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62
엘리네의 논리는 도무지 답이 없었다.
촉수 괴물의 늠름한 수컷 자지가 암컷 보지를 푸욱푸욱 쑤셔주러 다가오면, 당연히 보지를 바쳐야 한다니.
엘레나는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었지만, 그녀의 여동생에게 이내 애원하듯 말했다.
“대체 왜 그렇게 되어버린 거야 엘리네...... 돌아와. 너 순수한 아이였잖아......”
그녀가 알던 엘리네는, 성에 대한 지식이 백지와 같은 너무나도 청순하고 순수한 아이였다.
무조건 성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게 좋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렇게까지 타락한 상태는 아니었다.
엘리네가 고개를 저었다.
“무슨 소리야 언니. 나는 지금도 순수해.”
그렇게 말하는 엘리네는, 정말로 자신이 순수하다고 믿고 있는 듯하였다. 엘레나는 슬픈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너는 순수한 게 아니야. 몬스터한테 놀아나고 있는 거야. 무언가...... 무언가 사악한 술수에 걸린 게 틀림없어.”
사악한 술수.
사술.
그래.
엘레나는 마침내 그렇게 생각했다.
비록 엘리네가 변해버린 것에 대한 서러움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고 울기까지 했지만, 이제는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맞아. 상대는 던전의 보스 몬스터...... 일반인인 엘리네의 정신을 망가트리는 건 쉬운 일이었을 거야.’
엘레나는 머릿속의 냉정을 되찾았다.
여동생의 배신과 몸을 마비시키는 극독의 주입으로 너무나도 혼란스러워 잠시 제대로 된 판단이 서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시 S클래스 모험가인 엘레나로 돌아갈 차례였다.
만약에 괴물의 직접적인 협박이 아니라면, 그녀의 여동생인 엘리네는 괴물이 부린 무언가의 사악한 술수에 걸려버린 것이다.
이는 협박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것이었다.
‘어쩌면 정신을 조작하는 능력.’
세상에 저렇게까지 심각할 정도로 정신을 조작하는 능력이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도 없지만, 애초에 이 몬스터는 그녀가 처음 보는 개체였다.
엘리네는 일반인이고, 저 촉수 괴물이 정신을 조작하는 데에 특화되어 있다면, 이 정도로 극심한 정신 조작도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엘리네의 다음 말을 듣고 더더욱 확고해졌다.
“사술이라니...... 언니. 지금 나랑 촉수님의 사랑을 의심하는 거야?”
“뭐? 사, 사랑......?”
“응. 사랑. 그러네, 나도 참. 소개가 늦었구나?”
엘리네는 휘릭 돌아서 촉수 괴물의 촉수를 잡았다. 엘레나는 그런 엘리네를 불안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꾸물꾸물-
추아악-
미끈하고도 기분 나쁜 촉수 괴물의 촉수들이 엘리네의 전신을 휘감았다.
엘리네는 익숙하게 그 촉수들을 전신에 받아들였다.
그녀의 가슴, 팔, 다리, 허벅지, 겨드랑이, 그리고 보지에까지......
기분 나쁜 촉수들이 엘리네의 전신을 꾸물거리며 그녀의 온몸을 애무했다. 엘리네는 촉수 괴물의 애무를 즐기며, 그녀의 언니에게 소개했다.
촉수 괴물을, 정식으로.
“하읏♡ 인사해 언니......♡ 내 남편인 촉수 괴물님이야......♡ 그러니까, 나랑 촉수님의 사랑을 의심하지 말아줘.”
“남편......?”
세상에 촉수 괴물을 남편으로 소개하는 여자가 있다니.
그런 정신 나간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그녀의 여동생이었다.
“으응♡ 비록 촉수님이 아내가 많긴 하지만...... 그래도 항상 나한테 잘해주셔♡ 자지로 보지 푸욱푸욱♡ 쑤셔주시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져......♡”
촉수 괴물의 촉수가 엘리네의 보지를 향했다.
꾸무울-
찌릅-
“응흣......♡”
두 개의 촉수가 세심하게 엘리네의 보지를 잡고 양쪽으로 벌리자, 그 안에서 여동생의 소중하고도 음란한 즙이 투둑, 툭 하고 흘러나왔다.
“하읏♡ 나는 촉수님이랑 결혼할 거야......♡ 촉수님 아이도 낳고 평생 함께 살 거야......♡ 그런 행복을 언니한테도 나눠주겠다는 거야.”
“엘리네......”
“특별히 남편 공유해 줄게♡ 언니도 촉수님의 아내가 되는 거야. 나랑 촉수님이랑 평생 같이 살자?”
스으윽-
엘리네는 엘레나에게로 다가가서 엘레나의 옷을 한 꺼풀 한 꺼풀 벗겨갔다. 엘레나는 어떻게든 저항하려 했지만, 엘리네가 몸으로 틀어막았다.
엘리네는 엘레나가 자신을 상처입히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엘리네...... 그만둬 제발...... 정신을 차려.”
“정신을 차려야 하는 건 언니야. ”
“엘리네, 엘리네, 제발......!”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아무리 말해도 엘리네의 정신은 돌아오지를 않았다.
아무래도 촉수 괴물의 사술이 너무나도 강하게 먹혀든 것 같았다.
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타파해 나아가야 할지 생각하고 있을 그때. 명백한 비웃음과 함께, 엘레나의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렸다.
- 소용없다, 엘레나. 네 여동생에게 무슨 말을 해 봐야, 설득하는 건 불가능해.
“읏......”
엘레나는 머릿속을 울리는 목소리에 눈앞의 촉수 괴물을 노려보았다.
엘리네와 대화하던 목소리였다.
아마도 촉수 괴물.
대체 어떻게 몬스터가 사람의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엘레나는 S클래스 모험가.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다.
엘레나는 이를 갈았다.
“크윽...... 이 역겨운 괴물 자식...... 역시 네 소행이었구나.”
엘레나의 마음속에는 이미 엘리네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것에 대한 원망과 슬픔 따위의 감정들은 남아있지 않았다.
오히려 그러한 슬픔과 원망을 전부 다, 촉수 괴물에 대한 분노로 바꾸었다.
모든 건 저 촉수 괴물 때문이었다. 엘리네가 바뀐 것도 전부.
그녀가 말하자, 역시나 괴물로부터 답이 들려왔다.
- 소행이라니.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 나는 그저 엘리네에게 진정한 ‘암컷’의 행복을 알려줬을 뿐인데 말이야.
“아, 암컷이라고......?”
- 그래. 자지로 보지를 많이 쑤셔주었지. 단지 그뿐이야. 나는 그녀를 사랑해준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한 짓이 없어.
자지로 보지를 쑤셔주었다.
다시 말해 강간을 했다는 이야기이다.
‘역겨운......!’
그러나, 단순하게 강간한 것만으로 여동생이 저렇게 될 리가 없었다. 대체 어떤 여자가 저런 끔찍한 괴물에게 강간당해서 괴물을 사랑한다고 말할까.
분명 사술을 부린 것이 틀림이 없었다.
정신 조작.
엘레나는 촉수 괴물이 엘리네에게 정신 조작을 가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 안 믿는 눈치군.
“쓰레기 같은 괴물놈...... 너 같으면 그런 이야기를 믿겠어?”
옆에서 ‘어, 언니! 쓰레기 같은 괴물이라니! 우리 촉수님한테 대체 무슨 막말을 하는 거야......!’하고 엘리네가 타박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무시했다.
지금의 엘리네는 말이 통하는 상태가 아니었으니까.
엘레나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촉수 괴물을 바라보았다. 촉수 괴물은 여전히 웃고 있는 듯했다.
- 흐흐. 그럼 내기라도 할까?
“내기......?”
- 그래, 내기. 과연 내 말이 진짜일지 아닐지, 네가 직접 실험해 보는 거야.
“뭐 실험......?”
그런 걸 대체 어떻게 실험한단 말인가.
그때, 촉수 괴물이 다시 말했다.
- 네가 직접 내 자지를 받아들여서 확인하는 거지. 과연 내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너도 내가 자지로 보지를 쑤셔주면 나에게 사랑에 빠질지, 혹시 알아? 내기해보는 거지.
촉수 괴물은 여러 가닥의 촉수를 꿈틀거리며, 즐겁다는 듯 이야기했다.
엘레나는 마치 음식물쓰레기를 바라보듯 촉수 괴물을 보았다.
“역겨운 괴물놈...... 내가 그런 내기에 응하기라도 할 것 같아?”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생각할 가치도 없는 일.
하지만-
- 그래? 응하지 않으면 뭐. 나는 지금 바로 너를 죽이면 되는 거니까. S클래스 모험가나 되어놓고 상황도 파악하지 못하는 건 조금 아쉽군.
“크윽......”
애초에 지금 상황 자체가 절대적이었다. 자신은 촉수 괴물에 잡혀있는 상황. 이대로 꼼짝없이 죽어도 아무런 할 말이 없었다.
그때였다.
‘어......?’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맞아, 그러고 보니......!’
이전에 정신 조작계열의 흑마법에 대하여 간단하게 설명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러한 마법은 잠시 가치관을 이상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진짜 현실’을 보여주면 금세 풀리게 되어 있다고.
그리고 정신을 마력으로 흔드는 마법이기 때문에, 마력이 높으면 충분히 저항이 가능하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래. 생각해보니 이건 기회야.’
지금의 여동생은 정상이 아니었다.
아마 촉수 괴물에게 ‘촉수 괴물과의 섹스는 기분이 좋다’라든가 ‘기분 좋은 섹스를 하면 사랑에 빠진다’와 같은 천박한 정신 조작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
그런 상태의 여동생 옆에서 직접 괴물과 섹스하며 ‘촉수 괴물과의 섹스는 전혀 기분 좋지 않다’라는 현실을 알려주면, 여동생에게 걸려있는 정신 조작은 힘을 잃고 풀려날 것이다.
원래 정신 조작 마법이 그렇다.
정신은 영혼적인 영역이 더 크기 때문에, 전부 파훼법이 존재했다.
‘신’이 아닌 이상에야 완벽한 정신 조작 마법을 만들기는 요원할 것이다.
‘게다가 괴물이 나한테 내기를 제안한 이유도 뻔해.’
저 끔찍한 물건으로 보지를 쑤셔져 괴로워하고 정신이 약해져 있을 때를 노려서, 여동생과 마찬가지로 정신 조작 마법을 걸 것이 뻔했다.
그러나, 엘레나는 자신이 있었다.
정신 조작 마법 따위에 걸리지 않을 자신이.
“......내기의 조건이 어떻게 되지?”
엘레나가 촉수 괴물을 보며 물었다. 촉수 괴물은 곧바로 답하였다.
- 네가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하면 내 승리고, 그게 아니라면 아니면 너의 승리. 내가 이기면 너는 나를 평생 주인님으로 모셔야 하고, 만약에 네가 이기면 엘리네와 함께 둘 다 풀어주도록 하지.
‘흥...... 거짓말.’
만약에 촉수 괴물이 진다고 해도, 풀어줄 생각은 없을 것이 분명했다.
다만, 그런 건 상관이 없었다.
내기가 끝나기 전에 여동생에게 걸린 사악한 사술을 풀고, 여동생과 함께 탈출하면 되니까.
‘역시 기회가 맞아.’
지금은 비록 마비독 때문에 저항할 수가 없지만, 독의 효과가 풀리면 촉수 괴물을 압도할 수 있었다.
저 괴물은 몸에 독을 지속적으로 주입하겠지만, 무려 S클래스 모험가를 찍을 만큼 수없이 단련한 육체다.
알아서 독에 대한 면역력이 빠르게 생겨날 것이다.
정말로 촉수 괴물한테 진정으로 사랑에 빠지지라도 않는 이상, 독이 풀리면 촉수 괴물을 죽이고 여동생과 함께 던전을 빠져나오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게다가 조건도 너무 쉬워.’
애초에 내기에서 지는 것이 어려워 보였다.
상식적으로 괴물의 자지 따위에 보지를 찔려서, 사랑한다고 말할 리가 없지 않은가.
저건 자신에게 정신 조작을 걸겠다는 생각이 분명했다.
그러나, 엘레나는 무려 일주일 연속으로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육체 단련을 한 적도 있었다.
잠자는 것도 마력으로 버텨가며 한계를 뛰어넘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의 내기는 우스운 수준이었다.
“......좋아. 수락하겠어.”
엘레나가 말하자 촉수 괴물의 눈이 빙그레 휘어졌다.
- 좋은 생각이야. 그럼 바로 시작하지.
스윽, 슥-
엘리네가 중간까지 벗겼던 옷을, 촉수 괴물이 마저 전부 벗겨나갔다.
“읏......”
전투복이 전부 해체되고, 속옷까지 다 벗겨진다.
여동생과 괴물 앞에서 전라가 되는 것은 너무나도 수치스러웠지만, 내기를 수락한 이상 어쭙잖게 저항할 생각은 없었다.
일단 여동생한테 ‘촉수 괴물과의 섹스 따위 전혀 기분 좋지 않다’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하니까.
꾸물꾸물-
“으읏, 읏, 흣......”
촉수 괴물은 엘레나의 몸을 여러 가닥의 촉수로 만져댔다.
엘레나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었다.
“으읏, 흐읏, 흣......”
그런데 이상하게도, 촉수 괴물은 자꾸 보지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애꿎은 다른 곳들만 꼼지락댔다.
그것도 유두 같은 핵심적인 곳이 아니라, 배나 겨드랑이 같은 곳.
이상하게 애가 타는 느낌을 받으며, 엘레나는 촉수 괴물을 노려보았다.
“빠, 빨리 보지에 안 박고 뭐 해.”
이상야릇한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팔뚝이나 배를 스윽스윽 만지는 것뿐인데, 왜 이런지 모르겠다.
엘레나의 말에 촉수 괴물이 대답했다.
- 왜. 전희는 천천히 즐겨야지. 너무 빡빡한 거 아니야?
“흐, 흥. 막상 보지에 자지 박으려니까 두려운가 봐? 사랑에 빠뜨릴 자신이 없어서?”
엘레나는 도발하듯 말했다.
저 커다란 성기에 박힌다면, 분명 이런 간질간질한 느낌은 사라지고 아픔만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더 집중하기 쉬울 테니까.
하지만, 촉수 괴물의 말투는 시종일관 여유로웠다.
- 그렇게 서두르지 마. 곧 여동생보다 나를 더 사랑하도록 만들어줄 테니까. 너도 내 아내가 되면, 엘리네랑 같이 셋이서 사랑이 가득 담긴 섹스를 하는 거야.
“......그럴 일은 없어.”
엘레나는 확신하듯 대답했지만......
꾸물꾸물-
‘꿀꺽.’
그녀를 향해 다가오는 커다란 성기 모양의 촉수와 사람의 입처럼 생긴 여러 가닥의 촉수들을 보면서......
왜인지 모를 커다란 불안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