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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다 따먹음-53화 (53/242)

< 53화 > ...나랑 쓸려고 산 거야?

나를 향하는 둘의 시선이 애매했다.

대놓고 경멸이나 질린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께름칙한 표정으로 나를 힐끔댄다.

"아, 어, 나, 그… 씨, 씻을게."

그리고 쥐구멍으로 숨어도 내가 숨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내게 할 말이 있다고 왔던 '여동생'이 먼저 자리를 뜬다.

"어, 엄마도 부엌에 정리하다가 말아서… 그만 가, 가볼게."

이번에는 엄마마저 사라져버린다.

"하아…."

아무리 서로의 볼 꼴 못 볼 꼴을 모두 보인 사이라지만, 성인 용품을 들고 마주한다는 것은 생각보다도 훨씬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건 둘도 마찬가지인지 나를 남겨두고는 다 떠나버린다.

이럴 줄 알았으면, 택배에 대해 아는 척도 안 하는 건데….

나는 털래털래 힘없는 걸음으로 내 방으로 갔다.

투욱-

그리고 침대에 택배를 던지고, 이내 내 몸도 던진다.

털썩?

"하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아까 복잡해 보이던 '엄마'와 '여동생'의 표정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린다.

[나]

[누나, 지금 어딘데? 그리고 택배옴 ㅡㅡ….]

[사진 16:02]

일단 누나에게 택배 사진을 보냈다.

그리고 한 번 뜯어 볼까 하다가, 내 것도 아닌 택배라서 그냥 저기 구석에 던져 놓았다.

"하아… 뒤졌다 진짜…."

'엄마'와 '여동생'에게 당한 수모를 나는 '누나'에게 그대로 돌려 줄 생각이었다.

우우웅?

그냥 잠이나 잘까 싶었는데, 곧장 내 휴대폰이 울린다.

그리고 그건 볼 것도 없이 '누나'의 톡이었다.

[누나]

[아 미친ㅋㅋㅋㅋ 센스 뒤지게 없이 왔넼ㅋㅋㅋㅋ]

[그래도 네가 먼저 봐서 다행이다ㅠㅠㅠ 16:04]

내가 먼저 본 것도 아니고.

온 가족이 보는 앞에서 도착했던 택배지만, 역시나 '누나'는 꿈에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누나]

[뜯어 봤어? 나 곧 들어가기는 함.]

[아직 안 뜯어봤으면, 확인해보고 그거 어떤지 후기 좀 ㅋㅋㅋㅋㅋ 16:05]

[나]

[이거 가족들이 이미 다 봄… 누나 좆됨… ㅋㅋㅋㅋㅋ]

[엄마가 어디에 쓰는 거냐니까, 서현이가 다 설명해 주더라? 엄마가 그래서 남친 생긴 거냐고 물어보던데?ㅋㅋㅋㅋㅋㅋㅋ 16:06]

혼자 창피를 당한 게 조금 억울해서, 그래서 장난을 조금 치려고 했던 건데, 내 휴대폰은 불이라도 난 것처럼 다시 울리기 시작한다.

[누나]

그리고 '누나'라는 두 글자는 얼른 전화를 받으라는 듯 진동이 쉼없이 이어진다.

나는 당연히 고민없이 전화를 받아 들었다.

"여보세요."

- 야, 야! 솔직히 말해. 거짓말이지…? 진짜 가족들이 다 봤어?

주변에서 왁자지껄한 소음이 들린다.

분위기로 봐서는 버스를 타고 있는 듯하다.

"…어. 이제 어떡하냐… 누나가 남친이랑 애널로 섹스한다고 소문 다 났는데."

- 아아앆!! 네, 네가 아니라고 했었어야지이!!

"흐, 그렇다고 내가 나서서 애널로 그냥 자위한다고 샀다고 그래? 아니면 나랑 애널 섹스 하려고 산 거라고 말해?"

- 아… 짜증나… 그래서 지금 분위기 어떤데?

"그냥, 뭐, 이해해주자는 쪽으로 이야기가 끝나기는 했지."

- …….

'누나'는 충격을 받았는지 금방 입을 다물었다.

"누나, 누나?"

- …주, 죽을까? 그냥 이대로 죽어버릴까…?

"뭘 또 죽어. 다 이해하는 분위기라니까? 성인이 애널로 자위도 하고, 섹스도 하고 할 수 있다고 내가 커버쳤어."

- 개새끼야아아! 그, 그게 무슨 커, 커버야!!

버스임이 분명했지만, 내 말에 참지 못 하고 소리를 빼애액? 지른다.

"아, 놀래라. 지금 버스 아냐? 근데,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

- …방금 내렸어. 아, 진짜 근데 나 어떡하지….

"그럼 집 근처겠네?"

- …어.

"뭘 어떡해. 빨리 들어오기나 해."

- 아… 씹에바잖아… 나, 진짜 어떡하지….

어째 목소리가 불안불안하다.

놀리는 것도 좋았지만, '누나'가 무슨 미친 짓을 벌일지 몰라서 나는 그만 이실직고를 한다.

"아, 누나. 그냥 장난이었어. 그냥 내가 산 걸로 됐으니까, 빨리 오기나 해."

- ……진짜야?

"어. 이름도 박**이라서 다 난 줄 안다니까?"

- 왜 그런 걸로 놀리고 난리야!!

"어, 나도 사랑해."

- 지, 지랄하네 진짜….

그 뒤로는 '누나'와의 잡담이 이어졌다.

"아, 빨리 따먹고 싶다."

- 좀! 쫌!

"그냥 내 거 먼저 넣어보면 안 돼?"

- … 네 거 뒤지게 커서 안 되거든? 내 거기 바로 찢어진다고 미친놈아….

"…나, 지금 발기한 거 알아?"

-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나는 이불로 몸을 가린 뒤에 주섬주섬 자지를 꺼냈다.

예열을 끝마친지가 너무나 오래 돼서, 아릿한 통증이 있을 정도로 발기한 상태였다.

"누나, 신음 좀 내주면 안 돼? 나 딸딸이라도 치면서 기다리게."

- 하아… 무슨 또 개소리야아….

워낙에 꼴린 상태라서 그런지 '누나'의 숨소리마저 꼴리게 들린다.

"흐, 흐으… 좋다… 누나 보지 빨아도 돼?"

- …나, 전화 끊는다.

"아, 왜. 누나 보지 빨아주는 나같은 동생이 또 어딨다고."

- 그런 동생은 없어도 돼….

"하아… 튕기니까, 더 따먹고 싶다… 빨리 와. 임신할 때까지 자궁에 좆물 뿌려 줄게."

- …너, 또 선 넘는다.

"아직 안 대주는 누나가 더 선 넘었지."

- …또라이 새끼.

싫은 기색이 역력하고, 짜증은 있는 대로 부리지만, 말만 끊다는 뿐인지 계속 전화를 붙들고 있었다.

"솔직히 누나도 나랑 해보고 싶지 않아?"

- 어, 안 해보고 싶어.

"그럼 애널 플러그는 왜 샀는데."

- 그, 그건 다른 거잖아… 거기로 하는 거랑 세, 섹… 스랑 어떻게 똑같아.

똑- 똑-

"아, 누구 왔다. 잠깐만."

한참 좋았는데, 아랫배에 불알에 힘이 꽈악- 들어가며 언제고 사정이 가능했던 상태라 더욱 아쉬웠다.

"들어와."

내 대답에 문이 열리고, 씻고 나온 티를 풀풀 풍기는 '여동생'이 쭈뼛쭈뼛 서있었다.

"…오빠."

분위기가 그랬고, 느낌이라는 게 있었다.

그리고 문이 닫히고,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잠긴다.

그래서 나는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아, 어."

"…통화 중이었어?"

"아, 그, 방금 끊었어."

"……신주희?"

'여동생'은 이맛살을 찌푸리며, 내게 그렇게 물었다.

"아니, 그냥 친구."

"…들어가도 돼?"

표정이 조금 풀린 듯하다.

그리고 내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내게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무슨 일인데?"

"…아, 저거…."

'여동생'의 손이 침대 구석에 처박힌 택배 박스로 향했다.

"하… 으, 응."

오해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에 대한 고민으로 머리가 지끈거리고 있었는데, '여동생'이 그대로 침대 위로 오르더니, 엉금엉금 기어 그 박스 앞으로 간다.

"…이거 뭐야?"

"왜, 왜."

"…나랑 쓸려고 산 거야?"

"……응?"

무언가 단단히 오해를 한 눈치다.

"뜯어 본다?"

그리고 이번에도 내 대답은 듣지도 않고 박스를 뜯기 시작한다.

"…아! 미, 미친 거 아니야…?"

'여동생'의 눈이 놀라 휘둥그래진다.

그리고 그건 나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여동생'의 손에 들린 그것은 내 상상 이상으로 커다랬다.

"이, 이게 뭔데…? 설마 이걸 내 여기에 넣으려고?"

그리고 그게 끝이 아니었다.

'여동생'이 이어서 박스를 뒤집어 깠더니, 무언가 많은 것들이 쏟아져 내린다.

"아… 진짜 변태 새끼…."

쓸데없이 박스가 크고 무겁다 싶었다.

그 안에는 러브젤부터 채찍, 수갑, 테이프, 꼬리 등등 별의별 플레이가 가능한 용품으로 한가득이다.

"…아, 그게, 그러니까…."

난감함을 감출 수 없었다.

한두 가지도 아니고, 아마도 누나 취향일지도 모를 것들이 셀수도 없이 침대 위에 늘어져 있었으니까.

"…꿀꺽. 도, 도대체… 얼마나 변탠 거야 진짜…."

'여동생'은 말과는 달리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살펴본다.

이게 다행인 건지 모르겠지만, 눈을 통해 이미 호기심이 잔뜩 동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이건 뭔데."

손에 들린 것은 동물의 꼬리 모양을 한 애널 플러그였다.

"…그거, 아마도 꼬리…."

"어, 어떻게 하는 건데?"

여우의 꼬리처럼 생긴 그게 마음에 드는 건지 강한 호기심을 보이더니, 자신의 꼬리뼈 쯤에 가져다 붙인다.

"…붙이는 건가…."

은근히 어울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틀린 위치를 바로잡기 위해서 '여동생'의 손을 붙잡고는 조금 더 밑으로 내렸다.

"여기."

"…여기에 붙인다고?"

"아니, 넣어야지."

"꺄, 꺄아아앙!!"

내가 회음부 언저리에 애널 플러그를 밀어 넣으려고 하자, 놀라서 침대 위로 그대로 엎어졌다.

"거, 거길 왜 넣어!"

"원래 거기 넣는 건데…."

'여동생'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테이프를 하나 집어 들었다.

"그럼 이, 이건 뭔데."

"그건 그냥 테이프."

"…그냥 테이프라고?"

저것도 플레이에 사용하는 용품으로 접착력이 전혀 없는 상품이었다.

"안 끈적거리는데…."

"줘 봐."

"아, 응."

"여기 손목 모아봐."

"뭐, 뭐하게."

"어떻게 쓰는지 보여 주려고."

"…막 이상한 짓 하는 거 아니지…?"

충분히 이상함의 영역은 맞았지만, 굳이 티내지 않았다.

"자, 자."

꼭 수갑을 채울 때처럼 손목을 가지런히 모아 내게 보였다.

그리고 나는 본디지 테이프를 그 손목에 돌돌 감기 시작한다.

"아프면 말하고."

"…아, 아픈데…."

"말만 하라고, 말만."

"아이씨…."

투욱?

나는 테이프를 대충 뜯으며 마무리 했다.

"이제 풀어봐."

"으윽! 흐으윽!!"

접착력이라고는 없는 테이프지만, 감은 것만으로도 푸는 게 쉽지가 않다.

"하아… 못 풀겠어."

"발에도 해줄까?"

"…해볼까?"

'여동생'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발목을 가지런히 모아 내게 내밀었다.

"끄으으응!! 끄으으읏!!"

이번에도 용을 써보지만, 성과는 없어 보인다.

그리고 결국, 내 앞에는 손과 발을 포박당한 먹음직스러운 '여동생'이 보였다.

"못 풀겠지?"

"으, 응… 이제 진짜 아파. 이제 풀어, 꺄, 꺄하아앙!!"

'여동생'의 바지와 팬티는 단번에 밑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박음직스러운 씹보지가 꿀물을 잔뜩 흘리고 있어서, 나는 곧장 거기에 대가리를 처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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