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4화 (164/193)

  "…판이 너무 큰데요. '일개' 대행자가 감당할 수 있는 판이 아니에요. 그럴 것 같진 않지만, 이건 전쟁이라고요. 대체 어쩔 셈이에요?"

  "당연히, 아직 말만 오간 상태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마음에 안 든다는 건 대행자 모두가 동의하는 바야."

  슈리엘은 대략적인 계획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성황청이 허락해주지 않아. 장기전이 될 수 있는 만큼 황궁에도 보고해야 하고."

  "그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지."

  "그 확신을 위해 저를 쓰겠다?"

  전쟁의 악마 바르페우고스. 존재만으로 모든 총력전의 가능성을 묶어버린 전무후무한 대악마. 그놈 하나 때문에. 인류는, 전 생명체는 겁을 먹고 주춤하고 있다. 슈리엘은 증오로 불타오르는 눈동자를 내게 돌렸다. 악마를 향한 증오였다. 대행자, 악마 사냥꾼 슈리엘이 말한다.

  "이건 아주, 아주 작은 불꽃일 뿐이야. 너는 그중에서도 가장 밝은 불꽃이 되어 제국을 비추는 거지. 물론, 네가 싫다고 하면 그만둘 생각이다."

  "뻔뻔하시긴. 제가 거절할 리가 없잖아요."

  

  슈리엘은 또 다른 종이 뭉치를 꺼내 작업대 위에 펼쳤다. 제국의 지도였다. 나는 책상 위에서 내려가 슈리엘이 가리키는 곳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시작은 북부다. 너, 나. 그리고 앙그리드가 조를 짜 플뤼톤을 토벌한다. 앙그리드는 플뤼톤 토벌을 한 번 실패했으니, 대행자를 추가로 파견한다 해도 그리 이상하진 않겠지."

  "…플뤼톤?"

  "겁화의 악마 플뤼톤. 얼마 전부터 북부에 진을 치곤 불을 지르는 악랄한 놈이지. 변경백이 잘 수습하고는 있지만, 아마 이 년 정도 버티다 한계를 맞이할 거라 추측된다. 그 전에 잡아 족쳐야 해."

  북부라.

  또 먼 곳을 가야겠구나.

  그나저나, 다른 대행자라니. 앙그리드라면 분명 하이라크의 약혼자'였다고' 들었다. 이런저런 사고가 있어 끔찍한 시술을 받아 대행자가 됐다던, 불우한 붉은 장미의 여인. 이름이 파윈이라고 했나.

  슈리엘은 또 다른 서류를 펼치며 장대한 계획을 설명하려 들었다.

  "그리고…"

  "잠깐만요."

  슈리엘의 손을 잡아 내 쪽으로 끌고 온다. 염동력까지 써 억지로 방향을 비튼다. 슈리엘은 무표정 그대로 눈동자만 굴려 소리 없이 따졌다. 나는 뾰로통한 얼굴로 되물었다.

  "그래서, 언제 하는데요?"

  슈리엘은 입을 다물더니, 곧 침착한 어조로 말했다.

  "…빠르면 2주, 길면 한 달 뒤다."

  "한 달 뒤의 계획을, 꼭 지금 설명해야겠어요?"

  나는 진심으로 삐진 얼굴로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까부터 신호를 줘도 요지부동이고, 사무적인 말만 줄창 할 뿐이었다.

  "두 달 만이잖아요. 저 되게 긴장했는데, 막상 와보니 재미없는 계획들만 늘어놓고 있고…"

  조심스럽게 눈치를 본다. 나는 슈리엘에게 슬금슬금 다가가 몸을 접촉했다. 바로 옆까지 다가가 손을 잡는다. 나보다 훨씬 커다란 슈리엘의 손바닥은 묘하게 쪼물딱거리는 맛이 좋았다.

  "그리고… 제가 이런 말 하는 사람, 슈리엘밖에 없는 거 알죠? 어디 가서 이런 말 못한다구요. 한 번 이렇게 쏟아내고 나니까, 그 상태로 헤어지니까, 얼마나 답답한지 알게 돼서, 이제는… 음, 아니에요. 이건 나중에 말할게요."

  슈리엘의 손을 끌어당기자, 저절로 움직여 옷 밑으로 들어갔다. 가슴 위에 얹어진 커다란 손바닥. 일부러 느슨하게 묶은 속옷 끈은, 가슴을 두어 차례 주무르자 곧바로 풀려 맨살을 드러냈다. 한계 이상의 압력에 모유가 질질 흐르기 시작한다.

  "기어코. 내가 손을 대게 만드는구나."

  "하윽…."

  물건처럼 다루는 손길에 유두가 봉긋하게 솟아오른다. 나는 음란한 미소를 지으며 열띤 숨을 내쉬었다. 엉덩이 사이로 느껴지는 두툼하고 딱딱한 물건. 지금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 보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울 것 같았다.

  "유진."

  "네, 네헤에…"

  "너는 네가 뱉은 말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하으으…."

  

  나는 입을 여는 대신, 끈 하나를 푸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스르륵. 골반에 달린 끈을 당기자, 조그마한 천 쪼가리가 다리 사이로 떨어졌다. 끈적이는 액체가 잔뜩 묻은 그것의 정체는 끈 팬티였다. 자꾸 염동력으로 찢어버리기도 뭐해서 최근에 바꾼 속옷이었다.

  상의와 치마도 마찬가지였다. 가슴팍과 허리춤에 달린 얇은 끈을 당기면, 분해되듯 옷이 분리된다. 나는 모든 끈을 풀어 반나체가 된 상태로 입을 열었다.

  "히긋… 솔직히, 제 취향 고약하잖아요. 더럽고, 역겹고. 그래서 더. 흐으. 고마워요. 이런 취향 받아줘서요. 그러니까, 하윽. 이 말, 하려고 했어요. 고작 고맙다고 말하는 것뿐인데, 히극, 흣. 왜 이리, 힘들었는지 몰라요."

  슈리엘은 내 허락이 떨어지자 주저 없이 몸을 주물렀다. 날 뒤로 껴안아 가슴을 움켜쥐고, 다리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클리토리스를 희롱한다. 나는 장난감이 된 기분으로 마음껏 몸을 내주었다.

  "고개 들어라."

  "햐응…?"

  그때, 슈리엘이 머리채를 당겨 고개를 뒤로 젖혔다. 음욕으로 가득 찬 슈리엘의 얼굴이 보인다. 그는 그 상태로 얼굴을 내려 입을 맞추었다. 나는 고개를 뒤로 꺾은 기묘한 자세로 혀를 섞었다.

  "츄읍… 흐웁…"

  몸을 희롱하는 손길에 힘이 빠지지 않게 노력하며 까치발을 든다. 이대로 발을 내리면 입술이 떨어질 게 분명했으니까.

  슈리엘은 양손으로 가슴을 주무르며 입술과 혀를 탐했다. 뜨겁고 끈적이는 숨과 침이 아래로 내려오며 입 안을 채워간다. 나는 흐리멍덩한 표정으로 키스를 이어나갔다.

  "푸하…."

  키스가 끝나고, 힘이 빠진 나는 풀썩 주저앉았다. 담긴 침을 다 삼키지 못하고 주룩주룩 흘려댄다. 다리 사이는, 이미 폭포수처럼 흐른 애액으로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온몸이 물투성이다. 침, 모유, 애액. 어느 하나 젖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하아으…."

  나는 힘없이 주저앉아 고개를 떨궜다. 미약한 숨이 색색거리며 나온다. 하지만 지친 몸과 달리 입꼬리는 끝을 모르고 올라가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신난 것도 있었지만, 마음껏 응석부려도 된다는 사실이 나를 가장 기쁘게 만들었다.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당해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돌아가는 관계가 좋았다.

  "스으… 하아…"

 품 안에 안겨 맡은 깊고 진한 냄새를 상기하자 다시금 몸이 떨려온다. 냄새를 맡은 것뿐인데 아랫도리가 젖어버렸다. 하늘을 떠다니는 것만 같은 부유감, 그리고 비로소 완전해진 듯한 충만함… 순간 머리를 마비시킬 정도로 아찔했다.

  방 안은 이미 눅진눅진한 암컷 냄새로 가득 차버려 음란한 기류를 생성했다. 나는 입에 담긴 침을 모두 넘기곤, 촉촉해진 눈가를 올려 슈리엘을 바라보았다. 이 1미터 남짓한 시선의 차이는, 나를 한없이 작은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제국의 하늘을 호령할 대마법사가 아닌, 쾌락에 영락할 대로 영락한 한심한 암컷.

  ―스르륵.

  슈리엘은 고작 몇 번 만졌을 뿐인데 가버린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며 바지춤을 풀었다. 그 사이로 튀어나온 거대한 물건은, 아직 속에 숨겨져 있음에도 엄청난 크기를 과시했다.

  "하으…."

  아직 다 벗지도 않았는데 풍기는 수컷 냄새에 침을 꿀꺽 삼킨다. 나는 그 강렬한 냄새를 따라 알몸으로 엉금엉금 기어갔다. 그렇게 슈리엘의 발치에 도착하면, 마치 강아지처럼 종아리에 얼굴을 부비적댄다. 

  슈리엘은 바지를 벗다 말고 고개를 내렸다. 나는 냄새로 또 가버리기 전에 입을 열었다.

  "제, 제가. 해주게여…"

  "뭘?"

  "입만 써서허… 벗는, 거어…"

  시키지 않아도 굴욕적인 일을 자초한다. 

  날 인간으로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 애완동물, 아니. 그 이하. 생명체가 아닌 장난감 취급했으면 좋겠다. 망가질 때까지 허리를 흔들고, 실신하면 팔다리를 잘라 오나홀로 만들어버려라. 심심할 때마다 마구 때려도 좋다.

  "흐굽…."

  존엄성을 포기한 가축 같은 행동은 배덕감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낑낑대며 슈리엘의 바지춤을 물었다. 손을 쓰지 않고 입만 써서 옷을 벗긴다. 바지에 걸린 자지가 산처럼 솟아올라 자꾸만 뺨을 찔러댔다. 천쪼가리에 눌렸음에도 저만한 크기인데, 벗겨낸다면 얼마나 클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슈리엘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음란하기 짝이없는 재롱을 구경했다. 즐거워 보였다. 하긴 이렇게 예쁜 미소녀가 순종적인 태도로 옷을 벗겨준다는데 싫어할 남자가 있을 리 없었다.

  그렇게 절반쯤 벗기는 데 성공했을 때, 나는 이를 꽉 물어 한 번에 바지를 내렸다. 네 발로 땅을 짚은 나는, 밑으로 드리워진 그림자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툭.

  그러자 뜨겁고 커다란 무언가가 이마를 때렸다. 나는 그 순간, 이것이 무엇인지 추측조차 하지 못했다. 시야를 넘길 정도로 기다랗고, 불처럼 뜨거우며, 미간을 완전히 덮을 정도로 두꺼운 고기 막대기를― 과연 자지라고 부를 수 있을까 싶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뿌리 부분에 달린 주머니 두 개는, 이것이 남성의 물건이라 말하고 있었다. 

  

  "히끅…."

  나는 눈을 커다랗게 뜨고 슈리엘의 자지를 바라보았다. 너무 압도적인 크기라 말도 나오지 않았다. 두 달 전보다 더 커졌다. 이건, 이건. 괴물이었다. 이런 걸 넣었다간, 평범한 여자라면 모두 죽어버린다.

  슈리엘은 피식 웃으며 자지를 옆으로 치웠다. 어깨를 툭 치며 떨어진 자지는, 어느 과장도 보태지 않고 정말 사람 팔뚝만 했다. 저런 게 어떻게 바지 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는 짜증스런 얼굴로 머리를 긁더니, 테이블 근처에 딸린 서랍을 뒤지기 시작했다.

  "뿔이 생긴 이후 몸이 급속도로 성장하더구나. 키, 근육, 머리카락 등등… 몸이 담을 수 있는 마나의 양이 두 배로 늘어난 결과겠지."

  나는 아랫배에 손을 대 길이를 가늠해봤다. 

  입구부터 자궁까지, 손가락을 이용해 길이를 잰다. 재구축을 이용해 억지로 살을 늘린다 하더라도 절반은 넣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안 그래도 체구가 작아 담을 수 있는 양도 적은데, 저만 한 크기를 다 담아내려면 얼마나 확장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도, 소피아처럼 자동으로 늘어나게 개조를 해야 할까. 앞으로, 앞으로. 저런 흉기에 몇 번이고 찔릴 텐데. 그러면, 으. 자궁을 위로 옮겨서 길이를 늘릴까? 그래도, 내장을 개조하기엔 조금 그런데…

  ―철컥.

  그때. 원하는 물건을 찾은 슈리엘이 서랍에서 손을 빼자, 누런 양피지 서류 한 장과 철제 목줄이 딸려 나왔다.

  "찾았다."

  무언가 빼곡히 쓰여 있는 양피지와 금속제 개목걸이. 내게 사용될 물건이라고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개목걸이는 그렇다 쳐도, 양피지는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저것이 무엇이든, 내가 거절할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기대되는 얼굴로 목을 내밀었다. 어서 채워달라는 뜻이었다.

  "기다려라. 증표가 없는 이는 착용할 수 없다."

  "증, 표호…?"

  슈리엘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빨리 저 팔뚝만 한 물건에 찔리고, 목을 졸리면서, 죽기 직전까지 몰려 추잡하게 가버리고 싶은데. 나는 실망한 표정으로 눈을 굴렸다. 그럼, 그러면. 저 양피지는 뭘까. 나는 애가 타는 얼굴로 슈리엘을 올려다봤다.

  그는 내게 종이를 보여주며 말했다.

  "노예 각인 문서다."

  "아으…?"

  "좋아할 것 같아서 준비해봤다. 너한테 이런 게 소용 있을 진 모르겠다만…."

  노예. 각인. 문서. 이 세 단어를 조합하자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한다. 나는 앞에 떨어진 종이를 주워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절차와 법적 효력 따위를 건너 중요한 부분만 골라 읽는다.

  ―주인은 노예의 모든 권리를 소유할 수 있다. 노예는 자유, 의지와 같은 추상적 개념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주인에게 양도한다.

  노예의 맹세는 절대적이었다. 주인의 명령을 거부하면, 주인이 정한 '벌'의 수위에 따라 최대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아니, 애초에 거부하지도 못한다. 때에 따라선 육체의 통제권마저 주인에게 넘어가니까.

  노예 각인은 정신에 간섭하는 흑마법의 한 종류였다. 범죄자 관리에 용이해 부분적으로는 허락하고 있지만, 제국에서 작정하고 관리하는 만큼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구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이거 1급 죄수용 문서였다. 정신 저항이 높은 죄인을 상대로 사용하는 물건.

  슈리엘은 멍한 표정으로 종이만 바라보고 있는 내게 말했다.

  "보통 사형수에게 이지선다로 제공되는 물건이다. 노예의 증표를 새기려면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모순이 있어서 말이야. 보통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지."

  "…."

  "하아… 원래 한참 나중에 보여주려 했는데… 이렇게 급하게 나와서야 원."

  ……

  …

  …이런, 이런. 좋은 물건을 이제야 보여주다니.

  "하, 하…."

  나는 허탈하게 웃으며 슈리엘을 올려다봤다. 그는 내게 어쩔 거냐며 턱짓했다. 다시 고개를 내려 노예 각인 문서를 바라본다. 여기에 적힌 대로 맹세하고 종이를 찢어버리면, 그 즉시 효력이 발동되어 몸과 정신을 속박한다.

  물론, 아크 메이지인 내게 효과가 있을 진 의문이다. 정신 계열 마법은 내게 통하지 않았다. 세계수 급이 아니라면 내 정신에 간섭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일부러 정신을 허문다면. 허문 정신에 들어온 각인을 다시 묶어버려 영원히, 무슨 수를 쓰든 고칠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면.

  "하, 하흐…."

  이건 진짜로… 인간을 포기하는 거잖아. 하룻밤 사이의 장난이 아닌, 번복할 수 없는 가축의 증거. 인간으로서 누리고 있는 자격과 권리, 인권을 모두 포기하고 주인님의 소유물이 되겠다는 맹세.

  슈리엘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쩔 거지? 솔직히 말하자면 내키진 않는다. 어떤 부작용이 있는 줄 모르고, 한 번 걸린 각인은 다시 풀기도 힘드니까."

  ―다시 풀어버린다. 나는 그 소리에 작게 당황하며 어깨를 떨었다.

  '이걸 푼다고? 이 아까운 걸, 왜?'

  슈리엘은, 당연히 통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만약 걸리더라도, 한바탕 즐기고 나서 풀어버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하지만. 그래서는 재미없잖아.

  본문은 언제든지 해지 가능한 5년 계약이라 쓰여있었지만, 내용을 조작하는 것따윈 내겐 식은 죽 먹기였다. 내가 손을 댄 순간 조작은 이미 끝났다. 슈리엘이 눈치채지 못하게 몰래 내용을 바꿔둔다.

  '…번복 불가능한 영구 계약으로.'

   나는 활짝 웃으며 종이를 쥐었다. 

  "할, 게요."

  "뭐?"

  "노예. 될게요. 노예, 될 테니까아… 빨리이…"

  하지만 노예의 맹세를 하기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다.

  "그, 그거어… 빨리이…"

  이제 한계였다. 나는 허벅지를 비비며 애원했다. 자궁 위에 새겨진 하트 문신이 붉게 빛난다. 그간 쌓여왔던 성욕이 분출되자 참을 수 없는 강한 탐욕이 휘몰아쳤다.

  슈리엘은 자지 앞에서 안절부절못하는 나를 한심하게 버라보며 혀를 찼다.

  "쯧…. 암캐 같기는"

  "네, 네헤. 맞아요. 저, 암캐, 에요. 그러니까아…"

  다가온다. 팔뚝만 한 흉기가 코앞으로 다가온다. 나는 뇌를 찌르는 수컷 냄새를 잔뜩 들이마시곤, 황홀한 표정으로 자지를 쥐었다.

  "하웁….."

  가뜩이나 큰 키가 더 커져 버려, 서 있는 상태로 파이즈리가 가능할 정도다. 나는 커다란 가슴 두 덩이를 이용해 자지를 감싸곤, 입으로는 귀두를 핥으며 정성스레 자극했다. 자지는 순식간에 모유와 침으로 뒤덮여 매끈매끈 해졌다.

  "푸하…"

  코팅을 끝낸 자지를 양손으로 잡는다. 나는 까치발을 들어 귀두를 삼키려 노력했으나, 크기가 너무 커 자지의 절반의 절반도 삼키지 못했다.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결국 나는, 삼키기보단 핥기를 택했다.

  "츄흡…."

  슈리엘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노예 각인 문서를 펄럭였다.

  "노예가 되고 싶으면 따라 해라."

  "후웁…"

  "나, 유진은. 인간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노예가 될 것을 맹세합니다."

  "하우웁…?"

  열심히 애무하며 자지를 핥고 있자, 슈리엘이 친절하게 노예가 되는 법을 알려주었다. 굴욕적인 선서였다. 하지만 내겐 더 큰 자극을 가져다줄 조미료에 불과했다. 나는 기둥부터 뿌리까지 정성스레 핥으며 중얼거렸다.

  "나, 유지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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