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61
“하아, 하아......”
극독이 혈관을 타고 전신에 퍼진다.
온몸이 꽁꽁 묶인 것처럼 신체를 움직이기가 힘들다.
엘레나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엘리네와 촉수 괴물을 바라보았다.
사랑스러운 여동생인 엘리네는, 여전히 촉수 괴물과 딱 붙어서 다가오고 있었다.
“엘리네...... 대체 왜 나를......”
그녀는 여전히 여동생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호, 혹시 협박이라도 당한 거야?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너를 죽여버리겠다든가 하는 협박......?”
눈앞의 촉수 괴물은 사람 말을 한다.
지능도 높은 개체라서, 충분히 여동생을 협박할만한 머리와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
협박이 아니라면 설명이 되지 않았다.
여동생이 자신을 배신한다니. 도무지 말이 안 되는 일이니까.
엘리네가 자신을 배신할 리가 없다는 사실은, 엘레나의 마음에 있어서 일종의 마지막 방어선 같은 것이었다.
촉수 괴물이 무언가 사악한 술수를 쓴 것이 분명하다.
엘레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협박이라니, 언니.”
엘리네는, 엘레나의 그러한 생각을 순식간에 부정했다.
“우리 촉수님이 나한테 얼마나 잘해주시는데, 협박 같은 걸 할 리가 없잖아.”
자신이 배신한 것은, 순전히 자신의 의지라고 말하고 있었다.
엘리네는 촉수 괴물의 촉수 하나를 마치 팔짱 끼듯 껴안았다. 촉수 괴물은 그런 엘리네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에, 엘리네......”
엘레나는 도무지 그 모습을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자신이 머리를 쓰다듬어줬을 때도 저렇게 반응한 적은 없었다.
저 표정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진짜로 행복해하는 표정이다.
“어, 어어......?”
게다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하웃, 읏, 흣......♡ 초, 촉수니힘......♡ 그렇게 갑자기......♡”
주물주물-
엘리네는 촉수 괴물이 그녀의 젖가슴을 휘감는데도,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감촉을 즐기는 듯, 교태를 부렸다.
“에, 엘리네......”
“흐읏, 하읏, 흣......♡ 헤헤......♡ 촉수니힘......♡ 제 가슴 좋아요......♡?”
- 아주 좋아. 좀 더 한 군데에 모아봐.
“네엣......♡ 이, 이렇게요......♡? 하읏......♡!”
쪼오옵-
엘리네는 괴물의 지시에 따라서 그녀의 가슴을 가운데로 모았다. 양쪽 유두가 한 곳에서 만났다. 촉수 괴물은 그 유두를 쪼옥쪼옥 빨아먹었다.
맨 처음.
그녀가 여동생을 처음 발견했을 때와 같은 모습.
“하악♡ 하웃♡ 헤웃♡ 흐읏......♡ 좋아앗......♡”
그러나, 그때와 여동생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싫다고 저항하는 모습이 아닌, 오히려 좋다고 야한 목소리를 내는 모습.
“마, 말도 안 돼......”
엘레나는 엘리네의 그런 모습을 보며 가슴이 시리게 뛰는 느낌을 받았다.
결코 인정할 수 없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순수하고 또 깨끗했던 엘리네가. 촉수 괴물한테 가슴을 희롱당하면서도 저런 음란한 표정을 짓는다니.
“뭐가 말이 안 돼 언니이......♡ 하읏, 흣, 하앙......♡ 어, 언니도 촉수님한테 유두 쪼옥쪼옥 빨리면......♡ 하웃♡ 이런 소리를 낼 수밖에 없을 거야아......♡”
저건......
저건 그녀가 알던 엘리네가 아니었다.
엘레나는 고개를 저었다.
“에, 엘리네...... 거, 거짓말이지?”
저 모습은 거짓이다.
분명히 너무나도 싫은데도 참고 있는 것이다. 엘레나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거짓말이잖아...... 제발 솔직하게 말해줘. 지금 협박받고 있는 거지......? 그렇지?”
그렇지 않으면, 엘리네가 저런 음란하고 천박한......
눈 뜨고 보기 힘든 모습을 보여줄 리가 없다.
“그, 그래. 나를 공격하면서 나한테 미안하다고 했잖아. 그건, 나를 배신한 거에 대한 죄책감 아니야? 응? 촉수 괴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일 아니야?”
엘레나는 방금의 일을 떠올렸다.
엘리네가 목덜미를 문 다음, 미안하다고 하는 그 순간의 모습을.
만약에 스스로의 의지로 목덜미를 문 것이라면, 엘리네는 엘레나에게 미안하다고 할 필요가 없었다.
원하지 않아서 한 일이기 때문에 미안하다고 한 것이리라.
그러나-
“하읏, 흣......♡ 아. 응흣♡ 하읏......♡ 그거어?”
이번에도 역시 엘레나의 기대는 배신당했다.
“흐읏, 하웃.....♡ 내가 언니한테 미안하다고 한 건, 헤읏♡ 언니를 배신한 것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한 소리가 아니야.”
“그, 그럼......?”
“그냥 언니의 예쁜 몸에 상처를 내서. 하웃♡ 내가 아프게 했다는 것에 대한 사과일 뿐이지. 헤웃♡ 흐읏♡”
“......”
진실이었다.
엘리네의 눈동자에는 한 치의 거짓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녀는 진정 자신을 배신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전혀 느끼고 있지 않은 것이다.
단지, 몸에 상처를 낸 것에 대한 사과였다.
그뿐이었다.
‘엘리네......’
엘리네의 말들이 마치 비수처럼 엘레나의 가슴에 박혔다.
엘레나의 안에서 가장 소중한 건 엘리네였는데, 그런 엘리네가 지금 엘레나의 가슴에 커다란 상처를 내고 있었다.
눈에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엘리네는 계속해서 촉수 괴물에게 가슴을 빨리다가, 다시 엘레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하웃♡ 흐읏♡ 그리고 언니는, 착각하고 있는 게 있어. 흣♡”
“어......? 차, 착각......?”
대체 뭘 착각하고 있다는 것일까. 엘레나는 엘리네의 말을 듣기가 두려웠다.
“헤웃♡ 애초에 촉수님은...... 하읏♡ 나를 협박할 필요가 없어. 왜냐하면, 나는 촉수님 거니까♡ 촉수님이 뭔가를 시키면, 그게 어떤 명령이든 간에 나는 다 따를 거야. 히웃♡”
엘리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무엇하나 상상 이상이었다.
“헤웃♡ 설령 그 명령이 언니를 상처입히는 일이라고 해도 말이야.”
“아......”
엘레나의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독을 맞아서 어지러운 것도 있었지만, 지금 엘리네의 말이 그녀를 어지럽게 만들고 있었다.
“그, 그러면 정말로......”
엘레나는 흔들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정말로...... 엘리네 너는 처음부터...... 몬스터와 다 짜고...... 나, 나를 배신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야......?”
마지막 확인이었다.
제발 아니라고 해줬으면 한다.
사실, 아까부터 답은 나와 있었다.
촉수 괴물과 엘리네의 대화에서 ‘계획’과 ‘성공’이라는 단어가 있었고, 지금까지의 말로 엘리네의 의지는 확실해 보였다.
무엇보다. 지금의 엘리네의 모습은, 촉수 괴물의 ‘암컷’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녀가 내뱉을 말은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아니라고 말해준다면.
만약 지금이라도 부정해 준다면, 엘레나는 엘리네와 촉수 괴물의 대화를 잊어버릴 자신이 있었다. 엘리네의 천박한 모습을 잊어버릴 자신이 있었다.
여동생을 위해 속아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응, 하웃♡ 맞아.”
“......”
엘리네는 너무나도 쉽게 고개를 주억이며 인정했다.
엘레나의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여동생은, 정말로 자신을 버린 것이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너무 가슴이 아프도록 힘들었다.
주륵-
“언니이, 왜 울어.”
엘레나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모든 걸 다 때려치우고 여동생을 구하러 왔는데, 그 여동생한테 배신당해서 죽을 위기에 처했다니. 그게 너무나도 서러웠다.
터벅터벅-
엘리네가 엘레나를 향해 걸어왔다.
여동생의 얼굴이 눈앞에 나타나자, 엘레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흠칫 떨었다.
엘리네에게서 두려움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S클래스 모험가인 그녀가 두려움을 느낄 대상은 없었지만, 엘리네에게서는 두려움이 느껴졌다.
지금의 엘리네는 이전까지 그녀가 알던 엘리네가 아니었다.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해주는 엘리네가 아니었다.
그 사실이 너무나도 슬펐고, 동시에 두려웠다.
사랑하는 여동생이, 또 자신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언니이.”
“뭐, 뭘 하려고...... 이제는 목덜미를 무는 걸로 끝내지 않고, 다른 곳을 상처입히려고......?”
엘레나는 엘리네를 응시했다.
그녀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고여있었다.
그런 엘레나의 얼굴을 엘리네는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아니야 언니. 내가 언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상처를 왜 또 입혀. 비록 촉수님 만큼은 아니지만, 나는 세상에서 언니를 두 번째로 사랑해.”
“그, 그럼 지금 뭐 하는 거야......”
“언니 치유해주려고.”
핥짝-
“흐읏......”
엘리네가 엘레나의 얼굴을 핥았다. 그러자, 이상하게도 몸이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엘레나는 그 이상야릇한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언니 너무 예뻐.”
“지, 지금 뭐 하는 거야아......!”
엘레나는 엘리네를 살짝 밀어냈다.
마비독을 맞았더라도 힘 차이는 당연히 하늘과 땅이다. 엘레나에게 엘리네는 상대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엘레나는 엘리네를 이길 수 없었다.
그녀는, 사랑하는 여동생을 상대로 힘을 쓰는 짓 따위 전혀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밀치는 것도, 앙탈 부리듯 살살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엘리네는 그런 언니를 바라보며 야릇하게 미소 지었다.
“너무 슬퍼하지 마, 언니. 언니도 촉수님한테 안기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야.”
“초, 촉수님? 안긴다고......?”
“응. 우리 촉수님 자지가 전부 다 치유해 줄 거야.”
스윽-
“......!?”
엘레나는 어느덧 그녀를 향해 다가오는 커다랗고 흉측한 물건을 바라보았다.
‘저, 저게 뭐야......’
너무나도 커다란 물건.
그 물건에 돋아있는 핏줄이나 돌기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두려움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괴물의 생식기.
그 끔찍한 물건이 그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에, 엘리네...... 빨리 비켜줘. 이상한 게 오고 있어.”
엘레나는 기겁하며 엘리네에게 말했다. 하지만, 엘리네는 오히려 엘레나의 몸을 꼬옥 끌어안았다.
“싫어. 언니도 나랑 같이 행복해지자.”
“윽......”
엘레나는 어쩔 수 없이 엘리네를 밀치고 나가려 했다. 하지만, 수많은 촉수가 그녀의 몸을 휘감는 속도가 더 빨랐다.
휘리릭.
“시, 싫어! 이거 놔!”
끄응, 끄응-
엘레나는 저항했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그녀의 전신을 칭칭 휘감은 미끈하면서도 강력한 촉수 다발들은, 엘레나의 저항에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미 엘레나의 전신에는 마비독이 만연히 퍼진 상태였다.
여전히 어느 정도 움직일 힘은 남아있었지만, 이제는 촉수 괴물에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쇠약해져 있었다.
엘리네는 엘레나의 몸을 주무르듯 만졌다.
“쓸데없는 저항은 그만둬 언니. 언니도 촉수님의 자지를 받아들이는 거야.”
“에, 엘리네...... 너 지금 이상해. 이, 이건 뭔가 잘못된 거야.”
엘레나가 필사적인 얼굴로 엘리네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엘리네는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대체 뭐가 이상해 언니.”
“이, 인간이 괴물이랑 섹스라니. 이건 잘못된 일이야 엘리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엘리네는 이미 그 상식선을 뛰어넘은 상태였다.
“하나도 잘못되지 않았어, 언니.”
엘리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렇게 늠름한 촉수님 자지가 암컷 보지를 푸욱푸욱♡ 쑤셔주겠다는데, 섹스를 거절하는 게 오히려 잘못된 일이야. 언니야말로 이상해.”
엘리네는 엘레나의 몸을 천천히 애무했다.
“오히려 보지 활짝 벌리고 감사합니다아♡ 하고 맞이해야지.”
“......”
“괜찮아. 처음에는 누구나 그래. 그래도, 언니도 곧 내 말을 잘 이해하게 될 거야.”
촉수 괴물의 자지가 이제는 눈앞까지 다가왔다.
엘레나는 엘리네의 미소를 바라보며, 할 말을 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