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화 〉1화 깨어났더니 여자로 전생? 거기다 이세계라고?
한 30대 대한민국의 백수 민재.
취업을 위해 시험을 치겠다고 2년간 나갔지만 결국 시험에 떨어지고 말았다.
"흐으.. 흑.. 왜, 왜 이렇게 된거야 내 인생.."
하루하루 살아가는게 마음이 고달팟다. 지옥 그자체였다. 아마 안락사가 가능했다면 하나의 망설임도 없이 선택했을 것이다.
그는 한숨을 쉬면서 한손을 들어 휴대폰 액정 화면에 비친 이미지를 바라봣다.
"내가 하이그레 인간이라면.. 이런고통 겪지않았을까?"
그의 특이한 취향인 '하이그레' 거기에 나오는 하이그레 인간은 하이그레만 하면
인생의 고통을 잊는듯했다.
너무나도 괴로운 일상인 그에게 그것은 너무나도 부러워 보였다.
"아. 차라리 하이그레 마왕이 침략해서 나도 하이그레 인간이 됐다면.."
어느새 정신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원효대교 위였다.
그리고 그는 망설임 없이 뛰어내렸다.
"이번생은 여기까진가.. 다음생에 제발, 이런 지옥같은 곶통을 겪지않기를.."
첨벙!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물에 빠지는 압력과 함께 그는 정신을 잃었다.
'이제 죽었구나. 나는 어디로 갈까? 아마 지옥이겠지?'
여러번의 실패로 비관적인 마인드가 되어있는
그는 자신이 지옥에 갈것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님과 주변에 민폐만 끼친 자신에게 지옥이 어울린다고 생각했기에,
하지만 머리에 두통을 느끼며 그는 정신을 차리며 눈을 뜨게 되었다.
"아파, 머리가 아파.. 아으!"
눈을 떠서 주변을 살펴보니 그는 고풍스러운 중세시대의 어느 방 침실에 누워있었다.
하지만 주변의 풍경에 놀란것도 잠시, 그는 더욱 놀랄만한 사실을 깨달았다.
"내 목소리. 왜 이렇지?"
평소의 목소리인 저음이 아닌 가느다란 고음의 목소리가 그의 입에서 나왔다.
자신의 몸을 둘러보니 그의 가슴이 봉긋하게 나와있었다. '음.. 대강 B급쯤?'이라는 생각을 스스로의 가슴에 평가하고 있을때
"그게 아니잖아앗! 왜 내가 여자로!, 아악!"
비명을 지르자 그, 아니 그녀의 현생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는 원효대교에서 죽은뒤 이몸의 주인이자
현생인 아세리아 드 레베아로 전생한것이다.
'아세리아 드 레베아 즉 자신의 과거에 대해 그녀는 떠올렸다.'
시스리아 왕국의 대 레베아 공작가에 2녀중 장녀로 태어난
그녀는 출중한 무투실력으로 어느새 관심을 받아
공작가뿐 아니라 왕국에서도 대대적인 지원을 받아 권법으로
오러를 자유자재로 쓰는 마스터의 경지에 불과 17세의 나이에 오르게 된다.
'사실 출중한 무투실력이 아니라, 주변 남자애들을 패고 다니다보니
어느새 주먹질이 적성에 맞아서 익히게 되버린것이지만;'
그러다 18세가 되던해 외계에서 '하이그레 마왕'이 이끄는 군단이 대륙을 침공하자
대륙의 모든 국가들은 힘을 모아 '대륙연합'을 구성해 대항하게 된다.
전장에서 싸우던 그녀는 주변에서 칭송받는 대륙 7대초인이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고 , 수많은 전공을 세우며 이겨나갔다.
물론 전쟁 초장기에는 대륙연합이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었다. '7대 초인'중 무려
넷이나 세뇌당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3개의 왕국이 , 그리고 대륙의 4할이나 하이그레 인간과 팬티스타킹 병사의 손에 불과
2년만에 넘어가버리고 만다.
하이그레 인간으로 세뇌시키는 하이그레 광선은 설사 마스터라고 해도 맞아버리는
순간 불과 30분도 안되어서 세뇌되어버리고 마는것이다.
30분이 길다고 느낄수있겠지만 역으로 말하면 대륙에 불과 100명도 되지않는
엘리트중에 엘리트 랭커이자 육신도 정신도 엄청난 단련이 되어 깨달음을 얻어야
오를수있는 마스터조차 30분밖에 세뇌를 버티지 못하는것이다.
무작정 회피를 하자니 하이그레 인간과 팬티스타킹 병사의 공격에 조금씩 세뇌되어
무너지고 , 병사도 병사지만 기사나 마법사급 전력이 세뇌되면
전력에 타격이 어마어마하게 크게 역전되었다. 그런데 마스터나 마도사의 경우는
세뇌되면 그 군단이 그대로 무너질정도로 타격이 매우 컷다.
초반부에는 어쩔수없이 세뇌광선을 회피한다는 전략으로 갔으나,
대실패하고 결국 이렇게 무너져버리고 만것이다.
그러나 우연히 , 어느 한 마법사가 '쉴드' 마법의 보호막으로 하이그레 광선이
막아진다는 사실을 알게되어버리고 그 사실을 마탑에 보고한다.
이때 '영웅 3제'라고 불리는 대 여마도사 '네티'는 하이그레에 반격할 유일한 방법이
라고 확신. 하이그레 세뇌광선을 막아내는 보호막을 두르는 마도구 제작에 돌입했다.
마탑과 신전의 모든 인재들을 공돌이 마냥 갈아넣고 갈아넣은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하이그레 광선을 받아내는 보호구를 만들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절대적이지 않았다. 보호구의 내장 마나량은 한계가 있었으며,
사용자의 마나량을 보급해서 보호막을 두를수밖에 없었다.
그것만으로도 전세는 역전되어 하이그레와 대륙연합의 싸움은
어느세 끝을 향해 있었다.
"그리고, 내가 바로 이 시점에 전생의 기억을 되찾았다는 거네."
상황은 대강 짐작한 아세는 턱에 손을 대고 고민하는척을 했다.
그때 방문이 열리며 가터벨트를 한 어느 여기사가 방으로 들어왔다.
"아세 아가씨! 정신을 차리셨나요?!"
"누구? 누구더라?"
누군지 기억이 안하서 아세는 가물가물한 표정으로 여기사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여기사가 바로 냅다 달려서 아세의 등짝을 때렸다.
"이 개년이 술쳐먹더니 기억까지 잃었네?!"
퍽 소리와 함께 등짝이 후려치자 화끈한 고통이 등에서 느껴져왔다.
"아야! 왜 그러는거야?!"
"저 실비아에요 실비아! 아세 아가씨의 부관이자 호위기사!"
그제야 아세의 머릿속에 그녀에 대해서 떠올랐다.
'실비아' 레베아 공작가의 기사출신으로 아세의 부관이자 호위기사이다.
아세의 기억속에는 잔소리꾼 그 자체로밖에 기억이 남지 않았지만,
전생의 그의 관점으로 본 바로는 실비아는 아세의 현모양처 그 자체였다.
"휴우. 그러게 누가 파티에서 취해서 베란다밑으로 추락할만큼 술을 쳐드시래요?!"
"아, 미안해. 잠깐 잊어먹었어."
아세가 전생의 관점대로 잘못했다고 사과하자,
실비아는 엄청 놀라는 눈으로 아세를 바라보았다.
마치 '이년이 뭘 잘못 쳐먹었나?' 같은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에 아세는 마음의 상처를 입을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현생의 아세는 얼마나 망나니였던거지?'
잘생각해보니 겉으로야 레베아 공작가의 장녀이자.
천재 무투가인 피스 마스터. 그리고 그 높은 7대 초인의 일좌.
하지만 실상은 완전 개 망나니 민폐녀 그자체였다.
"다음부터는 술 드시려고 하면 술병으로 머리를 깨버릴거에요!
이번에도 아세 아가씨가 초인이라 망정이지 일반인이나 보통 기사였으면
그대로 즉사했을거라고 시온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실비아가 화내서 아세에게 말하자 아세는 주눅이 들어 고개를 팍 숙였다.
그리고 아세는 '시온'에 대해 기억해냈다. '3제'중 한명이자 대륙의 성녀.
그녀가 자신을 치료했다는 사실을 알수있었다.
"그, 그래서 무슨일로 들어온거야?"
"아가씨께서 깨어나시면 회의에 참여하시라고 하셨어요.
7대 초인이니 수뇌부 회의에 빠질수가 없죠."
그말에 아세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속으로는 자신은 아직 환자인데도
회의에 참여시키는게 감정적으로는 속이 상했으나,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전장이란게 시시각변으로 변하는중인데다
자신은 중요한 전력중 일원이니 어쩔수없었다.
"알았어. 갈아입고 갈게 기다려."
"이년이, 아니 아가씨 어디서 튀려고하세요?! 당장 이리와요!"
도대체 현생의 아세는 얼마나 개망나니 였기에 실비아의 반응이 이랬을까?
아세와 실비아의 첫 만남을 기억하면 아세의 기억속 실비아는 정말 천사같이
아세에게 대해줬던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아세는 자신이 어느 소설의 악역영애만큼,
아니 혹은 그이상의 망나니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 이미지가 어떻길래 옷갈아입는것조차, 힝."
"아가씨가 공작가의 장녀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7대초인중 한사람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어디 노예로 팔려나갔거나 맞아죽었을거예요!"
전생의 기억을 찾기전의 자신이 얼마나 개판이었는지 인정할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아세는 깨달았다.
옷을 갈아입은뒤 회의실의 문을 열자 방안에 20명정도의 사람들이
아세와 실비아를 모두 쳐다보았다.
그들은 가로세로2미터 정도의 탁자에 대륙지도를 펼쳐놓고 그위에 모형을 올린뒤 보고 있다가 아세가 오자 그녀를 바라봤다.
"아, 늦어서 죄송해요."
"아닙니다. 환자를 불러서 오히려 이쪽이 미안하죠."
아세에게 따뜻하게 말을 한사람은 그녀를 치료해준 '3제'중 한명인
'신성의 성녀' 시온이었다.
그녀에게 쏟아지는 시선도 잠시 모두 탁자위 지도로 시선을 옮겼다.
"다행이 전선의 상황을 매우 좋습니다. '3제'중에 2명과 '용사'의 특공대가
지난번 확인한 적의 군단이 나오는 게이트의 파괴와 보급기지의 급습에 대성공!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의 그지깽깽이다!' 작전이 대성공에 들어갔습니다!"
"우아아아아앗!"
"사실 여기 계시는 시온님도 참여하셔야했지만..
참여하지 못해서 저는 늘 불안했습니다.
허나 , 다행히 성녀님없이도 승리할수 있었습니다!"
지휘봉을 들고 지도를 가리키는 이는 카르세 왕국의 '전략여왕' 아르체였다.
대륙연합이 결성되고 전략이 가장 뛰어난 그녀는 대륙연합의 사령탑을 맡아
두뇌의 역활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선언에 회의실의 모두는 환호를 질렀다.
사실 원래 남은 3제중 한명인 시온 역시 저 작전에 투입되어야 했지만.
아세가 멋대로 어느 귀족이 연 파티장에 참석해
술에취해 베란다에서 추락해 머리를 다쳤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급히
그녀를 치료하기 위해 어쩔수없이 빠진것이다.
7대 초인이라는 전력은 대륙내에서 용사를 제외하고 10명안에 들어가는 강자.
그런 전력을 허무하게 잃을수없었기에 당연한 선택이지만,
자신의 실책이라는 깨닫자 아세의 얼굴이 붉어졌다.
자신의 뻘짓때문에 큰 작전을 말아먹을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이그레 놈들의 상황은 어떻소?"
"사실상 잔당만 남은 상태이죠. 어떻게든 저항하고 있겠지만
보급도 끊긴데다 지원도 없을테니 우리의 승리가 확실합니다!"
한귀족의 물음에 아르체가 대답하자 다들 안도하는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제 전쟁이 끝났다고 여긴 것이다.
그말에 아세는 정신이 퍼뜩 들었다. 아니 , 정확히는 전생의 그가 말이다.
회의실에서 하이그레라는 말을 듣자 전생의 자신이
하이그레물 취향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하이그레가 전멸한다고?!
기껏 하이그레가 있는세상으로 태어났는데 이대로 끝이라고?!..'
"그럼 하이그레 인간들은 어쩝니까?
그 팬티스타킹이라는 놈들을 제외하면 다 우리 대륙인이고 말이죠.
심지어 저희공국인의 80퍼는 하이그레 인간이 되어있습니다."
"그건.. 어쩔수 없습니다. 세뇌를 최대한 해제해보되, 경과가 너무 늦은사람들은
이미 언데드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고 여기고 처분하는수밖에는.."
"그런! 그건 안되요!"
마지막에 외신건 아세였다. 그리고 아차 싶었다. '하이그레 인간을 모두 처분한다니! 어떻게 그런 끔찍한일을 할수가 있는거지?!' 라는 생각에
무심코 자기도 모르게 외쳐버렸으나,
그탓에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려버리고 말았다.
"헤헤, 그, 그러니까 제말은. 모두 죽이는건 너무하잖아요!"
"어쩔수없습니다. 그들을 제정신으로 되돌리는건 불가능합니다. 여기 7대초인중 한분인 '섬광의 제나'님과 '사라'님 외에 다른 7대초인 두명은 죽일수밖에 없었으니까요."
아르체의 말에 제나는 고개를 숙였다. 사라는 전선에 나가서 없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제나는 자신에게 시선이 쏠리자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저, 정말 말해야하나요? 저는 말하고싶지 않아요!"
"괜찮아요 제나님. 여기 시온님도 아세님의 치료를 위해 이자리에 계시니
증언해주시길. 힘드시겠지만.. 부탁바랍니다."
아르체의 말에 제나는 덜덜떨면서 말했다.
하이그레 세뇌된 경험을 증언하는것뿐임에도 그녀의 몸이 덜덜 떨렸다.
"네, 저는 전의 전투에서 팬티스타킹 병사님, 아니 병사.. 으읏!.. 의 세뇌를 받아서 하이그레를 입고.. 하이그레 인간이 되었...죠"
제나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것조차 힘겨워 보였다. 아니, 정확히 세뇌됐을때의 기억을 떠올리는것만으로도.. 마치 저건 약에 심각하게 중독된 약쟁이 같은 모습이었다.
"그때 어땟는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그때의 저는.. 동료들과 아군을.. 오로지 적으로 생각했어요.
오로지 하이그레 마왕님.. 아니, 마왕님! 아아. 마왕님이라는 말밖에 안나오네요!
그리고 팬티스타킹 병사님, 아아. 님이라는 존칭을 뺄수가 없어요!.. 어째서!..
난 지금 하이그레 인간이 아닌데에!.."
제나의 얼굴색이 서서히 바뀌고 있었다.
처음에는 새하얗게 창백했는데 지금은 홍조가 얼굴에 조금식 띄기 시작했다.
허나 아르체는 계속해서 증언을 요구했다. 전략여왕의 생각에는 하이그레 인간을
처분할수밖에 없는 이유를 여기 있는 수뇌부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서이다.
인간은 직접 눈으로 보지않으면 믿지않는 사람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
"계속해주세요."
"하이그레에 처음에는 저항했지만.. 제몸을 감싼 하이그레가 조여오면서,
특히.. 다리사이에 그곳이 조여오면서 기분이.. 기분이 좋아지고.. 으아앗!..
안되!, 안되! 하이그레를 하고싶다는 생각을 하면 안되!
나 난, 하이그레 인간이 아니야아! 하아.. 하아.."
제나의 모습에 수뇌부들의 얼굴이 심각해져갔다. 세뇌되면 돌아올수 없다고 했지만
이정도로 심각할줄은 눈으로 보고서야 느낄수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흑마법사, 아니 어느 마족의 마왕의 세뇌마법이상이라고 말했던 아르체의 말을
실감하며 제나가 덜덜떠는 모습을 보고 심각함을 느낄수밖에 없었다.
"그, 그리고 하이그레를 할수록 그,그곳이 기분이 좋아지면서 모든걸 하이그레에
맡기고 싶,싶어지고.. 야,야한기분이 들면서 하이그레를 할때마다아,
쾌락이 느껴지면서 절,절정하고 말아요. 저, 저는 처음엔 견뎠지만.
50분쯤이 지나서 하이그레를 하면서 3번째로 야한기분이 들며 절정에 오르자,
오로지 하이그레와 그에 대한 충성밖에 떠오르지 않아서, 그, 그리고 하이그레에
충성하기위해 동료들을 적대하는 모든게 즐겁고 최고... 였어요. 하아.. 하아.."
"세뇌 해제 마도구와... 성녀 시온님의 보살핌덕에 호전되긴 했지만.. 으읏.
생, 생각만해도 자꾸 하,하이그레가 생각나요!
나, 나는 하이그레 수영복을 입고있지 않는데에!..
아아앗!.. 하이그레! 아아, 이 기사복으론 하이그레를 해도 느낄수가없어!
하이그레를 해야해! 아아악!"
"홀리 큐어!"
이제 발작하려는 제나에게 시온이 신성력을 발휘해서 신성력이 제나의 몸에 덮어지자. 그제야 그녀가 잠든듯이 멈쳤다.
"그러니까, 저게 세뇌된지 불과 한달도 안된 상태에서 해제시킨거라 그말이오?"
"네. 한달도 안된상태가 저런데, 그이상 경과가 됏다면 이미.."
"아아... 왕국민들을 이렇게 버릴수밖에 없다니!.."
어느새 다들 한탄하는 분위기가 되어있었다.
아세는 심각하게 느꼇다. 이대로면 하이그레 인간들이 모두 처분당하고 마는데
방법이 없을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아세는 한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내가 하이그레 인간이 되어서 대륙연합의 수뇌부를 세뇌해서 장악한다면?'
전생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은 아세라면 절대 하지않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누가 만약 그녀의 이런생각을 알았다면 아세는 바로 제압당해서
감옥에 감금되었을것이다.
"잠깐만요. 죽이기전에 일단은 생각을 좀 해보죠?"
"어떻게요? 그들은 언데드와 마찬가지 입니다. 방법이 없다 이거죠."
아르체의 말에 아세는 곰곰히 고민하다가 좋은방법을 떠올렸다.
"전부 죽이면 인력낭비잖아요! 노예로 써먹어야죠!"
아세의 말에 수뇌부의 모두는 '저 망나니가 또 무슨 개소리를 하는거지?'
라는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만큼 그녀의 악평을 아는사람은 생각보다 많았다.
실비아 역시 아세를 노려보았다. 실비아는 아세가 이럴줄 알았다면
그녀의 머리를 냅다 때려서 기절시키고 데리고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전쟁으로 인해 망가진 폐해도 많고, 그거 복구에 인력이 많이 필요할거
아닌가요? 거기다... 거기다... 하이그레 인간은 스스로를
하이그레 마왕의 '노예'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럼 그 노예를 저희가 뺏어온다는 관점이면 어떨까요?!"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
아르체는 바로 반론하려고 했으나, 아세의 말에 갑자기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음, 죽이는건 솔직히 너무 했지. 안그래도 인구도 백만은 넘어갈건데..
일일히 죽이면 우리가 학살자도 아니고.."
"그렇습니다. 구속해놓고 노예로 일처리 시키는게 더 나을지 모르겠군요."
남성귀족들이 아세의 편을 들고 나섰다. 하이그레 인간 노예라니!
그 야한 차림의 노예들을 자신들이 거느린다는 욕심이 그들의 눈을 가린것이다.
"언데드를 사육하는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미치신겁니까?!"
"어허, 어차피 전쟁은 이긴것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보급도 없고 , 지원도 없는데다 잔당들이 몇 요지에 모여 저항하는게 끝이고,
들어보니 그 세뇌광선총이라는 무기도 보급기지를 박살내면서
이제 재고가 얼마 없다는 첩보도 전장에서 받았습니다만?"
회의실은 순식간에 개판이 되었다. 그리고 아세는 미소를 지었다.
인간의 욕심을 이용해서 떠올린 그녀의 생각이 대륙연합의 결속력에
금이가게 만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