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8화 〉10-5 페이크다 이 하이그레 인간들아! (41/104)



〈 48화 〉10-5 페이크다 이 하이그레 인간들아!

하이그레를 하는 베키의 얼굴이 조금씩 흥분으로 붉어져가면서
그녀가 입은 민트색 하이그레 수영복의 고간에 얼룩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읏! 이거 하이그레를 할수록 야한 기분이!..
이게 하이그레 세뇌라는건가요? 하이그레! 하이그레! 으응!"

"하이그레의 축복을 이렇게 빠르게 받아들이다니,
역시 당신은 좋은 하이그레 인간이 될거예요 베키! 후후훗!.."


오필리아는 하이그레를 하는 베키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녀는 베키가 하이그레를 하면서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보지 못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앗! 몸이 점점 느끼면서.. 벌서 뭔가 올라와요!
아앗?! 이, 이건.. 하이그레를 하면서 갈것같아요!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흣!"


"자, 하이그레의 훌륭함을 몸소 느껴보세요. 베키.한번 맛보게되면,
그 누구도 하이그레의 쾌감에 감탄할수밖에 없어요!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베키의 모습을  오필리아는 자신도 흥분이 됐는지,
그녀를 따라서 하이그레를 하기 시작했고, 카이사는 이미
진즉에 검을 내려놓고 하이그레를 계속하고 있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앙! 기분 좋아요! 하이그레라는거 정말 기분 좋아요!
하윽! 갈 것같아요! 하이그레로 가버려엇! 하이그레! 하이그레에에!"

민트색 하이그레 수영복 위로 베키가 절정하면서 쓰러지고.. 그순간,
펑! 하는소리와 함께 베키가 있던 자리에서 연기가 터졌다.


"아닛?!.. 베키는 어디로 간거지?!"


베키가 있는 자리에는 민트색 하이그레 수영복 한장과 , 인간 형태의
작은 종이인형만이 놓여있을뿐이었다.

"이, 이건.. 카린님에게 들어본적이 있어요! 남쪽대륙에서는
분신술이라는 일종의 술법을 사용한다고.. 꺄앗!.."

"꺄으으으윽!"


아차하는 사이, 드럼통에서 다시 튀어나온 베키가 둘의 머리를 발로 차버렸다.
카이사와 오필리아는 땅바닥에 쓰러질수밖에 없었다.


"크읏!.. 설마 분신을 사용해서 저희를 방심시킬줄은!.."


"헤헤헷! 멋진 작전이었죠? 아까 분신술은,
사실 가전 무공이라 아는사람이 별로 없었거든요!
일명, 페이크다! 이 하이그레 인간들아! 라는 작전!"


또 다시 손가락으로 V를 그리며 베키는 둘에게 미소를 지었다.

"하, 하지만.. 멍청한짓이에요 당신! 기회가 생겼을때 치명상을 노렸다면 모를까!
저희들의 머리만 가격하는정도로 상황이 바뀔리가 없잖아요!"

"헤헤헷! 과연 그럴까요?"

오필리아의 말에 베키는 품속에서 한장의 스크롤을 꺼냈다.


"그, 그건?!.."


"대륙에서 엄청 희귀한~ 텔레포트 마법을 쓸수있는 텔레포트 스크롤 이랍니다!"

"말도 안되는!.. 텔레포트 마법은  대륙에서 3제인  마도사 네티외엔
쓸수있는 사람이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 거짓말이야!"

베키의 말에 카이사는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외쳤다.
네티를 제외하고 텔레포트 마법을 쓰는 사람 자체가 이 대륙에 없었다.
마도사인 라미도 기껏해야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워프 마법정도나 쓰는게 끝이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카이사는 베키가 꺼낸 스크롤이 가짜라고 외쳤다.


"거짓말은 아닌걸요? 이걸 만들어서 제게 주신분이 카린님이거든요."

"무슨소리에요! 카린님은 마법을 못 쓰잖아요!"


카린이 만들어줬다는 베키의 말에 오필리아는 그녀가 마법을 쓰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서 외쳤다.


"네 맞아요. 그분은 마법을 못 쓰죠. 그런데 다들 잊으신거 없어요?
대륙 사천왕의 마도사 라미님도 마법의 이론에 관해서는 카린님에게 배우잖아요?"


"이런 미친?! 아무리 이론에 정통하다해도 스크롤을 만들정도라고?!.."

이에, 베키는 그들과 대치하면서 다시 왼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말하기 시작했다.
라미가 카린에게 마법의 이론에 관해서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사람은
드물지 않았다. 하지만 카린은 이론은 잘 알고 있어도, 마법은 쓰지 못한다고
대륙에 알려진 상태였다.
그녀가 가진 선천적인 체질상 마법의 영창을 하면 마나의 흐름이 꼬여버린 것이다.

"이미 만들수있으신데도 뭐랄까? 돈이 너무 많이 드셔서 안만드시는거죠.
왜냐하면 다른 마도사가 만든 스크롤이나 마법진은 자체적으로 작동하지만,
카린님이 만드신건 마나리움이 꼭 필요하거든요."

카린은 이론에 대해서 잘 알고있기에, 그걸 이용해서 매직 스크롤을 만들순 있었지만,
문제는 다른 마법사나 마도사와 달리, 그녀가 만든걸 사용하려면
마나석을 인위적으로 가공해서 만든 '마나리움'이 꼭 필요했다.
그런데  마나리움은 연비가 최악중의 최악이라서, 그야말로
하나를 사용하는데 1개 후작가의 1년 예산이 소모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아까 제 분신이 왜 하이그레를 하면서 왼쪽으로 움직였냐면,
좌표를 그리기 위한거죠."

"좌표?!.. 그렇다면 설마!.."


그제서야 카이사는 베키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그녀가 텔레포트 스크롤을 꺼낼때, 카이사는 저 스크롤을 이용해서
카린이 소수정예를 침투시켜서 팬티스타킹 병사를 노리는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좌표를 그린다는것이라면 얘기가 달랐다.
바로 텔레포트를 하는 출발지가 이곳이라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이제와서 알아채봤자 늦었어요! 여러분들을 모두 세뇌해제 정화팀으로
제가 모실게요!~ 자, 갑니다! 텔레포트!"

"오필리아 피해!.."

"안되!.. 나는 세뇌해제같은건 받고싶지 않!.."

카이사는 범위 외곽에 있었기에, 몸을 굴러서 텔레포트의 범위밖으로
빠질수있었으나, 오필리아를 비롯해서 하이그레 세뇌를 당하던 동료들은
베키를 포함해서 모두 빛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이런 빌어먹을!..."


분노한 카이사는  하고 바닥을 검으로 내려쳤다.


"이걸, 린님에게 어떻게 보고하지?"

린과 팬티스타킹 병사 다리우스가 자신에게 맡겨놓은 중책임에도
그녀들을 세뇌시키기는 커녕, 모두 빼앗겨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이미 포로들을 빼앗겨버린 지금, 할수있는게 아무것도 없는 카이사는
어쩔수없이 그저 분노를 식히는수밖에 없었다.



* * * * *  * *




"오셨습니까!?.."

"짜잔!~ 구원자 베키등장! 모두 구해왔어요!"


빛과 함께 나타난 베키는 세뇌해제 정화작업팀의 마법사와 신관들에게
다시 손가락으로 V를 그리면서 활짝 웃으면서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잘하셨습니다! 자, 당장 저분들을 세뇌해제 정화 작업을 시작해!"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읏! 빨, 빨리부탁해요. 나, 이제 곧 세뇌당할것 같!..
그, 그러니 서둘러줘어!..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응!"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앙! 하이그레로 느끼고 있어!..
계속 이렇게 하이그레를 하면!.. 정말로 하이그레 인간이 되어버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앗!"

하이그레 수영복이 강제로 입혀져서 세뇌당하던 릴리아와 슈리는 잠깐은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하이그레의 쾌감이 다시 느껴지면서
애써 하이그레의 쾌감을 참기위해 괴로운 표정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꺄으읏!..  세뇌해제 같은걸 받지않을거예요! 제게 있어서
유일신은 하이그레 마왕님밖에 없어요! 가짜 여신 헬레나 따위를
모실 생각은 제게는 이제 없!.. 꺄아아아아아!.."

유일하게 오필리아만 반항하려 들었으나, 마법사의 진지에서
준비된 마법사들을 상대로 그녀가 할수있는건 없었다.
곧바로 제압당해서 구속마법으로 구속당한 오필리아는
비명을 지르면서 정화작업실로 끌려갈뿐이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앙!
하이그레 정말 기분좋아!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로 가버려엇!"


급한대로 오필리아를 끌고가자, 붉은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은
세실리아의 상태가 심상치않기 시작했다.
하이그레를 하는 속도가 배우 빨라지기 시작하면서,
황홀한 얼굴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악! 아아 좋아앗!
하이그레의 쾌감 정말 최고야!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에에에!"


"이쪽도 위급하니까 빨리 작업 시작해!"

고간에 애액으로 인한 얼룩을 붉은색 하이그레 수영복에 묻히면서
세실리아는 절정했다.
그 모습을 본 마법사들이 그녀에게 몰려들어서 주문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인간 세실리아. 완전 세뇌 완료되었습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앗!? 당장 이거 풀어! 이 미세뇌자들!"

그녀가 완전세뇌 선언을 함과 동시에, 정화작업팀의 마법사들이
세실리아를 곧바로 제압했다.

"이 멍청한 미세뇌자들! 당장 내게 걸어놓은 이 구속 마법을 풀어!"


세실리아는 끌려가면서 베키를 노려보면서 외쳤다.

"정말 어리석은 녀석! 너 때문에 하이그레의 축복을 받자마자
내가 세뇌해제따위를 당하게 되었어! 정말 미워! 너를 저주하겠어!.."

"으읏!, 세뇌당해서 제정신이 아닌건 알지만, 그래도 동료였던 사람에게
저주한다는 말을 들으니 조금 상처받는데요 저?.."

하이그레 완전 세뇌 선언을  세실리아가 제정신이 아닌것은
뻔히 알고있었으나, 그래도 나름 몇년간 함께 지내온 동료였음에도,
자신에게 저주를 한다는 발언을 듣자, 베키는 조금 씁슬한 기분을 느꼇다.

"멍청한짓을 네가 했다는걸 자각했다면 당장 날 풀어!..
이 대륙의 미세뇌자들 모두가 하이그레 마왕님께 어리석게 저항하는걸 포기하고
하이그레 인간으로써 그분의 노예가 되는게 이상적인거야!
그러니 날 당장 풀고 하이그레의 축복을 받으라고 베키!"


"당장 끌고가! 이딴 소리 아예 듣지말고!.."


마법사의 독촉에, 붉은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은 세실리아 역시,
오필리아처럼 정화작업실로 붙들려서 끌려가고 말았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우읏!.. 베, 베키.."

"셀리님.."


세실리아의 말에 조금 상처입은듯한 표정을 지은 베키에게
셀리는 애써 하이그레의 쾌감을 참으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하읏! 세실리아도 제, 제정신으로 하는말이 아니니.. 귀담아듣지 마..
하이..그레! 하..이그레! 으앗!"


자신 역시 서둘러 세뇌해제 정화작업을 받지않으면, 세뇌율이 올라가서
하이그레 인간이 될 여지가 있음에도 셀리는 애써 하이그레의 쾌감을
참으며 베키를 위로해주었다.

"고마워요 셀리님."


그리고 그녀도 곧 정화작업실로 들어갔다.
베키는 셀리가 왜 자신을 위로했는지 이해할수 있었다.
첩보대장인 베키는  엘븐가디언인 셀리의 과거 사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고하셨습니다. 베키님! 덕분에 다들 구해낼수 있었습니다!"


그때 베키에게 정화작업팀의 마법사가 다가와서 그녀를 칭찬했다.
그러자 원래 명량한 성격이었던 베키는 언제 씁슬한 표정을 지었냐는 듯이,
금세 다시 미소를 짓고 활발하게 웃었다.

"헤헤헷, 나야 뭐, 카린님의 작전과 그분의 지원덕분에 성공했는걸?
아참, 이번껀 보너스가 꽤나 나오겠지?"

"뭐, 대륙사천왕 분들을 제외하고 잡혀간 이들 모두를 구해냈으니까,
그분 성격에 꽤 많은 보너스를 주실것 같습니다."

베키는 이번 임무를 완료해서 받을 보너스 생각에 들떠서 미소를 지었다.
방금까지 얘기하던 정화 작업팀의 마법사가 정화 작업을 위해 작업실로
들어가자, 베키도 슬 후방에서 적당히 쉬다 전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움직이려고 했다.


"으흠?.. 저건......"

그순간 , 그녀의 눈에 자신의 분신이 입었던 민트색 하이그레 수영복이
눈에 띄었다. 텔레포트 마법의 범위내에 들어가 있었던 탓에,
같이 전송된 것으로 보였다.

"마법사들은 모두 바쁜것같고, 그래도 내 분신이 입었던 거니까
아무래도 내가 직접 버려야겠지?"

그렇게 민트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집자마자 베키는 흠칫, 하고 잠깐 굳어버렸다.
분신에게서 얻은 기억으로 하이그레 절정을 하면서 얻은 쾌감을
희미한 기억으로 엿보고 만 것이다.


"이.. 이 기억은?"


물론 본인이 아니라, 분신이 입고 하이그레 절정을 맞은것이기에,
베키가 그 하이그레 쾌감을 느끼거나 한적은 없었다.

"분신술로 느낀 하이그레의 기억..."


그러나 분신에게서 얻은 경험의 기억으로 인해서, 하이그레의 쾌감이
엄청나다는 사실만큼은 마치 옆에서 본것마냥 기억에 남아 있었다.

'하이그레 수영복.. 입으면 어떻게 될까?.. 앗?!'


"아, 아니야. 나는 하이그레 인간이 되고싶은게 아니야."

베키는 세차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괜히 이상한 생각만 나니까. 애들을 불러서 대신 버리게 시킬..."


부하를 불러서 버리게 시킬까 고민했었지만, 그녀를 고개를 다시 저었다.
생각해보니 이 민트색 하이그레 수영복은 분신이 입었을때,
몸에 딱 맞는 옷이었다. 그녀의 부하들은 남성이 대다수였다.


"그, 그건 안되지. 애들에게 어떻게 이런걸 대신 버리게 할수있겠어?"


순간 베키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부하가 이 민트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대신 버린후에,
나중에 자신의 분신이 이걸 입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스스로의 몸매 사이즈를 대놓고 공개하는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걸 입고싶다는 생각을 잠깐이나마 하다니,
정말 혐오스러운 생각을 했었네 나."


방금전까지 하이그레 인간과 싸우다가 세뇌당할뻔한 동료들을 구출해놓고
하이그레 수영복을 스스로 입으려고 호기심을 느낀 자신을 보고서
순간 혐오감을 살짝 느낄정도였다.


"그래. 일단 버리려 가자. 이곳 후방기지에도 폐기창고는 있겠지?.."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으려고 하다니, 나 순간 미쳤었나봐.
에이~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은 동료들을 보니까 그렇게 느낀거겠지?'

그녀는 자신이 왼손에 든 민트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들고서 폐기창고로 향했다.
자신이 하이그레 수영복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것은 구출작전을 펼쳤을때,
동료들이 입고있던 하이그레 수영복을 보다보니 그렇게 느낀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하면서 폐기창고로 움직였다.

'하지만 하이그레의 쾌감은.. 희미하지만 엄청난것으로 기억하고 있어.'

"아아앗! 나, 뭐하는거얏? 으으으, 이제는 하이그레 관한 생각을 관두자!
당장 폐기창고로 가서 이걸 던져버려야겠어!"


폐기창고로 향하는 베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리고 폐기창고의 문을 벌컥 열어버린 베키는 자신이 왼손에 든
민트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힘껏 집어던졌다.

"휴우~ 이제 다시는 한동안 하이그레 수영복을 볼일이 없... 에엣?!"

뒤돌아서서 돌아가던 베키는 순간 놀라고 말았다.
분명히 손에 힘을주고 집어던졌던 민트색 하이그레 수영복이
여전히 자신의 왼손에 쥐어져있었기 때문이었다.


"나 혹시 오늘 아침에 뭘 잘못먹었던걸까?!
어째서 아까 집어던졌는데 이걸 아직도 손에 들고 있는거야!?"


베키는 스스로의 행동에 깜짝 놀랬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녀는 폐기창고를 향해서 민트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집어넣기위해 손을 머리위로 올렸다. 그순간..

"베키님! 보고드립니다!"

"아얏!? 어, 어어. 무, 무슨일이야?"

뒤에서 부하가 말하며 다가오자 베키는 재빨리 손에 든
민트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접어서 품속으로 집어넣었다.

"급박한 상황이라 잊었다면서 정화작업팀에서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구출작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보고서를 써달라고 합니다."

"아? 아아.. 그래. 보고서.. 써야지? 바로 갈게!"

베키는 그말에 보고서를 쓰기위해서 당장 자신에게 배당된 천막으로 향했다.
아까 버리려던 민트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스스로의 품안에 넣었다는 사실조차
머릿속에서 잊어버린체로 그녀는 보고서를 쓰기 시작했다.

 *  * * * * *

전황은 카린 군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레미의 돌파는 미나와 혈장미 기사단들에게 막혀버리고 말았고,
유미도 월터의 기병대에게 발이 묶여버리고 말았다.


"좌측과 우측은 유리하지만 , 정면의 공성이 쉽지않습니다.
병사들의 교체를 하는것이!.."

"아니, 이대로 밀어붙여. 남은 혈장미 기사단 2소대와,
마도병단 2개 소대를 같이 투입한다!"

카린의 명령이 내려지자, 전원이 마스터인 혈장미 기사단 20명이
남문쪽으로 투입되었다.


"하지만 잔해가 아직도 남아있어서 그들이 진입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누가 걔네들보고 걸어서 가라고 했어?... 투석기에 걔네들 실어서 쏴버려."


"네?.."


부하의 반문에 카린은 그들에게 다시 말했다.

"투석기에 혈장미 기사단 1명과 마도병단의 마법사 1명씩 조를 짜서
적 요새의 2성벽쪽으로 쏴버려."

"그,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멍청한 얘기입니까?!.."


옆에있던 부하들은 카린의 명령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멍청한건 네녀석이겠지. 닥치고 시키는대로 하기나해."


"투입 부대는 조를 짜서 투석기에 실어서 날린다!"


다들 말도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사령관인 카린의 명령을
어길수는 없는노릇이었다. 어쩔수없이 그들은 그대로 전선에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그 명령은 효과적이었다.
투석기의 추진력으로 날아간 조원들은 마법사가 기사를 잡고 공중부양 마법으로
낙하산을 펴듯이 천천히 내려가면서 쉴드 마법으로 보호막을 쳐서
하이그레 인간들의 화살과 창을 막아내면서 성벽으로 낙하하기 시작했고,
착륙지점이 코앞에 오자 혈장미 기사단원이 뛰어내려서 하이그레 인간들을
쓰러뜨리면서 성벽내에 각각 작은 거점을 만들기 시작했다.

"좋아. 사다리를 걸치고 거점 장악을 실시해!"

카린의 명령에 따라서 성벽밑의 병사들은 사다리를 걸치고서
2성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성벽위의 병사들을 지원해야하니까 후속부대를 계속 투입해!.."


"네 알겠습니다!"


카린의 명령에 따라 지원을 위해서 후속부대가 성벽으로 접근했다.


"카린님! 700M 거리에서 마법 반응을 확인했습니다!"


"라미겠지. 마도병단 2개 소대에 미리 지시한대로 하라고 전해.
시간상.. 보자, 수식은 H야. 그렇게 전하도록."

카린의 말에 부하들은 고개를 끄덕여서 통신 마도구인 수정구로 명령을 전달했다.



* * *  *  * * *


혈장미 기사단과 마도병단을 동시에 투석기로 쏘아보낸 카린의 작전에
린은 크게 당황했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순식간에 성벽내의 거점이 생긴것은 사실이나, 그들을 뒷받침할만한
후속부대가 도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었기에, 린은 이미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주문의 영창은 끝났어 라미?"

"네 린님."


연보라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은 중성적인 외모를 가진 소녀의 물음에
진한 검보라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은 라미가 대답했다.

"준비하는 시간을 30분정도 기다린 보람이 있네. 자,
언니의 후속부대가 돌격하고 있어. 거기에 쏴버려."


"네! 미세뇌자들을 이 마법으로 전부 쓸어버리겠어요!
지옥의 업화여! 그 불꽃으로 모든적을 태워라! 헬 파이어!"


라미의 손에서 검은빛이 섞인 불꽃이 뿜어져나와 성벽내 거점의 아군을
지원하기위해 성벽아래에 밀집한 후속부대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이글이글대는 불꽃은 병사들 전부를 태워버릴듯이 빠르고 세차게 날아가고 있었다.


"좋아."

린은 미소를 지었다. 이것으로 성벽위에 올라온 혈장미 기사단과 마도병단의
마법사들은 고립될것이고, 그들도 하이그레 인간으로 세뇌할수있을거라는
기대감에 그녀의 마음은 부풀기 시작했다.

"뭐, 뭐야?!.."

그러나, 병사들을 전부 잿더미로 불태워버릴것만 같았던 불꽃은
서서히 사그라들더니, 코앞까지 도착했을때는 전부 꺼져버리고 말았다.


"제 마법수식을.. 풀어냈어요! 그럴수있는 마법사는 네티외엔 없을텐데!.."


라미는 크게 당황하고 말았다. 자신의 마법이 해제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무슨 마술을 부린거지 언니?"


린은 카린이 무슨 방법으로 라미의 마법을 막아냈는지 추측조차 할수 없었다.

"아앗! 생각났어요 린님! , 카린님이라면 시간을 재보고서,
제가 무슨 마법을 쓸지 예측하고서, 그에 맞쳐서 수식을 풀어내실수있어요!"


"하지만 언니는 마법을 못쓰잖아!? 내가 마법사는 아니지만, 마법을 해제하는데
그 마법의 수식을 알아낸다고해서 그렇게 쉽게 해제할수있을리가 없다고 것으로
알고있다고! , 잠.. 잠깐만!?.. 설마!.."


그제서야 린은 카린이 무슨 방법을 썻는지 깨달았다.
상황에서 맞쳐서 라미가 쓸수있는 마법은 주문의 영창이 필요하냐에 따라
시간의 차이가 있다. 그리고 애초에 라미가 마법의 이론을 배운 사람은 카린이었다.
그렇기에 카린은 라미가 마법을 쓸때 어떤 마법 수식을 쓸지  알고 있었고,
마법 반응에 걸린 시간에 따라서 어떤 마법을 쓸지 추측한뒤,
마도병단의 마법사들에게 자신이 알려준 수식을 이용해서 해제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린님! 이대로면 성벽이 장악당하는것을 막을수가 없어요!"

"나도 알아 라미!"

린은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이 내민 작전들이 카린에게 막혀버린 것이다.

'아니, 아직 하나의 작전이 남아있어.'

모든 작전이 카린에 의해 무용지물로 막혀버린 지금,
그녀는 부디 자신이 미리 준비해둔 작전중 마지막으로 남은 하나라도
성공하기를 기원할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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