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3화 > 엄마가 그렇게 따먹고 싶어?
푹신한 침대 위에 등을 붙이고 누웠다.
그리고 내 양옆에 같이 몸을 눕힌 '누나'와 김예슬.
그렇게 둘 모두 새근거리는 소리를 내며, 내 팔에 머리를 댄 채로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하아, 흐… 흐으…."
"흐응… 하, 하아…."
둘의 숨소리가 내 가슴을 간질인다.
그리고 아직도 허벅지를 배배 꼬며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야, 박한솔…."
'누나'는 기진맥진한 목소리로 나를 찾았고.
그 목소리는 어딘가 불만이 가득한 듯했다.
"왜?"
"…진짜 집에 안 갈 거야? 어?"
셋이 함께인 지금의 이 공간이 싫은 것처럼 말한다.
그리고 내 옆에 있던 김예슬이 몸을 움찔거린다.
"…야, 지금 시간이 몇 신데…."
그렇게 중얼거린 김예슬은 내 품에 더욱 얼굴을 묻어왔고.
다리 하나를 들어 내 허벅지 위로 올린다.
"미안한데, 내 동생 옆에서 좀 비켜줄래?"
"…왜? 네 동생이면 내 동생이기도 하거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둘 모두 지쳐 신경전이랄 것도 없었다.
그저 입으로 툴툴대며 잠깐 다툴 뿐이었고.
그조차도 금방 다시 지쳐 내 품에 머리를 눕히고는 가만히 있었다.
"하, 하아, 후우…."
'누나'만 해도 고작 말 몇 마디에 숨을 헐떡이고.
김예슬처럼 다리를 들어 내 몸을 감싼다.
"…저리 안 치워?"
"네가 치우든가."
"싫은데."
"나도 싫은데?"
"……."
"……."
둘은 말없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그 시선이 얼마나 뜨거운지 가운데 있던 내 얼굴이 다 후끈거린다.
"안 피곤해? 자자, 우리."
노곤노곤한 것이, 이렇듯 여체 사이로 몸을 눕히고 있자 절로 잠이 쏟아진다.
"…진짜 집에 안 가게?"
"지금 시간이 몇 신데."
"그래! 지금 시간이 몇 신데."
'누나'의 입술은 댓 발 튀어나왔고.
김예슬은 신난 것을 애써 감추지 않는다.
"우웅… 빨리, 자자, 웅? 나, 졸려…."
이러한 김예슬의 애교를 눈꼴시린다는 듯이 바라보는 '누나'가 똥씹은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한참을 더 김예슬을 노려보더니, 갑자기 입꼬리가 슬쩍 올라가서는 어딘가 비릇한 웃음을 얼굴에 걸었다.
"…뭔데."
그러한 시선을 마주한 김예슬은 떨떠름한 얼굴이 되어 '누나'를 마주 바라봤다.
"너네, 뭐, 누가 보면 사귀기라도 하는 줄 알겠다?"
"하! 그러는 너는 사귀면 큰일 나는데?"
회심의 미소였다.
'누나'를 놀리는 듯한 그런 말에도 '누나'는 눈 하나를 꿈쩍하지 않는다.
"누가 내가 사귄데?"
"…그럼, 뭐!"
"아니, 착각하지 말라고. 걔, 여자친구 있으니까."
"……여자친구?"
생각도 못해봤다는 김예슬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정말이냐는 눈빛으로 옆에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진짜… 여자친구가 있어? 그, 수, 수지 말고… 또, 이, 있다고…?"
안 믿긴다는 눈빛이었다.
아니, 못 믿겠다는 눈치였다.
"어… 응. 진짠데."
"하아…."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과 이어지는 한숨.
"…아니, 장난치지 말구… 더 이, 있을 순 있겠지이… 근데, 정말… 여자친구도 있다고오…?"
애둘러 말했지만, 가족과 어떻게 사귀냐는 듯한 뉘앙스였다.
"어. 동생 친구랑."
"아, 그, 그렇구나아… 동생 친구랑… 사귀는 거구나아아…."
넋이 나간 듯한 그러한 반응에 내가 괜히 민망해진다.
"혹시나, 네가 막 한솔이랑 사귄다거나. 아무튼, 이런 건 꿈에도 꾸지 마. 알았어?"
표독스러운, 그리고 '누나'의 매서운 목소리였다.
김예슬은 그 말에 어딘가 표정이 복잡해지더니, 생각에 잠긴 것처럼 멍한 얼굴이 되었다.
나야 그런 김예슬에게 이러쿵 저러쿵 말을 하기가 애매해서, 그냥 가만히 입을 다물고만 있었고.
'누나'는 친구에게 한 방을 먹였다는 생각에 의기양양한 얼굴로 다시금 내 품에 기대어왔다.
"…근데, 있잖아."
그리고 그렇게 고민에 빠졌던 김예슬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뭐, 너랑 결혼 하겠다는 것도 아니잖아."
"어, 응."
"그, 여자친구도… 대충은 아는 거지?"
김예슬의 시선이 '누나'에게로 향한다.
"응, 왜?"
"…그럼 상관없잖아. 아니, 난 상관 없어."
"……뭐라는 거야. 얘, 여자친구 있다니까?"
"아니, 그러니까 그 여자친구도 다 알고 만나는 거잖아. 그럼 나도 상관이 없다니까?"
"하아… 진짜 미쳤구나…."
'누나'는 끝내 질렸다는 표정을 했고.
김예슬은 다시 내 가슴에다가 얼굴을 부비며 중얼중얼 혼잣말 비슷한 것을 한다.
"음… 지금 여자친구랑 혹시 헤어질지도 모르고… 그럼 어차피 쟤랑은 사귀지도 못 할 거고… 그럼 내가 사귀어도 되는 거잖아…?"
"…나한테 하는 말이야?"
"웅."
'누나' 친구가 아니랄까봐, 어딘가 기본적으로 사고방식이 조금 다르다.
"그리고 나도 여자친구 소개시켜줘, 응?"
원래도 질척거렸지만, 김예슬은 내게 더욱 몸을 가까이 붙여왔고.
이를 본 '누나'는 역시나 아니꼬운 표정으로 김예슬을 노려본다.
"…일단 그만들 좀 싸우고… 잠 좀 자자, 응?"
"그럼 여자친구 나한테도 소개시켜주는 거다?"
무슨 심경의 변화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대충 고개를 끄덕여주고는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고.
'누나'는 여전히 으르렁거렸지만, 씹구멍 안에 손가락을 쑤셔 넣어서 조용히 만들었다.
*
잠깐 '누나'를 데리러 나갔다가 졸지에 외박까지 해버렸다.
늦게나마 밖에서 자고 들어간다는 연락을 남겼지만, 집에서 나를 기다리던 '엄마'와 '이모', 그리고 '여동생'의 불만은 하늘이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래서 순서를 정했다고?"
"응."
"…난 처음 듣는 말인데. 그리고 왜 내가 제일 꼴찐데?"
"언니는 어제 오빠랑 같이 있었잖아. 그러니까, 제일 뒤지."
"하아… 이게 뭐야. 하루에 한 명 씩이면 한 달에 몇 번 되지도 않잖아."
"그건 오빠한테 따지고. 아무튼, 언니가 꼴찌야."
계획표랍시고 내게 보이는 것에 웃음이 나왔다.
순서대로, 그리고 빼곡히 적힌 이름들.
"주희까지는 같이 넣었는데, 그 외에 혹시 누가 사이에 끼려고 하면 그 사람은 자기가 챙기는 거다?"
'엄마'와 '여동생'의 시선이 '이모'에게로 향한다.
'이모'는 혼자 입술이 댓 발 튀어나와 뾰로통한 표정이 되었다.
"…나, 걔들이랑 연락 끊었어. 이제 연락 안 해."
정말 연락을 끊었겠냐마는, 본인의 차례에 함께 어울릴 생각은 전혀 없는 듯했다.
"…그런 게 어딨어. 내가 왜 다른 애를 챙겨?"
"언니는 왜?"
"…아들, 설마…."
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내게로 날아들었다.
'엄마'는 설마설마하는 표정으로, '여동생'은 살짝 질려하는 듯했고.
'이모'는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와… 진짜 미친 거 아냐? 오빠, 진짜 제정신이야?"
"…내가 뭘."
"아니, 적당히 해야지. 적당히. 왜 적당히를 몰라?"
그렇게 셋의 잔소리가 쏟아지고.
나는 듣는 둥 마는 둥하며 한 귀로 듣고 반대로 흘리고 있었다.
"아들, 제대로 듣고 있니?"
"아, 응. 당연하지."
"소 귀에 경읽기지 뭐. 여자만, 아니… 구멍만 보이면 일단 박고 본다니까?"
"하, 하하…."
'이모'의 비아냥에 조금 민망해졌다.
그래도 얼굴이며 뭐든 가릴 건 가리는 편인데, 가족들이 보기에는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어쨌든, 그럼 오늘은 엄마네?"
아무래도 대화가 길어질수록 내가 불리했다.
나는 얼른 말을 돌리며, 오늘 날짜에 보이는 '엄마'를 찾는다.
"…응."
'엄마'는 왠지 쑥스러운 듯한 얼굴을 했다.
그리고 우물쭈물하면서 몸을 배배 꼬았다.
"가자."
"야! 야아! 사람이 말하는데, 어디 가!"
"오빠!"
'누나'는 내게 아침까지 시달려서 별로 감흥이 없는 듯했지만, '여동생'과 '이모'는 '엄마'를 안아들고 방으로 가려는 나를 막아선다.
"…아침부터 그러고 싶어?"
"어."
"…나빴어…."
짐짓 삐진 척하는 '여동생'이 볼을 부풀렸다.
'이모'는 그 옆에서 쌍심지를 키며 나를 노려본다.
"하는 건 하는 건데, 구경 하는 건 우리 마음이잖아?"
"그럼 구경 하든가."
"아, 진짜아!!"
정해진 순서대로 하려고 해도 또 불만 비슷한 것을 표출했다.
아무래도 밤새 집에 없었던 나와 놀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어딘가 부끄러워하는 '엄마'를 한 번 따먹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그리고 저벅- 저벅- 방으로 걸음을 옮긴다.
모텔에서 씻고 나왔으니, 따로 씻을 것도 없었고.
나는 곧장 방으로 간다.
털썩-
"꺄하아앙~"
엄살 같은, 그런 귀여운 비명을 내지르는 '엄마'가 침대 위로 엎어졌다.
그리고 나 또한 그 위로 몸을 날렸고.
뒤에서는 '여동생'과 '이모'의 짙은 한숨을 들려오고 있었다.
"…아들, 엄마가 그렇게 따먹고 싶어?"
히죽히죽, '엄마'가 애써 웃음을 참고 있었다.
"어. 존나 따먹고 싶지."
"히, 히힛… 정말?"
듣고 싶었던 말인지 '엄마'의 입이 헤벌쭉- 벌어지고.
이미 만반의 준비를 마친 사람처럼 원피스 아래로는 아무런 속옷도 보이지 않았다.
"벌써 젖었네?"
"…응. 아들 생각만 하면… 그럼 알아서 젖어… 흣!"
찌걱- 하고 손가락이 들어간다.
얼마나 씹물에 절은 건지 조금의 저항도 없이 쑤욱- 한 번에 들어가버린다.
그리고 꾸욱- 꾸욱- 신이 나서 손가락을 조여대는 씹구멍.
나는 그런 '엄마'의 원피스를 말아 올렸고.
우리를 빤히 바로보는 '여동생'과 '이모'에게 조금은 비릿한 미소를 입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