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1화 〉90.네 번째 세계, 트리아니아 (89/99)



〈 91화 〉90.네 번째 세계, 트리아니아

테스트가끝나고 기절한 에렐을 내 집으로 옮긴 후 점수를 모았다.
정신력 테스트에서 아쉬운 점수를 받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역시 통과였다.
라프키르와 나쁘지 않은 전투를 벌였고, 인성 테스트에서엄청난 인내심을 보여주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그럼 일단 에렐님이 일어나는 대로 각성식을 진행한 후 칭호 수여식을 할게요. 성원 님은 에렐님이 깨자마자 저에게 알려주시면 돼요.”

“알겠습니다.”

라시르의 말에 대답한 나는 그대로 아내들이 기다리고 있을 집으로 돌아갔다.
하련과 같이 집으로 돌아오니 케야와 프레이야가 에렐이 누워있는 침대 옆에서 그녀를 돌보고 있었다.

“우리 왔어.”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며 말하자 프레이야가 내게 달려와 물었다.

“결과는요? 통과되셨나요?”

나는 그런 프레이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당연하지. 에렐은 분명히 통과할 거라고 내가 말했잖아.”

걱정되던 부분도 있었지만, 에렐이라면 통과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말에 안심한 케야와 프레이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다행이느니라.”

“그러게요.”

그 뒤로 에렐이 일어날 때까지 이런저런이야기를 나누고 있자 얼마 뒤 에렐이 일어났다.

“으윽... 성원...?”

눈을 뜨자마자나를 찾던 에렐에게 다가가 꼭 안아주자 에렐은 나를 마주 안으며 물었다.

“어찌 된 건가? 통과 한거야?”

나는 그런 에렐의 볼에 살짝 키스하고는 말했다.

“물론이지. 너도 이제 구원자야 에렐.”

“내가... 구원자...”

통과한 것이 실감이 나질 않는지 자신의 손을 보며 중얼거리는 에렐에게 하련이 말했다.

“잘됐네. 이제 성원을 감시할 사람이 둘이나 생겼어.”

“날 왜 감시해...”

“그걸 몰라서 물어?”

하련은나를 한번 쏘아붙인  에렐에게 말했다,

“정신 차렸으면 다시 가자. 칭호 수여식을 치러야지. 뭐가 나올지 궁금하단 말이야.”

나는 그런 하련의 말에 에렐의 칭호가 무엇일지 고민했다.

“음... 집중? 집념? 그런 종류 아닐까?”

“그럴 수도 있지.”

에렐의 삶을 차지하는 대부분의 부분을 나를 찾기 위해 보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런 종류의 칭호일 가능성이 컸다.
에렐은 아직도 자기가 통과한 것이 얼떨떨한지 나를 보며 물었다.

“칭호를 지금 바로 받는 건가?”

그러자 하련이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하지. 뭐하러 미뤄? 애초에 성원 때문에 다들 자기 할 일이 밀린 상태라 빨리 칭호 수여식을 마쳐야 해.”

“윽... 그건 그렇지...”

나 때문에 긴급 소집된 구원자들은 에렐의 후보 테스트 때문에 지금까지도 자기가 맡은 일을 못 하고 있는 상태였다.
에렐은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게 말했다.

“그럼 어서 가자. 더 시간을 끌기도 미안하니.”

나는 그런 에렐의 말을 듣고는 프레이야와 케야에게 말했다.

“금방 다녀올 테니 조금만 기다려. 갔다 와서 하룻밤만 쉬고 나도 일을 가야  테니까.”

두 아내의 대답을 들은 나는 바로 하련, 에렐과 함께 텔레포트로 의장실로 이동했다.
우리가  것을 확인한 라시르는 지체하지 않고 바로 손뼉을 쳐서 구원자들을 소집한 후 내가 그때 각성식을 치렀던 곳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오는 곳에 나는 조금 들뜬 마음이 들었다.
에렐은 나와 똑같은 식으로 설명을 듣고 바로 각성의 시련에 들어갔다.
조금 강행군인 듯한 기분이었지만 이 뒤로는 조금 쉴 수 있을 테니 지금 몰아서 하는 게 나았다.
에렐은 각성의 시련이 들어간 후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

 모습을 보고 있으니 옛날에 시련 속에서 울었는데 현실에서도 울었던 기억이 났다.
그때 마침 하련도 그 생각을 했는지 내 옆구리를 팔꿈치로 툭 치며 말했다.

“너 그때 여기서 시련보다가 질질 짠 거 기억해? 그때는 진짜 귀여웠는데...”

나는 그런 하련의 옆구리 살을 꼬집으며 말했다.

“그럼 지금은 아니야?”

“아니, 지금도 충분히 귀엽지. 우리 성원이.”

하련과 둘이 그렇게 꽁냥거리고 있자 어느새 에렐의 시련이 끝이 났다.
에렐은 나처럼 울지 않았지만, 마찬가지로 웃지도 않는 담담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런 에렐을 보며 라시르가 말했다.

“시련을 무사히 통과하신 것을 축하해요.자 이쪽으로...”

라시르를 따라 칭호를 부여하는 이상한 기계 앞에  에렐은 긴장되는 시선으로 라시르가 기계에서 칭호를 꺼내는 모습을 보았다.
마침내 칭호를 꺼낸 라시르가 칭호를 자세히 살펴보더니 에렐에게 건넸다.

“흑색... 칭호 명은...”

칭호를 흡수한 에렐이 답했다.

“붕괴.”

예상치 못한 칭호에 나는 조금 놀랐다.
집념이나 집착 같은 부류의 칭호를 받을 줄 알았던 나와 하련이기에 붕괴라는 특이한 칭호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번에도 역시나 실험 대상은 스퀴르였다.

“자, 부담 갖지 말고 써보도록.”

“알겠다.”

스퀴르의 말에 대답한 에렐은 스퀴르를 향해 손을 뻗더니 그 상태로 허공을 움켜잡았다.



스스스스슥...

스퀴르의 팔이 천천히 무너지기 시작한다.
마치 건물이 붕괴하듯이 차례차례 모든 것이 무너졌다.
스퀴르는 급하게 존재를 사용하여 이동한 후 말했다.

“이건  무슨...”

나는 스퀴르의 반응이 궁금해서 물었다.

“어떤데요?”

스퀴르는 팔을 흔들더니 말했다.

“신체 안쪽부터 모든 게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문제는... 이거 영혼까지 타격을 입히는 것 같군.”

“영혼까지?”

영혼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힘이다.
보통의 생명체는 죽음 후 윤회의 굴레로 영혼이 빨려 들어가 다시금 태어나는 과정을 겪는다.
하지만 영혼 자체가 부서져 버리면 그러한 기회조차도 사라진다는 일.
한마디로 상대를 완전히 소멸시켜버린다는 뜻이었다.

“붕괴... 이것도 성원처럼 연습을 좀 많이 해야겠군. 그나마 시간을 잡아먹지는 않아서 다행이야.”

스퀴르는 그래도 나름 버틸 만한 건지 고개를 끄덕이며 라시르에게 말했다.

“이번 훈련도 내가 시키도록 하지.”

“알겠어요. 그럼 이것으로 14번째 구원자 멤버는 붕괴의 에렐님인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합니다. 다들 수고하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서로에게 수고했다는 의미로 인사를 한 서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
나 또한 하련, 에렐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고, 잠시 쉬다가 에렐을 제외한 아내들과 뜨거운 밤을 보내고 잠을 잤다.
그동안의 강행군 덕에 정신적으로 조금 피로해진지라 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음날 일어난 나는 바쁘게 일을  준비를 했다.
그동안 공백을 많이 가졌기에 슬슬 일을 가야 할 때였기 때문이다.
바쁘게 준비한 나는 자는 아내들에게 키스를  번씩  후 바로 라시르가 있을 의장실로 텔레포트 했다.

“저 왔습니다.”

라시르는 나를 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

“다음 임무를 받으시려고요?”

“네. 라시르가 적당히 좀 골라주세요.”

사실 어디 가고 싶은 마음은 딱히 없었기에 라시르가 추천해주는 일을 맡고 싶었다.
라시르는 잠시 고민하더니 홀로그램에 무언가를 입력해서 행성 하나를 보여주었다.
전형적인 푸른 별인  행성을 보며 라시르가 말했다.

“음... 일단 행성은 8127631 트리아니아 라고 해요. 위험도는 6인데... 같이 가실 구원자 분이...”

나는 고개를 흔들며말했다.

“그냥 이번에도 저 혼자 가겠습니다. 대신 이번에는 최대한 비밀스럽게 아무런 인연도 없이 끝내볼게요.”

내 부탁에 라시르는 이상하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흔쾌히 허락했다.

“좋아요.”

“말리지 않으시는 겁니까?”

“솔직히 성원 님이 가진 상상이라는 칭호가 구원자 두 명보다 안정적일 것 같아서요. 강력한 힘에는 그만한 대가가 필요한 법이죠.”

라시르의 말이 맞았다.
나도 상상을 사용하기 시작한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가면 갈수록 이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느끼고 있었다.
괜히 케테르 공인으로 가장 강력한 개념이라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알았다 하며 의장실을 나가려는 순간 라시르가 말했다.

“단, 한 가지만 주의해주세요.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혹시라도 앞으로 혼자 돌아다니실 때 문제가 생긴다면  후로는 무조건 규정에 맞게 인원을 맞춰 가셔야 해요.”

“명심하겠습니다.”

나는 한 번 더 나를 위해 주의하라고 경고하는 라시르의 배려에 감사 인사를 마치고 차원 이동 방으로 왔다.

“후우... 이번에는...”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겠다 다짐한 나는 차원 이동에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띠띡


기계음과 함께 입력이 완료되자 장치가 작동되었다.


지지지지직...

균열이 생김과 동시에 내 몸은 균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시야가 순식간에 바뀌자 나는 바로 마나 파장을 퍼트려 행성 전체를 감쌌다.
주위의 환경을 보았을 때 적어도 환경은 문제가 없는 행성이었다.
나는 사람이 가장 많아 감지되는 곳을 향해 달려갔다.
달려가면서 주변에 보이는 건물이나 사람들의 행색을 보아하니 전형적인 판타지 세계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단지 특이한 점이라 하면...

“흐으응...♡ 더 세게 해봐...♡”

“후욱... 후욱...”

“더 깊게♡”

주위를 지나가면서 들리는 소리를 보니 유난히 섹스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건 또 뭔... 아, 진짜 미치겠네...’

수많은 여성의 신음소리가 들려오자 자연스레  자지도 반응을 했다.
그리고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면 갈수록 신음소리는 더욱 많아졌다.

‘아니, 뭐 여기는 섹스 왕국인가?’

심지어 이제는 대놓고 길거리에서 하는 커플들도 눈에 보였다.
물론, 문명마다 문화가 다르다고 하지만 이 정도로 성에 개방적인 문명은 처음이었다.
어느새 수도로 보이는 인구 밀집률이 높은지역에 도착하자 저 멀리 커다랗고 화려한 성이 보였다.

나는 상상을 이용해 내 옷 위에 로브를 덮어썼다.
곳곳에서 느끼지는 마나 파장을 보아하니 마법사가 없는 문명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큰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걸었다.
아무리 걷고 또 걸어도...

“아항♡ 오빠 너무 빠르잖아♡”

“더 할 수 있어 조금만 기다려...!”

“흐응♡”

“아앙♡”

신음소리가 사라지지를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심해졌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했다.

‘이게 타락한 문명이 맞을까? 근데 아무리 찾아봐도  타락한 흔적은 안 보이는데?’

혹시나 해서 리오에게 역사 데이터도 받았지만, 그냥 전형적인 판타지 세계였다.
엘프, 드워프, 수인, 님프, 드래곤 등등 어디에서나 볼 법한 종족들이 살고 있었는데.
문제는 역사를 통해 본 알아본 결과, 그들조차도 섹스를 존나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웃긴 것은 섹스로 인해 이종족 문화 교류가 활발해서 전쟁이라 할만한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문란한가?
그건 또 아니었다.
당연히 약을 쓴다던가, 소아 성애 같은 말도  되는 문화는 배척되고 금기시되고 있었고, 무엇보다 상대가 싫다 하면 절대로 섹스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들이 믿는 신도 사랑의 신으로 모든 섹스에는 사랑이 들어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나는 이 집단 광기와도 같은 현장에 정신을  차렸다.

‘그냥 다 때려치우고 돌아가고 싶다...’

세상에 이딴 문명이 있을  누가 알았겠는가.
대륙은 바보 같을 정도로 평화로웠고, 자원은 풍족했으며, 지금 내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만 보아도 엄청나게 다양한 종족들이 서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사이에는 어떠한 차별도 없었으며 오히려 상당히 친해 보이는 모습도 많이 목격되었다.

‘그래도 일은 일이긴 한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곳에 대해서 좀 자세히 알아보자 했다.
어느 한 군데라도 문제가 있는 구석이 있기를 바라며 말이다.
왜냐하면 구원하려면 구원해야  만한 문제점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세상의 모든 남자를 정력 왕으로 만들어 줄 수는 없잖아...’

가능은 하지만 왠지 그런 구원을 내리면 자괴감이  것만 같았다.
오기 전에 진지하게 마음을 먹고 라프키르에게 경고를 받아 긴장했던 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그때 큰길을 걸어가던 나는 웬 덩치 크고 험상궂은 사내들과 어깨가 부딪쳤다.

탁!

“아야.”

사내는 기분 나쁜 듯 나를 보며 입으로 아야라는 소리를 내었다.
누가 봐도 아파 보이지는 않았지만 일단 부딪치면 아픈 척하는 것이 양아치들의 뻔한 패턴이었다.

‘그래... 시비 걸어라...’

어떻게든 건수를 잡아보고 싶었던 나는 그들을 무시한 채 길을 걸어갔다.
그러자 그들은 내게 달려와 나를 가로막고는 말했다.

“이봐, 사람 어깨를 쳤으면 사과를 해야 하지 않겠어?”

“낄낄낄... 맞아!”

누가 봐도 삼류 양아치 같은 그들을 상대로 나는 일단 사과를 하는 척했다.

“죄송합니다. 로브 덕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아서 그만.”

최대한 건성으로 사과한 나는 양아치들의 전형적인 ‘그럼 가진 거 다 내놓는 걸로 사죄해라!’라는 대사를 원하며 그들의 반응을 기다렸다.
나와 어깨를 부딪친 양아치는 내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래... 화가 나지 않아?’

얘들을 족쳐서 뒷세계를 돌아다니면 무언가 있지 않겠냐는 생각에 그가 시비를 걸기를 기다렸지만.

툭!


그 양아치는  어깨에 손을 툭툭 치며 말했다.

“그래, 사람이 잘못했으면 사과를 해야하는 거다. 사과하니 얼마나 보기 좋아. 앞으로는 부딪치면  부딪친 사람에게 사과해라. 그럼 우린 간다.”

나는 그런 참된 조언에 순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그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는 그런 나를 보며 한번 윙크하더니 뒤로 돌아섰다.

‘????????’

대놓고 양아치처럼 생긴 새끼가 신사처럼 내게 정중히 말한  돌아서 가던 길을 따라 그대로 가버리자 나는  상황이 어이가 없었다.

‘이게 씨발 무슨...’

양아치마저 착해빠진  세상에 나는  자신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거 분명히 그때  지구처럼 신이 개입한 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고서야 이건 말이 안 돼.’

‘그래, 이거는 백 퍼센트 외부적인 개입이 있어.’

그렇게 생각한 나는 재빠르게 도시에 파장을 퍼트려 신전 같아 보이는곳을 발견한 후 그곳으로 달려갔다.
신전에 도착한 나는 곧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신전 앞에는 심지어 입구를 막고 있는 병사들도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안에는..

“흐응... 안에 싸주세요...♡”

“시스터...! 시스터...!”

수녀들과 섹스하는 남자들.

“하으...♡ 신부 오빠 너무 잘하잖아...♡”

“후우... 그러냐?”

근육이 우락부락한 남자 신부들이 여자들과 섹스를 하고 있었다.

‘이게 뭔 씨이발...’

정신이 나갈 것 같았던 나는 바로 기운을 퍼트려 이 대륙의 신을 만나기 위해 그를 불러냈다.
그러자 언제나 신들이 등장할 때처럼 주변의 시간이 멈추며  앞에 갈색의 허리까지 오는 긴 생머리를 자랑하는 글래머한 여인이 나타났다.
그녀는 나를 보며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구원자 이성원 님이시죠? 저는 사랑의 신 에프리케. 그대의 이름은 신계에서도 유명하답니다.]

나는 더는 참지 못하고 그 여신에게 물었다.

“도대체 이 문명은 어떻게  거지? 분쟁도 타락의 흔적도 없어. 네가 의도적으로 힘을 쓴 거야?”

그러자 그녀는 깜짝 놀란 눈으로 손을 휘휘 저으며 내게 말했다.

[그럴 리가요? 지성체의 마음을 조종하는 것은 신계에서도 엄격히 처벌하는 금기 중의 금기랍니다? 저는 이들에게 어떠한 손도 대지 않았어요. 오히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개방적인 문화가 저를 만들었는걸요?]

“거짓말 아니야? 진짜로 이 행성이 자연스럽게이러한 문화를 가지게 되었다고?”

그녀는 거짓말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혹시 의심되시면 그 구원자님들 중에 유명하신 분 그 누구더라... 으음... 날개 달린 키 종족의 여성분 있으시잖아요! 그분 데려와서 물어보셔도 돼요! 저는 당당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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