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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다 따먹음-32화 (32/242)

< 32화 > 나랑 사귀자는 거야?

내 가슴에다 대고 웅얼거리는 '여동생'의 말을 무시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피임이란, 남녀간의 섹스에 있어서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이었으니까.

"으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상황에 모든 걸 훌훌 털고 일어나기가 조금 그랬다.

이게 단순히 내가 꼴려서 죽을 것 같고, 자지가 발딱 일어서 있고, 당장에 '여동생'의 씹구멍을 쑤시고 싶다는 그런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다.

"…나, 그냥은 못하겠어. 그러다가 혹시… 모르는 거잖아."

걱정을 내비치는 '여동생'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분명 이미 다 된 밥이었다.

지금이라도 허리를 앞으로 내밀기만 하면, 내 커다란 귀두가 '여동생'의 씹구멍을 뚫을 수 있었다.

그런데, 피임을 위해 콘돔을 사러간답시고 자리를 잠깐 비운 사이에 다 된 밥이 식다 못해서 썩어버리면, 큰일도 이런 큰일이 없었다.

그래서 고민되었다.

과연, 지금 자리를 비워도 괜찮을지가… 내가 편의점을 들르는 사이에 '여동생'의 마음이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를 일이었으니까.

"…지금 이렇게 커졌는데, 어떻게 가."

아주 조금 미안했지만, 떼를 써서라도 지금 끝장을 보고싶었다.

그래서 나는 잔뜩 발기된 자지를 '여동생'의 음순에 마주 비비며 말했다.

"흐응…! 오, 오빠아아… 진짜 아, 안 돼…."

곧장 넣을 생각은 없었는데, 조금 안달나게 만들고 싶었는데, '여동생'은 몸을 마구 비틀며 내 자지를 피한다.

그리고 내 허리에 감겨져 있던 발이 풀리고.

내 목을 감고 있던 팔 또한 멀어진다.

나는 속으로 조졌다는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살살 어르고 달래면 될 줄만 알았으니까, 그래서 너무 방심했던 모양이다.

"코, 콘돔 없이는 싫다고 해짜나아아!"

내가 억지로 하려고 했다면, 진작에 하고도 남았다.

그렇기에 지금에 와서 굳이 이 일을 그르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더군다나 시스템까지 실종된 지금에서는 오로지 내 피지컬로만 승부 해야한다.

만약에 '여동생'과 사이가 틀어진다면 그 관계를 복원하기란, 결코 쉽지만은 않을 테니까.

"아, 미안… 그, 좀 많이 흥분해서."

"…알았으면, 좀 비켜줘."

뒤로 벌러덩 넘어간 몸은 침대 끝에 등을 걸치고 있었다.

나는 손을 잡아 당기며, 다시 몸을 일으켜 준다.

"…일단 편의점 갔다 올게."

"……응."

분위기는 이미 싸해졌다.

그래서 바로 원래대로 되돌리기란, 조금 어려운 듯했고.

나는 얌전히 몸을 일으키며 눈치를 살핀다.

"그, 어떤 걸로 사올까?"

별로 의미는 없었지만, 괜히 말이라도 붙여 본다.

"…아무거나."

"아, 응."

하지만, 저렇듯 냉랭한 반응을 보이며 내게 실망했다는 감정을 여실히 드러냈고.

나 또한 괜히 주눅이 들어 여태 빳빳하던 자지가 이내 흐물흐물해졌다.

"후우…."

김빠진 사이다처럼 내 마음 또한 밍밍해짐을 느꼈다.

시스템이 있었다면, 팁이랍시고 뭐라도 씨부렸을 텐데…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이 또한 의미가 없었다.

대충 벗어던진 옷들을 다시 주워 입었다.

그리고 무릎 사이로 얼굴을 묻고 있던 '여동생'에게 다시 말을 붙인다.

"그럼 갔다올게."

"…어."

나 또한 조금 속이 상하면서, 스스로에게 실망했다.

시스템의 피임약만 철썩같이 믿고 그 외 기본적인 피임 기구를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까.

"어휴."

이런 내가 누구를 탓할까… 나는 그냥 힘이 빠진 발걸음을 옮기며 현관으로 나간다.

그리고 기지개를 펴며 신발을 신으려는데, 뒤에서 우뚝- 멈춰서는 인기척이 느껴진다.

"…같이가게?"

그새 '여동생'이 따라 나온 걸까? 나는 그렇게 조금의 기대를 걸며, 그리고 태연한 척하며 말을 붙였는데, 예상 외의 목소리가 뒤에서 울린다.

"아, 으, 응. 가, 같이 가지 뭐."

"…아, 응. 자, 잠깐만."

나는 신발에 대충 발을 쑤셔 넣고는 옆으로 비켜섰다.

"천천히 신어. 왜 그렇게 급해."

"흐, 아니. 안 급한데."

아침만 해도 내 앞에서 도망가기에 바빴던 '누나'가 어째 여유를 보인다.

그 표정은 특히나 편안해 보였다.

"근데, 누나는 어디가."

"…뭐야, 마트 가는 거 아니었어? 나는 또 알고 물어본 건 줄 알았네."

"아! 비슷하네. 나는 편의… 점 가려고 했는데, 하, 하하하…."

"…근데, 표정이 왜 그래. 웃음도 이상하고."

아차 싶었다.

'여동생'과 섹스를 위해서 콘돔을 사러 간다는 사실을 시인할 수는 없었으니까.

"아, 아니… 그냥. 나는 또 나처럼 편의점 가는 줄 알았으니까, 그래도 비슷해서… 그냥 신기해서…."

"편의점은 왜? 마트가 더 싸잖아. 네가 편의점에서 살 게 어딨어."

'누나'가 신발을 신으며 내게 물어왔는데, 나는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뭐야. 왜 대답을 안 해."

"…그, 일단 나가자. 나가면서 이야기 해."

괜한 소리가 동생 귀에까지 들릴까 싶어서, 우선은 누나를 붙잡아 밖으로 나간다.

"어, 야, 야… 넘어지겠다."

내 등을 툭- 건들며 '누나'가 먼저 걸음을 멈춰서고.

"…누나."

나는 몸을 홱- 돌리며 '누나'를 불렀다.

"갑자기 왜 또 느끼해져가지고, 그, 그렇게 쳐다보냐. 좀 징그럽네."

아침과 비교하면 수상할 정도로 태연하다.

그리고 나는 편의점 어쩌고 했던 말들을 주워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그냥 막 나갈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

"편의점 왜 가냐고 물었지?"

나는 '누나' 손목을 붙들고 천천히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어."

그리고 버튼을 누르고, 누나의 귓가에 입을 가져간다.

"왜냐면…."

"…으, 응."

내 숨이 귀에 닿자 몸을 움찔 떨었다.

그리고 귓볼부터 조금씩 빨갛게 물들어간다.

"누나랑 섹스할 때 쓰려고 콘돔 사러 가는 거야."

예상 반응은 호들갑을 떨며 날뛰는 것, 또는 나를 쥐어 패는 것 정도를 상정했다.

"……그래? 근데, 그 누나가 해주기는 한데?"

"으, 응?"

"해준다고 했냐고. 네가 말하는 그 누나가."

예상 밖의 반응이었다.

태연하다 못해서 어딘가 여유마저 느껴진다.

띠잉?

"안 타?"

먼저 엘리베이터에 성큼 오르는 '누나'가 내게 고개짓을 한다.

"어, 타야지."

내가 뒤늦게 따라 올랐다.

"…그래서 지금 콘돔 사러 편의점을 간다고?"

"으, 응."

"그거 혹시 농담이야?"

"…진담인데."

"흐응…."

믿지 않는 건지, 아니면 가볍게 흘려 듣는 건지는 모르겠다만, 팔짱을 낀 채로 잠깐 고개를 흔드는가 싶더니, 결의에 찬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섹스는 안 돼."

"갑자기?"

"…어. 섹스는 안 된다고."

띠잉?

그리고 1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 이번에도 누나가 먼저 걸음을 옮긴다.

나는 그 뒤를 바짝 따라 붙었다.

"왜? 왜 안 되는데."

답답한 마음이 컸다.

이제 '여동생'이든 '누나'든 다 됐다고만 생각했고.

그게 아니더라도 막말로 발정제만 먹여도 끝나는 문제였으니까.

하지만,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나는 손수 공략이라는 걸 해보고 싶었다.

비록 시스템의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시스템이 말했던 것처럼 이는 어디까지나 빠르게 가는 지름길을 내게 알려주는 것이 전부였으니까.

그래서 내가 보고 느꼈던, 그리고 따먹고 싶었던 그 '다따먹'에서의 인물들… '엄마', '누나', '여동생'이라는 사람들을 최소한 약의 도움 없이, 온전히 내 힘으로 따먹고 싶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약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왜겠어?"

"…내가 싫어?"

"누가 싫대? 그러니까, 섹스는 안 된다고 했잖아."

"아니! 내가 좋은데, 왜! 섹스는 안 된다는 건데!"

"쉿! 야, 지금 밖이야… 조금만 조용히 해."

'누나'가 내 팔뚝을 툭- 두드리더니, 그리고 내 손목을 잡으며 걸음을 옮긴다.

"…어디가."

"마트 간다니까."

"후우…."

답답함이 더욱 커진다.

내 손에 들려 있던 사탕을 뺏긴 기분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약이고 나발이고 뭐든 죄다 먹인 다음에 진작에 다 따먹었어야 했는데… 나가리도 이런 나가리가 없었다.

"왜 한숨을 쉬어."

"…아냐."

누나가 걸음을 우뚝- 멈추더니, 옆으로 돌아 내 얼굴을 올려다 본다.

가족 중에서는 키가 가장 작은 편이라서 내 어깨에 닿지도 않는 작은 키였다.

"화났어?"

"…화는 무슨. 아니라니까…."

"뭐야, 화났네."

누나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작게 웃음을 보인다.

그리고 내게 손을 까딱이더니, 귀를 가까이 가져 오라고 한다.

"…뭔데."

"야, 박한솔."

"…뭐냐고."

심호흡을 한다.

달콤한 숨이 귀를 간질인다.

그리고 뜸을 조금 들이다가, 내 귀에 속삭인다.

"…가슴 만질래?"

"…뭐? 뭘 만져?"

처음에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내 가슴 만질 거냐고. 화났을 때 가슴 만지면 풀린대."

'누나'가 내 손을 붙들더니, 그대로 제 가슴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손끝에 닿는 말캉이는 감촉에 내 몸이 떨렸다.

"아흐!"

"아, 깜짝아. 왜 네가 더 놀라. 그래서 화는 좀 풀렸어?"

"아, 아니… 갑자기 이게 뭔가 싶어서."

"…뭐야. 아침에 나한테 했던 말들 기억 안 나는 거야?"

'누나'가 눈을 새초롬하게 뜨며 나를 노려본다.

"서로 알아가자며, 너… 진짜 기억 못하는 거 아니지?"

"아, 으, 응! 기, 기억하지. 내가 왜 못해."

"…뻥 치시네."

'누나'가 몸을 홱- 돌려 먼저 걸어간다.

"누나! 누나! 같이 가!"

"…알아서 와."

나보다 다리도 짧고, 보폭도 좁은 주제에 종종걸음으로 잘도 앞서간다.

나는 보폭을 더 크게 하며 뛰듯이 뒤에 따라붙는다.

"방금 그거 뭔데. 나랑 사귀자는 거야?"

'누나'는 내 말에 인상을 찌푸리며 내 눈을 마주친다.

"…뭐라는 거야. 네가 나한테 알아가자며, 알았다니까?"

자신의 할 말만 모두 끝마치고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린다.

그리고 우리는 마트 안으로 함께 들어섰다.

"근데, 있잖아."

"아! 잠깐만. 장 좀 보자."

"잠깐이면 된다니까?"

"나도 잠깐이면 되거든?"

그런데, 이런 호재 속에서도 아까 '누나'가 했던 말이 내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섹스는 안 된다던 말… 그 말이 계속 신경 쓰인다.

"누나."

"쓰읍! 한 번만 더 밖에서 말 걸어. 그러면 알아보고 뭐고 다 끝이야."

나는 '누나'의 매서운 눈빛에 결국은 입을 꾸욱- 다물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장을 보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는 것.

우유와 바나나, 그리고 요거트 등의 유제품 몇 개가 바구니에 담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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