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화 〉82.힐링
“크으...”
오래간만에 느끼는 시원한 탄산에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
사실 그렇게 탄산음료를 좋아하던 편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가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기에 꽤 만족스러웠다.
상상으로 그녀들의 옆에 돗자리와 파라솔을 만들고 앉아서 물었다.
“둘은 그냥 여기 있을 거예요?”
내가 묻자 에빌다씨와 케야가 대답했다.
“나는 그다지 움직이는 걸 좋아하지는 않으니까.”
“나도 마찬가지느니라.”
사실 휴식을 취하는 것과 아내들의 친목 도모가 주목적이었기 때문에 별 상관은 없었다.
나 또한 굳이 나가서 놀 필요를 못 느끼기에 그저 옆에 앉아서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한 바다를 묵묵히 쳐다보기만 하였다.
그때 옆에서 엎드려 누운 케야를 보며 나는 남자들의 로망인 썬오일 발라주기를 해주고 싶어서 케야에게 말했다.
“케야, 내가 썬오일 발라줄까?”
그러자 케야는 내게 물었다.
“그게 뭔가? 서방이 하고 싶다면 해도 된다.”
“그으... 래?”
케야의 허락에 나는 아공간에 넣어놓은 썬오일을 꺼냈다.
성분을 모르기에 완벽하게 같은 것을 만들어 낼 수는 없었기에 미리 챙겨온 것이었다.
나는 썬오일을 손에 짜서 한번 비벼본 다음에 손에서 느껴지는끈적함을 만끽하며 케야에게 말했다.
“가만히 있기만 하면 돼.”
그렇게 말한 나는 상상으로 그녀의 모노키니의 뒷부분을 없앤 후 손을 가져다 댔다.
“히익!”
차가운 썬오일의 감촉에 살짝 부르르 떠는 케야의 등을 손으로 열심히 어루만졌다.
쯔억...
끈적함에 내 손과 그녀의 등 사이에 얇은 실들이 생겨났다.
보통 선오일은 끈적하지 않은 종류도 있었지만...
‘그런 걸 왜 씀?’
당연히 내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끈적한 선오일이 좋았다.
쯔어억...
나는 그녀의 등과 다리 곳곳에 선오일을 세심하게 발랐다.
“흐으... 서방... 손놀림이 조금 음흉 하느니라...”
그렇게 말한 케야는 손을 뻗어 내 복부를 꾹꾹 찔렀다.
나는 그녀의 그런 투정에도 멈추지 않고 선오일을 발라나갔다.
“흐으으...♡”
조금은 야릇해진 그녀의 신음에 옆에서 에빌다씨가 움찔거렸다.
나는 옆에 있는 에빌다씨를 인식하고는 빠르게 남은 부위를 전부 바르고 케야에게 말했다.
“뒤 돌아.”
“흐응...♡ 알겠느니라...”
일부러 조금 강압적인 말투로 말하자 그녀는 바로 몸을 돌렸다.
가슴 부위와 음부를 가리는 부위만 내버려 두고 상상으로 없앤 나는 남은 부위도 열심히 발랐다.
“흐으읏...♡”
“흐흠...!”
옆에서 에빌다씨가 조금 헛기침을 하며 눈치를 주었지만 일단 시작한 것은 끝을 보는 내 성격에 이러한 상황을 그냥 넘겨버릴 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로망이라고...!’
따뜻한 햇볕 아래서 선탠하는 아내의 등에 선오일을 발라주는 꿈을 얼마나 갈망했는가.
이걸 로망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내놈이 존재는 할까.
“흐읏...! 서... 서방... 숨소리가 거칠다...”
점점 거칠어지는 손놀림에 케야가 내게 작게 속삭였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온몸을 손으로 만져대며 선오일을 발랐고, 그 손길에 가슴이 살짝 스친 케야는 몸을 잘게 떨었다.
나는 살짝 눈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아래쪽을 보았는데, 살짝 물기가 있는 것이 이 상황에 흥분한 것이 틀림없었다.
케야의 반응이 너무 재밌어진 나는 의도적으로 몸을 옮기는 척하면서 손으로 보지 쪽을 살짝 스쳤다.
“흐으으읏...! 서방...! 일부러 그러느냐...?”
나는 그녀를 보며 윙크를 한번 보내자 그녀는 얼굴이 빨개지며 내게 속삭였다.
“이따가... 저녁에 해줄 테니 지금은... 모두가 보고 있지 않느냐...”
“그럴까?”
“으응...♡ 그러니까...”
앙탈을 부리는 케야의 배꼽을 살며시 스쳐 올라가자 케야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래쪽에 습기가 더욱 진해진 것을 보아 방금 살짝 가버린 것 같다.
나는 그 와중에 은근슬쩍 옆을 쳐다보는 에빌다씨와 눈이 마주쳐서 웃어주었다.
에빌다씨는 나와 눈이 마주친 게 당황스러운 듯 아예 고개를 돌려 반대쪽을 보았다.
그렇게 케야와 꽁냥거리며 선오일을 발라주고 있자 이내 프레이야와 성아가 우리 쪽으로 왔다.
“오빠 뭐해?”
나는 성아를 보며 당당히 말했다.
“남자의 로망을 이루는 중이란다.”
내 당당한 대답에 성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남자의 로망이 뭔데?”
오히려 담담하게 내게 되묻자 나는 말문이 막혀서 어버버 거리며 대답했다.
“어... 그런게 있단다. 성아는 몰라도 돼.”
그러자 성아는 피하고 한숨을 내뱉고는 내게 말했다.
“오빠는 날 아직도 어린애로 본다니까? 보나 마나 엉큼한 짓 한 거겠지.”
성아의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운 말에 나는 뜨끔해서는 케야의 모노키니를 원 상태로 만들고는 프레이야를 향해 물었다.
“프레이야도 해줄까?”
프레이야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뇨, 저는 괜찮아요.”
그때 옆에서에빌다씨가 내게 말했다.
“그럼 날 좀 해줄래?”
“예?”
뭐라굽쇼?
아니... 부탁하면 좋긴 한데...
‘방금 옆에서 그러는 걸 보고도 내게 부탁한다고?’
내가 이상한 눈길로 에빌다씨를 보자 에빌다씨는 황급히 변명했다.
“아... 아니,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니고...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궁금해서 그렇다.”
얼굴을 붉히며 내게 변명하는 에빌다씨를 보며 나는 쿨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안될 것 없죠.”
에빌다씨는 아내가 아니기에 상당히 세심하게 하여만 했다.
케야와 같이 모노키니를 입고 있는 그녀의 등쪽을 똑같이 없어지게 만든 뒤 선오일을 다시 짜서 바른다.
“히이잇...!”
역시나 차가운 감촉이 갑자기 피부에 닿아서 놀란것인지 그녀 또한 짧게 신음을 내었다.
쯔억...
끈적한 선오일을 최대한 에빌다씨가 불쾌하지 않을 장소만 골라서 발랐다.
스윽... 스윽...
그렇게 등 쪽을 거의 다 발랐을 때 에빌다씨가 내게 말했다.
“그... 엉덩이 쪽도 해도 된다...”
“어... 알겠습니다...”
그녀가 은근슬쩍 자신의 엉덩이를 살짝 띄우며 말했다.
나는 별 의미 없이 그녀의 엉덩이 쪽도 정성스레 선오일을 발랐다.
“흐읏...♡”
에빌다씨의 입에서 짧게 신음이 나왔지만 별 상관은 없었다.
외간 남자가 발라주는 선오일에 저런 소리를 내는 여자가 한둘도 아니고, 당연한 반응이었다.
물론, 당연하게도 안 날 것 같지만 남자도 선오일을 발라주면 비슷한 소리를 낸다...
‘듣기 싫지만...’
나는 그런 끔찍한 상상을 뇌에서 지운 후 그녀의 엉덩이를 최대한 부드럽게 만지며 선오일을 전부 발랐다.
완벽하게 뒷부분의 정복을 마친 나는 손을 뗐다.
“아...”
에빌다씨는 아쉬운 것인지 짧게 탄식을 내뱉었지만 내가 다음 내뱉은 말에 빠르게 몸을 뒤집었다.
“자, 이번엔 앞이요~”
“아... 알겠다.”
몸을 뒤집은 그녀의 앞도 아까 케야와 같이 똑같이 만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에빌다씨의 가슴을 만지는 것은 양심에 찔렸기에 빠르게 다른 부위들을 발라나갔다.
조금 빨라진 내 속도에 에빌다씨가 내게 말했다.
“처... 천천히 해도 된다...”
“우와... 신기하네요... 되게 끈적거리는 게...”
어느새 옆에 와서 선크림을 손에 두고 만져보는 프레이야가 말했다.
나는 그런 프레이야게 물었다.
“프레이야도 발라볼래? 에빌다씨한테 같이 발라주자.”
“아! 그럴까요?”
프레이야는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손을 내밀었고, 나는 그녀의 손에 선오일을 발라주었다.
손에 선오일을 바른 채 에빌다씨의 복부를 만질 거리고 있는 프레이야에게 말했다.
“나머지 부분은 내가 할 테니까 내가 만지기 뭐한 부분만 프레이야가 해줘.”
“네!”
그렇게 말한 프레이야는 바로 가슴을 만지기 시작했다.
몰캉♡
“흐읏...!”
프레이야가 힘 조절을 못 하고 강하게 에빌다씨의 가슴을 움켜잡자 에빌다씨가 살짝 콧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프레이야는 손을 바로 떼고는 말했다.
“죄... 죄송해요! 좀 아팠죠? 이번에는 더 약하게 할게요!”
“아... 아니다 괜찮다... 그냥 놀라서...”
프레이야는 조금 더 부드러운 손길로 에빌다씨의 가슴을 어루만졌다.
그걸 보는 내게 든 생각은
‘부럽다...’
프레이야가 무척이나 부러웠다.
왜 나는 남자로 태어나서 에빌다씨의 가슴을 저렇게 부담 없이 만지지를 못할까.
저 마시멜로처럼 하얗고 쫀득해 보이는 가슴을 한번 만지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어느새 에빌다씨에게도 선오일을 전부 발라 드리게 되었다.
프레이야도 끝이 난 듯 손을 탁탁 털며 내게 말했다.
“이거 되게 재밌네요! 뭔가 기분이 묘해요.”
프레이야는 살짝 상기된 얼굴로 내게 말했다.
‘뭐지...?’
그냥 기뻐서 상기된 얼굴이 아니라 조금 흥분한 얼굴이었다.
그렇게 선오일을 바르는 행복한 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다섯 명이 함께 나란히 돗자리에 누워서 잠을 잤다.
그렇게 얼마나 잤을까.
“으음...”
팔에 느껴지는 무거운 감촉에 고개를 돌려보니 케야의 가슴이 내 팔을짓누르고 있었다.
나는 괘씸하다는 생각에 일부러 손을 빼면서 그녀의 가슴을 애무하듯이 살살 간지럽혔다.
“흐으읏...♡”
케야는 자면서도 그런 감각을 느꼈는지 짧게 신음성을 내었다.
언제 왔는지 하련과 에렐도 우리 옆에서 자고 있었고, 오직 나만이일어나 있었다.
어느새 하는 지평선과 겹쳐있었고, 곧 있으면 밤이 올 거라는 생각에 나는 일어나서 아까 만들어 놓은 바비큐장으로 갔다.
냉장고에 넣어놓은 각종 고기들을 꺼내고,같이 곁들여 먹을 싱싱한 채소들을 챙겨 나와 마법으로 물에 헹궜다.
상상으로 만든 탁자 위에 접시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가운데에는 수저통을 만들어서 젓가락, 숟가락, 나이프, 포크 등 자기들이 편한 대로 먹게 하도록 온갖 식기들을 넣어놓고는 가위와 집게를 만들었다.
가위와 집게를 든 나는 바비큐 통에 숯을 넣고 불을 피웠다.
아무래도 완전히 자연적인 곳이다 보니 주변에 날아다니는날벌레들이 거슬렸기에 마나 파장을 발생시켜서 날벌레들이 근처에도 못 오게 하였다.
어느 정도 오븐이 데워지자 나는 아무 고기나 올리기 시작했다.
굽는 방법은 전부 다르겠지만 가상 세계에서 몇백 년이나 혼자 살며 늘어난 요리 실력과 초월적인 시각과 후각은 그런 것을 의미 없게 만들었다.
차이의 이익....
고기가 올라가자아름다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흐흥~ 흥~”
코에서 저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역시 스퀴르가 해준 음식을 먹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직접 고기를 구워 먹는 것도 각별한 느낌이 있다.
다음에는 집에서 아내들을 위해 요리를 좀 해볼까 생각을 하며 가져온 허브들을 꺼낸다.
라프키르가 추천한 허브라 전부 무슨 허브인지 잘 몰랐지만.
스퀴르에게 재료를 보급하는 그녀가 이상한 것을 줬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다양한 고기에 다양한 허브를 뿌렸다.
고기 굽는 향이 후각을 자극하자 어느새 그녀들도 하나둘 일어나 식탁 앞에 모이기 시작했다.
“우와...! 맛있어 보여요...”
프레이야는 군침을 흘리며 고기를 보았다.
사실 엘프가 채식만 한다는소리를 들었기에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으나 그런 걱정을 하는 날 보고 이그가 이렇게 말했다.
{엘프는 숲을 지키는 게 아니라 정확히 ‘날’ 지키는 거야. 날 지키는 거랑 육식하는 거랑 대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나는 우리 애들에게 고기 맛도 모른 채 살게 할 생각 없어.}
정말 올바르고도 올곧은 생각이 아닐 수가 없다.
‘고기 맛 모르고 살아가는 인생? 그게 인생인가?’
나는 상당히 육식을 좋아하는 육식 파였기에 비건이라면 정말 학을 뗄 정도로 싫어했다.
만약 프레이야가 비건이었다면 이그에게 부탁해서라도 고기를 먹게 몸의 구조를 바꿨을 것이다.
“성원 잘 굽네?”
하련은 날 보며 물었다.
그러자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하! 얕보지 말라 이 말이야. 내가 혼자 요리해서 혼자 먹고산 세월만 장장 몇백 년이야. 이제는 엔간한 요리들은 대부분 할 줄 안다고.”
특히 가상 세계에서 요리사로서 성공하여 클리어하는 조건을 가진 세계도 있었기에 요리에 있어서는 스퀴르만큼은 아니지만 수준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일부러 아내들이 보기 좋아하라고 마나를 움직여 고기를 허공에 띄운 뒤 불로 감쌌다.
“와아... 멋지구나...”
내 눈요기 쇼에 감탄한 에렐이 중얼거렸다.
고기는 강력한 화력에 금방익었다.
원래 소고기는 미디엄 웰 정도로 익혀 먹었지만 무슨 고기들인지 몰랐기에 혹시 몰라서 죄다 웰던으로 구워버렸다.
취향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기본적으로 덜 익은 고기보다는 완전히 익은 고기가 안전했으니까.
상상으로도 고기를 자를 수 있었지만, 이왕 가위를 만들었기에 하나하나 잘라서 그릇에 담기 시작했다.
고기뿐만 아니라 일부 채소들도 오븐에서 구워지고 있었기에 그릇을 하나 더 만들어서 채소들을 올렸다.
소스는 일단 어느 세계로 가든 기본이 되는 소금, 설탕, 후추 같은 것을 올렸다.
거기에 손수 만든 스테이크 소스까지 올려주면 금상첨화였다.
나는 무슨 고기든 그저 소금에 살짝 찍어서 고기 본연의 맛을 느끼는 것을 좋아했기에 나머지 소스들은 죄다 아내들을 위한 것이었다.
고기가 담긴 그릇이 탁자로 가자 하나둘 식기를 골라 들은 그녀들은 이내 이야기를 나누며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으음... 맛있어요...”
“정말이느니라...”
모두가 행복하게 고기를 먹는 모습에 나도 웃음이 지어졌다.
나는 토마호크와 닮은 부위를 구워서 뼈를 잡고 소금에 살짝 찍어 뜯어먹었다.
입안에 차오르는 육즙이 살짝 밖으로 새자 성아가 그걸 보며 웃었다.
“하하하하! 오빠 입에서 질질 샌다!”
나는 쪽팔려서 팔로 대충 흐른 육즙을 닦고는 말했다.
“원래 고기는 이렇게 먹어야 맛있단다.”
“네에~”
성아는 내 변명에도 방실방실 웃으며 대답했다.
날이 많이 어두워졌기에 조명을 만들어서 켰다.
하늘을 바라보니 별들이 반짝거렸다.
특이하게 이 행성은 위성이 두 개라 하늘에는 밝은 달이 두 개나 보였다.
그 몽환적인 광경에 술이 빠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 나는 집으로 들어가 냉장고에서 술들을 꺼내왔다.
어차피 성아도 성인이고 여기서 술을 못 먹을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오늘은 적당히 취기를 빼내야 한다. 혹시라도... 저번 같은 사고가 나면...’
그때는 그나마 이그여서 다행(?)이였지만 혹시라도 에빌다씨나 성아와 사고를 치게 되면 순식간에 이 행복한 순간이 씹창 나버릴 것이 뻔했다.
나는 와인처럼 보이는 것을 꺼내서 잔을 만들어 모두에게 따라주었다.
역시 문화가 달라서 그런가? 건배사 같은 것이 없는지 잔에 따라진 와인을 각자 알아서 마시기 시작했다.
식사는 즐거웠다.
모두가 배부르게 먹고 뒷정리는 간단하게 마법으로 하고는 집으로 들어와 소파에 누웠다.
다들 취기와 몽환적인 기분에 조금 멍한 상태였다.
나는 라시르처럼 손뼉을 짝 쳐서모두를 집중시킨 후 말했다.
“그럼 오늘은 이만 다들 자죠. 성아와 에빌다씨는 저기 있는 좀 덜 큰 방에서 자시면 되고... 저랑 아내들은 저기 큰방에서 잘게요.”
모두 조금 피곤한 것인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품을 하며 각자 방에 들어갔다.
나는 아직 그렇게까지는 피곤하지 않았고, 취기도 중간중간 잘 빼냈기에 멀쩡한 상태로 밖으로 나와 담배를 물었다.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이후로 식사만 하고 나면 담배가 당겼다.
식후 담배라는 것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며 손가락으로 불을 만들어 담배에 불을 붙였다.
“후우...”
담배를 피우며 바라보는 하늘은 위로 올라가는 담배 연기에 살짝 가려져서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보였다.
그동안 이렇게 본격적으로 쉬어본 적 없어서 그런가 이 상황이 너무 행복했다.
아름다운 아내들.
좋은 동료.
맛있는 음식.
멋진 환경.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상황이다.
“후우...”
아까운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담배만 물면 끝까지 빨게 되어서 전부 타버린 담배를 불로 태워 없앤 뒤 생긴 재를 손으로 탈탈 털고는 집 안으로 터덜터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