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화 〉15.블루팀 턴[골렘농장에서 골렘을 구출하라]
어느새 드래곤 해츨링은 봉인된 상태에서, 해츨링의 주인이 입을 연다.
“뭐, 작전이랄 게 있습니까? 저희가 그냥 도와드리면 되죠. 여기대저택에서만 나가면 되는 거 아닙니까?”
역시, 결계의 존재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군.
“대저택에서 탈출도 중요하지만 관건은 대저택에서 탈출하고 나서입니다.”
“예, 예? 그게 무슨…?”
제인이 말한다.
“인간계에 가기 위해서는 결계를 뚫고 가야하니까요.”
“결계…라면?”
“말 그대로 결계입니다. 인간계를 가려면 넘어가야 하는 결계요.”
옆에서 듣고만 있던 장애를 가진, 몸 절반 이상이 골렘인 마법사가 거든다.
“……대저택을 기준으로 동, 서, 남, 북쪽의 결계가 각각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네 곳 모두 경비병 골렘이 지키고 있다는 점은 동일하구요. 동쪽의 결계는 때떄로 고블린이 출몰하고, 서쪽의 결계는 고블린이 출몰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결계까지 가려면 매우 멀리까지 가야합니다. 남쪽의 결계에는 때떄로 트롤이 출몰하고, 북쪽의 결계는가까운 대신 경계가 매우 두텁게 쳐져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를 유념해서 작전을 짜야합니다.”
“흐음…”
“흠…”
“어렵다, 입니다.”
잠시 정적.
“……”
“……”
미간을 찌푸리고 눈을 질끈, 감으며 팔을 꼰다.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어떤 식으로 작전을 세워야 수월하게 탈출할 수 있을까.
힐끗, 이 자리에 모인 여섯 명을 둘러본다.
결코 한 자리에 모이기 쉽지 않은 인간군상들.
탈출하려면 이들이 모인 지금이 기회인데…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돼.
그때였다.
줄곧 눈을 감은 채 무언가를 생각하던, 드래곤 해츨링의주인이 입을 연다.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떻습니까.”
“어떤…?”
“저희가 대저택에서 시선을 끌면, 그 사이여러분은 탈출을 하시는 겁니다. 양동작전인 거죠.”
“……”
턱을 문질거린다.
고개를 갸웃거린다.
나쁘지 않은 거 같은데?
이안이 마법사에게 묻는다.
“저 작전, 어때요? 저는 괜찮은 거 같은데?”
“흐음…나도 나쁘지 않은거 같군. 그럼, 탈출 경로는 북쪽으로 하세. 어차피 내가 가면 경계는 두터워도 상관 없으니.”
고개를 주억거린다.
북쪽에 있는 결계의 특징이 두터운 대신 결계로 가는 길이 다른 방향에 비해 비교적 가깝고, 수월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결계의 특성상, 아무래도 골렘보다는 마법사가 다루기 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마법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굳이 어렵고 들키기 위험한 길을 택할 이유가 없다.
그때, 드래곤 해츨링의 주인이 잠시 뭔가를 생각하다가 입을 연다.
“혹시 고블린이 출몰하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나요?”
“그건 왜…?”
“아무래도 그 잠깐의 순간, 그 많은 마법사와 골렘들의 시선을 끌려면 저희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일 수 있곘다, 싶어서요.”
“아. 아마 고블린은 모르겠고, 조금 있으면…트롤들이 한 번 더 쳐들어올 겁니다.”
“그럼 그때 맞춰서 탈출하시죠. 그래야 들킬 염려도 적으니.”
“예. 그러시죠.”
마법사가 무릎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한다.
“그럼, 나는 먼저 가서 기다리겠네.”
“예? 그게 무슨…?”
“나는 들킬 확률이 현저히 낮지 않나? 그러니 마법사인 내가 먼저 가서 경비병 골렘들의 마법석을 오프 시킨 뒤 결계를 풀어 놓고, 자네들을 부르겠다 이 말이네.”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저게…의심을 안 받고 탈출할 수 있는 최선의, 아니 최고의 방법인가?
그러거나 말거나, 마법사가 인간들에게 말한다.
“……그, 여러분의 역할이 제일 중요한 거 아시죠?”
“알죠.”
“안다, 입니다.”
“안다냥.”
그가 관자놀이를 툭, 툭 치며 세 명의 골렘을 향해 말한다.
“먼저 가보겠네. 이따가 자네들에게 텔레파시를 하면 곧장 달려오게.”
“아, 알겠…습니다.”
“예.”
“네.”
“그럼, 이만.”
그 말을 끝으로, 마법사는 그들의 시야에서 멀어진다.
저벅, 저벅, 저벅…
#5
고개를 쳐박은 채, 북쪽 결계를 향해 걷고 또 걷는다.
“……”
쿵, 쾅. 쿵, 쾅. 쿵, 쾅. 쿵, 쾅…
귓가에 대고마법석이 비명을 지른다.
가쁜 숨을 몰아쉰다.
뻑뻑한 동공을 굴린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이 선택이 정녕 옳은 선택인가?
오답은 아닐까?
그가 골렘의 것으로 교체된 자신의 손을 빤-히 내려다본다.
“……”
주먹을 폈다, 쥐었다를 반복한다.
나는, 사람인가. 골렘인가.
아니면, 괴물인가.
그리고 걷다보니 저 멀리, 두 명의경비병이 아주 희미하게 보인다.
주먹을 꽈악, 쥐고, 이를 까득 악문다.
연신 심호흡을 한다.
잘 해야 한다.
세 골렘의 삶이 내 손에 달려있다고.
결계를 향해 걸어간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자연스럽게 해야한다.
자연스럽게…!
가까이 가니, 경비병들이 그를 반갑게 맞이한다
“어서 오십시오.”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아, 아. 볼 일이 있어서.”
마법석이 미친듯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거칠어진다.
어느새 양손에는 땀이 흥건하다.
입술이 떨어지지 않는다.
“……ㅁ, 마법석 오…”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콧잔등이 시큰해진다.
“시발.”
분명 그 셋을 탈출시키면, 이 둘은 희생양이 될 것이다.
그럼 이들은 무슨 죄란 말인가?
양싱과 약속을 천칭질 해본다.
이러나 저러나, 누군가는 피해를 봐야하는 수밖에 없다.
저들을 같이 탈출시키지 않는 한 말이다.
“……”
안 돼. 저들을 같이 탈출시킬 수는 없어.제인을 통해서 봤잖아.
골렘이라고 해서 모두 탈출을 원하는 건, 자유를 원하는 건 결코 아니란걸.
눈을 질끈, 감는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이를 까득, 악문다.
주먹을 꽈악, 쥔다.
이들도 탈출을 원하지 않을 거라는, 역겨운자기합리화를 하며, 조그맣게 중얼거린다.
“마, 마법석. 오…프.”
그러자 두 경비병 골렘의 두 눈이 휘둥그래지고, 그 자리에서 털썩, 쓰러진다.
그가 결계에 손을 얹으며 말한다.
“텔레파시, 이안.”
-이제 슬슬 출발하면 될 거 같다.
“……?”
왜…답이 없지?
#6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옆에서 이안이 말한다.
“조금 있으면 놈들이 올 때가 됐습니다.”
“아, 정말입니까.”
그렇다면…
미리 준비를 해놔야겠지?
부용이 주먹을 꽈악, 쥔 채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오웨어페이 앤도미제레이 이테메이 옵드레이, 티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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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슬은 창] 등급:D급 &&&&&
&&&&&& 속성:없음 &&&&&&&&&&&&
&&&&&& 공격력:100 &&&&&&&&&&&
&&&&&& 내구도:80/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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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우리의 목적은 이들이 탈출을 할 때까지 어그로를 끄는 것.
“얼케이, 空 우쿠케이 드래곤. 테드. 빈이. ”
그러자 네 개의 상태창과함께 빈이, 테드, 우쿠케이 드래곤이 소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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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이] ‘녹슬은 창’(으)로 소환성공! &&&&
&&&&&&&&&& 봉인까지 00: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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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P:- &&&&&&&&&&&
&&&&&&&&&& 닉네임:빈이 &&&&&&&&&
&&&& 아이템 빙의 요괴(識) 등급:D급 &&&&
&&&&&&& [낡은 단검]에 빙의 중 &&&&&&&
&&&&&&& 업그레이드 경험치:31% &&&&&&
&&&&&&&&&&&&&&&&&&&&&&&&&&&&
&&&&&&&&&&&&&&&&&&&&&&&&&&
&&&&&&&& HP:300/300 &&&&&&&&
&&&&&&&&& 닉네임:테드 &&&&&&&&&
&&&&& 심해슬라임(水) 등급:D급 &&&&&
&&&&&&&&& 속성:없음 &&&&&&&&&&&
&&&&&&&&& 공격력:45 &&&&&&&&&&&
&&&&&&&&& 방어력:8% &&&&&&&&&&&
&&&&&& 업그레이드 경험치:8% &&&&&&
&&&&&&&& 봉인까지 00:59 &&&&&&&&
&&&&&&&&&&&&&&&&&&&&&&&&&&&
&&&&&&&&&&&&&&&&&&&&&&&&&&
&&&&&&&&& HP:530/530 &&&&&&&&
&&&& [우쿠케이 드래곤](空) 등급:D &&&&
&&&&&&&&& 공격력:120 &&&&&&&&&&
&&&&&&&&& 방어력:11% &&&&&&&&&&
&&&&&&&&& 속성:변환 가능 &&&&&&&&
&&&&&&&&& 상태-해츨링 &&&&&&&&&
&&&&&&&&&&&&&&&&&&&&&&&&&&
이를 보며 세 명의 골렘이 감탄사를 내뱉는다.
“대, 대체…”
“여러분도 혹시 마법사이십니까?”
“뭐, 비슷한 걸로 해두…”
그때였다.
저 멀리서 트롤들이 몰려온다.
“끼-에에에에에엑!”
“끼요오오오오옷!”
“트롤들이 몰려온다-!”
“다들 나와-! 트롤들을 막아!”
“비상-! 비상! 트롤들이다!”
“……!”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여섯 명이 거의 동시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동공이 확장된다.
호흡이 가빠져온다.
이안이 중얼거리듯 말한다.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이군요. 제인, 우리 이제 가야해.”
“아, 응.”
“지금…가는 거냥?”
그가 싱긋, 웃더니 고개를 주억거리리며 말한다.
“네. 반가웠습니다. 부디…뒤를 부탁드립니다.”
“여긴 걱정마시고, 탈출 생각만 하십시오.”
“그럼, 저희는 가보겠습니다.”
“뒤를 부탁합니다.”
그렇게 부용일행을 뒤로 하고, 그들은 저 멀리 뛰어가는…
“키-에에에에엑!”
“키에에에에엑!”
줄 알았는데, 트롤 몇 마리가 그들의 뒤에 붙어쫓아가는 게 아닌가.
자신도 모르게 육성으로 욕이 튀어나온다.
“……! 시발 멈춰!”