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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화 〉48.기술실 복원 (49/99)



〈 49화 〉48.기술실 복원

카샤에 들어서자마자 보인 광경은 기도하고 있던 엄청난 수의 카샤인들이였다.
그들은 카샤의 승리를 기원하며 땅에 무릎을 꿇고 가이아의 동상을 향해 절을 하고 있었다.
카샤의 여왕은 아까 띄웠던 홀로그램을 허공에 띄우더니 상기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자랑스러운카샤인들이여.]

바닥에 엎드려 기도하던 카샤인들이 고개를 들어 여왕을 쳐다보았다.

[우리 카샤는 전투에서, 많은 병력을 잃고 크나큰 피해를 보았지만, 그럴 가치가 있는 소식을 가져왔다.]

[구원자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했고, 우리에게 사과하였다.]

[나 카샤의 여왕 케야는 그들과의 협상을 진행했고, 그렇게 해서 성사된 협상의 조건은.]

[우리 측에서는 가이아님을 풀어드리기로 하였다. 이제  이상 우리는 신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들어오는 신앙을 통해 몸을 회복한 가이아가 허공에 떠올랐다.
자신을 케야라고 한 여왕, 케야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 카샤가 신앙주의 사회로바뀌었던 모든 것이 사라진 그날을 기억하는가?]

케야의 말이 나오자 모든 카샤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케야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미소를 활짝 펼친 다음 이어 말했다.

[나 케야는 그들에게서 사라진 기술실을 복구해 달라고 요구했고, 그들은 그 요구에 응했다!]

[우리는 다시금 우리가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을 것이다!]

[우리 카샤는! 이제 다시는! 신에게 매달리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케야의 선언해 잠시 어리둥절해야 하던 카샤인들.
케야의 말을 순간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카샤인들은 침묵하였다.
하지만 이내.

"와...와아...!"

처음에는 한 청년의 조심스러운 함성이었으나.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곧이어 모든 사람이 손을 위로 들어 올리고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아아!!! 케야 여왕님 만세!!!!!""

그들은 이윽고 케야를 찬양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케야가 우리 구원자들에게복수하겠다는 마음을 먹지 않았다면.
그때 자신의 부모님을 따라 자살했다면.
우리 구원자들은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되돌릴 기회조차 얻지 못하였을 것이다.

비록 지구를 침공한 것은 잘못된 일이었지만, 그들의 분노는 정당했다.
우리가 시작한 인과 관계로 인해 지구가 그만큼 피해를 보았으니.
추후에 그에 따른 보상 또한 우리가 해주어야 할 것이다.
나는 뒤를 돌아 구원자들에게 말했다.

"저희도 사과 해야겠죠...?“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자 나는 상징체로 변하여 힘을 끌어올린 다음 말했다.

[카샤인들이시여.]

내가 말을 하자마자 모든 카샤인들의 시선이 내게 쏠렸다.

[저는 구원자 의회 13번째 멤버 동결의 이성원입니다.]

[제가 구원자 의회의 전원을 대표해 사과드립니다.]

[레브님께서 일으킨 일은 변명조차 할 수 없는 명백한 저희의 실수입니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언제나 조심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나는 그렇게 말한  허리를 90도로 굽혀 사과했다.

꾸벅


카샤에 일은 나와는 관련 없는 일이고, 내가 구원자 협회에 오기도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지만.
결국 이 사건을 찾아내고 구원자 의회에 알린 것은 나다.
내가 시작을 했으면 끝맺음도 내가 해야하는 법.
나는 진심을 담아 그들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카샤인들에 눈에서 우리를 향한적대감을 사라지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며 내 사과를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었지만.
사과 한번으로 죽은 사람들이살아 돌아오지는 못하기에 여전히 우리를 증오하는 카샤인이 다수 존재하였다.

나는 그들의 눈빛을 받으며 입 안에 감도는 씁쓸한 맛을 느꼈다.
기술실의 재건이라는 보상은 확실히 훌륭한 보상이긴 하나.
그걸로는 이들이 겪은 기나긴 세월 동안의 고통을 전부 갚지는 못하니까 말이다.
오히려 이제와서 기술실 하나 덜렁 복구해주고, 완전한 용서를 받길 원한다면 그게 잘못된 것이었다.
이들의 마음 깊이 새겨진 상처가 치유되려면 훨씬 많은 세월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내 사과가 끝나자 케야는 나에게 말했다.

"자, 어서 기술실을 복원해다오! 기술실은 바로 저기 가이아의 동상이 있는 곳에 있었다!"

케야는 아까까지 카샤인들이 기도를 받치던 동상을 가리켰다.

"키릴."

"알겠어어어..."

내 부름에 답한 키릴이 동상 아래로 사뿐히 착지했다.
그러고 서는 팔을 앞으로 내밀어 저번처럼 황금빛물방울을 지면에 떨어뜨렸다.

똑...똑...똑...

순식간에 물방울이 지면에 스며들고 가이아의 동상을 감싸는 황금빛 공간이 생겼다.
곧 가이아의 동상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휘휘휘휘휙

마치 동영상을 빠른 속도로 되감는 것 마냥 부식된 부분이 다시 채워지고.
어느 새 동상이 사라지고 아무것도 없어져 버렸다.
키릴은 우리 옆으로 날라와 라시르에게 말했다.

“라시르으... 나 힘 빠지는 데에... 힘 좀 회복시켜 줄래애...?
”네, 잠시만요.“

그렇게 말한 라시르는 키릴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는 아까 전투 당시 우리 전부에게 걸었던 버프와 같은 종류의 것을 키릴에게 부여했다.
키릴은 버프를 받고는 헤헤 웃으며 말했다.

”라시르으... 고마워어...“

라시르는 그 모습에 작게 웃으며 대답했다.

”뭘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이런 거뿐인걸요.“

그렇게 라시르와 키릴이 대화하는 중에도 동상이 있던 자리는 시간을 되감아 가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케야와 모든 카샤인, 구원자들까지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드디어 무언가 건물로 보이는 것이 생겨났다.
그리고  순간 키릴이 힘을 멈췄다.

샤아아아악...


사라진 황금빛 공간 사이에서 특이하게 생긴 건물이 나타났다.

‘저게... 기술실?’

온통 순백색으로 칠해진 기술실이라 하는 건물이 나타나자마자 모든 카샤인들이 기술실을 향해 달려갔다.

”정말이야! 정말 기술실이 다시 세워졌어!“

”아아... 내가 살아있을 동안 다시 기술실을 보게 되다니...“

”이제 카샤는 다시 부흥할 수 있어!“

모든 카샤인들의 얼굴에서 희망찬 웃음이 떠올랐다.
그런 카샤인들을 보며 자리에 주저앉아 흐뭇하게 보고 있는 내 옆으로 케야가 다가왔다.
케야는 그런  옆에 앉더니 내게 물었다.

”너는 우리가 밉지 않은 게냐?“

나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잘못을 한 것은 저희입니다. 오해에서 일어난 분쟁이 이렇게 풀렸다면 기뻐해야만 할 일이겠지요.“

케야는  말에 침묵하였다.

”저희 구원자는 차원의 균형을 위해 타락한 문명을 없애고 올바른 길을 걸어가는 문명들의 문제점을 해결해 줍니다.“

”그러한 일을 하기 시작한 후로 그 어떤 구원자들도 마음에서 자신이 죽인 생명을 잊어본 적이 없을 것입니다.“

”저는 아직 초짜 구원자입니다. 그곳 지구가 두 번째로간 문명이었죠.“

”그렇기에 다른 분들만큼 짊어지고 있는 짐이 크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첫 번째 행성에서 심판을 집행하고 보니 제 발목을 붙잡는 죄책감을 자연스레 느끼게 되더군요.“

케야는 내 말을 잠자코 듣다가 입을 열었다.

”외롭지는 않은 게냐...?“

나는 그 말에 그녀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구원자 동료들이 있습니다. 외로울 리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해되지않는구나... 어째서 그런 가시밭길을 스스로 걸으려 하는 것인지...“

”아무리 그대들이 숭고한 뜻을 가지고 행동한다고 하여도, 대다수 문명은 그대들을 이해해주지 못할 것이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고.“

그녀의 말이 맞았다.
앞으로도 나는 이런 문명들을 수도 없이 돌아보겠지.
결국 하련처럼 마음의 상처가 쌓이고 쌓여 언젠가는 터져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렵지는않다.

”괜찮습니다. 모두가 저를 욕해도 단 한 명의 이해 자가 있다면 저는 버틸 수 있으니까요.“
내 말을 들은 케야는 입을 삐쭉거리며 말했다.

”그대는 바보 같은 남자다...“

”그럴지도 모르죠.“

후에 우리는 침묵을 유지하며 복원된 기술실 주위에서 축제처럼 즐거워하는 카샤인들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이제 그들은 신을 버리고 다시금 기술로 이루어진 세계를 구축할 것이다.
생태계를 복원하는 기술 또한 개발하고 있었다고 하니그들이 타락할 일은 없겠지.
물론, 언젠가는 윤리와 도덕이 문드러져서 사라진 카샤를 마주할 일이 올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언제까지나 일어나지 않은 먼 미래의 일일 뿐이다.
지금의 카샤인들은 그저 자신들이 이뤄낸 기술들을 사랑할 뿐인 온순한 기술 종족일 뿐이었다.

그 후, 그들은 신전을 부수었다.
신앙을 버리고, 생산 체계를 재건하기 시작했다.
기술실을 복원에 모든 기술을 되찾은 카샤의 발전은 눈부셨다.
구원자들은 이미 진작에 돌아갔지만 나는 카샤에 남아서 그들의 발전을 눈에 담았다.
불과 한  안에 그들은 자신들의 생산 체계를 복원하는 데에 성공했다.

나는 처음 앉아 있던  자리에서 항상 카샤를 보고 있었다.
내가 그러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어느새 케야가 다가온다.

”오늘도 왔느냐? 질리지도 않고 오는구나.“

”보고 있으면 의외로 재밌다고?“

그사이 나와 케야는 말을 편하게 하기로 하였다.
케야는 내가 이러고 있으면 항상 내 옆에 앉았다.
그녀는 내 옆에 앉아서 말했다.

”이제 나는 여왕이 아니다. 신앙을 버리고 원래대로 돌아왔으니 이제 여왕은 필요 없다.“

”그럼 케야도 이제 과학자가 되겠네?“

”모르겠다... 당시에 나는 어렸기에 기초 교육을 받았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과학자가 되려면 이제부터 공부를 시작해야겠지.“

”900살도 넘게 먹을 동안 뭐한 거야.“

케야는 주먹으로 내 머리를 내려치며 말했다.

”숙녀의 나이를 그렇게 대놓고 말하는 거 아니다. 아무리 카샤가 장수 종족이라 하더라도 부끄러운 것은 부끄러운 것이다...“

나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그래도 케야가 나보다는 나이가 적으니 상관없지 않을까.“

내 대답에 얼굴을 붉힌 그녀가 중얼거렸다.

”그런 식으로 굴면 평생 여자 하나  만날 것이다...“

나는 그녀의 중얼거림에 대답했다.

”이미 두 명이나 있는데?“

케야는 내 말을 듣고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두 명이나 있다고...? 여자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한 명은 구원자 동료고 한 명은 처음으로 갔던 세계에서 만났어.“

이그도 있지만 그 녀석과는 섹스 파트너 관계였다.
내 말을 들은 케야는 충격이라는 듯이 중얼거렸다.

”두 명이라니... 구원자들은 정조 관념 같은 것이 없는 것이냐...? 어찌 사내 한 명이 여자 두 명을 안 는단 말이냐.“

나는 케야의 머리에 손을 올려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냥 내가 잘나서 그런 걸 어떡해. 이래 뵈도 두 명 다 상대 쪽에서 다가온 거라고?“

그간 이곳에 오고 가면서 구원자 의회에도 당연히 들렸고, 프레이야와 하련, 이그와는 한 번씩 질펀하게 밤을 보낸 참이었다.

‘프레이야가 굉장했지...’

그간 쌓인 것을 전부 풀겠다는 듯이 내 위에 올라타 움직이는 프레이야는 야생마처럼 보였다,

{성원씨... 오늘은 조금도 남기지 않고 전부 빼 드리겠어요...!}

‘물론, 30분도 가지 않았지만.’

{제성해여어....♡ 까부러서 제성해여어어어....♡}

프레이야와 보낸 뜨거운 밤을 생각하니 군침이 절로 흐르는 기분이다.
그때 옆에서 케야가 내게 물었다.

”혹시... 앞으로도 다른 여자들이 그대에게 구애하면 전부 받아줄 생각인가...?“

음...
확실히 거절하기는 힘들겠지만 이제 웬만하면 그런 인연을 만드는 것은 자중하고 싶었다.
지금도 충분히 복에 겨운 상황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기에...
거기다가 여자를 더 늘린다면 하련은 모르겠지만 프레이야는 슬퍼할 것이 뻔했다.

‘무엇보다 몸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은걸...?’

내가 아무리 마법사에 칭호까지 있다지만 내 몸뚱이를 늘리는 방법은 없었다.
물론, 모두를 상대할 방법은 있었다.

‘하련과 하는 것처럼 동결로 시공간을 얼리면서 해대면 사실상 30초 내에도 전부 끝내줄 수 있지...’

하지만 그러면 내가 너무 힘들 것 같았다.
하련과  때도 말했지만 육체적인 피로는 없으나 정신적인 피로가 강했다.
강한 쾌감을 동반하는 행위기에 강력한 정신을 지닌 구원자의 정신으로도 버티기가 힘들었다.

나는 케야의 질문에 대답했다.

”인연이 적은 여자라면 거부, 그렇지 않다면 생각해보겠지?“

그러자 케야가 내 손을 붙잡고는 물었다.
”그렇다면 나는... 그대에게 있어 인연이 적은 여자인가...?“

”...어?“

갑작스러운 케야의 고백에 머리가 띵했다.
그동안 케야와 지낸 시간은 꽤 되었기는 하였으나 아무리 봐도 그 정도로 감정이 발전될 만한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내가 앉아 있으면 케야가  옆에 앉아서 대화하다가 돌아가는 일에 반복이었다.
무엇보다 첫 만남을 적으로 만났기에 그런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다.
그저 우리 구원자에 대한 증오가 줄어들기를 바랬을 뿐이었다.
처음 만난 케야는 광기에 가득 차서 구원자를 향해 강렬한 증오를 보였기에 내가 이곳에 앉아서 카샤를 보는 것이 거슬려 내 옆에 온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케야는 다시금 내게 물었다.

”그대가 생각하기에 나는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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