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화 〉46.궤변
허공에 생겨난 카샤의 여왕은 오만하게 왕좌에 앉아 우리를 내려다 보며 입을 열었다.
[본인들이 신에게 부여 받은 권리라며 수 많은 생명을 학살하는 구원자들이여.]
꿈틀
카샤의 여왕이 내뱉은 첫 마디부터 구원자들의 역린을 건들었다.
구원자들의 몸에서 진한 살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카샤의 여왕은 아랑곳 하지 않고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과거 그대들이 저지른 행패에 우리는 크나큰 좌절을 맛 보았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문명의 자유를 억압하는 그대들을 없애 모든 차원에 존재하는 문명들을 구하기 위해.]
궤변이었다.
타락한 문명에 아무런 억제가 없다면 그 문명은 곧 차원을 돌아다니며 타 문명을 잡아먹을 것은 지명한 사실이다.
타락한 문명은 자신들의 행성을 갉아먹으며 성장하고, 그렇게 해서 얻은 힘으로 다른 문명의 자원을 탐한다.
그렇게 자원을 탐하고, 다시 소모하고, 다시 탐한다.
결국 그러한 악순환의 끝은 해당 차원에 존재하는 모든 문명이 사라지고, 차원은 붕괴를 일으켰다.
그렇기에 라시르의 '신'은 우리에게 그러한 문명을 막을 권리를 내려주었다.
자신이 만든 우주를 너무나도 사랑하여, 본인의 자아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을 조각 낸 '신'이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온갖 문명에 문제를 해결하고, 되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걷는 문명을 소멸 시킴으로서 차원의 균형을 맞춰왔다.
그러한 행동을 학살이라고 치부 해버린 다는 것은 그야말로 궤변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 할 뿐인 말이라는 것이다.
그런 우리의 분노를 아는지 모르는지.
카샤의 여왕은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우리 위대한 카샤는 신을 붙잡았다. 그녀를 이용하여 차원을 돌아다니며 그대들이 차원의 균형이라는 명목 하에 다녀간 수 많은 행성들을 보아왔다.]
[장대한 역사가 사라지고, 문화가 파괴되고, 그들이 피땀을 흘려 올린 건축물들이 사라지는 것을 매번 목격하였다.]
[이에 우리 위대한 카샤는 구원자들의 그러한 행패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렇게 전쟁을 선포하는 바이다.]
[오만하고도 사악한 구원자들이여.]
[자신들이 죽인 죄 없는 생명체들을 이제는 기억조차 못하지 않는가?]
우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구원자들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것 같지만.
자신의 손으로 죽인 수 많은 생명들을 항상 등에 업고 살아간다.
차원의 균형을 맞춰야 된다는 이유가 없었으면 진즉에 구원자들은 무너졌을 것이다.
구원자는 희생하는 자다.
타락한 문명이 후에 앗아갈 더욱 수 많은 생명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들을 희생하는 자들이다.
그렇기에 하련은 말했다.
구원자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라고.
그것은 절대 자신들이 생명을 죽임에 있어 죄책감을 가지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그저 그 모든 생명을 마음 속에 담고 꿋꿋이 걸어가라는 의미다.
더 이상 저 궤변을, 저 개소리를 들어줄 이유가 없었다.
저들은 우리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그저 자신들이 무언가를 당했기에 구원자는 악이다 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었다.
정작 그런 자신들도 수 많은 행성을 잡아먹었다는 사실을 잊은 채 말이다.
그때.
그들의 뒤에서 온몸이 포박 된 가이아가 병사들에게 이끌려 앞으로 엉금 엉금 기어 나왔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충격을 금치 못하였다.
가이아의 몸은 피투성이였고, 옷은 전부 찢어진 채 발가벗겨져 있었다.
나는 충격에 빠져 중얼거렸다.
"자신들의... 신을...?"
휘이이이이이잉
갑자기 옆에서 거센 기운이 몰아쳤다.
옆을 돌아보니 키릴의 날개는 어느새 검게 물들어 있었고, 그에 맞춰서 순백색의 옷도 검게 변해 있었다.
키릴은 앞으로 뛰쳐나가 말했다.
[감히... 감히... 자신들의 신을 붙잡아 끌어 내리고, 그걸 이용해서 자신들 보다 약한 타 문명을 침공하고 다녀...?]
그녀는 그 말을 함과 동시에 힘을 끌어올려 양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고 서는 분노가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하며 힘을 방출했다.
[죽어 버려. 이 쓰레기들아.]
우우우우우우웅
카샤의 전 병력을 감싸는 아까와는 다른 새까만 공간.
처음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자, 새까만 공간에 서있는 병사들이 하나 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에빌다씨는 그 모습을 보며 머리가 아프다는 듯이 말했다.
"저 녀석... 안 쓰겠다고 말해 놓고는..."
나는 에빌다씨에게 물었다.
"저게 뭡니까?"
에빌다씨는 곰방대를 한번 빨고는 연기를 뿜으며 내게 설명했다.
"키릴이 가진 최악의 살인기."
"삶이란 법칙 자체를 역으로 바꿔서 공간 내에 모든 것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거야."
"저 공간 속에는 모든 것이 죽어나가지. 공기, 수분, 생명 그 모든 게..."
"분명히 오기 전에 흥분해도 사용 안 하겠다고 한 기술인데..."
"저들의 행동이 키릴에 트라우마를 어지간히 건들었나 보네."
그렇게 말한 에빌다씨는 다시 입에 곰방대를 물었다.
키릴은 공간 속에서 하나 둘 죽어가는 그들을 보며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이지? 거기 포박 되어 있는 너희의 신에게 빌어 볼 건가?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카샤의 여왕은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그대들 구원자들과 싸움에 있어 우리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을 것 같나?]
그렇게 말한 카샤의 여왕은 가이아의 머리채를 붙잡아 들어 올리고 광기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자! 우리들의 신 이시여! 그대의 미천한 종복들이 이렇게 빕니다... 저들의 추악한 힘에게서 우리를 보호하소서!]
머리채가 잡혀 들어 올려진 가이아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구원자들 전원은 당연히 저러한 취급을 받는 가이아가 힘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우우우우우우우우웅...
가이아의 주변에서 빛의 파장이 퍼져 나가면서 키릴의 공간과 뒤섞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쓰러진 병사들이 다시금 하나 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라프키르가 이빨을 아득하고 갈았다.
"저런 취급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신도들을 지키겠다는 거야...?"
가이아는 피칠갑이 되어 카샤의 여왕에게 머리채를 붙잡힌 상황인데도 그들을 위해 힘을 발휘했다.
옆에서 라시르가 중얼거렸다.
"대체 얼마나 많은 신앙이 모여 있길래... 키릴님의 힘조차도 막아낼 수 있는 것인지..."
신은 신도들의 신앙이 충분하다면 무한에 가까운 힘을 낼 수 있었다.
아마 그러한 점을 믿고 카샤가 가이아를 앞세워 우리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이겠지.
그때 드디어 카샤의 병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키릴과 카샤의 첫 합으로 서로의 힘을 가늠했다.
그리고 그 힘의 우세는...
"그거 가지고는 부족하지."
옆에서 에빌다씨가 뚜벅뚜벅 걸어나갔다.
"마법사는... 약하디 약한 인간의 몸으로 '신'이 되기 위한 길을 걷는 자."
"그런 마법사 앞에서 신앙으로 이루어진 가짜 신을 데려다 놓고서, 기세등등하게 우리를 향해 전쟁을 걸다니."
그렇게 말하는 에빌다씨의 몸에서 마나가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선 힘을 끌어올려 목소리를 울려 퍼지게 만들었다.
[구원자를 너무 우습게 봐도 이렇게 우습게 볼 수가 없네.]
[오만한 건 너희다, 카샤.]
[그깟 가짜 신 하나를 포획 했다고 우리를 이길 것이라 생각했나?]
[정말 그렇게 생각 했다면... 그 착각을 산산조각 내주지.]
카샤의 여왕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찡그리고는 소리 쳤다.
[우리들의 신앙은 절대 꺾이지 않는다! 가이아님의 힘은 우리의 신앙이 존재하는 한 무한하다!]
[우리는 모든 구원자들을 완전히 없애버릴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에빌다씨는 카샤의 여왕에 말을 듣고는 바로 독립 마법의 주문을 사용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가짜 신을 얻으니 마치 신이 된 것만 같은 전능함을 느꼈나?]
[아니, 너희는 진정한 '신'을 목도 한 적 없어.]
[내가 알고 있는 '신'의 티끌 만한 편린을 보여주지.]
여태껏 사용한 마법과는 격이 다른 마법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구원자들조차 버티지 못할 정도로 마구잡이로 솟구치는 마나에 우리는 에빌다씨와 거리를 벌렸다.
『마법의 주체자는 나 에빌다 트루하』
그녀의 입에서 독립 마법의 영창이 시작 되었다.
광폭하게 날뛰는 그녀의 마나가 주위 공간을 찢어발기며 세계에 구멍을 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카샤의 여왕도 병력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지금이다! 전 병력! 전진 앞으로!]
[우리의 선조가 겪은 굴욕을 잊지 말자! 우리의 신인 가이아께서 우리와 함께하실 지어다!]
쿵! 쿵! 쿵!
쿵! 쿵! 쿵!
전 병력이 움직이자 그 여파로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대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가이아시여! 당신을 믿고 따르는 종복들에게 적을 물리칠 힘과 적의 공격을 막을 보호를!!""
전 군대가 동시에 외치자 그 외침이 귀를 관통하여 천둥이 치는 것처럼 들렸다.
그들이 가이아를 향해 기도를 하자 전 병력의 몸에 가이아의 빛이 내리쬐어 졌다.
샤아아아아아악...
마치 천상의 군대를 보는 것만 같은 장엄한 모습.
빛의 세례를 받은 그들은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였다.
마치 모든 문명이 섞인 것만 같은 이상한 모습의 군대.
총처럼 보이는 것을 든 군단도 존재했고, 마법을 사용하는 군단도 존재했다.
검을 든 군단이 있는 가 하면, 창을 들고 있는 군단도 존재했다.
무엇보다 그들 사이에서 보이는 SF세계에서나 볼 법한 거대한 병기들.
그 모습을 쳐다보며 스퀴르가 말했다.
"이 녀석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문명을 먹어 치운 거지...?"
그들은 문명을 침공하고, 타 문명의 기술과 자원을 흡수했다.
마치 혼종처럼 변해버린 타락한 문명의 말로.
문명의 개성은 찾아볼 수가 없으며, 모든 것이 뒤섞여 있었다.
라시르는 탄식 섞인 말투로 자신을 자책했다.
"어째서 그 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걸까요... 저들의 손에 얼마나 많은 죄 없는 문명이 사라졌을까요..."
슬픈 목소리로 말하는 라시르는 굉장히 우울해 보였다.
그리고 그때 마침내 에빌다씨의 입에서 첫 마디가 튀어나왔다.
『현세에 도래하라』
첫 마디를 내뱉자 수많은 태엽들이 나타나 카샤의 전 병력을 휘감았다.
끼리릭 끼릭 끼리리릭
태엽들은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저들끼리 마구 부딪치며 그들을 완전히 뒤덮었다.
그리고 에빌다씨가 주문을 이어갔다.
『그 누구도 벗어나지 못 할 억겁의 굴레여』
끼리리릭 끼리리리리리리리리리릭
끼리리리리리리릭 끼리리릭 끼리리리릭
그녀의 마나가 서서히 주문을 완성하기 시작했고 태엽들은 서서히 움직였다.
『내 앞을 가로막는 모든 존재를 섬멸해라』
에빌다씨가 나지막하게 마지막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태엽들은 기괴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끼기기기기기기긱!
끼긱! 끼기기기기기기기기기긱!
그와 동시에 온 세상이 피로 물들었다.
투드드득 투득 투드드드득
태엽 사이에서 빠져나오는 살점과 피들이 바다에 떨어졌고.
드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셀 수도 없을 만큼 수 많은 태엽들은 마치 믹서기처럼 돌아가기 시작했다.
비명 소리도 없었다.
그저 참혹한 죽음만이 그 자리에 있을 뿐.
그때 에빌다씨의 마법이 갑작스럽게 풀렸다.
에빌다씨는 그 모습을 보며 가이아에게 물었다.
[어째서 방해하는 거지? 그렇게나 신앙이 사라져 소멸하는 것이 두렵나 가짜 신?]
가이아는 손을 앞으로 내민 채 태엽 안에 갇혀 갈려나가는 병사들을 보호하고 있었다.
덕분에 태엽 안에 들어갔었던 병력이 3분의 1이나 살아 나오게 되었다.
겁에 질릴 만한데도 굳건한 표정으로 살아 나오는 병사들은 마치 광신도와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이미 전투는 끝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우리와 카샤 사이의 힘의 차이는 명확했고, 가이아의 보호를 받는다 하더라도 구원자와 대등한 싸움을 벌이기는 힘들었다.
애초부터 에빌다씨가 말한 대로 가짜 신들은 전지전능하지 못하다.
일종의 축복과 보호 정도로만 힘을 쓸 수 있었고, 그마저도 신앙이 부족하면 사용하지도 못하는 것이 바로 가짜 신이었다.
카샤의 여왕은 자신들의 병력이 에빌다씨의 마법 한번에 갈려 나간 것을 보며 당황하였다.
그러고 서는 가이아의 머리채를 들어 올려 물었다.
[뭐하는 거야? 어째서 미리 보호 해주지 않았지?]
가이아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카샤의 여왕은 가이아의 뺨을 때렸다.
짝!
[이 내가 물어보고 있잖아!]
뺨을 얻어맞은 가이아는 카샤의 여왕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카샤는... 지금의 카샤는 잘못 되었어요...]
[제가... 제가... 제가 원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어요...]
[저는 그저... 상심에 빠진 제 신도들에게 일어날 힘을 주고 싶었던 것 뿐이라고요...!]
가이아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피를 토하듯 외쳤다.
카샤의 여왕은 다시 한번 더 가이아의 뺨을 쳤다.
짝!
그러고 서는 가이아의 머리채를 붙잡아 자신의 얼굴 앞으로 바로 데려오더니 말했다.
[지랄하지마... 네 신도들이 지금 네 눈 앞에서 전부 죽어가고 있다고! 빨리 제대로 축복을 걸어!!!]
[그렇지 않으면 카샤는 파멸이다. 구원자들은 우리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가이아는 그 말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힘을 일으켜 아까보다 훨씬 강력한 힘으로 군대를 감쌌다.
그 모습을 보며 혀를 한번 쯧 찬 여왕은 다시 왕좌에 앉아 전장을 내려다 보았다.
가이아의 힘을 부여 받은 것은 군대 뿐 만이 아니었다.
그들이 가져왔던 공성 병기처럼 보이는 무언가에도 가이아의 힘이 내려졌다.
그 모습을 보며 카샤의 여왕이 우리에게 말했다.
[나도 알고 있다. 너희 구원자들은 죽지 않지만 무적은 아니야.]
[전 병력... 조준!]
그러자 일부 병력들이 수 천대가 넘어가는 그 병기에 붙어 우리를 향해 조준하였다.
그와 동시에 라프키르가 앞으로 나와 말했다.
"이번엔 내 차례네."
그렇게 말한 라프키르는 양 손을 크게 벌렸다.
그리고 그 양 손 끝에서 카샤의 것과 똑같이 생긴 병기가 카샤와 똑같은 숫자 만큼 생겼다.
"자신들의 무기에 자신들이 맞으면 무슨 기분 일까?"
그때 카샤의 여왕이 외쳤다.
[발사!]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우리를 향해 날라오는 어두운 무언가.
그것들이 지나간 길과 주위에는 마치 그 부분만 밤이 된 것처럼 까맣게 변했다.
시야를 확대해서 확인해 보니 저 무기가 무엇을 발사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저... 저 미친놈들이!"
그들이 현재 쏘고 있는 것은 중력 붕괴장 이었다.
저것들을 똑같은 무기로 요격할 경우, 그 자리에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 행성 채로 터져버릴 가능성이 있었다.
비록 동결로 모든 인류를 보호하긴 했어도 행성을 잃는 셈이 되는 거다.
나는 급하게 라프키르를 향해 말했다.
"머... 멈춰! 라프키르! 지금 그걸 똑같이 쏴서 요격하면 안돼!"
"에엑! 왜!"
라프키르는 간만에 자신이 할거리가 생겨 신나 하다가 내 말에 발끈했다.
"그거 전부 중력 붕괴장을 일으키는 병기야! 서로 부딪쳐서 요격 되면 행성이 버티질 못할 거라고!"
"그럼 어떻게 하라고!"
나는 식은땀이 흘리는 것을 느끼며 날아오고 있는 중력 붕괴장을 바라 보았다.
이번엔 내가 해야 한다.
저 모든 공격을 동결 시켜야만 했다.
그리고 라시르의 버프를 받은 지금 나는 그걸 해낼 자신이 있었다.
"내가 막을게!"
내 말을 듣고 어느새 중력 붕괴포를 모조리 없앤 라프키르가 대답했다.
"알겠어!"
동결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린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피융!
어느새 코 앞까지 다가온 공격이 눈에 보였다.
'지금!'
순간 날아오던 중력 붕괴장들이 전부 터졌다.
"크으으으윽..."
동결된 공간 안에서 강렬한 폭발이 공간마저 부수고 나오려는 낌새를 보였기에.
나는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모든 폭발이 사라질 때까지 힘을 주어 동결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