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화 〉12-1 잘모르는 주인공에게 스파르타식 공부를.
< 이번편은 세뇌씬이 없습니다.>
아카데미의 선생들을 세뇌하기위해 아세는 죠안학장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녀가 연락을 취한지 바로 다음날 점심쯤,
점심 식사를 하고 있던 아세에게 제나가 서신 한통을 내밀었다.
"아세리아님. 죠안 학장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뭐라고 적혀있어?"
아세의말에 제나는 서신을 펼처서 읽기 시작했다.
"아세리아님의 말씀이 매우 마음에 든다고 하셨어요.
죠안 학장도 선생들을 세뇌하고 싶었지만,
정화된 하이그레 수영복을 가지고는 여건상 불가능하기에
그동안 참고있었다고 적혀있네요."
"하이그레 인간인 죠안 학장이 선생들에 대한 세뇌활동을 참고 있었다면
정말 여건이 어려웠나보네.."
"아세리아의 말이 맞아. 세뇌활동을 하려고해도 아카데미 자체의 여건 관계상,
선생들을 한명한명 세뇌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그렇다면 결국은 한번에 모아서 세뇌하는 방법인데,
다들 알다시피 정화 작업으로 세뇌력이 떨어진 하이그레 수영복으로는..."
사야가 아세를 보면서 말했다. 그녀는 지금 파란색 하이그레 수영복 차림으로,
하이힐 구두와 분홍색 니삭스만 신고서 식탁에 앉아 아세를 마주보면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힘들겠지. 하지만 지금은 기존의 하이그레 수영복을 획득할수있는
방법을 알아냈기 때문에 가능해진거고 말이야.
그래서 언제쯤 가능하다고 적혀있는거야 제나?"
아세의 말에 제나는 서신의 끝부분을 읽고서 대답했다.
"4일쯤후에 금요일 저녘6시쯤이 낫다고 하네요.
바로 직후에 주말이 섞여있기에 금요일밤에 세뇌를 시키는게 이상적이고,
그때 학생회의 회장과 부회장도 함께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해요."
"오호? 학생회까지 세뇌시킬 계획이라. 그거 나름 괜찮은계획인데.
다만 4일이라는 시간을 세뇌활동도 없이 보내는건 좀 아쉽긴한데.."
학생회까지 한번에 불러모아서 세뇌한다는 말에 아세는 흥미가 간다는듯한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금요일까지 4일동안 기다려야한다는 서신의 내용에
아쉬운 느낌을 느낄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쁘지않아. 그렇게 하겠다고 답을하는게 좋겠어 아세리아.
어차피 레베아 공작가로 돌아가면 한동안 바쁠게 뻔해.
그러니까 미리 보내는 휴가라고 생각하고 4일동안은 푹 쉬는게 좋겠어."
"하긴, 디제르에서 레베아 공작가까지는 마차로 달려도 10일이니까.
하지만 텔레포트 게이트를 사용하면 빠르지않아?"
레베아 공작가에도 텔레포트 게이트는 있었다.
지난번에야 로제타를 위해서 마차로 오긴했으나,
이번에는 그럴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텔레포트 게이트를 사용하자고 말한 것이다.
"텔레포트 게이트는 사용하긴 해야지. 하지만, 그렇다해도 마차는 이용해야되."
"무슨소리야?.."
이해할수없는 사야의 말에 아세는 그녀에게 되물었다.
서신을 다 읽어준 제나는 자신의 그릇을 꺼내서 식탁에 올려두고 먹기 시작했다.
"어차피 영지전을 할 계획인데, 네가 갑자기 텔레포트로 냅다 복귀해서
영지전을 한다고 선전포고라도 해봐. 그렇게 하면
레베아 공작가가 갑자기 야욕을 드러냈다고 사방에서 견제가 들어올걸?"
"그래봤자 초인3명을 앞장세우면 시스리아 왕국하고도 싸워볼만하다고
어제 말했던건 사야 너 아니었어?"
아세의 말에 사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싸워볼만하지만, 괜히 이쪽의 피해를 늘릴 이유는 없잖아?
다른건 딱히 상관없지만, 웰링턴 후작가, 샤를마뉴 후작가에
그리고 그들이 지지하는 1왕위계승자인 라나. 이들때문이야."
"다들 시스리아 왕국의 왕당파를 따르는 가장 큰 주축들이네요."
"맞아요 제나씨. 웰링턴 후작가는 정예기사를 , 샤를마뉴 후작가의 재력으로
시스리아 왕가를 지원해주고 있죠."
"그래봤자 레베아 공작가랑 비교하면 듣보잡인데 뭐."
아세의말에 사야와 제나, 심지어 사라까지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 아세리아님은... 잘 모르시는것 같은데요 사야님?"
"들어보니 실비아라는 부관 기사가 다 챙겨줬다는 얘기가 사실인것 같습니다."
당황한 제나와 사라까지 황당한 얼굴로 아세를 바라보자
아세는 뜬끔했는지 헛기침을 하면서 시선을 딴데로 돌렸다.
확실히 그동안 실비아가 챙겨준탓에 자신이 알고있는건 생각보다 없었다.
"뭐.. 레베아 공작가에 비하면 듣보잡인건 맞는말이긴 한데...
그렇다해도 저 두 귀족가문을 요새 라나가 팍팍 밀어준덕에
무시하기에는 귀찮아질정도로 커져버린게 문제지."
"걔가 갑자기 왜 나와?..."
"......"
아세의 말에 사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어.. 아세리아. 너 라나가 시스리아 왕국의 1왕위 계승자인건 알아?.."
"그건 알고있어."
"너랑 사이가 앙숙인 라나가 저 두 가문을 밀어주는 이유가 뭐겠어?
바로 너의 가문인 레베아 공작가를 견제하기 위해서야.
그런데 네가 텔레포트 게이트로 들어가서 바로 영지전을 주변 영지에 걸었다간,
곧바로 저 2개 가문과 왕가가 바로 뭉쳐서 네게 선전포고 할걸?"
그제서야 아세는 사야의 말을 이해할수가 있었다.
"아하, 그러니까.. 쟤네들 다 뭉치면 이긴다해도 피해가 크다 이거구나."
"맞아. 그리고 괜히 피해가 커지면 그것도 곤란해.
지금 우리가 하이그레의 세력을 몰래몰래 늘리는 가장 큰 이유를 생각해봐.
장기적인 관점에서 말이야."
"어음... 대륙연합?.. 첩보원을 두고있는 아르체?.."
아세의말에 사야는 한숨을 쉬었다.
"휴우.. 그것도 당연한거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유가 있어.
지금 당장의 위협은 아니지만... 내가 가장 걱정하는건 바로..."
"바로 카린. 그녀겠죠."
"에, 그 언니 얘기는 여기서 왜 나와?"
제나의 말에 아세는 황당했다. 갑자기 뜬금없이 카린이 언급되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세뇌해제 정화 작업팀이라서 얼마전 '충격과 공포의 그지 깽깽이다' 작전의
이전에 있었던 우리 하이그레 군과 대륙연합과의 전쟁에 대해서 잘 알고있어.
솔직히 카린이 없었다면, 아마 충격과 공포의 그지 깽깽이다
작전 자체가 세워질 여건이 나올수도 없었을거야."
"제가봐도 사야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해요 아세리아님.
세뇌 광선총이 있어서 사기적인 교환비를 내는 전선도 있는 상황이었음에서도,
서로 안밀리게 대등하게 대치 상황으로 갈수있었던것은.."
"사실상 카린이 그런 전선을 커버하면서 대치상황 자체를 만들어준게 정말 컷어.
아마 내 생각에는 언젠가 아세리아 너와 카린은 충돌하게 될거야."
사야의 말에 아세는 물을 마시다 풉! 하고 뿜어냈다.
방금전에 식사를 마치고 일어선 사야는 하필이면 아세가 뿜어낸물이
파란색 하이그레 수영복의 복부를 가린 부분에 튀어서 조금 얼룩져버리고 말았다.
사야는 찡그린 표정을 지으며 아세를 바라보았다.
"푸웁!.. 미, 미안 사야. 그, 그건 그렇고.. 에이~ 설마,
지금 팬티스타킹 병사님께서 바르가스 요새에서
이겼다고 하셨는걸? 황금사자 기사단에도 비상이 걸려왔잖아."
"긍정적인건 좋은 마인드지만, 그녀석이 그렇게 무너질거라고
생각하는 낙관적인 사람은 이 자리에서 너밖에 없을걸 아세리아?"
사야의 말이 맞다는듯이 제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세에게 사야는 설명을 덧붙였다.
"애초에 제나씨는 카린 밑에서 일한적이 있고, 나도 마도병단에 지원한적이 있었잖아?
그러다보니 그녀에 대해서 잘 아는사람이라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거야.
심지어 사라씨도 예전에 카린에게 영입 제의를 받은적이 있는걸."
"아하, 너희들 그 언니랑 연관이 뭔가 있구나. 근데 왜 나는 없지...?"
'...... 원숭이에 개차반이라는 별명을 가진 너니까..'
사야는 뒷말을 일부러 삼켰다. 현생의 아세가 깽판친 악명을 생각하면,
솔직히 카린 입장에서는 아세가 초인이라고해도 영입제의를 하긴 조금 문제가 있었다.
레베아 공작가의 후계자라는 부분을 빼버리면, 현생의 아세의 가치는,
카린에게 있어서 실비아만도 못한정도로 악명이 심했었던 것이다.
"그건 그렇고, 그래서 왜 마차와 텔레포트 게이트를 같이 이용해야하는거야?"
"정확히는, 마차로 움직이는척하면서 실제로는 밤중에 텔레포트 게이트로
몰래이동할거야. 아세리아. 너 지금 가지고 있는 자금은 넉넉해?.."
"뭐.. 너 빼내는데 쓴 뇌물로 꽤 쓰긴했지만, 어느정도는 있어."
아세의말에 사야가 순간 '그럼 연구비도 넉넉하게 줄려나?..'
라고 작게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사야 얘도 마법사 아니랄까봐 연구비에 민감하네.
하이그레 인간이 되면 보통 물욕에는 소탈해지는 편인데
마법사가 연구비에 민감해지는 부분은 예외일까?'
작은 소리였지만, 아세는 초인이었기에 들을수가 있었다.
물론 알면서도 못들은척하고 있었긴 했지만 말이다.
"최대한 화려한 마차를 구매한뒤에, 화려하게 레베아 공작가로 귀환하게 되면,
아마 라나 걔는 너보다 더 화려하게 돌아가려고 환장할게 뻔해.
명분은 뭐.. 대충 초인2명을 영입한 기념?.. 그런거면 되겠지 뭐."
"그런 번거로운 방법을 쓰는 이유가 뭐야?.."
사야의 말을 아세는 이해할수가 없었다.
뭔가 쓸데없이 복잡한 느낌인데다 그녀의 말을 따라가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여기서부터 본론이니까 잘들어. 마차로 돌아가는척하면서
텔레포트 게이트로 레베아 공작가에 도착하면,
공작가내의 가장 정예들만 모아서 샤를마뉴 후작가부터 기습하는거야."
"아하, 이제 알겠네. 성동격서라는거구나!.."
그제야 아세는 이해할수있었다. 왕당파를 지지하는 3개의 가문은,
1왕위 계승자인 라나를 지지하고 있었다. 당연히 그 중심은 라나가 될수밖에 없었다.
쓸데없는 화려한 귀향길로 라나의 시선을 끌어버린뒤에,
곧바로 그녀의 수족이되는 귀족가문을 기습으로 쳐버리는 것이었다.
"성동.. 뭐?... 여하튼, 샤를마뉴 후작가의 가주인 샤리를 몰래 세뇌하는데 성공하면,
언제든 라나의 자금줄을 끊어버릴수 있으니까."
"다른 하나는 어쩌고?.."
"웰링턴 후작가는 초인3명이 가면 기습에야 성공하겠지만,
눈에 안띄고 조용하게 장악한다는 보장이없어. 오히려 역효과만 날게 뻔해."
아세는 사야의 계획을 머릿속에서 정리했다.
일단 첫번째는 아카데미 학교 선생들과 학생회를 세뇌한다.
그다음에 제나와 사라 둘을 영입했다는 이유로 최대한 화려하게
레베아 공작가로 귀향길에 오르는척, 하면서 텔레포트 게이트로 바로 이동한다.
도착하자마자 밤중에 곧바로 샤를마뉴 후작가를 급습해서,
라나의 친구이자 후작가의 가주인 샤리를 세뇌한다.
그후 영지전을 주변 영지에 걸면서 하이그레의 세력을 하나하나 넓힌다.
"그리고 상황을 보고 라나까지 세뇌해서 시스리아 왕국전체를
세뇌해서 하이그레로 장악한다는거지?"
"맞아 아세리아. 일단은 그것만 보고가자. 앞으로 남은 4일간은
적당한 휴식을 취하는것과 동시에 정보를 수집하면서
아까말한 계획들을 상세하게 세부적으로 함께 검토해보는거야."
사야는 아세에게 앞으로 해야할 상황을 정리해주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4일간 휴식을 취하면서 상세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죠안 학장의 초대를 받아 아카데미로 가기전날 점심.
아세와 그녀의 일행은 그동안 모은 정보를 조합했다.
"조사를 해왔습니다 아세리아님.
당연하지만 레베아 공작가 주변 영지중에는 위협이 될만한 영지는 없습니다.
다만, 거슬리는 소식을 하나 듣긴 했습니다."
"거슬리는 소식?.."
거슬리는 소식이라는 사라의말에 아세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샤를마뉴 후작가에서 어느 용병단과 계약을 맺었는데,
그 용병단 이름이 푸른눈의 백랑이라고 합니다."
"푸른눈의 백룡?"
"백룡이 아니라.. 백랑요. 용이 아니라 늑대.."
아세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헛소리가 튀어나왔다.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전생의 기억에서 어릴적에 했었던 카드게임의 카드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말을 들은 제나는 아세의 말을 정정해주었다.
"흠흠. 그, 그래. 그 푸른눈의 백룡.. 아니, 백랑 용병단이 어때서?"
"…… 정말 소식통이 어두우시군요 아세리아님.
대륙에서 2번째로 가장 유명한 용병단이에요 그들은.."
"그래봤자. 용병들은 마스터나 정예기사에게도 적수가 안되잖아?"
아세의 말에 사라와 제나는 이마를 잠시 짚었다.
아카데미 졸업자라는 아세가 아는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실비아라는 부관이 왜 하루도 안쉬고 매일을 야근했는지 알것도...
우리도 설마 아세리아님의 밑에서 매일 야근하려나?..
하이그레 인간으로 만들어주신건 좋지만.. 그건 좀 끔찍할것같네..'
현생의 아세가 무작정 싸우는거 빼고 실비아에게 모든걸 떠넘겨버렸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관심도 없던탓에 현생의 아세는 재대로 아는것이 거의 없었다.
지금의 아세가 사실상 처음부터 공부해야할 정도로 말이다.
"마스터나 정예기사에게는 물론 용병은 상대가 되지않죠.
마스터정도로 강한 용병도 거의없고...
용병중에 초인급도 '용병왕 벤' 그 할아버지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아세리아님. 그들이 거슬리는건 용병단 5000명 전원이 레인저라는 것입니다."
'어.. 레인저가 뭐더라?..'
아세는 머릿속에서 레인저가 무엇인지 기억을 애써 더듬었다.
열심히 기억을 떠올리자, 함정설치, 요인저격 혹은 암살, 후방교란, 잠입등
여러가지를 수행하는 특수부대라는 사실을 실비아에게서 지나가면서
들은 기억을 그녀는 떠올렸다.
"에, 특수부대원 5000명이라, 그거 좀 무시하긴 그렇겠네."
"단장 데보라가 라나와 만남을 2주전에 가진것을 보아서,
아마도 샤를마뉴 후작가와의 계약은 그저 겉으로 나온 소식일뿐.
아마 실상은 라나와 계약한게 뻔합니다."
아세는 머릿속에 푸른눈의 백랑 용병단에 대해 넣어둔뒤,
제나를 향해서 시선을 돌리고 그녀에게 물었다.
"그다음. 제나 너는?.."
"저는 웰링턴 후작가에 대해서 저와 인맥으로 있던 자유기사들에게 물어봤어요.
저번에 아세리아님에게 패배한 시라노경이 폐관수련을 시작했다고 하더래요."
아세에게 그런식으로 패배한게 엄청 충격이었던
그는 황금기사 단원직을 그만두고 가문으로 돌아가서 폐관수련에 들어간것이다.
"아마 나한테 이를 갈고있겠지?… 흠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앞에서 마운트 자세로 패버렸으니까 당연하겠죠?..
거기다 최근 시스리아 왕국의 국경 수비대의 배치도
바뀌기 시작했다는 소문도 있었다고 해요."
아세는 조금 찔끔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마운트자세로 눕혀놓고 팬것은
좀 심하지 않았나 싶은 마음이 약간이나마 들었던 것이다.
제나의 말이 끝나자 이번에는 사야가 앞으로 나서며 말하기 시작했다.
"나도 할말이 있어. 라나가 3일전에 루비아를 만났다는 정보를 얻었어."
"걔는 또 누군데?…"
아세의 말에 방안에는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제나와 사라는 '이렇게 아는게 없을수가..' 라는 황당한 눈빛으로 아세를 쳐다보았다.
그나마 사야는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졸기만 하던 아세를 떠올리면서,
아세라면 모를수도 있다고 예상을 했었기에 그녀에게 상세한 설명을 시작해주었다.
"…… 하아.. 카린의 영지내 모든 행정밑 관리를 하는..
뭐, 카린쪽의 안주인이라고 봐도 되는 사람이야.
용병왕 벤의 손녀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아하, 삼국지의 순욱같은 역활을 맡은 녀석이구나.'
사야의 설명에 아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상황을 이해했다.
"그 카린도 루비아 앞에서는 쩔쩔매고 있다고,
물론 경제와 행정등 관리담당 전부를 맡으니 어쩔수 없겠지만..
그녀는 차후에 기회가 되면 반드시 세뇌해야할 대상이기도 해."
사야는 차를 한잔 따르기 시작했다. 점심식사를 끝낸 직후에는
늘 차 한잔으로 디저트를 먹는것이 그녀의 일상이었기 때문이었다.
"여하튼 둘이 만난것을 볼때 모종의 계약이나 얘기를 하고간게 뻔해.
지금까지 모인 정보들을 취합해서 추측하건데..."
"라나 그년이 우리를 먼저 치려고 손쓰고 있었다는거지?.."
"어... 맞아. 지난번 동창회에서 그녀가 느낀 굴욕감이 엄청 심했나봐.
용병단이야 그렇다치고, 카린측의 핵심인사인 루비아까지 만난것은...
레베아 공작가를 쳐내기위한 준비인게 틀림없어."
자신들도 시스리아 왕국을 세뇌해서 손에넣을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라나 역시도 자신들을 쳐내기위해 준비하고 있었을거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된 아세는 약간 긴장할수밖에 없었다.
'차짓 하마터면 먼저 쳐맞고 시작할뻔 했잖아?..'
잘못했으면 선빵을 치는게 아니라, 선빵을 맞고 싸울뻔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서두를필요는 없어. 레베아 공작가가 오랜세월 중립을 지켜와서인지,
라나는 우리가 먼저 움직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할테니까."
지금까지 나온 얘기들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하나. 시스리아 왕국의 1왕위계승자 라나는
아세의 레베아 공작가를 치기위해서 지금 준비하고 있는중이다.
둘째. 그녀는 레베아 공작가를 치기위해서 용병단과 카린 측과의 계약,
거기다 국경수비대까지 손을 써둔것으로 추측된다.
"좋아. 그럼 내일 있을 아카데미 선생들의 세뇌활동을 위해서
오늘 남은 시간은 마저 편하게 휴식을 하고......"
'더 이상 들으면 머리가 괜히 복잡해질것 같으니까 일단은 자리를 피하고..'
그렇게 말한 아세는 탁자에서 일어나서 등을 돌려서 걸어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어딜가려고 아세리아? 지금 네 상태를 보니까 아무래도 대륙 기본 정세에
대해서는 공부해야겠어. 오늘 남은시간은 나랑 계속 공부해."
"공, 공부라고?.. 그건 좀. 제나?!.. 사라까지!?.. 너희들?!.."
사야의 말에 뒷걸음치는 아세의 팔짱을 사라와 제나가 하나씩 붙잡은것이었다.
"주군이 되는분께 실례하는거지만.. 아세리아님. 사야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저희는 실비아처럼 매일 야근을 뛰고싶지않으니까요.
앞으로도 사야님과 공부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시길.."
아세의 양팔을 잡고 그녀를 강제로 탁자에 다시 앉히자 그녀는 기겁하면서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잠, 잠깐만!?.. 난 공부 싫어한다고!?.. 그렇게치면 제나도 안했잖아?!.."
"적어도 대륙정세의 기본적인 부분은 이해할수있는 정도는 했어요."
사야는 어느새 지팡이를 꺼내고 탁자위에 종이를 몇장 올려놓고
아세앞으로 밀어낸 상태였다.
"너무 걱정하지마 아세리아. 네가 아무리 바보라고 해도,
몇번 전기로 지져지면서 공부하면 어떻게든 익히게 되어있을테니까."
"잠,잠깐만 그건 좀 심하잖아?!.. 너.. 너희들?.. 헤헤헤.. 좀 봐주면 안될까?.."
하지만 아세의 애원에도, 절대 야근을 뛰고싶지 않았던
셋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서 그녀를 노려볼뿐이었다.
실비아의 고생에 대한 소문이 대륙에 이미 잘 퍼져있었기 때문이었다.
'히익?!.. 얘네들 마치 날 미세뇌자 보듯이 노려보고 있어!..'
마치 미세뇌자를 노려보는 하이그레 인간들처럼 말이다.
그런 그녀들의 모습에 아세는 비명을 지를수밖에 없었다.
"히이이익!?.. 누, 누가 좀 도와줘?!.."
"아세리아님은 교육이 반드시 필요해요! 순순하게 사야님께 교육을 받으세요!"
결국 아세는 점심식사 이후부터 밤12시까지 계속 교육을 받을수밖에 없었다.
이해를 못하면 전격마법에 지져지는식의 스파르타식 교육이었기에,
그날 오후부터 밤까지 아세의 비명이 방안에서 잊을만하면 울려퍼지고 있었다.
다음날 저녘6시. 죠안 학장의 초대를 받아서 아세 일행은 아카데미안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도 아카데미 내에서 가장 넓은 장소인 강당을 모임장소로 택한 죠안이었다.
"안녕하세요 아세리아님! 이렇게 7명밖에 없다는
대륙 초인중 3분을 뵙게 되어서 영광이에요.
저는 아카데미의 학생회 회장을 맡고있는 레이라라고 해요!"
"네가 현재 아카데미의 회장이구나, 나도 만나서 반가워."
아세 일행을 보고서 레이라 회장은 눈빛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면서 그녀를 환영했다.
초인이 대륙에 7명밖에 없다는건 어디까지나 공식적인 초인이 7명일뿐,
사실상 공식적으로 공인되지 않은 초인을 따지면 그 수는 생각보다 많았다.
물론 아세는 레이라에게 그걸 굳이 정정해줄 마음은 없었다.
마치 자신의 팬인것처럼 초롱초롱하게 눈을 빛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얘는 부회장인 유니스에요."
"......"
레이라의 옆에 있는 부회장인 유니스는 머리로 얼굴을 반쯤가린
흑발의 음침한 느낌을 가진 소녀였다.
그녀는 아세에게 고개를 끄덕이는것으로 인사를 끝냈다.
아세는 조금 기분나쁜 느낌을 받으면서 죠안 학장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어서오세요 아세리아양. 그러면 여기는 헬렌 선생, 마리 선생, 샤란 선생이에요."
죠안은 아세 일행에게 선생들을 소개시켜 주었다.
유서깊은 레베아 공작가의 후계자인 아세와의 만남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그녀들은 모두 죠안의 제의에 따라서 이자리에 나온 것이었다.
"전부 모인건가요 죠안 학장님?"
"네 아세리아양. 체술선생인 록리 선생을 제외하고 모든 선생들,
학생회의 회장과 부회장까지 모두 이 자리에 모여있어요.
그리고 다른 학생들은 이시간부터 주말까지 강당에 출입 금지라고 공지했지요."
죠안의 말에 아세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일행들에게 눈치를 주기 시작했다.
아세의 눈치에 사야는 지팡이를 강당의 문으로 향했다.
"록. 준비끝났어 아세리아."
사야는 곧바로 잠금 마법을 강당의 문에 걸어 문을 열수없게 막아버렸다.
"아세리아님?.. 갑자기 일행분이 문을 왜 마법으로 잠구시는거죠?"
"후후후.. 그건 말이지."
사야와 아세의 말에 집중한 레이라의 물음에 아세는 겉옷을 벗어던졌다.
동시에 제나, 사라, 사야에 심지어 죠안까지 겉옷을 벗어던지고서
하이그레 수영복 차림으로 그녀들앞에 서있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너희들을 하이그레 인간으로 세뇌하기 위해서야.
순순히 하이그레 인간으로 징집되어주길 바래!.."
경악하는 선생들과 회장의 앞에서 아세의 일행은 하이그레를 선보였다.
"아, 아세리아님이 하이그레 인간이라니! 심지어 제나님도!.."
"꺄아악!~ 도망쳐야해!.. 하지만 어디로?!.. 도망칠데가 없어!.."
멘붕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선생들과 회장들의 앞에
아세는 하이그레 수영복 몇벌을 꺼냈다.
"다들 너무 반응이 재미있어. 이런맛에 세뇌활동을 한다니까? 헤헤헤헤!~"
그것들을 들고서 그녀들에게 천천히, 한걸음씩, 다가가는 아세의 입가에는
행복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런 아세의 미소를 본 선생들과 회장의 얼굴은 서서히 공포로 질려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