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1화 〉9-1 아카데미 학장을 공짜로 세뇌하다. (27/104)



〈 31화 〉9-1 아카데미 학장을 공짜로 세뇌하다.

입학식은 아카데미 학장 죠안의 지루한 연설로 인해 다들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연설을 시작한지는 불과 5분남짓이었지만 , 마치 20분같이 긴 쓸데없는 연설이었다.

"아, 쓸데없이 제 얘기만 많았었네요 여러분.
오늘은 신입생 여러분의 입학식을 축하하기 위해서 특별한 손님께서 오셨습니다.
환영해주세요! 바로 3제이신 대 마도사 네티님이십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마탑의 주인을 맡은 네티에요.
귀여운 신입생 분들의 얼굴을 보니 반가워요!"

"에?.. 아무리봐도 저 로리 할머니가 여기 학생들보다 겉모습은 더 귀여운데?"


네티의 겉외형은 아무리봐도 9살 남짓으로 보였기에 ,
13~15살이 된 아카데미 학생들과 비교하면
그녀가 신입생들에게 귀엽하고 말하는건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을 아세는 받았다.

"여러분들이 이곳에서 검의 길을 걷든, 마법의 길을 걷든 ,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다들 이 대륙을 지키는
미래가 되실 동량들... 저는 그런 여러분들의 가능성을 매우 기대하고 있......"

"쳇, 저 도마뱀 녀석. 언제까지 쓸데없는 소리를 할거야.
안그래도 학장녀석의 말때문에 지루해서 자버릴것 같다고?"


"할, 할머니  마도사 네티님께 실례에요 그건!"

네티가 대충 형식적인 연설을 꺼내기 시작하자,
안그래도 지루한 학장의 연설을 듣던 학생들은 참지못하고 졸고말았다.
그때 아세의 귀에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보통의 사람들은 그냥 못듣고 넘기겠지만,
초인에 들어가는 그녀였기에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수가 있었다.
보호자인 아세의 옆에서 의자에 앉은 로제타는
꾸벅꾸벅 졸다가 옆으로 툭 쓰러져서 아세에게 기대어서 졸고 있었다.

"손녀야. 저 도마뱀하고 나는 50년전 강마전쟁때부터 함께해온 전우란다.
이미 알거  아는사이인데 무슨. 아하? 그리고보니
네가 저 도마뱀을 존경한다고 했었지?"

"할, 할머니 오랜친우니까 별명으로 부르시는건 이해하겠지만 ,
저분은 제 우상이라고요!
그리고 두분이 50년전부터 전우라는건 이미 20번은 넘게 들었어요!"


'어라? 한명의 목소리는 어디선가 들은듯한 느낌이... 누구였지?'


아세가 목소리의 주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사이에 네티의 연설이 그제야 끝났다.


"신입생 여러분들의 아카데미 입학을 환영합니다!"

"하암~ 언니.. 이제 끝난거야? 로제타 졸려어.."


학장의 연설을 끝으로 입학식이 끝나자 로제타는 그제야 깻는지
입을 크게 벌리며 하품을 하고 있었다.


"졸린건 알겠지만, 입학식이 끝났으니, 이제 준비를 하러가자 로제타."

"우응..   자고싶은데... 옷이 불편해.. 편하게 자고싶어 언니."


"로, 로제타 잠깐만! 그래그래! 알았어! 숙소로 가서 자자!
그러니까 가만있어 제발!"


아세는 기겁할수밖에 없었다. 잠이 덜깬 로제타가 불편하다고
그자리에서 원피스를 벗으려고 했었던 것이다.
하마터면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하얀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은
로제타의 모습이 들통날뻔했기에 아세는 식은땀을 흘릴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로제타를 업고서 후다닥 숙소로 뛰어들어갈수밖에 없었다.

"가자 언니. 아이리스도 이만 들어가고싶어."


"으읏! 할머니!  언니라는 말 그만하세요!
제가 소름이 돋아요! 280살이나 드신 분께서!"

"너야말로 할머니라는 소리좀 하지말거라.
그 단어를 혹시라도 나중에 누가 들으면 시선을 끈다.
지금이야 다들 이 강당을 빠져나가고 싶어서 난리인덕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겠지만 말이지."


백발의 12살 남짓한 소녀에게 언니라는 말을 듣자
하늘색 머리의 소녀는 소름이 끼친다는듯이 대답했다.
280살 넘게먹은 자신의 할머니에게 언니라는 말을 듣는
손녀의 입장이라면 누구나 소름이 돋을수밖에 없을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할머니의 말도 맞았다.
누가봐도 자신이 언니처럼 보이는 이런 상황에서
할머니라고 부르는말을 누가 듣는다면 시선을 끌수밖에 없으리라.

"바디체인지(환골탈태)하셔서 회춘하신건 좋으신데 12살의 외모는 너무하시잖아요.
거기다 280살이나 드신 할머니께 언니라고 불리는
 입장도 좀 이해해주시면 안되요?"

"좀 적당히 맞쳐주면 좋을것을, 우리 손녀는 눈치가 참 없구나."

"거기 잠깐. 신입생 아이리스 양인가요? 잠깐 얘기좀 하고싶은데 말이죠."


나가려던 아이리스와 사야에게 네티가 다가왔다.
사야는 존경하던  마도사를 코앞에서 보자 두근두근거릴지경이었다.
자신의 할머니인 아이리스가 그녀에게 막말을 내뱉기전까지 말이다.


"야 도마뱀, 가식  필요는 없어.
죠안 학장과 네녀석의 연설이 너무 루즈해서~ 지루한탓에
사람들 대부분은 이미 이곳을 빠르게 나가고 있으니까 말이지.
우리가 조금 떠든다고해도 신경쓰는 녀석은 아마 없을거야."


"여전히 재수없는 태도는 여전하네."

네티는 그녀를 노려봤지만, 아이리스 역시 눈을 피하지않고 노려보았다.
그러다 네티는 아이리스의 옆에 선 사야를 보면서 말하기 시작했다.
사야는 동경하는 대마도사의 시선을 받자 순간 두근두근거렸지만,
그것은 잠깐이었다. 왜냐하면...

"이 아이가 네 손녀? 푸핫, 루짱에게 차여버리고 어느새 할머니가 되었네?
할머니라고 불리는 기분은 어때? 호호호!"

"루짱에게 차여버린건 도마뱀 너 역시 마찬가지로 아는데?
아이를 키우는 보람을 도마뱀이 알리가 없지."


"흥! 재수없는 귀쟁이!"


"멍청한 도마뱀! 흥!"

친 할머니랑 자신이 동경하는 대 마도사가 뜬금없이
10살먹은 애처럼 싸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 사이에 낀 사야는 크게 당황할수밖에 없었다.

"저어.. 잠깐, 잠깐만? 할머니 대 마도사 네티님하고는 친하다고 하셨잖아요?!"

"친하다니요?  재수없는 귀쟁이랑은 사실상 연적이었는데요."


친하다고 들었는데 뜬금없이 연적관계였다는말에 사야는 놀랄수밖에 없었다.

"네에? 할머니랑 네티님이 연적관계라고요?!"


"네. 당신의 할아버지랑 결혼한것도 이녀석이 루짱에게 차여버리고나서 홧김에......"

"닥쳐. 도마뱀. 손녀야. 전우라고 했지 친하다는말은 한마디도 꺼낸적이 없다."


네티는 말을 멈출수밖에 없었다. 아이리스가 살기를 뿜어대며
양손에 숏소드와 단검을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당장에라도 베어버릴것같은 태도였기에
네티는 일단 뒷담을 하려던 입을 다물수밖에 없었다.
평소라면 계속해보라고 도발했을 그녀였지만 ,
이번엔 아이리스와 다투기 위해서 그녀를 찾아온게 아니었다.

"용건이나 말해 도마뱀."


"본론을 말하자면, 2번째 아이는 찾은거야?"

"아니 전혀, 대륙을 10년을 뒤졌지만 , 아예 찾지못했어. '인간의 왕'이라니
그 변태 레즈 성녀는 대체 왜 그딴 예언을 꺼낸거지?"


"어.. 당시 성녀라면 시온님은 아니실거고 , 그분의 스승인 루나님인가요?"


사야의 물은에 아이리스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누가보면 그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콱 꺠물어주고싶은 충동이 들 정도였겠지만,
속은 280살이나 먹은 할머니였기에, 사야는 순간 충동을 자제했다.
어릴적 아무 생각없이 아이리스의 볼을 귀엽다고 쭉 잡아댕기다가 ,
팬티가 벗겨진채로 엉덩이로 볼기짝을 수십대를 맞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루나 그녀석 이전의 성녀 아리아를 말하는거지.
그녀석이 죽기 3년전쯤 ,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30년전에 예언이 있었거든,
대신격께서 주신 재능을 가지고 이 행성의 '인간의 왕'이 태어난다는
이상한 예언 말이다. 그것도 2명이나 말이지.
솔직히 나는 개소리라고 생각했지만 , 갑자기 루짱 그녀석이..."

"루짱이라면 어..  '전신'카린의 스승이자 전대
초인1위 용사왕 '루'님을 말하는거에요?
50년전 강마전쟁에서 마왕을 상대로 싸워 이기신  용사!"

자신의 할머니와  마도사 네티가 연적관계가 되어 서로 싸우고 다툰 대상이
50년전 마왕에게서 대륙을 구한 영웅이라면 그럴만하다고 사야는 생각했다.
당시 들은 이야기로는 모든 왕국에서 국빈을 대우를 받았었다는
얘기가 있었으니 말이다.


"어, 그녀석 맞단다. 여하튼 그놈이 예언의 아이라고 데려온 녀석이
바로 그 카린이었어. 순간 나는 그놈이 미친줄 알았지.
60살이나 먹었으니 초인이라해도 결국 그녀석도 치매가 왔다고 생각했었달까?
하지만.. 카린 그녀석이 성장하는걸 보고서 예언이 사실이라는걸
인정할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석은..."

"성장에 한계가 없는 무한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생명이라면 그 어떤 생명이라해도, 결국 성장에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그녀석은 성장치에 한계자체가 없었으니까요.
노력하면 , 노력하는만큼 남들보다 수십배 빠르고, 정체없이 성장했지요.
루짱 녀석의 유언만 아니었어도 그때당장에라도 그 망할년을 죽여버렸을건데.."

"에휴. 아직도 그일을 가슴에 두고 있나보네.
그녀석은 노화로 죽기보다 전사로써 죽길 원했을뿐이야.
카린녀석이 패륜을 저질렀다는 헛소문은
그저 녀석이 스승을 위한 배려일뿐인건 도마뱀 너도 알텐데?
실상은 루짱 그녀석이 전사로써 제자의 손에 싸우다 죽길 원했을뿐이지."


사야는 얘기를 따라가다가 놀라는줄 알았다.
그녀들의 대화가 대륙에 알려진거랑  달랐기 때문이다.


"에? 잠깐만, 잠깐만요? 제가 들은 소문하고 달라요 할머니.
제가 들은 소문은 카린이 루님을 암살해서
죽였기때문에 , 스승을 암살해서 죽인 패륜아로 알려져 있는거로 아는데요?"

"암살? 그녀석이 암살따위에 당할리가, 비록 70살이나 늙어버린탓에
전성기 시절의 반도 안되긴하지만,
카린 녀석은 당당하게 정면으로 스승인  녀석을 이겨버렸어.
불과 3년만에 당시의 대륙 초인 1위의 모든 가르침을 흡수한거야.
잠깐?!, 도마뱀 너 설마 2번째 아이를 찾으려던 이유가
카린 그녀석에게 복수하려고 한건 아니겠지? 비록 루짱을 자기손으로 죽이긴 했지만,
그건 녀석의 마지막 소원이었고 , 제자인 카린은 그저 그걸 들어준것뿐이라고?"

손녀인 사야에게 설명하던 아이리스는
뭔가 아차 하는 표정과 함께 네티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예언의 아이를 찾는 이유가 개인적인 복수라고 한다면 그녀로써는 네티라해도
용서할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자신이 사랑하던  연인 루를 카린이
직접 자기손으로 죽인건 사실이지만 , 그건 루 본인이 노화로 늙어서
죽을바에, 차라리 전사로써 싸우다죽길 원했기 때문이었으며,
그러면서 겸사겸사 카린의 앞을 막는 벽이되어 자신을 넘어서길
바라는 스승의 마음으로 , 목숨을 건 결투를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검사이자 , 50년전 강마전쟁 이전엔 엘프들의 수호자인
엘븐 가디언이었던 아이리스로써는 그런 루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었다.


"그럴리가, 나도 머리로는 알아. 카린 그녀석은 루짱이 남긴 유일한 존재라는거.
하지만 , 루짱의 부탁이라고해도 그녀석을 죽인 카린 그 망할년을
가슴으로는 이해하지 못한것뿐이야. 2번째 아이를 찾으려는건 ,
우리의 친구였던 아리아의 유언때문일뿐이고."


네티의 대답을 들은 아이리스는 그제서야 네티를 노려보지않고
가엾다는듯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거, 나이 먹을만큼 먹은 도마뱀 녀석이 10년전에 죽은 녀석때문에
애처럼 질질짜고  한심하게 보인.. 으갸가가가각!"


"너도 겉보기엔 애잖아! 재수없는 귀쟁.. 아갸가가가각!"

'아무리봐도 철없는 꼬맹이들 둘이서 싸우는것처럼 보이는데.
앗, 내가 뭘 멍하니 보는거야. 당장 말려야지!'

"두, 두분 그만좀 하세요 제발!"

어느새 양손으로 서로의 양쪽 볼을 쭈욱 잡아당기면서 다투고 있는
네티와 아이리스를 보면서 외모에 걸맞게 아이처럼 싸우는 모습에 어이없어서
멍때리던 사야는 둘의 사이로 끼어들어서 말리기 시작했다.
한편 아세는 로제타와 함께 아카데미가 있는 카르세 왕국의
수도 디제르 안에 위치한 시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숙소로 가서 자겠다고 말했지만, 막상 지나가는길에 시장거리에 와서
여러가지를 둘러보자 처음보는 광경인 로제타는 어느새 졸린눈동자에서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한 것이다.

"와 사람들이 많아 언니!"

"그리고보니 로제타는 이런곳은 처음이었지?"

시장거리를 둘러보던 아세는 학장 죠안을 발견하고서 눈을 빛냈다.
그녀는 혼자서 시장을 둘러보면서 채소를 사고 있었다.
2년전 졸업생인 아세는 그녀의 취미가 요리라는 사실을 아주  알고 있었다.
아마도 오늘밤 저녘 식사를 위한 요리를 만들기위해서 장을 보고 있었을 것이다.
순간 좋은 생각이 떠오른 아세는 로제타의 손을 잡아끌고 죠안에게 다가갔다.

"아앗! 아파 언니! 팔이 아파!"


"아 , 미안 로제타. 나도 모르게 강하게 당겼네."


너무 강하게 로제타의 손을 끌어당긴 나머지 팔이 당겨진
그녀가 순간 비명을 지른것이다.
조금만 힘을 더 줬어도 로제타는 팔뼈가 빠졌을지도 몰랐기에
아세는 자신의 부주의를 탓하며 그녀에게 바로 사과할수밖에 없었다.

"따라와 로제타. 해야할일이 있어"


"응응! 언니. 무슨일인거야?"


"하이그레 마왕님을 위한 세뇌활동. 헤헤헤."


"로제타 당장할거야! 하이그레 마왕님을 위한 세뇌활동 로제타도 하고싶어 언니!"


아세의 말을 귓속말로 들은 로제타는 순진하게 웃으면서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로제타에게 설명을 끝낸 아세는 죠안 학장에게 접근했다.

"안녕하세요 학장님. 오랜만이에요."


"음? 아세리아양이신가요. 네. 오랜만이에요. 이아이는? 동생분이신가요?"

아세가 인사를 하자 , 죠안은 그녀의 옆에있는 로제타를 보며 물었다.
로제타는 앞으로 나서서 고개를 숙이며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

"제 이름은 로제타에요! 안녕하세요!"

"꺄아! 정말 귀여운 동생이네요.
학창시절 어지간한 남자애들보다 더 난폭하고 남학생들을
주먹으로 패고다니던 아세리아양에게 이런 귀여운 동생이 있으셨다니!"

"헤헤헤... 그, 그땐 철이없었죠."


로제타의 귀여움에 죠안은 비명을 질렀다. 아세는 미소를 지었지만,
자신의 옛 흑역사를 죠안이 얘기하자 식은땀을 흘릴수밖에 없었다.

"잘됐네요. 안그래도 식사준비를 하려던 찰나였는데.
이런 귀엽고 순수한 신입생과 같이 식사를 하게되다니.. 즐겁겠네요."


그렇게 말한 죠안은 눈앞의 오이와 애호박을 사서 상인에게 구매했다.
아세와 로제타는 죠안의 안내에따라 그녀의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들어오자마자 아세는 문을 잠구고 식탁위에
연두색 하이그레 수영복을 꺼내서 올려놓은뒤,
이제는 손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헤헤헤.. 죠안 학장님. 초대해주셔서 고마워요."

"아세리아 양? 갑자기 왜 문을..? 그리고 식탁위에 올려둔것은 뭐죠?'

죠안은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서 그녀에게 묻기 시작했다.
전직 황금사자 기사단의 일원이자,
마스터였던 그녀는 순간 이상한 느낌을 감지했던 것이다.

"그야 제가 하이그레 인간이라는 사실이 주변에 들통나지 않기 위해서죠.
죠안 학장님도. 이제 하이그레 인간이 되주셔야 겠어요.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세리아양이 하이그레 인간이라니! 그런!"


레그 슈트를 벗어던지고 빨간 하이그레 수영복 차림이 된 아세를 본 죠안은 경악했다.
아세의 실력을  아는 그녀는 싸우기보다 주변의 창문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창문으로 재빨리 도망치기 위해서였다. 이곳은 카르세 왕국의 수도 디제르.
소란이 일어나면 바로 수도 경비대가 올수 있었기에,
그녀는 일단 이자리를 빠져나간뒤
아세가 하이그레 인간이라는 사실을 경비대에 알릴계획이었다.


"꺄아아앗!"


하지만 비명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린 그녀는 그럴수가 없었다.
바로 아세가 자신의 동생 로제타의 목을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세리아양?! 대체 뭐하는거죠? 자신의 여동생의 목을 붙잡다니!"

"언, 언니 하이그레 인간이었어?! 무, 무서워 로제타! 무서워어!
꺄으읏! 아..으! 숨, 숨이 막혀엇 으앙! 무서워 언니이! 으아앙!"


짜고치는 가짜 인질극이었으나, 로제타의 연기력은 정말 실감났다.
아세는 그저 로제타에게 자신이 목을 조르는척을 하면
약속한 대사를 뱉고서 무서운 기억을 떠올리라고
말해준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로제타의 울먹이면서 괴로워하는 표정을 본 죠안은
가짜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못한체 도망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그녀로써는 어린아이인 로제타가 인질로 잡히자
몸을 빼낼 생각을 할수가 없었던 것이다.


"헤헤헤? 저는 죠안 학장님이 아이들을 좋아해서 황금사자 기사단 은퇴후,
아카데미 학장직을 맡으신걸 잘알고있어요. 적어도 로제타가 괴로워하는걸
더 보고 싶지않으시면 도망치는걸 관두셔야 할걸요?"

"하이그레 인간은 정말 비겁하군요! 이렇게나 순수한 어린아이를!
그것도 자신의 여동생을 인질로 삼다니!"


"헤헤헤. 동생이라해도 미세뇌자라면 가차없이 인질로 삼을수있죠.
자 학장님 저기 식탁위에 올려둔 하이그레 수영복으로 갈아입으시죠."


죠안은 아세를 노려보았지만, 로제타의 안전을 위해서 어쩔수없이
그녀의 뜻에 따라 겉옷을 벗고 연두색 하이그레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자, 그럼 저를 따라서 하이그레를 하도록하세요 죠안 학장님.
제가 초인인것을 알고 계시죠? 로제타를 잡아채서 도망치려는건 포기하셔야 할걸요?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앙!"


"크읏!..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세리아양!
당신은 대륙을 지키는 초인으로써의 긍지와 자부심까지 잊어버린건가요?!
이런 연약하고 순진한 아이를 인질로까지 삼아서 이런짓을 벌이다니!"


"으아앙! 하이그레 인간 무서워!"


아세가 하이그레 자세를 취하자, 죠안은 로제타를 잡아채서 도망갈 생각을 했었지만,
상대가 초인이라면 자신보다 더 빠르다는 사실을 알고있었기에, 포기할수밖에 없었다.
혼자서 창문으로 몸을 날리는정도라면 어떻게든 할수있겠지만 ,
그녀가 아는 하이그레 인간이라면, 상대가 미세뇌자면 가족이라해도
자비없이 세뇌하는것을 잘 알고있었기에 하이그레 인간이 무섭다면서
울먹이고 있는 로제타를 차마 저버리고 혼자 도망칠 생각을 할수가 없었다.

"후후훗, 죠안 학장님. 죄송하지만 , 그런건 제게는 의미없어요.
지금의 저는 하이그레 인간. 하이그레 마왕님께 충성할수있고,
하이그레만 있으면 그걸로 족하죠.
자, 아까 사오신 오이와 애호박을 스스로 보지와 애널에 넣어주실래요?"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뭐, 뭐라고요 아세리아양?
미, 미쳤어요?! 하아아악!"


"으흠, 뭐 스스로 안하신다면 제가 해드리도록하죠."

죠안이 당황해서 어이없다는 눈으로 아세에게 말하자,
아세는 재빨리 움직여서 죠안의 보지와 애널에
그녀가 아까 사온 오이와 호박을 그대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하이그레 수영복을 당겨서 오이와 애호박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그녀의 보지와 애널에 고정시켰다.


"자 계속 하이그레 하세요. 죠안 학장님.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앙!"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윽! 뭐, 뭐야앗,
내안의 오이와 애호박이 커, 커졌어! 하악!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앗!"


사실은 그녀안에서 채소가 커진게 아니라,
하이그레를 하면서 보지와 애널의 조임이 쎄져서 그렇게 느껴지는것뿐이었다.

"헤헤헤. 기분좋아지시기 시작하시죠?
제가 하이그레에 빠진것도 하이그레가 이렇게나~ 기분좋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기분좋은걸 알았는데, 미세뇌자따위의 삶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잖아요?"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악! 기분이 좋아도..
저는 하이그레 인간이 되지않아요 아세리아양!
저런 순수한 아이들까지 하이그레 인간으로
세뇌하려는 사악한 당신들의 뜻대로 저는 되지않을거예요!
으읏!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앙!"

'아하? 로제타를 지키기위해서 버티시는거구나? 헤헤헤.. 그렇다면!'

로제타를 보면서 말하는 죠안의 모습에
아세는 사악하게 웃으면 로제타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제 연기 끝내도 되. 로제타.
죠안 학장님께도 같이 하이그레의 훌륭함을 알려드리자."


"꺄아앗!~ 이제 불편한 원피스 벗어도 되 언니?!"

아세가 고개를 끄덕이자 로제타는 자신이 입은
하얀 원피스를 바로 훌러덩 벗어던졌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응! 역시
하이그레 수영복 상태에서 하이그레 하는게 좋아 언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응핫! 그, 그런! 나를 속인거군요 아세리아양!
하악! 로, 로제타양 이렇게 민감해져 있는데
제 가슴을 만지시면!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윽!"


"학장님도 우리랑 같이 하이그레 인간이되자! 하이그레! 정말 기분좋아!"

'어, 어째서 제 가슴을 만지는 이 아이의 손을 뿌리칠수가 없는거죠?
기, 기분이 좋아지고 있어요 으앗!
이 아이도 하이그레 인간인데 어, 어째서..'


죠안은 하이그레 세뇌가 되기 시작해서 가슴을 만지는
로제타의 손길을 뿌리칠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하이그레 세뇌가 되기 시작한게 아니라,
로제타도 자신이 좋아하는 순수한 어린아이였기에 그런거라는 착각이
하이그레 세뇌로 인해서 머리속에 인식되어 버리고 있었다.

'하이그레 인간은  사악한 존재인줄 알았는데,
이 아이.. 정말로 순수해요. 눈빛이...'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읏! 기, 기분좋아서 더는 참을수가 없어요!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아앗!"

"더 참을 필요없어 학장님! 학장님도 우리와 같이 하이그레 인간이 되자!
하이그레! 하이그레! 정말 기분좋고 행복할거야!"


'그, 그래요. 아이들이 저렇게 순수하고 행복하게 웃는다면,
하이그레 인간도 나쁘지않을지도..
아이들을 하이그레 인간으로 만들어주면 모든 아이들이 행복해지겠죠?'


로제타의 설득에 마음이 흔들려버리자,
하이그레 세뇌의 영향으로 그녀의 내면에서 인식개변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하이그레 인간으로 만드는것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것이라고
인식개변이 되어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앙! 가버려요!
아아 아이들에게도 이렇게나 기분좋은 하이그레를 알려줄 생각에 너무
흥분되어서 가버려! 하이그레! 하이그레! 하이그레에에!"

흥분해서 손짓이 더 강해진 죠안은 결국 절정하며 쓰러지고 말았다.
아세는 한번의 절정으로 세뇌율이 39퍼까지 오른걸 보고서 놀랬다.


"흠, 아무래도 하이그레 세뇌는 굳이 쾌락이 아니라
마음의 특정부분을 건드려도 더 잘 세뇌되는걸까나?
여하튼 학장님을 세뇌했으니까, 사야와 단둘이 자리를 만들어내는건
딱히 어렵지 않겠어 헤헤헤!"

원래 계획에는 없었지만, 이렇게 공짜로 아카데미 학장인 죠안을
세뇌하게된 아세는 미소를 지을수밖에 없었다.
그시각, 남쪽 대륙에서는 예전 무림맹의 본단 건물에서 진여명은 청소를 하고 있었다.
옆에는 매일 먹고 누워서 뒹굴다보니 근육은 다 사라지고 뚱뚱해져서
마치 포X몬스터의 잠X보처럼
늘어져버린 발트가 그대로 누워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발트님의 모습, 살이찌셔도 멋져. 몰래 도둑 키스라도 할까?
아냐, 진여명. 그거는 하이그레 무인으로써 할짓이 아니야.
사랑은 당당하게 쟁취해야한다고, 스승님이라면 그렇게 말씀하셨을거야."

객관적으로는 혐오스러운 모습이었지만 , 하이그레 인간이자,
그를 짝사랑하는 진여명의 눈에는 그 모습조차도 매우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때 갑자기 발트의 책상에서 어떤 기계가 울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갑자기 진여명의 눈앞에 사람 1명이 들어갈만한
게이트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응 저건?.. 급한 지원 신호?"


 기계는 팬티스타킹 병사가 타 팬티스타킹 병사에게 위급할때
지원을 요청하는 기계였다. 기계의 버튼을 누르면 1회용 게이트가 생성되면서,
급히 지원을 갈수있는 용도였다. 허나, 사실상 이게 쓰이는일은 드물었다.
어지간한 행성은 하이그레 침략군에게 다 세뇌되서 정복됐기 때문이었다.
루시아 박사가 1년전 비상용으로 만들어서 팬티스타킹 병사 1명씩 보급하긴 했지만,
아무도 안쓰는물건이기에 지금은 이걸 들고다니는 팬티스타킹 병사는 사실상 없었다.
발트 역시 , 하이그레 백이 아니라 지금 책상위에 아무데나 올려놓고
방치해둔 상태였다.


"음. 하이그레 인간이라면 팬티스타킹 병사님의 위기를 두고볼수는 없는데,
하지만 발트님은 주무시고 계시고,
어쩌지? 나혼자라도 가서 해결해야할까?"

1회성 게이트이다보니 열려있는시간은 매우 짧았다.
해봤자 겨우 10분남짓. 짝사랑하는 자신의 주인인 팬티스타킹 총독 발트를
두고가기엔 망설여지는 진여명은 이 게이트를 두고서 고민할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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