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악마와 검은 소와 마법사 (6)
미노타우로스같이 거대종으로 분류되는 몬스터들은 인간을 범할 때, 보통 두 가지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한 손으로 쥐어 그대로 박아넣는- 일명 `오나홀`처럼 취급을 하던가, 압도적인 체급 차이로 찍어누르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교배 프레스`를 하던가.
어느 방식을 택하든 평범한 인간은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리지만… 내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
미노타우로스는 전자였다.
-꽈아아악!!
짓밟는 것으로 약간의 정복감을 느낀 미노타우로스는 나를 그대로 들어 올린 뒤, 조그마한 음부를 자신의 귀두에 맞추기 시작했다. 언제 봐도 압도적인 크기. 구멍 뚫린 속옷 사이로는 미노타의 성기를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는 듯 애액이 주르륵 흘렀다.
-찌브븝...!
"흐그, 읏…!
구멍이 넓혀지고 살이 찢어지는 감각에 눈을 뒤집어까고 경련한다. 다리 사이를 들락날락한 횟수만 수백 번이 넘었지만 미노타의 삽입은 익숙해지지 않았다. 재구축은 죽은 신경 감각까지 전부 돌려놓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은 미노타의 알 바가 아니었다. 오로지 삽입과 사정뿐. 암컷을 범한다는 욕망에 뇌가 지배된 그는 귀두를 전부 집어넣자마자 팔을 아래로 내려 완전한 삽입을 시도했다.
"흐아으으윽!!!!"
-찌브브븝…
난폭하게 질벽을 긁은 미노타의 거근은 속살을 밀어 넣으면서 자궁구에 당도했다. 나는 하복부를 꽉 채운 이물감에 헛숨을 내뱉으며 바람 빠진 소리를 내었다.
배꼽을 드러낸 드레스 위로 육봉의 형상이 선명하게 드리워진다. 성기 모양대로 부푼 드레스의 모습은, 고귀함은 어디 가고 관능적인 부분만 남아 미노타를 흥분케 하였다.
삽입을 마친 미노타우로스는 나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쯔즈즉, 하고 추잡한 물소리가 연신 귀를 강타한다. 미노타우로스는 자신의 성기가 반쯤 빠졌을 때, 전보다 강한 힘으로 팔을 내려― 말 그대로 꽂아넣었다.
-쿵!
"아극, 윽―."
죽기 직전 단말마를 내뱉듯 짧은 숨이 터져 나온다. 한번 넣을 때마다 자궁구를 두드리는 압도적인 크기는 내게 숨 한 번 쉴 여유조차 주지 않았다. 동시에 미노타의 성기가 뜨거워지며 세차게 꿈틀거렸다. 사정의 전조였다.
-부르르릇!!!
"하윽, 흑, 끄으읏…."
정액들이 들어오며 자궁을 넓힌다. 질벽에 착 달라붙은 미노타의 거근은 정액이 단 한 방울도 흐르지 않게 했다. 안에 들어온 양만큼 배가 부풀어 오른다. 나는 배가 찢어지는 고통에 허리를 튕기고 실금했다. 노란 액체가 미노타우로스의 몸을 더럽혔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정을 이어나갔다.
"아으, 윽. 헤윽…."
미노타우로스의 섹스 방식은 인간은 물론이고 여타 몬스터들과 비교해도 이질적이었다.
먼저 사정을 한 후, 피스톤질을 즐긴다.
선후관계가 바뀌어버린 미노타의 섹스는 실용성과 쾌락은 둘째 치고, 겉으로 나타나는 모습이 무척이나 배덕적이었다.
반투명한 드레스와 치부를 모두 드러낸 속옷.
그리고 임산부처럼 부푼 배.
이는 세 배 이상 나는 체급 차이로 인해 더욱 부각되었다.
-쯔브븝…
사정을 마친 미노타우로스는 자지를 빼내곤 미처 싸지 못한 정액을 내 몸 위로 마구 털어냈다. 붉고 긴 머리칼 한올한올 검은 소의 정액으로 물들어간다. 나는 부푼 배를 끌어안았다. 미노타의 정액은 자궁 내를 채우다 못해 넓힐 정도로 많았지만, 인간보다 수십 배는 강한 점성 때문에 몇 방울만 흐를 뿐 그대로 남아있었다.
"하으… 흐으…."
뇌가 타오르는 기분이다. 나는 힘겹게 몸을 돌리고 필사적으로 기어갔다. 조금이라도 더 쉬기 위해서다.
이게, 끝이 아니란 걸 알기에.
―다시 한다!!!!!
미노타우로스는 개처럼 기어가는 내 발목을 잡고 그대로 들어 올렸다.
"햐으읏?!"
―암컷!!! 도망가지 마라!!!
나는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미노타우로스를 바라보았다.
그의 성기는 아직 건재했다.
"헤윽…."
이차전의 시작이었다.
* * *
유진이 오직 관능뿐인 드레스를 입고 미노타우로스에게 장난감처럼 다뤄질 때.
얼어붙은 산맥 최정상, 혹한의 악마 가올리스의 왕좌에선 달뜬 숨소리가 반복적으로 울려 퍼졌다.
"하아… 흐으읏…."
자신의 유두를 잘근잘근 씹어대며 둔탁한 모서리에 클리토리스를 끊임없이 비벼대는 가올리스의 모습은 음마淫魔가 따로 없었다.
그녀는 식사와 휴식 시간을 제외하고 틈만 나면 자위를 했다. 음욕의 쾌락을 알아버린 가올리스는 시간 대부분을 방 안에 틀혀박혀 보냈고, 나갈 때가 아니면 옷은 입지 않게 되었다. 마법진 유지는 뒷전이었다.
"하으읏!!"
허리가 부르르 떨리며 커다란 가슴이 출렁인다. 절정을 맞이한 가올리스는 꼴사납게 쓰러져 애액을 뿜어냈다.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중독될 것만 같은 쾌감.
-쿵! 쿵!
발소리를 들은 가올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숨을 가다듬고 정신 링크를 준비했다. 대상은 미노타우로스. 조금 전 들린 발소리로 판단하건대 아마 `그것`을 하려는 듯했다.
인간 암컷과의 교미행위.
그녀는 성인 동영상을 처음 보는 어린애처럼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주변을 의식했다.
`리, 링크. 시작….`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한다. 그러자 눈이 네 개라도 된 것처럼 시야가 갈라졌다. 본래라면 명령만 전달하고 바로 링크를 끊는지라 권속의 시야를 볼 필요도, 이유도 없었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그녀는 본신의 시야를 끊고 오직 미노타우로스의 시야만을 담았다.
"어디 보자…."
인간 암컷의 모습이 보였다. 미노타우로스는 인간을 어디론가 데려갔다. 도착한 곳은 서리 동굴에서 가장 넓은 굴. 보물방으로 쓰이는 곳이자 미노타우로스가 잠드는 곳이기도 했다.
"어라?"
그런데 무언가 이상헀다.
암컷 인간의 모습이 이상할 정도로 멀쩡했기 때문이다.
`사제인가? 신성력은 없었는데?`
가올리스는 혼란스러웠다. 그녀도 마법사인 만큼 마법의 종류와 경지 정도는 안다.
재생은 신성력 분야다.
순수 마법의 힘으로 신체를 재생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미노타우로스가 포션을 썼을 리 없으니 자력으로 회복했다는 소리가 되는데…
절정의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가올리스는 자꾸만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원래 그 정도 물건은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는 건가?`
그녀는 생각하다 말고 눈을 크게 떴다.
`으음?`
―입어라!!
미노타우로스는 암컷 인간에게 지극히 비효율적인 옷을 입혔다. 추위를 막아주기는커녕 제 치부를 가리지도 못하는 추잡한 복장은 차마 눈 뜨고 보기 부끄러웠다.
그럼에도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가올리스는 유진의 탈의 과정을 빠짐없이 지켜보았다.
그녀는 창녀같은 유진의 모습을 보자 무의식적으로 아랫도리에 손을 가져다댔다. 고작 옷을 입는 것뿐인데, 아랫도리에서는 투명한 액체가 뚝 하고 떨어졌다.
시간이 흘러, 미노타우로스가 유진의 털 하나 없는 조그마한 음부를 억지로 넓히고 밀어 커다란 성기를 끝까지 욱여넣었을 때, 그녀는 더는 참기 힘들었다.
발정發情.
―흐아으으윽!!!!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으며 성기 모양대로 배를 부풀리는 유진의 모습은, 그녀의 몸을 뜨겁게 달구었다. 가올리스는 다시 모서리에 음핵을 대고 압박 자위를 시작했다.
권속의 시야를 빌려 유진에게 자신을 투영한다. 유진의 뱃속에 거대 몽둥이가 들어갈 때, 가올리스의 몸도 덩달아 움찔거렸다.
"아으… 더, 더… 헤흐…."
알몸으로 남의 정사를 관음하며 하염없이 허리를 흔든다.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음란한지 의식하지 못하고 발정 난 짐승처럼 침까지 흘리며 자위에 집중한다. 바닥은 얼어붙은 애액으로 엉망이었다.
가올리스의 자위는 유진과 미노타우로스의 정사가 끝난 뒤에도 계속됐다.
* * *
미노타우로스는 내 안에 세 번을 사정했으며 두 시간을 피스톤질만 해댔다. 순백색의 드레스와 속옷은 정액과 오물투성이로 엉망이 되었고 그마저도 거의 다 찢어져 알몸과 다름이 없었다.
"으… 죽겠네…."
미노타우로스는 행위를 마치곤 그대로 자 버렸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미간을 찌푸렸다. 성대하게 코를 고는 소대가리의 얼굴엔 걱정과 경계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이렇게 곯아떨어지면 나야 좋지.
나는 어젯밤 생각해둔 계획을 실행시키기로 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미노타우로스의 정신을 통제하는 `지배의 고리`를 없애는 것이다. 지배의 고리는 맹목적인 충성심을 강요하는 노예 각인 마법의 일종이다.
나는 미노타우로스의 머리 위에 손을 얹은 뒤, 걸려있는 마법들을 해제하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다. 마법진의 힘이 약해진 지금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배의 고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두 번째는, 지배의 고리의 시전자를 바꿔서 덧씌우는 것이다.
`니 소대가리 쩔더라.`
가올리스가 사용한 마법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지배의 고리를 건다. 미노타우로스가 잠에서 깨어날 즈음엔 나를 주인으로 인식할 거다.
마지막으로, 정신 링크를 끊는다.
`이 정도면 됐고… 일단 아그네스를 만나러 가자.`
나를 가두지 않은 건 나름의 자유를 보장해주겠다는 의지의 표명일까. 그리 생각한 나는 아그네스가 있는 굴로 돌아가기로 했다.
파열된 골반과 부러진 다리를 재구축하고 한 걸음씩 걸어간다. 움직일 때마다 다리 사이에서 누렇고 끈적한 정액이 뚝뚝 떨어졌다.
트롤들은 자지를 세우면서도 정액투성이에 반나체인 나를 건들지 않았다. 내가 미노타우로스의 암컷이란 걸 본능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아…."
여기 오고 한숨만 죽어라 쉬네.
"으…?"
아그네스는 굴 구석에 처박혀 보기 흉할 정도로 떨고 있었다. 분리 불안이라도 생긴 건가.애완동물도 아니고 참.
어서 그녀를 달래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주저없이 걸어갔다.
"아그네스. 저 왔어요."
줄지어 앞을 지키는 트롤의 사이를 겁없이 들어간다. 트롤은 더이상 두렵지 않았다. 두려워한 적도 없고. 오히려 트롤들이 날 두려워했다. 나는 적어도, 그들이 생각하기엔 미노타우로스의 신부였다. 괜히 건드렸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미친 소에게 척추가 접힌다.
"아그네스?"
"어, 으?"
"돌아온다고 약속했잖아요."
지친 몸을 이끌고 억지 미소를 짓는다.
아그네스는 멍하니 입을 벌리고 나를 바라봤다.
"그, 그대는 서, 설마."
"왜 그래… 아."
아.
클린 마법 안 썼구나.
전신이 쑤시는 감각이 마음에 들어 내버려뒀는데… 확실히 지금 내 모습은 문제가 많았다. 넝마인지 드레스인지 모르는 천 쪼가리는 누렇게 변색되었고 몸 여기저기 새겨진 푸른 멍 자국과 뿌려진 정액은 내가 겁탈당했음을 명백하게 나타냈다.
"…죄송해요. 씻고 올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아그네스에게 사과하고 장소를 옮긴다.
"어어…?"
정확히는, 옮기려 했다.
옮기지 못했다.
나는 팔을 잡아당기는 힘에 뒤로 넘어졌다. 울퉁불퉁한 돌 바닥에 뒤통수가 깨질 각오를 하고 눈을 질끈 감았지만, 충돌면은 생각보다 딱딱하지 않았다. 부드럽다고 해야 하나. 나는 그제야 바닥에 넘어진 게 아님을 깨달았다.
아그네스의 품속.
정수리에 투명한 눈물방울이 떨어진다.
아그네스는 울고 있었다.
"그, 저, 그러니까. 그게."
"…네?"
"…미안, 하다."
"아…."
"나, 나 때문에. 그, 그대가."
"저기, 아그네스? 전 정말 괜찮아요. 풀어주세요."
"왜, 왜. 그대는 항상…!"
음.
진짜 괜찮은데.
딱히 싫은 일도 아니었고.
그녀는 정액투성이의 나를 끌어안고 처절하게 울었다.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전부 자기 때문이라고.
그 처절한 울음에 살짝 자괴감이 들었다. 나 좋자고 한 일 때문에 이렇게까지 슬퍼하니 솔직히 말해서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렇다고 사실을 밝힐 수도 없으니 참으로 비참했다. 아그네스는 한참을 훌쩍거렸다.
나는 그녀가 울음을 멈추고 진정하자 잠시 뜸을 들인 뒤, 계획에 관해서 설명했다.
"아그네스. 준비하세요."
"…준비라니?"
"미노타우로스를 만나러 갈 거예요."
"무, 뭐?"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그야 여기사를 본인을 일격에 날려버리고, 눈앞의 나를 무참히 강간한 존재가 아니지 않은가? 겁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겁먹지 마세요 아그네스."
그 소는 이제 내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