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6화 〉45.전쟁의 서막 (46/99)



〈 46화 〉45.전쟁의 서막

내 말에 당황한 크레인이 대답했다.


"하... 하지만! 지진으로 방송 장비들이 넘어지는 바람에...!"


앞에 모여있던 기자들 쪽을 쳐다보니 카메라들이 넘어져서 박살이 나있었다.

'어쩔 수 없나...'

나는 마음을 먹고 크레인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조금 과격한 방법을 쓰겠습니다. 협회장님께서 그들에게 잘 설명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말한 나는 바로 상징체로 변하였다.

하얗게 새어버리는 머리카락.
회색빛의 양복, 칠흑같이 새까만 구두를 입고 있는 상징체로 변하자.
나는 힘을 끌어올려 프로티아에서 집행을 했던 것처럼 모든 지성체들의 눈에 내 이미지를 투영시켰다.


지진에 몸을 겨누지 못하는 기자들과 헌터들도 눈 앞에 떠오른 내 모습에 당황했다.
나는 최대한 힘을 억제해서 그들이 공포에 빠지지 않게 한 다음, 미리 생각해 놓았던 말을 꺼냈다.

[지구의 인류여.]


지금은 일단 모든 상황을 설명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행성 전체에 퍼지는 내 목소리에 당황한 사람들은 지진이 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쳐다 보았다.


[나는 13번째 구원자 동결의 성원.]


[현재 지구를 향해 카샤가 차원 균열을 완전히 열어 자신들의 병력을 보내고 있다.]


[우리 구원자 협회는 고등급의 문명이 저등급의 문명을 일방적으로 침략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그대들을 대신해 그들과 싸울 것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이루어진 침공에 의해 지구가 전장으로 변할 것이다.]

[그대들을 보호하기 위해 잠시 후 모든 인류를 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 시키겠다.]


그렇게 말한 나는 텔레포트로 다시 협회장실로 이동해서 에빌다씨에게 말했다.


"지금 입니다! 에빌다씨! 더 이상 기다려줄 시간은 없으니 텔레포트로 이 근처에 모든 인류를 모아주세요!"


그녀는 곰방대를 문 채로 대답했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어. 지금 한다."


콰가가가가가가각!

그렇게 말한 그녀의 주변에 막대한 양의 마나가 소용돌이 치기 시작했다.
어찌나 막대한 양인지 주위의 공간이 조금씩 뒤틀렸다.
나는 그녀가 이렇게 제대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처음 보기에.
호크마에 이르고 마법이란 칭호까지 받은 그녀가 어떤 마법을 사용할지 궁금했다.



『마법의 주체자는 나 에빌다 트루하』




그녀 주변에서 휘날리던 마나들이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



기기기기기기기기긱...


그리고 이내 에빌다씨의 입에서 독립 마법의 주문이 영창되었다.



『만물을 집어 삼키는 신화 속의 뱀』

마법이 발동되자, 행성을 뒤덮고 있는 내 마나 파장에 그녀의 막대한 양의 마나가 느껴졌다.

'엄청나...!'

비나에 이른 나조차도 몸이 지릿지릿 떨려올 정도의 막대한 양의 마나.
구멍이 뚫린 벽을 통해 보니 하늘에서 엄청난 크기의 투명한 뱀이 나타났다.
에빌다씨는 마법을 완성 시키고 곰방대를 한번 물었다 연기를 내뿜으며 내게 말했다.


"모든 지성체를 거대한 뱀의 몸뚱아리로 텔레포트 시켜서 좌표로 지정한 곳으로 가져오게 만드는 마법, 아까 오는 길에 만든 거야."


"이걸 오는 길에요...?"


그녀는 내 질문에 웃으며 답했다.


"호크마에 이르면 너도  수 있을 거야. 그만큼 비나와 호크마는 엄청난 차이가 있지."

막대한 양의 마법과 순식간에 자신의 독립 마법을 만들어내는 속도까지.
다시 한번 더 경지의 차이에서 나오는 격의 차이를 절절히 느꼈다.


투명한 뱀은 어느새 하늘에서 내려와 아메리카 대륙에 내려 앉았고, 자신의 몸을 대륙의 형상에 맞춰 또아리 틀었다.
대륙과 같은 크기의 투명한 뱀, 그 안에는  40억 명에 다달하는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은 갑작스레 일어난 일에 당황하며 우왕좌왕 했다.


나는 다시금 힘을 일으켜 그들에게 말했다.

[지금 이곳 아메리카 대륙에  한 명도 남기지 않고, 모든 인류는 모였다.]


[지금부터 아메리카 대륙을 지구라는 행성에서 분리 시킨다.]


나는 바로 동결을 사용할 준비를 했다.
내 양팔에서 푸른 빛의 기운이 줄기줄기 흘러 나왔다.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덮을 정도로 거대한 공간의 동결.
한 순간에 아메리카 대륙에 갇혀 버린 사람들은 안에서 패닉을 일으켰지만.
이내 미리 예고 받았던 크레인과 헌터들,  국가의 대표들의 지시에 따라 줄을 맞춰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영화 관람하는 기분이겠네.'

그들을 보며 실없는 생각을 하던 그때.
어느새 다가온 카샤의 병력이 저 바다 너머에서 느껴지기 시작한다.
내 옆에 언제 다가왔는지 구원자 멤버들이 내 옆에 모여 들었다.
라시르는 앞으로 나와 우리에게 말했다.

"전투 포지션을 설명 하겠습니다. 성원님께서는 사실  처음으로 저희와 합을 맞추는 것이니까요."

"일단 스퀴르님은 언제나처럼 전방에서 마음껏 날뛰어 주세요."


그녀는 스퀴르를 향해 말했다.
라시르의 말을 들은 스퀴르는 씨익 웃으면서 상징체로 변하였다.


은빛 머리카락에 피처럼 새빨개진 눈동자.
순백색의 셔츠와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긴 검은색 코트, 피처럼 붉은 부츠.
무엇보다 가장  변화는 바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소년같았던 스퀴르는 성인이 되어 있었다.

'와... 존나 잘생겼는데?'


나는 그 얼굴을 보면서 스퀴르에게 물었다.


"성인으로 변할 수도 있었어요?"


스퀴르는 내 말을 듣자 조금 얼굴을 붉히며 답했다.


"에릴이 내가 어린 모습을 좋아해서 어쩔 수 없이..."

'그 누님, 취향 확고하네 참...'

우리의 대화를 들으며 가볍게 웃은 라시르는 에빌다씨와 키릴에게 말했다.

"에빌다님과 키릴님은 스퀴르님의 뒤에 서서 스퀴르님을 지원 해주세요. 단, 키릴님은 흑화 금지에요."

 말을 들은 에빌다씨와 키릴도 상징체로 변하였다.

에빌다씨의 상징체는 내가 알고 있는 마녀와는 조금 달랐다.
더 길어져 허리까지 내려오는 보라색 머리카락과 대칭 되지 않는 진한 보라색의 하늘하늘한 드레스를 입은 에빌다씨는 부끄러운 듯이 내게 말했다.

"보...보지 마라... 나도 안다... 안 어울리는 거..."

'엥?'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에빌다씨를 향해 말했다.


"아뇨? 잘 어울리시는 데요?"


에빌다씨는 이미 포기하신 듯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말했다.


"그렇게 입에 발린 말 안해줘도 된다..."

진심이라고 말하려 할 때 옆에서 키릴의 말소리가 들렸다.


"히잉... 흑화 해야지  쌘데에...."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여신들이 입고 있었던 것만 같은 순백색의 옷을 입은 그녀는.
허리와 팔목을 금으로 된 장식으로 조여 매고 있었다.
신발은 아예 사라져 맨발이 되었지만, 그녀의 발은 공중에 떠있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상징체 전보다 훨씬 커진 순백색의 날개는 키릴의 몸에 두 배는 되어 보이는 크기였다.

그녀가 상징체로 변하자 라시르가 나를 향해 말했다.


"성원님은 저보다 조금 더 공격적인 칭호시니까. 저와 같이 보조를 하면서 스퀴르씨를 지원 해주시면 돼요."

그렇게 말한 라시르도 상징체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금발은 더욱 찬란한 금색으로 변하였고, 녹색빛의 눈동자는 마치 은하수처럼 빛나는 검은 색으로 변하였다.
라시르의 옷은 신관이 입는 옷처럼 찬란한 금색의 신관복이 되었고, 신발은 순백색의 샌들과 비슷한 형태로 변했다.
상징체로 변한 그녀는 이전의 모습보다 더 아름답게 보여, 나도 한 순간 그녀를 멍하니 쳐다볼 정도였다.

내가 그녀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을 때 상징체로 변한 라시르가 라프키르에게 말했다.


"라프키르는... 알아서 전장을 지원해 주세요. 대신, 행성에 타격을 줄만한 것을 창조하지는 마시구요."

"걱정하지마!

그렇게 말한 그녀도 이내 상징체로 변하였다.
신기하게도 그녀의 복장은 굉장히 캐주얼한 파란색 후드티에, 빈티지 청바지였다.
거기에 파란색과 흰색이 섞인 운동화에 R이라는 글자가 적혀있는 하늘색의 캡모자까지.
자신을 상징하는 색깔이 푸른색이라는 걸 완벽하게 대변하는 모습이었다.

내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자 라프키르가 말했다.


"뭐, 왜 쳐다보는데?"


나는 그녀의 말에 물었다.

"아니... 파란색을 계통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서..."

"그거야 당연하지~ 가장 예쁜 색인 걸?"


라프키르는 내 말에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그래, 뭐 자기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렇게 모두가 상징체로 변하자 라시르가 입을 열었다.


"이건 우리에게 도전한 카샤와의 전투가 아닌 전쟁입니다. 이 전쟁에서 아무도 다치지 않고, 깔끔하게 끝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말한 라시르는 카샤의 병력이 진격 중인 방향을 쳐다보며 말했다.

"전쟁 시작입니다. 그럼...!"

라시르의 몸에서 황금색  줄기가 뿜어져 나와 우리를 감쌌다.


"어? 뭔가 조금 더..."

내가 중얼거리자 라프키르가 말했다.

"라시르 전매 특허의 칭호 강화야. 평소 자신이 내던 출력보다 세배 가까이   있다고?"


"와..."


몸을 감싼 황금색의 빛 줄기는 우리의 몸 안에 스며 들어왔다.
확실히 지금이라면 동결을 훨씬 많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던 그때.

어느새 괴수들이 다가왔는지 귀에 기괴한 울부짖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키에에에에에에엑!"

"쿠에에에엑! 쿠에에에에엑!"

LA의 앞바다에는 카샤에서 만들어 낸 괴수들이 거대한 해상 괴수들의 등을 타고, 끝도 없을 만큼 몰려왔다.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괴수들의 사이에는 엄청난 크기의 괴수들도 종종 섞여 있었다.

 모습을 본 우리는 앞서 말한 대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스퀴르는 등에서 박쥐 날개를 꺼내더니 우리를 향해 외쳤다.


"그럼 난 먼저 가도록 하지! 서포팅 부탁한다!"


그렇게 말한 스퀴르는 날개를 움직여 순식간에 아메리카 대륙을 덮고 있는 금속 벽을 뛰어넘어 괴수들의 앞까지 날아갔다.
그 모습을  라시르가 말했다.

"저희도 따라가죠!"

라시르의 말이 끝나자 우리는 일제히 각자의 이동수단으로 스퀴르처럼 괴물들을 향해 날아갔다.

그렇게 날아가 도착한 곳에는.
 밑에 보이는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괴물들은 금속 벽을 뚫기 위해 몸을 들이박고 있었다.


"키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그리고 그 곳에는 순수한 육체의 힘으로 괴물들을 분쇄 해나가는 스퀴르가 있었다.

쾅!


쾅!



스퀴르가 손을 한번 뻗을 때마다 수백 마리의 괴수가 죽어 나갔다.
온 몸에 괴수들의 피칠갑을 하고 날뛰는 그의 모습은 그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한번 더 상기 시켜 주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이렇게 날뛰는 게 얼마 만인지! 좋아... 좋다고!"


스퀴르는 희열의 찬 미소를 지으며 전장을 헤집었다.
전장을 신나게 헤집어 가던 스퀴르는 갑자기 뚝 멈춰서곤 중얼거렸다.


"이 정도 양이면 되겠지."


그렇게 말한 스퀴르는 양팔을 벌려 서서히 위로 끌어 올리며 말했다.


「모든 뱀파이어의 아버지이자 어머니인 근원의 붉은 생명수에게 간청 하오니.」



스퀴르가 주문을 외우듯이 말하기 시작하자.
바닥에 강을 이뤄 흐르던 괴수들의 피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드드드드드드드드드...




피들은 땅속으로 일제히 스며 들어가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멀쩡한 땅을 보여 주었고, 스퀴르는 피들이 사라짐과 동시에 외쳤다.

「근원을 모시지 않는 아둔한 자들에게 무한한 가시의 세례를!」


그러자 땅이 괴수들이 일으키는 진동과는 또 다른 진동이 울려 퍼졌다.

이윽고 그 진동의 이유가 땅 위로 솟아 올랐다.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피로 이루어진 수 많은 6층 빌딩 만한 크기의 거대한 가시가 땅과 바다 아래에서 솟아 올랐다.
꿰뚫린 다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 그 거대한 가시는 자신에게 닿는 모든 생명체를 집어 삼켰다.


이윽고 가시는 전부 사라졌고, 가시가 솟았던 자리에는 마치 핵폭탄이 떨어진 것 마냥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몰려오는 괴수들은 끝이 없었다.

"쿠에에에에엑! 끼에에에에에엑!"

지성이 없이 그저 눈 앞의 목표를 멸절 시키겠다는 생각으로만 만들어진 전투 병기와도 같은 인공 생명체들.
지금도 저 멀리 보이는 차원 균열에서는 수 많은 괴수들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모습을 지켜보던 키릴이 앞에서 말했다.

"이번에엔... 내 차례네에..."


그렇게 말한 키릴은 앞으로 나가 몰려오는 괴수들의 위에 섰다.
그녀가 손가락을 까딱하고 위로 올리자.


"키에에에엑?"

"쿠에에에에엑!"

금속벽과 그 앞에 시야에 보이는 모든 곳을 뒤덮는 황금빛의 공간이 생겼고.
 곳에 들어와 있거나 들어오는 괴수들은 마치 빙판 위에서 미끄러지듯이 앞으로 쭉 미끄러졌다.

당황한 괴수들은 지성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본능 적으로 멈추기 위해 발을 마구잡이로 흔들었지만 소용 없었다.

그런 괴수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나는.
이윽고 어째서 저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깨달았다.


'마찰력... 저 공간에 마찰력이 사라졌어...'

괴수들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멈추지 못하였고.
그대로 금속 벽에 몸을 들이받게 되기 시작했다.


처음 부딪친 괴수들은 단단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이 단번에 죽지 않았다.
허나  후에 뒤따라 오는 괴수들이 벽에 박힌 괴수들 위로 부딪쳤다.



푸작! 퍽! 퍼억!


 뒤로 수 많은 괴수들이 마찰력이 사라진 탓에 등속직선운동을 하며 벽에 쳐 박혔고.
이내 앞에 있던 괴수들은 살점의 파편이 되어 찌부러졌다.


푸작! 푸작! 푸작! 푸작!


계속해서 부딪치는 괴수들을 보며 키릴이 만족스럽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우리 쪽으로 다가오더니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법칙을 이용해서 마찰력을 없애 버렸어어.... 범위를 좀 크게 했더니 살짝 지치네에..."

"나아... 잠시만 누워 있을 게에... 아마 저건 해체되지 않을 거야아..."


키릴은 정말로 날개로 자신을 감싼 채로 허공에 누워버렸다.

그러자 라프키르가 키릴의 날개를 손으로 푹푹 찌르며 말했다.


"야, 엄살 부리지 말고 일어나. 너 그냥 귀찮아서 그런 거잖아. 이거 했다고 지칠 리가 있겠냐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그 때 스퀴르가 올라왔다.
그러더니 키릴을 향해 삿대질 하며 말했다.


"키릴, 내가 그거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이러면 밑에서 싸우던 내가 뭐가 되느냔 말이다."

키릴은 날개를 살짝 들어 스퀴르에게 메롱하고 혀를 내밀고는 다시 날개를 닫았다.

그 와중에도 괴수들은 계속해서 키릴의 공간 속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모습을 카샤 측에서도 지켜보고 있었는지 어느새 계속 쏟아져 나오던 괴수들이 나오지 않기 시작했다.
에빌다씨는 그 모습을 보고는 말했다.

"모두 긴장해. 이건 탐색전이고 진짜는 지금부터다."

그 말을 증명하듯이 차원 균열에서 괴수가 아닌 진짜 군대가 나오기 시작했다.


척! 척! 척!


척! 척! 척!




그들은 마치 허공에 디딜 곳이 있는 것처럼 허공 위에 정렬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주저앉아 지켜보던 라프키르가 말했다.


"휘유~ 정말 제대로 준비한 모양이네? 이쯤되니 대체 우리에게 왜 적대감을 표하는 건지 궁금한 걸?"


그건 모두가 궁금하였다.
대체 구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째서 그들을 우리를 적대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허공에 커다란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홀로그램에서 보이는 것은 크레인이 핸드폰 사진으로 보여줬던 카샤의 여왕이었다.

물론, 본능적으로 가슴으로 눈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생리 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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