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9화 〉12-3 선빵을 때릴려면 먼저 맞을 각오를. (51/104)



〈 59화 〉12-3 선빵을 때릴려면 먼저 맞을 각오를.

<이번편은 세뇌씬이 없습니다.>



아세일행은 사야가 계획한대로 화려한 마차를 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가는길에 돈을 뿌려서 '제나와 사라를 레베아 공작가가 영입했다.'
라는 소문을 내면서 요란하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야~ 이거 마차 엄청 편안해에~ 이정도면
그렇게 비싼 가격이여도 그럴만하다고 느껴져~"

"공작가정도쯤 되면 이정도의 마차는 그냥 타고다니지 않아?"

마차안에서 푹신한 의자에 기대어서 만족감을 느끼는 아세의 모습을 
사야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녀에게 물었다.
확실히 비싼값을 하는 마차이긴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지간한 공작가나 후작가의 일원이라면 이정도의 마차는
그냥 전용마차로 가지고다니는게 보통이었다.
사야의 가문인 카일로 후작가에도 이것보다 더 좋은 마차는 후작가에 있었다.

"그게.. 엄마가 하이그레 인간으로 세뇌되시기 전에는 꽤 검소한 편이셨거든."

"아하... 하긴, 레베아 공작가에서 이정도의 마차를 못 구한다고 하면
말이 안되는 얘기라고 생각하긴 했어."


사실 아세의 어머니인 마리안느는 귀족부인치고는 꽤 검소한편이기는 하나,
그렇다고해서 그녀가 써야할때 안쓰는 사람은 아니었다.


'뭐.. 사실 예전의 내가 워낙 개판인게 원인이니까...
그렇다고 그걸 애들에게 말할수는 없고, 하핫.'

문제는 현생의 아세가 워낙에 개판이라, 믿고서 돈을 줄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돈이 생기면 있는대로 펑펑 써버리고 다니니, 용돈도 많이줄수 없었고,
진실이 그렇다보니 아세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흑역사가 저지른 만행때문이라고 일행들에게 말할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다왔어.  텔레포트 게이트가 있는 영지야. 이 다음에는 그거지?"

"응 여기서 아세리아 너의 대역이  마차를 탈거야."

자신의 대역이라는 말에 아세는 관심이 가는듯 흥미있는 표정을 지었다.

"에,  대역?.. 어지간히 예쁜가봐? 꺄아앗!.."

"자뻑은 정도껏해.. 좀, 네가 대륙4대 미녀중 1명인 마리안느 공작 부인의
딸이라서 원판이 예쁜건 사실이지만, 평소에  아예 꾸미고 다니지도 않잖아."

아세의 자뻑에 사야는 그녀에게 태클을 날리면서 아세에게
 근접거리로 전격마법을 날렸다.
전격마법에 살짝 지져진 아세는 그녀에게 한소리하고 싶었지만,
사실 마음속에서는 뜨끔할수밖에 없었다.

'하긴.. 현생의 내가 아예 안꾸미고 다니긴했었지.
실비아가 말려주지 않았으면 빡빡머리로 다닐뻔했던걸 생각하면..'

오죽하면 지난번에 사라가 자신을 꾸며주었을때 주변에서 예쁘다고
찬사를 해주었을정도였으니 말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네가 내 연구실로 찾아온 그때. 다른사람인줄 알고
착각할뻔했어. 도청마법으로 대기실의 네 혼잣말을 다 듣지않았다면,
내가 다른사람을 혹시 초대했나? 싶었을정도라고.."

"헤헤헤.. 그정도로 내가 그때 한 미모했었나?.. 꺄아앗!.."

사야의 말에 자신이 칭찬받은줄 알고서 의기양양하게 웃던 아세였지만,
금세 전격마법을 한번 더 맞고서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자뻑하지말라고 했었지? 사라도 솔직히 잘 꾸며주는편도 아니고,
그저 보통이상 정도 메이크업 해주는건데도 그렇게 달라진다는건,
네가 평소에 얼마나 안꾸미고 다녔길래 그 좋은 원판이 가려졌냐고
지금 태클하고 있는거라고? 반성의 의미로 두손 들고 무릎끓고있어."

"잘못했어... 끄응.."


변명의 여지가 없는 아세는 사야의 말대로 두손을 머리위로 올리고,
마차내부의 의자위로 무릎을 끓고서 앉아있었다.
사실 현생의 아세가 잘못한게 더 크지만, 그것도 따지고보면 자신이기도 하고,
두번째로 전생의 기억을 되찾아서 성격이 좀 바뀌었음에도,
사야의 말대로 꾸밀생각조차 하지않았던것은 잘못된것이 맞았다.

"사야님. 좀 봐주시는게 어때요. 그래도 아세리아님은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어요.
적어도 레베아 공작가의 원숭이 시절보다는... 훨씬 낫지않을까요?"

"흠흠.. 제나씨 말씀도 일리가 있네요. 비록 혼을 내면서 공부시키긴 했지만,
그 아세리아가 저와 같이 공부를 했다는걸 생각하면.. 일리가 있어요.
이제 손 내려도되 아세리아."


사야의 말에 냅다 아세는 손을 내렸다. 그리고 무릎을 펴고서
다리를 쩌억 벌리고 앉았다. 그러자 사야는 또 지팡이를 들어 아세에게 겨누었다.

"아, 아니 또 왜?!.."

"아무리 우리끼리 있다지만, 여자가 그렇게 다리를 쩌억 벌리고 앉는게 어딧어?
네가 입은 하이그레 수영복의 고간부분이 훤히 보일정도라고?
이걸 만약에 미세뇌자가 보면 어쩔려고 그래?"


사야의 잔소리에 아세는 자세를 교정할수밖에 없었다.

"사야 너.. 하이그레 인간으로 세뇌시키고 내 전속 마법사로 받은건 좋은데..
잔소리를 너무 많이 하는거 아니야?"

"하아.. 아세리아님. 사야님의 행동은 틀린게 없어요.
저분이 잘못하시는게 아니라.. 아세리아님이 좀 심각하신거예요."

"그, 그래?.."


사야에게 투덜거리려던 아세였으나, 제나까지 사야의 편을 들자
그녀는 할말이 없어질수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니.. 실비아도 처음엔 잘해줬는데, 갈수록 좀 심하게 대했지..'


"이전처럼 그저 레베아 공작가의 영애로써, 그리고 한명의 초인이자
최전방에 설 전사로써의 아세리아님이라면, 이대로도 상관없겠지만.."

"지금은 이 자리에 안계신 하이그레 마왕님과, 팬티스타킹 병사님을 대신해서
우리 하이그레 인간을 이끄는 중심이 되어있다고 너는... 그러니 조금 자각을 해."


하이그레 인간끼리의 상하관계는 없지만, 하이그레 마왕과
팬티스타킹 병사가 없는 현 상황에서는 그들에게도 구심점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들을 하이그레 인간으로 만들어준 아세였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부족해요 아세리아님. 더 노력하세요."

"히이이익?! 지금도 힘들어! 얼마나 더 노력하라고?.."


 노력하라는 제나의 말에 아세는 기겁할수밖에 없었다.
어젯밤에도 밤12시까지 사야와 같이 공부를 하다 잠을 잤기 때문이었다.

"아세리아. 네가 힘든건 나도 이해하지만, 이건 어쩔수없는일이야.
애초에 우리 주군이 되는 너와 상대의 격차가 해도해도 너무 크다보니..
나도 어쩔수없는거라고?"


"아니 상대라니?.. 내가 싸워야할 상대가 라나말고 더 있어?
아무리봐도 내가 걔보단 낫다고?!"


사야의 말에 아세는 화를 낼수밖에 없었다.
아무리봐도 자신의 악우인 라나보다는 본인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초인이라는 점을 빼면 라나에게 모든면에서 밀리지.
너 영지관리는 할줄알아? 경영은? 경제관리는? 정치랑 협상은?..
심지어 외모 부분도 원판은 네가 낫겠지만 막상 파티장에서 비교하면 어찌될까?"

"으윽!.."


자신의 약점을 사정없이 후벼파는 사야의말에 아세는 뜨끔할수밖에 없었다.

"하아.. 뭐 라나야 그렇다치자고, 우리가 힘내서 도우면 걔는 어찌어찌 될거니까."


"그렇다면 뭐가 문제야?.."

"카린."

"콜록!, 콜록! 푸핫!.."

사야의 말에 아세는 헛기침을 할수밖에 없었다.

"아니  자꾸 그 언니와 날 싸움을  붙여서 안달이야?..
 그 언니랑 붙어서 이길자신이 없다고?"


'완벽에 가까운 엄친딸을 상대로 내가 무슨수로 이겨?..'

카린과 자신을 비교하면 아세는 자신이 한없이 작아진다고 느낄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기본베이스부터 차원이 다르다고 느끼기 때문이었다.


"아세리아님. 이길자신이 있냐없냐를 떠나서..
이 대륙에서 하이그레 침략군이 승리하기 위해선 그녀는  꺽어야하는 상대입니다."


"물론 아세리아님이 많이.. 크흠, 조금 후달리긴 하지만,
사라의 말씀이 맞아요. 언젠가 반드시 이겨서 세뇌해야할 상대에요."

사라의 진지한말에 제나도 긍정했다.
아세와 카린을 비교하면 둘을 비교하는것도 솔직히 카린에게 미안할정도였다.
그정도로 둘의 수준차이는 너무나도 심했다.
무력부터 시작해서 , 정치력, 전술, 전략, 지략 , 영지관리 , 경영,
경제관리 , 세력 , 통솔력까지.. 10가지가 넘는 면에서 아세가
카린보다 나은게 하나도 없었다. 아니, 따라잡는부분조차도 없었다.


"그 언니 얘기는 그만하자. 괜히 자신감만 떨어지는것 같아."

"알았어. 그리고 지금 나온말인데, 마리안느님이 지금쯤 디제르에 도착했을거야."

"엄마가?.. 아니  그 얘기를 안했어 사야?"

사야의 말에 아세는 그녀에게 따질수밖에 없었다.
진즉에 알았으면 마리안느와 만난 직후에 움직여도 됐기 때문이었다.


"이미 말했지만, 우리는 오늘부터 바쁘다고 했잖아?
모녀 상봉을 방해할 생각은 없었지만, 하이그레 정복을 위한
세뇌활동을 위해서라도 1시간도 헛되게 낭비할수는 없다고?"

"사야님의 말씀이 맞아요 아세리아님. 아세리아님은 지금
하이그레 마왕님과 팬티스타킹 병사님을 대신해서 저희를 이끌어주실분.
사적인 감정은 조금 접어둘 필요가 있으세요."

"끄응.. 알았어. 알겠다고.."


아세는 지금이라도 마차를 돌려서 어머니인 마리안느의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사야와 제나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하자 어쩔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텔레포트 게이트가 있는 영지에 도착하자, 로브를 쓴 갈색머리의 소녀가
고개를 끄덕인뒤 마차로 들어갔다.

"저 아이는 뭐야? 하이그레 인간으로 세뇌하면 괜찮을듯한데."

"네 대역을 굳이 하이그레 인간으로 만들 이유는 없어.
만약에라도 저 아이를 하이그레 인간으로 만들었다간,
혹시나 문제가 커질수도 있으니까. 그냥 돈을 주고 시키는게 나아."


소녀를 하이그레 인간으로 세뇌시키고 싶었던 아세였지만,
사야의말에 아세는 조금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네가 있는척 마차안에 들어가서 가끔 바깥으로 손을 내밀어주라고
지시하는것으로 얘기가 끝났어. 자, 가자. 레베아 영지로."

사야의 말에 아세일행은 모두 흑색의 로브를 옷위에 걸쳤다.
11시가 넘은 밤중이었기에 깜깜한 밤중에 흑색의 로브를 입으니,
그녀들이 움직이는것을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텔레포트 게이트가 있는 건물앞에 도착하자,
아세는 걱정이 들어서 사야에게 물어보았다.
그들에게 들통나기라도 한다면 자신들이 이렇게 은밀하게 움직이는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텔레포트 게이트는 경비병과 게이트를 관리하는 마법사 있을건데..
그건 어떻하려고?"


"딱히 어려울건 없어. 이렇게 하면되. 슬립."

사야가 지팡이를 들어서 건물에 겨누고 수면마법을 쓰자,
건물 입구를 지키던 병사들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크흐~ 역시 마법사 유틸성 최고야! 멋져어!'

"5분정도는 우리가 지나가는지도 모를거야. 서둘러 움직이자."


입구를 지나 텔레포트 게이트앞에 도착하자 담당 마법사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사야는 텔레포트 게이트를 관리하는 마법 구슬에 자신의 손을 대고
마나를 넣으면서 주문을 영창했다.

"너 텔레포트도 쓸줄 알았어?"

"아니, 그럴리가 없잖아? 하지만 텔레포트 게이트를 가동하는 정도라면
마도사에 근접한 마법사는 누구나 할수있을걸?
예시를 들자면, 카린 군단의 마도병단의 소대장급 이상
마법사라면 이정도는  할수있을거야."


사야의 주문이 끝나자 텔레포트 게이트가 활성화되면서 빛이나기 시작했다.
아세와 일행들은 졸고있는 마법사와 경비병이 깨기전에
빠르게 움직여서 한명씩 게이트를 통과했다. 그런데..


"누구냐!? 네녀석들은!.."

"뭐, 뭐야 갑자기?!.."


갑자기 아세에게 누군가 검을 슥! 하고 휘둘렀다.
아세는 급하게 팔에 마나를 둘러서 검을 막았다.

"아, 아세리아 아가씨?.. 어떻게 여기."


"에? 실비아 너는 왜 여기있는거야?"

아세에게 검을 휘두른것은 실비아였다. 그리고 레베아 공작가의 기사들도 있었다.
그중에 여성 기사들은 전부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은 상태였다.

"그게, 예고도없이 소속불명으로 텔레포트 게이트가 가동되었다는 말에..
혹시나 적인가 싶어서요. 실례했습니다."

"우리집에 서신을 미리 안보낸거야?"


실비아의 말에 아세는 사야를 보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자 사야는 아세에게 귓속말로 조용하게 말했다.


"그 서신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빼앗기면 어쩌려고?..
공식적으로 너는 지금 마차안에서 천천히 이동하고 있다는것 잊지마."


제나와 사라는 이미 아세가 사야에게 혼이 나고 있다는걸 알고있지만,
이 자리에서 괜히 아세에게 함부러 태클하거나 그녀를 혼을 내면,
아세의 위엄이 깍일 우려가 있었기에 귓속말로 조용히 대답한 것이다.
하이그레 인간만 있어도 좋지않았는데, 여성기사를 제외한 남성기사들은
아무리 하이그레에 협조적이라고해도 결국 미세뇌자 였었기에,
사야는 더욱 조심할수밖에 없었다.

"아세리아 아가씨. 일단 설명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레베아 공작가의 부기사단장인 소피아가 앞으로 나서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자 일단 아세는 어찌된일인지 설명부터 하는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서
실비아를 포함한 레베아 공작가의 기사들에게
지금까지 있었던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알겠어. 일단 이게 어떻게 됐냐면..."

"대륙연합이 어떻게 하이그레 인간들에게 그런짓을! 정말 사악한자들이네요!"

"역시 아세리아님! 세뇌해제 정화 작업의 비밀을 알아내셨네요!"

아세에게서 지금까지 있었던 사연을 들은 하이그레 인간들은
대륙연합에 대해서 분노하고 있었다.


"헤헤헤.. 하이그레 인간으로써 당연히 해야할일인걸?.."

"흠흠.."


"아 그래, 일단 기왕 다들 모인김에 해야할게 있어."

하이그레 기사들의 감탄에 아세는 들떠있었지만,
뒤에서 사야가 작은소리로 헛기침을 하면서 눈치를 주자
예정했던대로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이래저래 다 까고 본론을 말하자면, 라나 그년이 우릴 먼저 치려고 준비중이야."

"야 아세리.. 읍?!.."


"사야님. 일단 있어보세요. 이번에는 아세리아님을 믿어봐요."

미리 자신이 애기한것과 다른 아세의 말에 사야는 참지못하고
아세에게 태클을 걸려햇지만, 제나가 사야의 입을 막고서 그녀를 말렸다.


"공주님이 말입니까?.. 어째서?"


"이유가 필요해? 어차피 상대는 선빵을 날리려고 하는중이고,
우리가 순순히 당해줄 이유가 없잖아. 그러니까.."


시스리아 왕국 제1 왕위계승자인 라나가 레베아 공작가를 친다는말에
한명의 기사가 긴장한채로 그녀에게 물었다.
하지만 아세는 '그게 뭐 어때서?'라는듯한 느낌으로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우리가 먼저 선빵을 때리고 걔네들을 먹어치우자고!"


"무슨 저런 단순한!.. 하아.. 망했어."


아세의 말에 사야는 이마로 머리를 짚으면서 한숨을 쉬었다.

"뭐 어찌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하이그레 인간.
아세리아님을 따르는데 이견이 없어요!"

"적들이 우릴 공격하려 한다면.. 모두 이기고 하이그레 인간으로
세뇌시켜버리면 되죠! 하이그레 인간으로써 미세뇌자를 세뇌하는데
딱히 이유가 필요있나요?!"

하지만 소피아와 실비아의 말에 의외로 분위기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기사들은 검을 위로 들면서 싸울 의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뭐야 이상황은?.."

"사야님은 이성적으로 보시는지라, 이해하기 어려우시겠지만,
기사라는건 의외로 좀 단순한면이 있거든요.
거기다 저들은 하이그레 인간인것도 있고요."

하이그레 인간인 여성기사들이 아세를 따르는것이야 사야는 이해할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이해할수 없는것은 미세뇌자인 남성기사들도
분위기에 따라서 검을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남자 기사들은 다 미세뇌자인데 어떻게..."

"똥개도 자기집에서 반은 먹고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물며 아세리아님은 이 레베아 공작가의 후계자니.. 당연할수밖에 없습니다.."

결론을 따지자면, 기사들이란 은근 단순한 존재였기에,
자신들이 오랫동안 지내온 영지를 건드리는 적이 있다는말에
아세에게 동참한것도 있었고, 두번째로는 사라의 말대로
아세가 레베아 공작가의 후계자인것도 있었다.
예전의 아세가 악명이 많았던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부에서의 문제나 실비아에게 피해를 준것일뿐.
레베아 공작가 자체에  피해를 준적이 없었다.
그런 아세가 예전에 비해서 철이 들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기사들은
그녀를 레베아 공작가의 후계자로 인정할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여성기사들은 같은 하이그레 인간이자, 자신들을 하이그레 인간으로
만든 아세를 이미 지지하고 있었기에,
그녀들과 연관이 된 남성기사들도 그 분위기에 이끌린것도 있었다.


"좋아. 일단 소수정예를 뽑아서 곧바로 샤를마뉴 후작가로 가자!
라나 그년에게 붙어먹은 샤리를 납치해서 하이그레 인간으로 만들거야!"


"아세리아 아가씨! 저도 꼭 데려가주세요!"

아세의 말에 실비아는 자청했고 아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규모가  늘어난 아세와 일행들은 텔레포트 게이트를 다시 가동했다.

"이 작전의 핵심은 샤리가 납치됐다는 사실이 절대 드러나면 안되!
그러니까 다들 조심하고 은밀하게.. 다들 알겠지?!"

"네 알겠습니다!"

아세와 사야 , 제나, 사라와 실비아를 포함한 레베아 공작가의 기사들은
다시 텔레포트 게이트를 가동해서 샤를마뉴 후작가의 근방 영지로 이동했다.
아까처럼 사야가 게이트를 관리하던 이들을 재워버렸고,
말을 구한뒤 그들은 달려서 샤를마뉴 후작가의 저택앞에 도착했다.


"자, 모두 두건과 복면을 쓰도록해."

"네."


아세는 사야에게 들은대로 일행들에게 검은색 두건과 복면을 준비하라고
시켜서 챙겨온 상태였다.

"은밀하게 접근했으니까. 신속하게 끝을 내도록 하자! 작전개시!"

아세의 말과 함께 일행은 2개의 조로 나누어서 쪼개졌다.

"왠놈들이냐?! 크억!.."


"우리는 도적이다!"

사야의 작전은 딱히 별거 없었다. 한쪽이 도적인척 요란하게 시선을 끌고,
아세가 있는 조가 샤리를 납치한다는 작전이었기 때문이었다.


"실비아! 오러 집어넣어! 세상에 마스터인 산적이 어디있어?!.."


"네?.. 아차! 죄송해요 소피아 선배."

소피아의 말에 실비아는 재빨리 검에 담긴 오러를 풀어버렸다.

"감히 어느 도적놈들이 이곳을! 녀석들을 소탕하라!"


제나와 사라 역시 오러를 쓰지않고서 가능한 최소한의 마나만 쓰고서
샤를마뉴 후작가의 기사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다들! 우리의 역활은 시간끌기에요! 이기면 안되니까 조심하세요!"


제나의 말에 아세 일행들은 모두 적당히 싸우다밀리는척하면서
시간을 끌기 시작했다.

"제나님. 신호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샤를마뉴 후작가의 시선을 끈지 10분쯤 지났을무렵,
하늘위로 불꽃이 날아가는것을 보았다. 바로 사야의 파이어볼 마법이었다.
샤리의 납치에 성공시 이것을 신호로 하겠다고 이미 얘기를 해두었던 것이다.


"다들 철수!.."

"이 도적놈들! 쫒아라!.. 전부 소탕해버려!"

샤를마뉴 후작가의 기사는 도망치는 아세일행을 쫒으려고 했다. 그러나..


"젠장! 도적놈들이 너무 빨라서 따라갈수가 없어!.."


애초에 레베아 공작가와 샤를마뉴 후작가의 기사들의 질적차이는 상당히 컷다.
게다가 공격해온 멤버는 레베아 공작가의 제일 정예 기사들에다,
초인인 제나와 사라가 있었다.
또, 야습으로 선빵을 맞은데다, 레베아 공작가측은
시간을 끄는게 목적이었기에 적당히 사리면서 싸운반면,
샤를마뉴 후작가는 전력을 다해서 싸운 상태였기에, 지치는건 당연했다.
추격한다고 쫒아갔지만, 당연히 지친 그들이었기에 거리가 멀어질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조금 따라붙는다 싶으면, 최후방에 남은 제나와 사라가
그들을 격퇴해버리고 그대로 튀어버렸기에 샤를마뉴 후작가의 기사들로써는
결국 제나일행을 쫒아갈 방법이 없었다.
도망친 제나일행은 아세와 합류했다. 그녀의 등에는 샤를마뉴 후작가의 당주.
샤리가 업힌채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지금 다친애들은 없어?.."

"솔직히 샤를마뉴 후작가가 기사가문이 아닌지라,
저런 상대에게는 경상을 입어도 수치에요."

아세의 걱정에 실비아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답했다.
확실히 샤를마뉴 후작가는 후작가임에도 마스터가 단 1명도 없었다.
거기선 제일 강한 실력자가 마르티나 정도의 기사였기에,
수준차이가 너무 심했기 때문이었다.

"좋아, 그럼 빨리 레베아 공작가로 튀자!"

"네!"


경상자가 한명도 나오지않자 아세는 미소를 지으면서 레베아 공작가로 귀환했다.
1시간뒤, 레베아 공작가의 아세의 방에 있는 침대에서 샤리는 눈을 떳다.

"으.. 으읏 제게 무슨일이.."

"정신이 들어?"


아직 멍한 눈동자로 목소리의 주인을 찾은 샤리는 정신을 차렸다.
자신이 지지하는 라나와 적대관계인 아세가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세리아  레베아?!.. 당신이  샤를마뉴 후작가에..
아니, 여기는 저희 후작가의 저택이 아닌.. 설마 당신!.. 저를 납치한거에요?!.."

"맞아. 너를 납치했어."

주변의 건물들과 자신앞에 있는 아세와 기사들을 보고서
샤리는 자신이 납치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샤리에게 아세는 확인사살을 해주었다.

"햐? 레베아 공작가가 이렇게 치졸한 수법을 쓸줄이야..
이딴짓을 하면 오히려 당신들에게 손해일텐데요?!"

"응? 어째서 손해라는거야?"

자신이 납치당했음에도 오히려 당당하게 말하는 샤리의 태도에
아세는 이해할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제가 사라진걸 알면 , 라나님께서 누굴 의심하실까요?
바로 당신, 아세리아 드 레베아를 의심하겠죠!
그리고 후작가의 당주를 납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레베아 공작가는 정치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을거예요!"


"무슨소리야? 레베아 공작가가 널 납치했다는 사실이 알려질리없잖아.
너는 어디까지나 도적들에게 납치된거니까."

아세의 말에 샤리는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세리아 드 레베아 당신.. 혹시 목위에 있는건 모자걸이에요?
제가 납치된지 며칠이 지나면 당신이 가장 의심받을텐데
도적이 납치했다는 헛소리를 믿을 귀족이 세상에 대체 어디..."

"며칠이 지날리가 없잖아? 내일  풀어줄 생각인데?"

"...... 아세리아  레베아 당신.. 도대체 무슨 개소리를.."

샤리는 더더욱 이해할수없었다. 내일 자신을 풀어줄거면
도대체  오늘밤에 자신을 납치한것인지 이해할수가 없었다.


"개소리일까나~? 헤헤헤!"


아세는 씨익하고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겉옷을 벗어던져
붉은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샤리의 눈앞에 드러냈다.
그러자 주변의 기사들이 동시에 모두 겉옷을 벗어 던졋다.


"하, 하이그레 인간?!.."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기겁하는 샤리의 앞에서 수많은 하이그레 인간들이 하이그레를 선보였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자아.  내일 풀어준다는건지 이해했지?
너는 하이그레 인간 샤리로써 내일 샤를마뉴 후작가로 돌아가게 될거야. 헤헤헤!"


"히이이익! 싫어어어어어!"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비명을 지르는 샤리의 앞에서 아세는 하이그레를 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비명은 매우 컷지만, 이곳에서 그녀를 도와줄 사람은  누구도 없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