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화 〉10-4 도적출신은 항복도 빠른편?
"전군 진격!"
카린의 명령과 동시에 그녀의 부하 장병들이 남문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남문은 지난번에 붕괴시킨 성벽의 잔해가 여전히 있었다.
"요새의 성벽이 붕괴된탓에 잔해가 너무 많습니다!"
"상관없어! 작은 잔해는 치우면서 움직이고 큰 잔해는 적당히 부셔서 투석기에 실어서 날려버려!"
성벽의 잔해를 치우기 시작하자 하이그레 인간들도 구경만 하지않았다.
화살의 사거리안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방패병! 아군을 엄호해! 2열횡대로 움직여!"
이에 카린은 2성벽의 위에서 날아오는 화살과 돌을 엄호하라고 지시했다.
"보고드립니다! 아군의 우측에 적부대 출현! 적의 선두에… 레미님이 있습니다!"
"제1요격부대에 요격하라 전해."
"네!.."
동문쪽에서 나타난 레미가 아군의 측면을 공격한다는 보고를 듣자, 카린은 미리 준비해둔 요격부대에 명령을 내렸다.
"미나님! 요격명령이 내려왔습니다! 요격대상은 600M 거리입니다!"
"휴우.. 알겠어. 요격부대는 예정대로 나를 따라서 적을 요격한다!
다들 잊지마. 적은 하이그레 인간이다! 마음에 망설임이 남아있다면 당하는건 우리다!"
"네 알겠습니다!"
* * * * * * *
카린 군의 우측면에 나타난 레미는 예전엔 아군이었으나, 하이그레 인간이 된 지금은 적이되어버린 군대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저기로 가자! 다들 따라와!"
'저기다!'
그녀는 눈앞에 보이는 적 부대의 어느지점이 취약한지 알아차렸다.
바로 요새의 잔해를 치우는 병사를 엄호하기위해 서있는 방패병의 측면이었다.
'돌파를 2번정도하면 닿을수있는거리.. 좋아!'
초인급에 속하는 강자이자, 카린 군단의 선봉장인 레미에게 있어 그건 어렵지 않은일이었다.
2번정도 적을 돌파해서 방패병들의 진형을 휘저어주기만해도 카린 군의 진형자체가 붕괴한다는것을 그녀는 잘알고 있었다.
평소의 카린 군이라믄 그정도에 진형이 무너질리가 없을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패전으로 인해 떨어진 사기를 애써 끌어올린상황, 조금만 불리해져도 탈주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았다.
그녀는 대검을 위로 들고서 적병들에게 그대로 뛰어들었다.
"하압!.."
"끄아아악!"
레미가 대검을 휘두르며 병사들에게 난입해들어가자 병사들은 대검에 베여버리거나, 혹은 레미가 휘두르는 검압에 의해 튕겨나가서 마치 낙엽마냥 흩어져버렸다.
"레미님께서 길을 여셨다! 전열이 붕괴됐으니까 지금 당장 뚫어버려!"
레미의 모습을 보고서 전 혈장미 기사단 1소대장이자, 지금은 주황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은 타냐는 옆의 하이그레 인간들에게 외치면서 레미의 뒤를 따라 붕괴된 적의 부대를 향해 검을 들고 뛰쳐들어갔다.
"좋아! 이대로 뚫어버리고 다음 적을 상대한다!.. 응?.. 저건.."
그순간 , 상대하고 있던 적 부대의 진형이 바뀌면서 , 적병들이 좌우로 갈라졌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검을 내려쳐오는 여성이 있었다.
"크읏!.. 미나!.."
"같은 혈장미 기사단끼리 검을 맞대고 싶지않았지만, 이번에는 어쩔수없어!.."
타냐에게 검을 내려친것은 미나였다. 타냐는 미나의 등장에 잠깐 긴장했다.
자신이 그녀에 비해서 한수반에서 두수정도 밀린다는 사실을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타냐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미나에게 외쳤다.
"흥! 너와 모든 혈장미 기사단이 왔다고해도 우릴 막을순없어!..
우리쪽 선봉에는 레미님이 계시다고!.."
타냐의 그말과 동시에 레미가 나타나서 미나에게 대검을 휘둘렀다.
그녀는 몸을 굴러서 재빠르게 레미의 대검을 스쳐가듯이 피했다.
그리고 자세를 잡고서 레미에게 자신의 검을 겨누었다.
"뭐하는거야 미나. 단장인 내게 검을 겨누는거야? 우리가 같이 지낸 세월만
5년이 넘을텐데.. 이거 섭섭하네? 언제는 나를 존경한다고 말하지 않았어?"
"존경하는 말은 진심이었습니다. ...... 하지만, 단장님은 하이그레 인간!
제가 단장님을 적대하는데 그것 이상의 이유가 있겠습니까?!"
미나는 레미가 입은 남색의 하이그레 수영복을 보고 말했다.
"긴말하지 않겠어. 너도 하이그레 인간이 되라고? 원래 내 부하였으니까.
너도 하이그레 인간이 되어서 다시 내 부하가 되는게 맞지않겠어?"
하지만 미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않은체 씁슬한 표정으로 그저 검을 겨누고 있었다.
'이대로 계속 얘기하다간, 내가 오히려 흔들릴지도 몰라.'
자신의 상관이 저런 옷을 입고서 제정신이 아닌상태로 자신들을
공격한다는 이 현실에, 그녀의 마음은 괴로웠기에,
그저 전투에 집중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아, 그렇다면 힘으로 제압해서 세뇌시켜주는수밖에...
살살한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중상이상은 각오해두라고!.."
"멧돼지가 온다!.. A 포메이션 준비!.."
"뭐!?.. 나보고 멧돼지라고?!.. 너어!.."
레미의 돌진과 동시에 혈장미 기사단 10명이 튀어나와서
그녀의 주위를 둘러서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자신들은 마스터고,
레미는 그 마스터를 초월한 초인이었다. 통상적으로 초인 1명이
마스터를 최대 20~30명까지 상대할수있다고 알려진것을 생각하면,
10명으로 레미를 막아선다는 이 행동은 어찌보면 자살행위였다.
'날 멧돼지라고 부른건 암호인가?.. 아마 생각한사람은... 카린님이겠네.'
"이런 멍청한 녀석들!.. 마스터 10명정도의 협공으로
날 잡을수있을거라 믿은건 아니겠지!.."
레미는 그말과 동시에 좌에서 우로 대검을 휘둘렀다.
동시에 미나와 3명의 혈장미 기사단이 그녀의 대검에 자신의 검을 부딪쳤다.
그러자 서로의 오러가 충돌하면서 파쇄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겨우 4명정도로 내 공격을 막을수 없다는건 너네들이 잘 알건데!.. 앗!?.."
자신만만하게 그대로 힘을 실어서 미나등을 튕겨버리려던 레미는
흠칫할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측면과 후방으로 2명씩 번갈아서 동시에 공격해오기 시작한 것이다.
"차륜전과 협공을 동시에 한다고!?.. 나는 이런 훈련을 시킨적이 없는데!.."
미나와 10명의 혈장미 기사단은 힘의 분배를 적절히 하면서
포위망을 구성하여 레미를 견제하고 있었다.
그중 가장 강한 미나와 3명정도가 레미의 일격을 함께 받아내고,
남은 이들이 번갈아가면서 3면에서 공격해서 레미를 견제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초인이라해도 , 오러에 찔리면 부상을 입을수밖에 없다.
하이그레 수영복의 내구력을 믿고서 무작정 싸우기에는, 상대방은
오러로 하이그레 수영복을 모두 파괴할수있는 전부 마스터였기에,
어쩔수없이 레미는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할수밖에 없었다.
"좋아! 받아냈어!.. 할수있어!.."
그러다보니 당연히 공격에 실리는 힘은 비교적 확연히 줄어들게 되고,
레미가 힘을 주고 휘두르는 대검을 그들이 받아낼수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 레미의 앞에서서 대치했을때 긴장하던 혈장미 기사단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할수있다고?.. 너희들이 감히 날?.. 초인하고 마스터의 차이를 보여주겠어!
으아아아아아압!!"
"지금이야! B 포메이션! 개시!"
분노한 레미는 대검을 위로 들어서 어깨에 건칠뒤 오러를 모으기 시작했다.
주변에도 느껴지는 기압에 그녀의 주위를 둘러싼 이들은 흠칫할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때, 미나의 지시로 레미의 정면을 기준으로 해서 좌우가 열렸다.
"화염의 불꽃으로 적을 태워라! 플레어!"
"마법!?.. 마도병단도 같이있다고?!"
자신에게 뿜어져오는 불꽃때문에 레미는 어쩔수없이 오러를 모으던 대검을
자신의 앞에 세워서 불꽃을 막아낼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불꽃이 사라지자마자 다시 혈장미 기사단이 그녀를 둘러쌋다.
"재대로 당했네. 이런식으로 소모전을 하게해서 날 견제할줄이야..
마도병단의 마법사와 혈장미 기사단의 연계라는걸 생각하면,
아마도 미나 네 생각이 아니지 이건?.. 이런걸 생각해낼 사람은 분명히..."
"네 카린님이시죠. 저희도 반신반의했지만, 실전에서 먹히네요."
비록 차륜전에 협공이긴 했지만, 초인급인 레미를 견제하는데 성공한
미나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흥, 그렇다해도 이정도로는 날 막아세울수 없어!.."
레미는 좌측 어깨를 스치는걸 각오하고 혈장미 기사단원 1명을 주먹으로 때렸다.
"크악!.. 쿨럭!"
레미의 주먹에 맞은 기사는 쓰러져서 그대로 바닥에 뒹굴었다.
주먹에 오러를 감아서 때려서인지 그는 피를 토하고 있었다.
"초인과 싸우는 공포가 얼마나 무서운지 너희들 몸에 각인시켜주겠어!
굳이 무기를 안쓰더라도, 내 공격하나하나가 너희들에게 치명상일거라는걸 말야!"
소모전으로 자신을 견제한다는 작전에 레미가 선택한 방법은
포위망을 짠 기사들을 공포에 질리게해서 , 허술해진 포위망을 무너뜨리는것이었다.
하지만, 기사단원 1명이 쓰러졌음에도, 포위망을 구성한 기사 아무도
레미에게 겁먹은 표정을 짓거나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그대로 1명이 빠진 10명인채로 레미에게 다시 덤벼들었다.
'뭐지!?.. 이녀석들 아무도 겁먹지 않았어! 힘의 격차를 모를리 없을텐데!..'
"공포라, 레미님. 저희가 오늘 아침에 이걸 훈련한 상대를 알게되셨다면,
그런건 전혀 먹히지 않았을거라는걸 알게되었을텐데 말이죠!.."
'훈련한 상대?.. 설마!..'
그제서야 레미는 기사단원들이 공포에 걸릴리가 없었다는걸 깨달았다.
그 카린을 상대로 이들이 연습을 했다면, 자신정도에 두려워할리가 없을것이다.
"사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훈련이 아니라 진짜로 싸우다 죽는줄 알았습니다!.."
오늘 훈련을 시킬 시간은 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고,
훈련을 시켜봣자 겨우 30분에서 1시간 남짓.
그럼에도 그들이 포위망을 이정도의 숙련도로 구상할수 있었다는것은
카린이 죽일각오로 그들을 밀어붙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어느정도 손대중은 봐주기는 했으나, 맞으면 중상이 아니라 죽을것 같은
공격을 코앞에서 스치면서 겪어본 기사단원들은 이것이 훈련이 아니라,
실전같은 공포를 느낀상태로 그녀의 공격을 받아내면서 그녀를 견제해야했고,
그 결과가 이것이었다.
"카린님에 비하면 레미님의 공격은 맞아도 죽을 확률이 낮죠!.."
"웃기지마!.. 앗?, 아니 너는!.."
포위한 기사들의 공격을 막아내던 레미는 다시 놀랬다,
아까전까지 피를 토하던 기사가 자신의 코앞에서 검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자세히봤더니, 마도병단의 마법사옆에는 전투신관이 둘정도 옆에있었다.
"기사와 마법사 , 그리고 신관의 연계라니.. 니네 무슨 던전 탐사하러 왔냐?"
"초인을 상대하는데, 이정도의 준비는 과하지않다고 그분이 말씀하시던데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레미가 미나에게 묻자, 미나는 '뭘 그런걸 가지고?'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대답했다.
'타냐와 다른 하이그레 기사들도 막혔어..'
레미와 함께 세뇌된 혈장미 기사단 1개 소대역시, 카린 군 쪽에서 나온
10명의 혈장미 기사단에 의해서 돌파가 막혀버리고 말았다.
'이거 생각보다 좋지않은데...'
자신이 돌파를 해서 카린 군단의 진형을 붕괴시키거나,
혹은 자신을 막기위해서 남은 혈장미 기사단 4개 소대를 전부 동원할줄 알았던
레미는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상황이 되자 식은땀을 흘릴수밖에 없었다.
* * * * * * *
한편, 좌측에서도 하이그레 인간이 나타나서 공격을 하러했었다.
그러나..
"궁기병 사격개시!.."
월터가 이끄는 궁기병들에 의해서 그들의 공격은 막힐수밖에 없었다.
"정말 치사하고 더럽게 싸우네!"
그들을 이끄는 유미는 화를 내면서 분통을 터트릴수밖에 없었다.
카린 군단에는 궁기병이라는 병종이 없다.
말을 쏘면서 활을 쏠수있는 인재는 최소 중대장급 이상이었다.
그렇기에, 카린은 이번에 기병의 뒤에 궁병을 태우고
기병은 기동을 , 그리고 궁병은 사격을 하도록 지시했다.
물론, 이게 정석적인 전투였다면, 말 하나에 2명이 타는식이었기에,
말의 기동력도 떨어져서 오히려 안좋을게 뻔했다.
그러나, 좌측에서 공격해온 하이그레 인간은 보병위주였다.
즉 2명이 타게되어서 느려진 말의 기동력이라해도,
보병의 기동력으로 따라잡을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이그레놈들에게 화살맛을 실컷 보여줘라! 크하하하핫!"
"붙기만하면되는데! 치사하게 화살만 쏘고 가다니!.."
붙기만하면 월터의 기병대는 박살이 나버릴것이다.
경기병뒤에 궁병을 태우고 화살을 쏘는식으로 견제하고 있으니까.
근접전이 되어버리면 학살을 당할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월터는 철저하게 화살만 쏘고 빠지고를 반복했다.
즉, 거리를 아예 내주지않고 일방적으로 화살로 공격한 것이다.
만약 아세가 이 광경을 봤다면 '어, 스X크래X트 벌컨?' 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정말 짜증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유미는 미칠지경이었다. 무시하자니, 화살공격으로 누적되는 피해가
가랑비 젖듯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렇다고 기동력에서 뒤떨어지는탓에 따라갈수도 없는노릇이었다.
만약 그대로 무시하고서 다른 적 부대를 공격하러 한다면,
분명히 월터는 신나서 후방에 화살비를 쏘아댈게 뻔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이끈 하이그레 인간측의 진형이 먼저 붕괴될게
너무 뻔했기에 유미는 화가날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퇴각할수는!.."
피해가 누적되는걸 뻔히 알지만, 다음작전을 위해서라도 유미는 퇴각할수가
없었다. 이미 사전에 린하고 협의된 작전이 있었기에,
자신이 뚫지못하고 이렇게 지체하고 있다해도, 월터를 자신에게 묶어둬야할
이유가 있었다.
"부디, 린님의 작전이 잘먹히길 바라는수밖에.."
지금 할수있는게 없는 유미는 어쩔수없이 버티면서
다른 방면의 하이그레 인간들이 이길것을 기원 하는수밖에 없었다.
* * * * * * *
카린 군과 하이그레 침략군이 격돌한 오전의 바로 그 시각.
바르가스 요새 깊숙한곳의 실내에는 하이그레 인간으로 세뇌된 오필리아가
포로가 된 다른 이들을 세뇌하기 위해서 그녀들을 치료한 뒤였다.
그후 그녀들에게 강제로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히고 세뇌를 시작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우으읏! 이, 이러지마 카이사! 아앗!"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히이잇! 제, 제발 그만둬!.."
"무슨소리 하시는거예요 당신들? 빨리 하이그레 인간이 되어서
팬티스타킹 병사님께 충성을 바치도록 하세요! 하이그레! 하이그레!"
파란색 하이그레 수영복이 입혀진 릴리아와
갈색의 하이그레 수영복이 입혀진 슈리의 애원에도
카이사는 그녀들을 자극하는것을 멈추지 않았다.
바로 그때, 카이사는 그녀들에게 집중한탓에 옆에 드럼통이 살짝 움직이는걸
미처 보지 못했다. 물론 봤었다해도, '내가 잘못봤나?' 하고 가우뚱 했을 것이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우으읏! 싫어엇!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읏!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앙!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응!"
"하이.. 그레! 하..이그레! 읏! 하이그..레! 하..이그레! 앗!"
빨간색 하이그레 수영복이 입혀진 세실리아는 하이그레 세뇌가 비교적
빨리 되어버렸는지 하이그레를 빨리하고 있었고,
오필리아는 이미 하이그레 세뇌가 되었으나, 남은 이들에게 하이그레의 충동을
빨리 일으키기 위해서, 겸사겸사 자신도 하이그레를 하면서 쾌감을 얻기위해,
시범을 핑계로 그녀들앞에서 하이그레를 계속하는중이었다.
그리고 금색의 하이그레 수영복이 입혀진 셀리는 억지로 하이그레를 끊으려고
애썻으나, 그게 잘 되지 않았고, 대신 카이사를 노려보고 있었다.
"다들 정말 한심하네! 그렇게 참지않고 하이그레를 받아들이면
얼마나 기분좋고 편해질텐데.."
"그건 네 생각일 뿐이지?"
그때였다, 드럼통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왓다. 여우귀에 여우 꼬리는 가진
블론드 머리색의 소녀였다.
"짜잔!~ 저 베키가 등장했어요!"
"하이그레! 하이그레! 우읏! 베키!.. 어떻게 이곳에?!.."
카린 군단의 첩보대를 맡은 첩보대장 베키가 그녀들앞에 나타난 것이다.
발랄한 얼굴로 폼을 잡으면서 등장한 모습에 그자리의 하이그레 인간들 모두가
'얘가 은밀성이 필요한 그 첩보대장 맞아?' 같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카린님의 명령을 받아서 이렇게 여러분들을 구해내기 위해 등장!~"
"누구 마음대로?!.. 너같은 미세뇌자의 손에 곧 하이그레 인간으로
태어날 이들을 넘겨줄수는 없어!"
베키가 폼을 잡으면서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던 순간, 카이사가 검을 뽑아서
그녀를 대각선으로 베었다.
챙!
그러나 베키는 재빨리 허리에 찬 단도를 2개 꺼내서
양쪽손에 들어 카이사의 공격을 막아냈다.
"내 오러를 그런 단검으로 막아냈다고?!.."
"이래뵈도, 저도 마스터거든요? 그 눈높은 카린님 눈에 띄는게 어디 쉬운줄 알아요?"
"크윽!.."
베키가 몸을 재빠르게 움직이면서 2개의 단도를 빠르게 휘두르자,
카이사는 어깨에 상처를 입고 그 고통으로 인해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베키는 그대로 카이사를 쓰러뜨리기위해 그녀에게 다시 달려들었다. 그순간,
"위대하신 하이그레 마왕님께 기도합니다!
유일신인 하이그레 마왕님께 빌린 힘으로 당신의 종을 치유하겠습니다!"
"오필리아?!.. 당신 이미 세뇌되어버린 상태였어요?!.."
갑작스러운 오필리아의 치유 기도. 카이사의 어깨가 바로 치유되자,
베키는 놀랄수밖에 없었다. 같이 하이그레를 하고 있었기에,
오필리아가 이미 세뇌가 끝난 상태임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자 , 이제 2 대 1 이네? 계속해볼까?! 네가 꽤 강한건 알겠지만
팔라딘과 마스터의 협공을 상대로도 큰소리 칠수있을지 보자고!"
어깨의 치유가 끝나자 카이사는 검에 오러를 만들어서 베키에게 겨누었다.
오필리아 역시 자신의 무기인 메이스를 들고서 지원하려는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그러자, 베키는 2개의 단도를 그대로 땅바닥에 '툭' 소리를 내면서 떨어뜨려 버렸다.
"항복~! 항복이에요오~!"
"엥?..."
"에?..."
너무나 쉽게 해버린 베키의 항복선언에 하이그레 인간들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마스터랑 팔라딘을 동시에 상대해서 제가 이길 확률이 낮잖아요?
암흑가의 도적출신인 저로써는 못 이길것같으면 도망치거나 항복하는게
제 신조라서 헤헤헷!.."
"그, 그래.. 일단 이 민트색 하이그레 수영복으로 갈아입어..."
멍한 얼굴의 카이사는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베키에게
민트색의 하이그레 수영복을 내밀었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우읏! 베, 베키! 그거 입지마! 히읏!.."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흥! 그, 그래! 입으면 안되 베키!.. 아앗!"
세뇌를 당하고 있는 동료들은 항복을 해버린 베키에게 절망하거나,
그녀에게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지말라고 하이그레를 하던중에
나오는 쾌감을 애써 억누르면서 힘겹게 외쳤다.
"바로 갈아입고 하이그레를 하면 되죠?"
"어?... 어어, 응 그.. 그래."
"자아~ 민트색이라, 왠지 저랑 어울리는 색깔은 아닌느낌인데 말이죠!
시작할까요?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읏!.."
하이그레 수영복을 건네받은 베키는 곧바로 갈아입고 스스로 하이그레를 시작했다.
그 모습에 카이사는 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얘 뭐지.. 관심종자인가?.. 뭐하는 애지?..'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앗! 그, 그런!.. 아아!.."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그, 그럴수가!.."
자신들을 구출하러온 동료인 베키가 항복을 해버리고서
민트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고 하이그레를 스스로 하는 모습에
포로가 된 동료들은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