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9화 〉88.두 번째 테스트
에렐이 문 안으로 들어가고 다시금 화면이 생겼다.
나는 속이 타들어 가는 기분에 연신 물을 마셨다.
모두가 예상하고 있을 것이다.
에렐의 기억 속 가장 커다란 트라우마는 그레이아가 죽던 그 날이라는 것을.
물론, 당시와 똑같은 상황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더욱 에렐의 정신을 후벼팔 상황이겠지.’
화면 속의 그녀는주위를 둘러보며 두 번째 테스트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확인했다.
[윽...]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단 한 순간도 잊지 못했던 바로 그곳.
자신의 불찰로 그레이아를 잃었던 바로 치스트의 본성 앞에 휴식을 위해 쳐놓은 막사 안.
황급히 밖으로 달려 나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직은 깜깜한 밤.
하늘을 올려다봐 달의 크기로 날짜를 가늠하였다.
다행히 아직 그날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레이아가 있을 막사로 서둘러 달려갔다.
탁! 탁! 탁! 탁!
새벽의 습기로 인해 조금은 질척해진 흙이 발에 치이는 소리가 들린다.
조금은 쌀쌀한 날씨에 입김이 뿌옇게 새어 나왔다.
그레이아가 있을막사 앞으로 가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동시에 뺨을 한 대 쳐서 마음을 다잡았다.
[여기는 후보 테스트, 그 두 번째 테스트 장소. 현실이 아니야. 정신 차려라, 에렐. 밖에서 성원이 너를 기다려.]
이제는 그레이아가 아닌 성원이었다.
이곳은 아무리 현실과 비슷해도 시험을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
그렇게 생각을 마친 에렐은 막사의 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그레이아...?]
안에는 의자에 앉아 전술표를 펼쳐보고 있는 남성의 뒷모습이 보였다.
언제나 똑같은 모습.
쉬라고 말해도.
조금은 놀자고 말해도.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나를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자신을 혹사 시켰던 바보 같은 남자.
결국 승리를 위해 자신의 목숨마저 버렸던 멍청한 남자.
[에렐? 이런 저녁에 무슨 일이지?]
그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똑같다.
내가 알고 있는 그레이아와 생김새도 말투도.
환상이라고, 이건 시험을 위한 테스트라고 머릿속에서 아무리 생각해봐야 이 미칠 듯이 뛰는 가슴은 멈추지를 않았다.
[그레이아!]
무슨 수를 쓰더라도 다시 한번 보고 싶었던 남자의 품에 뛰어 들어간다.
[뭐하는 거냐. 애도 아니고.]
그레이아는 그렇게 쌀쌀맞게 말하면서도 에렐의 갑작스러운 포옹을 거리낌 없이 받아주었다.
[그레이아... 그레이아...]
에렐은 눈물을 흘리며그레이아의 품에 머리를 비볐다.
그레이아는 그런 에렐의 행동이 당황스러운 건지 애써 에렐을 떼어놓으며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 거냐. 에렐. 왜 이런 행동을...]
‘에렐...’
그러한 에렐의 모습을 보고 있던 나는 가슴이 아팠다.
얼마나 그리워했을까.
비록 나를 그레이아라 생각한다고 말은 했어도 분명히 진짜 그레이아가 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달콤한 꿈의 단편을 후보 테스트의 시련에서 마주쳤다.
그녀는 지금 제정신을 차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또한 테스트.
구원자들은 그저 묵묵히 그녀를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레이아, 도망가라. 네가 여기 있으면 위험해.]
에렐은 그레이아의 눈앞에서 그를 뚫어지라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그레이아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에렐. 장난치자는 건가?]
그러자 에렐은 고개를 흔들며 그레이아의 손을 잡고 사정했다.
[제발... 제발 도망가줘. 그레이아... 여기 있으면 너는 죽는다... 확실하게 죽을 거란 말이다...]
에렐이 이제는 거의 울 듯한 얼굴로 그레이아를 보며 말하자 그레이아는 그제야 무언가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옆자리의 의자를 당겨서 꺼내고는 에렐에게 말했다.
[일단 앉아서 천천히 얘기해봐라.]
에렐은 그런 그레이아의 말에 따라 의자에 앉아서 그레이아가 어떻게 죽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에렐의 말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그레이아의 표정은 심각해져만 갔다.
이야기가 너무나도 그럴싸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에렐은 이런 이야기로거짓말을 할 만한 성격이 아니었다.
이야기를 전부 들은 그레이아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얼마 후 눈을 뜬 그레이아가 에렐에게 말했다.
[이게 정말 사실이라는 건가?]
에렐은 그의 물음에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래, 너는 거기서 정확히 심장 부위를 꿰뚫는 첩자의 속에 죽음을맞이해... 내가 미래를 봤어. 그러니까...]
적당히 핑계를 둘러대며 그레이아를 설득하는 에렐의 모습 속에서는 간절함이 담겨있었다.
이미 에렐의 정신력은 상당히 불안해진 상태였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점점 에렐의 상태가 걱정되었다.
테스트를 제쳐두고 이런 상황 자체가 그녀에게 너무 가혹한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건 그저 가상 세계가 아니었다.
그레이아의 모든 것이 내 기억 속에 있는 그레이아의 태도와 너무나도 똑같았다.
제삼자의 시선으로 보고 있는 나조차도 그레이아가 마치 진짜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이는데 그와 이야기를 하는 중인 에렐은 어떻겠나.
[흠... 그렇단 말이지...]
그레이아도 이제는 에렐의 이야기를 믿기 시작했다.
첩자의 손에 자신은 진격하기 직전에 에렐의 막사 앞에서 죽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분노한 에렐이 적진으로 홀로 들어가 치스트의 목을 베서 승리하게 된다.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레이아는 담담하게 말하며 에렐을 바라보았다.
[뭐...?]
에렐은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하여그레이아를 쳐다보며 되물었다.
하지만 곧이어 그레이아가 하는 말은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 사살시켰다.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했다. 고작 내 목숨 하나로 우리 군의 승리를 가져온다면 그것으로 내가 할 일을 마치는 거니까. 만약 그렇게 죽는다면 나는 행복하게 생을 마감하겠지.]
그런 그레이아의 말이 끝나자 에렐은 그레이아의 멱살을 잡고 말했다.
[네가 죽는다고 이 병신아! 내가 하는 말 못 들었어?]
[들었다.]
그레이아는 담담하게 자신의 멱살을 잡은 에렐의 손을 잡아 내려놓으며 말했다.
[내가 죽는게 어때서 그렇지 에렐? 나는 너에게 이미 모든 것을 바쳤다. 한마디로 빈 껍데기와 같다는 소리다. 내 모든 것을 바친 네가 원하는 이상을 위해 죽는다. 이게 어디가 문제지?]
자신이 죽는다는 소리를 들은 사람이 맞는 것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담담한 그레이아의 말에 에렐은 끝내 눈물을 흘리며 그를 향해 말했다.
[너... 너가 죽는다니까...? 더는 나를 보지도 못하게 될 것이고, 우리가 이룩한 모든 것을 너 혼자서만 보지 못하는 거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아니, 잘 알고 있다.]
그렇게 대답한 그레이아는 의자에서 일어나 에렐에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
[물론, 그냥 죽어줄 생각은 없다.내 나름대로 방비하고, 다시금 첩자를 찾아보도록 하지.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곧 있을 전투나 대비해라.]
그레이아의 명백한 축객령에 에렐은 고개를 떨군 채 힘없이 막사를 나왔다.
저런 담담한 반응을 하는 그레이아를 이해 못 한 에렐은 중얼거렸다.
[네가 죽으면... 승리가 무슨 의미란 거야...]
결국 에렐은 자신의 막사로 돌아와 침대에 억지로 몸을 눕힌 뒤 밤새 훌쩍이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다음 날 아침이 되고, 에렐은 그레이아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원래라면 오늘 그레이아에게 다음날 자신의 막사로 와달라고 말을 한다.
‘거기서 그레이아에게 고백을 하려 했었지.’
병력은 완전히 재정비되었고, 치스트의 본성으로 진격하기 전에 마지막 확인만이 남았다.
그레이아는 자신이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는 듯, 수많은 첩자를 걸러내서 처형하였다.
그중에는 그레이아를 찔렀던 첩자도 존재하였다.
그 첩자가 죽는 것을 확인한 에렐은 아무도 못 보게 안심의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첩자는 죽었어... 그레이아에게 말도 전해놨고... 거기에 병사들을 이용해서 방비도 단단히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레이아가 죽을 변수가 있을 리가 없어...]
이미 지금 상황이 테스트라는 것조차 까맣게 잊은 듯 그녀는 그레이아가 죽지 않는 것에 모든 힘을 쏟았다.
병사들에게 그레이아를 노리는 첩자가 있을 거란사실도 통보하여 그레이아의 막사에 4명이나 되는 인력을 투자해서 24시간 전부를 대비했다.
결국 그레이아가 죽는 그 날이 다가왔지만, 그레이아는 죽지 않았다.
그 모습을 확인한 에렐은 기쁜 미소를 지으며 그레이아에게 말했다.
[살아남았어... 살았다고 그레이아!]
[네가 잘못 본 거 아닌가?내가 겨우 첩자에 당해 죽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군.]
그레이아는 그런 에렐을 보며 담담히 말했다.
하지만 에렐은 지금 그런 말 따위가 귀에 들어올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게 원래 알던 이야기와는 완전히 전개가 바뀌어버린 상황.
에렐은 전군 진격 준비를 명령하여병사들을 정렬시켰다.
선봉에는 에렐이 서고 그 뒤에 참모들을 세우고는 치스트의 본성을 향해 외쳤다.
[치스트! 이제 끝이다! 너를 마지막으로 이 지긋지긋한 전쟁을 끝내고,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겠다!]
하지만 그래도 아무런 대답이 없자 에렐은 자신의 병사들을 향해 외쳤다.
[적이 꽁무니를 말고 도망친 모양이다! 이게 우리가 치를 마지막 전쟁이니 아무도 죽지 말고 적들을 분쇄하라!]
[와아아아아아아아아!]
병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치스트의 성을 향해 돌격했다.
그 뒤로 치열한 공성전이 벌어졌고, 에렐은 치스트의 목을 벴다.
에렐은 포효를 지르며 성벽 위에 서서 병사들을 향해 선언했다.
[마지막 남은 마왕 치스트의 목이 여기 있다! 이제 전쟁은 끝이다! 남은 적군들은 모두 병기를 버리고 투항해라! 투항한 자에게는 보복이 없음을 약속하겠다! 다시 한번 말한다! 이제 전쟁은 끝이다!]
그레이아 군에 속한 병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그 행복을 만끽했고, 병사들 사이에 보이는 그레이아는 에렐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 모습을 발견한에렐은 성벽에서 내려와 그레이아를 향해 달려갔다.
[그레이...!]
그때, 정확히 그레이아를 노리고 날아가는 화살 한 대.
쉬이이이이이이이익!
[피해!!!!]
화살을 육안으로 확인한 순간 에렐은 그레이아에게 외쳤지만.
푸욱!
이미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는 당황해서 라프키르에게 물었다.
“이거 그레이아는 절대 살 수 없는 건가요?”
그러자 라프키르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애초에 정신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시련인걸. 그녀의 정신력을 확실히 시험할 수 있는 완벽한 트라우마라고, 무슨 방법을 사용하든 결국 결과는 그레이아의 죽음으로 끝나게 되어있어.”
끔찍할 정도로 잔혹하다.
화면 속의 에렐은 시간이 멈춘 것처럼 화살에 심장이 꿰뚫린 그레이아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런... 젠장...]
그레이아는 자신의 심장을 꿰뚫은 화살을 손으로 뽑더니 상처 부위를 손으로 눌러서 피를 막아보려 했다.
하지만 이미 뚫려버린 심장을 복구할 방법은 없었다.
[그레이아! 그레이아!]
에렐은 그레이아에게 달려와 쓰러지는 그의 목을 잡고는 다급히 외쳤다.
[에... 렐...]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까지 해도 너를 구할 수 없는 거야!!!]
에렐은 절규하며 그레이아를 끌어안고 울었다.
그리고 정말 잔인하게도 그 상태로 두 번째 테스트는 끝이 나버렸다.
허무하게 끝나버린 시험에서 나온 에렐은 반쯤 넋이 나간 얼굴로 나를 향해 걸어왔다.
나는 달려가서 그런 에렐을 안고는 말했다.
“네 잘못이 아니야 에렐. 정신 차려. 애초에 그레이아는 죽을 수밖에 없게 되어있었어.”
이대로라면 남은 세 번째 테스트에서도 영향을 받을 것이 뻔하였다.
두 번째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이 당연하였기에 세 번째 테스트에서라도 좋은 점수를 받아야만 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성원... 나도 모르게... 미안하다...”
자신이 봤던 모든 것이 환상이라는 것을 깨달은 에렐은 나를 붙잡고 연신 사과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한없이 비참하고 서글퍼 내 가슴을 파고들어 와 찔러댔다.
“네 잘못이 아니야 에렐... 울지마...”
나는 그저 그녀를 껴안고 위로를 해주는 것밖에 해줄 것이 없었다.
이 테스트는 그녀 혼자 이겨내야 하는 법.
그렇게 생각한 나는 에렐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에렐, 정신 차려야 해. 아직 세 번째 테스트가 남아있어. 여기서 마저 좋은 점수를 못 받으면 끝이야.”
그때 마침 라시르가 에렐을 향해 다시금 물었다.
“에렐님, 포기인가요? 원하신다면 포기하셔도 됩니다. 굳이 구원자가 되지 않아도 성원 님과 함께 있을 수는 있어요.”
달콤한 제안이었다.
하지만 에렐은 이를 아득 깨물고는 라시르에게 말했다.
“포기하지 않는다... 다음 테스트로 바로 들어가지.”
그렇게 말하며 라시르를 노려보는 에렐의 몸에는 분노가 넘실거렸다.
하지만 그 분노는 절대 좋은 것이 아니었다.
전투에 있어서 분노는 강한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분노에 잡아 먹히면 판단력을 잃게 된다.
심지어 경지가 높은 자들 간의 싸움에 있어서 그 한순간의 판단은 생사를 오가게 하는 판단이었다.
라시르는 그런 에렐의 시선을 담담히받아내더니 에렐에게 물었다.
“그럼 싸울 상대를 골라주세요. 기술직인 드베리아님과 리오님을 제외하고는 전원과 싸우실 수 있어요.”
라시르의 말을 들은 그녀는 구원자들을 모두 둘러보았다.
우리를 쭉 보던 그녀는 이내 손가락으로 한 명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여자로 하겠다.”
그녀의 선택을 받은 구원자는...
“나? 정말로?”
라프키르였다.
라프키르가 선택되자 라시르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라시르는 다시 한번 더 에렐에게 물었다.
“정말 라프키르님이랑 싸우실 건가요? 선택은 번복하실 수 없어요.”
그렇지만 에렐의 마음을 먹은 상태였다.
“나는 저 푸른 머리의 여자와 싸우겠다.”
그녀의 당당한 말에 라프키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까와 똑같이 생긴 문을 만들었다.
그러고서는 머리를 긁적이며 우리를 보며 말했다.
“어... 근데 아마 모두가 들어가야 할 거야. 내가 만든 공간 하나로는 생기는 충격을 감당하지 못할 테니까. 너희가 조금씩 부담해 줘야 해.”
“알겠어요. 그럼 모두 들어가죠?”
라프키르의 말을 들은 라시르는 이내 자기가 제일 먼저 그 공간으로 들어갔다.
이내 모든 구원자가 들어가고, 나는 에렐과 함께 가장 마지막에 들어갔다.
시야가 일순간에 바뀌고 주위를 둘러보자 보이는 것은 푸른 평야였다.
평야에 한쪽에는 라프키르가 준비운동을 하듯이 몸을 풀고 있었고, 에렐은 그 반대쪽으로 가서 섰다.
라시르는 허공에 손뼉을 두 번 치고는 둘에게 룰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일단 라프키르. 알고 계시죠? 칭호는 사용금지에요. 순수 본인의 능력으로만 싸우는 거예요. 마법, 검술, 격투술 기타 등등 칭호를 제외한 모든 수단은 사용 가능하고요.”
그러자 라프키르가 라시르에게 물었다.
“상대가 상대인데 나도 전력으로 싸워도 되는 거지? 적당히 봐주면서 싸울 상대는 아닌데.”
그런 라프키르의 물음에 라시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가능하기는 한데... 그래도 너무 강하게 하지 말아주세요. 적당히 전력을 파악하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