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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화 〉[감염 군주 사살 작전 1] (34/131)



〈 34화 〉[감염 군주 사살 작전 1]

"우리 분대는 이곳을 친다."


움직이는 수송차량 내부에서, 케일이 지도를 벽에 펼쳐놓고 결사대원들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지도에 나와있는 것은 분명히 저번에 파괴된 부화굴 지역이었다. 부화굴은 완전히 파괴되어 있었지만 부화굴 주위에는 저번 진격 작전에는 없던 거대한 탑 들이 지도에 그려져 있었다.


"여기. 12개 중의 탑에 5번째. 여기를 친다는 거다."

"저희 말고 다른 녀석들도 같이 진입합니까?"

피터의 질문에 케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를 포함해 3개의 분대가 진입할거다."

"그럼 이 12개의  안에는 우리가 찾는 그 개자식이 있다는 이야기죠?"


코리는 흥분하며 지도의 탑들을 노려보았다.

"12개의 탑 어딘가에는 감염 군주가 존재한다. 이 탑들은 연방군 레이더에서 강력한 생명 반응이 나타났던 곳이거든. 없을 수가 없지."


"그런데 중위님. 이런 일은 저희같은 알보병들 말고 연방군 특수부대들이 해결하면 안되는 겁니까?"


"그게 쉬운게 아니야."

"네?"

"안 그래도 부화굴 폭파 작전 당시 투입된 므트마 대원들 상당수가 사망했어. 거기에 티스 군단이 우주 궤도의 연방기지를 매섭게 공격 중이라고 하는군. 그쪽에서도 당장 지들 코앞에 티스가 들이닥치는데, 이쪽으로 지원 와 줄 여력은 없겠지."

케일은 펼쳤던 지도를 접고 차량 내부의 좌석에 아무렇게나 던졌다. 그는 차량 내부에 계속해서 있던 커다란 보급상자를 잡아 당겨 병사들 가운데로 밀었다.

"이건 우리들의 장비. 차폐복이다."

"차폐복?"

"훈련병 때 듣기만 했던것 같은데."

"이걸 너희들의 가슴팍에 붙이고 손바닥을 심장 부분에 올려서 연동시켜. 그러면 차폐복으로 몸을 감쌀  있어."

케일은 분대원들에게 넓은 철판 같이 생긴 것들을 건네주었다. 그는 병사들에게 차폐복을 건네주자마자, 자신이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겠다며 시범을 보였다.


케일은 은색으로 빛나는 철판을 자신의 매니셉 방탄복 가슴팍에 붙였다. 철판은 마치 방탄판처럼 방탄복에 편안히 꽂혔다. 그가 자신의 가슴팍에 손바닥을 올리자, 철판이 방탄복의 가슴팍에서 점점 펼쳐지기 시작하더니 곧 슈트처럼 변해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와..."


"중위님, 괜찮은거 맞습니까?"

"그래. 너희들도 해야되는 거니까. 똑바로 봐."

이윽고 전신이 감싸지고 케일의 머리만 남자, 가슴팍이 기잉 소리를 내며 열리더니 헬멧이 튀어나와 얼굴을 감쌌다. 헬멧의 투명 바이져는 한번 번쩍 불빛을 내고는 그의 눈을 비추었다.

"너희들도 착용해. 이게 생체탑 내부에 가득한 감염 포자를 막아줄거다. 감염 포자는 조금 들이키는 걸로 위협적이지는 않지만, 극심한 상처를 입었거나 정신을 잃게 된다면 감염자로 변해버릴  있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피터를 포함한 분대원들은 보급 상자에서 철판 형태로  차폐복들을 꺼냈다. 그들은 자신들의 방탄복 가슴팍에 차폐복을 꽂고 손바닥을 올려놔 연동시켰다.

"으으. 기분이 이상한데..."

차폐복이 몸을 감싸자, 코리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차폐복은 차가운 기계였지만 그들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병사들이 전원 차폐복을 착용하자, 케일이 운전병에게 크게 소리쳐 신호를 보냈다. 운전병은 그에게 엄지를 척 들어보였다.

"다 왔습니다! 내려도 됩니다!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좋아! 알았다! 모두들 차폐복을 착용했지? 헬멧은 안에 들어가면 절대로 벗지마라. 알겠냐?"


"예!"


"그럼 가자!"

케일의 말에 운전병이 수송차량의 게이트를 열었다. 10명의 결사대원들은 제각기 함성을 지르며 차량에서 뛰쳐내렸다. 뛰쳐내린 병사들의 눈 앞에서 나타난 것은 몇백미터 가량의 높은 탑이었다.


"제길, 더렆게 크군."

"진입! 진입하자!"

"다른 분대는 어딨지?"


곧이어 케일의 분대가 맡은 5번째 생체탑으로 다른 결사대원들이 모여들었다. 어느 결사대원이 탑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 탑 외벽에 폭발물을 설치했고, 그것을 목격한 케일이 그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분대원들을 불렀다.

"저쪽에 있군! 저들이 폭발물을 터트리면, 우리도 같이 내부로 진입한다!"


"예!"

케일의 분대는 폭발물을 설치하고 주위를 경계중인 결사대원들에게 다가갔다. 10명의 결사대원들은 그들을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했다. 케일은 선두로 다가가 분대 지휘관이 누구냐고 물었다.

"나느 4소대 소대장, 케일 중위다. 여기 결사분대 지휘관이 누구지?"


"접니다. 2소대 프란츠 병장입니다."

"너희 소대 지휘관은 어디갔지?"

"저번 진격 작전 때 사망하셨습니다. 그 후로는 제가 임시 지휘관을 맡고 있습니다."

"그렇군. 다른 분대는 어디있지? 너희 분대와 우리 분대 합치면 20명인데, 이 탑은 3개 분대가 진입하기로 약속되어 있었단 말이다!"


"그, 그게."


"뭐야?"

"이쪽으로 이동하다가 수송차량이 *폭발 포자체를 밟아 폭발해버렸습니다. 여기 5번째 탑은 저희 20명이 해결해야 될 것 같습니다.."
(*폭발 포자체: 땅 속에 숨어있는 티스의 폭발 생명체들. 적이 감지되면 거대한 폭발을 일으킨다.)

"시팔."

"말도 안돼..."

케일의 분대원들이 제각기 탄식을 뱉었다. 30명도 힘들텐데, 20명으로 작전을 진행해야 한다니.

"...그래도 진행한다. 폭발물을 터트려주게. 프란츠 병장."

"네."

그러나 케일은 비장한 얼굴로 프란츠에게 작전을 진행시키자고 말했다. 프란츠도 그의 말을 듣고 폭발물을 터트리라며 자신의 분대원에게 명령했다.

"폭발물을 터트립니다! 다들 떨어져요!"


모든 결사대원들이 일제히 탑에서 물러났다. 이윽고 커다란 굉음과 화염이 일며, 크기 탑에 크기 4m의 구멍을 뚫어버렸다.

"진입! 진입해!!"


프란츠의 분대원들이 총기를 앞으로 겨누고 달려들어갔다. 그 뒤를 케일과 그의 분대원이 서둘러 따랐다. 병사들이 자리를 잡고 주위를 경계하자, 생체  내부는 충격적이게도 연방군의 복장을 한 시체들이 널려있었다.


"이게 뭐야."


"뭐겠어. 감염자들을 만들어내는 곳이겠지. 시체를 불태우자!"

"네!"

프란츠의 명령에 그의 분대원들이 화염 수류탄을 꺼내 시체 더미로 휙 던졌다. 시체들 사이에서 곧 조그만 폭발이 일어나며 불길이 치솟았다. 시체들은 고기가 타들어가는 소리와 함께 불타기 시작했다.

"위층으로 올라가자! 이 탑 전체를 수색해야해! 감염 군주가 어디에 숨어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케일은 자신의 분대원들을 이끌고  내부를 달려오르기 시작했다. 생체탑 내부는 꼬불꼬불 이어지며 위로 올라갈  있는 길이 있었기에, 병사들은 경계태세를 갖추며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적의 공격을 대비하고 있었다.

"으우왓!"

선두에 섰던 팔런이 벽에 뚫린 굴을 보고 뒤로 자빠졌다. 그가 뒤로 자빠지자마자,  옆에 커다랗게 난 굴에서는 팔들이 쑥쑥 뻗어나와 그를 붙잡기 시작했다.

"감염자다! 교전 시작! 교전 시작!!"

케일이 팔런의 발목을 붙잡은 팔들을 총으로 쏘아 잘라버리며 외쳤다. 분대원들은 제각기 움직이며 벽 속에서 튀어나오는 감염자들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고 있었다.


"이이익-!"

벽 속에서 튀어나온 감염자가 피터의 팔을 붙잡았다. 피터는 감염자의 악력과 힘을 차폐복 너머로 느낄 수 있었지만 피터가 더 강했다. 차폐복은 착용자의 신체능력을 어느정도 향상시켜주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피터는 자신의 양팔을 붙잡은 감염자의 팔을 강하게 붙잡고, 가슴팍을 걷어차 양팔을 찢어버렸다. 감염자는 비틀대며 자세를 잡으려고 했지만 에리가 휘두른 주먹에 얼굴이 함몰되며 탑 아래로 추락해버렸다.

"나, 나이스. 에리."


"이정도로 뭘."

"감염자들이 더 몰려와!"


루이가 피터와 에리에게 소리쳤다.  말에 하겐이 파쇄 수류탄을 뽑아 던지며 몸을 숙였다.


"수류탄 투척-!"

파쇄 수류탄이 감염자들 사이에서 작렬했다. 파편들이 이리저리 튀며 감염자들의 사지를 찢고 그들의 썩은 뇟조각을 파괴해버렸다. 피터는 자신의 헬멧 바이져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하겐에게 엄지를 들어보였다. 하겐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파쇄 수류탄으로 감염자들을 대량으로 날려버렸지만 계속해서 벽과 벽의 구멍에서는 감염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다행히 감염자의 손톱과 이빨로는 차폐복을 찢고 상처를 줄 수는 없었으나, 감염자들도 점점 진화하며 날카로운 손톱들이나 15cm가 넘는 이빨들을 가진 녀석들도 나오고 있었다.

케일의 분대원들은 다들 체내에 아드레날린을 뿜어대며 탑을 샅샅이 찾아보았으나, 감염 군주는 보이지 않았다.

"더이상은 힘들어!"

"제길, 얼마나  찾아봐야 되는거야?!"

"중위님! 이러다간 전부 전멸할 겁니다!"


"스퍼티! 뒤를 조심해!"

케일이 마지막 탄창을 끼우며 자신의 헬멧에 손을 가져갔다. 그는 프란츠에게 교신을 보내고 있었다. 잠시 후, 그의 헬멧 내부에서는 프란츠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여기는 프란츠! 케일 중위님! 7번째 탑에서 감염 군주가 발견됐답니다! 어서 내려오십쇼! 이쪽의 감염자들은 저희가 맡겠습니다!"


"고맙다! 프란츠! 너희 분대만 믿겠어!"

무전을 끝낸 케일은 글라디오를 꺼내 탑의 벽에 상처를 냈다. 그리고는 파쇄 수류탄 2개를 꺼내들어 그곳에 집어넣었다.

뒤로 피해! 터진다."

그는 총을 뒤로매고 자신의 분대원들을 뒤로 후퇴시켰다. 곧이어 생체탑의 벽이 수류탄으로 인해 폭발하며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케일은 파괴되어 뻥 뚫린 벽으로 다가가 아래를 쳐다보았다.

"어우. 드럽게 높군. 다들 글라디오 꺼내!"


슁하는 소리가 울리며 9명의 분대원들이 글라디오를 꺼냈다. 케일은 글라디오를 꺼낸 그들을 보며 구멍이 뚫린 벽 바깥을 가리켰다.


"생체탑의 벽들은 살아있는 살점이다. 그리고 그렇게 단단하지도 않지.  높이는 대충봐도 200m는 넘어. 여기서 뛰어내린다면 차폐복을 입고있어도 그렇게 안전하지 못 할거다. 그러니까, 우리는 글라디오로 추락 속도를 줄여가며 뛰어내린다! 가자!"


케일은 말을 마치고 바로 벽 밖으로 뛰어내렸다. 그가 글라디오로 벽을 가르며 내려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제, 제기랄.. 진짜 해야되는거야? 죽는 거 아니야?"

"할거면 해야지, 어쩌겠어!"

에리는 글라디오를 살점에 꽂아 땅으로 내려갔다. 이윽고 나머지 분대원들도 제각기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벽의 구멍으로 뛰쳐나가며 벽을 내려갔다. 코리와 피터만이 어안이 벙벙해진채 남았고, 코리가 피터를 쳐다보자 피터도 그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인생  좆같네. 높은 데서 떨어져보기도 하고."

"그러게. 코리."

피터가 먼저 구멍 밖으로 몸을 던졌다. 그는 글라디오를 양손으로 꽉 잡고 벽을 가르며 땅으로 내려갔다. 글라디오로 속도를 최대한 줄였다고는 하지만,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피터가 내려가며 위를 올려다보자, 코리가 한손으로 글라디오를 벽에 꽂으며 내려오고 있었다. 그는 다른 한 손으로 피터에게  인사를 건넸다.

피터는 200m 높이에서 서서히 내려오며, 주위의 탑들을 살펴보았다. 7번째 탑은 어느것인지 알아야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멀지 않은 어느 탑에서, 폭발음과 섬광이 번쩍이자 피터는 저곳이 7번째 탑이라고 확신했다.

30초도 되지않아, 모든 분대원들이 땅에 안전히 착지했다. 착지하는  순간의 충격은 맨몸의 일반인이었다면 두 다리벼가 부러지고 하체가 완전히 망가졌을지 모르겠으나, 차폐복이 그들을 안전히 보호해주었기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몸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는 분대원들에게 케일이 시선을 집중시키며 내부에서 아직도 섬광과 총격음이 번뜩이는 생체탑 하나를 가리켰다. 아까 전 피터가 내려오면서 확신했던  생체탑이었다.

"저 생체탑 보이나? 저곳이 7번째 탑이야! 이 주위의 감염자는 프란츠 분대가 조금이라도 저지시켜줄테니, 그들이 희생하는 동안 우리는 다른 결사대원들을 도와 감염 군주를 쓰러트린다! 움직여!"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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