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0화 〉[이독제독] (60/131)



〈 60화 〉[이독제독]

"중위님! 후방에서 엄청난 티스 반응이 감지됩니다!"

보옌의 뒤에 있던 병사가 레이더를 들여다 보더니 크게 외쳤다.

"얼마 정돈데!"

보옌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반역자의 머리를 참수해버리고 그의 시신을 걷어차며 말했다.


"말도 안되는 숫자입니다. 티스의 파도입니다! 저 뒷 복도에는 놈들로 가득찼다고요!"

"씨발. 페네트레이터 안에 놈들의 부화기가 있었나보군."


"부화기?"


코리가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보옌을 쳐다보았다. 보옌은 그에게 대충 둘러 말해주었다.


"저렇게 착륙한 티스 놈들은 부화기를 곳곳에 뿌려대지. 그 부화기에서는 조그만 티스의 아생체들을 만들어내는데,  아성체들은 몇분도 안되는 사이에 쑥쑥 자라난다."


"그러니까, 놈들이 이 함선에서 번식을 시작했다..?"

"잘 알아먹는군. 그러니까 빨리 이곳에서 탈출해야된다는거다."

"중위님!! 전방에!!"

"무슨 일이야?!"


어느 병사가 긴급한 목소리로 보옌을 불렀다. 병사가 가리킨 곳에는 도끼와 대검을 들고 있는 악마들의 무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망할! 하필이면 이때 악마새끼들이..."


"어떡해! 양면으로 깔아뭉개지는 꼴이 됐잖아!"

코리가 악마의 무리에 총탄을 난사하며 소리쳤다.


"쏴! 악마들이 접근하지 못하게해라!"


잠시 고민하던 보옌이 앞쪽으로 손을 뻗으며 명령했다.

"하지만, 전방에 화력을 집중하면 후방에서 들이치는 티스들은 어떡합니까?!"

"방법이 있어! 전방에 화망을 집중해라!"

"예!"

"코리!"


"왜?"

"너랑 너희 소대는 후방에서 몰려오는 티스들을 저지시켜줘라. 우리가 악마놈들을 맡겠다. 너의 소대와 우리 소대가 적절하게 시간을 벌어주면..."


보옌이 복도 벽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부착하고 있는 자신의 대원들을 가리켰다.


"저 녀석들이 복도에 구멍을 뚫어줄거다.  수 있겠지?"

"...당연하지!"

코리가 보옌의 손을 붙잡았다. 보옌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비록 병단과 소속군은 달랐으나, 두 사내의 뜻과 믿음이 통했음은 말하지 않아도   있었다.

"애들아! 대열을 맞춰! 후방에서 몰려오는 티스들을 최대한 저지한다! 하겐, 너는 유탄을 준비해줘. 마리! 너는 칼리브레의 옆에서 녀석을 보호해줘. 나머지는 각자 할 수 있는 일들을 해!"


"알겠어!"


"예!"

"응!"


보옌은 명령을 내리며 대열을 맞추는 코리를 잠시 믿음직한 표정으로 바라보고는 자신의 대원들을 향해 뒤돌았다.


"졘, 무크! 레일 캐논 준비시켜! *SFH 사수들은 장전된 탄약 확인하고 준비되면 언제든지 갈겨버려! 나머지는 2줄의 대열로 맞춰 선다!"
(Squad Fire Helper: 소대 화력 지원기. 연방군의 중기관총이다.)

"발사!"


보옌과 코리가 동시에 외쳤다. 보병들의 대열에서는 엄청난 화염이 뿜어져나오며 화망이 복도를 감쌌다. 총탄이 사방으로 흩뿌려지며 티스와 악마들을 산산조각냈다. 그러나 티스와 악마들 그 어느 누구도 전진속도를 굽히지 않고 있었다.

"악!"


"으억!"


코리쪽 병사 두명이 가슴팍을 움켜쥐고 쓰러졌다. 그들은 명치와 심장에 밀접한 가슴팍에 가시독침을 맞았기에 살아남을 수 없었다.

"스피터다!! 마리!! 처리해!"

"알겠어!"


마리가 티스 무리속에서 꿈틀대는 스피터를 조준했다. 스피터는 그녀의 낌새를 알아채고 괴성을 질러댔다. 마리가 스피터를 향해 발포했으나, 곧 거대한 팔에 막혀 타격을 주지 못했다.


"이.. 이런. 큰일났다."

코리는 자신들 앞에 놓인 커다란 덩치의 괴물을 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스웜가드. 티스 군단의 지휘관 역할을 하는 괴물이자 강력한 플라즈마 열선을 쏘아대는 자식. 불도마뱀!

"하겐! 유탄은 아직이야?!"


"다 됐어! 말만해!"


"뭘 쏴야될지 알겠지?"


코리는 하겐의 어깨를  치고는 입에서 플라즈마를 모으고 있는 스웜가드를 가리켰다. 족히 8m는 될만한 스웜가드는 자신의 앞에 있는 모든 것을 쓸어버리려고 플라즈마를 모으고 있었다. 하겐은 마지막으로 유탄 3발이 장전되있는것을 확인하고는 놈의 입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크엑?!"

스웜가드는 예상치 못했던 유탄이 입속에 꽂혀 폭발하자, 당황한 울음소리를 냈다. 곧이어 유탄은 폭발하며 그가 입에 모으고 있던 플라즈마를 사방에 뿌려지게 만들었다. 플라즈마는 티스 개체들 사이에서 폭발하며 주위의 티스들을 불태우고, 녹였다.


"잘했어! 앞으로 이대로만 하자고! 보옌-!"


반역자에게 총탄을 날리던 보옌이 코리의 말에 뒤돌았다.


"왜?!"


"네 부하들은 아직이래?"

"뭐가!"

"복도 벽을 언제 부술거냐고! 이대로 가다간 전부 전멸이야! 방금은 운좋게 쓰러트렸지만.. 다음 놈이 튀어나온다면 우리도 힘들다고!"

"제기랄, 쿠엥트! 아직이야?"


보옌 중위가 벽에다 점착 폭탄을 설치하며 폭발 범위를 조절하는 병사들을 향해 물었다. 쿠엥트라고 불린 병사는 회색 점착 폭탄들의 상태를 확인하더니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다 됐다는군. 너희들도 빨리 준비해!"


"뭘?"

"벽을 부수고 다음 복도로 넘어가면 직진만해! 그러면 착륙장에 훨씬 빠르게 도달하겠지!"


"정말이냐?"

"헛소리말고 벽 주위에서 떨어져! 폭탄을 기폭한다!"

병사들이 벽 주위에서 우르르 물러났다. 쿠엥트는 보옌에게 기폭장치를 넘겨주고는 악마들을 향해 총탄을 뿜어댔다. 보옌은 다가오는 악마들을 비웃듯 흘겨보고는 기폭장치를 꾹 눌렀다.


[투콰아앙!]

연기가 매캐히 뿜어져 나오며 일순간 대원들의 시야를 가렸다. 하지만 매캐한 연기는 금방 걷혔고, 훤히 뚫린 벽의 구멍이 드러났다.


"됐어. 다들 안으로 들어가! 빨리!"


"애들아! 들어가자!"

코리가 벽의 구멍속으로 몸을 던졌다. 검은 안개 연대원들은 코리와 소대원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시간을 벌어주고 있었다. 코리와 소대원들이 전부 구멍속으로 피신하자, 보옌은 자신의 대원들에게 연막탄을 뿌리라고 명령했다.


"연막탄! 연막탄 뿌려라!"

이윽고 연막탄 5개가 복도 천장에 닿을듯이 솟아올랐다. 연막탄들은 금새 시커먼 연기들을 내뿜으며 주위를 어둠처럼 가려버렸다. 티스 군단과 지옥의 군세 악마들은 갑자기 솟아오른 매캐한 연막에 당황하며 일순간 공격을 멈추었다.

"크륵?"

"그르르렁.."


티스들은 상황을 알아채기 위해 주위를 짐승처럼 살폈다. 그들은 곧 자신들이 노리고 있던 먹잇감들이 사라졌음을 알아챘다. 그들은 어딘가로 도망가버린 것이 분명했다. 랩터 한마리가 먹잇감을 놓친 분노에 길게 포효했다. 그러자 다른 티스들도 그에 맞춰 길게 울음소리를 냈다.

"제길.. 어디간거야.."


"찾아내라! 찾아내라아!!"


"크으으으..."

지옥의 군세들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아직 인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반역자들은 적들이 어디로 갔냐며 자신들의 무기를 흔들어댔고, 악마들은 인간들 주제에 꾀를 쓴다며 조용히 분노하고 있었다. 베에모트는 그들에게 당장 인간을 찾으라며 소리쳤다. 그가 도끼 자루를 붙잡은 손에 힘을 주고 있는 것을 보면, 그는 엄청나게 분노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놈들의 행방을 알아내라! 어서!  구멍이다!"

베에모트가 연막속에서 구멍을 목격하고는 소리쳤다. 그러자 나이트 크롤러 몇마리가 구멍속으로 으르렁거리며 달려들어갔다.

"베에모트님.. 연방군과 보안부놈들이 사라졌습니다.."

아까 전 베에모트에게 소식을 전하던 반역자가 이번에도 정보를 전해왔다. 그는 베에모트를 봤던 그때처럼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베에모트는 자신에게 무능한 모습만을 보이는 이 반역자에게 순간 분노를 느꼈다.

"으, 으아아악! 베에모트니임!!"


베에모트는 도끼를 쥐지 않은 손으로 반역자를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그를 매캐한 연막 내부로 휙 집어던졌다.

"쓸모없는 놈... 너라도 직접 놈들을 찾아내든가. 죽든가."

벌벌떨던 반역자를 연막 내부로 던진 베에모트가 그에게 비꼬았다. 반역자는 점점 걷혀가는 연막 사이에서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아, 알겠습니다. 베에모트니-"

"?!"

반역자의 가슴팍에서 날카로운 발톱이 푸욱하고 튀어나왔다. 그 발톱은 비명을 지르는 그를 단단히 옥죈채 연막 너머로 끌고들어갔다. 베에모트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곤 얼굴 전체에 물음표를 띄웠다.

"뭐,뭐야."

"방금 그 자식. 어디갔어?"

"다들 닥쳐라-!"


반역자들은 겁에 질린채 한마디씩 뱉었다. 악마들은 그들을 후려치며 조용히하라고 다그쳤다.


"악..으악..으윽..꺽."

연막이 걷히자 처참한 광경이 드러났다. 연막 속으로 낚아채여진 반역자는 티스들에게 조금씩 먹히고 있었다. 그는 이미 목부분이 성대하게 뜯어먹혀져 비명도 지르지 못한채 몸을 조금씩 꿈틀거릴 뿐이었다. 연막이 완전히 걷히고, 반역자를 뜯어먹던 랩터들이 악마들과 시선이 마주쳤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우주의 괴물 군단과 인류의 영원한 숙적, 악마. 그들이 한 공간에서 만났다. 비록 악마들이 인류의 오래된 숙적이자 적이라고 할 지라도 지금 그들 앞에 있는 괴물들은 우주의 신흥 강자였다. 악마들은 조금씩 긴장하기 시작했다.

끝없는 허기를 지닌 괴물, 짐승들도 다들 경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경계는 또다른 먹잇감을 만난 흥분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티스들은 자신들 앞에 있는 새로운- 먹잇감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먹고, 먹고, 먹어치워라. 모든 티스 개체의 정신과 연결되어있는 무언가가 명령했다.

"크아아아아아아-!!"

랩터와 스피터들이 울부짖었다. 티스들은 이제 완전한 적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악마들도 마찬가지였다. 베에모트는 처음으로 달려든 랩터 3마리를 도끼로 짓눌러 죽여버리고는, 분노의 고함을 외쳤다.

"짐승 놈들을 짖어라! 죽여라!"


베에모트의 세뇌가 담긴 분노의 고함은 사기가 떨어진 반역자들에게 더러운 용기를 북돋아주는 역할을 했다. 반역자들은 거대한 악마가 외치는 함성에 고무되며 분노에 몸을 맡기었다.


"으오아아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아라라아아아!"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괴성을 내지른 반역자들이 검과 창을 앞세워 돌격했다. 총을 가지고 있는 자들도 이미 이성을 잃은 채 착검을 장착하고 휘두르고 있었다. 베에모트가 다시 한번 우렁차게 고함을 외치니 다른 악마들도 제각기 함성을 지르며 티스에게로 돌진했다.

티스쪽도 유탄에 머리가 터진 스웜가드를 대신해 아성체 스웜가드가 크게 울부짖었다. 우주의 짐승들이자 포식자들은 그의 울부짖음에 흥분하며 침을 흘렸다. 아성체 스웜가드가 플라즈마 열선을 길게 쏘아 진격 명령을 내리자, 티스들도 앞다투어 악마들에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두 거대한 외침을 가진 군단이 충돌했다. 랩터들은 물린 대상을 분자단위로 분해하는 이빨로 가엾은 반역자들의 머리통을 물어찢었다. 그러나 반역자들은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광기로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스피터가 반역자들의 배를 찢고, 가시독침을 쏘아 몸을 썩어가게 만들었음에도 그들은 광기에 홀린채 공격을 반복했다.

"크으하하하하하!!"


나이트 크로울러 3마리가 반역자들의 시체산 위에 서서 다가오는 랩터의 머리통을 도끼로 쪼개버리며 웃어댔다. 나이트 크롤러들은 자신의 저주받은 날개를 활짝 펼치며 사방에 공포와 악함을 뿌려댔지만, 티스들은 공포를 전혀 느끼지 못한 채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네놈의 머리는 내것이다! 내놔라-!"


수십마리의 나이트 크롤러들은 인간의 눈으로 따라가기 힘든 속도로 움직이며 티스들을 베어버렸다. 그들이 움직인 자리에는 티스들의 베인 시신들이 즐비했다.

악마들은 전투 시작  몇백마리의 티스 군단을 학살하고 있었으나, 티스 군단의 숫자는 전혀 줄어들 생각이 없어보였다. 오히려 나이트 크롤러를 비롯해 악마들의 숫자가 점점 줄어나가고 있었다.

"크르르.. 베에모트!"

나이트 크롤러 하나가 이를 갈며 베에모트를 돌아보았다.

"왜 그러느냐. 베스카여."


"저 괴물놈들이 뭔가 이상한 놈들을 투입했다.. 놈들이 우리 전사들을 조금씩 처리하고 있다-!"


베스카가 체액이 가득 묻은 손으로 멀리 떨어진 나이트 크롤러를 가리켰다. 베에모트가 그쪽을 바라보자, 투명한 무언가가 나이트 크롤러의 가슴팍을 뒤에서부터 뚫어 쭉 그어버렸다. 죽어가는 나이트 크롤러는 자신이 지금껏 삼킨 영혼을 뱉으며 시신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뭐지-"

"안 보이는 투명한 놈들이.. 우리 몰래 뒤로 돌아왔다. 지금 우리가-"


베스카의 목이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의 목이 있던 자리는 깨끗하게 절단되어 있었다.


"베스카-!"


이윽고 베스카의 목을 댕겅 베어버린 티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투명한 카멜레온 같은 피부를 지니고 있던 티스는 투명한 자신의 피부를 점점 원래대로 돌아오게 만들어 회색빛이 감도는 피부를 뽐냈다. 스피터의 아종같이 생긴 그것은 베에모트를 비웃듯 입을 쭈욱 찢었다.


"이게 무슨!!"

베에모트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나이트 크롤러들이 전부 쓰러져 검은 피를 흘려대고 있었다. 반역자들은 이미 전멸해, 모두의  아래에 깔린 시체였다.


넓고 커다란 복도에는 베에모트와 티스 군단만이 남아있었다. 베에모트는 그것을 알아채고 도끼 자루를 더욱 강하게 쥐었다. 티스들은 베에모트 주위를 감싸며 침을 흘려댔다.


"..."

침묵이 감돌았다.

"...크흐흐흐흐."

"크르르.."


"그르렁.."


티스들이 실소하는 베에모트를 보며 으르렁 거렸다.

"크하하하하하하하!"

베에모트는 광소하며 자신의 도끼를 들고 날개를 활짝 피었다.

"덤비거라. 덤비거라. 누가 나의 도끼에 피를 묻혀줄테냐?"

"크르르키야아악!"

스피터가 입을 쩌억 벌리며 베에모트의 다리로 달려갔다. 베에모트는 스피터를 걷어차 넘어트린 뒤 도끼로 목을 깔끔히 참수시켰다.


"키에에에에엑!"


"캬아아악!"


수십마리의 랩터, 수십마리의 스피터가 일제히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베에모트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멍청한 괴물들 향해 비웃음을 날리고는 도끼를 휘둘렀다. 그의 도끼가 춤을 추며 지나간 자리에는 티스의 차가운 시체만이 남았다.

"멍청한 것들. 인류는 고작 이 따위것들한테 애를 먹고 있단 말이냐."


베에모트는 자신을 쳐다보며 플라즈마 열선을 충전하고 있는 아성체 스웜가드를 쳐다보았다. 저 플라즈마 열선에 직격당하면 아무리 강력한 악마인 그조차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리라.


"이약!"


베에모트는 도끼를 조준하고 휙 던졌다. 도기는 깔끔히 날아들어가며 스웜가드의 가슴팍에 꽂혔다. 스웜가드는 막 충전된 플라즈마 열선을 천장으로 쏘아대며 뒤로 나자빠졌다.


"방해하지마라."


베에모트는 쿵쿵거리며 스웜가드에게로 걸어갔다. 그에게 달려드는 랩터들은 손으로 쥔채 터트려버리면 그만이었고, 스피터들의 가시독침은 그에게 그렇게 큰 타격을 입히지는 못하고 있었다.

체액을 뿜어대며 죽어가는 스웜가드에게 베에모트가 얼굴을 들이밀고는 그를 비웃었다. 곧 그는 스웜가드의 가슴팍에 발을 올리고 도끼를 잡아 뽑았다. 그는 도끼를 높이 들어올린채 스웜가드의 머리를 노렸다.

"흐하하하! 죽어라!"

[ 사악- ]

베에모트의 발목이 깔끔히 베여나갔다. 투명하게 숨어있던 개체들이 그의 발목에 있는 아킬레스건을 절단한 것이었다. 베에모트는 중심을 잃고 한쪽 무릎을 꿇었고, 그의 도끼는 스웜가드의 옆쪽으로 쾅 떨어졌다.


"크으르르.. 이.. 이..미개생물들이..."

베에모트는 일부가 베인 발목에 힘을 주어 재생시키려고 노력했다. 도끼를 잡은 그의 손목에서 피가 솟구치기 전까지는.

"-?"

손에서 힘이 빠진 베에모트는 도끼를 놓쳤다. 그의 손에 힘이 빠지자, 랩터들이 달려들어 잘근잘근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피부가 분자 단위로 분해되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크아아아아아악-"


베에모트가 약해짐을 알아챈 티스들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다시 한번 수십 수백마리의 랩터와 스피터가 그에게로 달려들었다. 베에모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상처를 재생하고 그의 머리를 씹으려고 달려드는 아성체 스웜가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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