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화 〉11-5 하이그레 세뇌가 풀리면 원래대로 돌아올거라는 뻔한 이야기는.
다음날 점심. 아세는 사야를 찾아가기위에 옷차림에 나름 신경썻다.
실비아 대신 사라가 그녀의 몸치장을 어느정도나마 해준 상태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곳은 적지나 마찬가지인데.. 저희가 같이가는게 좋지않을까요?"
"에이, 별 문제될리가 없잖아? 애초에 사야는 어제 날 경계하지도 않았어."
제나가 걱정이 되어서 아세에게 동행을 요청했지만,
아세는 사야와 어제 만났을때, 그녀가 자신에게 경계심을 아예 품지 않았던
모습을 떠올리고서 자신있게 제나에게 말했다.
"조심하세요 아세리아님."
"제나도 참 걱정이 많아. 정말 별일없을거라니까?"
아세는 이번에 레그 슈트가 아닌 그녀가 입은 붉은색 하이그레 수영복과 같은색인
붉은색의 원피스를 입은 상태였다. 머리도 이번에는 단정하게 포니테일로 묶어보았다.
거기다 안경도 사라의 권유에 따라서 벗은 상태였다.
안경을 벗는다고해서 시력에 딱히 문제가 있었던것은 아니었기에
"으흠 괜찮네! 솜씨가 나름 괜찮은데 사라?"
"별거 아닌 실력으로 꾸민거지만 만족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아세리아님."
거울을 본 아세는 스스로의 모습에 나름 만족스러웠다.
사라에게 깔끔하게 보일수 있도록 치장해달라고 했을정도였지만,
이정도라면 정말 미소녀라고 자칭해도 충분해보이는 외모였다.
"정말 예쁘세요 아세리아님! 역시 대륙4대 미녀라고 불리셨던 마리안느님을
닮아서 그런지 조금만 꾸미셔도 이렇게 예쁘시다니."
"그, 그래?.. 으흠. 확실히 자세히보니 내 눈으로 봐도 예쁘긴하네."
모르는사람이 본다면 아세인지 못 알아볼정도로 그녀는 이미지가 바뀐상태였다.
이미지체인지! 같은 느낌이라고 할정도로 외모가 바뀐 것이다.
"나 스스로를 보고 흥분되다니.. 왠지 이상태로 하이그레를 하고싶어지는걸? 하아.."
"저도 아름다운 아세리아님의 모습을 보니 왠지 같이 하이그레를 하고싶어요."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고서 흥분한 아세는 스스로의 가슴을 살짝 만지면서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안되겠어. 당장 하이그레를 해야겠어!"
"잠깐! 아세리아님 그건 참으세요!.."
그렇게 말한 아세는 입고있는 빨간색 원피스를 벗어서 바닥으로 내던지려고 했다.
그러나 제나가 그녀의 손을 붙잡고 말렸다.
'아아! 이렇게 꾸며놓은 상태로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은 나라니!..
자화자찬하니까 좀 이상한 느낌이지만.. 정말 흥분되!'
"하지만! 하이그레 인간이 하이그레를 하고싶은 욕구가 드는건 당연하다고!?..
같은 하이그레 인간인데 그걸 막는건 너무하지않아 제나?!.."
자기 자신의 몸을 보고 흥분하는게 이상하겠지만, 아세는 전생에
남자였는데다, 하이그레 물에 대해서 많이 심취한 매니아였다.
그렇기에 비록 자신의 몸이여도, 예쁘장하게 꾸며놓은 미소녀가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고서 매혹적인 자세를 취한 하이그레 인간이
거울에 비친것을 보고는 흥분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저 역시 아세리아님의 말씀에 동의해요. 하이그레 인간이 흥분하면
하이그레를 하고싶어지는건 당연한거죠. 하지만 아세리아님.
지금시간은 11시반에요. 학창시절 친구분하고 약속시간은 12시로 잡지않으셨어요?"
"아앗!.. 그, 그렇지?!.."
그러나 제나의 말에 흥분하던 아세는 맥이 끊겨버리고 말았다.
남은시간은 30분정도, 왕궁내의 연구실까지의 거리를 생각하면,
당장 출발해야 그나마 여유가 그럭저럭 생길 것이었다.
"아세리아님과 하이그레를 같이 하고싶은 마음은 저도 있지만..
해야할일이 우선이라고 봐요. 불과 그저께만해도 저희는
왕궁을 습격하니 마니 이런 심각한 얘기를 하고 있었어요."
"끄응.. 그, 그건 맞아 그랬었지."
확실히 로제타가 아이리스와 친구가 된덕에 자신은 사야를 만날수있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그녀를 세뇌하기 위해서 납치를 하려고 왕궁을 습격하는
엄청난 무리수를 저질럿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저도 제나님 말씀이 맞다고 봅니다 아세리아님.
기회가 알아서 굴러들어왔는데, 조금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됩니다.
아세리아님은 지금 하이그레 마왕님과 팬티스타킹 병사님을 대신해서
저희 하이그레 인간들의 대표가 되었다는 사실을 잊지마셨으면 합니다!"
"으읏, 아쉽지만 어쩔수없지. 뭐 오늘만 있는것도 아니니까..!"
기왕 흥분해버린김에 셋이서 하이그레를 하기위해 제나에게 눈치를 준 아세였지만,
제나는 논리적인 이유를 들어서 반대했다.
사라 역시 아세의 입장을 잘 지적하면서 제나의 의견에 찬성을 표시했다.
하이그레 마왕과 팬티스타킹 병사가 없는 지금은, 자신들을 세뇌해준
아세를 중심으로 그들은 움직이고 있었다.
"아세리아님. 친구분께 입히실 하이그레 수영복은 챙기셨나요?"
"으으, 사라 잔소리좀 하지마. 너 원래 그런 캐릭터 아니었잖아?!.."
아세의 말에 사라는 순간 멍한 표정이 되었다.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 캐릭터?.. 의미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세리아님의 행보에 따라서
저희도 따라갈수밖에 없다는걸 강조드리고 싶었을뿐입니다."
"사라의 말이 맞아요 아세리아님. 아세리아님을 주변으로
하이그레 인간이 된 이들은, 하이그레 마왕님과 팬티스타킹 병사님의 명령이
있지않는한은, 아세리아님을 중심으로 움직일수밖에 없어요."
"알았어 알았어, 그러니까 잔소리는 여기까지 하자?.. 잘하려고 노력할게. 응?"
대답은 했지만 반쯤은 건성건성인 아세의 태도에 제나는 한숨을 쉬었다.
'철이 든게 저정도면 예전엔 정말 그 악의적인 소문이 정말 사실이셨다는거구나...'
지금의 아세를 따르는것도 딱히 불만은 없지만,
그녀가 자신의 위치를 조금이라도 더 자각해주었으면 하는게 제나의 마음이었다.
만약에라도 현상황에서 아세가 죽거나, 세뇌해제라도 당하게 되면,
그녀들에게 있어서 그건 정말 상상도 하기싫을정도로 끔찍한 상황이었다.
"너무 걱정하지는 말라고? 잘 갔다오도록 할거니까. 그럼 갔다올게!"
"부디.. 별일 없으셔야 할텐데.."
손을 흔들며 멀어져가는 아세는 보며 제나는 불안한 느낌이 자꾸 들기 시작했다.
왕궁에 도착한 아세는 경비병에게 약속이 있어서 왔다고 말을 했다.
경비를 서던 병사들은 멍한 얼굴로 아세를 바라보다가,
경비대장이 오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듯이 멀쩡한척 근엄한 자세를 취했다.
'왜 자꾸 날 힐끔힐끔 보는거지? 너무 대충 꾸민걸까?..'
물론 그럼에도 그들의 시선이 아세의 가슴과 얼굴로 향하는건
아세 본인도 뻔히 알수있었다.
"아세리아님이시군요. 사야님께서 기다리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나저나.. 정말 아름다우시군요. 순간 감탄했습니다.
마치 마리안느님의 옛날 모습을 보는 느낌이었달까요?"
"뭐, 우리 엄마니까 나도 닮았으니 그렇게 보이는게 아닐까?"
그저 어느정도 단정하게 꾸민게 전부였음에도 자신을 보고 감탄하는
병사들의 시선에 아세를 이해가 가지않았다.
"물론 그분만큼은 아니시지만, 마치 그분이 간편하게 소풍을 나오셨을때의
그 느낌이 떠오를정도입니다. 정말 예쁘십니다."
"어, 어 그래? 고마워. 수고하고.. 이건 기분좋으니까 주는 팁이야."
경비대장의 칭찬에 아세는 왠지 기분이 좋아져서 그에게 10골드를 건넸다.
그는 거절하는척도 안한체 바로 아세에게 골드를 받았다.
"감사합니다 아세리아님!"
왕궁을 지나가면서 경비들이 힐끔힐끔 자신을 쳐다보는게 처음에는 거북했었던
아세는, 그들이 왜 자신을 힐끔힐끔 보는지 이유를 알았기에,
지금은 기분이 좋아져서 오히려 그런 시선을 즐기고 있었다.
'뭐 이런적이 한번도 없었으니까. 이번엔 기분정도는 내도 좋겠지?'
그녀는 들떠있는마음으로 걷다보니 금세 연구실 문앞에 도착했다.
사야의 연구실 문은 마치 들어오라는듯이 약간 틈이 열려있었다.
연구실안으로 들어가자, 입구 바로 앞에 위치한 연구실내의 대기실에는
탁자에 과자와 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사야는?.. 아, 쪽지가 있네."
- 갑자기 떠오른 마법연구가 생각나서 기다리게 할것같아.
다과와 차를 준비해놓았으니까 좀 기다려주겠어? -
쪽지에 적힌 내용을 보고 아세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 아카데미 시절에도 사야는 뭔가 떠오른게 있다싶으면
자기 기숙사에 박혀서 연구를 하곤 했었다.
"뭐 사야는 원래 그런 애니까."
이번에도 그런것이라 생각한 아세는 탁자앞 의자에 앉았다.
"그나저나, 내가 그렇게 예쁘다고? 흠.. 현생의 내가 외모를 꾸민 모습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보니 지금 내 모습이 좀 느낌이 다르긴해."
'그리고보니 이방에도 거울이.. 있었네.'
아세는 거울앞으로 다가가서 자신이 입은 붉은색 원피스의 치마를 들어올렸다.
"하아, 왠지 뭔가 느낌이 흥분되.. 이 하이그레 수영복을 드러내고
당장에 하이그레를 하고싶어. 아니, 해도 되지않을까?
어차피 사야는 한번 연구를 한다고 들어가면 엄청 오래 걸렸었으니까."
그녀는 순간 고민했지만 , 하이그레를 하고싶은 자신의 욕구를 결국 참지못했다.
"하이그레 인간이 하이그레를 하고싶은건 당연한거야!
그걸 참는게 오히려 이상한거라고!"
그렇게 외치면서 자기합리화를 한 아세는 자신이 입은 붉은색 원피스를 벗어버렸다.
그리고 양 다리를 벌리고 양손을 V자로 만들었다.
"하이그레!.. 하앙! 역시나 너무 좋아!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기왕 흥분해버린 이 상태에서 하이그레를 안할수가 없잖아!'
들어오면서 이미 어느정도 흥분한 탓에 하이그레의 쾌감이 더욱 느껴지자
아세가 입은 붉은색 하이그레 수영복의 고간부분이 빠르게 얼룩지기 시작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응! 이렇게 하이그레를 하는 내 모습을
거울로 바라보면서 하이그레를 하는건 오랜만이지만.. 아읏! 하이그레! 하이그레!"
'이번에는 일종의 이미지 체인지를 한 상태라서 그럴까? 왠지 더 흥분되!'
태어나서 단 한번도 외모를 관리한적 없는 아세였었고,
전생에서 하이그레를 워낙 좋아한 남성이었기에,
꾸며진 자신이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은것을 거울로 보고 흥분하는건
크게 이상할것 없는일이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앗! 포니테일이라니, 한번도 해본적 없는 머리지만
이것도 왠지 귀여운 느낌이야!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응!"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면서 하이그레를 열중한 아세였지만,
순간 누군가 다가오는 기척을 느끼고서 당황하고 말았다.
"하이그레! 하이.. 아앗!?.. 안되 멈춰야해!.. 그리고 빨리 서둘러서 겉옷을!.."
아세의 행동은 재빨랐다. 그녀는 초인답게 불과 30초 남짓한 시간에
그녀는 하이그레를 중단하고 재빨리 벗어놓은 원피스를 하이그레 수영복 위로 입었다.
'휴우.. 위험했어. 여기는 내가 지내는 방이 아니었지?..
흥분해버린탓에 그만 실수를 할뻔했네.'
"기다렸어 아세리아?"
"아냐. 뭐 얼마 기다리지도 않았는걸?"
그런 아세의 말에 사야는 탁자위의 과자를 집어먹었다.
"바로 본론으로 가자. 무슨일로 내게 상담을 구하려는거야?"
"하이그레 인간에 대한 통제를 할수있다는 단서를 내가 팬티스타킹 병사와
협상을 해서 얻을수있었거든. 그런데 세뇌해제 정화 작업팀에 속한
네 의견을 좀 묻고싶어서 그래."
아세는 미리 준비해온 대답을 사야에게 말했다.
"알겠어. 일단 내 연구실 안에있는 실험실로 가자."
"실험실로?.. 어째서?"
실험실로 가자는 사야의 말에 아세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꼇다.
왜냐하면 그건 자신이 원하던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네가 말하는 단서가 검토해볼만하면 바로 기획안이라도 써보려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어?"
"아냐, 아니야. 알겠어 가자."
하지만 괜히 사야에게 의심을 가지게 하고싶지않았기에,
아세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괜히 안가려고 했다가 사야의 입에서 왜? 라는 말이 나오면
변명할 거리가 딱히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연구실내에 깊숙한 위치에 있는 실험실이 세뇌하기엔 딱 좋거든.'
사실 아세에게는 속셈이 있었던 것도 있었다.
연구실내에 위치한 실험실은 깊숙한곳에 있었고, 자신이 문을 닫는순간
실험실은 밀폐된 공간이 되어버리고 만다.
'생각보다 너무 일이 잘 풀리니까 좀 이상해.'
그렇기에 아세는 이상한 느낌을 받은것이다.
사람은 일이 너무 잘풀리면 오히려 이상한 느낌을 받는경우도 있다.
아세 역시 너무 순순히 일이 잘 풀려나가서 뭔가 의아한 느낌을 받을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세뇌하는데 성공하면 그걸로 그만이니까 뭐.'
"아세리아. 문좀 닫아줄래?"
그때 사야가 문을 닫아달라는 요청을 하자.
아세는 미소를 짓고 문을 닫고 걸어잠궜다.
"아세리아? 문을 왜 잠구는거야?"
사야의 질문에 아세는 웃으면서 그녀에게 조금씩 다가갔다.
"헤헤헤. 여기에는 우리둘밖에 없네 사야?"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너?.."
아세는 붉은색 원피스를 집어던졌다. 상대에게 자신이 하이그레 인간임을 밝히고
세뇌활동을 했을때의 기분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미안하지만. 난 하이그레 인간이 되었어 사야!
내 목적은 널 하이그레 인간으로 세뇌하기 위해서 찾아온거야!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세는 하이그레를 사야에게 선보이면서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이미 알고있었어."
"뭐?.. 꺄아아아아아!~"
사야의 표정에 변화가 없는걸 본 아세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말을 듣고서 불길함을 느낀 그순간, 그녀의 발밑이 빛나더니
아세를 구속하기 시작했다.
"어제부터 이미 네가 하이그레 인간인걸 알고 있었다고."
"어, 어떻게 그걸!?.."
어제 저녘. 사야는 아이리스에게서 아세가 하이그레 인간임을
이미 전해듣고서 놀랠수밖에 없었다.
"아세리아가 하이그레 인간이라고요? 그건 있을수가 없어요.
대륙 초인5위인 그녀가 하이그레 인간으로 세뇌되었다면 분명 소문이라도
알려졌을거예요!"
"믿든지 말든지, 그건 네 마음이다 손녀야."
물론, 그녀는 할머니의 말을 완전히 믿을수가 없었다.
아세같은 공식적인 초인이 하이그레 인간으로 세뇌가 되었다면,
다른 초인들의 세뇌소식처럼 분명히 소식이 알려졌을것이었다.
반신반의한 사야는 도청마법을 대기실에 설치했다.
그리고 아침부터 실험실에 마법진을 그리고 거기에 몇개의 마법을
중첩해서 새겨넣었다.
아세가 초인이기에 그녀의 감지에 들통날 우려도 있었기에,
은폐마법도 새겨넣은 상태였다.
"사실 반신반의 했었어. 네가 하이그레를 하는 소리를 도청마법으로 듣기전까지는.."
"도청마법이라고?!.."
아세는 놀랄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하이그레를 하는것을 이미 사야가 듣고서도
못들은척 능청을 떨었다는 의미였기 때문이었다.
"걱정안해도 되 아세리아. 이곳으로 널 부른 이유는
하이그레 인간으로 세뇌된 널 구속하려는것도 있었지만,
한가지 이유가 더 있어."
"또 다른 이유..라고?"
'으윽! 몸이 움직이지 않아!.. 심지어 마나도 사용할수가 없어!'
아무리 근접한 거리라고 해도, 이미 마법진까지 준비가 다 되어버린 상태였기에,
아세는 손가락하나 꼼짝할수가 없었다.
마나구속구와 같은원리를 가진 마나구속의 마법진이었다.
아무리 초인이라해도 마나가 없으면 신체능력이 조금 좋은 전사에 불과했다.
예시를 들어서, 무림에서 산공독을 먹고 내공을 사용하지 못하는 무림인과
비슷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마나가 없다해도 물론 싸울수는 있으나, 마나를 사용할수없는 상황에서
마법으로 구속당한것을 풀어낼수는 없는노릇이었다.
'심지어 이 마법진.. 몇개의 마법을 중첩해서 걸었는지 모르겠어!
아무튼 엄청 많이걸어놓은건 확실해!.. 이럴줄 알았다면 제나와 사라도 데리고 올걸!'
그녀는 뒤늦은 후회를 했지만, 이제는 그녀가 어떻게 할수없는 상황이었다.
"그건 바로 세뇌해제 정화 작업을 여기서 하기 위해서야."
"말도 안되! 세뇌해제 정화 작업을 여기서 한다고? 그게 가능할리가.."
아세는 사야가 자신에게 허풍을 떠는것이라 생각했다.
세뇌해제 정화 작업에 대해서 아세가 아는것은 전혀 없었다.
'세뇌해제 정화 작업은 팀 단위로 이루어지는 작업!
사야 혼자서 그걸 할수있을리가 없어. 사야와 나 말고 누군가가
이 연구실에 들어와 있었다면, 내가 기척을 느끼지 못했을리도 없고.'
하지만 그것이 팀 단위로 작업을 해야하는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사야가 혼자서 한다는 말을 했었기에
당연히 아세는 믿을수가 없었다.
혹시나해서 자신과 사야외의 기척이 있는지 미리 살펴본 아세였다.
단둘이 있다는걸 확신했기에, 실험실에 들어오자마자 원피스를 벗어던져서
하이그레 수영복을 드러내고 하이그레를 한것이다.
"보통 세뇌해제 정화 작업은 팀 단위로 해야하지만, 나는 좀 달라.
세뇌해제 정화 작업이 팀 단위로 필요한것은 마법을 여러개 써야하기 때문,
하지만 나는 마법진만 있으면 여러개의 마법을 중첩해서 한번에 쓸수있어."
"하, 하지만 그렇다해도 신관이 없잖아! 그러니까 그건 말이 안되!.."
반박하는 아세의말에 사야는 주머니에서 무언가 꺼냈다.
"특, 특급 포션?!.."
"원래는 신관이 치료를 해주는게 봉합 마무리 작업이지만,
최고급 특급 포션이라면 그걸 대체할수 있어."
사야의말에 아세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녀가 세뇌해제 정화 작업을 자신에게 할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 그만둬 사야! 나는 세뇌해제 따위 받고싶지 않아!"
"걱정마 아세리아. 아프겠지만.. 반드시 널 하이그레 세뇌에서
해방시켜줄게."
기겁하면서 애원하는 아세의 말에 사야는 은은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정말로 친구를 구해주려는 진심을 담아서 말한것이었지만,
하이그레 인간인 아세의 입장에서는 사야의 말에 소름이 끼쳤다.
'이렇게 사야에게 세뇌해제 정화 작업을 받아서
하이그레 인간에서 세뇌 해제 당하는거라고?! 그건 싫어!
전생까지해서 겨우 하이그레 인간이 되었는데!.. 이럴수는 없어!..'
아세는 표정을 찡그리면서 몸부림을 쳤다.
그것이 그녀가 할수있는 발악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야는 그녀의 몸부림을 무시한체,
새로운 주문을 영창해서 그녀의 몸을 마나의 줄로 구속시켰다.
마치 귀갑묶기같은 느낌을 연상시키는 구속이었지만,
지금의 아세는 그걸 알아챌 정신상태가 아니었다.
"많이 아플거니까 각오해줘 아세리아."
"싫어! 싫다고! 세뇌해제 같은건 받고싫지않아!.."
아세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사야는 지팡이를 든채로 아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