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화 〉60.비나를 향한 첫 걸음
역시나 내가 앉은 자리 주변에도 아무도 다가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내 근처에 앉아있던 마녀들이 황급히 도망가버렸다.
‘이게 인기가 많다고 봐야 하나... 오히려 따돌림당하는 기분인데...’
졸지에 이 많은 마녀 사이에서혼밥을 하게 된 나는묵묵히 식사하였다.
딸그락딸그락
흰 빵을 수프에 찍어 먹고 있던 그때.
내 머리 위에서 웜홀이 열리더니 베리스트가 튀어나왔다.
그녀가 돌아왔다는 소식이 내 소식과 같이 마녀들에게 전해졌는지 마녀들은 딱히 놀라는 눈치가 아니었다.
나는 그녀를 무시하고는 빵을 베어 물었다.
‘성질 더러운 년은 무시하는 게 상책이다.’
어제 있었던 일로 더는 그녀와 엮이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나는 그녀가 내게 다가오건 말건 열심히 식사하였다.
그런 내 태도가 맘에 안 드는지 베리스트가 이를 빠득하고 한번 간 다음 내 앞에 와서 앉았다.
그러더니 베리스트는 내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비나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
호오...
그 드센 베리스트가 내게 고개까지 숙이면서 부탁하는 것을 보니 어제 있었던 일이 충격적이었나 보다.
나는 씹던 빵을 목구멍으로 넘기고는 물 한잔을 마시고는 그녀에게 말했다.
“네가 비나가 된다고 하더라도 에빌다씨는 너를 제자로 받아주지 않을 거야.”
그러자 정곡을 찌른 듯 베리스트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럼에도 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하아...’
귀찮은 일에 제대로 휘말린 것 같다.
나는 이마를 손바닥으로 한번 쓸어 넘긴 후 말했다.
“있잖아 너... 비나가 뭐 다른 경지처럼 몇 마디 조언해주고 옆에서 도와준다고 딱 올라갈 수 있는 경지인지 알아? 너도 헤세드 끝자락이라면 알 수 있을 텐데. 비나라는 경지는 그런 식으로는 올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애초에 비나라는 경지 자체가 마법사 중 0.000...01 퍼센트의 숫자의 마법사들도 가지 못하는 우주 전체에서도 몇 없을 만한 희귀한 경지다.
대부분의 마법사는 베리스트처럼 헤세드에서 길이 막혀버려 결국 비나에 도달하지 못하고 삶을 마감하는 일이 대다수다.
‘성아와 에빌다씨가 가지고 있는 해석안은 비나로 가기 위한 치트키와 다를 게 없으니까.’
해석안의 모든 것을 해석하여 전지로 쌓아버리는 능력은 자신만의 독립적인 전지를 구성하기에 아주 탁월한 능력이다.
그렇기에 해석안을 보유한 마법사들은 전부 높은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일단 비나로 올려놔야지 호크마가 되기 위한 무언가를 가르치지 않을 것인가.
물론 호크마의 경지 또한 비나와 마찬가지로 가르친다고 도달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은 아니지만 제자가 자신을 뛰어넘기를 바라는 마법사의 욕망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에빌다씨 또한 제자가 자신을 넘어서기를 바랄 것이다.
그렇기에 에빌다씨는 해석안이 없는 베리스트를 제자로 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한마디로 해석안이 없는 제자가 비나에 이르는 시간을 기다려 줄 마음이 없으신 거지.’
그렇게 생각하자 나는베리스트에게 나 자신이 겹쳐 보였다.
스승 하나 없이 오랜 시간 수련의 수련을 거듭해 겨우 달성한 비나라는 경지.
물론 재능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사이에 피를 토하는 노력이 있었다.
한때나마 나도 해석안을 가진 마법사를 처음 만나고 절망했던 적이 있었다.
내가 일주일 동안 고민하고 알아낸 사실은 그는 한번 쳐다보는 것만으로 자신의 전지로 흡수했으니까.
그렇기에 베리스트의 지금 저 모습에서는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어중간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 눈앞에서 진짜 천재를 만나 절망하였던 그 시절의 나.
‘흐음...’
내가 도와준다고 하더라도 달성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확실치 않은 비나라는 높고도 고귀한 경지.
비나와 헤세드는 다른 경지들과 마찬가지로 하늘과 땅의 간격만큼 큰 차이가 있는데.
가장 눈에 보이는 차이는 독립 마법을 사용 가능한지 아닌지에 대한 것이다.
물론 그 외에도 자잘한 차이로는 마나 지배력, 무영창 등이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역시 독립 마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고민했다.
‘어차피 이곳에 온 것은 이곳의 마법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베리스트를 가르치면서 그녀의 마법을 보는 것으로 때울 수 있지 않을까?’
내게도 하나 나쁜 것 없는 부탁이었다.
어차피 내가 이 제안을 받아들여도 그녀를 오랜 기간 공들여서 가르칠 이유는 없었다.
딱 이곳에 머물며 에빌다씨와 성아가 원하는 만큼 머물다가 평가한 후 빠르게 돌아갈 예정이었으니.
많아 봤자 몇 달.
그 사이에 만약 그녀가 내 가르침을 받고 비나에 이른다면 그녀는 원래부터 스스로 비나에 오를 자격이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고민 끝에 그녀의 부탁을 받아들이기로 정했다.
나는 고개를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에게 말했다.
“좋아, 네가 도달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몰라도 어차피 나도 이곳의 마법 체계를 보러온 것이니.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전부 알려주도록 하지.”
내 허락이 떨어지자 그녀가 환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단, 조건이 하나 있다. 내가 너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는 기간은 딱 에빌다씨와 성아가 이곳에 머무를 동안만이야. 그게 몇 주가 될지 몇 달이 될지 나는 장담하지 못한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상관없어 나도 그 정도로 몰상식한 년은 아니야. 딱 우리의 세계에 머무를 동안만 나에게 비나에 대한 실마리를 알려줘.”
그때 나는 장난기가 샘솟았다.
나는 능글맞게 웃으면서 베리스트한테 조그마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스승님이라고 불러봐.”
내 말을 들은 베리스트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뭐...?”
“스승이라고 불러 보라고. 네가 나한테 가르침을 요구해놓고 스승이라고 부르기는 싫어? 아 됐어. 됐어 안 해!”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가 이를 악물더니 중얼거렸다.
“이익... 스... 스... 스,,,,”
‘아니, 그게 그렇게 어렵나.’
그녀는 계속 스만 반복할 뿐 스승님이라는 단어를 완성하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 그녀가 좋은 생각이 난 듯 내게 말했다.
“그래! 선생님이라고 하자!”
나는 그녀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그게 그거 아니냐...?”
그러자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연히 다르지! 너는 앞으로 내 선생님이야. 성원 선생님 맞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에 긍정했다.
‘뭐... 스승님이란 말은 나도 나중에 생길 진짜 제자에게 듣고 싶고...’
사실 생각해 보면 해석안을 가지고 있는 성아를 내가 잘가르치지 못했을 것은 명백한 진실이다.
그런 의미로 생각해 보면 성아가 에빌다씨의 제자가 되는 것은 반쯤 필연적인 일이었다.
나도 내 주제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다음에 받을 제자는 마안 같은 것이 없는 나와 같은 범재를 받기로 하였다.
‘천재들은 천재들의 세계가 있는 것이고, 범재들에는 범재들의 세계가 있는 법이지.’
그런 생각을 마치며 어느새 식판을 텅 비워버린 나는 식판을 놓는 곳에 내 식판을 가져다 놓고는 베리스트와 식당을 나왔다.
그리고 마침 식당 앞에는 방금 일어났는지 졸린 눈을 한 성아를 데리고 식사를 하러 온 에빌다씨가 있었다.
에빌다씨가 보이자마자 베리스트는 내 뒤에 숨었다.
그런 베리스트를 보며 에빌다씨는 내게 물었다.
“어쩐 일이야? 둘이 붙어 있을 정도로 사이가좋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베리스트가 제게 이것저것 물어볼 것이 있다 해서요. 겸사겸사 그녀에게 이곳의 마법 체계에 대한 것도 들어볼 생각입니다.”
베리스트를 생각해서 제자니, 선생이니 하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아마 그녀도 그걸 원하고 있겠지.
내 뒤에 숨어서 자신을 힐끔거리는 베리스트를 보며 에빌다씨가 말했다.
“베리, 어제의 일은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말으렴. 너는 이미 훌륭한 마법사니까 내가 이끌어줄 필요 없단다.”
베리스트는 그 말에 울컥했는지 짧게 대답했다.
“네.”
그렇게 말한 베리스트는 내 손을 잡고 뒤로 이끌었다.
나는 성아에게는 살짝 손을 흔들어 보인 후 베리스트가 이끄는 방향으로 따라갔다.
그녀가 이끄는 곳으로 계속 걸어간 끝에 도착한 것은 한 게이트의 앞.
그녀는 그 게이트를 보며 말했다.
“여왕들만 들어갈 수 있는 개인 실전 연습실로 통하는 게이트야.”
“그럼 아무도 오지 않겠네.”
“맞아.”
부쩍 말수가 적어진 베리스트의 얼굴에서 비장함이 엿보였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어버렸다.
그러자 베리스트가 나를 쳐다보며 뾰족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웃는 거야. 너도 내가 불쌍해?”
그녀의 목소리는 조금 물기가 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비웃지 않아. 절대로.”
그렇게 말한 나는 먼저 발을 옮겨 게이트 속으로 들어왔다.
게이트를 통과해 도착한 곳은 엄청나게 넓은 강당처럼 보이는 곳.
곳곳에 놓인 마나로 이루어진 허수아비들이 이곳이 실전용 연습실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베리스트가 뒤따라 들어오자 나는 그녀를 향해 말했다.
“일단 써봐.”
“뭐를?”
그녀는 뭘 쓰라는 거냐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뭐긴 뭐겠어 가장 쌘 거 써봐. 네가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마법.”
나는 넓은 강당의 한 가운데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돼, 그럼 이곳이 파괴 될 거야. 그러려면 밖으로 나가서...”
나는 그녀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상관없으니까 써봐. 그 여파는 내가 막아주지.”
내가 자신 있게 말하자 그녀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어깨를 으쓱한 뒤 자세를 잡았다.
“나도 몰라 그럼...”
그렇게 중얼거린 그녀의 몸에서 마나가 솟아올랐다.
‘전능은... 딱 헤세드 평균이군... 마나 지배력은 조금 더 평균보다 높고...’
나는 그녀가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보며 분석하기 시작했다.
‘자신만의 전지에 대한 틀은... 갈피조차 잡지 못했군.’
그녀는 마나를 끌어올린 상태로 말했다.
“플레임 오브 헬(Flame of hell)!”
이름은 거창한 지옥의 불꽃이었지만 효과는 그저 엄청난 고온의 불덩어리를 전방으로 쏘는 마법이다.
파괴력 하나만큼은 손에 꼽기에 많은 마법사가 애용하는 마법이었다.
‘불꽃이... 그냥 빨간색이군...’
중요한 것은 불꽃의 색깔이었다.
나는 강당을 마나로 감싸 플레임 오브 헬을 그대로 무효화시켰다.
그러고 서는 자신의 마법이 무효화 된 것을 확인하고 있는 베리스트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방금 플레임 오브 헬을 쓰면서 무슨 생각을 했지?”
그러자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말했다.
“그냥 다 태워 버려라...?”
그녀의 대답에 나는 허탈하게 말했다.
“그게 다야? 뭐 아무런 생각도 없이 사용한 거야?”
“아니 그러면, 저걸 쓰면서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데?”
베리스트는 오히려 뻔뻔하게 내게 대답했다.
나는 한숨을 쉬며 베리스트에게 말했다.
“내가 써볼 테니 잘 봐라. 내 플레임 오브 헬과 네 것과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렇게 말한 나는 손가락을 튕겨서 허공에서 플레임 오브 헬을 소환했다.
내 플레임 오브 헬의 불꽃은 새하얀 백염이었다.
그 백염은 탐욕스럽게 주변의 공기를 전부 태워버리고 있었다.
나는 플레임 오브 헬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게 공중에 유지시킨 채 베리스트에게 물었다.
“자, 내 것과 네가 만들었던 플레임 오브 헬의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거 같냐?”
그러자 그녀는 자리에 양반다리를 한 채 앉아서는 깍지를 끼고 고민하다 얼마 뒤 대답했다.
“색깔이 다르네. 그리고 뭔가... 근본적으로 달라.”
“정답은 아니지만 틀린 답도 아니네.”
나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마법을 캔슬했다.
그러고 서는 그녀의 앞에서서는 강의를 시작했다.
“너는 비나가 무슨 경지라고 생각하냐?”
그러자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자신만의 전지를 만들어서 독립 마법을 구사할 수 있는 단계. 아니야?”
“맞아. 그럼 자신만의 전지를 만든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내 질문에 그녀는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참 동안 고민하였다.
원래 마법사들의 교육은 이런 것이다.
스승은 질문을 던져주고 제자는 몇 날 며칠이 걸리더라도 그에 대한 자신만의 대답을 구해온다.
나는 그녀에게 그 물음을 던져주고는 뒤로 돌아서 게이트를 향하며 말했다.
“그에 대한 대답을 구해 올 때까지 다음 교육은 없어. 그것을 아는 것이 비나로 향하는 첫 번째 걸음이다.”
나는 그렇게 말한 후 바닥에 앉아 깊은 고민에 빠진 그녀를 내버려 두고는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와 어제 잤던 방으로 돌아오니 에빌다씨와 성아가 어느새 식사를 마치고 들어와 있었다.
방 안으로 들어온 나를 보자마자 에빌다씨가대뜸 물었다.
“베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는 거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본인 앞에서는 본인이 숨기고 싶어하기에 숨겼지만 나 혼자만 있을 때는 그 사실을 숨겨줄 필요가 없었다.
내가 긍정하자 에빌다씨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아이는 고아였거든. 물론 마녀들의 국가인 이곳 퀸브리엄에서는 고아인 마녀들이 수도 없이 많아서 시설이 상당히 잘되어있었지만 그렇다고 마음의 상처까지는 없앨 수 없었지.”
“나는 우연히 그 아이를 발견하고 보육원에서 머물며 여러 가지를 가르쳤지. 마나를 다루는 법, 살아가는 방법 등등.”
그렇게 말한 에빌다씨는 곰방대를 깊게 빨아들였다.
“아마 너에게 부탁한 것도 비나가 되면 내가 자신을 다시 제자로 삼아주지 않을까 하는 희미한 가능성에 기대한 결과겠지. 그럴 일 없겠지만.”
에빌다씨 또한 베리스트를 완벽하게 꿰뚫어 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에빌다씨에게 물었다.
“그녀가 비나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그러자 그녀는 피식 웃으며 내게 답했다.
“그건 가르치는 너의 역할이 중요하겠지. 재능이 없는 아이는 아니니까. 마안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아도 될 거야. 내가 어렸을 때 사용 방법이나 주의 사항은 전부 일러뒀으니.”
애초에 가르칠 생각도 없었다.
성아는 우리 둘의 입에서 베리스트의 이야기만 나오는 것이 못마땅한지 말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뭘 해야 하나요?”
에빌다씨는 그 질문에 바로 답했다.
“원래는 베리에게 부탁해서 마녀들의 마법을 볼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지.”
그렇게 말한 에빌다씨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실전을 보러 간다. 성원, 너는 여기서 베리와 있어. 나와 성아는 크레뷸러와 전투 중인 최전선으로 가겠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베리스트는 제가 알아서 해볼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다녀오세요.”
“그래, 성아야 갈 준비 하렴.”
성아는 나와 떨어진다는 사실이 싫은 건지 시무룩한 얼굴을 했지만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서 에빌다씨옆에 섰다.
“그럼 간다.”
그렇게 말을 남긴 에빌다씨는 성아와 함께 방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자, 그럼... 나도 할 것도 없는데 흠...”
베리스트가 내게 답을 가져오기 전까지는 나 또한 할 것이 없었다.
나는 고민을 하다결국 간단한 답을 냈다.
‘그냥 명상이나 하자. 안 한 지도 오래 됐으니 전지도 한번 정리하고.’
그렇게 생각을 마친 나는 침대 위에 앉아서는 눈을 감은 채 머릿속의 전지를 펼쳐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