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3화 〉13-2 아세의 하이그레 유-열 시간 첫번째. (76/104)



〈 63화 〉13-2 아세의 하이그레 유-열 시간 첫번째.

"뭐야 저기?.. 아까 뭔가 지나가지 않았어?"


"자네 꿈이라도 꾸고있나? 있긴 뭐가 있다고 그래. 크억!.."


수풀속에서 은밀하게 접근하던 푸른눈의 백랑 용병단은 경계를 서고있었던
레베아 공작가 병사들에게 빠르게 다가가서 그들의 목에 단검을 박아넣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기습에 병사들은 소리한번 크게 외치지 못하고
모두 비명횡사를 당하고 말았다.


"경계병들 처리 완료했습니다 단장."

"좋아. 그러면 이대로 목적지로 간다."

경계병들이 처리된것을 확인한 데보라는 수풀에서 걸어나왔다.
그녀는 비키니에 가까운 얇은옷에 가슴부분에 얇은 갑옷을 걸치고 있었다.
몸의 가린 부분은 없었으나, 근육질로 뒤덮힌 그녀의 몸은
어지간한 남자보다 더 우락부락하게 보일정도였다.


"잠깐, 단장과 나는 별도로 가야할곳이 있어."

"응? 목적지는 2군데라고 하지않았냐?"


데보라의 물음에 에이미는 레베아 공작가의 성내에 있는 첨탑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레베아 공작가의 텔레포트 게이트가 있는곳이었다.


"그건 맞아. 하지만 텔레포트 게이트를 점거해서 원할때 날려버릴수있다면,
운 좋으면 아세리아 드 레베아도 잡을수 있을지도 몰라!"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게 맞는거겠지!
자!, 레베아 공작가놈들의 피맛은 과연 어떨까! 캬하하하핫!.."


폭발계열 마법인 익스플로젼 마법스크롤을 꺼내면서 에이미가 말하자,
데보라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의 주무기인 클로를 양손에 착용한뒤,
에이미와 자신의 직속 야만족 500명과 함께 첨탑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  * *  * * *


"사야 마법사님 기습입니다! 기습!.."

"뭐라고요?!.. 오전에 우리손에 박살난 적들이 있었는데
다시 또 오는 적들이 있다는 말이에요?!.."


하이그레 기사의 보고에 사야는 경악할수밖에 없었다.
이미 한번 선제 공격을 해온 귀족들의 군대를 박살내버린 상황에서,
바로 그날, 자신들에게 공격을 해올거라고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공격이 없을것이라 확신한 그녀는 레베아 공작가의 가용전력의
9할을 외부로 전부 내보낸 상태였다.


"시간차 기습?.. 아니야, 그렇다면 분명히 정찰에 걸렸을거야.
도대체 어떻게?.. 무슨수로?.."

'아니, 그런것에 의문을 가질때가 아니야 지금은!..'


어째서 이렇게 당한것인지 전혀 이해할수 없었으나,
지금은 그렇게 고민할 시간조차 없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적들은 누구죠? 그리고 놈들은 어디를 노리고 있는건가요?!.."

"처음보는 적입니다만 은밀하고 재빨랐습니다!.
녀석들은 모두 경무장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 놈들은 3군데로 흩어졌습니다!"


기사의 보고에 잠시 고민하면서 머리를 궁리하던 사야를 얼굴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경무장에 은밀하고 재빨랐다면.. 레인저!.. 푸른눈의 백랑인가?!
게다가 놈들의 방향 진로를 볼때 텔레포트 게이트, 행정실, 창고를 노리고 있어!"

3군데 모두 적의 입장에서  타격을 줄수있는 장소였다.
원래라면 마리안느나 아세를 노리는것이 최고의 타격이겠지만,
아세는 초인이라 잡는것 자체가 손해가 클것이고,
현재 마리안느는 레베아 공작가에서 수도 디제르에 도착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푸른눈의 백랑 용병단은 레베아 공작가에게
빈집털이로 타격을 줄수있는 가장 좋은 장소들을 노린것이었다.


"사야 마법사님! 대체 어디를 지켜야 하죠!?"


"텔레포트 게이트로 다들 따라오세요!"


그렇게 외치고서 사야는 아공간에서 지팡이를 꺼내서 손에쥐고
첨탑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하이그레 기사들과 남성기사들은 그녀를 따라서 움직였다.


"어째서 다른곳이 아니라 텔레포트 게이트를 지키시려는 겁니까?!.."

"행정실의 행정가들은 당장 별일없을거에요. 그녀들이 하이그레 인간임을
용병들은 모르고 있을테니, 당한척하면서 쓰러져있으면 신경안쓰고
문서를 불태우고 사라지겠죠. 그리고 문서야 레베아 공작가가
그전에 워낙에 관리가 개판이라서 새로 개혁을 해야할판이니  타격은 안되요.
물론 그 문서가 있다면 개혁하는게 드는 시간을  단축시킬수있지만!.."


사야는 표정을 찡그렸다. 중요도가 낮아서 행정실은 포기해버렸지만,
그곳의 문서가 불태워진다면, 이래저래 준비해야할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창고는 마리안느님이 하이그레 인간이 되신후에,
본격적으로 자금은 풀어서 비교적 재물이 많이 안남아있는데다,
샤를마뉴 후작가의 당주를 세뇌한 지금, 여차하면 그쪽에서 충당가능해요."

"그렇다면 어째서 굳이 텔레포트 게이트를 지키러 가는겁니까?!"


그녀의 말에 남성기사인 가이가 화를내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그는 도저히 사야의 말을 이해할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만약에라도 놈들이 텔레포트 게이트를 점거가 아니라 폭발시키는거라면?
그리고 정말 재수가 없어서 아세리아가 텔레포트 게이트를 이용했을 타이밍에,
놈들이 텔레포트 게이트를 폭발시킨다면 아세리아가 정말 위험해져요!"


가능성은 높지않지만, 최악의 경우 아세와 함께 텔레포트 게이트를 날려버려서,
첨탑째로 붕괴시켜 그녀를 위험하게 만들수도 있었다.
아무리 초인이라고해도, 갑작스러운 폭발과 동시에 자신이 서있는 건물이
통째로 붕괴해버린다면, 그건 정말 목숨이 위험할수도 있는일이었다.
그들은 다행히 첨탑에 먼저 도착할수있었다.
그러나, 도착해서 숨도 돌리기전에 데보라와 야만족 전사와 마주치고 말았다.


"네놈들! 감히 이곳이 어디라고!.."


"헤에, 조금 하는남자인데. 얘들아. 이녀석은 내꺼니까 손대지마."


가이의 검이 데보라의 클로와 맞부딪치면서 챙! 하는소리가 크게 울렸다.

"텔레포트 게이트를 점거해!"

"어떻게든 적들을 막아내요! 아세리아가 올때까지!"

에이미와 사야의 외침과 동시에 레인저들과 기사와 병사들은 부딪쳐서 싸움을 벌였다.
무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에이미는 조금 멀리서 화살을 쏘면서 레인저들을 엄호했고,
사야는 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마법을 계속해서 날려대고 있었다.


"너 대체 뭐하자는거야.."

이런 급박한 분위기속에서 일기토를 벌이고 있던
데보라는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가이에게 물어볼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가이는 처음에만 데보라에게 검을 내리치고, 그뒤에는
받아치거나, 방어만 하는등 철저한 수세만을 보였기 때문이다.


'레베아 공작가는 하이그레 침략자들에게 잠식되었다.'

그는 최대한 입모양으로 데보라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여건상 어쩔수없이 아세를 따르는척을 했으나,
자신이 몸담은 레베아 공작가와 애인인 마르티나가 하이그레에 잠식되는것에
누구보다도 분개하고 분노하던 그였다.
다만 자신에게 어찌할 힘이없고, 바꿀도리도 없었기에
그저 가만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기만 했을뿐이었다.

'하이그레 침략자놈들을 위해서 왕가랑 싸우라니! 그딴짓을 할수는 없다!
실종되신 선대 공작님도 그걸 원하시는 않으실거다!'


기사들 모두가 검을 들어 아세에게 동조할때도, 그는 동조하는척만 했었다.
그런데 이때, 왕당파쪽에 고용되었다고 파악한 푸른눈의 백랑 용병단과 마주하자,
그는 자신이 할수있는 최대한으로 데보라에게 상황을 알리려  것이었다.

'제발 알아차려줘라! 레베아 공작가는 하이그레에 잠식되었다고!..'

그의 애인인 마르티나 때문에 대놓고 알릴수는 없었기에,
데보라가 눈치채길 바라면서 최대한 입모양으로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그는 운이 없는편이었다.


"뭐? 레베아 공작가의 할렘?.. 이자식?! 무슨 개소리야!.."

"나는 그, 그런 의도가 아니야! 젠장!.."


만약 이것을 에이미가 보았다면 알아차렸을것이지만,
하필이면 그가 알리는 대상은 무식하기 그지없는 데보라였다.
그리고 그런 둘의 모습을 사야는 날카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이 그에게 있어 최악의 불행이었다.

"잔말말고 죽어!.."

"망할! 제발 좀 알아들어달라고!.. 컥!.."


데보라가 휘두르는 클로를 가이를 검을 들어 막아보려고 했지만,
갑자기 등에 엄청난 타격을 받으면서 검을 손에서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무방비가된 그의 가슴에 데보라의 클로가 깊게 박혀버리고 말았다.


"크억!... 마, 마르티나.. 공, 공작님.."


가슴깊게 데보라의 클로가 박혀버리자 그의 눈에서 생명의 빛이 꺼져가버렸다.


"뭐야 이녀석? 기사가 싸우는중에 검을 놓치다니,  덜떨어졌네."


"가이 선배!.. 네 이녀석들! 가이 선배를!.."

가이가 데보라의 클로에 맞아 쓰러진것을 본 레베아 공작가 기사들은
분노에 차서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해서 공격하기 시작했다.

"선배의 복수를 하자!"

"단장 후퇴를!.."


그런 분위기에서 에이미는 데보라에게 후퇴를 해야한다고 외쳤다.
그녀의 생각으로는 텔레포트 게이트를 단기간내에 점거하는것은 무리였다.
그렇다고 마법 스크롤을 사용하자니, 상대측에도 고위급 마법사가 있어서
막혀버릴 가능성이 높았다.


"최소한의 목적을 달성했어! 그러니까 여기서 빼자!"

"칫, 얘들아 여기까지다! 한탕했으니 여기서 튀자!"

지금쯤이면 행정실과 창고는 이미 다 털었을테니, 굳이 무리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어설픈 싸움으로 인해서 아쉬움을 느낀 데보라는 더 싸우고 싶었지만,
에이미가 말리자 어쩔수없이 부하들에게 퇴각을 지시했다.
그렇게 푸른눈의 백랑 용병단은 빠르게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가이 선배의 복수를 해야해! 쫒아가자!.."

"다들 멈쳐요!"

복수심에 불타서 푸른눈의 백랑 용병단을 추격하던 기사들을 막은것은 사야였다.


"복수를 하는것보다, 일단 피해를 수습하는게 먼저에요!"


"하, 하지만 마법사님! 놈들은 가이 선배와 동료들을 죽였습니다!"


기사들은 분노에차서 사야의 말을 무시하고 쫒아가려 했으나,
사야는 그들이 쫒아가려던 진로에 얼음 송곳을 쏘아서 기사들을 멈추었다.


"복수는 나중에도 할수있어요. 지금은 피해를 수습하는게 더 급해요!"

"젠장할! 마르티나가 돌아오면 뭐라고 말해야하지?.."

어쩔수없이 검을 검집에 집어넣고서 분노를 삭히는 기사들은
죽은 가이의 애인인 마르티나가 돌아오면,
그녀를 어떻게 달래야할지 생각이 나지않아, 답답한 마음에 입술을 깨물었다.


*  *  *  * * * *




그날 저녘, 레베아 공작가의 광장에서 갑작스럽게 열린 장례식에,
하얀색 천을 덮어씌운 시신으로 마르티나가 힘없이 다가갔다.


"선배.. 농담이죠?.. 장난치는거죠?.. 일어나요 선배!.. 흐으윽!.."


그녀는 가이의 시신을 덮은 천위에서 힘없이 주저앉아서 울고 있었다.
소피아와 함께 출전하기전까지 잘갔다오라고 말해주던 자신의 애인이
한나절사이에 차가운 시체가 되어있는것을  그녀는 미쳐버릴것만 같았다.


"흐으윽! , 흑!.. 이거 꿈이죠?.. 아니, 악몽일거야.
아침까지 멀쩡하던 선배가 죽어있을리 없잖아요! 이건 꿈이야 꿈이라고오!.."


그녀는 자신의 뺨을 새게 꼬집었다. 부디  광경이 꿈이길 바라면서,
하지만 아무리 강하게 뺨을 꼬집어도, 정말 아픔이 느껴져도, 꿈이 아니라는
차가운 현실만을 느낄뿐이었다.


"제발! 제발! 꿈이라면 깨어나게 해줘.. 제발!.. 이런거.. 이런거..
흐윽! 난 받아들일수가 없어. 어째서 선배가 죽은거야?
왜? 분명히 우리가 이기고 있었잖아? 그런데 왜.. 왜에.. 어째서어.."

어느새 자신의 뺨을 꼬집을정도를 넘어서 멍이들정도로
손에 힘을 준 마르티나의 손을 소피아가 잡고서 고개를 도리도리 돌렸다.

"가이의 등에 마법으로 인한 부상이 있었어. 이건 네 짓이지 사야?.."

"맞아. 아세리아. 내가 그를 죽게 만들었어."

광장에서 죽은 기사들과 병사들을 묻어주기위해 장례식을 치르는 자리에서,
멀리있는 사야에게 아세는 다가와서 물었다.


"어째서 그런짓을 한거야?"

"그는 우리를 배신하고 푸른눈의 백랑 용병단하고 내통하려고 했어.
우리에게 등을 돌리는 미세뇌자따위, 살려둘 이유가 없잖아?"

가이를 죽게만든 범인은 바로 사야였다.
그녀는 데보라와 싸우고 있던 가이의 등에
갑작스럽게 매직 미사일을 날려서 차도살인을 했던 것이다.
사야의 말에 아세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 역시 하이그레 인간이기에, 하이그레에 비협조적인 이들까지
챙겨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고, 사야의 판단이 옳았다고 여겼다.


"하지만 마르티나가 안됐어.. 저렇게 슬퍼하니까."

"나도 편한 마음은 아니야 아세리아. 휴우, 나중에 체제를 좀 바꾸면,
협조적인 미세뇌자들에 대한 부분도 생각을 해둬야겠어."

가이의 시신을 붙잡고 우는 마르티나의 모습을 보고 아세는 안타까워했다.
그녀는 가이의 죽음에는 딱히  생각이 없었다.
처음에야 사야에게 따지려고 했으나, 그가 자신들을 배신하려고 했다는 사실에,
아무런 감정이 들지않았던 것이다.
다만 같은 하이그레 인간인 마르티나가 저렇게 구슬프게 울면서
슬퍼하는것을 보자, 자신 역시도 안타까운 감정이 들수밖에 없었다.

"정말 화가나! 이런상황이 정말로!.."


그것도 잠시 ,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두번씩 도리도리 돌리고서,
모여있는 장례식장의 이들에게 큰소리로 외쳐서 자신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우리 공작가에 녀석들이 저지른 짓들을 다들  보았지?!
어차피 왕가와의 싸움을 피할수가 없어! 가이도 이번 싸움의 희생자고!"

"개같은 놈들!..."

그리고서 아세는 주먹을 위로 들어올리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외쳤다.
분노하는 그녀를  기사들 역시도 분노해서 복수를 부르짖기 시작했다.

"나 아세리아  레베아가 맹세하건데
가이처럼 원통하게 죽은 동료들과 부하들의 한!
놈들에게 복수해서 이번의 몇배, 몇십배로 돌려주겠어! 복수를!"

"복수를! 복수를!"


아세의 말에 마르티나도 가이의 시신을 붙들고 외쳤다.

"가이 선배.. 흐윽!.. 반드시 선배의 복수를 해줄게요. 흐으윽!.."

"놈들에게 피의 대가를!.. 복수를!.."

그렇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복수하자는 쪽으로 분개시킨 아세에게 사야가 다가왔다.

"나쁘지않았어 아세리아. 물론 연설은 조금 어설펏지만."

"앞으로는 어쩔 계획이야? 오늘처럼 내일도 또 지방 영주들을 공격할거야?"

아세는 자신의 방으로 걸어가면서 사야에게 물었다.

"아니, 원래 계획대로라면 그럴예정이었지만... 현재 상황이 안좋아."


"왜? 행정가들은 다행히 겉옷안에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고있는 탓에
부상자는 있어도 사망자는 없었잖아?
그리고 보석이나 백금등의 재화가 많이 털리긴 했지만... 그정도로 안좋아?"

사야의 말에 아세는 의문을 가질수밖에 없었다.


"아니 사실 원래 레베아 공작가 자체도 영 좋지않았어.
그래도 일단 선수를 쳐서 분위기를 가져오는게 내 계획이었는데..
이번에 행정문서들이 전부 불타버린탓에 정비를 위해서 쉬어야할판이야."

"으흠.. 그러면 나는 이후에 세뇌활동이나 해야겠네! 헤헤헤!.."


사야의 말에 고민하던 아세였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어차피 내일 안싸워도 된다면, 원하던 세뇌활동을 하고싶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끌고온 영주들 말이야?"

"헤헤헤.. 보면 알아 사야. 이번에 사로잡은 영주들의 영애들에게 서신을 보낼거야."

"뭘 꾸미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세뇌자들 입장에서 악취미는 분명하겠네."

기대감에 부풀어서 혼자서 히죽히죽 웃는 아세를 
사야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강은 짐작할수 있었다.
다음날, 어제 사로잡힌 영주들의 영애들은 아세의 서신을 받고서
곧바로 마차를 타고 레베아 공작가에 빠르게 도착했다.

"아버지는!.. 저희 아버지는 무사한가요 아세리아님!"

"제발 저희 아버지를 용서해주세요! 그저 공주님의 명령에 따른것뿐이에요!"


그녀들은 자신들의 아버지인 영주들의 생사를 정할것이니, 레베아 공작가로 오라는
아세의 서신을 받고 정신없이 온 상태라서 오자마자 영주들부터 찾았다.

"걱정안해도되. 일단 너희들의 아버지는 아직은 무사하니까."

"아아.. 다행이다."

"따라와. 영주들을 풀어줄지 말지, 너희의 태도를 보고 결정할테니까."

안도하는 영애들을 아세는 자신의 방으로 안내했다.


"아, 아세리아님 어째서 방에 기사분들이!?.."


아세의방에 도착한 영애들은 놀라고 말았다.
방에 들어선 그녀들의 주위를 기사들이 둘러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녀들이 놀라는사이에, 방문은 어느새 닫혀버리고 말았다.


"도, 도대체 뭘 하시려는거죠 아세리아님?!"


"저희는 그저 아버지를 구하러 온것뿐이에요!
그런 저희를 설마.. 협박하시는건가요?!"


"헤헤헤..."


그런 그녀들의 앞에 아세는 레그 슈트를 벗어 던졌다.
동시에 방 주위를 둘러싼 기사들도 갑옷을 벗어 던졌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응!"


"하, 하이그레 인간?!.. 꺄아아아!.."


역시나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은 아세와 기사들을 본 영애들은 경악하고 있었다.

"마, 마법사님 도와주세요! 제발!.."

"나보고 도와달라고?... 나도 하이그레 인간인데?"

그나마 유일하게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지않고 로브를 입은 사야에게
그녀들은 희망을 가지고서 애원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에!~ 이것도 나름은 괜찮네?
아세리아가 이맛에 이렇게 하는걸까나, 후후훗!~"

그러자 사야는 로브를 벗어던지고 파란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드러내며,
미소를 지으면서 절망과 공포에 질린 그녀들의 얼굴을 감상했다.
혼란에 빠진 영애들에게 아세는 하이그레 수영복을 던졌다.


"자자, 정신차리고  들어. 너희들의 아버지인 영주들은, 아직은 살아있어.
하지만?.. 내말을 순순히 듣지않으면..  안해도 알지? 헤헤헤!.."


"제발!.. 제발 저희들의 아버지를 살려주세요!.."

아세가 목을 손으로 긋는듯한 시늉을 하자, 그녀들의 얼굴은  창백해져갔다.

"자, 그럼 일단 너희의 앞에 있는 하이그레 수영복을.. 스스로 갈아입도록해.
그리고나서 그들을 살릴지 말지는 너희가 결정하게 될거야."


"네?.. 어, 어떻게 이렇게 외설스럽고 수치스러운 옷을!.."

"시키는대로 하지않겠다면, 안봐도 알텐데?.."

영애들은 하이그레 인간들이 입은 하이그레 수영복을,
자신들도 입어야한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빨개져서
망설이고 있었으나, 아세의 은근한 협박에 어쩔수없이
하이그레 수영복을 갈아입을수밖에 없었다.

"자, 그럼 사야 평소처럼 그걸로 부탁할게?"

"그, 그게 무슨?.. 아앗?!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몸이 멋대로!..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사야의 마법으로 인하여 그녀들의 몸은 멋대로 하이그레를 하기 시작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흣! 몸, 몸이 점점.. 달아올라!..
야한기분이 들기 시작해에!..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앙!"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응! 이런 이상한 동작을 하는데에
어, 어째서 기분이 좋아지는!..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앗!"

강제로 하게된 하이그레로 인해서 그녀들은 점점 서서히 느끼기 시작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악! 이 동작을 할때마다
쾌감이 전신을 누벼서 정신을 차릴수가 없!..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항! 하이그레의 의미가 뭔지도 모르는데,
하이그레를 할수록 기분이 멋대로 좋아져어!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읏!"

점점 애액이 흘러나와서 하이그레 수영복이 고간이 젖기 시작하고,
유두가 발딱하고 서서 그녀들이 발정했음을 모두가 알수 있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응! 이, 이렇게나 쾌감이 엄청나면
당장에라도 가버릴것만 같아아!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앗!"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항! 이제는 하이그레를 계속하고 싶어어!
이거 너무 기분좋아! 이런거 처음이야!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응!"

이제는 한참 달아올라서 금방이라도 가버릴것같은 그녀들은
사야의 마법이 끝났음에도 스스로 하이그레를 하기 시작했다.

"자아, 잠깐 스탑."


"어, 어째서에요?!.. 기분좋게 갈것같았는데에!.."


하지만 그것은 멈춘것은 아세였다. 아세의 신호와 함께
사야가 그들에게 구속 마법을 걸어버린 것이다.


"하이그레를 해본 소감은 어때?"


"......."

아세의 물음에 영애들은 침묵했다. 방금전까지야 몸이 달아올라서
자신도 모르게 발정했지만, 아세가 맥을 끊어버린 지금은
이성을 어느정도 차린것이기 때문이다.


"다들 솔직하지 못하네. 기분좋았으면서.. 안그래?"

그녀들은 자신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떠올리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그럴리가 없잖아요. 이런 수치스러운 동작을 강제로 시키셨으.. 하아악!"


"아앗!, 가, 가슴만지지 말아주세요! 지금 몸이 많이 민감한!.. 하으윽!"

그러자 아세의 신호와 동시에 기사들이 그녀들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앗, 흐응, 아앙! 아, 안되에! 가슴으로 이렇게 느껴버리다니!.. 하악!"

"아흣! , 하앗!, 아까 하이그레 때문에 몸이 민감해져서어.. 아흑!.."

다시 몸이 달아올라서 그녀들의 숨이 거칠어지는 그때,
아세는 손을 튕겨서 기사들을 물러나게 만들었다.


"자아, 이래도 기분좋지않아? 헤헤헤.."

"......"

아직도 영애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아세는 그녀들의 코앞으로 다가갔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앙!.. 하이그레가 이렇게 기분좋은데..
하지못하면.. 그것도 꽤나 괴롭지않을까나? 헤헤헤!.."

아세는 마치 굶주린 사람앞에서 치킨을 먹는듯한 느낌으로,
그녀들의 코앞에서 하이그레를 선보이면서 황홀함을 느낀 표정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하이그레를 눈앞에서 보니.. 갑자기.. 하이그레가 하고싶어..'


"기, 기분좋았어요! 그러니, 그러니 하이그레를 더 하게 해주세요!"


"저도! 저도 하이그레를 하고싶어요! 그러니 이 구속을 제발!.."

그런 아세의 행동으로 인해서 영애들은 결국 흔들리고 말았다.

"좋아. 자 그럼 데려와."

그녀들의 세뇌율이 50퍼를 넘어간것을 확인한 아세를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기사들에게 신호를 주자, 닫혀있던 방문이 열리면서
뒤로 손이 묶이고 입에 재갈을 문 중년의 사내들이 끌려들어왔다.

"아버지!.."


"읍읍! 으읍!.."

끌려온 사내들은 바로 영애들의 아버지인 지방 영주들이었다.

"자아~? , 부녀상봉은 여기까지. 아까 말했지? 이들을 살릴지 말지는
너희들이 결정할거라고?"

"그게 무슨 소리에요?.."

의문을 가지는 영애들의 앞에, 아세는 기사의 검집에서
검 하나를 뽑아서 영애들의 앞에 던졌다.


"너희가 선택해. 하이그레냐. 너희들의 아버지냐를 말이지. 헤헤헤!"


"그, 그런 잔인한!.. 당연히 아버지를 선택해야죠!"


잔인한 선택을 시키는 아세에게 영애들은 당연히 영주들의 목숨을 선택했다.


"아, 물론 결정을 지금내리라고는 안했어. 앞으로 5분뒤에
너희들의 결정으로 선택하면 되는거야. 알겠지?"


"그게 무슨.. 아앗!?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으읏!"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악! 싫어어! 하이그레는 하고싶지않아아아!"

아세의 말이 끝나자, 구속 마법이 풀려서 그녀들은 다시 하이그레를 하기 시작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앙! 그마안, 그마안해에에..
더 이상 기분좋아지고 싶지않아아..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윽!"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응! 제발 하이그레를 더 시키지 말아줘요!
제발! 이렇게 부탁할거니까요! 제발!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흣!"


자신들의 선택에 부친의 목숨이 걸린 그녀들은 필사적으로 쾌감에 저항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앗! 이, 이제는 안되,
머릿속에 하이그레밖에 떠오르지않아아..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흑! 하이그레를 느끼면 안되는데에
몸이 멋대로 느끼고 있어어어!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앗흥!.."


하지만 이미 민감해져있는 그녀들의 몸상태로는
하이그레의 쾌감에 저항하는것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앙! 더는 참을수가 없어!..
하이그레로 가버려어!..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읏!"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응! 안되에에!.. 너무 느껴버려어!
아아아 쾌감이 다가오고있어어!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앙!"

"자아?~ 5분 됐어. 다들 스탑!"


그렇게 영애들이 전부 가버리기 직전쯤, 아세는 다시 중지를 외쳤다.
그러자 구속마법에 걸린 영애들은 절정의 직전에 멈춘꼴이 되었다.

"어.. 어째서!.. 이런짓을.. 제발! 제발 풀어주세요 아세리아님!"


"무슨짓이든 할테니까 하이그레를 계속 하게해주세요!.."

자신에게 하이그레를 계속하게 해달라는 영애들의 애원에 아세는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럼 그 검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알겠지?
하이그레를 계속 하고싶다면, 너희들의 손으로 아버지들을 죽이면 되."


'하이그레는.. 계속하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손으로!..'

그러자 영애들은 또 갈등하기 시작했다.
남의 아버지를 죽이는것은 할수있을지 모르지만,
자신들의 아버지를 직접 손으로 죽이는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흐음?~ 너희들의 효심이 정말 감동적이야.
좋아. 하이그레를 택하지않은 너희들과 영주들을 모두 해방해줄게."


"정말인가요?!.."

아세의 말에 희망이 가득찬 얼굴로 한명의 영애가 그녀에게 물었다.

"물론! 대신 여기 사야에게 세뇌해제 정화 작업을 받고서 해방될거야!"

"그건, 그건.. 절대 안되요!.."


하지만 아세의 답을 들은 영애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읍읍?! 으읍!"

그러자 자신의 딸을  영주는 경악하고 말았다.
딸이 자신의 목숨을 택할줄 알고서 희망을 갖고 있었는데,
그녀는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젖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이그레를.. 저런 쾌감을 알고서... 예전으로 되돌아갈수 없어요.
아세리아님! 구속마법을 풀어주세요!"

"좋아. 하이그레야? 네 아버지야?"

"우웁!.. 읍!..... 으..."


아세는 구속마법이 풀린 영애에게 선택을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아세가 던져놓은 검을 들고서 아버지의 가슴으로 검을 꽃아넣었다.

"아버지 미안해요. 하지만.. 하이그레를 저 정말 하고싶어요.
정말로 정말로.. 하이그레가 하고싶어 참을수가 없어요!..
그러니.. 그러니까.. 저를 위해서 죽어주세요."

"하이그레를 택한것을 축하해. 자, 이제는 실컷 하이그레를 해도되."

"아아! 감사합니다 아세리아님!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앙!"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의 가슴에 검을 꽃아넣고선,
하이그레를 연달아서 계속하는 영애의 모습을 본 다른 영애들의 눈빛은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구속마법은 필요없겠네? 사야. 모두에게 구속 마법을 해제해줘."

"내가 미세뇌자 였다면 정말 악취미라고 여겼을거야.
하이그레를 할 것인지, 패륜을 할 것인지 선택이라니.."

사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하지만 그건 못 말린다는 의미였을뿐,
하이그레 인간이 된 그녀에게 아세의 행동은 별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어차피 그들은 하이그레 인간인 자신들을 공격하고 적대한 미세뇌자였으니까.

"자, 그럼 정리가 끝나고 말해줘. 나는 식사를 하러 갈테니까."


"네 아세리아님!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나머지를 하이그레 기사들에게 맡긴 아세는
사야와 함께 식사를 하기위해 식당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시녀장인 리코가 빨간색과 흰색이 섞인 음식을 아세의 식탁위로 올려놓았다.

"아세리아? 그 음식은 뭐야. 처음보는데?.."

"아, 이거? 내가 전생의 기억을 떠올렸다고 네게 얘기했었지?
거기서 만들어진 음식인 '마파두부'라는건데 맛있어. 한번 먹어봐."

전생에서 자신이 먹었던 음식인 마파 두부를 떠오린 아세는
시녀장인 리코에게 시켜서 만들게 한것이었다.
대륙에는 콩은 있었고, 고추가루 비슷한 채소도 있었기에
엇비슷하게 만들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후하핫!.. 매워! 너무 매워!.. 이런걸 도대체 어떻게 먹는거야?.."

"네게는 조금 매웠을려나? 조금 달게 만들면 먹어볼 생각은 없어?"

아세의 말에 사야는 고개를 내저었다. 절대로 먹기싫다는 의사의 표시였다.
그러자 아세는 알겠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고서 다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헤헤헤.. 세뇌활동후에 먹는 마파두부는 맛이 참 진미란 말이야'

전생에서 보았던 애니메이션에서 마파두부를 먹는 신부를 떠올리면서
아세를 자신이 부탁해서 엇비슷하게 만든 마파두부의 맛을 음미하면서
기분좋은 식사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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