽다.

아직은 중첩 포인트가 부족해 당장에 인간 변신 스킬을 익히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일곱 명의 여자들만 더 범하면 인간 변신 스킬을 얻는 게 가능했다.

‘그 정도면 쉽지.’

어딘가 작은 마을이라도 하나 습격해, 마을 여자들에게 진짜 암컷의 행복이란 무엇인지 가르쳐 주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게다가 변신할 수 있는 건 인간뿐만이 아니다.

중첩 포인트를 쌓은 종족이라면, 그 어떤 종이든 변신 가능했다.

특히 좋은 것이 특수 수족이나 촉수 수족들로도 중첩 포인트를 쌓는 것이 가능해서, 알아서 사냥하고 다니라고 명령을 한다면 중첩 포인트가 차근차근 쌓여나갈 거라는 사실이다.

‘뱀파이로는 이미 많이 쌓였네.’

동굴을 들어올 때 전멸시킨 뱀파이로.

그 수가 상당히 많았기에, 이미 변신 스킬을 얻고도 남을 만한 포인트가 있었다.

일단 시험 삼아, 뱀파이로로 변신 스킬과 긍정적 특성이라는 것을 얻어보기로 했다.

[ 스킬, ‘생물 해체 분석’에서 뱀파이로 중첩 ‘200’을 사용합니다. ]

[ ‘뱀파이로 변신’을 익혔습니다. ]

[ 스킬, ‘생물 해체 분석’에서 뱀파이로 중첩 ‘100’을 사용합니다. ]

[ ‘초음파 탐지’를 익혔습니다. ]

⚫ 뱀파이로 변신

- 종족, 뱀파이로로 변신할 수 있다.

⚫ 초음파 탐지

- 초음파를 이용한 반향정위로 주변을 탐지할 수 있다.

‘아, 이런 식이구나.’

스킬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는 스킬 설명을 읽는 순간 전부 알 수 있었지만, 그로 얻는 긍정적 특성이라는 것은 어떤 게 나올지 몰랐다.

‘초음파 탐지.’

말 그대로 그 종족만의 특성을 스킬 같은 걸로 얻게 되는 모양이었다.

솔직히 내게는 이미 압도적인 감지 능력의 감지촉수와 그에 붙어있는 마력감지까지 있기에 딱히 필요는 없는 능력이지만, 그렇다고 없는 것보다는 있는 편이 더 나았다.

나는 200 중첩을 추가로 소모해, 추가로 두 개의 특성을 더 얻었다.

[ 스킬, ‘생물 해체 분석’에서 뱀파이로 중첩 ‘200’을 사용합니다. ]

[ ‘예민한 후각’을 익혔습니다. ]

[ ‘로우 피어’를 익혔습니다. ]

⚫ 예민한 후각

- 크게 발달된 후각은, 냄새로 다양한 것들을 구분할 수 있게 한다.

⚫ 로우 피어

- 피어의 최하위 버전. 특수한 파장을 내뿜어 자신보다 능력치가 낮은 적들을 미약한 두려움에 떨게 한다.

예민한 후각과 로우 피어.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아.’

둘 다 괜찮은 특성들이었다.

초음파 탐지는 굳이 필요가 없지만, 예민한 후각과 로우 피어는 그래도 어느 정도 쓸만해 보였다.

감지촉수로 인해 멀리 떨어진 곳의 냄새도 확실하게 맡을 수 있지만, 감지촉수는 냄새를 더 잘 맡게 해줄 뿐이지, 그 냄새를 통해 무언가를 구분하는 능력 자체가 상승하는 건 아니니까.

예민한 후각은 감지촉수와 상승효과를 불러일으켜 내게 도움이 될 것이다.

로우 피어는 말할 것도 없고.

피어의 최하위 버전이긴 하지만, 이런 ‘정신’에 영향을 주는 기술은 항상 상위 티어에 위치하게 된다.

{ 연구한 종족 : 뱀파이로( 뱀파이로 변신, 초음파 탐지, 예민한 후각, 로우 피어 ) }

{ 쌓은 중첩 수 : 인간( 109 ), 묘족( 15 ), 자이언트 아이( 74 ), 오크( 89 ), 블루 키메라( 58 ), 옐로우 망키( 41 ), 쉘 터틀( 24 ), ...... , 뱀파이로( 87 ) }

이걸로 뱀파이로의 중첩이 87로 줄어들고, 변신 기능과 함께 세 가지 특성을 얻었다.

변신은......

‘미리 아바타처럼 정해두는 게 가능하네.’

게임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처럼, 직접 어떤 외모나 사이즈로 변신할지 정하는 게 가능했다.

이것도 정말 괜찮은 기능이다.

나중에 인간 변신 스킬을 얻으면, 본래의 내 외모를 베이스로 살짝 잘생기게 손봐서 가지고 오면 되니까.

키도 좀 늘리고 해야지.

[ 당당하지 못하구나, 그대여...... ]

왜요.

잘생겨지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있다고요.

[ 흐음, 그대는 본판이 나쁜 편이 아니다만. ]

나쁜 편이 아니라도 더 잘생겨지면 좋은 거 아닐까.

아무튼, 그건 그때 가서 정하기로 하고, 일단 뱀파이로로 한번 변신해 보았다.

촤아아악-

뱀파이로라는 게 어차피 그냥 박쥐이기에, 커스터마이징은 대충 끝냈다.

자동 설정도 있어서, 커다란 사이즈인 상태로 자동 설정을 마쳤더니 사람보다 조금 더 큰 박쥐로 변신했다.

‘능력치는 그대로고...... 그런데, 여기서 촉수도 꺼낼 수 있네. 참 좋다.’

나는 등 뒤에서 내 기본촉수 하나를 꺼내 꾸물거렸다.

변신한 상태로도 신체 일부에서 촉수를 빼서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물론, 조금뿐이다.

뱀파이로의 경우 일곱 가닥 이상 촉수를 꺼내면 변신이 풀리게 될 거라는 사실이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그래도 이 정도면 상당하지.

인간 상태로도 거대한 촉수 자지를 이용해 여자를 범하라는 배려인가.

나는 다시 변신을 풀고, 촉수 괴물의 상태로 돌아왔다.

촤아아악-

내 스테이터스를 화면을 바라보았다.

이 밖에도 92레벨이 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촉수의 수가 늘어났다는 점.

특수 수족과 촉수 수족의 최대 개체 수가 늘어났다는 점.

만생의 주인으로 보는 스테이터스에 인간 형태의 여성의 경우 신장, 몸무게, 쓰리사이즈의 프로필이 추가되었다는 점 등등.

변화한 점은 많았지만, 지금까지 언급한 것들 외에는 딱히 일일이 설명할 정도의 변화는 아니었다.

- 보스...... 보스는 다른 종족으로 변할 수도 있는가?

변신을 풀고 이제 슬슬 내 방으로 올라가려고 하고 있자, 던전 수호 정령 히나가 내게로 다가와 눈을 동그랗게 뜬 상태로 물었다.

- 응, 뭐. 아직은 한 종족뿐이지만. 왜?

- 수, 순간 보스의 모습이 변해 깜짝 놀랐다......

히나의 목소리가 미약하게 떨리고 있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 그래도 모습만 변한 것뿐이야. 나는 나니까 걱정 안 해도 돼.

- 으음. 알았다, 보스.

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는 말할까 말까 고민하는듯한 표정을 짓더니, 약간 쑥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 어차피 설령 변신한 상태라도 보스는 나의 소유주. 나와 보스는 그...... 이어져있기 때문에 나는 보스가 보스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니 걱정은 안 한다.

과연.

내가 그녀의 주인이기 때문에 모습이 어떻든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인가.

참으로 기특한 모습이다.

- 그보다, 보스야말로 걱정되지 않는가?

- 응? 뭐가?

무슨 소리냐는 듯 묻자 히나가 답했다.

- 엘레나는 S클래스 모험가라고 하는데...... S클래스가 실종되면 큰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해서 한 말이다......

아.

히나의 걱정은 이해가 갔다.

S클래스가 실종되었으니, 사람들이 그녀를 찾으러 굉장한 병력을 끌고 이곳에 몰려오지 않을까 해서 한 말.

하지만.

- 그럴 일은 없어.

- 어? 그런가?

히나의 의문에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 응. 애초에 엘레나는 길드를 탈퇴하고 나왔다고 하기도 했고, S클래스 모험가는 보통 몇 달은 소식이 안 들려도 그러려니 하거든.

- 과연......

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그리고 정 걱정되면, 엘레나보고 잠시 모험가 지부에 얼굴을 비추고 오라고 하면 돼. 그러면 엘레나를 목격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그녀의 안전이 증명될 테니까.

실제로 이제 나는 내 여자들 문제로 무언가를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실종이 걱정되면, 잠시 근처 도시에서 얼굴이나 한번 비추고 오라고 하면 되니까.

나는 이제 던전에서 느긋하게 힘을 기르며, 세상의 모든 여자들을 따먹을 계획을 세우면 되는 것이다.

솔직히 내 능력치가 괴물 같아지기는 했는데, 이보다도 강한 강자들이 대륙에는 너무 많았다. 무엇보다 강함의 편차가 크다는 게 문제다.

S클래스의 최소조건이 능력치 100이라면, 중위권이 되기 위한 조건은 200이니까.

게다가, 강자는 모험가만 있는 게 아니다.

제국과 왕국에는 수호기사단이 있고, 엘프나 수인족 등등 각각의 종족마다 규격 외의 강자들이 존재한다.

‘오히려 이제 튜토리얼을 끝낸 기분이야.’

그러한 강자들의 반열로 올라가기 위한 첫 번째 발판을 밟은 것이 지금의 내 힘이었다.

- 하긴 그렇다...... 엘레나한테 말하면 그녀는 뭐든지 들을 것처럼 보인다. 그녀는 이미 보스의 그 자, 자, 자지......에 흠뻑 빠진 듯 보였으니까.

- 이거?

- 히, 힉......!

성기촉수를 꺼내서 히나한테 보여주자, 그녀가 기겁하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녀의 표정을 음미하며 말했다.

- 너도 이 맛을 보면 참 좋아할 텐데 말이야. 너 형체 말고 몸 얻을 방법은 없어?

- 그, 그런 건 없다. 안다고 해도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보스의 그것은 너무 두렵다...... 어떻게 혐오의 감정을 내비치던 S클래스 모험가가 저렇게 망가질 수 있는지......

히나는 두려워하는 표정을 지었고, 나는 그녀의 발언을 고쳐주었다.

- 망가진 게 아니라 진정한 행복을 찾은 거야.

- 읏. 그럴 리 없다......

- 너는 엘레나가 행복하지 않아 보여?

- 그, 그건......

히나는 나와 한참 음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내 얼굴을 붉히고는 어딘가로 쌩, 하고 달아났다.

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귀엽게 바라보다가 내 방으로 몸을 옮겼다.

감지촉수를 빼내니, 여전히 내 방에서는 신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 하웃, 흐응, 하윽, 주, 주인니임......

유리였다.

‘어지간히도 내가 좋나 보네. 하루 좀 넘게 안 박아줬다고 저렇게 자위하다니.’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감히 내 허락도 없이 방에 들어가서 음란한 짓을 하다니.

건방진 고양이는 혼내줘야 한다고 배웠다.

* * *

같은 시각.

“그럼 엄마. 이만 가볼게......!”

“응. 이제 700마리를 모으기까지 얼마 안 남았다고 했지?”

“으응, 맞아. 벌써 600마리 가까이 모았어.”

“잘했어, 우리 딸.”

“헤헤......”

스윽스윽-

윤기가 흐르는 핑크빛 머리카락.

마치 전신에 타이즈를 입은 듯 박쥐 가족으로 온몸을 가린 여성이, 해맑은 표정으로 그녀보다 조금 더 큰 여성의 품에 안겨 쓰다듬을 받았다.

등 뒤에 커다랗게 나 있는 검은색 날개.

이마로부터 나 있는 두 쌍의 뿔.

인간처럼 보이지만 인간이 아닌 여성은, 머리카락을 정돈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즐겁게 동굴에서 나왔다.

펄럭펄럭-

‘나도 이제 곧 여왕이 될 수 있어.’

커다란 날개를 펼치고 공중을 나는 그녀는, 뱀파이로 로드.

태생부터 모든 뱀파이로들을 통솔할 수 있는 종족인 그녀는, 뱀파이로 700마리를 모아 같은 로드들에게 인정받아 진정한 뱀파이로 여왕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였다.

지금도 그녀 휘하의 뱀파이로들은 그녀를 여왕으로 여기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반쪽짜리 여왕.

그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진짜 여왕이 되기 위해서, 그녀는 앞으로 100마리의 뱀파이로들만 더 모으면 된다는 생각에 행복해 있었다.

‘다들 잘 지내고 있겠지?’

본래의 보금자리인 페로스 협곡의 동굴을 떠난 지도 벌써 2주가 넘게 지났다.

엄마의 얼굴을 보기 위해 잠시 그녀 혼자서 동굴에서 나와서 멀리까지 왔지만, 이제는 돌아갈 차례였다.

어린 뱀파이로 로드 아리엘은 조금 전 느꼈던 엄마의 품을 생각하며, 빠르게 페로스 협곡을 향해 비행했다.

어서 그녀를 따르는 뱀파이로들을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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