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4
------ 스테이터스( Status ) ------
⚫ 기본 정보( Basic Information )
- 진명 : 천유진
- 종족 : 촉수 괴물
- 레벨 : 10
⚫ 육체 능력 평가 : F+
- 근력 : 9
- 민첩 : 10
- 체력 : 9
- 내구 : 9
- 감지 : 8
⚫ 마력 능력 평가 : F
- 효율 : 6
- 용량 : 6
- 회로 : 5
- 친화 : 4
⚫ 스킬
- 유동적인 몸과 코어
- 진화하는 촉수( 6족 : 기본촉수 2, 소화촉수 1, 감지촉수 1, 둔기촉수 1, 성기촉수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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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동적인 몸과 코어
몸을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핵이 파괴되지 않는 한 죽지 않는다. 핵은 2.1배의 내구 능력치를 지닌다. 핵이 데미지를 입으면 양분을 섭취해 회복할 수 있다. 평소에 초과하도록 섭취한 양분은 핵에 저장되며, 위급상황에 사용된다.
⚫ 진화하는 촉수
레벨이 오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촉수의 수와 그 강함이 상승한다. 현재 6개의 촉수( 기본촉수 2개, 소화촉수 1개, 감지촉수 1개, 둔기촉수 1개, 성기촉수 1개 )를 사용할 수 있다.
- 기본촉수 : 기본적인 형태의 만능형 촉수. 매끈하고 부드럽고 단단하며, 다양한 방식의 움직임을 취할 수 있는 손과 같은 촉수이다.
- 성기촉수 : 기본적인 형태의 성교용 촉수. 최음액( 최음 효과가 있는 액체 )을 분비할 수 있으며, 흥분이 끝에 달하면 쾌락액( 대상이 느끼고 있는 쾌락을 증폭시켜주는 걸쭉한 액체 )을 발사한다. 그 밖에도 고정액( 무언가를 끈적하게 고정할 수 있는 액체 )과 해제액( 고정액의 효과를 없애는 액체 )의 분비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다른 촉수들보다 민감하며, 쾌감을 느끼기 쉽다.
‘오오. 능력치도 엄청나게 올랐고, 촉수도 기본촉수 2개에 성기촉수 1개. 총 3개가 늘었잖아?’
10레벨이 되니까, 이제 나는 1레벨 때와는 확연히 다른 능력치를 가지게 되었다.
그것이 몸으로 느껴졌다.
활력이 솟아오르고, 촉수 하나하나에 힘이 넘실거리는 느낌이다. 몸집이 더욱 비대해져 이제는 성인 남성의 몸통보다 더욱 큰 몸집을 가지게 되었다.
10레벨을 찍고 한 번에 확 커진 느낌이다.
거의 키 작은 여자 수준의 크기.
이전까지는 몸집이 너무 작아서 애매했는데, 이제는 충분히 몬스터라고 불릴만했다.
‘분명히 전작에서는 평균적인 일반 성인 남성의 육체 능력치가 5 정도였지?’
마력을 수련하거나 몸을 단련하지 않고, 평범하게 일을 하고 약간의 운동만 하며 살아온 일반 성인 남성의 평균적인 육체 능력치가 5였다.
근력 5, 민첩 5, 내구 5 등등......
그러나, 지금의 나는 육체 능력치 평균이 9. 일반인을 아득히 초월한 수준의 능력치를 가지게 되었다.
레벨 업을 하기 전인 8레벨인 상태에서도 능력치의 평균이 7.4였으니 남자가 내게 전혀 상대 되지 않고 밀린 이유도 잘 알 것만 같았다.
심지어 나는 둔기 촉수로 근력에 보정까지 받으니, 뭐 답이 없지.
‘아무래도 능력치의 척도도 전작을 따라가는 모양이야.’
전작에서도 ‘육체 능력’과 ‘마력 능력’이라는 두 개의 항목이 존재했고, 둘을 합쳐 9개의 능력치가 있었다.
능력치 1의 차이가 상당히 심하고 그걸 올리는 게 힘든 세계이기 때문에, 레벨 업을 통해서 랜덤으로 능력치가 오르고 끝도 없이 성장할 수 있는 나는 그 자체로 사기적인 존재였다.
퍽-
퍼억-
‘그나저나 얘는 지치지도 않나.’
“흑, 흐윽, 나쁜 새끼...... 흑......”
남자가 죽어버리고, 폭발해서 달려든 여자는 아직도 나를 때리고 있었다.
물론 이제는 지쳤는지, 냄비를 휘두르는 손에 힘이 다 빠져있었다.
털썩 주저앉아서 훌쩍훌쩍 눈물을 흘리는 여자의 모습은, 그 자체로 굉장히 가련하게 보였다.
‘안타깝긴 해.’
인간인 시절이라면 동정심이 들어 마음이 아플 만한 장면이었다. 남자친구로 추정되는 사람이 괴물에게 죽고, 이제는 자기 자신까지 죽을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촉수 괴물이 된 지금은 안타깝기는 해도, 별달리 불쌍하다는 마음은 들지 않았다.
목격자를 죽여서 제거한다.
내게 위협이 될 만한 후환을 없앤다.
그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며, 거기에 망설임은 없었다.
이미 살인을 벌였으며, 나는 다짐도 끝낸 상태였다.
그래서 곧바로 둔기 촉수를 들고 크게 휘둘러, 여자를 일격에 죽이기로 결심했다.
“흐윽, 흑......”
여자도 그런 기색을 느꼈는지 나를 잠시 쳐다보다가 이제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려댔다. 이미 자신에게 살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모든 걸 내려놓은 표정이었다.
‘내가 이런 표정을 눈앞에서 보게 될 날이 올 줄이야.’
하지만, 어떤 표정을 짓는다고 해도 그녀를 죽이기로 마음먹은 결심을 내려놓지는 않을 것이다.
동정심 따위, 촉수 괴물이 된 내게는 통하지 않는다.
나는 둔기 촉수를 길게 내빼며, 그녀의 관자놀이를 향해 크게 휘두를 준비를 했다. 여자를 죽이는 데에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었다.
아니......
분명 없어야 할 터였다.
두근두근-
‘으, 가, 갑자기 뭐지......!?’
둔기 촉수를 휘두를 준비를 하는데, 돌연 이상한 감각이 온몸을 지배했다.
이상하리만치 몸이 간질간질하고, 있지도 않은 심장이 두근거리며, 머릿속에 ‘아깝다’라는 세 글자만이 경종처럼 울려댔다.
‘윽......!’
그리고 나는, 갑작스럽게 엄청난 성욕이 전신에 맴도는 것을 느꼈다.
다름이 아니고, 여자의 얼굴을 똑바로 보는데, 범하고 싶다는 충동이 머리끝까지 차오른 것이다.
“흐윽, 흑, 따라갈게 오빠......”
내가 둔기촉수를 내빼는 것을 보고 이제 자신도 곧 죽을 거라고 생각해서 모든 걸 내려놓은 표정을 짓고 울던 여자도, 왜 아직도 아무런 느낌이 없지? 하고 나를 빼꼼 바라보았다.
“흑, 흑, 흐윽, 응......?”
그래. 분명히 아무런 느낌도 없어야 하는데, 그냥 울고 있는 표정일 뿐인데.
‘윽. 귀, 귀엽다......!’
나는 여자의 표정을 보고 심장이 강하게 요동침을 느꼈다. 그녀의 표정이 이상하리만치 귀엽게 느껴졌다.
눈물로 풀어진 얼굴이며, 가련해 보이는 몸짓이며.
머릿속에 온갖 충동이 난무했다.
저 귀여운 얼굴을 마음대로 핥고 싶다.
저 귀여운 입술에 혓바닥을 넣고 츄웁츄웁 침을 마시고 싶다!
저 귀여운 여자의 옷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성기촉수를 보지에 마음껏 찔러넣어 내 마음대로 휘젓고 싶다!!
‘이 미친 여신 진짜......!’
인간 시절의 나도 성욕이 왕성한 20대 초반의 남성이었다.
야동도 보고 자위도 하고,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본 엄청나게 예쁜 여자를 보며 이상야릇한 상상을 하기도 했지만, 이렇게까지 미칠 듯한 충동을 느껴본 적은 처음이었다.
지금 내가 느끼는 성욕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다.
‘아, 시발! 못 참겠다!’
쑤우욱-
나는 곧바로 새로 얻은 두 개의 기본촉수를 몸통에서 빼내었고, 즉시 여자의 몸에 휘감았다.
“어, 어? 꺄악......!? 아읏, 이게 무슨......!”
이미 여자를 죽이겠다는 마음은 싹 사라진 뒤였다.
그녀는 갑작스럽게 자신을 죽이지 않고 몸을 휘감은 촉수에 당황스러운 듯했지만, 나는 그녀의 사정을 봐줄 만한 여유가 없었다.
쿠과과과과-
“읏! 자, 잠깐......! 흣, 어, 어디로 가는 거야......!?”
기본촉수는 그냥 끝이 날카로운 일반적으로 ‘촉수’하면 떠올릴 수 있는 그런 형태의 촉수였다.
움직임도 막 뱀처럼 자유로워서, 여자의 몸을 휘감기는 충분했다.
나는 촉수로 감은 여자를 위로 들쳐 맨 채, 무서운 속도로 내가 들어온 숲속으로 향했다.
그래도 들판에서 대놓고 섹스할 수는 없잖아.
보아하니 남자와 여자가 피크닉 삼아 놀러 나온 이 들판은 마을에서 나름대로 거리가 좀 있는 모양이지만, 그래도 언제 마을 사람이 찾아올지 모르는 위험지대였다.
여자를 죽이지 않고 범한다면, 아무도 없는 숲속으로 가서 범해야 함이 맞다.
아무리 내가 능력치가 올라서 일반인은 상대도 되지 않는다지만, 그것도 소수일 경우에 한하는 이야기이다.
무장하지 않은 일반인의 경우 1:9 정도까지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지만, 1:10이나 그 이상 되는 매치가 성사된다면 내게는 이길 자신이 거의 없었다.
물론, 이건 내 직감에 따른 본능적인 판단일 뿐이고, 실제는 다를 수 있다.
어쨌든, 일단 숲속으로 들어가서 나쁠 건 없었다. 촉수 괴물의 본능은 지금 빨리 몸 위에 있는 여자를 범하라고 미친 듯이 말하고 있었지만, 애써 무시했다.
심지어는 시스템 메시지도 난리였다.
[ 어서 여성을 범하고 경험치를 쌓으세요. ]
[ 귀여운 여자가 무방비 상태로 있습니다. ]
[ 지금이라면 무려 3배의 경험치를 드립니다. ]
3배?
시발, 존나 타임세일도 아니고.
이거 시스템 메시지 여신이 띄우는 거 아니야? 매우 합리적인 의심이었다.
‘아무튼 조금만 참아 시발! 섹스를 하더라도 눈에 안 띄는 곳에서 해야지! 마을 사람들이 찾아오면 어떡하려고!’
처음에 여신이 촉수 괴물의 몸을 줄 테니 마음껏 이세계 여자들을 범하고, 나만을 바라보는 촉수 괴물만의 암컷으로 만들라고 했을 때, 나는 의아했다.
그냥 내가 여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촉수 괴물 상태로 여자를 마구잡이로 범하는 건 너무 찝찝해서 처음에는 별로 실행에 옮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상황이 닥쳐보니 아니었다.
여신이 직접 빚은 이 촉수의 몸. 이 몸에 각인된 ‘본능’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었다.
남자가 나를 살기 넘치는 눈빛으로 봤을 때 자극된 전투적인 본능도 그랬지만, 성욕은 전투적인 본능보다 훨씬 더 강했다.
‘후으으, 다 왔다. 이쯤이면 되겠지.’
민첩 10이라는 능력치를 최대한 활용해 내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력으로 숲속을 30분간 질주하듯 달렸다.
체력 능력치가 9라서 다행이지.
이제는 나도 한계였다.
페이스를 많이 조절한 것도 아니라 거의 전력 질주하듯 달려서 숨이 찼다. 폐는 없지만.
게다가, 체력도 체력인데 이제 성욕을 참는 것도 한계였다.
털썩-
“으읏, 여기는 대체......?”
여자는 처음에는 내가 촉수로 그녀의 몸을 휘감자 저항하는 듯했지만, 10분이 넘어가자 움직임을 멈추고 얌전히 있었다.
그런 그녀를 갑작스럽게 내려놓자, 여자는 당황한 눈빛으로 숲속을 둘러보았다.
여기도 숲, 저기도 숲, 온통 나무와 풀 천지.
여자는 대체 자신을 이런 곳까지 데려와서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쑤우욱-
그러나, 내가 ‘성기촉수’를 꺼내며 그녀에게 스멀스멀 다가가자, 의문이 가득했던 눈빛에 서서히 두려움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그녀도 내가 뭘 원하는지 눈치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