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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3화 〉대삼림 (3) (83/193)



〈 83화 〉대삼림 (3)

정액과  냄새, 그리고 한 마리의 암컷이 풍기는 음란한 냄새. 온갖 추잡하고 저속한 냄새가 한데 섞인 집무실은 이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오로지 본능. 본능만이 존재했다. 가학심이 조금 첨가된 본능은 어떠한 흔들림도 없이, 올곧은 형태로 내게 쏟아졌다.

말 그대로의 가학加虐.
순수한파괴본능이 나를 향한다.

그렇게.
나는 다리가 잘렸다.  번째 사정 이후부터였다. 슈리엘은 안에 세 번이나 싸지르곤, 들고 박기 무겁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다리를 잘라버렸다. 오뚝이와 같은 모습. 거기에 부푼 배와 커다란 가슴은 배덕감을  층 더해주었다.

사지가 없는 이들은 '모든 것을' 누군가에게 의존해야 했다. 움직이는 것부터 먹고, 싸고, 시선을 돌리는 것조차. 누군가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극도의 의존증이 생긴다.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막아내는 것도 남이 해줘야 했다.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함. 비참함. 목숨마저 상대방에게 내놓아야 하는 무방비함.

뇌가 녹아버릴 정도로 최고였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목숨이 끊길지 말지가 결정된다 하니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흐븝… 츄흣…"

전보다 팽창한 배를 슈리엘의 몸에 기대고 혀를 섞는다. 팔다리가 없어 안기기조차 쉽지 않았다. 슈리엘은 품에 안기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는 내가 귀여웠는지, 아니면 한심했는지. 자지를  깊숙이 꾸욱꾸욱 눌러대며 휘저었다. 키스하다 말고 찾아온 답답하고 빡빡한 이물감에 침도 삼키지 못하고  위에 흘려댄다.

슈리엘의 옷은 애액으로 엉망이 되었다. 얼마나 흘렸는지 탈수가 걱정될 정도였다. 실제로도 약간 탈수 증상이 왔고. 재구축을 하면 곧바로 해결될 일이지만, 몇  고민한 결과 그대로 두기로 했다. 차오르는 탈력감. 숨넘어가기 직전의 상태를 지속한다. 하늘을 나는 듯한 부유감이 들었다.

"쯧. 이러다 날이 새겠군. 못다  작업을 끝내야 하니 알아서 조이도록."
"녜흐, 에. 에흣…."

의자에 앉은 슈리엘은 무릎 위에 나를 올려놓았다. 자지는 깊숙이 꽂은 채였다. 그는 펜을 들어 서류 작업을 하기 전,  머리를 쓰다듬고 이어 턱을 긁었다. 인간이 아니라 가축을 대하는 자세였지만 나는 그것도 좋다고 천박하게 웃어 보였다. 한심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꽂힌다. 나는 슈리엘의 품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커다래진 배를 밀착하고 가슴을 맞댔다.

맞닿은 배는 집무실에 들어오기 전보다 부풀어 올랐다. 배가 부푼 이유는 말도 안 되는 사정량으로 자궁이 가득 차버린 것도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인간으로서, 엄마로서 조금 부끄러운 이유였다. 자궁 내 이물질에 위협을느낀 아이가 베리어의 크기를 키워버린 것이다. 그덕에 배가 두  정도 부풀어 올랐다. 엎드리면 가슴보다 튀어나온 배가 먼저 닿을 정도로.

미안해. 인간의 존엄성마저 내버리고 쾌락만 좇는 바보 같은 엄마라서. 아이에게 연신 사죄한다. 이런 걸 기억이라도 해버리면 어쩌지.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혹시 모르잖아. 태어나기도 전부터 마법을 쓰는 아이인데….

하지만. 아이에게 느끼는 죄책감과 달리 보지는 솔직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슈리엘의 명령대로 조이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가슴팍에 얼굴을 부비며 허리를 비틀었다. 자지가 워낙 커서 그런지 비트는 것만으로 충분한 자극이 왔다.

"햐으응, 으그흐읏…."

들어오면 안 되는 곳까지 들어간 자지에 경련하며 보지를 조인다. 아이가 나오기 위한 질벽은 한껏 풀어지다가도, 자궁구를 두드리면 다시 수축해 슈리엘의 물건을 자극했다. 정액과 애액이 섞인 끈덕진 액체가 잘려나간 부위에 흐른다.

슈리엘은 서류 작업을 하면서 틈틈이 가슴을 주물렀다. 쾌락에 한계까지 솟아오른 유두는 살짝 스치는 것만으로 크나큰 자극이 찾아왔고, 곧 절정으로 이어졌다. 너무 쉽게 가버린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지속해서 조교 당한 몸은 슈리엘 전용 육변기가   오래였다.

명령대로 열심히 보지를 조이고 있자, 자지가 부풀어 오르며 움찔거렸다. 사정의 전조였다. 슈리엘은 기세를 놓치지 않고 억지로 입을 벌려 혀를 집어넣었다. 눈을 감는다. 몽롱했다. 그의  놀림을 따라 혀를 움직인다.

"햐으브읍…!"

사정.

―부르륵!!! 다시 한 번. 정액이 들어온다. 인간을 벗어난 양. 대체 어디서만들어내는지 모르겠는 정액은 끝을 모르고 들어왔다. 다 들어가지 못한정액이 역류하며 바닥과 옷을 더럽힌다.나는 과호흡으로 어지러운 머리를, 마치앙탈이라도 부리는 것처럼 슈리엘의 가슴팍에 파묻었다.

"헤윽, 흐윽?"

그런데.
사정의 여운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그때.
배가 찌르르 울렸다.

"헤우, 우으으…?"

뭔가가, 팽창한다. 슈리엘도 내 몸이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는지 자지를 빼내곤 바닥에 내팽개쳤다. 나는 바닥에 대자로뻗곤 점점 부풀어 오르는 배를 멍하니 바라봤다.

"이거어… 이, 이샹해엣…"

배가 팽창하는 이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아이가 베리어의 크기를 키웠다. 단순히 정액을 밀어내려고 그런 걸까. 아니면 사정을 공격이라 판단한 걸까. 어느 쪽이든, 지금의 내겐 상관없는 문제였다.

만삭의 임산부처럼 불어난 배 때문에 몸을 비틀기도 어려웠다. 나는 정액과 애액이 고인 웅덩이에서 꼴사납게 발버둥 쳤다. 슈리엘은 벌레처럼 몸을 비트는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더니 기가 찬 어조로 말했다.

"…아이가 잔재주를 많이 부리는구나."
"우으으…."

미안해. 미안해. 글러먹은 엄마라서. 부끄러움과 창피함이 들었다. 정상적인 태교를 해도 모자랄 판에 팔다리가 잘린 채로 강간이나 당하고 있다니. 하지만. 하지만. 기분 좋은  어떡해. 언젠가 태어날 아이를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슈리엘은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눈물만 찔끔 흘리는 내게 다가왔다. 곳곳에 생긴 정액과 애액 웅덩이를 지나치고 천천히 다가온다. 그는 울퉁불퉁한 굽이 달린 부츠로 부푼 배를 툭툭 건들더니, 침을 퉤 뱉으며 발을 올렸다.

…설마, 아니지? 나는 그 모습에 식겁을 하고 애원하려 했지만, 잔뜩 쉬어버린 목과 찢어진 근육들로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기는 쉽지 않았다.

"아, 안대. 안뎨에…."

경악 어린 애원을 무시한 슈리엘은 그대로 발목에 힘을 주었고―

"끄흣, 으흐으윽…!"

그대로.
배를 짓밟았다.

꾸우욱… 슈리엘은 진심으로, 그리고  힘을 담아 배를 짓밟았다. 힘이 세질수록 자궁 안에 가득 찬 정액이 역류하며 빠져나온다. 짓누르는 힘이 세질수록 숨이 쉬어지질 않았고, 다리 사이엔 어느새 커다란 정액 웅덩이가 생겨버렸다.

"아이가 정액 때문에 곤란하다고 하지 않는가. 조금, 빼줘야겠어."
"하윽, 히기이익…?!"

 번 두 번. 굽을 이용해 비틀고, 짓누를 때마다 답도 없는 마조 보지는 기쁘다며 애액을 찍찍 싸댔다. 기뻐하면 안 되는데. 좋아하면 안 되는데. 인간 이하의 취급이 너무 흥분돼서. 자괴감이 몰려든다. 피학자위에 아이를 이용하는 기분이 들었다. 인간 실격. 아이가 잠들어 있는 생명의 요람은 성욕 배출구가 돼버렸다. 이런 취급에 흥분하는 나는 인간 이하의 변태였다.

"하익, 히익, 흐긋…?!"

다시 원상태로.
자괴감에 빠질 틈도 없이 몸이 변한다. 정액이 빠져나가자 베리어의 크기는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배가 풍선처럼 부풀다 줄어들었음에도 살이 늘어지거나 하지 않았다. 절반이 마나로 이루어진 육체라 그런지 전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살짝 부른 배. 탱글거리는 가슴. 다만 자궁 위로 새겨진 피멍까지 사라지진 않았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아이는 물론이고 모체까지 죽어버릴 정도로 무자비한 폭력의 증거. 시퍼렇게 물든 피부는 낙인되어 내 몸을 더럽혔다.

"아후, 흐기잇…."

만신창이가 돼버린 몸. 팔다리는 잘려 움직이지도 못한다. 나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헥헥댔다.

"하아…."

멀리서 들리는 한숨.
슈리엘은 얼굴을 쓸어내리며 주위를 둘러봤다. 흘린 피로 난장판이 된 집무실. 바닥은 발을 올리는 곳마다 정액과 애액이 고여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구석에는 잘린 팔다리가 쌓여 있으니… 이 꼬락서니를 누군가 보기라도 한다면 명예 실추는 물론이고 저택에서 쫓겨날  있었다.

붉은 안광이 옅어진다.
약간이지만 제정신을 되찾은 걸까.

쿵! 슈리엘은 잡동사니를 쌓아둔 상자를 걷어차 내용물을 비워버렸다. 어린아이하나 정도는 쉽게 들어갈 만한 상자가 엎어진다. 나는 상자를 보자마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쉽게 예측할  있었다. 아랫배가 뜨거워진다. 슈리엘은 나를 번쩍 집어 들더니 상자로 다가갔다.

"잠시 청소를 하겠다."
"헤윽…."
"내가 허락할 때까지 나오지 말도록."

―끼익. 상자가 열린다. 나무 재질의 갈색 상자. 안은 굉장히 좁아 보였다. 허나 사지가 잘려 작아진 몸뚱어리가 걸리는 일은 없었다. 나를 간단히 안에 집어넣은 슈리엘은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상자를 닫았다.

…쿵.
상자가 닫히고 어둠이 찾아온다.

찰칵. 자물쇠가 걸리는 소리까지. 나는 폐쇄되고 몸 한 번 비틀기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 보짓물과 신음을 흘렸다. 상자 안은 음란한 냄새로 가득 차 숨을 쉬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하우으…."

  여섯 시간.

슈리엘이 나를 부르는 일은 없었다.



* *

나는 좁은 상자 안에서 하루를 꼬박  보냈다. 약속된 삼 일이 지나고, 성황청으로 떠나야 하는 시간이 찾아왔음에도 자물쇠가 열리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하루 동안 환기조차 되지 않은 상자 안은 암컷의 살 냄새와 애액, 정액 냄새가 뒤섞여 실로 퇴폐적이었다.

언제 열어줄까. 설마 그대로성황청으로 떠나는 건 아니겠지. 그러면 돌아올 때까지 상자 안에 있어야 하는 건가…? 장기간의 방치플레이는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살짝 기대되기도 했다. 그렇게 망상을 폭주시키며 비부 사이로 물을 흘릴 때였다.

"하으…?"

―덜컹! 상자가 흔들린다. 나는 숨을 죽이고 상자가 열리길 기다렸다. 그런데. 열리지 않았다. 약간의 부유감이 느껴지는  보니 상자를  채로 이동하는  같았다.

문제는 그게 슈리엘인지 다른 사람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자물쇠가 걸려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런 흉측한 모습을 들키기라도 한다면 자살하는  나았다. 몸이 흔들릴수록 달아올라 신음이 터져 나오려 했지만 필사적으로 참았다.

상자는 분 정도 흔들리다 이동을 멈췄다. 그때. 열쇠 구멍을 돌리는 소리와 함께 요란한 소음이 들렸다. ―철컥! 자물쇠가 떨어진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속으로 바랐다. 슈리엘. 너지? 제발. 그렇다고 해줘.

―끼이익….

상자가 열리자 푸른 하늘이  반겨줬다. 구름이 예쁘게 수놓아진 하늘. 풀 냄새가 나는 걸 보니 미로 정원인 듯했다. 퇴폐적인 냄새가  퍼져나가며새롭게 들어온 공기와 뒤섞인다.

그 순간. 하늘 위로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금발. 맑은 눈동자. 어젯밤 나를 무참히 범했던, 익숙할 수밖에 없는 그 얼굴.

"우으… 슈리, 에엘…."

슈리엘의 얼굴을 보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다행이다. 상자를  게 너라서. 창피함에 혀를 깨물지 않아도 됐다.

"하아…."

슈리엘은 눈을 질끈 감으며 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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