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야 미치지 않고서야 십 분 만에 나올 수가 없었다. 소피아는 지금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영혼까지 갈아 넣는 중이었다. 만약, 그녀가 곧바로 문을 열어 '나쁜 아이'가 된다면, 팔다리 한 짝을 잘라 기강을 잡아줄 생각이었다.
부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잘하고 있나?'
나는 문틈으로 마나를 흘려 넣어, 방 안에 작은 구체를 생성했다. 이걸 쉽게 말하자면 감시 카메라.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머리에 직접 정보가 들어온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아무튼.
'구경 좀 해볼까….'
몸에 재미난 '장난'을… 해놓았으니 말이야.
* * *
―째깍, 째깍.
시곗바늘이 돌아가는 소리는 날카로운 바늘이 되어 소피아의 심장을 찔렀다. 손톱을 짓씹으며 시계를 바라본다. 이제 7분밖에 남지 않았다. 그 미친 마녀가 말한 10분이 되기 전까지 말이다.
소피아는 유진의 말을 곱씹었다.
―근처에 있는 인간 한 명도 기쁘게 못 만드는데… 정말 '착한 아이'라고 할 수 있겠어…?
침대 위에 걸터앉아 멍한 얼굴로 다리를 흔드는, 갈색 머리의 순진한 소년 클락. 유진이 말한 '근처에 있는 인간'은 저 단명종을 뜻하는 게 분명했다. 소악마가 아무리 순진해도 그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그리고 그 말이… 클락을 '기쁘게' 하라는 소리란 것도 이해했다.
정확했다. 유진은 소피아가 클락과 함께 '첫날밤'을 지새우길 원했다. 그것도 억지로 하는 게 아닌, 물론 유진의 협박이 들어가 있지만, 스스로 애원해 다리를 벌리게 되는 그런 상황 말이다.
인간의 '기쁨'은 당연히 자지를 흔들고, 젖가슴을 빨게 해주고, 보지라 불리는 아랫구멍에 자지를 집어넣는 것이란 건 유진의 '교육'을 통해서 아는 바였다. 이 정도는 상식이었다. 실제로도 클락이라는 단명종은 무척 기뻐했으니 틀림없었다.
그래도.
스스로 매달리긴 악마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이게 상식이고 자시고, 결국 봉사고 헌신이었다. 남을 기쁘게 해주는 일을 악마가 해야 한다니.
"으으…."
나쁜 아이, 착한 아이, 나쁜 아이, 착한 아이. 머릿속을 맴도는 저주스러운 말. 소피아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광기와 초조함에 물들어갔다. 죽을 것이다. 분명 죽을 것이다. 나쁜 아이가 되면 죽어버릴 것이다. 목이 잘리고 성황청에 실험 재료로 팔릴 것이다.
………
……
…그러기, 싫었다.
그래. 착한 아이가 되겠다고 맹세했잖아. 죽지만 않으면 되는 거 아니겠어? 그러면 된 거야. 살기만 하면. 된 거라고.
"…이, 인간아?"
남은 시간이 오 분으로 줄어들었을 때.
소피아는 클락에게 다가가 슬며시 붙었다.
"…응?"
"그, 별것이 아니고. 호, 혹시."
"으음, 감기라도 걸린 거야? 얼굴이 붉은데."
"아, 아니다! 그러니까, 네, 네가 보기에… 나는 '착한 아이'인가?"
클락은 소피아의 질문에 몸을 흠칫 떨었다.
저 '착한 아이'라는 말, 마차에서 들어본 적 있었다. 착한 아이가 되겠다면서 속옷을 만지게 해주었지. 클락의 얼굴이 붉어진다. 그는 손을 휘휘 저으며 소피아의 말을 부정했다.
"으응?! 아, 안 해도 돼! 정말이야! 난 괜찮아!"
"그게, 무, 무슨."
"따, 딱히 착한 아이가 아니라도! 괜찮으니까!"
나이가 어린 탓도 있지만, 크게 당황한 클락은 조리있게 말하지 못했다. 그런 행위는 '착한 짓'이 아니며, 너는 유진에게 잘못된 상식을 주입 당했을 뿐이라고 풀어 설명하지 못한 것이다.
"그럴, 수가…."
소피아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착각을 받으며 눈물을 글썽였다. 소피아 너는 착한 아이가 될 수 없다. 클락은 그렇게 선고했다. 그녀에게 남은 건 죽음이라는 종착지뿐이었다.
그 사실을 모르는 클락은 고개를 돌리며 딴청을 피웠다. 부끄러워서다. 안 그래도 또래 아이다. 유진이 클락을 유혹하는 것과 소피아가 클락을 유혹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었다.
소피아는 클락의 뒷모습이 멀게 느껴졌다. 하지만 손을 뻗어야 했다. 그는 자신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요, 호랑이에서부터 벗어날 동앗줄이었다.
"그럴, 순. 없다."
떨리는 손으로 옷을 벗는다.
유진의 '교육'을 기억하며 차례대로.
치마는 팬티와 함께 내리되 팬티는 반만 벗는다. 클리토리스만 보일 정도로. 그리고 상의는 평소와 같이 벗지만, 브래지어 끈은 살짝 내려 어깨 밑에 걸친다. 유두가 보일락 말락 하면 베스트다.
소피아는 몸 위로 속옷밖에 남지 않은, 거의 알몸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울먹거렸다.
"미안하다… 이렇게 빌겠다…"
"난 괜찮―…"
탈의하는 소리를 듣지 못한 클락은.
소피아의 목소리를 듣고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
"…다니까아?"
무심하게 돌린 클락의 눈이.
"이렇게, 부, 부탁하겠다."
봉사 준비를 끝마친 암컷의 눈과 맞는다.
"소, 소피아…?"
"제발 나가지 말아다오…!"
시간은 어느새 약속한 십 분이 지나있었다.
"나, 난. 마, 마녀님―"
클락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마녀님을 핑계로 밖으로 나가려 했다. 소피아의 유혹은 파괴력이 유진과 동급, 아니. 클락에겐 그 이상으로 강력했기 때문이었다.
"아, 안 된다!"
당연히, 저 문을 열면 목이 잘린다고 생각하는 소피아로선 클락을 그대로 둘 수 없었다. 소피아는 클락의 뒷덜미를 붙잡고 침대 위로 던져버렸다.
"호에엑?!"
"가만히 있거라! 내, 내가 기쁘게 만들어주겠다!"
클락은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날아갔다. 순간, 저 작은 몸에서 저런 힘이 어떻게 나온 걸까 의문이 들었지만, 잔뜩 흥분한 얼굴로 자신을 덮치려는 소피아를 보자 그런 잡생각 따위는 쏙 들어가 자취를 감췄다.
소피아가 클락을 손쉽게 제압할 수 있는 이유는.
그녀의 육체가 유진의 복사본이기 때문이다.
몸을 재구성하며 마나 회로를 모두 들어냈다 하더라도, 삼라만상의 모든 마나를 흡수할 수 있는 아크 메이지의 육체만은 남아있었다. 소피아의 괴력은 이 때문이었다. 클락의 마나가 소피아의 몸과 공명하며 무의식적인 괴력을 만들어냈다.
극상성이었다.
클락은 소피아에게 반항할 수 없었다.
"기, 기다려! 마, 말로 해결하자!"
"입 다물 거라! 너, 넌 얌전히 있기만 하면 된다! 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클락 위에 올라탄다.
소피아는 앙증맞은 클리토리스만 내보이는 보지를 클락의 자지에 가져다 대, 천천히 비비기 시작했다. 유진이 마차에서 보여준 테크닉을 기억해내며 어설프게나마 따라한다.
클락의 자지는 소피아의 알몸을 목격한 순간부터 커다랗게 부풀어 마찰에 문제는 없었다.
"…햐응?!"
"하윽…?!"
달 뜬 신음이 동시에 터진다.
자지가 클리토리스를 거칠게 튕기며 야릇한 자극을 만들어냈다. 유진과의 정사로 익숙해진 클락과 달리, 이 모든 게 처음이기만 한 소피아는 갑작스레 찾아온 쾌락을 대처하지 못하고 그대로 자지러졌다.
힘이 풀려 앞으로 쓰러진다. 클락은 자신의 얼굴에 떨어지는 소피아의 젖가슴을 보며 몸을 비틀었다.
―몰캉!
물론, 소피아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우웁…?!!"
결국 그대로 젖가슴에 얼굴을 박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브래지어 끈이 풀리지 않아 맨살에 닿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아직 안심하긴 일렀다. 소피아의 브래지어 끈은 풀리기 일보 직전이었으니까.
클락은 조심스레 얼굴을 비틀었다. 브래지어가 풀리지 않게 주의하며 겨우겨우 고개를 든다. 약간 벌어진 패드 사이로 보이는 분홍빛 유두를 의식하지 않으며 힘겹게 비튼다.
하지만.
"햐아앙―?!"
힘을 실어 소피아의 가슴을 밀어내자, 그 작은 자극만으로. 소피아는 추잡하게 애액을 흘려대며 가버렸다. 쓰러지는 몸. 클락이 애써 세워놓은 몸이 다시 무너진다.
"―?!!!"
두 번의 행운은 없었다. 완전히 풀려버린 브래지어. 분홍빛 유두가 클락의 입술 안을 침범한다. 클락은 입 안으로 들어온 뾰족한 유두를 뱉어내려 온갖 힘을 다했지만, 소피아는 쓰러진 채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너무나 작은 자극이지만.
소피아는 이상할 정도로 쉽게 가버렸다.
"햐잇, 햐아앗―?!"
…그녀는 꿈에도 모를 것이다.
유진이 몸을 개조할 때, 일부러 민감도를 일반인의 배나 올려놓은 사실을 말이다.
"하익, 흐윽…"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니, 운명까지.
유진의 손바닥 안이었다.
* * *
'좋아… 계획대로 되고 있어.'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꼰다.
눈을 감으면 저절로 떠오르는 방 안의 풍경. 소피아는 몇 배는 더 증폭된 쾌감에 자지러져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아랫도리에 자지가 스쳤을 뿐인데 물을 뿜으며 개처럼 헐떡인다니. 나는 큭큭 웃어대며 곧 다가올 본방을 기다렸다. 몸에 장난질을 쳐놓은 보람이 있었다.
―햐앙?!
소피아의 팬티는 클락의 몸부림을 이기지 못하고 툭, 하고 끊어졌다. 가뜩이나 꽉 끼는 속옷인데, 저리 격렬하게 몸을 비비면 끊어지는 게 당연했다. 애초에 좋은 소재도 아니었고. 덕분에 애액투성이의 둔부가 그대로 노출됐다.
애액을 쉴 새 없이 흘려대는 칠칠찮은 보지에 불처럼 뜨거운 기둥이 달라붙는다. 소피아는 아랫배를 움찔거리며 엉덩이를 비틀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쾌락에 본능적으로 둔부를 갖다 댄 것이다. 음란한 암컷이 따로 없었다.
―소피, 아…!
―햐아으읏?!
버틸 수 없던 건 클락도 마찬가지였다.
클락 또한 분위기에 취해 수컷의 본능을 일깨웠다. 입에 들어온 유두를 잘근잘근 씹어대고, 기둥에 물을 뿌리며 보지를 비비는 소피아의 엉덩이를 꽉 잡아 고정한다. 씨를 뿌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그야 이상적인 암컷이 아이를 만들어달라고 앙탈을 부리고 있다. 젖가슴을 흔들고 보지를 비비며 박아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내가 봐도 퍽 매혹적이고 관능적이었다. 이를 소년 따위가 거절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때.
"…어머?"
나도 모르게 여성적인 감탄사를 내뱉는다. 감고 있던 눈이 순간 뜨일 정도로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났다.
'진도가 좀 빠르네?'
다시 눈을 감아 방 안을 관찰한다.
―츄웁…
―츄후읍…
클락이 소피아의 머리칼을 잡아당겨 입 안에 혀를 집어넣었다. 거절하는척이라도 할 줄 알았던 소피아는, 의외로 아무 거부감 없이 클락의 혀를 받아들였다. 거부하긴커녕 산해진미라도 되는 것마냥 맛있게 빨아댄다.
둘의 키스는 무려 이 분 동안 이어졌다. 그 동안 유두를 꼬집고, 엉덩이골 사이에 자지를 비볐다. 소피아의 눈이 마약이라도 맞은 듯 헬렐레 풀린다. 움찔움찔 떨리는 아랫배를 보면 이 또한 쾌락으로 바꾸고 있었다.
뭐… 대충 일반 쾌감의 세 배 정도로 만들어놨으니 저러는 것도 이해가 간다. 전신을 통해 몰려드는 실로 악마적인 쾌락. 몸이 바뀐 것 따위는 생각도 안 날 정도의 쾌락이었다.
나도 느껴봐서 안다. 하지만 되뇌고 싶진 않았다. 미약에 당한 적이 워낙 많아야지. 굳이 묘사하자면 정말 백치가 되는 기분이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더 끔찍한 건, 이런 상황 중에서도 '쾌락'만큼은 강렬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 순간.
―햐아앗…?!
―너, 넣을게!
클락이 소피아의 엉덩이를 잡아챘다.
삽입의 준비였다.
'드디어 시작이네.'
처녀의 성역에 불청객이 찾아온다. 나를 닮아 꾹 닫힌 분홍빛 일자 균열에 클락의 귀두가 닿는다. 삽입 준비는 모두 끝났다. 무리하지 않아도 홍수처럼 쏟아지는 애액 덕에 손쉽게 들어갈 것이다.
―아앙대에… 하윽, 힉?!
소피아는 반사적으로 허리를 비틀어 삽입을 피했다. 그러나 엉덩이는 이미 클락의 손아귀에 잡혀있었고, 귀두는 질구멍 끝에 걸쳐 있었다. 점점 갈라지기 시작하는 균열. 소피아가 몸부림칠수록, 오히려 엉덩이는 점점 내려갔다.
나는 쿡쿡 웃으며 다리를 반대로 꼬았다.
―하이익, 하그이잇?!!!
보지 감도는 특별히 다섯 배로 만들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