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9화 〉18.계획 (19/99)



〈 19화 〉18.계획

"그럼 무엇을 할지 정해졌네. 성아는 잠시 엘븐가드에 맡겨두는  좋겠어. 아이가 보기에 좋은 장면을 아닐테니."

"제가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잘하면 하루 더 프레이야랑!


"바로 갔다 와.   닫지 말고 '바로' 말이야."

으아아아악 안돼!
하루만!

나는 똘망똘망한 눈으로 하련을 쳐다봤지만 하련의 대답은...

"안돼."


그렇겠지.
분명히 하련의 행동은 내게 관심이 있는 듯한 행동 이였다.
그런데도 그 뒤에 어떠한 애정 표현도 고백도 없었다.
사실 바보가 아니라면 하련이 내게 마음이 있다는 건 본인이 아니라 제 3자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명확했다.

'물론, 본인이 입으로 말하지 않으면 확신 할 수야 없지만...'


답답해 죽겠다.
끄으으윽! 고구마!!!

답답한 마음에 가슴을 툭툭 쳤다.


'아니, 그러면 좋아한다고 말을 하던가!'

속이 뻥~
울컥 울컥~

아니 이게 아니지.
아무튼 그런 이유 모를 묘한 집착을 당하는 당사자인 나는 죽을  이였다.
나는 시무룩한 얼굴로 성아에게 말했다.


"성아야 나랑 이 언니는 잠시 일을 해야되서 하는 말인데 잠깐 우리가 아는 곳에 가있겠니? 그 곳에 예쁜 언니가 있는데 너가 가면 맛있는 것도 많이 줄거야."

프레이야에게 맡길 거니 예쁜 언니가 맞지.

"네! 저는 걱정 마시고 다녀오세요!"


어찌 저리 순진할까.
나는 즉시 엘븐가드로 통하는  홀을 열고 성아를 데리고 이동했다.
자연스레  홀을 없앨 뻔한 손목을 겨우 붙잡았다.
이 곳에도 벌써  번째 도착한다.
맑은 공기와 울창한 삼림이 내 마음을 정화한다.


 짹 짹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다.


'후... 프레이야랑 하루 더 뒹굴고 싶다...'


프레이야랑  더 격렬하게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
두 번째 밤에  정도면 세 번째 밤이 기대 안된다면 그게 이상한 것이다.

그러한 생각을 하며 빠르게 엘븐가드의 성벽을 뛰어넘어 프레이야를 찾는다.
쭉 달리니 세계수 밑에서 앉아 있는 프레이야가 보인다.

"프레이야!"


나는 프레이야에게 달려갔다.
프레이야는 놀란 표정으로 날 보았다.


"아니, 왜  가신지 하루 만에 오셨어요?"


새어 나오는 웃음을 틀어 막은 프레이야의 목소리가 들렸다.
미안해 프레이야, 오늘은 아니야.


"어... 오늘은 사실 잠깐  아이를 맡기러 왔어. 내 제자가 될 애야. 이름은 이성아. 이름이 없길래 내가 지어줬어."

프레이야는 잠시 성아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딸... 아니죠...?"

이걸 맞다고 하면 하루 종일 착즙 당할 각 이다.
실제로도 아니긴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제국에 들렸을 때 거기서 발견했어. 마법에 대한 재능이 출중해서 제자로 삼으려고."

"제자...군요."

납득한 듯한 프레이야는 표정을 싹 바꾸더니 성아를 들어 올렸다.
뭐 하는 거야.

"자, 성아라고 하셨죠? 저를 사모님이라고 불러주세요! 빨리요!"

아니, 애가 무서워 하잖아.
프레이야의 손에 매달려 공중에 떠있는 성아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


"사모님!"

"꺄아! 어뜨캐 어뜨캐! 사모님이래 사모님! 너무 귀여워!"

아이를 좋아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아이를 좋아하는 것보다 뒤에 따라 온 사모님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더 든 것 같지만 말이다.
나는 한번 헛기침을 해서 시선을 모은  말했다.


"어흠! 아무튼 나는 이제 가봐야 해.  있고 싶지만...아이언쓰론도 가봐야 해서 말이야. 다음에 성아 데리러 올 때는 꼭..."

나는 은근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내 맘 알지 프레이야?'

그러자 얼굴이 빨개진 프레이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다음에 오실 때를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리고 아이언쓰론에 가실 때 이것을 가져 가세요."

그녀는 품 안에서 마른 잎사귀를 꺼내더니 내게 주었다.
부서지지 않는  아마 마법 같은 걸로 코팅이 되어있는 것 같았다.


"이게 뭐야?"

"세계수님에게서 떨어져 나온 나뭇잎의 파편 이랍니다. 그걸 아이언쓰론 입구에서 보여주면 바로 들어가실 수 있을 거에요."


하이패스란 뜻이지.
역시 프레이야는 내조의 여왕이다.

"이 곳에 오고 나서 얼마나 많이 신세를 졌는지 모르겠네. 고마워, 프레이야."


"아뇨, 저야말로... 가보셔야 한다고 하셨죠? 빨리 가보세요. 성아는 제가 데리고 있을게요."


그녀는 성아의 손을 잡고는 말했다.


"자, 그러면 우리는 들어가서 과자라도 먹을까요?"

역시 눈치 백단이다.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 바로 파악했다.
그렇게 프레이야와 성아가 뿌리 안으로 들어가자 나도 뒤를 돌아 다시 웜홀 쪽으로 달렸다.
이윽고 다시 한번 웜홀을 타고 돌아오자 기다리고 있는 하련이 보였다.

까닥 까닥

팔짱을  채로 손을 까닥거리며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느껴졌다.


'이번에도 늦었으면 진짜 좆 됐을 것 같네.'


내가 도착한 걸 본 하련은 내게 다가오며 말했다.

"성아는 맡아 주겠데?"


"네, 걱정 말고 아이언쓰론으로 다녀오라고 하던 데요? 그리고 여기 통행증도 줬어요."

나는 마른 세계수에게서 떨어져 나온 나뭇잎의 파편을 보여주며 말했다.


"그럼 어서 가자. 미리 아이언쓰론에 이야기를 전해야겠어."


"네, 바로 가죠. 근데 좌표는 아시나요?"

아이언쓰론은 프레이야에게 좌표를 따로  받았는데.


"이번엔 뛰어가면서 대충 격전지를 고르자."


우리가 싸운다면 그게 격전이라고 표현 될 만한 것은 아니겠지만 아에 틀린 말도 아니기에 그냥 조용히 했다.
그렇게 속도를 내서 하련을 따라 달려간다.
하련에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을 보며 멍 하니 따라가던 도중 어느새 아이언쓰론처럼 보이는 거대한 성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곳곳에 삐쭉 튀어 나와 있는 대포로 보이는 것들과 하늘마저 안 보이게 돔으로 가려버린 윗부분, 거친 산맥 위에 자리 잡아 안 그래도 천연 요새 역활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강철로  덮힌 아이언쓰론의 성은 화가  고슴도치가 온몸을 웅크리고 가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모습 이였다..

"휘유~ 엄청난데요? 아예 틈 이란  존재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요."

"드워프들의 성은 대체로 저러한 형태를 띄고 있긴 한데... 저건 너무 과할 정도로 감싸놨군."

하련은 이러한 성들을 몇 번 본 적 있는 듯이 말했다.
하기야 그 동안 돌아다닌 문명이 몇 개 였겠는가.
그 중에 드워프들이 국가를 만들어 성을 세웠을 경우는 수도 없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뛰어가던 도중 하련이 멈춰 서고는 말했다..

"여기면 적당하겠군 아이언쓰론의 성과 거리도 꽤 있고, 이 정도면 얼마나 큰 규모의 군대일지는 몰라도 거의 다 들어오겠어."


확실히 아이언쓰론과 10km정도 떨어진 이 곳은 눈 앞에 보이는 거친 산맥의 초입부와 닿아있었는데 황폐한 평원 이였다.
저기 보이는 거친 산맥도 자세히 보니  산에 가깝다.
평원의 크기를 가늠하니 적어도 20만에 가까운 병력은 들어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확실히 넓긴 하네요. 적당해 보이기는 해요."

그렇게 말한 후 하련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여기서 그냥 기다릴 거는 아니잖아요? 일단 아이언쓰론으로 들어가서 평가를 마치고 다른 곳도 둘러보다가 시간 맞춰서 오는 게 좋을  같은데..."


그 말을 들은 하련은 잠시 고민하며 팔짱을 끼고 손가락을 까딱거리기 시작한다.

아마 저게 고민할  나오는 버릇인 듯 하다.


까딱 까딱 까딱 까딱...


얼마나 손가락을 까딱였을까 드디어 답을 정한 듯 하련은 나를 보며 말했다.

"솔직히 이제 커다란 문명은 대체로 다 보고 다녔어. 남은 국가는 총 2개 하나는 수인 부족 연합인 '로 엔드리올' 이라는 국가고 하나는 인간들의 국가지만 서대륙이 아닌 동대륙에 위치한 '신성 왕국' 이야."


수인 부족 국가와 신성 제국이라...

신성 제국은 솔직히 별로 걱정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보통 신성 왕국은 부패하거나 타락 했을 거란 예상과는 다르게 정말 청렴하고 소박한 국가인 경우가 대다수 였기 때문이다.
애초에 신성 제국은 타락한 성직자가 나올 수가 없는 구조였다.
가상 세계에서 봤던 신성 왕국의 구조는 대체로 정말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나 궁금할 정도로 검소하게 돌아갔다.
일단 세금이 존재하지 않았다.

세금이 존재하지 않으면 국가가 어떻게 돌아가냐고?
그걸 전부 성금으로 충당했다.
심지어 그 성금조차 자발적으로 내는 거지 어떠한 외압조차 들어가지 않았다.
거기에 신이 나라를 보호해주니 군대 또한 필요 없었다.
그렇다 보니 세금을 걷지 않아도 성금으로만 국고가 쌓여갔고, 신의 축복을 받은 땅에서는 곡물과 채소, 과일들도 항상 풍작인지라 식량 또한 자급자족으로 살아갔다.


정말 검소하다 못해 신성하게 까지 느껴지던 국가.


그것이 바로 내가 알고 있는 신성 왕국이다.

'애초에 신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신이 보고 있는 국가 내에서 부패한 성직자가 생기면 그게 이상한 거지.'

신이 호구 새끼도 아니고 자기가 보호하는 국가에서 내부가 썩어 들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리가 없었다.
정말 과격한 신일 경우 직접 천벌을 떨어뜨려 죽였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신이라... 가상 세계가 아닌 진짜 신은 처음 보는 건데.'

현대에서 살던 시절 나는 무교였다.
어머니는 기독교, 아버지는 불교라는 집안에서 무교로써 자라왔다.
중학생 때 당시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에게 불교를 믿을 건지 기독교를 믿을 건지 한 동안 계속 물어왔고, 나는 중학생 특유의 질풍 노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던 터라 이렇게 대답했다.


'흠... 신은 없어요. 어머니, 아버지 저는 저 자신을 믿으며 살아갈 겁니다.'

으아아아아악!
씨발! 씨발! 씨발!

왜 갑자기 떠오르는 거야!
모두가 가지고 있는 지우고 싶은 사춘기 시절의 기억...
그건 나 또한 예외가 아니 였다.

아무튼...그렇기에 신성 왕국 같은 경우는 굉장히 깔끔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수인 부족 연합이라는 로 엔드리올이라는 국가는 굉장히  걱정이 되었다.

'보통 수인들은 뭉치지 못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은 항상 부족 단위로 살아가며 상당히 폐쇄적이였다.
그런 존재들이 모여서 국가를 세웠다?
벌써부터 얼마나 개판일지 짐작이 갔다.


'그래도 수인들은 호전적이지만 악한 경우는 그다지 없었어.'


약간 순수한 호전성이라고 해야 될까.
자기들만의 부족 신을 믿으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수인들은 상당히 엘프들과 닮은 점이 많았다.
보통의 수인 부족은 자신들의 땅을 침범하지 않으면 외부로 나오지도 않았고 외부로 나온 수인들도 딱히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째서 크로울리 제국과 엘븐가드, 아이언쓰론의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지? 크로울리 제국의 야망 때문에 뭉쳐서 국가를 세운 것으로 역사 데이터가 말해줬는데.'


그때 귀에 하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원, 아이언쓰론에 일단 들어가서 평가를 마친 후에 각자 어디로 갈지 정하기로 하자."


나는 혼자만의 세상에서 벗어나 그녀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음... 저는 지금 고르겠습니다. 제가 로 엔드리올로 갈게요."


"어째서?"


"그건..."

신성 왕국은 높은 확률로 상당히 깨끗할 것이다.
그러므로 하련이 그 쪽으로 가는 게 피를 덜 보겠지.
비록 심판이라고 하는 학살을 일으킬 예정 이였지만 그녀가 의미 없는 살인을 자행하는 것을 보기는 싫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자를 로망!
판타지 세계의 꽃!
수많은 수인 소녀들!


'그것을 어찌 포기 하리오...'


남자로 태어나서 고양이 귀 미소녀와 토끼 귀 미소녀를 꿈꾸지 않는다면 그게 남자임?
남자냐고.


그러한 이유로 내가 감.
아무튼 내가 감.
아무튼 하련이 가면  낼 것 같아서 내가 희생하는 거임.
암튼...암튼 그럼...진짜임...

"신성 왕국이 더욱 깨끗할 것 같아서요. 좀 더 평가의 난이도가 높은  엔드리올을 평가하면서 경험을 쌓고 싶어요."

좋은 변명이다. 이성원.

'물론이지 또 하나의 나.'

뇌가 좆에 지배 된 나는 흑심을 숨기며 말했다.
그런 나의 음흉한 생각을 눈치라도 챘는지 하련이 말했다.


"안돼. 나는 신성 왕국 싫어해. 너가 가."


나한테 왜 그러냐고!!!!!!!!!!


대체 왜!!!!!!!


으아아아아아악!!!!!!!!

이런 불합리한 현실은 받아 들일  없어!!!!!!


나는 애써 억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뇨, 제가 가겠습니다. 하련이 가면 또 사람 죽이고 다닐 것 같아서 그래요. 저는 웬만하면 하련이 누군가를 죽이는 게 보기 싫어요."

물론, 제국에서 이쪽으로 오고 있는 무고하지 않은 사람들은 제외하고 말이다.

"흠... 그렇게 까지 말한다면야..."

그녀는 은근히 기분이 좋은 듯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대답했다.

'얼굴에 표정이 다 드러나는 스타일이네 이 사람도.'


의외로 단순한 면이 있다.
하련은 연애 쪽으로는 영 잼병인 것만 같았다.

"그럼! 정해졌으니 이제 아이언쓰론에 가죠. 빠르게 평가하고 나머지 두 국가도 평가를 마치죠."


그렇게 말하니 문득 좋은 생각이 들었다.


"하련, 갑자기 떠오른 사실인데. 그냥 군대가 오기 전에 싸그리 평가를 마치고 바로 심판을 집행하죠? 그게 더 깔끔할  같은데요?"


그래, 그러면 일도 끝마치면서 깔끔하게 구원자 의회로 돌아갈...수...있는데...

아.


프레이야 어떡하지?

이걸 하련에게 물어본다고 해서 대답을 해줄 것 같진 않은데...

그렇게 잠시 고민해 보니.


'막상 어려울  없을 건 없는데?'


어차피 차원 이동 장치를 사용하면 다시 올 수 있을 것이다.
차원 좌표도 알아낼 수 있었고 든든한 지원군인 스퀴르에게 물어보는  더욱 편하다.

1. 일단 임무를 끝내고 돌아간다.


2. 후에 스퀴르에게 조언을 구하고 가능하다는 답을 듣는다.

3. 차원 좌표를...아마 리오랑 드베리아에게 물으면   있지 않을까? 차원 이동 장치도 둘이 만들 거였을 테니...

4.차원 이동 장치로 다시 돌아와서 프레이야를 데리고 복귀한다...


'근데 막상 프레이야에게는 물어보질 않았는데.'

조금  깊게 생각해보니 내가 가자고 해도 프레이야가 안 따라 올 가능성이 있었다.
그녀는 엘프들의 여왕이다.
쉽게 내팽겨치고는 나를 따라 홀랑 떠나버릴 수 있는 위치가 아닌 것이다.

'그때 물어 봤어야 됐는데.'

두 번째 밤을 같이 보낼 때 이럴 것을 예상하고 먼저 물어봤어야 했다.


'근데  어차피...성아를 데리고 가려면 한번 더 엘븐가드에 들려야 할테니 말이야.'


좋게 생각하자고 마음 먹은 나는 어느새 앞서 달려가기 시작한 하련을 따라 빠르게 아이언쓰론으로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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