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화 〉86.사제지간
둘의 섹스는 거침없고, 짐승의 교미와도 같았다.
일방적으로 유린당하는 쪽은 케야였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감이 가득했다.
둘의 섹스를 보고 있으니 내 몸도 같이 달아올랐다.
무엇보다 마법으로 확대한 화면에 성원의 자지가 고스란히 보였다.
‘아아... 어쩜...’
상상 속에서만 봤던 성원의 자지에 나는 참을 수가 없어서 자연스럽게 자위를 시작했다.
찔꺽♡ 찔꺽♡
둘의 정사를 보면서 얼마나 흥분한 것인지 이미 보지는 질척질척거리고 있었다.
성원의 자지를 입에 한가득 물고 그의 씨앗을 받아낸 케야는 어느새 나무에 손을대고 엉덩이를 들어 올려 성원을 유혹하고 있었다.
부러웠다.
그녀가 미칠 듯이 부러웠다.
성원이 안아주는 것이 부러웠다.
성원이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것이 부러웠다.
저 자리에 내가 있었다면.
내가 먼저 그를 좋아했는데.
케야를 만나기 전에도 고백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다면 저 자리에서 개처럼 박히며 웃음 짓고 있는 것은 나였을 텐데.
그러한 생각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비참했다.
다른 여자를 안고 있는 그를 보며 몰래 자위나 하는 자신이 비참했다.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며 매달리고 싶었다.
무엇이든 해줄 테니까 다른 여자들과 헤어지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일말의 이성이 그러한 선택을 가로막았다.
둘의 정사는 점점 격렬해졌다.
성원은 서서히사정할 준비를 하는지 점점 속도를 높혀가고 있었다.
그러던 그때였다.
부스럭
멀리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화들짝 놀라서 손을 떼고는 부스럭거린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마력 파장을 보냈다.
‘성아야...?’
-성아 시점-
늦은 밤 갑작스레 들린 문 닫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깼다.
성원 오빠와 같이 자지 못하게 된 이후로 깊게잠들지 못하는 나였기에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여 깨어났다.
문에 귀를 가져다 대니 계단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스승님...?’
스승님이 어디론가 가는 소리에 나는 일부러 10분 정도를 가만히 있다가 스승님을 찾아 나갔다.
나가는 길에 혹시나 해서 성원 오빠와 언니들이 자는 방을 살짝 열어보니 성원 오빠와 케야 언니가 없었다.
무언가 촉이 온 나는 그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바닥에 남겨진 발자국을 보며 오빠를 찾아 나섰다.
처음에는 해변을 따라 쭉 이어진 발자국이었지만 곧 섬 안쪽으로 이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사실에 나는 기분이 확 나빠졌다.
성원 오빠와 케야 언니가 무슨 짓을 하러 들어갔을지 예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내 오빤데.
오빠는 내껀데.
케야 언니가 나쁜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증오스러웠다.
착한 아이가 아니었다면 충동을 참지못하고 죽여버렸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 오빠가 슬퍼하겠지.‘
케야 언니를 증오하는 마음보다 오빠가 슬퍼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훨씬 컸다.
오빠가 내게 가지고 있는 인식에 대한 변화는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작업을 하면 오빠가 나를 완전히 이성으로 볼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내가 오빠를 덮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빠는 그새를 못 참고 케야 언니와 섹스를 하러 이 야밤에 밖으로 나온 것이다.
오빠가 괘씸했지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직 나와 하지 않았으니까.
아직 나를 안지 못했으니까.
끓어오르는 질투심과 증오심을 가라앉힌 나는 서서히 조심스럽게 수풀 안으로 들어갔다.
“하으으...♡”
숲으로 들어오자마자 조그맣게 들리는소리
누가 봐도 명백한 섹스를 하는 소리였다.
혹시나 나를 눈치채지 못하게 사일런스 마법까지 펼쳐서 내 발걸음 소리를 없앴다.
마나 파장을 퍼트려 주변을 탐색하자 스승님과 성원 오빠, 케야 언니가 전부 감지되었다.
’스승님이...?‘
둘은 몰라도 스승님까지 있다는 사실에 설마 하는 마음으로 빠르게 오빠가 있는 곳까지 달려갔다.
얼마 가지 않아서 케야 언니 뒤에서 허리를 흔드는 오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오빠는 내가 온 것도 모르고 정신없이 케야 언니와의 섹스에 빠져있었다.
억누른다고 억누른 질투심이 화악하고 솟아올랐다.
’나한테는 안 해주면서... 나는 아직도 애취급하면서...!‘
오빠에 대한 서러움이 복받쳤다.
나도 이제 어엿한 어른이다.
그리고 오빠의 친여동생도 아니었다.
문제 될 것이 아무것도 없음에도 오빠는 나를 멀리하였다.
이쯤 되니 혹시나 오빠가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절망감이 질투심을 억눌렀다.
내가 못난 걸까?
가슴도 커졌고, 몸매도 예쁘게 가꾸었다.
그러면 오빠가 나를 여자로 봐주겠지 하면서.
그럼에도 오빠는 지금도 나를 여자로 봐주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하던 그때 나는 잊고 있던 사실을 떠올렸다.
’스승님은 어디 있는 거야 그럼?‘
나는 마나 파장을 다시 펼쳐서 주변을 감지해 보았다.
주위에는 오빠와 언니 말고는 아무도 감지되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허공을 향해 마나 파장을 보내니 스승님의 마력이 감지되었다.
’스승님도 보고 계셔...!‘
스승님도 오빠를 좋아하는 것은 알고 있다.
항상 나를 피해서 몰래 오빠 이름을 부르며 자위하는 것도 알고있었다.
스승님이 오빠에게 마음을 전하지 않는 것은 모두 나 때문이었다.
내가 오빠를 좋아한다고 티를 내왔기에 스승님이 내 사랑을 위해 자신의 사랑을 포기한 것이었다.
나는 그런 스승님에게 너무나도 미안했다.
지금 저 사이에 끼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스승님과 나의 신세는 완전히 똑같았다.
그때 성원 오빠와 케야 언니가 하는 대화가 들려왔다.
{어...? 어째서...}
{세상 어떤 암캐가 주인에게 명령해?}
오빠가 싸늘한 목소리로 케야 언니에게 말하자 언니는 자신이 직접 몸을 앞뒤로 움직이며 오빠의 자지에 스스로 박히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언니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꿀꺽...
나는 오빠의 자지가 보이지 않는 것에 답답해하며 조금씩 자리를 옆으로 옮겼다.
얼마나 기분이 좋길래 그 도도한 케야 언니의 얼굴이 저렇게 되었을까.
저런 취급을 받아도 괜찮을 정도로 기분이 좋은 걸까?
계속되는 의문에 나는 조금씩 자리를 아주 조금씩 옮겼다.
’오빠...‘
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안고 있는 오빠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졌다.
이제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둘의 결합부 사이에서 액체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었다.
’와아...‘
오빠의 크고 굵은 자지는 케야 언니의 조그마한 보지를 완전히 꿰뚫은 채 앞뒤로 흔들리고 있었다.
완전히 풀려버린 표정으로 오빠의 자지를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몸을 흔드는 케야 언니의 몸놀림에서 추잡한 탐욕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러한 케야 언니에게 나 자신을 투영했다.
만약 내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
만약 내가 오빠와 섹스를 한다면
그러한 가정 속에서 오빠와의 섹스를 상상하니 보지가 짜릿했다.
’오빠...♡ 오빠가 섹스하는 걸로 자위해서 미안해...♡“
나는 속으로 오빠에게 사과하고 손을 아래로내려 보지를 만졌다.
지금 위험할정도로 흥분한 상황에 손가락까지 넣어버리면 실수로처녀막을 깨버릴 것만 같아서 나는 조심스레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며 자위를 했다.
어느새 오빠도 사정하려 하는지 언니의 안에 긴 자지를 깊숙하게 꽂아 넣었다.
‘아아... 부러워... 너무 부러워... 나도... 나도... 오빠...♡’
마치 내가 사정받는 것처럼 느껴지는 묘한 감각에 나는 여태껏 자위한 것 중에 가장 크게 결정하였다.
‘흐으윽...♡ 하으읍...♡’
손가락을 깨물어서 최대한 소리가 나오지 않게 막았지만, 절정으로 인해 부들거리는 몸과 흔들리는 정신 덕에 사일런스가 일순간 풀려버렸다.
부스럭...
나는 내가 낸 소리에 화들짝 놀라 바로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하아... 하아...♡“
‘혹시라도 봤으면 어떡하지...?”
내가둘의 정사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 오빠가 무슨 반응을 보일까.
오빠가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나한테도 그 커다란 자지를 박아 주지 않을까?
그런 망상을 하며 나는 아까의 자위를 이어서 했다.
’흐으읏... 오빠...♡ 사랑해...♡ 나도...♡ 성아한테도 박아줘...♡‘
-에빌다 시점-
둘의 정사를 지켜보며 자위를 하던 성아는 가버린 듯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크게 부스럭거리는소리를 내었다.
당연히 성원은 그 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려고 했지만 케야 덕에 고개를 돌리지 못하였다.
나는 성아를 못 본 것이 다행이라 여기며 숨을 푹 내쉬었다.
’성아도...‘
사제 간은 닮는다더니 어째 생각하는 것이 똑같았다.
성아도 둘의 정사를 보며 자위를 한 것이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신경쓰여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케야가 반쯤 실신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성원은 그 자리를황급히 떠났다.
돌아가면서 바닥에 난 성아의 발자국을 유심히 보는 성원을 보아하니 이미 눈치챈 듯 보였다.
나는 성원의 등에 업혀 풀린 얼굴로 집으로 들어가는 케야를 보며 부러워했다.
’흐으읏...♡ 아직 못 갔는데...‘
원래도 성욕은 있었지만 최근 성원을생각하며 한 자위들 때문에 성욕이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것을 느꼈다.
심지어 이제는 손가락으로 아무리쑤셔도 반응이 없었다.
처녀막은 진즉에 찢어진데다가 원하면 재생시키면 되니 아무리 깊게 쑤셔도 상관은 없었다.
그럼에도 손가락으로아무리 내 G스팟을 자극해도 별 느낌이 오지 않았다.
성원이 집으로 들어간 후에도 나는 한참을 자위했다.
하지만결국 오늘도 나는.
한 번도 가지 못했다.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것을 느꼈다.
이 욕망을 채우려면 성원과 섹스하는 것밖에 없다고.
그의 굵은 자지가 안을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면 더 이상 느낄 수 없다고.
이제는 성아고 뭐고 문제가 아니었다.
제자에게는 미안했지만, 스승은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그사이에 고백하지 않은 제자가 나쁜 것이다.
하지만 성아가 슬퍼하면 어쩌지?
내게 실망하면 어쩌지?
’성아가 실망하면... 몰랐다고 하면 돼...‘
그런 생각을 하자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밀려왔다.
남자 때문에 제자와 척을 질 생각을 하는 자신이 두려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포기 못 해... 이제는...‘
돌아갈 수 없었다.
이미 욕망의 폭탄에는 불이 붙어버렸다.
이게 언제 터질지는 나 자신도 모르겠으나 언젠가는 터져버릴 것이다.
그때까지 참고 참아야 했다.
어떻게든 타이밍을 만들어야 했다.
그와 내가 이어질 수 있는 타이밍을.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성아가 있는 방으로 왔다.
성아는 이불을 밀친 채 아까와 똑같이 자고 있었다.
그런 성아에게 다가가 이불을 덮어주며 생각했다.
’미안해, 성아야.‘
-성원 시점-
“흐아... 죽겠다...”
어젯밤 내내 둘에게 기를 빨려서 그런지 의회에 있는 집으로 들어와 목욕탕에 몸을 담그니 기분이 좋았다.
바닷물도 물은 물이지만 말 그대로 바닷물이다.
바닷물에는 염분이 많아서 피부에 좋지도 않았고, 씻고 나면 따끔거리기까지해서 목욕물로는 좋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대충 클린 마법으로 청결함을 유지했고, 집으로 돌아온 이제야 목욕탕에서 목욕을 할 수 있었다.
목욕을 마치고 마법으로 말린 다음 밖으로 나오니 거실에서 아내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야기의 주제는 바로...
“4명도 충분히 많다니까?”
“아니에요! 이래도 성원님을 전부 감당하지 못하는걸요!”
“맞느니라... 나도 혼자서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내 아내의 수가 어느 정도면 적절한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냥 어이가 없었다.
’그건 내가 생각해야 할 문제지 그걸 대체 왜 너네가...‘
나는 대화 주제를 돌리기 위해 4명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분명 에렐의 후보 테스트라던가 하는 좋은 주제가 있으니 말이다.
“뭐해?”
그러자 프레이야가 내 손을 잡고는 물었다.
“성원씨! 성원씨는 10명은 있어야 하겠죠?”
그러자 하련이 나를 노려보며 물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내가 에렐까지는 사연이 있으니까 받은 것 뿐이야...! 이 이상은 용납 못 해!”
그런 하련을 향해 케야가 말했다.
“하련은 성원과 같은 구원자이기에 우리의 슬픔을 모르느니라. 몇 번 받지도 못한 채 기절하는 것이 얼마나 슬픈지 아느냐? 여행 가서도 나는 딱 두 번만에 기절했느니라!”
“언제는 그런 적 없다며!”
“이미다 들킨 것을 뭣 하러 거짓말을 하느냐. 흥!”
그 사이에서는 혼자이야기에 끼지 못한 채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나를 향해 구원의 눈길을 보내는 에렐이 있었다.
나는 에렐을 그 사이에서 빼내 와서 내 무릎에 앉혔다.
에렐은 그런 나를 향해 조그마한 목소리로 물었다.
“성원... 그대는 아내가 더 필요해? 우리로는 만족하지못하겠어?”
나는 직설적인 에렐의 질문에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사실 나도더 늘리거나 할 생각은 없어... 근데 문제는...”
그러자 프레이야가 대답했다.
“성원 님이 딱히 꼬시거나 하는 것이 아니어도 여자들이 알아서 붙는다는 거죠! 원래 영웅들에게 여자들이 붙는 것은 당연하니까요!”
“야! 그렇게 따지면 구원자 멤버들 중... 그래, 이프리트는 정령체고... 드베리아는 애초에 그런 것에 관심이 없고... 리오는... 말하기 좀 그렇고... 그래! 스퀴르는 에릴 한 명이잖아!”
하련의 반박에 케야가 옆에서 바로 반박하였다.
“스퀴르도 과거에 100인 하렘을 꾸렸던 적이 있다고 네가 말하지 않았느냐! 우리 서방이 얼마나 혈기가 왕성할 때인데 그런 것에 제한을 두는 것이느냐!”
“이익...! 어쨌든성원이 다가오는 여자만 쳐내어도 더 늘어날 일은 없잖아! 밤일은 둘째치고 우리에게 투자하는 시간이 줄어든다고!”
나는 그렇게 한참을 얘기하는 셋을 향해 말했다.
“알겠으니까 조용히 좀 해봐. 아니, 할 얘기가 그렇게나 없어? 왜 그런 걸 주제로 얘기하고 있는 거야?”
그러자 셋은 에렐을 가리키며 말했다.
“에렐님이 먼저 꺼낸 얘기에요.”
“에렐이 먼저 말한 거야.”
“에렐이 먼저 말했느니라.”
나는 에렐을 물끄러미 보면서 물었다.
“에렐은 그게 걱정돼?”
에렐은 내 말에 대답은 못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그 오랜 시간을 찾아 헤맨 남자가 자기 말고 다른 여자가 3명이나 더 있는 것을 이해해 준 것도 놀라운데 더 늘리는 것까지 이해해 달라기에는 미안했다.
나는 그런 에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있잖아. 나는 내 성욕을 풀거나 아니면 수집욕이 있어서 너희들과 결혼한 게 아니야. 그저 누군가 다가오면 쳐내기를 어려워해서어쩔 수 없이 휘말리던 상황에서 너희를 사랑하게 된 것이대부분이었어. 안 그래?”
나는 그러면서프레이야를 가리키며 말했다.
“일다 프레이야. 엘븐가드에 왔을 때 내 씨앗을 받고싶다며 먼저 들이댔지.”
그러자 프레이야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네...”
나는 프레이야의 긍정을 듣고 하련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하련. 너도 마찬가지로 내게 먼저 다가왔지. 결국 내가 물어보긴 했지만 먼저 티를 내던 건 너였어.”
“그...그건...”
하련도 얼굴을 빨갛게 하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케야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케야, 너도 네가 먼저 고백했지.”
“맞느니라.”
케야는 당당하게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나는 마지막으로 에렐을 향해 물었다.
“에렐도 마찬가지잖아. 난 내가 먼저 다가가서 꼬시거나 데려온 여자가 없어. 그럼 반대로 생각해보자.”
“만약 너희와 같은 상황에 처한 채 똑같은 감정을 가진 여성이 내게 다가와. 그럼 내가 그걸 거절할 수 있을까?”
내가 묻자 넷은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물론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날일도 없지만. 가정을 해보자고, 만약 너희가 고백했던 그 상황에서 내가 거절했으면 어땠을 것 같아?”
그러자 가장 거절 받을 확률이 높았던 케야가 대답했다.
“평생을 후회하며 살았겠지. 좀 더 적극적으로 그를 붙잡지 못한 것에.”
그런 케야의 대답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러니 앞으로 여자를 늘리는 것을 허용해 달라 이런 게 아니야. 나도 이제부터는 자제할 거지만 사람 인생이 뜻대로 되지는 않아. 어디서 에렐 같은 여자가 또 튀어나올지 모른다고. 무슨 말인지 알지?”
넷은 침묵으로 긍정했고, 나는 그런 아내들을 보면서 말했다.
“그래, 그러니까 이런 걸로 그만 얘기하자. 얘기해봤자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에 관한 얘기일 뿐이야. 그리고 지금은 이런 것보다 시급한 에렐의 후보 테스트가 있잖아.”
에렐의 후보 테스트.
그게 이런 얘기보다 훨씬 더 시급한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