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화 〉9.첫사랑은 불과 같다. (10/99)



〈 10화 〉9.첫사랑은 불과 같다.

숙소에 도착해 배정 받은 방에 들어와서 누으니 이런저런 잡생각이 든다.
요즘 들어 계속해서 생각 할 것이 늘어나는 기분이다.
사실 우리 같은 구원자들은 예전에 언급 했듯이 생체 활동 자체가 통제 가능하다.

'잠도  필요 없다는 말이지.'

하지만 하련이 하루 자고 가자고 한 것은 아마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생각해보기 위해서  가능성이 크다.
막상 제국에 가도 무엇을 해야 될지 정해 놔야 할 것이니까.
그렇게 잠을 자지 않아 한참을 뒤척거릴 때.

스륵...스륵...스륵...

바깥에서 누군가 조심히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인간을 초월한 청각 덕분에 평범한 사람이라면 눈치 채지  할 만큼 작은 소리였지만 나아게는 전부 들렸다.

덜컥...덜컥...

끼이이이익...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늦은 밤에 누구지? 하련인가?'

그런 생각에 눈을 떴다.
침입자가 누군지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몸을 일으키고 문 쪽을 보자 내 눈에는 청록빛의 네글리제를 입은 프레이야가 보였다.

천이 어찌나 얇은지 속옷이 그대로 비추는 청록빛 네글리제는 달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와...이건...'

샤르르 흘러내리는 긴생머리의 금발을 손으로 비비 꼬아서  뒤로 넘기고 있는 프레이야의 모습을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프레이야의 아름답고도 몽환적인 모습을 정신 없이 눈에 담고 있던 그때, 나와 프레이야의 눈이 마주쳤다.
내가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을 깨달은 프레이야는 마치 부모님 지갑에서 돈을 훔치다 걸린 어린아이같이 당황하였다.
나는 순간 이 이상한 상황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순수하게 그녀를 보고 감탄하였다.

'귀엽다...'

아, 이럴 때가 아니지.
나는 순간 놓아버린 정신줄을 빠르게 다시 잡아 머리에 꽂아넣고는 그녀에게 말했다.

"이 야밤에 어쩐 일이신가요. 프레이야님?"

 말을 들은 그녀의 새하얀 얼굴이 더욱 더 아예 순백색이 될 정도로 창백해졌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입을 뻐끔거리며 무언가를 말하려는 그녀를 계속해서 보고만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프레이야는 고민을 끝내고는 결심한  갑자기 양 손을 스르르 아래로 내렸다.
그러더니 내린 양손으로 네글리제의 양쪽을 잡고는 위로 그대로 들어 올려 그녀의 소중한 부위를 감싼 새하얀 천을 과시하듯이 보여줬다.
나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만 보았고 그녀는  시선을 느끼고 부끄러운건지 얼굴을 붉히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성원님...저에게 성원님의 은총을 배풀어 주실수 있나요...?

'미쳤다...'

벌써부터 아랫도리가 자기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아직 아니야, 똘똘아. 발기...멈춰!'

똘똘이는 알았다는 듯이 발기를 가라앉혔다.

 상황은 동정도 알  있을 정도로 명확한 섹스어필 이였다.

'정신 차리자 이유를 먼저 들어야 해 덮치면 안된다.'

사실 과거 가상 세계에서 영웅으로써 활동할 때도 이와 같은 유혹은 수 많이 겪었엇다.
이유가 단순히 영웅의 씨앗을 품고 싶어서인 여성도 있었지만 나를 치마폭 속에 넣고 입맛대로 부리려는 년들도 존재했었다.
물론 프레이야가 후자일 가능성이 있으리 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지만 혹시 모르니 확인 차에 물었다.

"어째서...그러시는거죠? 이유를 들어도 될까요?"

그녀는 내 대답을 듣고 자신의 자세가 민망한지 다시 손을 네글리제에서 때고는 배꼽 쪽에 가지런히 모았다.
그러더니 부끄러움에 빨갛게 변한 얼굴로 대답했다.

"저희 엘프족의 여왕은...국가를 위해 희생하기 위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한 평생 순결한 처녀로써 그 처녀를 읽어버릴 가치가 있는 남자에게 바치죠..."

"성원님은...저희 엘븐가드가 부흥하기 위해 필요한 남자입니다. 저는..."

그녀는 마치 변명을 하듯이 내게 계속 말했다.
하지만 이건 단지 그런 계산적인 생각으로 다가온 게 아니라는 걸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애초에 그렇게 계산적인 이유로 다가왔던 년들은 오히려 뻔뻔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마지막 확인의 수단으로 물었다.

"하지만 프레이야님. 저희는 오늘 처음 본 사이입니다. 또한 저는 내일이면 제국으로 갈 것 입니다. 또 이런다고 해서 저는 어떠한 것도 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녀의 확신을 듣고 싶었다.

그녀가 나에게 온 이유 명확한 이유를 알고 그녀를 안고 싶었다.
만일 진실 되게 그러한 계산적인 이유로 내게 접근  것이라면 나는...그녀를 안을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잠시 동안 침묵을 유지하다 입을 열었다.

"그저...아까 회의실에서 황태자님께 했던 말을 듣고 성원님을 동경하게 된 것 뿐입니다...성원님이 걷는 그 가시밭길에 약간의 힘이라도 되어 드리고 싶었어요..."

"소녀에게 하룻밤의 자비를 배풀어 준다 생각하고 저를 안아주세요. 성원님..."

-프레이아 시점-

처음에는 그저 우리들을 도와줄 용사 같은 존재라 생각했다.
예언에서는 그들을 귀인이라 하며 대륙의 명운을 달리할 수 있다고 했으니.
만약 그 귀인이 남자라면  몸을 내줘서라도 붙잡아두어  지옥 같은 전쟁을 끝내고 싶었다.
엘프는 본디 평화를 사랑하는 종족이기에 이러한 장기간의 전쟁은 엘프들의 심신을 힘들게 만들었다.

"하아..."

한숨을 내쉰 나는 어렸을 적부터 나와 함께했던 시종 레피에게 물었다.

"어때 레피, 이 정도면 아름다운 거 같아?"

"그럼요! 여왕님을 보고 안 넘어올 남성을 없을 거에요!"

귀인분들이 언제 올지 모르기에 예언이 내려오고 나서 항상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최대한 아름다운 외모를 유지했다.
그렇게 예언이 내려온 후 2주 뒤 귀인분들을 데려오기 위해 주기적으로 보냈던 원정대에서 가장 발이 빠른 엘프가 그들보다 빠르게 크세르이야가 예언 했다는 그들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했고 급하게 엘프들을 소집하여 성  밖에 모집 시켰다.
예언의 내용은 모든 엘프들에게 공표하여 모두가 그들이 어떤 존재 인지나마 얼핏 알고 있을테니 실수할 일은 없을 것이다.
엘프를 소집하고 몸 단장을 할 시간이 필요해 미리 원정대에게는 살짝 길을  돌아서 오라고 말해 놓았었다.

"후...어떤 종족일까? 어떻게 생겼을까? 어떤 성격일까..."

 문 바로 앞에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내 인생에 있어서 여왕 즉위식 다음으로 가장 떨리는 순간 이였다.

쿠구구구구구궁...

문이 바닥에 쓸리며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두 손을 모으고 세계수님을 향해 기도를 드린다.

'제발! 하다못해 마음에 드는 남성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생각을 하며 질끔 감은 눈을 한쪽만 살며시 뜨고는 열린 문에서 들어오는 존재들을 확인했다.
한 명의 인간 남성과 인간 여성 이였다.
인간 여성은 마치 엘프들과도 비교될 정도로 아름다웠고 인간 남성은 외모 자체는 준수한 수준이었으나  속에서 다부진 육체가 돋보였다.

'일단  정도면 괜찮아!'

추남이 아닌 게 어디인가.
 정도만 되어도 충분했다.

'근데...인간이네?'

그와 동시에 불현듯 떠오른 엘프 백성들이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인식.
전쟁이 시작되고 수많은 엘프가 인간 제국에 노예로써 잡혀가고 팔려나갔다.
그들은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어머니이고 딸이자 아들 이였다.
그렇기에 엘프들은 인간을 증오할 수 밖에 없었다.
평화로웠던 시기를 보내왔기에 더욱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들은 그냥 인간이 아니다.

어머니 나무 세계수님께서 직접 위대하고 숭고로운 분이라고 언급한 존재들.
절대 평범한 인간들이 아니다.
순간 당황한 마음을 달래고 바로 엘프들에게 명령을 전달한다.

"각 엘프들은 귀인분들을 향해 엎드리세요."

엘프들에게 여왕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그 명령이 전달되자 그들을 향해 엘프들이 엎드려 절을 하며 외쳤다.

""위대하신 분들을 뵙습니다!""

""위대하신 분들을 뵙습니다!""

됐다.

이 정도면 엘븐가드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예다.
 이상은 엘프들의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최대의 예였다.
 그래도 인간인 것을 확인하자마자 몇몇 엘프들의 눈살이 찌뿌려지며 대놓고 적의를 보이는 자들도 보인다.

'제발 눈치채지 말아라...'

그렇게 생각하며 군중을 해치고 앞으로 나아가 그들을 맞이했다.

"저희 엘프들의 왕국 엘븐가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엘프들의 여왕 하이엘프 프레이야 디 엘븐가드. 위대하신 분들이시여. 혹시 환대가 부족하지는 않았는지요."

준비한 대사도 완벽하게 해냈다.
그러자 인간 여자 쪽에서 나를 향해 말했다.

"정보를 얻고 싶다. 이 세계에 대한 정보를."

"알겠습니다. 일단 세계수의 그늘로 모시겠습니다."

역시 세계 정세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것을 보니 용사님들이 맞는 것 같다!

'일단 안으로 모셔야겠지.'

엘프들을 향해 손짓하자 준비 한대로 모여있는  상태로 정확히 반으로 갈라져 길을 만들었다.
뒤를 따라오는  명의 남녀는 계속해서 주변을 살폈다.
혹시 적대감을 가진 엘프들을 보셨을 수도 있다.

'마음이 상하셨으면 어쩌지?'

그런 고민을 하며 걷던 도중 인간 여성분이 말을 걸었다.

"전쟁 중인가?"

역시 티가 날 수 밖에 없는  같았다.
아무리 여왕의 명령이라 해도 증오심조차 통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예, 지금 현재 엘프왕국 엘븐가드와 드워프 왕국 아이언쓰론은 인간 제국 크로울리와 전쟁 중입니다."

그런 말을 하고 인간 여성이 지속적으로 물어오는 여러가지 질문을 답하는 사이
여러가지 정보를 얻었다.
여성의 이름은 하련, 남성의 이름은 이성원이라고 한다.
어느새 회의실로 통하는 뿌리로 도착했다.

"이곳입니다."

뿌리문을 열고 회의실로 이동하는 그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는지 식은땀이 살짝 흘렀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가자 아마 하련님의 직위가 더 높은지 인간 여성만이 계속해서 물어봐 오셨다.
대륙의 정세를 설명하고 드워프 왕국에 대해 설명하려던 도중 밖에서 케이든 황태자가 왔다는 소리가 들렀다.

'휴...다행이다.'

솔직히 혼자 서는 너무나도 부담스러운 자리였으니 둘이라면 조금은 괜찮을  같았다.

"이야기 도중 죄송하지만 위대하신 분들께서 황태자를 한번 만나보셨으면 합니다."

'제발 허락해주세요...'

뒷말을 차마 삼키면서 받아들여 주시기를 기도했다.
다행히도 하련님은 허락해주셨다.

그 뒤로 황태자를 소개하고 예언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아아 그녀는 상당히 얼빠다."

얼빠? 얼빠가 뭐지.

하련님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마치 세계수님을 아는 듯한 말투였다.
그래서 궁금해서 세계수님은 만나보셨냐고 물어보았고 그 대답은 충격적이였다...

'세계수님의 본체와 만난 보신 적 있으시다니!'

심지어 하는 말들을 들어보니 나조차 모르는 세계수님에 대한 진실들이 가득하였다.
본체가 있다는 사실도 사실 이 세계수님도 본체의 편린이라는 사실 같은 것들은 엘프 여왕들에게만 전해지는 극비 중에 극비였다.
이렇게 되어 버리면 모든 말이 진실 이라는 것이 입증  것이다.
심지어 자매가 있다는 소리도 하셨다.

너무 나도 충격적인 사실을 연속으로 들어서 머리가 멍해진 그때 케이든 황자가 말을 꺼냈다.
당연히 본인의 상황을 도와 달라는 요청 이였고 당연히 받아 주실 줄 알았다.
그동안 조용히 있던 성원님이 드디어 입을 열려고 할 때 하련님이 먼저 말하였다.

"거절한다."

어라?

'용사님이 아니셨던 건가?'

"하련, 한번쯤은 생각 해볼 만한 일 입니다. 저희의 일은 세계의 심판 뿐만 아니라 구원도 해당 되니까요."

세계의 심판? 구원?

갑자기 나온 단어에 혼란스러운 그때
 뒤 들려오는 말들은 더 충격적 이였다.

귀인 수준이 아니였다.

우리 같은 존재들 보다도 훨씬 격이 높은 존재라는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  정도 되는 분들이니 세계수님의 본체도 만나봤겠지.'

둘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성원님이 고개를 숙이고 하련님을 향해 사과했다.

'둘이...사귀는 사이일까? 그러면 안되는데...'

두 분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그런 생각을 털어내고는 즉시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문명을...심판하거나 구원 한다고요...? 그게 무슨 말이죠?"

그 뒤 들려오는 대답은 앞에 들었던 말들보다 더욱 충격적이였다.

7가지의 평가항목으로 해당 문명을 평가하여 심판과 구원 중 하나를 선택한다는 말은 현실감이 없었다.
그때 황태자는 반발했고 하련님의 눈빛이 조금 더 싸늘하게 바뀌었다.

갑자기 공기 중의 마나 농도가 강해지더니 내 몸을 찍어 눌러왔다.

"꺄아아아아아악"

아파! 아파! 아파!

몸을 감싸는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기운에 온몸이 찌부러지는 느낌 이였다.
즉시 마나를 끌어올려 대항해보지만 헛된 저항에 불과했다.
말 그대로 격이 다른 존재 들이었다.
나는 마나를 입에 최대한 모아서 입을 열었다.

"부디...노여...움을...거둬...주세요...위대...하신 분...이시여..."

죽기 싫었다.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엘븐가드의 미래도 걱정되었다.
다행히 악인은 아닌 듯 그 말을 듣자 마자 하련님은 기운을 거둬주셨다.

"그 누구도 우리의 앞을 막을 수 없다."

"성원 내일 이곳을 떠나 제국으로 떠난다."

"네..."

 말을 남기시고 하련님은 회의실에서 나가셨다.

'그럼 안되는데... 벌써 가시면 안되는데...'

도움을 구해야 되는데 방금 황태자가 한 말로 저리 화를 내신  보니 말할 수가 없었다.
하련님이 떠나시고 성원님이 우리를 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하련은  일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거든요."

"강대한 힘으로 약자들을 마음대로 주무르시는게 자부심을 가지실 만한 일인가요?"

미쳤어! 미쳤다고!

방금 그런 일을 겪고서도 저런 말을 한다고?

이번에 성원님 마저 화내시면 완전히 기회가 사라지는거라구!!!

걱정이 현실이 되려 하는 것처럼 성원님의 표정이 굳어갔다.

큰일났다...

'다 끝났어...'

그런 생각을 하던  성원님은 낮은 목소리로 황태자에게 물어보았다.

우리처럼 강대한 힘을 가졌고 똑같은 일을 해야 되면 그 업보의 무게를 감당할  있겠느냐고

무리다.

저건 힘의 척도가 문제가 아니다.
저런 일을 해버리면 정신이,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황태자도 이윽고 자신이 무엇을 잘못 생각하고 있었는지 깨닫고는 표정이 굳어갔다.

"그러니 그녀를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의 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우리가 하는  일은 절대 자기 만족 같은 것으로 이루어 지는 게 아닌 차원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행 하는 겁니다."

그 말을 하고 황태자의 표정이 점점 울상이 되어가자 성원님이 표정을 풀었다.

"죄송...합니다...저는...저는 그저..."

그런 그를 바라보며 살짝 웃으신 성원님이 말하셨다.

"미안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저희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행하는 일은 절대적인 선이 아니라는 것을."

"그럼 에도 저희는 해야만 합니다. 그렇기 위해 존재하니까요."

그 말을 하고 다시 한번 살짝 미소 지어주신 성원님을 보았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가슴이 미친 듯이 뛴다.
어찌 이리 대삼림처럼 넓은 마음이란 말인가.
사실 잘못은 이쪽이 먼저 했는데.
 기점으로 성원님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준수한 외모.

나보다도 더  키.

과하지 않은 근육들이 오밀조밀 붙어있는 다부진 몸매.

그리고...무엇보다...강력한 힘.

'이 분이야!'

 처녀를 바칠 남자.

내 모든 것을 내어줘도 될 남자.

엘븐가드를 위해 반드시 붙잡아 두어야 하는 남자.

내가 그런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완전히 그에게 빠져가고 있을 때 할 말을 마친 성원님은 이윽고 나를 보며 말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환대 감사했습니다. 프레이아님.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황태자님이 꼭 다시 황위에 올랐으면 좋겠군요."

'말하는 것 좀 봐 너무 멋있어...'

하련님과 다르게 우리 같은 존재들에게도 꼬박꼬박 존댓말을 해주신다.
그리고 밖으로 걸어나가시던 성원님이 뒤로 살며시 돌며 말하셨다.

"그리고 전...당신 같은 사람 싫어하지 않습니다."

두근 두근 두근

'큰일났어...!'

이 미친 듯이 뛰는 가슴이 멈추지를 않는다.
그가 회의실에서 나갈 때까지 황태자와 나는 침묵했다.
황태자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았고

나는...

'어떻게! 어떻게! 너무 멋있어! 마지막에 한 말 나보고  건가? 나 같은 사람 싫지 않다고? 꺄아아아아아악 어떻게!'

성원님과의 로맨스를 꿈꾸고 있었다.
어떻게든 그를 붙잡아야 된다는 생각에 어떻게 그를 붙잡을지 고민에 빠졌다.
그러고 나서는 잠시 고민하는 황태자를 뒤로 한채 회의실 밖으로 나와 빠르게 전용 시종 레피를 찾는다.

"레피! 빨리 와봐!"

레피는 언제나 그랬듯 빠르게  앞에 나타났다.
나는 헐레벌떡 달려온 레피를 향해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었다.

"레피, 레피! 나 어때? 나 괜찮아? 인간이 보기에도 아름다울까? 어떻게 하면 저 분과 맺어질 수 있을까?"

마치 소녀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이 미친 듯이 두근거리는 심장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가 좋았다.

그의 모든 게 멋있었다.

레피는 내 행동에 당황한지 잠시 우물쭈물하더니 결심한 듯 말했다.

"여왕님 잠시 가슴을 가라앉히세요! 지금 이 상태로는 아무것도  수 없어요!"

역시 눈치 빠른 레피답게 당황한 마음을 바로 추스리고 내가 원하는 답을 내기 위해 조언해준다.

"하아... 하아... 그래, 이래봤자 답은 나오지 않아."

잠시 심호흡을 한다.

스으읍 하아아...

조금은 진정된 가슴으로 레피에게 물어본다.

"어떻게 해야 하지? 저기 레피 인간 남성은 무얼 좋아해?"

레피는 잠시 턱을 집고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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