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화 〉2부(1)블루팀 턴[최후의 장산범을 사냥해라]
(장산범 시리즈 리메이크중.)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며 출입구에서 멀어지며 산을 오른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얼마나 걸었을까.
눈앞에선 상태창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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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슈누를 따르는 야차(님)이 &&&&
&&&& 당신에게 시련을 내립니다! &&&&&
&&& 피해자가 두 명 미만 발생하기 &&&&
&&&&&& 전에 미션 클리어하기 &&&&&&
&&&&&&& 보상:복주머니 두 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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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두 명이라…
그때였다.
“……주세요, 거기 누구 안 계십니까?”
흠칫!
미간을 찌푸린다.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방향을 쳐다본다.
잠시 갈등한다.
장산범이 만들어내는 헛것은 아닐까?
머리칼을 움켜쥔다.
“하아…”
이럴 때는…
차라리 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그 순간이었다.
한 여인의 애달픈 구조 요청이 들려온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쿵, 쾅. 쿵, 쾅. 쿵, 쾅. 쿵, 쾅…
심장이 귓전에서 비명을질러댄다.
동공이 확장된다.
두리번, 두리번 주위를 둘러본다.
또 누구야? 누구냐고?
설마 아까 그 메달리스트의 동생인가?
아니면…장산범?
부용의 귓전에는 여전히 여인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중이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미간을 찌푸린다.
육두문자를 뇌까린다.
하아, 시발.
일단, 움직여야 한다.
창귀인지, 사람인지, 장산범인지는…가봐야 알아.
한동안 소리나는 쪽을 따라 말없이 걷는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얼마나 걸었을까.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심장이 미친듯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동공이 확장된다.
고개를 치켜드니, 웬 여인이 양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붙잡은 채 고개를 절절 저으며 소리를 지르는 중이다.
“꺄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아아아악!”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는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주위를 둘러보며 그녀가 왜 비명을 지르는지 추측해본다.
그런데 도저히 그녀가 왜 소리를 지르는지 당최 이해가 가질 않는다.
뭐야? 대체 왜 소리지르는 건데?
혹시나, 그녀에게 장산범에 대해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다가간다.
그러나 그녀는 이쪽을 쳐다보더니, 주춤 주춤 뒷걸음질 치다가 이내 미친듯이 도망친다.
“사, 살려줘! 살려달라고-! 죽기 싫어!”
미간을 찌푸린다.
머리칼을쓸어넘긴다.
숨을헐떡이며 버럭,소리를 지른다.
“아니, 대체 왜…헉, 헉…도망치는 거예요? 대체…응?”
한동안 정신없이 그녀를 쫓던 그는 뭔가 익숙한 배경에 그 자리에 멈춰선다.
다름 아닌, 등산로 초입에 본 팻말이다.
“……?!”
쿵,쾅. 쿵,쾅. 쿵, 쾅. 쿵, 쾅…
심장이 귓전에 대고 비명을 지른다.
모골이 송연해진다.
동공이 확장된다.
저 멀리에는 정자가 보인다.
휙, 고개를 돌려본다.
뭐…뭐야, 이게?
난 분명 산을 오르기만 했는데?
명치가 욱씬거린다.
얼굴을 찡그린다.
꼴깍, 꼴깍 침을 삼킨다.
빠르게 눈을 껌뻑인다.
잘근잘근 입술을 씹어댄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언제 창귀한테 홀린 거냐고...!
그때였다.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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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슈누를 따르는 야차(님)이 당신에게 &&
& [벌써 한 번 헤맸네 ㅋㅋㅋ] 라고 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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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바신을 따르는 야차(님)이&&&&&
&&&&& 당신에게 시련을 내립니다! &&&&&
&&&& 네 번 미만으로 헤매고 최후의 &&&&&
&&&&&& 장산범을 찾아 죽이기 &&&&&&&
&&&&&&&& 보상:복주머니 세 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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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두 개의 상태창이 나타난다.
“……!”
이 양반 꺼는 웬만하면 깨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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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ing! &&&&&&&&
&&&& 첫번째 장산범 피해자 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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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 벌써 한 명이 죽었다고?
미간을 찌푸린다.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후우…씨발.”
대체 누가 장산범이야?
설마 아까 그 여자였나?
"씨발!"
그때였다.
웬 돌이 정자쪽에서 날아와 그의 머리를맞힌다.
퍼-억!
“아악!”
휙, 고개를 돌리며 소리지른다.
"씨발, 누구야!"
어, 어…뭐야?
배경이…바뀌었어?
대표적으로, 정자는 웬 집으로 바뀐 상태.
이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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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림 해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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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심장이 귀에 대고 비명을지른다.
동공이 확장된다.
온몸이 경직된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주춤, 주춤 뒷걸음질 친다.
바, 방금 그 돌맹이가 나를...?
아마 그에게 돌을 던진 사람으로 추정되는 사내가 입을 연다.
“장산범에게 홀리고 있는 거 같길래...실례였다면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그가 방에 들어가 무언가를 꺼내오며 말한다.
그가 꺼내온 것은 다름 아닌, 웬 엽총이다.
"제가 이래뵈도, 꽤 날려주는 장산범 사냥꾼입니다."
“……!”
심장이 미친듯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동공이 확장된다.
입술이 턱, 벌어지고 파르르 떨린다.
뭐, 뭐야? 장산범사냥꾼?
"마침 놈을 사냥하러 가려던 참인데, 같이 가시겠습니까?"
#4
어느날,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있었다.
속도위반이었다. 철이 없었다.
가장이 되었으니 돈을 벌어야했다.
그러나, 이뤄놓은 건 없었고 할 줄 아는 건 없었다.
막막했다. 막 살아온 지난 날이 후회되었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후회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막노동, 배달 알바, 편의점 알바 등등 닥치는대로 했다.
그러던 도중, 친한 형에게 제안이 하나 들어왔다. 그나마젊을 때 몸좀 쓰고 큰 돈을 벌어보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그가 제안해온 일은 장산범을 잡아 가죽을 벗겨 판매하는 일이었다.
장산범 한 마리당 내게 떨어지는 돈은 500. 사회 초년생에게는 이만한 달콤한 제안이 없었다.
때로는 장산범들의 앞발에 맞아 다치기도 하고, 밀렵감시단원에게 쫓겨 경찰 조사도 받았지만…내 가족을 조금 더 배불리 먹이고, 조금 더 큰 집에서 살게 할 수만 있다면 상관 없었다.
그리고 십수년의 세월이 흘러, 장산범들의 씨가 말라갔지만 장산범의 피로 세운 집만 몇 채이니 이만하면 충분했다.
그렇게 내가 발을 빼려할 즈음, 와이프가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갔다.
그녀는 항상 화나면 친정으로 갔다가 돌아오곤 했기에, 처음에는 단순히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하루 이틀이 흘러도 그녀는, 아들은 돌아오지 않았고 뒤늦게서야 그들이 처가의 뒷산에 올라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창귀가 출몰하는, 장산범이나오는 뒷산에 말이다.
밀렵꾼들에게는 그 산에 죽은 창귀들이 출몰한다는 것쯤은 기본 상식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아닐 터.
나는 그 길로뒷산에 올랐다. 창귀들로부터, 장산범으로부터 와이프와 아들을 구하기 위해.
그러나 때는 이미늦은 듯 했다. 이미 와이프와 아들은 창귀가 되어 장산범의 명령에 따라 다른 사람들을 홀리고 있었다.
아이 엄마와 아이는, 나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이것이, 인과응보인가.
내가 장산범을 닥치는대로 사냥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건가.
아, 아…이걸 어찌해야 좋다는 말인가.
내 손으로, 마지막 장산범을 죽이고 창귀들을 없애 더 큰 피해를 막을 것인가.
아니면 장산범의 창귀가 되어서라도 가족의 곁에 남을 것인가.
마지막 장산범을 죽이고, 창귀들을 죽이고 인간으로 남을 것인가,
장산범의 창귀가 되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남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