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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다 따먹음-98화 (98/242)

< 98화 > 우리 지영이가 뭘 어쩌고 싶은데?

"…거기서 뭐해요."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어차피 알 거 모두 아는 나이이기도 하고, 이제와서 숨긴다고 숨길 것도 없었다.

단지 '이모'가 어디까지 아는 건지가 관건이었는데, 이 또한 몸이 노곤노곤한 지금으로서는 뭐가 어찌되었든 괜찮을 것 같았다.

"아, 아니이이… 그, 침대… 와서…."

문에 부딪친 듯한 이마를 손으로 문지른다.

그리고 우물쭈물하며 내가 무어라 중얼대는데, 작아서 그 말이 잘 들리지 않았다.

"일단 좀 비켜봐요. 나가게."

"아… 응."

살짝 열리는 문으로 안을 힐끔이는 것이 보인다.

이게 얼마나 노골적인지, 몰래 보거나 숨기려는 기색도 없었다.

"아, 비키라니까."

"어, 어어…!"

내가 어깨를 툭- 하고 밀쳤는데, 그대로 뒷걸음질을 친다.

그리고 그대로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는다.

"아, 아하아앙…."

"하… 괜찮아요?"

그렇게 세게 민 것도 아닌데, 할리우드 액션인지 뭔지 그대로 벌러덩하고 넘어가 버렸다.

"흐응… 아파아아…."

"아, 일단 일어나 봐요."

나는 '이모'에게 손을 뻗었다.

그리고 얼른 잡으라는 뜻으로 위아래로 손을 몇 번 휘저었는데, '이모'는 그걸 빤히 바라만 본다.

"…손을 왜 잡는데."

기껏 선의로 손을 뻗었더니, 마치 변태를 보는 것 같은 눈을 한다.

특히, 작게 뜨인 눈 사이로 내게 의심의 눈빛을 보낸다.

"흐… 싫으면 말고."

"아, 아아! 잡을래! 줘, 다시 줘!"

내가 손을 원래대로 하자, 그제야 다시 내게 먼저 손을 뻗는다.

"참나…."

"으, 읏차아!"

내 발에 자신의 발바닥을 가져다 붙인다.

조그마한 그 발바닥이 내 발등을 지긋이 누르고.

내 손을 븥잡은 채로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엄마는요?"

"…침대 자리 봐주고 있어."

"근데, 이모는 왜 여깄어요?"

"저, 그… 마실 거… 가져 오라고 해서…."

"아니, 그러니까 근데 왜 여깄냐니까요?"

"아, 아니이이… 그거야, 그, 무슨 소리가 들려서, 뭔가 해서, 그냥… 잠깐…."

바닥에 대가리를 처박은 '이모'가 또 무어라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역시나 웅얼대는 통에 도대체가 무슨 말인지 제대로 들리지를 않는다.

"야아! 그, 근데! 네가 막 나 밀쳐서, 나 바닥에 넘어졌는데, 네가 왜 나한테 따지는 건데, 어!?"

조금 고분고분하더니, 다시 소리를 빼액— 지른다.

나이 차이라도 많았다면 이 귀여운 얼굴에 그저 귀여운 동생의 앙탈 정도로 보였겠지만, 이 염병할 꼬맹이가 '이모'라는 사실과 내가 꼬박꼬박 존댓말까지 쓰고 있다는 게 못내 화를 돋군다.

"그러게, 누가 거기 있으랬나?"

"…네가 갑자기 문을 열어서 그런 거거든!?"

"거기 없었으면 안 부딪쳤는데?"

"그, 그건 맞는데… 그래도 내가 이몬데, 맨날 나한테 반말하고, 너 존나 짜증 나거든…?"

조금 전까지 내가 했던 존댓말은 모두 국을 끓여 먹은 건지 기억을 못 한다.

그리고 이런 생떼 원툴도 슬슬 받아주기가 귀찮았다.

"됐고, 이제 좀 비켜봐요."

"나, 나아… 방금 넘어졌는데… 사과도 안 하고, 하아아…."

뭐가 또 그렇게 억울한지 잔뜩 침울한 표정을 짓더니, 당장 울 것 같기도 한 그 얼굴로 나를 빤히 바라봤다.

"…그리고 또 엉덩이에 막 먼지도 묻어서, 조카 때문에 옷도 더러워졌는데, 근데 이모한테 사과도 하나 없지…? 내가 진짜… 언제까지 참는지 봐…."

"흐… 안 참으면 어쩔 건데요?"

'이모' 특유의 꼰대 화법이었다.

본인의 위치와 호칭을 등에 업고는 자신이 '이모'라는 사실을 가지고 '조카'인 나를 몰아세운다.

"아, 안 참으면…?"

"어. 안 참으면, 우리 지영이가 뭘 어쩌고 싶은데?"

나는 고개를 확- 하고 숙여 '이모'에게 얼굴을 가져간다.

이에 놀란 '이모'가 뒤로 크게 주춤했다.

"어, 어어!"

그리고 또 넘어지려는 것을 이번에는 내가 먼저 허리에 손을 감았다.

개미처럼 얇은 허리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가냘픈 몸이었다.

"흐, 흐읏!"

내 손이 몸에 닿았을 뿐인데, '이모'의 몸이 돌처럼 뻣뻣하게 굳는다.

그리고 손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자신의 젖가슴을 감싸고, 눈가를 파르르- 떨 정도로 지그시 감아 정말 목각처럼 가만히 있었다.

"…이모."

"하, 하아… 흐으으…."

여리디여린 몸처럼 호흡 또한 가냘프다.

그리고 마치 숨을 죽이는 것처럼 그렇게 죽은 체를 한다.

"안 일어나?"

"흐, 흐으… 하으…."

"확! 놔 버린다?"

"흐… 하아…."

이렇다 할 반응이 없었다.

그저 내 품에 안긴 채로 가만히, 정말 가만히 있는다.

"흐, 흐꺆!"

그래서 나는 '이모' 엉덩이를 손에 꽉- 하고 쥐었다.

탱글탱글한 살집이 내 손바닥에 들러 붙는다.

"안 일어나면 알아서 해."

"하아…."

내 으름장에도 끝내 대답이 없었다.

나는 그런 '이모'를 품에 안아서 잠깐의 고민을 하다가, 결국에는 안방으로 걸음을 옮긴다.

"흐, 흐응…."

'이모'가 어느새 내 목에 팔을 감았다.

그리고 다리를 꾸물꾸물 움직이며 내 허리를 감싼다.

"가만히 안 있어?"

"흐하아아앙…."

밑에 받치고 있던 엉덩이를 다시 한번 움켜 잡는다.

목에는 '이모'의 뜨거운 숨으로 가득하다.

끼이익- 덜컥-

아무도 없는 안방 문을 잠갔다.

그리고 침대로 터벅터벅 걸음을 옮겼고.

내 품에 안긴 '이모'를 침대에 내려 놓는다.

"후우…."

도대체 내게 뭘 원하는지를 모르겠다.

섹스라도 한 번 하자는 건지, 아니면 처맞고 싶다는 건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요즘 계속 내 주위를 맴돈다.

"이모, 일어나."

"흐… 하, 하아…."

침대 위에 내려준 자세 그대로였다.

불러도 대답은 없고, 등이며 엉덩이가 작게 들썩인다.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에 우리 둘은 서로가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린다.

"……."

"……나, 바지… 더러워 졌어."

결국, 먼저 입을 연 것은 이모였다.

"먼지… 털어줘…."

조금 뜬금없는 말이지만, 나는 대충이나마 알아는 들었다.

짜악—!

"꺄, 꺄흐읍!"

손에 감기는 찰진 엉덩이.

그리고 입에서 터지는 교성과 함께 '이모'가 몸을 펄떡였다.

"안 일어나면, 서현이 때문에 못했던 거 계속 한다?"

"흐… 흐응, 흣…."

내 말을 들었음이 분명한데, 여전히 몸을 눕힌 채로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밑에 걸치고 있는 반바지 사이에 작은 얼룩이 번지기 시작한다.

"머, 먼지… 아직… 묻어 있지…?"

짜악—!!

"꺄, 꺄아앙!!"

시원하게 울리는 신음에, 그리고 손바닥에 감기는 찰진 손맛에 절로 흥이 오른다.

또한 '이모'의 사타구니 사이에는 마치 물을 쏟은 것처럼 축축해지기 시작한다.

"바지 벗긴다."

"아, 아아…."

나는 손에 잡히는 대로 바지를 밑으로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이모'의 작은 손이 그런 내 손목을 붙잡았다.

"아, 안 돼애…."

흐느끼는 듯한 목소리였는데, 실제로 눈가가 그렁그렁하다.

"그만… 이제 그마안…."

그리고 이제와서 옷을 벗기려는 나를 말린다.

"아까 안 일어나면 알아서 한다고 했는데?"

"……."

손바닥 뒤집히듯이 바뀌는 태도에 조금 의구심이 들었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내게 따먹어 달라고 시위를 하는 수준이었는데, 그리고 기껏 바지를 벗기려는 순간에 이렇듯 제지할 줄은 몰랐다.

그리고 내 시선은 자연스레 '이모'의 사타구니 사이로 향했다.

"하… 그러니까, 한 번 쌌다 이거네?"

꼴려서 내 주위를 서성거리다가, 그리고 괜히 내 신경을 잔뜩 긁는다.

이후에 내게 원하는 만큼 엉덩이를 두드려 맞은 다음에, 씹물을 한 번 뿜어내고는 현타가 온 상태로 보였다.

"흐…."

귀엽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이용 당한 것에 화를 내야 하는 건지 헷갈린다.

티익—

붙잡고 있던 바지를 놓아 주었다.

"…어, 어디가…?"

싫다는 걸 억지로 할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이모'는 또 나를 찾을테니까.

그런데, 다음 번에는 이렇게 쉽게 싸게 만들 생각 또한 없었다.

"엄마 도와주러 먼저 나갈게. 밑에 잘 닦고 나와."

"아, 아으…."

손으로 엉덩이 사이를 가린다.

모르긴 몰라도 씹물에 질척해져 있을 것이 분명하다.

"흐으음…."

문밖을 나서며 기지개를 켰다.

몸이 허하다는 것을 스스로도 금방 알 수 있었다.

시스템이 조금 그리워진다.

*

오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리고 이제야 숨을 조금 돌리는가 싶었는데, '엄마'와 '여동생'이 나를 사이에 두고 앉았다.

"딸, 오늘 수업이 없었나?"

"…새삼스럽게. 엄마는 어디 안 나가? 설마 하루 종일 집에만 있게?"

"그러는 딸도 집에만 있잖니?"

"나야 오늘이 쉬는 날이고."

그렇게 나를 사이에 둔 채로 '엄마'와 '딸'의 신경전이 이어진다.

"오빠, 우리 어디 나갈래?"

"…지금?"

"응, 소화도 시킬겸."

그리고 왠지 그윽한 눈짓을 보낸다.

또 혀로 윗 입술을 핥으며 내게 신호를 보낸다.

"그럼 엄마도 같이 가."

이번에는 '엄마'가 내 허벅지 위로 손을 올린다.

그리고 안쪽을 은근한 손짓으로 훑는다.

"아니, 엄마가 왜 따라 오는데."

"어머, 그건 엄마 마음이잖니?"

"하아… 나이 먹고 주책이야 진짜."

조금 편히 쉬고 싶었는데, 어쩐지 둘의 등쌀에 밀려 외출을 준비한다.

"이모는?"

"아… 그러게."

'엄마'는 내 말에 생각지도 못했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그건 '여동생'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런 둘은 잠깐 고민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결국에는 '이모'까지 데려 나온다.

"아, 귀찮다니…… 까?"

툴툴대며 나오던 '이모'가 외출복 차림의 나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뜬다.

"쟤, 쟤도 같이 가는 거야?"

그리고 대뜸 삿대질을 하며 '엄마'와 '여동생'을 번갈아 가며 쳐다본다.

"왜? 또 싸우기라도 했어?"

"아, 아니이… 같이 간다고 말 안 했잖아아… 그래서 놀라서 그렇지."

그런 '이모'는 '엄마' 뒤로 몸을 숨긴다.

그리고 나를 곁눈질로 계속 살폈다.

"이모, 같이가요."

나는 아까 그랬던 것처럼 '이모'에게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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