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5화 > 아무래도 약효가 없어 보인다
'누나'는 내가 홀딱 벗은 채로 개 목걸이를 목에 찬 꼴이 제법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목줄을 손에 쥐고는 자꾸만 입꼬리를 위로 올리며 헤실헤실 웃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시스템도 마찬가지였다.
'누나'가 흥분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게 꾸준히 알려오고 있었다.
"헤, 히히…."
조금은 바보 같은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목줄 손잡이를 계속 매만지며, 나를 야릇한 시선으로 위아래를 번갈아 훑어댔다.
"…이제 됐지? 다시 옷 입는다?"
"아! 아, 안 돼! 아직 시작도 안 해써어!"
'누나'는 아직 아니라는 듯이 손에 쥔 목줄을 잡아 당긴다.
그렇게 절그럭 절그럭 쇳소리가 잠깐 울리고, 목에 감긴 가죽이 나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흐으…."
"아, 미안… 너무 세게 당겼나…."
['누나'가 또 흥분했습니다!! 이미 팬티가 흥건하게 젖었습니다!!!]
부쩍 시끄러워진 시스템이 그런 사실을 내게 알렸고.
곤란해 하는 표정을 짓는 '누나'가 새삼스레 달라 보인다.
"그, 그래도 네가 좋아 하는 거잖아… 안 그래?"
오해를 해도 아주 단단히 오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도대체 어떤 사고방식이면 내가 이런 플레이를 즐긴다고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이는 그냥 단순히 '누나'의 욕구에 가까워 보였으며, 자꾸 그사이에 나를 끼워 넣었다.
"…그래서 이제 어쩌자고?"
나는 '누나'의 앞에 바로 섰다.
선선한 날씨에 피부에는 닭살이 돋았고.
불알은 절로 쪼그라드는 듯했다.
"뭐, 뭘 어쩌자는 게 아니라… 그냥 다 네가 좋으라고, 그, 그런 건데…."
나는 당황해 하는 '누나'를 잠깐 바로보다가, 커다란 한숨을 지었다.
그래도 시스템이 그렇다고 하니까, '누나'의 장단에 어느 정도는 맞춰 주려고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내 취향과는 많이 동떨어졌다.
그리고 이정도 맞춰줬다면 나도 내 할 만큼은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도 벗어."
"…응?"
"누나도 벗으라고."
"내, 내가 왜!"
"왜가 아니라, 나는 누나가 하라는 대로 다 했잖아. 그럼 이제 누나차례지."
"아… 아니야. 돼, 됐어. 이제 그만, 그만하고 가자, 이제 가도 돼. 다 했어."
화들짝 놀란 '누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팔을 뻗어서는 내 목에 애써 걸었던 그 개 목걸이를 풀기 시작한다.
"아이씨이… 이건 또 왜 이렇게 안 풀려…."
입술을 굳게 다물은 채 얼굴을 굳히고, 또 다급해진 손길로, 그리고 그런 급한 마음이 내게도 전해지고 있었다.
"…왜? 누나가 하고 싶었던 거잖아."
"그, 그런 거 아니라니까아…?"
밑으로 늘어진 차가운 목줄이 몸에 닿았다.
그리고 목에 감겨져 있던 목걸이가 툭- 하고 빠져 나온다.
"…얼른 옷 다시 입어, 응?"
그리고 아까 던져 두었던 내 팬티를 '누나'가 손수 벌리며 내 다리로 가져왔다.
"아! 빠, 빨리이…!"
어지간히도 옷을 벗기가 싫은 모양이다.
그리고 그런 주제에 내게는 옷까지 벗게 만들고, 목에 저런 개 목걸이도 걸게 만들었다.
"흐… 누나, 자꾸 뭐해?"
조금 괘씸하다면 괘씸하고, 어딘가 음습하기 그지없는 그 취향을 동생에게 시험한다는 것은 또 나를 꼴리게 했다.
"…아, 빨리 다리 좀 들어!"
"왜 또 화를 내, 응?"
"화, 화 낸 게 아니라… 이제 됐으니까 집으로 가자니까… 그리고 자꾸 말 안 들으면 누나 정말 화낸다…?"
아까까지 해맑게 웃던 그 표정은 모두 어디로 가고.
지금은 어딘가 조금 울적해 보인다.
"꺄, 꺄아아앙!!"
그리고 나는 그런 '누나'의 겉옷을 거칠게 잡아 뜯기 시작한다.
"너, 너 지금! 밖에서 뭐, 뭐하는 거야아!"
놀라 소리치는 '누나'는 조금 전까지 내 옷을 모두 벗겼다는 것을 깜빡한 듯했는데, 지금은 옆으로 벗겨진 옷을 붙잡으며 눈가가 그렁그렁하다.
"내, 내가 밖에서는 이러지 말자고… 그, 그렇게 말했는데…."
"…갑자기 내숭을 부린다고?"
"내숭 아니야아아!!"
'누나'가 고함을 빼액- 지른다.
그리고 옷을 붙든 내 손을 찰싹찰싹 때리고 있었다.
"이것 좀 놔아! 내가 잘못했어, 응? 내가 다 잘못했으, 꺄, 꺄아앙!!"
두두둑- 하고 옷에 실밥이 다 뜯기는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잘못했으면 벗어야지."
"그, 그런 게 어디써어!!"
"어깄기는, 여깄지."
내 억센 손길을 '누나'가 버틴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리고 나와 마찬가지로 옷을 하나둘 벗겨 내면서, 순식간에 속옷 차림이 되었다.
"흐으읍… 하아…."
"아, 아흣!"
그런 '누나'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가녀린 목에 얼굴을 처박은 채로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쉰다.
"…밑에 왜 이렇게 축축해?"
자연스레 '누나' 허벅지 사이를 파고들던 무릎이 축축하게 변한다.
아니, 팬티가 정말 물에라도 빠진 것처럼 아주 흠뻑 젖어있었다.
"하아… 추, 추워어…."
'누나'의 그 말은 엄살이 아닌듯 정말 몸을 작게 떨기 시작한다.
"근데, 이런 날씨에 내 옷은 왜 다 벗겼어?"
"나, 나는… 네가 그냥 조, 좋아 할 줄 알았다니까아…?"
가슴에 '누나'의 따뜻한 숨결이 닿았다.
따뜻하다 못해 조금 뜨거운 그 숨은 내 차갑던 몸을 덥히고 있었다.
"그래도 이러고 있으니까 따뜻하지 않아?"
"아아… 몰라, 아! 몰라아!!"
버둥거려 봤자였다.
내 단단한 팔에 붙잡혀 이미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럼 누나도 저거 해볼래?"
"…미쳐써!?"
내가 개 목걸이를 향해 턱짓을 하자 아주 기겁을 한다.
"아니, 근데 누나는 이럴 거면서 도대체 나한테는 저걸 왜 했던 건데?"
"…진짜 네가 좋아할 줄 알았다고 내가 몇 번을 말해, 몇 번을!"
이제는 아주 신경질을 부린다.
"뭘 잘했다고 자꾸 소리를 질러, 어? 동생한테 아주 혼나고 싶지?"
"…잘못했어."
다행인지 성욕이 떨어진다는 등의 시스템 메세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역시나 개변태 '누나'답게 팬티는 더 뜨거운 씹물에 젖어들고 있었다.
"어, 어! 야아!!"
내 손에 툭- 하고 순식간에 브라가 벗겨진다.
"지, 진짜 다 벗기게…?"
"누나가 먼저 다 벗겼으면서 엄살은."
"아, 아아앆!"
이번에는 손끝에 걸린 팬티가 밑으로 쭈욱- 미끄러진다.
'누나'가 허벅지를 꾸욱- 조이며 버텨보지만, 팬티는 너무나도 쉽게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차라리! 우리 집에서, 응? 집에서 하자, 제발, 응?"
'누나'의 애걸복걸하는 목소리가 그 뒤를 이었지만, 내 손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틱- 소리를 내며 무릎까지 팬티가 내려간다.
"으, 으흣!!"
'누나'는 몸을 배배꼬면서 계속 버텨 보려고 했다.
하지만, 너무나 늦은 뒤라서 내 손은 이미 '누나'의 엉덩이를 옆으로 벌리며 자세를 낮춰본다.
"너, 넣을 건 아니지!? 아… 정말, 진짜 안 돼! 야, 야아!"
잔뜩 긴장한 아랫배를 귀두가 훑고 내려간다.
그리고 보슬보슬한 보지 털 사이를 누비며 씹구멍을 찾아 나섰다.
"읏! 흐읏! 차라리 우리 뒤로 하자, 응? 한솔아, 제발, 내 말 좀 들어줘, 응?"
옷을 벗기지 말라던 '누나'가, 차라리 집에서 하자던 '누나'가, 이번에는 애널로 하자며 나를 어르고 달랬다.
"이렇게 젖었으면서, 그런 말이 아직도 나와?"
"아니야아! 그러 거 아니야, 응?"
내 인내심 또한 한계에 도달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나 씹구멍을 적신 채로, 자꾸만 싫다는 게 이해가 조금은 안 될 지경이다.
"누나도 나랑 섹스하고 싶잖아, 아니야?"
"아, 으, 으흐… 그, 아니야아… 우린 진짜 섹스하면 아, 안 돼…."
'누나'가 고개를 세차게 흔든다.
그리고 울음기가 가득한 그 목소리에 나도 쑤셔 박던 자지를 잠깐 멈춰 세웠다.
"…뒤로는 되면서, 왜 앞은 안 되는데?"
이는 당연한 의문이다.
아예 안 되면 모르겠는데, 할 건 모두 하면서, 또 섹스는 안 된다며 매번 이렇게 버티는 '누나'가 이해가 안 되었다.
"그, 그러다가… 진짜 애라도 생기면 어떡해… 그렇다고 나, 낳을 수는 없는 거잖아…."
'누나'의 입에서 나온 말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그만큼 계획에 없는 임신은 누구라도 당황하게 만들었으니까.
"…그게 다야? 그럼 그것만 해결되면 누나랑 섹스해도 돼?"
"아… 진짜아… 안 된다니까…? 그걸 네가 어떻게 해결하는데…."
콘돔이나 피임약, 그리고 각종 시술에도 백 퍼센트는 없다며 '누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그런 '누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나에게는 방법이 있었다.
"…우리 그냥 뒤로 하자, 응? 나랑 거기로 하는 게 이제 싫어? 그래서 그런 거야? 아니면 혹시, 벌써 질린 거야…?"
조금 불안해하는 목소리로 '누나'는 그렇게 중얼거린다.
"누나, 이게 뭔지 알아?"
나는 그런 '누나'에게 손바닥을 펴 보인다.
그리고 의아해하며 내 손을 바라봤다.
[부작용이 없는 완벽한 피임약]
"……그게 뭔데?"
"피임약."
"…그런 걸 네가 왜 갖고 다니는데?"
"당연히 누나랑 섹스하려고 가지고 다니지."
"…뭐야 그게. 그리고 피임약도 백 퍼센트는 없다니까?"
이제 이 약효에 대해 '누나'가 납득하는 것만 남았다.
그리고 그 과정이 조금 많이 복잡하고 귀찮을 것이 분명했기에, 나는 다른 약을 같이 꺼내 보인다.
"…그건 또 뭐야."
"발정제랑 수면제."
"너, 미쳤지!? 너, 나, 나한테 그런 거 먹인 거야!?"
놀라 눈을 크게 뜨는 '누나'가 조금 귀여웠다.
"먹었던 기억이라도 있어? 왜 갑자기 난리야."
"…그런 건 아닌데, 너 도대체 이런 건 전부 다 어디서 구한 거야…."
눈을 작게 뜬 '누나'가 나를 노려본다.
"이게 효과가 진짜 좋은 거거든?"
"…그게 뭐."
"피임약도 백 퍼센트라니까?"
"그런 게 어디써어!"
'누나'는 못 믿겠다는 눈치였다.
"그런 거 믿고 나중에 큰일 난다, 너!"
역시, 백날 입으로 말하는 것보다는 한 번 눈으로 보는 게 빠르다.
그래서 나는 고민도 없이 발정제 한 정을 '누나'의 입에 쑤셔 넣었다.
"읍! 으읍! 으으으읍!!"
"이거 발정젠데, 딱 30분 짜리거든? 시간은 칼같이 맞추니까, 잘 봐."
나는 '누나'가 입에서 약이 녹아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버둥거림이 점점 커지는 것을 몸으로 눌러 막는다.
"삼켰어?"
"으, 으읏! 으읍!! 퉤, 퉤엣!"
녹아 사라지고도 남았을 시간이다.
'누나'는 침만 연거푸 뱉다가 나를 다시 노려봤다.
"박한소올!!"
악효는 즉효였다.
먹은 즉시 반응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도대체 뭔지 알고 지금 누나한테 먹이는 건데, 응? 너 진짜 미친 거 같은 거 알아!?"
"…너무 흥분했잖아. 그렇게나 꼴려?"
"이게 진짜 오냐오냐 하니까, 너무 막나가는 거 아니야?"
어째 조금 이상하다.
물론 발정제는 '엄마' 때도 조금 이상했고, '이모' 때도 조금은 이상하다 생각하기는 했었다.
그래도 어쨌거나 약효는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누나'의 모습만 보면 절대 발정제 효과가 돌고 있다고는 생각이 안 들었다.
"…누나, 괜찮아?"
"네가 나한테 억지로 먹여 놓고는 지금 그런 걸 묻는 거야!?"
아무래도 약효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