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화 〉4.능력 훈련과 시설 탐방
잠시뒤 스퀴르는 살짝 움찔거렸다.
그렇지만 결국 빠져나오지는 못하고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30분이 지나자 결국 스퀴르는 탈출 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나오자마자 한마디를 내뱉었다.
"미쳤군."
스퀴르는 질린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온 몸을 잠시 부르르 떨며 말했다.
"이건 정말 심한 수준이야. 시공간 자체를 벽을 쳐버렸어."
"그게 무슨 뜻인가요?"
시공간의 벽을 쳤다고?
"말그대로 0.00...001 단위로 시간을 나눴단 말이다. 한마디로 무한한 시간 속에 나를 가둔 거지."
'그 정도라고...?'
그렇게 말하며 스퀴르는 옷을 탈탈 털었다.
"큐브 같은 공간 속에서 무한히 많은 존재를 확립하면서 건너왔다. 너희 쪽은 시간이 얼마나 흘렀지?"
"여기는 30분 지났는데요..."
"내가 느낀 시간은 체감 상 300년도 넘었다."
미친.
이건 진짜 미안한데...
나는 허리를 90도로 꺾어 스퀴르에게 사과했다.
"죄...죄송합니다. 고의는 아니였어요!"
스퀴르는 손을 휘휘 저으며 내 말에 답했다.
"나도 안다. 힘의 조절이 불가능한 거겠지 너는 아마 꽤 오랜 시간 훈련 해야 될 것 같군."
그렇게 말한 스퀴르는 구원자 회의 시작부터 내내 말이 없던 곰방대를 물고 있는 보라색 머리의 키 큰 여성을 보면서 말했다.
"에빌다 기억을 지워다오."
그러자 에빌다라는 여성은 입에서 곰방대를 때더니 말했다.
"얼마나?"
와 목소리 뭐야...
꿀보이스가 아니라 용암보이스네
목소리가 정말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300년 그런 시간을 보냈다는 기억 자체를 없애줬음 좋겠군."
"알겠어."
그렇게 말한 에빌다는 양손을 허공에 휘젓더니 그녀가 휘저은 허공에는 무수히 많은 마법진이 나타났고 그것은 잠시 뒤 스퀴르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
"됐어."
"고맙다."
그렇게 말한 스퀴르는 한층 더 편안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아무튼 너는 그 힘을 완전히 다루어야 된다. 훈련은...나밖에 없군 내가 도와주마. 에빌다 아마 당분간 신세를 질거 같군."
"걱정마. 별거 아니야."
그렇게 말한 에빌다는 다시 입에 곰방대를 물었다.
"그...계속 그런 것에 당하셔도 괜찮나요?"
스퀴르는 내 말을 듣고 선 나를 향해 물어왔다.
"너는 우리가 얼마나 오랜 시간을 살았을 거 같나?"
얼마나 오랜 시간이라...아마 무수한 시간을 살았을 거 같긴 하다.
애초에 그는 1억개가 넘는 세계를 보았다고 했으니까.
"나는 구원자 의회에 7번째로 들어왔다. 그럼에도 나는 1억개가 넘는 문명을 구원하고 심판했지."
"내 나이는 이미 숫자로 세는 것은 포기 한지 오래다. 그런 나에게 시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지 단지 짜증이 조금 날 뿐. "
"그조차도 에빌다가 방금처럼 기억을 지워준다면 아무런 상관이 없게 된다."
그 정도...란 말이지
나이 세는 걸 포기할 정도라...
내 나이가 몇 이였지?
내 나이가 아마 가상 세계까지 계산하면 937살 이였다.
'장장 918년을 가상 세계에서 보낸거구만 그럼에도 아직도 내 나이를 꾸준히 세는데 스퀴르는...대체 얼마나 오래 산거지?'
그렇게 앞으로 훈련에 대해서 고민하던 도중 라시르가 다시 손뼉을 쳤다.
짝 짝 짝
아마 그냥 치는 건 아닐 것이다.
이렇게 시선을 끄는 효과가 있는 거 같은 기분이 드니까.
"자! 그러면 동결의 칭호를 수여받은 이성원님은 정식으로 저희 구원자 의회에 13번째 멤버가 되었습니다."
"이후 일정은 자기가 하던 일에 복귀해도 되고 성원님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어도 됩니다."
"당분간 스퀴르님은 성원님의 훈련을 도와주시기로 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는 음...라프키르가 대타로 들어갈 겁니다."
그녀는 라프키르를 향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우와...저런 잔인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하네.
"에엑! 나?"
뜬금없이 일 처리를 떠넘김 받은 저 기분 나도 안다.
'아주 잘 알지...'
라프키르는 그 말 한마디에 세상이 무너진듯한 표정을 지으며 울상을 지었다.
그러고서는 스퀴르를 향해 손가락을 뻗고 말했다.
"힝...얘가 가는 곳은 죄다 재미없는데."
"재미가 없다니 그 말 취소해라 라프키르."
스퀴르는 그 말에 발끈했는지 바로 반박했다.
"베에~ 재미없거든!"
혓바닥을 쭈욱 내밀고 문밖으로 나가는 라프키르를 보면서 라시르와 스퀴르는 헛웃음 지었다.
"자...그러면 시설 안내도 받으셔야 될테니...괜찮을 만한 사람이...쿠르하?"
그러자 아까 내 옆에 왔었던 갈색머리의 여성이 손을 번쩍 들고는 앞으로 달려왔다.
그러고 서는 나를 보며 말했다.
"예쓰~ 성원 잘 부탁해 내 이름은 쿠르하! 쿠르하 로 수르 프레티아! 편하게 쿠르라고 불러도 된다구?"
그렇게 말하는 그녀는 내 손을 붙잡고 위아래로 마구 흔들었다.
그러더니 갑작스레 내 손을 자신의 배꼽으로 가져갔다.
'오우야 이게 갑자기 무슨 포상이냐.'
머리로는 헤벌쭉 웃었지만 얼굴로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쿠르하에게 말했다.
"잠...잠깐만요? 쿠르하...아니 쿠르씨?"
"응? 왜?"
왜긴 왜야.
이 아가씨야 내 손이 어디로 가있는 거냐고.
그녀는 마치 뭐가 문제냐는 듯이 나를 보며 눈을 똘망똘망 뜨고 있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스퀴르는 한숨을 내쉰 뒤 쿠르의 손으로부터 내 손을 때어내고는 쿠르를 향해 말했다.
"쿠르하 너네 종족의 인사법은 평균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니 하지 말라고 예전부터 말하지 않았는가."
쿠르는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
"흥! 그럼 어떻게 인사하라는 건데!"
이게 쿠르의 종족이 하는 전통 인사법 인가보다.
누군지는 몰라도 이 인사법을 만든 쿠르의 종족은 꼴잘알인게 분명했다.
'아리가또...쿠르의 선대..."
덕분에 보드라운 배도 만졌겠다.
나는 쿠르를 보며 말했다.
"시설 안내 해주신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아 맞아! 그럼 이제 가자! 시설 안내를 받아야지!"
그러면서 문 밖으로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쿠르의 손에 이끌려 문 밖으로 걸어가던 나는 문득 떠오른 의문에 쿠르에게 물었다.
"어...이번에도 아까처럼 그 문으로 나갔다가 들어오는 식으로 이동하는 건가요?"
"응? 아니? 그 문으로 전부 가는 건 가능한데 그러면 너무 불편하잖아 보통 이곳 저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텔레포트가 깔려있는 홀이 있어 거기로 가면 돼!"
오호, 텔레포트 장치가 있는 곳이 따로 있구나.
그렇게 말한 쿠르는 내 손을 붙잡고 질질 끌고 갔다.
'아니, 뭔 여자가 이렇게 힘이 쌔냐.'
농담 안하고 발에 힘주고 버텨도 끌려갈 거 같다.
그렇게 쿠르에게 질질 끌려가기도 잠시 쿠르가 멈춰 서자 나도 자연스레 멈춰 서게 되었다.
"자 여기가 텔레포트 홀이야!"
아까 그 문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쭉 나오니 어마어마하게 큰 홀에 아까 들어왔을 때 사용했던 텔레포트 기계가 엄청나게 많이 놓여져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우와...정말 문명 세 개 정도를 담을 수 있다는 말이 진짜였군요. 이 정도로 많은 텔레포트 기계라니..."
"걱정마! 우리가 사용하는 건 저기 중앙 쪽에 보이는 게 전부니까!"
쿠르가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방향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중앙에 누가 봐도 우린 다른 텔레포트 기계와는 달라요 라고 외치듯이 다르게 생긴 텔레포트 기계들이 보인다.
"자! 잘들어! 왼쪽부터 설명할게. 이게 목욕탕으로 가는거고, 이건 아까 갔던 대련장, 이건 무기고, 이건 훈련장, 이건 식당, 이건..."
쿠르는 계속해서 설명하기 시작했고 나는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게 차원 이동을 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는 차원 이동방으로 가는 텔레포트 장치야! 너가 앞으로 엄청나게 신세 질 예정이라고!"
저것이...
막상 차원 이동 이라는 단어를 들으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가상 세계 같은 거짓 된 세계가 아니라 진짜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다.
가짜 사람이 아니라 진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구원과 심판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를 해야만 하겠지.'
그 압박감이 절절히 느껴졌다.
"자! 그럼 시설 안내는 끝! 이걸로 대충 알았지? 나머지 시설들은 이용할 상황이 거의 없던가 너와는 관계 없는 것들이야."
"네, 안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됐어~ 됐어~ 존댓말 하지 말고 말 편하게 해!"
생긴대로 굉장히 쿨한 성격인 것 같다.
나는 처음으로 말을 놓아도 되는 상대가 생겼음에 기뻐하며 조심스레 말했다.
"어...그래도 될까?"
"그래! 나는 참고로 11번째야."
오...좋은 사실을 알았다.
"혹시 쿠르..라고 불러도 될까? 쿠르는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된거야?"
"아까 쿠르라고 부르라고 내가 말했잖아! 음...나는 스퀴르가 데려 왔었어 보통 후보들은 거의 다 스퀴르가 뽑아오거든."
후보? 그러고 보니 아까 그런 소리를 들었던 거 같기도 하고...
후보가 뭐지?
나는 궁금증을 참지 않고 쿠르에게 물었다.
"후보가 뭐야? 나는 후보가 아니야?"
"어...후보는 우리가 문명을 떠돌면서 구원자를 할 수 있을 거 같은 인재를 의회에 추천 하는 거야. 모두가 할 수 있고 그렇게 해서 뽑힌 인재는 이곳으로 데려와서 각종 테스트를 보는 거지."
그럼 나는 뭔데.
나는 테스트 같은 거 안 봤는데?
혹시 가상 세계에서 구른는게 테스트인가?
"그럼 나는 뭐야? 아까 그 의장? 라시르라고 불러도 될래나? 아무튼 의장이 전진으로 미래를 확인해서 날 데려왔다고 하던데."
"맞아, 여태까지 그런 경우는 없었는데 의장이 처음으로 너가 우리 구원자 멤버가 될 미래가 정해져 있다길래 어차피 될 꺼 미리 데려와서 훈련 시켜 본 거야."
그렇구만...
나는 후보가 아니라...
그니까 쉽게 말하면 낙하산 인거네?
와 현대에서는 낙하산으로 윗자리 차지하는 놈들 보면서 엄청 욕했는데.
'막상 내가 당하니 기분 존나 좋은데?'
그런 생각을 하며 쿠르에게 물었다.
"그럼 보통 후보들은 무슨 테스트를 보는데? 걔내도 나처럼 가상 세계에서 힘을 키워?"
"아니 후보들은 가상 세계를 들어가지 않아. 너를 가상 세계에 보낸 건 너가 경험을 쌓기 위한 것도 있지만 너가 칭호를 받아들일 육체와 정신을 만들기 위해서 라는게 더 큰 이유야."
그렇구나 그니까 정리하면...
나는 어차피 구원자 멤버가 될 운명 이였고.
그걸 의장 즉 라시르가 전진의 능력을 통해 미래를 확인한 후 스퀴르에게 말해서 미리 데려오게 만들었다는 거네.
어 그렇다면 혹시?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내가 괴한에게 칼에 찔리고 나서 죽은 다음에 스퀴르가 있는 하얀색 공간에 떨어졌는데 그거...스퀴르가 의도적으로 죽게 만든 거는 아니지?"
"야 너는 우리를 뭘로 보는거야? 너는 어차피 거기서 죽을 운명 이였어."
아니 그러면 앞뒤가 안 맞지 않나?
나는 구원자 멤버에 들어올 운명을 가졌다면서 거기서 죽는 것도 운명 이였다고?
그때 내 의문을 깨달은 듯한 쿠르는 그것에 대해 답해줬다.
"너가 구원자가 될 운명이란건 너의 영혼 그니까 윤회의 굴레에 갇힌 너의 영혼을 말하는거야 너라는 인간 이성원이 아니라."
"그니까 윤회가 내가 알기로 죽었다가 영혼은 다른 육체에 깃들어서 다시 태어나는걸 말하는걸로 아는데 내 영혼이 결국 구원자가 될 운명이였다는거야?"
"응, 맞아 정확히 알아들었네."
휴... 이러면 억울할 건 없다.
아니 오히려 이득인가?
나는 어차피 그날 죽는 게 운명 이였고 .
내 영혼은 내 인생의 모든 기억을 잊고 계속해서 다른 차원에서 윤회를 거듭하다가 결국 구원자가 되는 운명이라는 거니까.
지금의 내 자아를 유지한 채 구원자가 되는 게 훨씬 이득...이 맞네?
"그렇구나..."
"그래, 아무튼 궁금한 거 있으면 아무한테나 물어보면 다들 답 해줄꺼야! 다들 외부인은 몰라도 같은 구원자 멤버끼리는 사이좋거든."
"고마워, 쿠르 도움이 많이 됐어."
배 만지게 해준 것도 도움이 많이 됐어...
라는 말을 할 수는 없으니 속으로 삼켰다.
"아냐, 괜찮아. 그럼 이제 다시 스퀴르한테 가봐야겠네? 음...아마 스퀴르는 훈련장에 있을꺼야 저기 왼쪽에서 네 번째 저게 훈련장 텔레포트 기계야 기억하고 있지?"
"어, 기억하고 있어 그럼 가볼게."
그렇게 쿠르와 인사를 나눈 후 나는 훈련장으로 가는 텔레포트 기계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훈련장으로 도착한 나는 훈련복 같은 걸로 갈아입은 스퀴르를 볼 수 있었다.
"왔나."
"네. 훈련은 아까처럼 계속 제 능력을 스퀴르씨에게 쓰면서 힘을 조절하는 방법을 터득하면 되는 거죠?"
"그렇다. 부담 가지지 말고 쓰도록. 그리고 또..."
스퀴르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솔직히...놀랐다. 나는 몇 천년은 가상 세계에서 구를 줄 알았더만 겨우 약 900년 만에 나올 수 있다니. 역시 의장이 선택한 13번째 답군."
오...
스퀴르가 칭찬하니까 뭔가 기분이 좋았다.
처음에는 범접할 수도 없던 강했던 인물이 나를 인정하는 이 기분은 상당한 쾌감을 제공했다.
"과찬 입니다. 그저 스퀴르씨 말처럼 인간은 제가 생각 하는 것보다 강하더라구요."
스퀴르는 내 대답이 맘에 드는지 살짝 입꼬리가 올라가더니 나한테서 일정 거리 물러섰다.
"자 그럼 훈련 시작이다. 최대한 빠르게 힘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고 첫 번째 일에 투입되어야 하니까."
"네! 그러면 갑니다!"
처음에는 단지 힘 조절 이였다.
약 3시간 동안 나와 스퀴르는 동결의 힘 조절로만 훈련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흠 어느새 저녁 시간이군 배고프지 않나?"
사실 허기야 구원자들 수준으로 강해지면 조절하기가 가능했지만 그들은 일부러 조절하지 않았다.
쿠르에게 듣기를 오랜시간을 보내다보면 오히려 점점 인간의 기본욕구에 충실해진다고 한다.
살아있다는 감각을 계속해서 느끼기위한 수단이겠지.
"저도 배가 고프네요. 이곳에 온 후에 식당은 처음인데 기대가 됩니다."
"걱정하지 말도록 이곳의 식사는 너가 앞으로 어느 문명에 가서 먹는 것보다 맛있을테니."
"우와...스퀴르씨가 그렇게 말하면 기대가 되네요."
그렇게 조잘조잘 내가 일방적으로 말을 하면 스퀴르가 받아주는 대화 형식으로 식당까지 이어나갔고 우리는 어느새 식당에 도착해있었다.
그리고 그곳은...
"우...와..."
역시나 굉장히 커다란 곳 이였다...
여기는 역시 어느 시설이든 기본으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 하는 것만 같다.
마치 중세 시대에서나 볼법한 화려한 장식들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고 마치 뷔폐처럼 온갖 음식들이 놓여져 있었다.
"이곳에는 에빌라가 신선 마법으로 모든 음식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신선한 음식들로만 배를 채울 수 있게 하지."
확실히 음식들에서 생기가 넘쳐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 눈에 신기한 것은...
"우와...지구에서는 보지도 못한 온갖 음식들이 굉장히 많네요..."
"당연한 것 아닌가? 우리는 수많은 문명을 여행했고 각 문명마다 맛있는 음식이나 기억에 남을 만한 것들은 항상 이곳으로 가져온다. 음식 같은 경우는 레시피를 구하면 재료를 라프키르가 만들고 음식은 내가 만들지."
스퀴르가 만든다고?
은발 미소년에 중후한 보이스...거기다가 음식도 잘한다라...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진짜로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처음 보는 음식 중에 맛있어 보이는 것 몇 개를 담아 먹기 시작했다.
"와씨...와... 너무 맛있는데요 스퀴르씨! 이거 진짜 스퀴르씨가 다 만든 거에요?"
"물론, 나는 원래부터 음식을 잘했다. 처음 각성 때 음식 관련으로 칭호를 안 받은 걸 다행으로 여기고 있지."
진짜 농담 안치고 내가 먹었던 어떤 음식들보다 맛있었다.
이런 음식 먹다가 예전에 먹던 배달 음식들을 먹으면 과연 맛이 느껴지긴 할까.
뭐 이것도 쓸대없는 잡생각이다.
그렇게 한참을 먹고 또 먹었다.
이미 절대자의 경지에 들어선 내 육체는 원한다면 무한한 양의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몸에 들어가는 족족 몸의 세부 근육들을 미친 듯이 움직여서 모든 열량을 소비 해버릴 수 있으니까.
포만감 또한 아무런 의미가 없는 육체였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눈앞에 수많은 접시가 쌓이고 나서야 나의 포식이 멈췄다.
트름이 나오지 않는 육체지만 트름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먹은 것만 같다.
"히야...만족했습니다. 이거 너무 많이 먹은 거 아닌가 싶네요."
"걱정 하지 마라 쿠르하가 처음 왔을 때는 너보다 5배는 넘게 먹었으니까."
5배를? 나도 가능할 거 같긴 한데 그 정도로 먹고 싶지는 않았다...
다음에 쿠르랑 이야기 하게 되면 진짜냐고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