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 [Tip : '누나' 박수지의 나에 대한 호감도가 1만큼 하락합니다.]
"흐윽! 그, 그마안… 한소라아아… 히잇!"
내게 애원하듯 말하는 '누나'는 이미 다리에 힘이 풀린 것 같았다.
더러운 바닥에 아무렇게나 엉덩이를 붙이고는 몸을 꿈틀거린다.
"장난이었어, 장난."
심심해서 친 장난은 아니고, 이는 교육에 가까웠다.
까칠하고 앙칼진 '누나'에게 내 손길이 익숙해질 때까지 어루만지고 싶었다.
그래서 무방비하게 힘이 풀린 상태에서는 억지로 스킨십을 하지 않았다.
'누나'는 어디까지나 내게 끝까지 개겨줬으면 했으니까, 그 편이 훨씬 꼴리기도 했고.
그런 '누나'가 내가 아는 '누나'였으니까.
…그리고 사실 이렇다 할 퀘스트도 없이 괜히 찝적였다가는 또 무슨 좆같은 퀘스트가 튀어 나올지 몰라서 조금 무섭기도 했다.
"자, 얼른 일어나."
아까처럼 겨드랑이에 팔을 끼우고 들어 올렸다.
무기력하게 내게 들려 억지로 몸이 일으켜지는 '누나'는 헥헥대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정신 좀 차려."
"흐, 흐으… 너, 지인짜… 하아…."
달뜬 신음이었다.
내 위에서 한참이나 허리를 흔들었다면, 아마 이런 신음을 흘리지 않았을까 싶었다.
"못 일어나? 내가 안아 줘?"
"…됐어."
손이며 발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좀처럼 제대로 서지를 못해서 몸이 휘청휘청한다.
그래서 나는 가만히 보고만 있기에 너무 안쓰러워서, 허리에 팔을 감고는 내 품에 끌어 안았다.
"…됐다고."
"뭘 됐어.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자꾸 틱틱대는 '누나'를 무시하고 곧장 걸음을 옮긴다.
'누나'는 아직 힘이 부족한지 제대로 서지도 못한다.
"그냥 안기지? 그럼 편할 텐데."
"…너, 또 나한테 이상한 짓 하려고 그러지?"
"이상한 짓? 내가?"
"…어."
내게 한껏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나는 그 눈을 빤히 바라보다가, 슬며시 웃음을 지어준다.
"그럴 리가 없잖아. 아까는 진짜 장난 좀 친 거라니까?"
"…넌 무슨 장난을… 하… 팬티까지 내려 미친 새끼야아… 그리고 내 몸 만지지 말랬지?"
"흐흐, 우리 사이에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얼굴에 내 좆물까지 받아낸 주제에, 여태 너무 얌전을 떠는 것 같았다.
답지않게 부끄러워 한다거나, 없잖아 과민반응을 하고는 했었다.
"하아… 진짜… 병신새끼…."
어쩌면 그새 적응을 마쳤는지도 모를 일인데, 어쨌거나 나로서는 이런 '누나'의 모습이 더욱 본모습에 가까워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엉덩이에 묻은 흙먼지를 툭툭- 털더니, 절뚝이면서도 애써 태연한 척을 한다.
"누나."
"아! 자꾸 왜!"
'누나'는 스스로를 영락없이 맹수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내 눈에는 그저 귀여운 앙탈에 불과했다.
"왜기는, 같이 가자는 거지."
나는 한달음에 '누나'에게로 갔다.
그리고 싫은 티를 풀풀 풍기는 누나의 옆에 팔짱을 낀다.
"아씹…."
"갑자기 왜 이렇게 예민해. 내가 뭐 젖이라도 만졌어?"
"젖? 이 새끼가 진짜!"
눈을 희번득이며 내게 주먹을 쥐어 보인다.
그리고 내 가슴을 툭툭- 두드리는데, 솜방망이도 이런 솜방망이가 없었다.
"지금 애무해? 그럼 좀 더 밑으로?"
"야아!"
또 발끈하더니, 얼굴을 와락 구겨 보인다.
내 눈에는 그게 또 이뻐 보여서,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자꾸 그렇게 화내면 가슴 작아진다."
"하아… 미치겠네. 너, 자꾸 선 넘는다?"
"…선? 흐, 흐흐."
"지금 웃음이 나오지?"
선을 넘었다는 말에 나는 입가를 비집고 웃음이 터진다.
"히… 그럼 안 웃겨?"
선이야 넘은지 오래다.
어느 미친 동생이 '누나'에게 팬티를 까서 자지를 보이며, 또 어느 미친 동생이 '누나' 얼굴에 좆물을 싸지를까.
"꺄아아앙!!"
그리고 또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누나'의 젖가슴을 서슴없이 만질 수 있을까.
"내가 분명히 만지지 말랬다아!"
"미안, 미안. 실수야, 실수."
"하아, 하악… 후우…."
잔뜩 흥분한 '누나'가 눈에 불을 켰다.
그리고 한 손으로는 가슴을 가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부끄러움도 없는지 사타구니 사이로 가져갔다.
"왜? 지금 여기서 딸딸이라도 치게?"
"…시끄러. 나, 먼저 간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그렇게 빌빌대던 사람이 맞는지, 제법 빠른 걸음으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물론 그래봐야 종종걸음에 불과해서 내게 금방 따라잡히고 말았지만.
"같이 좀 가. 왜 자꾸 동생을 버리고 가."
"네가 자꾸 이상한 짓 하는데, 그럼 가만히 있어?"
"에이, 그럼 누나도 내 자지 만질래?"
"야아?!!"
"아이씨, 깜짝아."
아파트 단지가 울릴 정도로 커다란 호통이었다.
얼마나 컸던지 '누나' 본인도 놀란 눈으로 주변을 살핀다.
"싫으면 싫다고 하든가. 아니면 입으로 빨고 싶어서?"
"…됐다. 내가 너랑 무슨 말을 해."
숨쉬듯이 벌어지는 성희롱에 누나는 더 이상 내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저 집을 향해 걸음을 옮기고, 또 옮긴다.
그리고 나는 그 뒤를 바짝 따라 붙었다.
"누나는 내가 싫어?"
"…어. 존나게 싫어."
진심 같지는 않았지만, 울긋불긋한 얼굴은 화가 가득했다.
나는 괜히 허리에 팔을 감으며, 친한 척 스킨십을 한다.
"안 놔? 확! 소리 지른다?"
"뭐라고 소리 지르게? 친동생이 젖 좀 만진 걸로 동네방네 전부 소문내게?"
"……박한솔. 너, 말 진짜 좆같이 한다. 요즘 진짜 왜 그래? 욕구불만이야?"
욕구불만은 딱히 아니었다.
섹스라면 충분히 하고 있었고.
마음만 먹는다면 집으로 들어가서 곧장 '엄마'를 실컷 따먹을 수 있을 것이다.
"왜? 동생이 욕구불만이면 한 발 뽑아 주게?"
"…미쳤어, 미쳤다고 지금. 너, 나 좋다던 것도 거짓말이지? 그냥 나 어떻게 한 번 따먹어볼까, 그 생각밖에 없지?"
"아닌데? 존나 사랑하는데."
나는 고민도 없이 말을 바로 쏟아냈다.
물론, 진심이었고, 거짓은 조금도 없었다.
"…근데, 어떻게 나한테 이래?"
천천히 '누나'에게 갔다.
그리고 귓가에 작게 속삭인다.
"그야 존나 사랑하니까, 누나랑 섹스가 존나 하고싶으니까."
나는 내 진심을 전했다.
그럼 이제 누나가 씹물을 질질 흘리며 호감도가 오르든, 아니면 성욕이라도 생겨 몸이 달아 내게 덤벼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내 방으로 올?"
전조도 없었다.
또한 경고도 없었고.
그렇게 시스템은 갑작스레 찾아왔다.
[Tip : '누나' 박수지의 나에 대한 호감도가 1만큼 하락합니다.]
아주 담백한 팁.
아니, 팁이고 나발이고 호감도가 떨어졌다는 알림이 전부였다.
"하… 하하…."
"아직도 웃음이 나와? 진짜 정신 못 차리네."
표정관리가 안 된다.
시선은 주변을 마구 살피며, 샅샅이 눈으로 훑는다.
혹시 땅이 꺼지는 건 아닌지, 갑자기 하늘이 무너지는 건 아닌지, 또 괴한의 습격이라도 있는 건 아닌지….
그렇게 멍하니 서서 시간이 흐른다.
정확히 몇 분이나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마와 등에는 순식간에 식은땀으로 가득하다.
"흐, 흐으으…."
체감상으로 한 10년은 늙은 느낌이었다.
아주 폭삭 삭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내가 이해하기로는 시스템의 개입 없이 오로지 나로 인해 떨어진 호감도에 대해서는 페널티가 없는 듯했다.
그게 아니었다면, 이미 주절주절 뭐라고 씨부리고 남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건데."
"…아, 어."
불알이 쪼그라 들었다.
그렇게 활활- 타오르던 성욕이 먼지처럼 사라졌다.
"…아무튼, 진짜 마지막이야. 알았어?"
"아, 어."
"자꾸 대답 대충 할래?"
"아… 아니야. 알아 들었어."
개연성이고 나발이고, '누나'에게는 자지를 자주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결국은 자지를 보이지 않으며 찝적됐던 결과가 지금에까지 영향을 준 것 같았으니까.
"가자."
그리고 쿨하게 몸을 돌리며 엘리베이터로 간다.
"방금 있었던 일은 없었던 걸로 해. 들어가서 쓸데없는 소리 하면 진짜 뒤진다."
"…응."
복잡했다.
지금이라도 다시 팬티를 벗어서 '누나'에게 자지를 보이는 게 맞을까.
아니면 호감도가 떨어졌으니까, 다음 미션이나 팁이 뜰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띠잉?
나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엘리베이터는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누나'가 먼저 도망치듯이 뛰쳐 나갔다.
나는 아직 머리가 복잡해서 그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
타악?!
"하…."
내가 뻔히 뒤에 있는 것을 알면서도 신경질적으로 닫히는 현관문에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띠- 띠- 띠- 띠- 띠익-
삐- 삐- 삐-
"아, 시발."
생각해보니까, 나는 집의 비밀번호도 몰랐다.
그래서 초인종을 누를까, 아니면 그냥 전화를 할까, 또 아니면 이대로 누군가를 불러낼까… 그렇게 고민하던 중이었다.
철컹- 끼이이익?
"…아들, 안 들어오니?"
"아, 응. 들어가야지."
나이스 타이밍이었다.
누나가 무슨 말을 했던 건지, 아니면 비밀번호를 틀려서 그냥 나왔던 건지, 지금으로서는 아무래도 좋았다.
비밀번호는 나중에 확인한다는 생각으로 우선은 집으로 들어갔다.
"…어제 잠깐 나간다고 하더니, 서현이랑 같이 있었니…?"
"응. 친구 중에 신주희라고 있는데, 걔 집에서 같이 잤어."
"…응. 듣기는 했는데에…."
어딘가 의심스럽다는 눈빛을 보낸다.
여자의 감, 혹은 찔러 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내심 뜨끔할 수밖에 없었다.
"…그, 서현이랑 누나는?"
"서현이는 피곤하다면서 방에 자는지 그 뒤로 안 나오고, 수지도 방금 방으로 들어갔지."
"아, 그럼 나도 방에서 쉴게."
육체적으로는 괜찮았지만, 심적으로 조금 지친 듯했다.
특히나 허구헌날 멸망이니 뭐니 내게 협박을 하는 시스템 때문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다.
"…그 전에 잠깐 엄마 좀 볼래?"
그리고 나는 '엄마'에게 붙들려 안방으로 갔다.
"왜?"
"조용히 하고, 따라나 와."
분위기가 내게 다리를 벌려 주고 할 상황은 아니었다.
타악?
제법 거칠게 닫히는 문, 그리고 '엄마'는 나를 침대로 데려가서는 끄트머리에 앉혔다.
"설마 아들한테 따먹히고 싶어서 부른 건 아니지?"
남자로서의 자존감이라고 할지, 나를 찾는 여자가 있다는 사실에 조금 우쭐해버렸다.
그리고 이에 호응하듯 불알까지 쪼그라들었던 자지에서 살살 반응이 오고 있었다.
"……."
입을 굳게 다물고 내게 천천히 다가오는 '엄마'는 설마하니 입이라도 맞출 생각인가 싶었다.
물론, 내가 마다하는 일은 절대 없을 테지만 말이다.
"킁, 킁킁…."
"…엄마?"
"킁, 흐읍… 킁킁."
갑자기 킁킁거리기 시작한다.
내 정수리부터 천천히 아래로 내려온다.
귀에 '엄마'의 뜨거운 숨이 닿았다.
그 다음은 목에 닿았다.
얼마나 뜨거운지 몸이 절로 움찔거리며 나 또한 열이 오르는 듯했다.
"킁, 크응, 흡! 킁… 하아아…."
그리고 내 가슴과 사타구니 사이에 머리를 처박은 채로 계속 냄새를 맡더니, 고개를 홱- 하고 들며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서현이랑 같은 바디워시 썼니?"
"아, 그, 어… 응. 아까 말했잖아. 서현이 친구 집에서 잤다고."
"이상하다… 서현이는 바디워시를 별로 안 좋아할 텐데."
"…이, 있는 대로 썼겠지. 친구 집에서 가릴 처지도 아니고…."
'엄마'와의 관계를 '누나'에게 숨기라던 시스템.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누군가와의 관계를 제 3자에게 들키는 것에 대한 판단이 안 선다.
"엄마가 잠깐 확인해도 되겠니?"
"…뭘 확인하는 건데…?"
"가만히 있으면, 엄마가 알아서 할게."
'엄마'는 그 말을 끝으로 내 바지로 손을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