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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다 따먹음-177화 (177/242)

< 177화 > 진짜 해봤다니까!?

"너네 갈길 좀 가라고오…."

"아닌데, 지금 가는 길인데."

여전히 내 품에 안긴 '이모'는 손에 과자가 가득 담긴 봉투를 손에 쥐고있었다.

그리고 못마땅해 하는 눈빛으로 우리를 따라오는 둘에게 눈을 흘긴다.

"아니, 우리는 집에 간다니까? 도대체 어디까지 따라올 건데…."

"그러니까. 우리도 집에 가는 거라니까?"

"아이씨이…."

분명 '이모'와 친구들의 사이는 좋았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신경전이 몇 번을 오갔고.

지금 '이모'의 말에도 불구하고 우리 뒤를 졸졸 쫓아온다.

"야, 쟤들한테 뭐라고 좀 해. 진짜 집까지 따라오려고 하잖아."

김다솜의 손에는 과일 음료수 세트가, 또 이시은의 손에는 김이 들려져 있었다.

물론 중간에서 말려도 봤지만, 저렇게 선물까지 손에 든 둘에게 싫은 소리는 차마 나오지가 않는다.

"엄마한테 인사 드리고 싶대잖아."

"아니이! 그러니까, 쟤들이 왜 언니한테 인사를 하냐고오…."

'이모'는 볼을 잔뜩 부풀리며 볼멘소리를 했다.

"지영이가 맨날 언니, 언니하고 말을 입에 붙이고 살았거든요."

"…그랬어요?"

"네! 뭐만 하면 언니가~ 언니는~ 그래서 좀 궁금했어요. 인사도 드리고 싶고."

아들인 내가 기분이 다 좋아지는 기특한 말이었다.

"하아… 너네 진짜 짜증나…."

물론, '이모'는 뭐가 그렇게 불만인 건지 전혀 달갑지 않은 듯했지만.

"오빠가 괜찮으시다는데, 왜 자꾸 네가 더 난리야."

"야아! 내가 얘보다 더 윗 사람이거든?! 내 의사가 더 중요한 거 몰라!?"

"응~ 몰라."

역시나 '이모'의 이런 애 같은 성격이 익숙한 듯했고.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로 보였다.

"아, 근데… 어머니가 잠깐 나가셔서 조금 기다려야 할 텐데…."

"아! 괜찮아요. 저희 시간 엄청 많아요."

"…너넨 근데 학교도 안 가?"

"응. 공강인데?"

"그럼 집에서 놀든가… 왜 밖을 돌아다녀…."

들어보니 둘의 집이 여기서 멀지 않았다.

그래서 근처 공원에 산책이라도 나왔다고 하는데, 마침 마트를 가던 우리와 딱- 하고 마주쳤던 것이다.

그렇게 '이모'의 만류 속에서 우리는 함께 엘리베이터로 오른다.

'이모'는 여전히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이었지만, 이미 집앞에 도착해버렸으니 이제는 정말 소용이 없었다.

"실례합니다!"

"안녕하세요!"

"아, 지금 아무도 안 계셔서. 그냥 편하게 들어오세요."

"오빠! 오빠도 말 편하게 하시라니까요?"

"맞아. 저희가 더 어리잖아요. 그리고 오빠라고 불러도 괜찮으시죠…?"

'이모'랑 똑같은 손 위 대접을 바란다면 그것보다 난감한 게 없었을 텐데, 말을 편히 하라는 것은 나로서도 반길 수밖에 없다.

"…그럴까? 그럼 편하게 할게."

내가 고개를 끄덕여 주자 둘은 신이 나서 마주 고개를 끄덕인다.

"얼른 들어와."

"네! 들어갈게요!"

그제야 내 품에서 내려와 바닥을 딛는 '이모', 그리고 그런 '이모'를 붙잡은 채로 집 구경을 시켜달라고 한다.

그렇게 수다스러운 둘과 '이모'는 거실에 나를 남겨둔 채로 함께 구경에 나섰고.

나는 선물과 과자를 들고 부엌으로 갔다.

그래도 명색이 손님이라 뭐라도 대접을 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냉장고를 뒤적여 과일을 조금 꺼내 껍질을 깎는다.

모양은 울퉁불퉁했지만, 제법 달아서 써내 놓기에 민망하지는 않았다.

나름 접시에 예쁘게 담아 포크까지 챙겨 들어서 거실로 간다.

셋은 여전히 집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이모'의 만류에도 둘은 내 방으로 쏙- 하고 들어간다.

숨길 것도 딱히 없었지만, '이모'가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셋을 기다릴 겸해서 TV를 틀었다.

…이제 나올 때가 된 것 같은데, 그런데도 소식이 없었다.

여자들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남자 방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건가 했지만… 그래도 시간이 제법 많이 지났다.

"흐음…."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불현듯 떠오르는 한 가지.

분명 우리 집에 숨길 것 따위는 없었다.

아니, 없었는데… 최근에 하나 생기기는 했다.

그걸 남에게 보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조금 방심했다.

우리 집을 드나드는 여자들은 모두 나와 몸을 섞었으니까.

그래서 본다 한들 아무런 상관이 없었는데, '이모'의 친구들인 김다솜과 이시은은 경우가 조금 달랐다.

"와… 제발…."

나는 떨리는 몸으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집에서 숨길 사람도 없었으니까, 그래서 분명 바로 보였을 생각에 머릿속이 아득해진다.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말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감탄사까지.

"이, 이, 이걸 넣는 거라고…?"

"응."

"…대박. 나 이런 거 실제로 처음봐."

"하! 스무 살이나 먹고 여태 뭐했냐."

"…야. 이, 이거 너는 넣어봤어?"

"어. 나는 그것보다 더 큰 것도 넣어봤는데?"

"…거짓말. 이걸 어떻게 넣어."

"진짠데? 그리고 실제 남자 거는 그것보다 더 딱딱해."

셋은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둘러앉았다.

그리고 그 가운데 익숙한 박스 하나가 놓여져 있었고.

이시은의 손에서 딜도 하나가 덜렁거리고 있었다.

"…남자랑 해봤어?"

"안 해 본 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 스무 살인데."

어딘가 으쓱해보이는 '이모'의 모습에 나는 한숨이 짙어진다.

도대체 무슨 말을 어디까지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

"…근데, 이게 왜 오빠 방에 있어…?"

"모, 몰라?"

"여자친구분이랑 쓰는 거 아닐까? 오빠 여자친구 있어?"

"아, 그게… 있기는 있는데…."

"헐! 진짜? 진짜 오빠한테 여자친구 있어?"

"아, 몰라. 아무튼 나는 마음에 안 들어."

"누군데? 몇 살인데? 어디 살아? 본 적 있어?"

다시 시작되는 셋의 수다 삼매경에 나는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가기에는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고.

생각보다는 무난한 대화 주제에 안심이 되기도 한다.

"아, 몰라. 걔 이야기는 묻지도 마."

"와… 그럼 오빠도 여, 여자친구랑 그, 그거 해봤을까?"

"뭐?"

"아니이… 그렇잖아. 갑자기 엄청 궁금한데."

"야, 당연히 해봤겠지. 안 했다는 게 더 이상해."

"…그치? 오빠 잘생겼던데, 여자친구 부럽다…."

그리고 셋의 도마 위에 오른 나는 홀딱 벗겨져서는 장난감이 되어가고 있었다.

"…오빠 거기도 엄청 클 거 같지 않아?"

"하핳! 야! 미쳐써?! 옆에 지영이도 있는데."

"아, 뭐, 어때. 조카잖아. 혹시, 지영이 너는 네 조카니까… 오빠 거기 본 적 있어?"

"당연, 아, 아니다… 아니야…."

"…뭔데 말을 하다가 마는 거야. 그게 세상에서 제일 나빠."

"아, 진짜 아니야. 됐어."

그리고 이시은과 김다솜의 대화에 '이모'가 자꾸 아는 척을 하려고 한다.

그걸 지켜보는 내가 다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그래도 이게 더 크겠지? 와… 근데, 진짜 말도 안 되게 크다…."

이시은이 손에 들린 딜도를 자기 아랫배로 가져간다.

"미친… 이거 배꼽까지 들어오는 거야? 이걸 넣는다고? 야! 최지영, 너 미친 거 아니야!?"

"너, 근데 남자는 어디서 만났어? 누군데? 누구랑 한 건데? 응? 우리도 알아?"

"아, 뭘, 또 그런 걸 물어봐아…."

"네가 먼저 말했잖아. 야, 응? 말 좀 해봐."

"아팠어? 처음에 얼마나 아파? 진짜 막 죽을 것처럼 아파?"

이어지는 둘의 닦달.

입을 굳게 다물고 있던 '이모'지만 둘의 보챔을 이기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아, 그게… 처음에는 엄청 아팠다가… 금방 기분 좋아졌어."

"미친년! 와… 진짜 미쳤다아…."

"근데, 진짜 이것보다 더 컸어?"

"…응."

이시은과 김다솜은 '이모'를 비행기 태우다 못 해서 아예 우주로 날려 버리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 건지 금방 들뜬 '이모' 또한 텐션이 높아졌다.

"이거 목구멍에 처음 들어가면 막 토할 거 같았는데, 그때는 코로만 숨을 쉬니까 괜찮았어."

"모, 목…? 그거 야동에서나 나오는 거 아니야?"

"실제로 해봤는데, 생각보다 할만 하던데?"

'이모'는 어깨를 으쓱이고.

친구 둘 또한 신나서 '이모'를 두드린다.

"또, 또 뭐 없어?"

"아… 뒤로도 해봤어. 내가 이렇게… 이렇게 누워서, 걔가 뒤에서 막 이러케, 이러케…."

후배위였다.

'이모'는 친구들 앞에서 네 발로 기기도 하고.

또 무릎을 세운 채로 남자의 역할처럼 허리를 흔들기도 한다.

"와… 최지영, 진짜 또라이네. 어떻게 네가 우리보다 빨리 했지?"

"아, 어떡해. 너네가 자꾸 야한 얘기해서 나 지금 기분 이상하다고오…."

"…나도."

이시은과 김다솜이 난감한 표정을 했다.

"…밖에 오빠도 있는데, 들키면 어떡하지…."

"헐. 우리 나가야 되는 거 아니야?"

"야, 들어봐. 그리고 또 있잖아…."

밖에 있을 내 눈치를 살피는 것은 잠깐이었다.

다시금 시작되는 '이모'의 무용담에 금방 입을 벌리며 손뼉을 치고 아주 난리도 아니다.

그리고 그런 혜자 리액션에 만족한 듯한 '이모'는 내가 들어봐도 조금 허풍을 뒤섞인 경험을 자랑스레 늘어놓고 있었다.

"…근데, 솔직히 거짓말 같은데… 그렇게까지 했다고?"

"너, 우리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 그런 건 진짜 야동에서나 하는 거라고 그랬는데…."

"아니, 내가 정액을 먹어봤다니까? 아니, 진짜 맛있다니까?"

"…막 비리다던데. 인터넷만 찾아봐도 그렇잖아."

"그치? 지영이가 좀 뻥치는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그런 허풍섞인 말에 이시은과 김다솜이 의심의 눈빛을 보낸다.

"야아! 진짜 해봤다니까!? 내가 왜 거짓말을 하냐고오!"

억울한 듯한 '이모'가 괴성을 지른다.

그 뒤를 이어서도 계속 의심을 받더니, 분에 못 이겨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마치 내가 있는 걸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문으로 뛰다시피 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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