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쯔꾸르 야겜 속 촉수괴물이 되었다-41화 (41/108)

Ep. 41

가슴.

가슴을 부르는 말에는 참으로 여러 가지 단어가 있다.

가슴, 젖가슴, 맘마통, 응애통, 우유통, 아기도시락, 밀크디스펜서 등등......

여러 가지 천박하고 상스러운 단어들이 있지만, 그중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단어는 바로 아기맘마통이었다.

왜인지 어감도 좋고, 음란한 느낌도 들어서이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아니었다.

‘저건 대체......’

꿀꺽-

나는 성녀라고 불린 여성의 가슴을 보고, 무심코 침을 삼켰다.

자이언트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저 여성의 가슴에 가장 어울리는 단어. 그것은 바로......

‘신성력 주머니.’

그래. 저 압도적인 크기의 신성력 주머니를 보고 있자니, 나는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모든 번뇌와 혼탁이 씻겨나가고. 따뜻함과 자애로움이 가득 차는 느낌을 받았다.

에이미, 엘리네보다도 한 단계 더 커다란 가슴......!

그리고 그 가슴에 못지않을 정도로 큰 순산형의 엉덩이까지!

과연 성녀라는 이름에 걸맞게, 남자라면 무릇 자지가 발기할 수밖에 없는 음란한 몸을 하고 있었다.

폭력적인 음란함.

그게 바로 저 성녀의 몸매를 설명하기 가장 좋은 한 마디 문장이었다. 임신 최적화 몸매라는 게 바로 저런 거구나,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어째서 이세계의 성녀들은 하나같이 다 야한 몸을 가지고 있는 걸까.

그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적어도 빈유가 성녀 노릇을 하는 것보다는 저런 확실한 신성력 주머니를 가진 여성이 성녀를 하는 것이 단연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성녀가 왜 여기에 있지?’

그녀의 몸매에 대한 평가가 끝나자, 나는 지당한 의문을 품었다.

성녀( 聖女 )란, 자고로 신성력을 휘두르는 여성을 뜻한다.

신성불가침( 神聖不可侵 )영역인 성역( 聖域 )에서 홀로 생활하며, 한 달에 한 번만 밖으로 나와 상처 입은 자들을 치유하고 자애를 행하는 사람. 그것이 바로 성녀였다.

성녀가 행하는 신성력에는 한계가 없으며, 그 실력에 따라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물론, 병든 자를 살리고 저주도 낫게 할 수가 있었다.

그야 그럴 것이다. 성녀들이 섬기는 여신이 바로 이 세계를 창조한 여신인 ‘스텔라’니까.

그녀의 힘을 아주 미약하게나마 행할 수 있는 성녀는, 그 자체로 이 세상의 치트나 다름이 없는 존재였다.

물론, 그렇게 사기적인 힘을 남발하면 말도 안 되는 벨런스 파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내게 촉수 괴물의 몸을 준 음란 변태 여신 스텔라는 나름대로 공정한 패치를 해두었다.

성녀가 신성력을 행하기 위해서는 28일 동안 계속해서 기도를 올려서 신성력을 꽉꽉 채워 모아야 하며, 그렇게 모은 신성력은 하루가 지나면 전부 사라진다는 것.

그게 바로 신성력에 붙어있는 패널티였다.

그래서 성녀는 28일간 홀로 아무런 사람도 없는 커다란 건물에 박혀 기도를 올리고, 28일이 흘러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그 시간 동안만 잠시 밖으로 나와서 그녀를 찾아온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게 일상이었다.

치유가 끝나면, 단 하루의 휴식 시간을 가지고 다시 아무도 없는 커다란 건물에 틀어박혀서 계속해서 기도를 올린다.

성녀는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신성불가침이고, 사람들의 존경과 신뢰를 한 몸에 받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행복한 삶을 살지는 못한다.

그녀들에게 자유란 존재하지 않으며, 바깥세상을 마음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하니까.

그래도 애초에 성녀로 선택받기 위한 조건 자체가 순백지신(純白之身)을 유지한 심성이 매우 착하고 고운 여성이기 때문에, 이러한 생활에 대놓고 불편을 호소하는 성녀는 지금까지 단 한 명밖에 존재하지를 않았다.

어쨌든, 그런 성녀가 대체 왜 여기에 있는가.

나는 머리를 굴려보았다.

전작을 기준으로는 전 대륙에 성녀가 딱 105명이 있었다.

본래는 108명이었는데, 2명은 늙어서 죽게 되었고, 다른 한 명은 신성력을 내려놓고 자유를 찾아 도망쳤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어쩌면 새로운 세 명이 신성력을 휘두를 수 있게 선택을 받아 이번에 막 성녀로 부임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전작에서 내가 아는 성녀들의 성역은, 이 근방에는 전혀 존재하지를 않거든.

나는 에이미를 바라보았다.

- 에이미.

“네? 네!”

그녀가 곧바로 나를 바라보며 답했다.

내가 모르는 정보가 있으면 확인을 해보면 되는 것이다.

내 여자들중에서 가장 지식이 많기도 하고, 애초에 성녀라고 함은 전 대륙 사람 대부분이 알고 있는 유명한 존재였다. 아마 에이미도 알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 혹시 성녀에 대해서 알아? 총 몇 명이 있는지, 그리고 이 근처에 성녀의 성역이 있는지.

“아, 성녀요?”

- 응, 성녀.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헤헤, 당연히 성녀에 대해서는 알고 있죠! 몇 명이냐고 물어보신다면, 성녀는 총 108명이 있어요.”

108명.

역시 3명이 최근 더 추가된 것이 맞았다. 나는 그녀에게 다시 물어보았다.

- 그리고? 혹시 이 근처에도 성녀가 있어?

“이 근처에는...... 아! 네, 있어요. 6개월 전에 새롭게 성녀가 한 명 탄생해서, 이 근처 숲 가운데에 성역을 펼쳤다는 소식을 제가 들은 적이 있어요. 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 확실히 있을 거예요!”

과연. 그러면 지금 자이언트 아이와 대치하고 있는 여자는 성녀가 맞았다.

6개월 전에 새롭게 성녀가 됐으니 내가 모를만하다.

지금은 전작의 트루엔딩 시점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1년은 넘게 흐른 후였으니까.

‘음, 갖고 싶은데......’

나는 성녀의 몸을 진득하게 훑으며, 자지가 크게 발기하는 것을 느꼈다.

당장 그녀의 음란한 몸을 쪼옥쪼옥 빨면서 수컷과 암컷의 진득한 교미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성녀는 왜요?”

내 자지가 그렇게 움찔댈 때, 에이미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 이 숲에 지금 성녀가 있거든. 앞으로 조금만 더 가면 만날 거야.

“네에? 진짜로요?”

에이미는 깜짝 놀라다가, 이내 혼자서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 성녀가 성역을 펼친 곳이 네비스 숲이었지.”

내가 황당하다는 듯 물었다.

- 방금 말해놓고 까먹었어?

“에헤헤, 아뇨. 정확히 이 숲인지는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제가 모험가 활동을 이쪽으로 한 게 아니라 아래쪽으로 했거든요.”

아, 그렇다면 그럴 수 있다.

하긴, 애초에 이곳 네비스 숲은 프리지아 대연합의 영역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에이미가 이쪽으로 나올 일은 아예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신인 성녀는 아직 수행 기간이라, 신성력을 다루는 게 미숙해 별로 유명하지 않아요.”

그것도 맞았다.

성녀가 1인분을 해주기 시작하는 건, 보통 신성력을 다루기 시작한 5~10년 정도 후부터였다. 그 이전에는 아무리 28일 동안 기도를 해도, 사람 한두 명의 상처밖에 제대로 치유하지 못했다.

그래서 오래된 성녀의 성역에는 엄청난 경비와 더불어 사람들이 우글거리지만, 신입 성녀의 성역은 먼지만 날리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 이 성녀도 신입이라서 그렇겠지.

6개월이면 가벼운 타박상 정도나 치료할 수 있으려나.

성녀를 호위하는 역할로 보이는 갑옷을 입은 다섯 명의 사람들.

어쩐지 성녀의 호위치고는 굉장히 약하다 싶었는데, 신입이면 그럴 만도 했다.

초로의 기사인 제르파는 그래도 평균 육체 능력치가 30 정도지만, 나머지는 거의 뭐 아주 강력한 병사 수준인 10대 극초반을 오가고 있었다.

제르파 혼자서 자이언트 아이 6마리를 처치할 수는 있겠지만, 성녀를 지켜가면서 처치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에이미처럼 광역으로 극한의 살상력을 뽐내는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엘리네, 피오나, 에이미, 로샤, 유리 다섯 명에게 전음을 보냈다.

- 잠깐 목적지를 틀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 성녀가 위험해. 바로 가면 딱 맞을 것 같으니, 구하러 가자.

“어? 성녀님이요?”

“넷.”

“네.”

“네에.”

“성녀......”

엘리네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고, 피오나와 로샤, 에이미는 내 명령을 듣자마자 곧바로 방향을 틀 준비를 했다.

유리는 성녀라는 이름을 낮게 곱씹으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저거, 질투하는 건가?

나는 몸집을 아주 작게 만들어, 그런 유리의 주머니 안쪽으로 쏙 들어갔다. 기본촉수를 뻗어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금세 귀를 쫑긋쫑긋하며 다시 헤헤 웃는 표정이 되었다.

이제 레벨이 또 올라서, 스킬 변화무쌍으로 몸집을 줄어들게 할 수 있는 폭도 더욱 커졌다.

최대한으로 줄이면, 거의 주먹만 하게 작아질 수가 있었다.

이렇게 작아지면 더 이상 내 몸속에 룬의 창고에서 가지고 나온 던전 코어와 금괴, 보석들을 숨기기 힘들지만, 이들은 이미 내 여자들이 매고 있는 가방 안에 넣어뒀기에 괜찮았다.

창고를 나오면서 내 여자들은, 입을 옷과 속옷뿐만이 아니라 뭐 가방이나 다른 쓸만해 보이는 물건 같은 것도 가지고 나왔다.

다들 준비성이 굉장히 철저했다.

아무튼 나는 여자들에게 방향을 설명했고, 그녀들은 곧바로 내가 설명한 장소를 향해 달렸다.

속도가 워낙 빨라서, 일반인인 엘리네는 유리의 등에 업혀서 갔다.

타다다닥-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들도 성녀와 몬스터들을 인지할 수 있을 만한 거리가 되었다.

“어, 근데 촉수님.”

- 응?

에이미가 궁금한 듯이 물었다.

“남자 호위들도 구해요?”

남자 호위들?

에이미는 자이언트 아이에 속수무책으로 밀리고 있는 제르파를 제외한 다른 남자들을 보며 말했다.

남자 호위들이라.

딱히 구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또 죽일 필요도 없었다.

- 응, 일단은 구해야지. 왜?

내가 묻자 에이미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 촉수님이라면 남자들은 다 죽이고, 성녀만 구하라고 하지 않으실까 생각했거든요. 헤헤. 성녀님에게 암컷의 즐거움을 알려주실 줄 알았어요”

역시 에이미.

나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다.

- 암컷의 즐거움은 알려줄 거야.

내가 답했다.

남자들은 뭐...... 아직은 조금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상대가 ‘성녀’라서. 더 세련된 방법이 있거든.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선택지가 있고, 감수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지가 있다면, 결과가 같을 경우 당연히 후자를 선택해야 한다.

내게는 생각이 있었다.

그나저나 지금 놀라운 것은......

- 그런데, 에이미. 남자들을 죽이는 거, 별로 상관없어?

나는 에이미에게 물었다.

이번에 던전을 차리면 그녀들이 다른 인간들을 죽이게 될 날이 찾아올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벌써부터 내게 남자를 죽게 내버려 둘지 말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물어볼 줄은 몰랐다.

에이미가 답했다.

“죽는 걸 지켜보는 건 조금 안타깝긴 하지만...... 그래도 촉수님 명령인데요. 당연히 따라야죠!”

나는 에이미의 말을 들으며, 사랑과 복종의 음문의 위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그녀는 이미 나의 명령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다시 말했다.

- 일단 지금은 남자들도 구해봐. 성녀가 다치지 않는 걸 최우선으로.

“네, 알겠습니다아.”

에이미가 대답했고, 다른 여자들도 우리의 대화를 전부 들었다.

우리가 곧 성녀가 있는 쪽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내 여자들은 자이언트 아이들의 목을 순식간에 베어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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